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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5 15:49

anko10595 뒷골목의 들 마리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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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챠는 들윳이다.

 

뒷골목에 사는 들 마리사와, 들 레이무의 사이에서 태어난 어디에나 있는 들 윳쿠리.

 

태어났을 때부터 들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생활이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그저 부모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이런 느긋한 윳쿠리가 되고 싶다고만 생각했다.

 

 

 

어느 날, 마리챠는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몰래 사냥을 나갔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평소보다 빨리 사냥터로 간 것이 주효했을까, 잔뜩의 맛있는 음식씨를 입수할 수 있었다.

 

퉁퉁 부풀어 올라 무거운 모자를 질질 끌며, 집이 보이는 거리까지 어떻게든 도착했을 때, 마리챠는 이변을 알아차렸다.

 

 

 

집 앞에 사람이 서 있었던 것이다.

 

 

 

마리챠는 무심결에 몸을 숨겼다.

 

아빠야에게서 매일 배운 것.

“절대로 인간에게 발견되지 말라”

그 말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아빠야는 멍하니 인간을 보고 있었다.

엄마야는 그저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은 아무 말도 없이 부모를 밟아 으깼다.

 

 

 

살짝 보인 그 표정은 마치 더러운 물건을 만질 때처럼 마음속에서부터 싫어하는 표정이었다.

 

 

 

집을 습격해온 나쁜 도둑고양이를 내쫓았다던 최강의 아빠야를.

추위에 떠는 마리챠를 부드럽게 안아준 성모 같은 엄마야를.

 

인간은 단지 거기에 있던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처럼 너무도 쉽게 죽여 버린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집도 뭉개졌다.

 

 

 

가족의 추억이 잔뜩 담긴 소중한 집씨.

오늘까지 비바람으로부터 마리챠들을 지켜준 최고의 윳쿠리 플레이스.

 

부모였던 그것과 집이었던 그것을 인간은 다시 진심으로 싫어하는 표정으로 가방에 포장한다.

 

그리고 인간은 그 가방을 무려 마리챠들의 사냥터에 두고 갔다.

 

 

 

“압빠야? 엄먀야?”

 

인간이 없어진 것을 보자마자, 가방 안의 부모님에게 말을 건다.

 

물론 대답은 없다.

 

각각 다른 쪽을 향한 눈에 느슨하게 늘어진 혀, 짓밟혀져 짓눌린 음식물 쓰레기.

 

그 모든 것과 왠지 느긋할 수 없는 냄새가 부모가 죽었다는 사실을 마리챠에게 싫어도 가르쳐줬다.

 

 

 

멍하니 부모의 시체를 보고 있는 마리챠였지만 멀리서 인간의 씽 소리가 들려오자 다시 황급히 그늘에 숨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냥터 앞에 멈춘 푸르고 큰 씽.

 

안에서 2명의 사람이 나왔다.

 

 

 

“오, 여기 쓰레기장 왠지 오늘은 엉망진창이 되지 않았네요.”

 

“정말이군. 드문 일도 다 있구나.”

 

“이 쓰레기장도 빨리 그물망을 치는 쪽이 좋을 텐데. 이래서야 일부러 윳쿠리에게 밥을 주고 있는 것 같은 꼴이에요.”

 

“그렇지...뭐야 이건 윳쿠리잖아.”

 

“아, 정말이네. 혹시 이 녀석들이 쓰레기 사냥의 장본인 아닐까요?”

 

“그렇겠지. 미라 사냥꾼이 미라가 된 건가.”

 

“쓰레기 먹는 녀석이 쓰레기가 되다니 본말전도군요.”

 

인간들은 웃으며 부모를 큰 씽에 던져 버렸다.

 

 

 

인간과 큰 씽이 가버리고 잠시 후.

 

마리챠는 멍하니 아무것도 없어진 사냥터......인간의 쓰레기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맛있는 음식으로 마리챠에게 먹여주고 있던 것은 인간이 낸 쓰레기였던 것이다.

 

그것은 뭣보다 큰 충격이었다.

 

 

 

문득 머리가 평소보다 무거운 것을 깨닫고 황급히 모자를 흔든다.

 

모자에서 많은 쓰레기가 흘러 나왔다.

 

쓰레기의 이상한 색의 국물과 냄새가 붙은 모자.

 

잠시 응시하고 다시 쓴다.

 

주르륵, 하고 싫은 느낌이 머리를 덮친다.

 

 

 

“압빠야...엄먀야...”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부모.

 

죽은 부모는 인간에게 그냥 쓰레기였다.

 

 

 

마리챠가 존경했던 느긋한 부모는 느긋할 수 없는 쓰레기였다.

 

 

 

그렇다면......마리챠는......?

 

 

 

눈앞에 내밀어진 현실에 우는 것도 잊고 마리챠는 그저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

 

 

 

3일 후 뒷골목에 마리챠의 모습은 없고, 대신에 작고 검은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모자 같은 것이 씌워져 있는 그것은 틀림없이 그냥 쓰레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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