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무, 뭐 가지고 싶은거 없어?"
"음. 레이무는 오빠야가 느긋하면 좋겠어요."
"아유, 착해라. 오늘 네가 플레티넘 뱃지 얻은지 1년 되었는데 뭐든 들어줄게."
"그게....그러니까....."
한 청년이 레이무를 기르고 있었다. 이 레이무는 어릴때부터 청년이 키운 윳쿠리였고, 부모님의 유산이었다. 청년의 부모님은 비행기 사고로 둘다 죽었다. 그래서 청년은 유모에게서 자라났다. 아마 청년이 올바르게 자란 이유는 유모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청년에게 있어 레이무는 애완 윳쿠리 그 이상이었다. 가족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아니 이미 가족이었다. 레이무도 아기 시절부터 청년에게 키워졌기 때문에 청년을 믿고 따랐다. 윳쿠리 치고는 심성이 매우 착해서 작년에는 플레티넘 뱃지도 땄다. 레이무는 뭔가를 달라고 요구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원래 윳쿠리란 욕망의 화신이라 봐도 될만큼 욕심이 많지만 청년의 레이무는 그렇지 않다고 봐도 될 것이다.
"레이무는 아가야가 가지고 싶어요. 하지만 오빠야가 싫어하면 됐어요. 손이 더 갈 뿐이니까요."
"그럼 펫숍에 가서 살펴보자. 좋지?"
"네?"
"으이구. 우리 착한 레이무한테 뭘 못해주겠어?"
레이무는 의외였다는 생각을 했다. 거절받을 각오를 하고 말한 것이지만 청년이 순순히 허락해주었기 때문이다.
청년은 레이무를 안고 집을 나섰다. 햇빛을 받아 레이무의 이마에 박힌 플레티넘 뱃지가 반짝거렸다. 레이무가 플레티넘 뱃지를 받았을때, 윳쿠리 학회에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여태까지 통상종들은 무언가 하나씩 나사빠져있었기 때문에 열등하다는 인식이 번번히 있었지만 그걸 깨부수는 것이었다. 당연히 뉴스에서 취재, 인터뷰를 하러왔고 레이무를 팔라고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지만 청년은 모두 거절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 레이무구나. 어디 가니?"
청년의 옆집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레이무가 인사를 건냈다.
"레이무의 짝을 구해주러 펫숍에 갑니다. 할아버지, 뭐 추천하실 윳쿠리라도 있나요?"
"아무래도 비싼 녀석이 좋을텐데 말이야. 그 뭐지 희귀종들 같은거가 좋겠네."
"쩝, 그정도까지는 제가 돈이 없어서 아쉽네요."
"그래? 그럼 참한 녀석을 골라줘. 후회안하도록."
청년은 펫숍을 향해 걸었다. 레이무는 햇빛을 쬐면서 느긋하게 있었다. 오후의 나른한 햇살은 윳쿠리를 느긋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느긋하세요, 펫숍입니다."
"아, 플레티넘씨네요."
"예, 레이무 짝을 구하러 왔는데 살펴봐도 될까요?"
"둘러보고 결정하세요."
청년은 레이무를 매장의 바닥에 놓았다. 레이무가 스스로 마음에 드는 짝을 찾도록 시키는 것이다.
레이무는 통통 거리면서 매장안을 돌아다녔다. 동뱃지 코너에는 예절교육이 되어있지 않은 윳쿠리들이 가득했다. 어느 성욕 넘치는 앨리스는 눈을 시뻘겋게 뜨고 혀를 내밀며 페니페니를 바짝 세우고 있었다.
"앨리스의 짝이 될 레이무구나! 귀여워! 귀여워!"
"으윽, 더러워...."
"앨리스는 더럽지 않아!"
"그럼 어째서 그렇게 난폭한 모습을 보이나요? 앨리스들은 도시파라 안그런걸로 아는데, 당신은 도시파가 아닌가 보네요?"
"아니야! 아니라구! 앨리스! 앨리스느으으은!"
이 앨리스는 눈이 흰자가 보일때까지 치켜올려 뜬다음 페니페니를 계속 수조 벽에 부딪혔다. 레이무는 혀를 끌끌 차며 은 뱃지 코너로 갔다.
은뱃지는 그나마 느긋하다 싶을 정도를 자랑하는 윳쿠리들이 꽤 있었다.
"마리사는 애완 윳이 되어 인간을 노예로 부릴꺼라제!"
이런 게스들도 나오기 마련이다. 이 마리사는 직원에 의해 바로 압축기로 들어갔다. 압축기란 윳쿠리들을 납작하게 만들어 식재료로 쓰게 하는 기계다. 팥소종, 크림종, 고기종들이 나뉘어 팔린다.
"레이무, 아직 못찾았어?"
"조금만 더 둘러볼게요."
레이무는 금뱃지 코너로 갔다. 여긴 한눈에 봐도 느긋한 윳쿠리들이 많았다. 책읽는 파츄리, 머리 빗는 앨리스, 노래 부르는 레이무들까지. 레이무의 눈에는 모두가 느긋해 보였다. 레이무는 그 중에서 책 읽는 파츄리를 보았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그 파츄리를 가리켰다.
"저 파츄리로 할게요."
"정식으로?"
"네. 저 파츄리가 마음에 들어요."
직원은 파츄리를 우리 안에서 꺼내 라무네를 먹였다. 파츄리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직원은 상자 안에 파츄리를 넣고 6시간은 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무, 집에 가자. 레이무? 어딨어?"
청년은 레이무를 불렀다. 불러도 레이무가 오지않자 청년은 어디있나 하고 펫숍 깊숙히 들어갔다. 레이무는 학대 코너에 있는 학대 윳쿠리 코너에 있었다. 여기는 뭔가 장애가 있거나 미숙윳, 심각한 게스들을 두는 장소다. 이곳에서도 팔리지 못하면, 곧바로 압축기로 들어간다. 허나 팔려나가도 학대만이 있을 뿐이다. 애초에 '학대' 윳쿠리 코너다.
"레이무, 찾았잖아. 여기서 뭐해?"
"불쌍해요. 저기 저 아이 말이에요."
청년은 레이무가 말한 곳을 보았다. 자그마한 아기 윳쿠리가 덩치 큰 게스들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모자로 봐서는 유카리종인데 왜인지 여기 있는 것이다.
"저 유카리종은 심각한 결함이 있어요.."
"아우 놀래라. 뭔가요? 그 결함이라는게? 유카리종은 희귀종이라서 비싸게 팔릴텐데?"
"첫째, 유카리종 특유의 냄새가 없어요."
"그거 없는게 좋은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유카리종들은 냄새로 부모 자식 알아봐요. 저 애는 부모가 버린 애에요."
"저런.... 그 다음은요?"
"직접 보세요."
"헤헷! 이런 꼬맹이는 첸한테 무릎 꿇는거네~ 알고 있어!"
"뿌꾸우우! 소녀한테 함부로 대하지 말라규!"
"하아? 이런 게스는 제제다 묭!"
묭이 높이 뛰어 올랐다. 아마 유카리를 뭉게려고 뛰어 오른 것일 가능성이 높겠지. 첸도 헷헷 거리며 그 모습을 지켜 보았다. 밑에 있으면 깔릴테지만, 유카리는 눈 깜빡하지 않았다. 그대로 묭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익?! 묭의 옆구리씨가! 발씨가!"
묭의 옆구리와 발에 지퍼가 생겼다. 그 지퍼들은 좌악 열리면서 묭의 내용물을 쏟아냈다. 묭은 착지하지도 못하고 철퍽 하는 소리를 내며 죽었다.
"흥! 소녀를 괴롭히지 말라구!"
"........저거 뭐에요?"
"저희도 몰라서 그럽니다. 희귀종들이 초능력 가진거 여러번 봤는데 저건 처음봐요. 유카리종은 스키마 열텐데 지퍼 쓰는 아이는 처음입니다."
"오빠야, 하나만 더 부탁해도 될까요?"
"으응, 뭔데?"
"저 아이, 데리고 가요."
"저런 위험한 녀석을 키워도 될려나 모르겠는데."
"저녀석 데리고 가시면 파츄리 반값으로 드리죠. 쟨 공짜로 드릴게요."
"데리고 가죠."
직원은 조심스럽게 수조를 열었다. 유카리는 그런 직원을 째려보았다. 직원은 괜찮다고 계속 말하며 유카리를 꺼냈다. 유카리는 직원이 수조에서 꺼내자마자 손을 벗어나 레이무쪽으로 통통 뛰어갔다.
"고마워요!"
유카리는 레이무에게 안겼다. 아직 아기는 아기인가보다. 부모가 필요할 시기다. 아무리 천재적인 윳쿠리라도 부모 없이 살아갈수는 없다.
청년도 유카리는 귀엽다고 생각했다. 역시 아기는 귀엽지.
돌아오는 길에 청년은 편의점에 들렀다. 찬거리를 살려는 것이다. 청년은 간식 코너에 있는 윳빵을 보았다. 아기 윳쿠리들을 산채로 가공에 만든 빵이다. 호두과자 비슷한 크기의 이 빵은 안에 뭐가 들어 있을지 모르는 랜덤성 때문에 불티나게 팔렸다. 5개 3000원이라는, 꽤 비싼 가격을 자랑했다. 꽝은 팥. 최상급은 황홀한 맛의 내용물이 나오는 것이다.
볼일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청년앞을 한 마리사가 가로 막았다. 이 마리사는 모자를 잃어버렸는지 쓰고 있지 않았고, 거리 생활을 오래 했는지 모습도 꽤나 볼품 없었다. 두 눈도 보통 마리사들과는 다르게 붉었다.
"거기, 인간씨. 지금 펫숍에서 어떤 윳쿠리를 산거제? 보아하니 거기 유카리는 공짜로 받은거 갔다제."
"뭐야 이건, 비켜."
청년은 마리사를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했다. 마리사는 청년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 상자안에 있는것은 파츄리가 아니냐제? 레이무의 짝으로 삼을?"
"그걸 어떻게....?"
"그리고 며칠 뒤에는 어디 출장가지 않냐제?"
"뭐야, 너 어떻게 아는 거....."
청년은 뒤를 돌아 보았다. 마리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 다시 앞을 보자 마리사가 있었다. 마리사는 천천히 뒷걸음질하며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지금 여자친구에게 조만간 뭘 선물할지도 생각중이다제. 그러나 여자친구에게는 엄!청!난! 비밀씨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제."
"어떻게 오빠야에 관한걸 그렇게 잘 아는거죠?"
"궁금하면 마리사를 인간씨의 집에서 살게 해달라제. 그럼 몇가지 말해 주겠다제."
청년은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그곳은 자기 집 앞이었다. 꿈인가? 꿈은 아니었다. 레이무의 머리 위에 유카리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고 자신은 파츄리가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있었으니까.
청년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문을 열었다. 거실 소파에는 마리사가 뒹굴고 있었다.
"ㄴ..."
"이미 깨끗이 씻고, 말렸다제. 그리고 드라이좀 바꾸라제. 무슨 드라이기가 그렇게 오래 된거제?"
청년의 손에 들린 상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식탁위에, 레이무는 소파위로 옮겨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이게 뭔지 궁금한거제?"
청년은 눈도 감지 않았다. 계속 눈 앞의 마리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마리사는 온데간데 없고 키가 큰 금발적안의 여성이 청년의 턱을 잡고 있었다.
"장차 알게 될거다. 내가 누군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