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늣~ 느으읏~ 늣늣~♬"
레이무 한마리가 노래-라고 주장하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끌고 있는 비닐봉투에는 비닐조각이나 스티로폼 같은게 들어있었다. 슬슬 겨울이 다가오기에 무리의 둥지를 따듯하게 하기 위해 파츄리가 모아오라고 한 것들이다. 싱글맘인 레이무는 당연히 아이들을 위한 밥씨도 사냥해야 하겠지만 그런건 봉투안에 없었다. 쓰레기만 잔뜩 주워와도 파츄리가 맛좋은 천상의 밥씨-인간들의 잔반-을 나누워주는것이다. 요즘 레이무의 즐거움은 아기윳들이 토실토실하게 살쪄가는걸 보는것. 얼마전까지만 해도 딱딱한 나뭇잎을 씹을 체력조차 없는 아기윳들. 어미가 무능하여 애벌레조차 잡지 못했기에 그런것밖에 잡아줄수 없었다. 그런데 이젠 도망치지도 않는 쓰레기만 주워다 모아도 아가야들을 배불려줄수 있으니 어미로써 기쁘지 않을수 없는것이다.
그런데 레이무의 보물인 쓰레기들 사이에 무언가가 하나 섞여있었다. 뭔지는 레이무도 몰랐다. 그저 좋은 인간이 "아주 좋은것." 이라며 무리에 가져가라고 했을 뿐이다. 정말 좋은거라면 천상의 밥씨를 좀더 받을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게 뭐냐구..?"
"모르겠다구요."
"파츄리가 돌아오면 알수 있을거라제."
"그렇다구! 파츄리는 아주 똑똑하니까 뭔지 알수 있을거라구!"
무리의 윳쿠리들도 그 물건이 뭔지 알수 없었다. 오랜 경험이 있는 외눈의 베테랑 마리사조차도 뭔지 몰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걸 준 인간이 '청소'인간씨 라는 레이무의 증언때문에 나쁜것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혹시 윳살제일지도 모른다구요?"
"먹는건 아닌것 같다제."
한 앨리스가 다른 의견을 표하기도 했지만 독약이라면 당연히 윳쿠리가 먹고 싶게끔 단 냄새라도 날텐데 그런것도 없었다. 사실, 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이걸 먹고 싶진 않을것이다.
"그런데 파츄리는 어디갔냐구?"
"강의씨라는걸 들으러 갔다구요."
"늣, 파츄리와 윳쿠리들이 강의씨를 듣고 더욱 무리와 윳권을 위해 똑똑해졌으면 좋겠다구!"
요즘 파츄리는 혼자가 아니라 아이 윳쿠리 몇마리를 데리고 가서 강의를 듣는다. 비록 파츄리만큼 똑똑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 하려는 모습들이 대견스러운 모양이였다. 자식이 있는 윳쿠리라면 모두가 제자윳쿠리로 자신의 아가야를 보내고 싶어했지만 인간의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는 윳쿠리는 한정적이기에 제자윳은 그리 큰 숫자는 되지 못했다 레이무도 자신의 아가야가 좀더 크면 제자윳이 되었으면 하지만 일자무식인 레이무로써는 딱히 아기윳에게 교육을 할수 없었기에 불가능한 이야지만 레이무만은 그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파츄리가 오지 않으면 밥씨를 받을수 없다구.."
레이무는 다른 윳쿠리들처럼 자신이 주워온 쓰레기 봉투에 기대며 몸을 늘어뜨린다. 인간이 보기엔 쓰레기에 누운것 뿐이지만 윳쿠리에게는 꽤나 푹신한 모양인지 레이무의 표정이 축 늘어지더니 눈이 슬슬 감긴다.
"늦었어요, 다들 기다리고 있을텐데."
"다들 서두르라제."
강의가 저녁까지 있는 바람에 파츄리와 반려 앨리스, 그리고 제자윳들의 귀가가 늦어졌다. 잔반의 분배는 파츄리와 앨리스가 하는것이기에 이 둘이 없으면 어쩔수 없이 무리 모두가 굶어야 하는것이다.
어두컴컴한 산길이기에 속도를 낼수도 없다. 안그래도 약한 파츄리종이기에 살살 걸어갈수밖에.
그렇게 두어시간쯤 걸려서 파츄리의 무리는 무리에 도착할수 있었....지만..
"이게...뭐냐제....?"
무리는 완전히 초토화 되어있었다.
외눈의 마리사는 플라스틱을 꽉 깨문채로 몸의 절반이 짓뭉개져 죽어있었다. 누군가와 싸우려 했던 모양이다.
한 레이무는 자신의 아가야를 입에 넣고 보호하려고 했지만 아가야와 함께 무언가 날카로운것에 두쪽이 나버렸다.
한 앨리스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다른 윳쿠리가 동시에 달려드는 바람에 막혀버렸는지 집 안에는 두 윳쿠리의 얼굴이. 집 밖에는 두 윳쿠리의 처참하게 박살난 엉덩이만이 남아있었다.
한 마리사는 자신의 아가야들을 지키려고 했는지 모자를 벗고 그 뒤에서 도게자를 하려고 했던것 같지만 도게자를 하던 머리채로 밟혀 터져버렸다.
"뭐..뭐냐...뭐예..."
"무큥...!"
현명한 파츄리의 크림뇌는 이 상황에서도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분명 무리는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이 무리를 습격할 존재가 딱히 없었다. 이 산에는 다른 무리도 없고 설마 떠돌이 무리가 무리를 습격했다고 한들 이렇게 쉽게 무너질 무리도 아니였다. 애초에 그랬다면 적어도 한마리정도는 모르는 윳쿠리의 시체가 있어야 할것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봐도 결론은 쉽다. 무리는 무언가 압도적인 존재에게 공격을 당했다.
맞서서 저항하려고 한 이는 베테랑인 외눈의 마리사 뿐. 나머진 공포에 질려서 저항하지 않았다.
레미랴떼였을까? 그럴리 없다. 팥소를 다 빨려서 너덜거리는 시체는 단 하나도 없었다.
야생 고양이일까? 하지만 발톱자국 같은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건...
사람....
파츄리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때 커다란 그림자가 몇개 나타났다.
"뭐야, 아직도 남은놈이 있었나?"
"이봐 뭔 일을 그렇게 해?"
인간이다. 윳쿠리보다 몇배는 커다란 키, 동물은 쓰지 못하는 도구를 든. 그리고 무엇보다 윳쿠리들이 믿는 옷을 입은...
"아니 저놈은 내가 알아. 도강을 듣는놈이거든. 강의를 듣다가 이제 온거겠지."
"어..어째서...!"
마지막으로 나온 사람은 파츄리가 믿어 의심치 않던. 중년의 청소부.
"윳쿠리 새끼가 강의?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껄껄껄..."
한 인간이 삽을 땅으로 내리 찍는다. 그 삽의 날에 크림과 팥소, 밀가루 거죽이 마구 엉겨붙어있었다.
"어..어째서 이러..이런지슬..하는..거예요오....?!?"
목을 자꾸 넘어오려는 크림을 진정시키며 파츄리가 묻는다.
"요즘 너네 뭐 청소한답시고 까불더라고."
"그게 어때서요..? 분명 인간씨들은 좋아했는데요!!"
"멍청한놈. 니들이 청소를 해대면 우리는 쓸모가 없어진다고."
"무큥...!"
매년 인원감축을 해대는 시대에 윳쿠리들이 청소를 한다면 청소부 인원이 감축되는건 당연한것이였지만 파츄리는 차마 거기까지는 생각이 닿지 않았었다.
"우리보고 윳쿠리 새끼들때문에 해고당하란 이야기냐!!!"
한 인간이 삽을 휘두르자 파츄리 근처에 있던 아이윳 하나가 멋지게 둘로 잘렸다. 그 팥소가 파츄리의 몸에 튀었다.
"윳쿠리에게 뭘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습니까요. 빨리 다 죽여버리죠. 학생들한테 걸리면 귀찮으니까."
"그래. 죽여."
"느으읏...!!!"
도구를 든 인간들이 다가오자 반려 앨리스가 앞으로 나선다.
"도망치라구요!!!!!!"
몇분의 시간이 흐른뒤.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앨리스종의 시체와 아이윳의 시체 몇개가 들어가고 봉투는 꽉 묶였다
"분홍색놈은 놓친것 같네요."
"어차피 윳쿠리 한마리가 뭘 하겠어. 괜히 딴사람들 오기 전에 가자구."
윳쿠리가 사람들의 일을 뺏는것도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이유로 학교에서 유명해진 윳쿠리들을 다 죽였다는것도 알려져서 좋을건 없었기에 청소부들은 침을 뱉은뒤 한때 무리의 보금자리였던 곳을 떠났다.
"어, 얘 일어났다."
파츄리는 눈을 떴다.
파츄리는 아직 살아있었다는것에 놀랐지만 금새 마음을 다잡았다. 무리의 억울한 죽음을 선량한 인간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의무가 남아있었던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는 무리와 반려, 제자들의 목숨은 헛된것이 되고 만다.
"읍..으읍.."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도망치느라 목이 말라서가 아니다. 그저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파츄리종은 제법 귀한데..어디서 주워온거야?"
"그냥 뒷쪽 등산길에 뻗어있던데?"
"뭐 됐어. 그보다 언제 가져오는거야?"
"이제 좀 있다 오실걸.. 두시 까지 강의니까..."
"저놈은 준비 된거지?"
"넵, 다리도 입도 다 굽고 붙여놨습니다!"
"주스랑 버너도 준비했지요
"좋아. 그럼 선배만 오면 맛난 크림과자를 배터지게 먹을수 있겠다."
쾅 쾅.
"문열어!"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자 문 너머에는 한 인간이 있었다. 발정난 앨리스를 든 채로.
앨리스도 입과 저부가 새까맣게 타 붙어있었다.
"야, 빨리 접붙여. 한번 구워먹어보자."
"아니 뭐 금방되는줄 알아요? 먹을만한 크기가 되려면 일주일은 걸릴껄요?"
파츄리는 상황과 자신의 미래를 확실하게 알수 있었다.
이제 자신은 청소부들의 악행에 대한 폭로는 커녕. 이 조그마한 방에서 죽을떄까지 새끼를 낳아야 할것이다. 사랑하는 앨리스와의 사이에서도 낳지 않았던 아가야를. 영원토록... 인간의 밥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입이 붙어버려 스스로 구토하여 죽을수도 없다는것도.
------------------------------------------------
다른 사람의 밥줄을 위협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