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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11 23-4회차 환생자의 자중하는 윳생

by hundredsshootingkill posted Dec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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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이론.

 

 

 

 

고양이의 이름은 '곤' 이었다.
토해라 일가시.

 

고양이에게 대강 작별인사를 하고 공원으로 걸어들어갔다.
일단은 아무것도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없다 생각하는게 당연할것이다.
하지만 만일 그 관찰자가 사냥꾼이나 맹수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요컨대 '보이는'거다.


딱딱하게 굳어 발자국이 남을수 없는 지면에도 가루의 미세한 흐트러짐은 있다.
관성으로 인해 발이 끌렸을때 남는 흔적이 이어진다.
그 흔적은 미세해서, 이게 앞으로 간건지 뒤로 간건지 모를때가 많다.
하지만 대다수는 참고가 될 다른 흔적 역시 보인다.

겨울철 바닥에 떨어진 마른 낙엽.
공원 화단에 남은 무언가의 이동 자국.
공기중의 희미한 달콤한 냄새.

남자는 천천히 그쪽으로 기어갔다.

 

 

*

 

 

「마리사」는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제법 느긋한 편인 마리사였다.
클리셰대로 쫒겨난 은뱃지 애완 윳쿠리 부모 사이에서 '기적'같이 태어난 제대로 된 윳쿠리.
물려받은 팥소가 산화하지 않은 그나마 남아있던 양질의 팥소였기에 일단 사육주를 만났다면 최소 금뱃지급, 어느정도 기본이라도 있는 사육주나 브리더를 만났다면 금뱃지 이상도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운이 나빴던걸까 좋았던걸까.

 

어느쪽이든간에 결과는, 그것의 부모는 클리셰대로 인간에게 도전하고 어느새 죽었다.
그리고 홀로 남은 마리사는 남은 동생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살아왔다.
인간을 피하고 뒷골목으로 숨어든다.
하지만 모두가 살아남을순 없었다.

 


여동생이던 레뮤는 어느새 사라졌다.


막내 꼬마 마쨔는 아침에 일어나자 비윳증에 걸려 있었다.


차녀 레이무는 어느 순간부터 모든것을 의심하더니 어느날 공포에 질린채 집에서 도망쳤다.


동생 마리사는 차녀처럼 도망치려 했던것 같으나 어느 순간 실종되었다.


마지막 남은 삼녀 마리사는 먹으세요를.

 

결국 마리사 혼자 남아 이 공원에 다다랐다.

한산한 공원이었다.
사람도, 윳쿠리도 없는.

 

그런 곳에 마리사는 터를 잡았고, 그곳에서 산지 일주일에야 겨우 다른 윳쿠리 이웃이 있다는걸 깨닫았다.

파츄리와 앨리스종의 부부였다.


부스럭대는 소리를 듣고 파츄리를 사냥하려던 마리사를 앨리스가 발견한덕에 겨우 그들은 마주쳤다.

 

처음에야 상당히 개판이었다.
파츄리 앨리스 부부 입장에선 식윳마가 공격한 상황이고
마리사 입장에서는 실수였으니까.


어찌됬든 결국은 윳쿠리답게 금방 의심을 풀었다.

 

그리고 이웃이 되어 앨리스가 사냥을 나간 사이 파츄리와 함께 있던 마리사의 귀에 작은 소리가 들렸다.

 

 

 

 

*

 

 

남자는 달콤한 냄새가 나는곳으로 갔다.

놀란듯 귀밑털에 들고 있던 유리조각을 모자속에 숨기는 윳쿠리의 모습이 보였다.

흠, 무슨 상황이지.

 

보이는건 두마리의 윳쿠리.

 

남자쪽을 바라보는 두마리의 윳쿠리중 한쪽이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느, 느긋하게 있으라제!"

"무큐, 느긋하게 있으라구요!"

 

 

남자는 잠시 생각했다.

 

느긋하게 있으라제?

내가 제대로 들었나?
 

남자는 잠깐 파츄리를 흩어보고, 바로 옆의 나머지 하나를 쳐다보았다.

 

 

"..............."

 

남자는 잠시 한쪽 눈을 감고 윳쿠리를 바라보았다.

 

"무큥?"

"............."

 

파츄리쪽이 갸웃거리지만 남자는 아무말 없이 계속 나머지 하나를 노려보았다.

그쪽은 계속 남자가 바라보자 당황했는지 인사를 건넸다.

 

 

"느, 느긋하게 어서오라제! 마리사는 누"

"응? 도시파적인 윳쿠리가 있다구요!"

 

파츄리의 집 뒤편에서 앨리스가 튀어나왔다.

 

"새로운 이웃씨인건가요? 앨리스는 앨리스에요! 느긋하게 있으라구요!"

"무큥, 파츄리는 파츄리라구! 이쪽은 아까 소개한대로 마리사라구!"

"늣!? 느긋하게 있으라제!"

 

 

아아, 그런건가.

남자는 작게 중얼거리고는 선객들에게 인사했다.

 

 

"무척이나 도시파적인 새 이웃씨라구요!"

"무큥, 파체만큼이나 지적인 윳쿠리같아!"

"마, 마리사는...."

"  ..........................."

 

남자가 품고 있는 분위기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환대받았다.

지적인 분위기라면 알겠는데 도시파적이란건 차도남계열인건가.

직전에 중추팥소를 먹어치우고 와서 조금 자라긴 했어도 아직 새끼티가 남아있을테지만 그런건 남자의 분위기에 묻힌듯하다.

 

뭐 상관없나.

 

남자는 윳쿠리들의 도움을 받아 공원 구석에 작은 집을 마련했다.

풀과 낙엽으로 만든 작은 은신처지만 남자는 애초에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몸이다.

 

"골판지상자씨라도 있으면 더 느긋한 집씨를 만들수 있을테지만요..."

"무큥, 골판지상자씨가 있는 사냥터씨는 꼬마에겐 아직 멀테니까..."

 

일단은 정상적으로 아이윳으로 보이긴 하는 모양이다.

남자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단은 적당한 공원이다.

크기가 크거나 화려하지도 않고, 시설들도 대다수 망가진상태라 관리되지 않았다는건 쉽게 알수 있다.

그래서인지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사이에 있으면서도 인적도 없고 윳쿠리마저 이 3마리가 전부인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자연히 고양이나 포식종등도 올 일이 없다.

공원의 한쪽엔 인공림이 있지만 관리되지 않아서일까 먹을것도 많다는것 같다.

 

남자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그렇다.

장소만 해도 운이 엄청 좋은편이며 선객의 윳성은 학대 세계관이라곤 믿을수 없을정도로 좋다.

확실히 그렇다.

3마리 다 제각각의 종류를 생각해보면 보통 윳성이 아니다.

뭐 상관없나. 나만 안전하면 될 일이지.

남자는 독백하며 만들어진 집 뒤에 몰래 은신처를 하나 더 만들었다.

 

전의 집에 살때의 은신처이던 빗물 배관 같은 느낌일까.

바닥에 떨어진 나무 조각들을 나무와 나무 사이의 좁은 틈새에 쌓아 사방이 막힌 반지하방을 만든다는 느낌이다.

야생동물, 특히 북극에서 곰이나 여우로 살때의 경험이다.

땅을 파 바람과 추위를 피하면서 적을 피한다.

반지하인 이유는 그 이상 땅을 파내기 어렵기 떄문이다.

야생동물일 시절에는 그 이상 파면 눈이 압축되어 파기 어렵고, 지금은 아이윳쿠리의 몸이라 도구를 사용해도 한계가 있다.

남자는 은신처를 만들고는 사냥을 나가지 않고 챙겨온 부모의 팥소를 대충 먹어치웠다.

시취는 이미 남자에겐 익숙해진지 오래다.

애초에 가져온양이 많지 않았기에 남자는 그곳에서 모두 먹어치우고, 낙엽과 부드러운 나뭇잎으로 반지하방을 대강 채웠다.

눈을 덮고 자면 나름 따뜻하긴 했다. 물론 그떄는 털가죽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그게 없으니 부드러운 나뭇잎을 바닥에 깔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고 낙엽을 바스라뜨려 채웠다.

부숴진 낙엽은 생각 외로 공기층을 만들어 냉기를 차단한다.

괜히 체력을 쓰지 않기 위해 느긋하고 조용하게 만들던 와중, 남자는 움직임을 멈췄다.

 

 

살의다.

 

 

남자는 조용히 은신처 깊이 몸을 숨겼다.

틈새로 먼저 만들어진 집 쪽을 살폈다.

날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듯, 방문자는 가로등 불빛으로 안쪽을 보려는지 이리저리 움직이며 안쪽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조용히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날은 어둡지만 남자에겐 의미가 없다.

눈이 안보이면 귀로, 귀가 안들리면 진동으로.

박쥐로 사는건 제법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뭐 어찌됬든 방문자는 집에 남자가 없다는걸 꺠닫은듯 포기하고 물러났다.

 

머리가 돌아가는놈인가보다.

 

뭐 상관없나, 남자는 조용히 잠에 빠져들었다.

 

밤이 깊었다.

 

남자는 감고 있던 한쪽 눈을 떴다.

습관떄문인지, 잘떄는 한쪽 눈만 감고 얕은 잠만 자는게 익숙해졌다.

 

밤에 요의를 느끼고 꺠어나는것과 같은 느낌으로 남자는 살의를 느끼고 깨어났다.

 

아까와 같은 방문자였다.

 

남자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음.

흥미롭군.

 

 

그것은 안이 잘 보이지 않는지 계속 꿈틀대다 목표를 찾지 못하자 아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 윳쿠리에 맞춰 만들어진 작은 집이다. 큰 윳쿠리가 들어가기엔 좁다.

그것이 안을 들어가서 목표를 찾던 도중 당연하게 벽을 건드리고, 풀과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작은 집은 금세 무너졌다.

 

놀란듯 도망치는 방문객의 등짝에 꽂힌 나뭇조각에 심심한 조의를 보내고 남자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몇시간 지나지 않아 남자는 몸을 일으켰다.

해가 뜨기는 개뿔 사실상 아직도 밤중이다.

남자의 체시계가 먼저 대략적인 시간을 알렸고,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주위를 한번 경계한 후 하늘의 별과 달을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04시 24분.

남자는 느긋하게 인공림쪽으로 가 낮고 높은 괴상한 소리를 내고 숨었다.

잠시 지나자 동족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자그마한 새끼 메뚜기가 튀어나왔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던 메뚜기는 위에서부터 떨어진 공 크기의 만쥬에 암살당했다.

 

한국에서 메뚜기로 살아본적이 없던 남자는 생각외로 한국이랑 중국의 메뚜기의 울음소리가 다르지 않다는것에 조금 놀랐다.

개나 고양이는 주 단위로 말이 상당히 달라지던데, 하며 남자는 메뚜기를 대강 먹어치우고 다시 은신처로 들어갔다.

그러던 와중 또 다시 소리를 듣고, 남자는 이 이틀동안 4번쨰 만난 방문객을 바라보았다.

새까만 머리카락의 만쥬는 무너진 집의 잔해를 뒤지며 냄새를 맡는 등 남자를 계속 찾았다.

유감이지만 남자는 응응이나 시시는 거의 하지 않는다.

노폐물의 배출이 아니라 그냥 묵은 팥소를 교환할뿐인데, 꼭 해야만 하는건 아닐테니.

 

붉은 눈동자의 방문객은 계속 잔해를 뒤지다 해가 뜬걸 보곤 인공림쪽으로 사라졌다.

 

음.

흥미롭군.

 

남자는 적당적당히 은신처에서 시간을 보내다 아까의 방문객이 인공림에서 빠져나오는걸 보고 그 뒤를 따라갔다.

중간중간에 방문객이 불길했는지 아님 아쉬웠는지 계속 뒤를 돌아봤지만 남자가 들킬리가 없다.

뭐 어찌됬든 방문객의 목적지는 멀지 않았다.

그 뒤를 따라 목적지에 도착한 남자는 다시금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무큐, 느긋하게 있으라구 꼬마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ㄱ제"

 

선객이던 윳쿠리들이다.

 

 

그래. 뭐랄까.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남자는 3마리들의 등을 대충 흩어보았다.

 

음, 일단 범윳은 마리사는 아니다.

그럼, 과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급 추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