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나고, 파츄리는 완전히 의욕이 꺾여 버렸습니다. 탈출해 봤자 잡히고, 잡혀오면 또다시 벌을 준다며 상쾌당했거든요. 그때마다 파츄리의 부모는 위로해 주었지만 파츄리의 한번 상처입은 마음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느긋함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윳쿠리에게 있어 느긋함은 모든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파츄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가야? 파츄리의 아가야, 말좀해요. 나와봐요."
아비 파츄리는 문을 두드렸습니다.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건 윳쿠리들도 걱정이 되나봅니다. 방 앞에서 30분정도 서있자 어미 레이무는 투덜거리면서 아비 파츄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아가야를 걱정하는 건 좋지만 하나 생각해 두라구. 주인님은....."
"자신의 장난감이 훼손되는걸 싫어하시지. 너희도 나도 장난감이고 장기말일 뿐이지."
집사가 한손에 수첩을 들고 뭔가를 적으면서 두 메이드 앞으로 왔습니다. 이 넓은 집에 고용된게 이 셋뿐인게 이상하긴 하지만 딱히 불만은 가진 적이 없습니다.
"이거면 한번 들어가 봐야겠군. 내가 들어가도 되겠나?"
집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파츄리가 침대에서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을거라 생각한 그는 침대 곁으로 가서 이불을 들추었습니다. 그러나 거기 있던건 커다란 곰인형이었습니다. 그가 이상하게 여겨 고개를 돌리자 열려 있는 창문이 보였습니다. 그는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집 근처에는 놀고 있는 윳쿠리들밖에 없었습니다. 아래에서 한 마리사가 인사하자 모든 윳쿠리들이 일제히 인사했습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 그래라."
파츄리를 찾으려 다시 고개를 돌린 집사는 목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의 목에는 칼이 박혀있었습니다. 파츄리가 그때 후배 오빠야한테 받았던 단검으로 집사를 찌른 것입니다. 집사의 목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고 그는 허우적거리다가 창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쿵하는 소리가 들리고 난 뒤, 파츄리는 피가묻은 칼과 자신의 손을 보았습니다. 심장(몸첨부되면서 생겼습니다)이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다리도 후들거렸습니다. 지금껏 투기장에서 상대한 건 같은 윳쿠리들이었고 사람은 단 한명도 상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죽여본건 이번이 처음이란 말입니다.
곧 이어서 눈 앞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사실 초점을 똑바로 맞추는게 힘들다고 봐야겠지요. 파츄리는 단검을 떨어뜨렸습니다. 단검은 땡그랑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고 파츄리는 그걸 다시 주웠습니다. 파츄리는 문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메이드가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파츄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미 레이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손으로 가렸고요.
아비 파츄리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가야, 이게 무슨 짓인가요? 이건 범죄라구요! 어떻게 할 건가요!"
"......"
파츄리는 라이터를 꺼냈습니다. 아까 집사가 추락할때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라이터에 불을 붙히고 그걸 침대쪽으로 던졌습니다. 침대는 순식간에 불이 붙더니 곧 방안을 집어 삼켰습니다. 두 메이드는 탈출하였고 파츄리도 방을 나왔습니다.
파츄리는 뛰어가는 두 메이드를 향해 말했습니다. 만일 그 둘이 중간에 뒤를 돌아보았다면 피눈물을 흘리던 파츄리를 볼 수 있었을테지요.
"가지마.....엄마야....아빠야.....왜 파츄리를 외톨이로 만드는 거야......"
마치 펫숍에 자기밖에 남지 않았던 그날처럼 파츄리는 불타는 저택을 저벅저벅 걸었습니다. 집 안에도 윳쿠리들이 꽤 있었고 그 윳쿠리들은 뿅뿅 뛰면서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대피 시키는건 도스와 두 메이드였습니다. 한가지 문제점은 문이 단단히 잠겨 열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전부 불 타 죽을 위기지요. 그때 도스는 입안에 있는 버섯을 씹어 스파크를 쏘았습니다.
문은 박살 났고 윳쿠리들은 저택 밖으로 나갔습니다. 개중에는 다른 윳쿠리에게 밟혀죽은 윳쿠리나 미처 불을 피하지 못해 타죽은 윳쿠리도 보였습니다.
그 시각, 장관은 차를 타고 저택으로 오던 중 연기가 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운전기사에게 빨리 운전하라고 한 그는 손톱을 씹으면서 덜덜 떨었습니다. 그가 도착했을때 본건 다 타버린 집터와 저택 앞에서 능야아아아아하고 울고 있는 윳쿠리들이었습니다.
"집사, 집사는 어딨어?"
"주인님, 대리인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장관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는 무릎을 꿇었고 옆에 있던 윳쿠리들은 마구 소리질렀습니다.
"인간씨는 어떻게든 하라구! 레이무의 멋진 집씨가 불타버렸다구!"
"마리사의 엘레강스한 화장실도 없어졌다구! 달콤달콤도 없다구!"
"달콤달콤! 달콤달콤 달라구. 안그러면 뿌꾸 할 거라구?"
장관은 짜증이 난 나머지 가장 가까이 있던 레이무를 짓밟아서 죽여버렸습니다. 그러자 자식잉 아기 윳들이 뿌꾸 하면서 꾸물꾸물 기어왔습니다.
"먀먀를 죽인 냐쁜 인간찌는 주거!"
"닥치라고 이 시발놈들아! 너희한테 들어간 돈이 얼만데! 이 돈 모을려고 되도 않는 애호파 행세한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것들이 집을 태워? 어디 한번 죽어봐라 이것들아!"
장관은 주위에 있던 나뭇가지를 주워 윳쿠리들에게 마구 휘둘렀습니다. 윳쿠리들이 하나 둘씩 맞아 죽었고 도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버섯을 다씀)
".......이거면 됐냐구? 진짜 주인님?"
"그래. 이거면 저 놈의 죄가 전부 기록되었겠군."
장관은 윳쿠리 때려잡다 말고 메이드쪽을 봤습니다. 불타버린 잔해에서 파츄리에게 죽었던 집사가 걸어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절한 파츄리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서 말이죠. 메이드 둘은 집사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집사는 말했습니다.
"내가 이날을 위해 10년을 네 밑에서 일했지. 네놈의 죄를 확실히 밝히려면 가장 가까이 있어야 했으니까."
집사는 수첩을 들고 읽었습니다.
"네놈이 저지른 것. 살인 5번, 강간 12번, 탈세, 사기, 뇌물등등."
"주인님, 그래서 저 쓰레기보다도 못한 인간은 어떻게 처리 할꺼냐구?"
"이대로 경찰에 전부 넘기고 와. 레이무 네가 가라."
"넌, 넌 뭐였다는 거야!"
"나? 여러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집사지. 그리고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은 심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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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관리인 복귀 완료.
다음 편은 시험 끝나고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