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아키
들 윳쿠리는 느긋할 수 없다
마리사는 들 윳쿠리였습니다.
어느 도시에서도 당연하게 있는, 인간에게 버려진 후 몇 대를 거듭하는 동안 사육 윳쿠리 시절의 지식을 모두 상실한 진정으로 자유로운 윳쿠리.
아직 인간의 노예로 계속 인간에게 아양을 파는 사육 윳쿠리나 인간의 노예로서 느긋할 수 없는 일을 반복하길 즐기는 희귀종 등과는 다른 진정한 윳쿠리.
들 윳쿠리는 그런 존재인 것입니다.
마리사는 언젠가 아름다운 사육 윳쿠리 레이무를 만났었습니다.
레이무는 다른 사육 윳쿠리처럼 인간에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마리사는 인간과 싸우고 그 빈틈을 노려 레이무를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마리사는 인간에게서 윳쿠리를 구해낸 영윳이 됐고, 이윽고 마리사는 계속해서 많은 사육 윳쿠리를 구해냈습니다.
그리고 마리사를 중심으로 인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인간을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따뜻한 방의 푹신한 침대에서 마리사는 지금은 공주가 된 레이무와 느긋하게 있었습니다.
레이무의 이마엔 다음 왕이 될 꼬마야들이 여물고 있습니다.
잠시 꼬마야들을 보고 있으니 조금 떤 후 열심히 몸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마리사는 서둘러 하늘을 찌르는 핀처럼 뾰족하고 암흑으로 물든 아름다운 모자를 주저 없이 꼬마들 아래로 내밀어 받아냅니다.
이렇게 새 생명의 배턴이 연결돼
"능..."
마리사는 어두운 빌딩 틈새에서 깨어났습니다.
오래 전 아직 아이윳이던 시절의 이상을 꿈으로 꾼 것 같습니다.
마리사는 천천히 쭈욱쭈욱해 체내 팥소를 풀고 천천히 사냥을 갑니다.
가을도 끝나, 산과 숲에 사능 윳쿠리라면 슬슬 월동을 시작하는 쪽도 있는 시기지만, 도시의 들윳은 다릅니다.
월동에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장소도 없고, 음식은 잘 조달하면 일 년 내내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마리사는 슬금슬금 인간에 발견되지 않게 거리로 향합니다.
"오늘도 심술궂은 상자씨가 있는거야..."
최근 인간의 쓰레기장에 나타난 짓궂은 상자.
마리사뿐만 아니라 쓰레기 사냥으로 매일의 양식을 얻는 들 윳쿠리는 잔뜩씨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두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일제히 나타난 상자는 들 윳쿠리의 식량 사정을 단번에 악화시켰습니다.
월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들 윳쿠리도 존재하는 가운데 식량을 겨울을 위해 저장했다 먹는다는 생각을 가진 들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결과 겨울이 되기 직전 인간이 설치한 상자에 의해 식량을 구하지 못해 아사한 윳쿠리, 혹은 공원으로 몰리는 윳쿠리들이 생겨났습니다.
공원을 향한 윳쿠리는 기다리고 있던 가공소에 의해 일망타진돼 버리거나, 지역 윳쿠리들이 있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야아아아..."
멀리서 동포의 단말마가 들려왔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져 공원으로 사냥을 갔던 것일까요.
아직 마리사는 공원에 가거나 하지 않지만 똑같이 행동하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지 모릅니다.
마리사는 한숨을 쉬며 올 때와는 다른 길을 통해 집으로 돌아갑니다.
곳곳에서 씁쓸씁쓸하고 단단한 집초를 뚝뚝 뜯어 모자에 채워갑니다.
이런 것도 지금의 마리사에겐 나름 정선한 음식입니다.
문득 옆을 보면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늘에서 죽어 있는 레이뮤가 보입니다.
추위를 막지 못해 동사한 것이죠.
"맛있는 거네, 고마운 거네 언니야"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니 따뜻한 집 안에서 사육 윳쿠리 첸이 맛있게 밥을 먹고 있습니다.
깨끗한 포대기에 싸여 매우 행복하게 있습니다.
최근 사육 윳쿠리와 들 윳쿠리의 격차가 커졌습니다.
지금의 들은 결코 들 쪽이 느긋하게 있다곤 말하지 않습니다.
한쪽은 식량사정이 곤란하고 동사까지 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밥
들은 더럽고 사육 윳쿠리는 깨끗한 포대기에 싸여 있습니다.
머리가 나쁜 들 윳쿠리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차이가 커진 것이 지금.
마리사는 다시금 탄식했습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알고 있지만 탄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들 윳쿠리의 숫자는 매일 줄고 있습니다.
아사, 동사, 압사, 사고, 구제...
자신은 생존을 위해 매일 괴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육 윳쿠리는 계속 느긋하게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건물에 돌아와 보니 집이 없어져 있습니다.
비바람을 막기 위한 골판지도 그 위에 걸쳐져 있던 비닐봉지도
추위를 방지하며 비상식이 되는 낙엽도 모아서 저축한 식량도
마리사의 재산과 부였던 것은 모두 없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질렸다제!*1) 지겨운거야!"
아침부터 계속 느긋할 수 없는 것 투성입니다.
꿈속에선 영윳으로 살 수 있었는데 현실에선 결코 꿈처럼 살고 있지 않습니다.
꼬마 따위 만든다면 특유의 말투와 목소리로 발견돼 뭉개져 버립니다.
발견되지 않아도 이 상황에선 어떤 음식도 손에 들어오지 않고 아사하는 미래밖에 없습니다.
"...느긋이..."
짝이 될 미윳쿠리 따위도 없습니다.
많은 들이 뭉개졌고 살아남는 것조차 힘듭니다.
그런 것을 찾을 여유가 있다면 음식부터 찾지 않으면 안됩니다.
"...느긋이, 느긋이..."
인간에겐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잔뜩씨의 들이 뭉개지고 걷어차이고 제거돼 왔습니다.
새삼 이제 와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느긋이, 느긋이, 느긋이"
자긍심 따위 산산이 부서져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육 윳쿠리는 결코 될 수 없으며, 희귀종에게 이길 수도 없습니다.
"느긋이! 느긋이! 느긋이!"
계속 요구하는 외침을 낼 때마다 마리사에 중추팥에 날카로운 통증이 달립니다.
그래도 마리사는 허공을 향해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요구를 몇 번이고 외칩니다.*2)
"느그시! 느그시! 느그시!"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 이윽고 피부가 녹아 눈이 얇아지고 체내 팥소를 자극해 옵니다.
기온도 낮아 그늘에 있는 마리사는 추위에 의한 고통도 느끼고 있습니다.
"느그시! 느그시! 느그시!"
기온이 완전히 떨어져 영하로 내려가도 마리사는 계속 외칩니다.
들 윳쿠리는 느긋할 수 없다는 것을 음미하면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았다고 후회하면서
빨리 죽게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느긋함을 요구하고 외칩니다.
오랜만입니다 2번째입니다.
anko9043 열등종과 세계관이 공유됩니다.
----------------------------------------------------
번역자의 말 : 원래 번역하면서 헷갈린 부분은 원문도 병기하는 쪽인데, 지금 컴 인터넷 연결이 고장나서 폰으로 올리고 있어서 가나를 써넣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생략합니다;(대신 어느 문장이 헷갈렸는진 표시해 놨으니 원본 글에서 찾아보실순 있을듯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