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아키
한 마리의 레이뮤가 있다.
멍하니 생각한다.
캥벅이 뭐야?
레이뮤는 캥벅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다.
태어나 떨어진 후 고작 며칠밖에 안 되는 윳생이지만 레이뮤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심코 말이 되어 나왔다.
"능? 능? 행복? 느헴! 그건 가족 모두가 느긋하게 있는 거야!"
아버지인 마리사는 이렇게 말하지만, 레이뮤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왜냐면 가족은 느긋함 따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뭔가에 떨고 평안 따위 없는 일상이니까.
까마귀에게 겁먹고 들개씨와 도둑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생활.
뭣보다 인간씨의 눈에 띄어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떠는 생활.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떠들면 자윳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스킨십의 부비부비도 느긋하게 할 수 없다.
부모의 만쥬 피부는 더럽고 바삭바삭 거칠어 기분 좋기는커녕 아프다.
머리카락도 장식물씨도 만쥬 피부도 모두 거무죽죽한 부모를 보고 어떻게 느긋할 수 있어?
레이뮤로서는 아버지가 말하는 것을 납득도 이해도 할 수 없다.
더러운 골판지의 집씨로부터 떠날 수도 없다.
밖은 위험 가득이라며 내보내 주지 않는다.
"시러! 시러어어! 마리쟈 지귬 묘허어어어엄! 지금 모험한다졔에에에!"
동생이 집씨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울부짖는다.
좁은 집씨 안에서 제대로 놀 수 없는 것이 불만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울고 아우성치고 떼써도 부모님은 절대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다.
집씨 밖으로 나가면 동생은 확실히 죽기 때문이다.
좁고 더러운 집씨 안에서밖에 있을 수 없고 즐거운 일 따윈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느긋해야 해?
원래 어두운 뒷골목에는 태양씨의 빛도 별로 들어오지 않는다.
고인 공기와 습기로 더러워진 전망은 침울한 기분밖에 만들어내지 않는다.
어린 팥소로도 밝게 빛나는 곳에는 절대 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왜냐면 여기 말고는 자윳들이 살 수 있는 장소가 없으니까.
자윳도 부모님도 동생도 이 어두컴컴한 쓰레기장에서 윳생을 비참하게 마무리할 것을 자각하고 어떻게 느긋할 수 있어?
보다 못한 어머니 레이무가 추억 이야기를 해준다.
사랑하는 꼬마야들, 즉 레이뮤와 마리쨔가 태어난 날의 일을.
사랑이 커져 결실을 맺고 떨어져 태어난 것이 레이뮤이며 또한 마리쨔라고.
"느후후! 세계에서 제일! 소중하고 귀여운 꼬마야들이 태어난 것이! 행복! 이야!"
어머니의 건방진 말에 레이뮤는 의문밖에 들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모들 자윳들이 행복할 뿐 아닌가? 하는 생각에.
꼬마야를 낳고 만족해서 느긋해진 것은 부모들뿐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실제로 레이뮤도 마리쨔도 불편과 고통과 절망으로 느긋하지 않다.
하나도 전혀 캥벅 - ! 하지 않다.
"능! 느! 하, 하지만! 그, 그래! 꼬마야들! 행복! 이라면 그거 말고도 있어요!"
황급히 수습하는 어머니의 모습도 레이뮤에게는 우습게만 보일 뿐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미 눈물이 글썽한 것이 한심함을 넘어서 불쌍하다.
이처럼, 부모도 사실은 알고 있다.
"태어났을 때 우걱우걱한 줄기씨! 맛있었지요? 행복! 했을 거야?"
확실히 레이뮤와 마리쨔는 태어나 떨어진 후 줄기씨를 먹었다.
확실히 그것은 난생 처음 먹었기에 기억에 남는 밥씨다.
하지만 정말 캥벅! 이었을까?
변변한 영양도 섭취할 수 없는 빈곤한 식량 사정으로 아기를 임신해서 낳은 어머니 레이무.
주어진 가늘고 궁상맞은 줄기씨는 전혀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어머니가 씹어서 쏟아낸 영양이 부족한 줄기는 솔직히 맛이 없었다.
타액 역시 단맛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맛있지 않았다.
그저 먹기 쉽게 된 것 말고는 장점이 없었다.
"워!? 워쨰셔 그런마를 하는거야아아아아!? 꼼먀야아아아앗!"
"그, 그런 거야!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야! 꼬마아아아!"
모처럼 태어나서 처음 먹은 그나마 괜찮았던 식사조차 솔직히 맛이 없었는데 어떻게 느긋할 수 있습니까?
그 후에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타액으로 맛을 가린 썩은 음식물 쓰레기 뿐.
퐁퐁씨가 비어가서, 우껵우껵 하지 않으면 굶어 죽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레이뮤도 마리챠도 입에 댔다.
죽고 싶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먹었을 뿐인 말하자면 사무적인 작업.
캥벅! 은커녕 고통밖에 없었던 가족의 단란한 식사 시간.
레이뮤와 마리쨔 뿐만 아니라, 부모도 마찬가지다.
캥벅이 뭐야?
레이뮤는 다시 입을 연다.
비참한 윳생을 눈속임하기 위한 방편?
이뤄지지 않을 내일의 희망을 향해 잇는 쐐기?
현실에서 시선을 빗나가게 하는 편리한 탈출구?
아무리 팥소를 짜내 생각해도 레이뮤는 모르겠어.
"능! 느! 느으으으으! 압뺘야됴압뺘야됴! 필사저그로! 노력한고제에에에에에!"
"어먀야됴오오오오! 노력했다구우우우! 노력해왔어어어어어! 느에에에에에엥!"
"이제 시러어어어! 마리쟈 이제 시러어어어어! 이제 이런 윳생! 시른고제에에!"
드디어 가족이 울기 시작했다.
능야능야 울고 아우성치고 데굴데굴 구르지만 레이뮤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레이뮤는 부모가 은폐하고 있던 골목 너머를 봐 버렸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눈부신 저쪽은 레이뮤들과 같은 들 윳쿠리가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는 성역이었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차려입은 인간씨와 사육 윳쿠리, 맛깔난 밥씨를 만드는 가게씨.
호화로운 집씨, 밝게 빛나는 태양씨, 예쁘고 깨끗한 푸른 하늘씨.
모두가 거무죽죽한 레이뮤들과는 차이가 너무 컸다.
캥벅이 뭐야?
레이뮤들에게 그런 게 있나요?
레이뮤는 무표정인 채 중얼거렸다.
분하고 비참하고 답답하고 한심하고 힘들어서.
절망이 지나친 나머지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 채.
레이뮤는 느릿느릿 발씨를 움직인다.
이 가족에게는 맛있는 음식 축에 들어가는 집안에 남은 썩은 잔반 쪽으로.
죽은 물고기 같은 눈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천천히 씹는 것이었다.
캥벅따윈 없다.
레이뮤들에겐 그런 것은 없다.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 죽은 눈으로.
언제까지나 울부짖는 가족의 곁에서.
끝
죽지 않고 고통 받는 윳쿠리도 운치가 있어 좋네요.
과거작에 대해서는 저자 검색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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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의 말 : 어제 예상치못한 사정이 생겨서..죄송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