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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0118 잠 윳쿠리

by 몹딕 posted May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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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우...뉴삐......큐울...큐울..."

 

  한 마리의 아기 마리사가 기분 좋게 자고 있다. 아기윳의 일은 먹고 배설하는 것, 그리고 자는 것이므로, 이런 광경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아기 마리사가 유유히 자고 있는 모습 자체는 별로 드물 것도 없다.

 

  아기 마리사는 자고 있다. 책상에서 행복하게 미소 지은 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자는 얼굴이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찬 의미 불명의 잠꼬대를 내뱉지 않는단 점에선 품행 좋게 자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상 앞의 여자는 아기 마리사에게로 손가락을 펴, 쿡쿡 건든다. 움찔 하고 아기 마리사가 떨며 "능치...느삐이..."하고 목소리로 반응을 나타내지만, 그래도 일어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여자는 자고 있는 아기 마리사를 들어 올렸지만, 그래도 깨어나는 것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부유감을 느껴 "하누룰...날..."하고 작은 목소리를 흘리는 정도다. 하늘을 난 아기 마리사가 떨어진 곳은 같은 책상 위에 있던 아이 마리사의 머리였다.

 

  푹 하고 장식물에 착지한 아기 마리사. 하지만 방금 전부터 자고 있던 아기 마리사는 물론이고, 머리에 아기 마리사를 얹은 아이 마리사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몸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뉴삐...늉...큐울..."

"뉴우우웅...큐울...큐울..."

 

 

  왜냐면 그 아이 마리사 또한 기분 좋게 자고 있기 때문이다. 이단으로 포개진 아기 마리사와 아이 마리사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새근새근 수면을 계속하고 있다.

 

 

 

이 마리사들은 그렇게까지 자는 것을 좋아하는 마리사인 것일까? 아니다

 

 

라무네에 푹 재워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이 마리사들은 계속 자고 있다. 쭉 계속 태어날 때부터 한 번도 깨는 일 없이 지금도 이렇게 계속 자고 있다.

 

 

 

 

[잠 윳쿠리]

 

 

 

 

  윳쿠리를 인간이 구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애완동물 용도다. 이것이 가장 널리 퍼진 인간에게 있어서의 "윳쿠리 용도"로 말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밖에도 인테리어로 윳쿠리를 이용하는 것 역시 널리 퍼진 용도다.

 

  방금 전부터 책상 위에서 계속 자고 있는 아기와 아이 마리사도 사실 그런 용도로 개발된 윳쿠리였다. 상품명 "잠 윳쿠리" 그것이 그녀들의 이름이다.

 

  "잠 윳쿠리" 윳쿠리의 자는 얼굴을 감상하거나 이따금 쿡쿡 건들고 쓰다듬고 감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 상품 제작의 발단이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윳쿠리가 감염되기 시작한 하나의 질병이다.

 

 

  그것은 "윳쿠리 수면병"이란 병이었다.

 

 

  자세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인간과 동물이 감염되는 질병인 아프리카 수면병을 윳쿠리가 알고 자신들도 같은 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믿어버려 발생한 질병이다, 라고 생각되고 있다.

 

  뭣보다, 본래의 수면병이 "수많은 증상이 발병한 후 혼수상태에 이르는" 것인 반면, 윳쿠리 수면병은 "수면을 계속해 영양을 섭취할 수 없어 죽음에 이르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본래의 수면병에 비해선 고통 없는 병이라 할 수 있다.(불치병이란 점은 변함없지만).

 

  이와 같이 본래의 수면병을 일부만 전해들은 것 같은 증상 및 수면병 윳쿠리와 부비부비를 해도 본윳이 부비부비를 했다는 자각이 없으면 감염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점 등이 이 병의 원인이 믿음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또한 본래 아프리카 수면병은 체체파리란 파리가 매개가 되어 기생충을 감염시키는 질병이지만, 윳쿠리의 경우 왠지 "쿠울쿠울 병씨에 걸린 윳쿠리와 부비부비를 함으로써 걸린다"는 쪽이 되어 있다. 윳쿠리의 부비부비는 막역한 사이끼리 하는 친애행위이기 때문에 수면병에 걸린 윳쿠리가 나왔을 경우, 가족이 함께 전멸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잠 윳쿠리"가 개발된 계기가 된 것은 뭣보다 "윳쿠리 수면병은 모자 감염"이란 사실이었다.

 

  그것도 태생, 난생이 아닌 식물형 임신이 아니면 안 된다. 왜냐면 태생의 아기윳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깨어난 뒤 자력으로 산도를 통해 나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확실히 산도 자체도 아기윳의 이동을 돕는 형태로 연동하지만, 자궁에서 산도로 향하는 것 자체는 아기윳 자신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수면병에 걸린 아기윳은 산도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그대로 태내에서 영양실조로 사망한다. 난생의 경우도 알 껍질을 깨는 것을 자력으로 해야 하는 이상 기다리는 미래는 같다(어떻게 자면서도 알을 낳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뭣보다, 만일 식물형 임신으로 태어난다 해도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잠을 자는 것을 미래라고 부를 수 있는가는 의문이지만.

 

  믿음의 병인 수면병이 어째서 모자 감염되는 것인가 싶지만, 아마도 팥소의 상속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애초에 왜 이 윳쿠리들의 수면이 계속 유지되는 걸까 하는 의문에 대해, 이 병에 걸린 윳쿠리는 그 몸의 팥이 "쿠울쿠울은 느긋할 수 있고 일어나 봤자 느긋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는 것이 체내 팥의 분석에 의해 밝혀져 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배가 고프다거나 아프다고 생각해도 깨는 것 자체가 느긋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이상 절대로 깨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팥소가 자녀에게 상속됨으로써 아이 역시 계속 잠만 자게 돼버리는 것이다.

 

  인간은 이 사실에 눈을 돌렸다. 모자 감염된다는 것은 수면병에 감염된 모체를 억지로 임신시킴으로써 죽을 때까지 잠만 계속 자는 윳쿠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단 것이다.

 

 

  그런 생각까지 이르면 다음은 실험 개발을 하는 것뿐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정자팥소의 투여만으론 수면병 윳쿠리가 임신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정자팥 이외에 몇 가지 약물을 추가로 투여하고 레이퍼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진동을 가하는 식으로 강제로 임신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또한 수면병에 걸린 윳쿠리를 도스의 목소리로 수면 학습을 시킴으로써 "아기윳이 아니게 되면 느긋할 수 없다""아이윳이 아니면 느긋할 수 없다" 따위의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도 성공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이 바로 "잠 윳쿠리"다. 수면병의 모체로부터 태어나 태어난 직후 마무마무, 아냐루를 막힌다. 그리고 미리 믿음을 갖게 해놓은 단계까지 성장시킨 다음 시장에 발송되는 것이다.

 

  시장에서 아기윳, 아이윳, 아성체윳, 성윳의 각 단계가 팔리고 있으며 또한 맞춤형 서비스에 의해 원하는 단계에서 성장이 중지되는 서비스까지도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책상 위에 포개진 채 잠들어 있는 아기 마리사와 아이 마리사 역시 그처럼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뉴삐뉴삐하며 기분 좋게 계속 잠들어 있는 마리사들은 이대로 죽을 때까지 깨지 않는다.

 

  잠꼬대 같은 말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왜냐면 잠 윳쿠리는 꿈을 꾸지 않는다. 윳쿠리가 꿈을 꾸는 것은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이나 외부 세계로부터의 도피욕구로 인한 것이지만, 애초에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잠만 자온 잠 윳쿠리는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있지 않다. 부모로부터 상속된 "행복한 삶"에 대한 비전은 확실히 팥소 속에 기억되고 있는 것이지만, 원래 수면병 윳쿠리는 그런 기억보다 쿠울쿠울 쪽이 느긋할 수 있다고, 단단히 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꾸지 않는다. 즉, 인간이 보기에 짜증나는 잠꼬대를 토해낼 수 없다. 그것이 잠 윳쿠리의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다.

 

  그러나 아무리 불가사의한 생물인 윳쿠리라도 단순히 잠만 자면 영양실조로 죽을 것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영양 공급을 시켜줄 필요가 있는데, 수면병 윳쿠리는 뭣보다도 쿠울쿠울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격우격 꿀꺽꿀꺽 같은 행위도 "대부분" 하지 않는다.

 

 

  여기서 전부가 아니라 대부분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수면병 윳쿠리라도 윳쿠리에게 있어서 만병통치약이자 지상의 음료인 오렌지 주스만은 자면서도 마시는 것이다. 자고 있을 때조차 게걸스럽다는 얘기지만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인간이 수면병 윳쿠리를 살리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물론 섭취시키는 대신, 주사기 등으로 영양을 주입해도 상관없다.

 

  게다가 잠 윳쿠리는 마무마무와 아냐루가 막혀 있기 때문에 배설행위를 하지 않는다. 섭취한 수분은 땀의 형태로 체외에 배출된다. 원래 느긋할 수 없는 기억을 배출하는 것이 배설행위지만, 애초에 꿈조차 보지 못하고 자고 있는 잠 윳쿠리는 배설 행위 자체가 거의 전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두 마리 마리사의 소유주인 여성은 윳쿠리용 젖병에 오렌지 주스를 넣어 아기 마리사의 입가에 누르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오렌지 주스의 냄새를 눈치 챘는지, 아기 마리사는 자고 있으면서도 약간 입을 연다. 그 열린 입에 젖병 끝을 넣으면 여전히 자고 있으면서도 아기 마리사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기 시작한다.

 

 

"응큣...무츄.......응쿳, 응쿳......"

 

 

  여전히 자고 있지만 그 표정은 조금 우습게도 평소보다 행복해 보인다. 닫힌 눈꺼풀 가장자리에 작은 눈물방울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분명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뻤던 것 같다.

 

  어느 정도 마신 시점에서 젖병을 떼면 아기 마리사는 조금 안타까운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여성이 손가락으로 부비부비를 해주면 다시 행복한 표정으로 자기 시작했다. 아기 마리사 아래의 아이 마리사에게도 똑같이 오렌지 주스를 먹여주면 이쪽은 아기 마리사보다 조금 더 힘차게 주스를 마시고 역시 마찬가지로 행복해 하고 있다.

 

 

 

  이 아기 마리사와 아이 마리사는 여성의 데스크톱 인테리어다. 마음 내킬 때 부비부비, 쓰담쓰담을 해주면 자면서도 기쁜 것 같은 표정을 보인다.

 

  아니면 그 행복하게 자는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기도 한다. 불쾌한 잠꼬대로 행복한 시간을 방해받는 일도 없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하고 그 반응을 감상한다. 기분 내키면 장식물을 손질해 주기도 한다. 책상 작업이 많은 이 여성에게 두 잠 윳쿠리는 좋은 취미거리가 되어 있었다.

 

  잠 윳쿠리는 이처럼 사용된다. 이 여성처럼 쓰는 경우도 있고 성윳이 인형처럼 쓰이는 경우도 있다. 매우 비싼 주문 제작품이지만, 안는 베개 등으로 사용되는 "잠 도스", "잠 몸첨부" 같은 상품도 있다. 또한 희귀종 잠 윳쿠리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곧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

 

 

 

  잠 윳쿠리. 그것은 생물이 아니라 마스코트로서 윳쿠리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하나의 대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