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8.02.23 20:19

윳권 신장 下

조회 수 231 추천 수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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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늣차 늣차..."

 

마리사 한마리가 캠퍼스 외진곳을 기어가고 있었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양인지 침들지만 보람에 가득찬 얼굴을 한 마리사의 모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마리사가 물고 있는 반투명한 비닐 안에 들어있는것은 보람찬것과는 거리가 먼 물건들이 대부분이였다. 바로 쓰레기들. 그래도 비닐은 물건 운반이나 둥지를 개량하는데 쓸수있고 음식물 포장지같은건 약간이라도 음식이 묻어있으니 이해하지만 찌그러진 깡통이나 담뱃곽같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까지 가져가는건 부모의 교육을 제대로 못받은 얼치기 윳쿠리의 첫사냥에나 어울릴법한 사냥감이다.

 

하지만 마리사의 거죽에 난 수많은 흉터들은 햇병아리가 아니라는걸 알수 있게 해주었고 마리사의 보람찬 표정은 자신이 잘못을 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어보였다.

 

"늣차..늣차.......느읏?"

마리사는 움찔했다. 공기중에 퍼진 역겨운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다. 담배냄새.

"느긋하게 피한다제.."

담배의 냄새는 윳쿠리에게 죽음의 냄새와 같았다. 담배냄새 자체가 독가스마냥 윳쿠리를 죽이는건 아니지만 그걸 피우고 있는 인간들이 문제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인간들은 대부분 인간중에서도 매우 흉폭하며 그들의 눈에 띈다면 목숨을 잃는건 당연한 일이라는게 무리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교훈이니까.

 

"느긋..."

"야."

"느읏?!"

끝이다.

담배 인간의 눈에 띄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다. 둘이나 있다.

"마..마..마리사는......느..느긋하지 않게..도..도망...."

베테랑 윳쿠리라면 누구라도 덜덜 떨 상황. 마리사도 예외는 아니였다.

"마침 잘됐네, 야, 저새끼 주둥이좀 벌려봐."

"크크크.. "

다른 인간이 도망치지도 못하는 마리사를 붙잡고 주둥이를 쩌억 벌린다. 달달 떨고있는 마리사의 혓바닥이 햇빛을 받아 선명한 붉은빛을 보여주었다.

 

"재떨이가 알아서 오니까 고맙구만~ 끌끌끌"

역겨운 냄새가 나는 부드러운 막대, 연기나는 담배꽁초가 마리사의 혓바닥에 닿기 직전.

"뭐하냐."

"엇!"

마리사를 괴롭히던 두 사람이 갑자기 소리가 난쪽을 돌아본다.

"선배님..."

"아, 그 윳쿠리 가지고 장난을 좀..."

"윳쿠리..?"

두사람에게 선배라고 불린 사람은 담배를 꺼내 불을붙이더니 마리사를 훑어보았다.

"흐음..."
"그냥 윳쿠리예요 배 괴롭히고 있던게 아니라.."

선배라고 불린 남자는 조용히 

"됐다, 놔줘."

라고 말하며 담배를 비벼 껐다.

 

"네..?"

"저녀석 봉투를 봐라. 쓰레기를 치우고 있잖냐. 동방 청소도 안하는 니놈들보다 몇배 낫다."

그리고 선배라 불린 남자는 담배를 하나 더 꺼내고는

"돛대인가..."

담뱃곽을 마리사에게 던졌다.

"수고하는김에 이것도 치워줘. 그리고 가라."

"느..느..늣.아..알게씀니다아..아..알겠습니다아아..!!"

 

 

 

살아 돌아온 마리사의 증언에 무리 전체가 들썩였다. 가장 무서운 인간인 담배 인간에게서 살아돌아오다니. 그것도 혼자서. 믿지 않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그 마리사의 머리카락에 아직도 배여있는 담배 냄새는 마리사의 증언을 믿을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파츄리가 옳았다구.."

"앨리스는 파츄리를 믿었다구요!"

 

파츄리가 내놓은 신 정책인 쓰레기 청소가 효과가 있었다는 증언 앞에 파츄리의 말을 믿지 않았던 윳쿠리들은 자신이 언제 그랬냐는듯 파츄리를 지지하며 나섰다.

 

"다들 청소씨를 하는거라제!!"

"윳권을 위해서라구요!!!"

 

 

 

"사려져..느겍."

"이것들이 미쳤나..."

학생회관의 분식집 직원 아주머니는  윳쿠리의 시체를 짓밟아버리며 중얼거렸다.

 

"쓰레기를 치우러 와써!!"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며 더러운 윳쿠리들이 몇마리씩 몰려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루에 두세번은 그렇게 기어들어온다. 

"빌어먹을 놈들이 진짜.."

"느...느읏.. 느.."

그래도 구석에 숨어 간신히 살아남은 윳쿠리 한마리는 눈치채지 못한듯 했다. 공포에 질려 내는 소리는 아주머니가 씩씩대는 소리에 묻혀서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만좀 해요. 그래도 살아있는것들인데 그렇게 죽여선 벌받아요."

"그래도 사람 먹을거 파는곳에 저렇게 더러운 새끼들이 오면 안되잖아요! 학생들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라고 좋아서 살려달라고 하는놈들 죽이는줄 아시나.."

나이 지긋한 동료 직원의 말에 대한 아주머니의 대답은 숨어있던 윳쿠리 편에 파츄리에게 전달되었다.

 

 

 

"자, 조심조심 씻는거예요!"

"느으....느으으으...."

 

왜 그사실을 몰랐을까. 인간들은 더러운걸 싫어한다는걸  산과 길에서 살아가는 윳쿠리 입장에서 청결이야 낼름낼름정도로 때우는 일이지만 인간에게 있어선 매우 중요한 일이였다. 마실 물도 부족한 윳쿠리들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아쉬운건 윳쿠리들이지 인간들이 아니기에 인간에게 맞춰줘야 한다. 그렇게 판단을 내린 파츄리는 대 목욕령을 내렸다. 

'인간에게 다가갈 윳쿠리는 깨끗해야만 한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서 씻어야 하냐제?" 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그렇다  윳쿠리들이 씻을만큼 대량의 물이 없었다.  이 산에는 냇물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있긴 한데 배수로 철망이 쳐져 있어 접근할수가 없다. 식수는 이슬을 마시거나 몇몇 용감한 윳쿠리들이 구석진 화장실에서 페트병에 떠온 변기물을 마신다. 파츄리가 정한 교환비는 물 한모금에 하루치 밥씨의 절반이나 하는 귀한 자원. 그걸 씻는데 낭비할수도 없고 낭비할 물도 없다.

 

그렇기에 파츄리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제 슬슬이예요..."

파츄리와 수십마리의 윳쿠리가 캠퍼스 구석의 정원의 그늘에 서있었다. 워낙 구석진곳이라 아무도 오지 않는. 온다고 해봐야 어둑어둑할때의 밀회를 즐기는 커플이나 올법한 곳. 사람이 없기에 사냥에 좋을법 하지만 농약이 뿌려져있어서 윳쿠리들도 거의 오지 않는곳이다.

 

"슬슬 시작이에요!!"

파츄리가 외친지 몇조도 지나지 않아서 잔디밭에 물줄기가 솟아오른다. 스프링클러가 정해진 시간에 작동을 시작한것이다. 

"죽든 살든 가보는거라제!"

"가즈아아아아!!!!"

몇몇 윳쿠리의 선동에 윳쿠리들이 잔디밭을 향해 달려간다

"달리지 말아요!! 잔디가 망가지면 인간들에게에..!!"

"그..그렇다구..!"

 

쿵쾅거리던 발걸음이 살금살금으로 바뀌었지만 윳쿠리들은 스프링클러 샤워를 즐길수 있었다

"시원하다제!!"

"너무나 좋다구!!"

사정이 안따라주어 하지 못할뿐 윳쿠리도 깨끗한걸 좋아하는 존재이기에 깨끗한 물이 자신의 몸을 씻어주는것을 기뻐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난생 처음으로 목욕이란걸 해보는 윳쿠리들이 대부분이기에 그 기쁨은 더 컸으리라. 입을 한껏 벌려 깨끗한 물을 들이키고 서로에서 물을 뿌려가며 기뻐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몸이 녹는것조차 모른채로 샤워를 너무 즐긴 윳쿠리들이 너무 많았고. 결국 반수의 윳쿠리가 행복한 표정으로 녹아죽어버렸다

 

"멍청한 놈들이였다제.. 녹아죽을때까지 몰랐다제.."

"다음엔..이런일 없도록 해야해요..."

 

살아남은 윳쿠리들은 샤워를 한 보람도 없이 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는곳으로 치우는 일부터 해야만 했다.

 

 

 

그래도 그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몇번의 실수를 거쳐서 목욕시간을 통제하였기에 이제는 녹아죽는 윳쿠리가 목욕하는 윳쿠리의 이십분의 일 정도였고 그정도면 야생윳쿠리에겐 그렇게까지 심한 희생은 아니다.

 

"쓰레기씨를 치우러 와써!!"

한참 바빴던 점심시간이 지난 분식 가게. 비장한 각오로 윳쿠리 세마리가 외친다.

"애완윳쿠리인가?"

"좀 더럽긴 해도.. 길윳쿠리는 아니겠죠?"

"애완윳쿠리면 죽일수는 없잖소." 

가게의 직원들이 어찌할줄 모르는 사이 윳쿠리들은 잽싸게 가게 바닥이나 구석에 떨어져있던 쓰레기들을 싹 주워 비닐봉지에 넣고 나갔다.

"...우리 일 줄어드니 좋구만."

"그렇네요."

나이든 직원의 껄껄거리는 소리가 가게를 채웠다. 

 

"이..인간씨...!"

"아, 이거좀 버려줘."

"아..알겠다제..!"

담배꽁초를 받은 윳쿠리는 자신의 봉투에 넣었다. 하지만 한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미쳐 불이 꺼졌는지 확인하지 못한것이다. 

"야 야!! 불..불!!!"

"느앗?! 뭐..뭐야 이거?! 뜨겁다제에에에!!"

인간이 빨리 눈치채서 봉투를 짓밟아 불을 꺼줬지만 마리사의 뒷 머리카락과 모자 뒷부분이 홀라당 타버렸다.

"조심좀 해 멍청아!!"

"늣..어쨌든 고맙다제...."

"멍청한놈... 따라와!!"

 

비록 타버린 머리카락과 모자를 되돌려 받을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화상만큼은 인간의 오렌지 주스덕에 치료받을수 있었다. 

"늣헷헷헷 모자에 구멍씨가 났다구!!"

"머리칼도 없는 게스라제!!"

 

살아돌아온 화상마리사에게 모두가 비웃음을 날렸지만

"닥치세요!! 마리사는 열심히 청소를 하다 사고를 당한거지요?! 명예로운 상처를 입은거예요!! 윳권을 위한 투사겠지요오?!?"

파츄리의 일갈에 다른 윳쿠리들은 찍소리도 내지 못했고

"늣, 오늘 주워온 사탕 막대씨라구요."

며칠 뒤에는 되려 화상을 입었던 마리사를 예우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러니까 이런 하얀 봉투를 쓰면 된다. 다 떨어지면 나한테 오면 되고. 알겠지?"

"느긋하게 이해했어요."

어느날 무리의 리더를 찾는다는 인간이 있었다. 용기를 내어 그 인간을 접견한 파츄리는 한가지 지시를 받았다. 그동안 쓰던 마구 주워 쓰던 봉투가 아니라 하얀 봉투를 쓰라는 지시. 그 봉투는 인간들이 준다는것이다. 왜인지는 알수 없지만. 중요한건 윳쿠리들의 청소가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것이라는건 분명했다 

 

 

"잔반씨 받으러 왔다구요."

"왔구나."

인간들이 먹다 남긴 잔반을 인계받는다. 윳쿠리들이 못먹는 뼈같은 폐기물은 쓰레기봉투에, 먹을수 없는 식재료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먹을수 있는건 윳쿠리들 각자의 봉투에 지급받는다. 인간들이 나눠주는게 아니라 똑똑한 윳쿠리들이 임명한 청소대장의 지시에 따라 부하 윳쿠리들이 분류하고 나머지 윳쿠리들은 식당 바닥을 청소한다. 비록 아주 깨긋해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걸레질 한두번으로 깨끗해질 정도로는 청소를 해주기에 학생식당 직원들에겐 소중한 티타임이다.

 

 

"어, 윳쿠리다."

"청소하러 왔어?"

한 여대생의 질문에 청소대장 마리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의 청소씨는 끝났다제. 쓰레기 봉투씨를 버리러 가는거라제!"

"어머, 수고했어."

"늣, 인간씨도 공부씨 수고하라제! 마리사도 공부씨를 해서 청소 대장이 된거라제! 마리사는 숫자를 셀수 있다제! 엣헴!"

 

몇달즈음이 지나자 청소하는 윳쿠리들은 캠퍼스의 명물이 되었다. 

 

 

----

 

분량 조절 실패. 

나머지는 에필로그에서.. 

  • profile
    YukkuriSlayer 2018.02.23 20:54
    워째서윳쿠리드리죽찌안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 ?
    륭돵 2018.02.23 21:05
    끄아아아 학대가 없어어어어!
  • ?
    건달바 2018.02.24 02:40
    곰복님이 애호라니!
    (사실 자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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