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늘어선 공간. 파츄리는 그곳에 둥둥 떠있었습니다. 멍때리면서 말이죠. 이따금 여러 색으로 변하는 걸 제외하면 평소에는 그냥 옅은 녹색이었습니다. 파츄리는 한바퀴 돌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날 여기 왜 불렀어?"
"내가 부른거 아니고 네가 온거라고."
파츄리의 아래에는 긴 금발을 가지고 있고 푸른색으로 흐릿하게 빛나는 눈을 가진 여자가 있었습니다. 여자의 한쪽 눈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고 남은 한 눈은 다크서클이 꽤나 깊게 있었습니다. 옷은 신경 안쓰는지 검은색 츄리닝을 입고 있었고요.
여자는 어디있는지 모를 땅을 박차고 파츄리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녀 역시 둥둥 뜬 상태가 되었습니다. 여자는 한쪽 눈을 비비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바깥은 어때? 아직도 마리사들은 중추팥소 없애고 불사의 힘을 얻고 파츄리들은 무기를 들고 산을 뒤흔들고 다니나?"
"그랬지. 아마 몇백년 전쯤?"
여자는 가려져 있는 눈을 들추었습니다. 그 눈은 구멍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구멍. 여자는 구멍에 손을 넣더니 담배 하나를 꺼냈습니다. 다른 손으로는 손가락을 튕기며 담배에 불을 붙혔습니다.
"그거 말도 안되는거 알지?"
"맞아. 내가 하는건 전부 말이 안되는거 뿐이거든. 윳쿠리들에게 불사의 능력을 주거나 생각하면 뭐든 이루어질 수 있게 하거나. 난 여기서 못나가. 그 대신 어디든 갈 수 있지."
"그것도 말이 안되잖아."
"꿈을 통해서, 꿈은 무생물빼고 모두가 꾸지. 심지어 너같은 윳쿠리들도 말이야. 나도 그랬고."
"그럼 너도 윳쿠리라는 말이냐? 몸첨부냐?"
"한 1500년 전쯤. 난 야생 윳쿠리랑 상쾌해서 집에서 쫓겨난 윳쿠리의 자식이야. 한 학대파가 내 눈을 이렇게 만들었고. 자매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이면 생명의 관리인 곁에 있겠지."
여자는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말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담배는 피면 필수록 줄어드는게 아니고 점점 늘어났습니다. 길이가 3m가까이 늘어났을 무렵 여자는 담배를 찰흙처럼 주물거리면서 자그마한 금뱃지를 만들었습니다. 그건 파츄리의 금뱃지였습니다. 파츄리가 윳쿠리였을때 가장 아끼던 것.
"이거 니꺼였지? 지금은 주인이 잘 보관중일꺼야. 이제 여기서 나가. 바깥은 시간이 꽤 흘렀을 거야. 여기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꿈을 꿔. 난 기다릴테니까."
"응, 알았어."
파츄리의 몸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파츄리는 없어져가는 자신을 보며 신기함과 위화감을 느꼈고 눈 앞의 여자에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럼 갈게. 또 봐. 꿈의 관리인."
"잘가. 1500년 만의 친구."
파츄리는 의식을 찾았습니다. 온갖 기기들이 근처에 있었고 자신의 팔에는 링거에 수혈액등 여러 관이 꽃혀 있었습니다. 입에는 인공호흡기를 차고 있었고 다리는 아직 힘이 덜 들어갔는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눈은 아직 뜨지 못했습니다. 힘이 너무 빠져 있었기에. 그 대신 소리는 들렸습니다. 아비 파츄리가 곁에 있는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내 아가, 깨어날때까지 몇번이고 세상이 돌아가는걸 말해줄게요. 그 장관은 체포됐어요. 아가는 그때 정신을 잃고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했어요. 우리 주인님은 떠나셨어요. 이제 파츄리의 오빠야가 새 주인님이에요. 새 주인님은 아가가 잠든 몇달동안 배가 더 불러와서 딸을 낳으셨어요. 어제였죠. 마침 아기 젖 먹일 시간이라고 오네요."
파츄리는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슬픔의 눈물 말고요. 눈에 뭐 들어갔을때 나오는 눈물 말입니다.
"파츄리는 어째서 계속 쿠울쿠울 하는거냐구? 마리사는 어서 부비부비도 하고 싶고, 달콤달콤도 나눠먹고 싶다구."
옆에 마리사도 있었던 모양인지 마리사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때 공원에서 데이부에게 착취당했고 아이들도 다 죽었던 불쌍한 마리사를 파츄리가 데려왔습니다.
"으으으으우어어어....."
"늣? 파츄리? 파츄리가 대답했다구!"
"아가야, 들린다면 한번 더...."
파츄리의 눈이 떠졌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오빠야의 품으로 돌아온 겁니다. 파츄리는 입을 열었습니다.
"오빠야는 어디있어?"
아비 파츄리는 왼쪽을 가리켰습니다. 그곳에는 흑이 환자복을 입고 아기한테 젖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경악한 표정으로 말이죠.
"오빠야, 그 아기는 내가 없어지기 전부터 있던 애지?"
".......그래. 네가 이름을 지어줬으면 하는데. 우리 남.편은 지금 바빠서 못오고 있거든. 지 딸인데."
젖을 먹고 있는 신생아의 표정은 매우 편안해 보였습니다. 파츄리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비 파츄리가 말렸습니다.
"아가, 안정을 조금 더 취해야 해요. 그냥 앉아 있어요."
그래서 흑이 아기를 안고 파츄리 곁으로 왔습니다. 아기는 볼살이 매우 통통했습니다. 아직 머리모양이 조금 불안정했고 눈은 감고 있었습니다.
"귀엽지? 내딸이다~."
"오빠야는 나 없는동안 어떻게 지냈어?"
"말하자면 길어. 나중에 설명할게. 아이쿠, 젖이 샌다. 아기 잠시 좀 안아줘. 메이드양."
아비 파츄리는 아기를 안아들었습니다.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만 곧 생길 것입니다. 뭐, 이렇게 해서 파츄리는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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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리인이 드디어 등장했군요.
내용 요약-9편에서 파츄리가 불지르고 몇달 기절함→꿈속에서 꿈의 관리인을 만남→흑은 애 낳음→파츄리 깨어남
요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