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윳쿠리가 심한 꼴을 당합니다.
*느긋할 수 없는 인간이 나옵니다.
[투명한 상자 속의 몽상가]
작가:陽はまた昇るあき
"레이무는… 뭘 위해 사는 거야?"
심야, 어느 뒷골목에 살고 있는 들레이무가 골판지 상자로 만든 집에서 중얼거렸다.
레이무는 이제 막 성체가 되었고 부모는 이미 타계하였다.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지 영양 상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눈빛은 빛나지 않는다.
레이무에겐 살아갈 목적이 없었다.
아침, 죽을 각오로 사냥을 하고 저녁에 돌아와서 죽은 듯이 집에서 잠든다. 매일매일 그 반복이다. 레이무는 짝을 가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가정은 갖고 싶다. 자신의 아이를 보고 있으면 느긋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입이 늘어나는 만큼 넓은 집이 필요해지고 식량 소비도 늘어난다. 종내에는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자신이 "먹으세요"를 강요당할 상황도 생기리라.
아이라는 일시적인 느긋함을 원하면 평생의 느긋함을 잃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레이무의 최고의 느긋함이란 언젠가 영원히 느긋해질 때 까지 혼자서 뒷골목에서 사는 것인가?
하지만 죽고 싶다는 마음도 없다. 내일 일은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죽음을 고를 정도로 절박하지는 않다.
주체할 수 없는 폐쇄감과 압박감을 느낀다. 주변이 보이는데도 사방을 벽으로 에워싸인 것 같이 옴짝달싹 할 수 없다.
"마치… 투명한… 벽씨야"
들어간 적은 없지만 투명한 상자속이라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레이무는 생각했다.
이 상자 속에 레이무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맛있는 달콤달콤
쿠키씨, 쵸코렛씨, 크레이프씨, 아이스크림씨, 쥬스씨와 코코아씨. 푸딩씨 벌꿀씨.
"어디 있는 거야…?"
그 존재는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레이무는 한 번도 그것들을 입에 대 본 적이 없다. 우-걱우-걱 해 본 적 없다.
"어디 있는 거야아아…?"
따뜻따뜻 방석씨. 푹신푹신 침대씨에 포대기씨. 씽-씨.
한 번도 만져본 적은 없다. 손에 쥐어 본 적은 없다.
레이무는 때때로 생각한다.
윳쿠리들은 투명한 상자로 된 세계의 안쪽에 꽉꽉 채워져서 모든 행복-은 그 상자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닌가?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흘리고 침을 흘리면서 유리창에 얼굴을 있는 힘껏 붙여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제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방음벽에 흡수되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것은 아닌가?
윳쿠리 플레이스는 바로 옆에 있지만 벽에 가로막혀 평생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시, 시져어어…."
그래도
"레이무도…느…읏…느긋…하고지버…!"
그래도 "느긋"하겠다는 것을 윳쿠리들은 추구한다. 눈을 돌릴 수는 없다. 손을 뻗지 않을 수는 없다.
레이무는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어쟤셔…"
이 상자 속에 있는 것.
그것은 쓴 잡초, 재빠르게 움직이는 거대한 씽-, 하늘에서 떨어지며 윳쿠리의 몸을 녹이는 비, 들고양이에 까마귀. 그리고-인간.
인간의 힘은 압도적이다. 한 명 한 명이 윳쿠리들보다도 강하고 크고, 윳쿠리들보다도 수가 많다.
윳쿠리는 싸우기 위한 손톱도 이빨도 뿔도 없다. 하늘을 나는 날개도 없을뿐더러 천적으로부터 몸을 지킬 독도 없다. 몸을 보호색으로 감싸는 의태능력또한 없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손발도 없고 인간과 같은 지능도 없다. 그 뛰어난 번식능력만이 어떻게든 종을 유지시키고 있을 뿐이다.
유일한 위협수단은 "뿌꾸-"뿐, 그것마저도 같은 윳쿠리에게밖에 통하지 않는다. "뿌꾸-"로는 무엇 하나 지킬 수 없다. 스스로의 몸마저도.
이 세계를 살아갈 무기를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아픔과 감정만은 인간과 동일하게 갖고 있다.
전신에 통각이 있고 더위도 추위도 느낀다. 같은 윳쿠리의 사체를 보면 슬픈 기분이 된다.
"어쟤셔…"
어째서 윳쿠리만이 이런 것인가.
적어도 레이무는 평상시 먹고 있는 잡초가 인간이나 씽-에 밟혀 죽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비에 젖어서 녹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공복을 견디다 못 해 구걸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픔에 몸을 뒤틀거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차라리 마음이 없다면 이런 괴로움도 아픔도 느끼지 않아도 될 텐데.
"어쟤셔…!!!!"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이 지옥에서 구원받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자신뿐만이 아니라 들윳쿠리라는 종족 전체의 상황을 생각하는 레이무는 괴로움에 찬 목소리를 흘린다.
답해주는 자는 없고 레이무의 중얼거림은 밤의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마리사는 마리사다제. 느긋하라구!"
"엘리스는 엘리스야. 느긋하라구!"
"무큐. 파츄리는 파츄리야. 느긋하라구!"
어느 날, 레이무는 식량을 구하러 하천부지로 나가보았다.
그곳에서 세 마리의 윳쿠리와 만났다. 마리사종(種), 엘리스종, 파츄리종 3마리였다. 모두 성체였다.
느긋하라구, 약간 경계하면서 레이무도 인사했다.
"무큐.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여기는 벌레씨랑 풀씨가 가득하니까."
"굳이 먹을 걸로 다툴 필요는 없다제."
"친해진 증표로 이걸 줄게"
엘리스가 작은 애벌레를 레이무에게 내밀었다. 레이무는 그것을 혀로 받아서 입으로 옮기고 이빨로 씹었다. 맛은 그럭저럭 이었지만 요기는 되었다.
아무래도 이 세 마리는 꽤 온후한 성격인 것 같다. 들윳쿠리치고는 드물게도 적개심이 옅다. 레이무는 경계를 풀었다. 하천부지에 버려진 경트럭이 이 세 마리의 집이었다.
경트럭 주위에는 1미터정도의 큰 풀이 벽처럼 자라있어 다른 들윳쿠리에게 들키기 힘든 장소에 있다.
트럭 표면은 여기저기에 갈색 녹 투성이로 원래는 하얀 색이었을 도장이 벗겨져있다. 타이어는 4개 다 공기가 빠져있어 차고(車高)가 낮아져 있다. 번호판은 없고 운전수석의 문은 떨어져나가 지면에 떨어져 있었다. 앞 유리에는 거미줄모양의 큰 금이 가 있어 그 덕에 멀리서는 내부의 상태를 알기 힘들다.
가령 개 산책이나 조깅을 하고 있는 인간이 보더라도 단순한 폐차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지간히 흥미를 끌지 않는다면 가까이 오지는 않으리라.
오늘은 이미 날이 저물었으니 여기서 묵고 가라고 엘리스가 말했다.
레이무는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마리사들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어서 오라제."
마리사들은 깡충깡충 뛰더니 떨어진 문을 통해 경트럭 안으로 들어갔다. 레이무도 뒤따라 들어갔다. 마리사와 엘리스는 안쪽의 조수석 시트에, 파츄리와 레이무는 운전수석의 시트에 자리 잡고 뒹굴었다. 시트는 군데군데 찢어져 있지만 푹신푹신하다. 같은 재질의 등받이도 있어 잠자기에도 편하다.
레이무는 주위를 둘러봤다.
내부는 원래는 인간의 씽-이었던 만큼 튼튼한 구조였다. 이 안이라면 강한 비나 바람도 견딜 수 있으리라. 평소 살고 있던 골판지 집과는 격이 다르다.
레이무는 오랜만에 안심하고 잠에 들었다.
"마리사는 트레이닝 갔다온다제."
아침, 레이무가 눈을 뜨자 마리사가 그렇게 말하고 집을 나섰다.
"유유? 마리사 어디가는거야? 트레이닝이 뭐야?"
"무큐. 궁금하면 따라가 봐."
파츄리의 말을 따라 레이무는 마리사의 뒤를 쫓아갔다.
마리사는 하천부지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깡충깡충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똑같이 내려간다. 처음에는 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리사의 얼굴은 진지하기만 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레이무는 물었다.
마리사는 움직임을 멈추고 유하아 유하아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마리사에게는 ‘꿈’이 있다제. 마리사의 ‘꿈’은 ‘최-강!’이 되는 거다제. 그러기 위한 트레이닝이다제!“
"유, 유…!? ‘꿈’? 쿠울쿠울 하고 있을 때 꾸는 것?"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제.“
마리사가 설명을 시작했다.
‘꿈’이란 자고 있을 때 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언젠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되고 싶은 것이라고. ‘꿈’을 가지면 느긋할 수 있다고.괴로운 현실이라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매일이 즐거워진다고.
그리고 마리사의 ‘꿈’은 ‘최-강!’의 윳쿠리가 되는 것이라고.
‘최-강!’이란 강함의 극에 달한 자. 크기만 하고 움직임이 둔한 도스와는 달리 지상에서 가장 강한 자라고.
다른 들윳쿠리에게 그 말을 하면 어떤 이는 무리라고 하였고 어떤 이는 ‘오오 어리석어 어리석어’하고 조소하였다. 마리사의 가족마저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마리사를 비웃지 않았던 것은 같이 있던 엘리스와 파츄리뿐이었다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샌가 세 마리는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한다.
"‘최-강!’이 된다면 인간 따위 한방이다제. 가공소도 박살내서 붙잡힌 윳쿠리들을 구출해내고 언젠가는 인간이 독점하고 있는 이 세계를 되찾는 것이다제! 마리사는 ‘최-강!’의 영웅이 되는 것이라제!“
마리사가 눈을 빛내며 말한다.
마리사의 몸매무새는 아첨으로라도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다. 피부는 까칠까칠하고 갈래머리는 잔뜩 뻗쳐 있다. 까만 모자는 색이 바랐고 흰 리본도 흐트러져 잇다. 전형적인 들윳쿠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마리사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그 얼굴은 지금까지 레이무가 본 어느 들윳쿠리보다도 정기로 가득 차있었다.
기성을 지르며 마리사종에게 덤벼드는 레이퍼 엘리스.
자신은 원래 금배지의 사육윳쿠리였다는 허영심에 찬 모리켄 파츄리.
굶주린 아이를 위해 먹으세요를 하는 어미 레이무, 그것을 옆에서 강탈하는 게스마리사. 더욱이 그것을 뭉개는 인간.
그들을 그늘에서 보며 조소하고 느긋하지 못하다면 한 때의 우월감에 잠기는 들윳쿠리들.
눈앞의 마리사는 그들과는 다르다.
느긋하다고 레이무는 생각했다.
마리사에게는 ‘꿈’이 있으니까 느긋하게 보이는 걸까. 같은 들윳쿠리라도 ‘꿈’을 가지면 바뀔 수 있는 것일까?
‘꿈’
윳쿠리들이 바라는 집이나 달콤달콤, 아이와는 또 다른 광채.
얼마나 느긋할 수 있는 말인가. 레이무는 생각했다.
"‘꿈’이란 미래의 ‘느긋함’이라제!“
"미래의… ‘느긋함’….“
그것은 미래에 절망하고 있던 레이무에게 있어서 희망이 넘치는 말이었다.
레이무의 팥소가 따끈따끈해진다. 기분이 밝아지고 기쁨이 느껴진다.
"융~! 유융~!! 마리사라면 분명 ‘최-강!’이 될 수 있어!!!“
"고맙다제 레이무.“
"힘내! 힘내! 마 리 사! 파이팅! 파이팅! 마 리 사!“
며칠 뒤 경트럭 집 옆에서 트레이닝에 힘스고 있는 마리사를 레이무와 엘리스가 응원하고 있었다.
두 윳쿠리 모두 쭉쭉 꿈틀꿈틀 똑같이 움직이며 춤추고 있다. 인간이 듣는다면 눈썹을 찌푸릴 노래를 부르며 풀로 만든 봉봉을 귀밑머리로 들고 피코피코 흔들고 있다.
"융세! 융세! 하, 한 번! 두…번! 잔-뜩이다제!“
마리사는 탁구공 크기의 돌멩이를 배에 올리고 통통 튕기고 있다. 인간으로 치면 복근운동일 것이다.
"힘내 힘내 마리사! 힘내라 힘내라 마리사!“
노래에 맞춰 레이무와 엘리스의 춤이 빨라진다.
"노려라 최-강! 유웅~!!“
깡충깡충 제자리에서 뛰며 마지막에 엉덩이를 씰룩하고 정면에 내밀고 야무진 표정으로 춤을 마친다. 레이무와 엘리스의 얼굴이 만족스러워 보인다.
이 응원가는 트레이닝에 힘쓰는 마리사에게 무언가 해 주기 위해 두 윳쿠리가 만든 것이다. 레이무가 가사를, 춤의 안무는 엘리스가 각자 생각했다.
유하아, 유하아 땀을 흘리며 엘리스가 레이무에게 말했다.
"레이무 정말 좋았지만 마지막이 아직아직이네. 이렇게!“
"유유, 이렇게?“
엘리스가 엉덩이 가장자리를 훅 들어올린다. 그것을 흉내 내서 레이무도 엉덩이를 올린다. 하지만 엘리스만큼 높이 올라가지 않았다.
"아직아직! 이렇게!“
"유우우, 엘리스는 몸이 부드러워~“
엉덩이를 능숙하게 올리지 못하고 레이무는 벌렁 뒤집혀버렸다.
위를 올려다본다.
노을 진 하늘, 오렌지색 해님이 산 너머로 저물어간다.
‘레이무는 지금 정말로 느긋해.’
다른 윳쿠리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 이렇게도 즐거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형용키 힘든 충실감이 있다. 떠올려보면 지금까지는 질투하거나 부러워하던 윳생이었다.
이토록 느긋한 기분은 얼마만일까. 레이무는 생각했다.
"유후우, 오늘 트레이닝은 끝이다제!“
마리사가 배에 올린 돌멩이를 내려놓았다.
실상 마리사는 이 운동을 고작 3회밖에 하지 않았다. 3 이상의 수를 인식할 수 없는 마리사에게는 방대한 수행을 한 것과 같다.
"무큐. 수고했어 마리사. 먹을 거야.“
그 곳을 찾아온 파츄리. 사냥을 하고 돌아오는 것인지 막 잡은 녹색 애벌레를 마리사에게 건넸다.
"단백질이다제! 고맙다제 파츄리. 우-걱우-걱하는거라제!“
마리사는 감사를 표하고 받아들어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트레이닝 뒤에는 잔뜩 우-걱우-걱하고 쿠울쿠울하는거라제! 그것이 ‘최-강!’을 향한 지름길이라제!"
"그래. 어두워졌으니까 오늘은 이제 돌아가자. 레미랴가 나올지도 몰라.“
"유-!? 레미랴는 느긋하지 못해~!“
"걱정말라제 레이무. 최-강의 마리사가 있다면 레미랴따위 얍얍 얍이라제!“
"무큐. 든든하네“
네 마리는 웃으며 경트럭 집으로 들어갔다.
레이무가 마리사들과 살게 되고나서 또 한 주가 지났다.
마리사는 매일 하천부지의 계단 오르내리기를 계속했다.
"유하아 유하아 오늘도 잔뜩 트레이닝 했다제!“
하지만 역시 고작 3회 왕복이다.
마리사는 자못 만족스러운 얼굴로 갈래머리로 설탕물 땀을 닦았다.
"왠지 강해진 것 같다제. 지금이라면 개씨정도는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제. 박치기로 벽씨나 바위씨도 부술 수 있을 것 같다제.“
마리사는 자신이 커다란 바위를 한 방에 분쇄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유헤헤 웃었다.
어딘가에 마리사의 힘을 시험할 바위가 없을까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두 명의 인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둘 다 젊은 남자로 둘이서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스쿠터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귀에 피어싱을 단 청년이 담배를 피우고 나서 불도 끄지 않은 채 그대로 도로에 버렸다. 그것을 본 마리사가 말했다.
"담배씨를 함부로 버리면 느긋할 수 없다제! 담배씨는 마리사들이나 아기 윳쿠리에게는 무지 위험하다제!“
마리사의 주의에 체격이 좋은 청년이 귀찮은 듯이 말했다.
"뭐? 뭐냐 넌?“
"마리사는 마리사다제. 그냥 버린 담배씨를 주워서 얼른 여기서 꺼지는 거라제!“
"뭐? 뭐? 뭐라고 뭐라고? 우리 만쥬한테 혼나고 있는 거냐?“
피어싱을 한 청년이 농담하듯 말했다.
마리사는 둘의 체격을 보았다. 윳쿠리보다도 큰 인간 어른이다. 평범한 윳쿠리 마리사라면 열 마리가 있어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닝을 해서 강해진 자신이라면 다르다. 이미 일반적인 마리사종의 힘 따위 크게 초월했다.
조금 따끔하게 해줘야지. 마리사는 생각했다.
"마리사는 ‘최-강!’이다제! 다치기 싫다면 말을 듣는 거라제! 당장 듣는 게 좋을 거라제!“
"뭐? 뭐? 다친다고…?“
"네가… 우리를 다치게 한다는 거냐…? 풋.“
깔깔깔 하고 크게 웃는 두 청년
"농담도 심해라 마리사! 큰일이네 생명보험 안 들었는데!“
"진짜로? 우린 죽었다! '최-강!'의 만쥬 때문에 웃겨 죽겠어!“
청년들의 무시하는 듯 한 태도에 마리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마리사는 만쥬가 아니야아아아! 이제 화났다제! 제-재다제!“
도움닫기로 피어싱 청년의 발에 전력으로 박치기를 먹였다.
마리사는 씩 웃었다.
끝났다. 이 똥인간한테는 도망칠 틈도 없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상냥하니까 발 뼈를 부러뜨리는 것만으로 봐주겠다제. 자비로워서 미안해~!
청년의 우는 얼굴을 보기 위해 마리사는 얼굴을 들었다. 그러자 평온한 표정의 피어싱 청년의 모습이 보였다.
억지로 참는 게 아니다. 마리사의 풀-파워 박치기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 사실에 마리사는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청년은 쭈그려 앉더니 양 손으로 마리사를 잡았다. 주물주물 마리사의 뺨을 만진다.
"혹시 방금 것 몸통박치기~? 그저 장난치는 건 줄 알았어. 오빠들이 시범 보여줄게. 자 패스!“
피어싱 청년이 덩치 큰 청년에게 마리사를 집어던졌다.
"마리사야 몸통박치기란 건…이렇게 하는 거야!“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하려던 마리사에게 힘 센 남자가 태클을 먹인다.
3미터 정도 날려진 마리사가 등을 나무에 부딪쳤다. 그대로 안면으로 지면에 쓰러져 마리사의 얼굴에서 모자가 벗겨져 떨어졌다.
"유베엣, 아…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파서 울음소리를 내는 마리사. 등이 욱씬욱씬 아프다. 속이 메슥거려 팥소를 입으로 토해낸다.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충격에 두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런 마리사에게 청년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어라 울고 있네. 말해두는데 오빠는 실력의 반도 내지 않았거든“
"바보냐 너. 마리사는 실력의 10프로도 내지 않았어. 풀-파워를 내면 우리들 따윈 한방이라고.“
오~ 무서워라~, 하며 떠드는 두 사람
한편 마리사는 전율하고 있었다.
"유……유에에…!?“
윳쿠리가 인간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마리사도 알고 있다. 인간에게 싸움을 걸어 일방적으로 살해당한 알고 지내던 마리사종도 몇 마리 있다.
하지만 자신은 인간과 싸우기 위한 트레이닝을 매일 했다. 인간에게는 이길 수 없다며 싸우는 것을 처음부터 포기한 윳쿠리들과는 다르다.
지금은 상대할 수 없더라도 몸을 단련하고 간다면 언젠가 인간과 호각으로 겨룰 수 있다. 그리고 '최-강!'이 된다면 인간에게 이길 수 있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것이 설마 이정도로 힘의 차이가 있을 줄이야.
완전한 오산이었다.
수행을 해서 파워업한 마리사의 지금 실력이라면 죽이지는 못 하더라도 쫓아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피어싱 청년에게 갈래머리를 난폭하게 붙잡혀서 마리사는 공중에 띄워졌다.
"하, 하느를 나는거가타…!“
"네! 하늘 나왔습니다~!“
"정말이지 뻔한 말 밖에 안 말하는구나 너희.“
깔깔깔 하고 방정맞게 웃는 청년들.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 당연히 마리사도 알고 있다. 말하고 싶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유감에 반사적으로 말해버렸다. 그런 윳쿠리의 성질인 것이다. 마리사는 분했다. 갈래머리를 휘날리며 지면에 안면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벳, 그보오!?“
설탕 세공된 이빨이 몇 개인가 부러져 마리사의 입 안에서 덜그럭 덜그럭 굴렀다.
"야 야 죽지 마라?“
"괜찮아 괜찮아. 이 녀석들 의외로 튼튼하니까. 야 마리사 아직 팔팔하지? '최-강!'이잖아?"
"그…크….“
마리사는 남은 이빨을 다물고 울부짖고 싶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결단코 비명을 질러서 이 인간을 기쁘게 하지 않겠다.
그것은 마리사에게 남은 '최-강!'의 윳쿠리로써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마, 마리사는 지지 아늘 꺼라제…. 똥잉간따위한테…게스잉간따위한테…절때로 굴보카지 아늘 꺼라제….“
"듬직해라~. 그럼 몇 발 버티나 해 볼까? 한 번.“
체격 좋은 청년이 마리사에게 발차기를 먹였다.
"유빗1?“
충격에 마리사의 뺨이 부어올라 만쥬 피가 옅어졌다. 내부의 검은 팥소가 어렴풋이 비쳐 보였다.
견디기 힘든 아픔에 마리사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닫고 있었다.
"지…, 지….“
"어?
"지브로가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작 일격으로 심지가 꺾인 마리사는 곧장 경트럭 집으로 뛰어갔다.
청년들은 멍해진 표정으로 그 꼴을 바라보았다.
"뭐? 뭐야 이거?“
"한 발 채인 걸로 벌써 항복이야? 근데 풀 엄청 방해되네.“
지면에 떨어진 자신의 모자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초목을 헤치며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마리사. 그 뒤를 청년들이 쫓았다.
"유핫! 유핫!“
호흡을 흐트러트리며 마리사는 자신의 집인 경트럭에 도착했다. 문이 떨어진 운전수석쪽으로 점프해서 뛰어들어 가장 안쪽의 조수석 시트 가장자리까지 기어가 도망쳤다.
다행스럽게도 집 안에 다른 윳쿠리들의 모습은 없었다. 어딘가 사냥이라도 하러 나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마리사에게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다. 마리사는 반대쪽의 조수석 문에 바싹 몸을 붙이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거미줄 모양으로 금이 간 앞 유리로 쫓아오는 청년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청년들은 양 손을 앞 유리에 붙여 닿을 듯이 유리에 얼굴을 가져다대었다.
안에 있는 마리사를 발견하자 씩 하고 웃었다.
"마리사! 숨어있지 말고 나오렴~!“
"오빠들이랑 프로레슬링 놀이 하자~.“
마리사는 시러시러 하면서 얼굴을 좌우로 저었다. 이미 완전히 전의 따위는 잃었다. 투지나 자존심 따위 눈곱만큼도 남아있지 않다. 지금의 마리사에게 남아있는 것은 그저 눈앞의 인간에 대한 공포뿐이었다.
피어싱 청년이 떨어져 있던 주먹만 한 돌을 주웠다.
청년은 손바닥으로 돌의 무게를 확인하는 양 툭툭 다루더니
"나와라 똥만쥬!!!“
기세를 몰아 돌멩이를 경트럭 앞 유리에 집어던졌다.
앞 유리가 조각조각 부서지고 파편 세례가 마리사에게 쏟아져 내렸다. 자잘한 파편이 만쥬의 피부를 찌른다. 마리사의 바로 옆에 털썩 하고 돌이 떨어졌다.
"유, 윳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튼튼했던 집이 부서져 패닉을 일으킨 마리사. 피어싱 청년이 앞 유리가 없어진 차 내부로 손을 들이밀었다. 마리사는 머리 피부를 잡히고 그대로 경트럭 밖으로 끌어내어졌다.
"마리사~ 제 2라운드 할 시간이야~.“
"놔! 노으라고오! 마리사를노으라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무서운 나머지 마리사의 마무마무와 아냐루 구멍이 느슨해졌다. 푸슛 하고 동시에 쉬-쉬-와 응응을 지린다.
그 일부가 피어싱 청년의 옷에 튀었다.
빙글빙글 웃고 있던 청년의 안색이 변했다.
"아앗!? 장난 하냐! 어이! 더럽잖아!!“
옷이 더럽혀진 것에 격노한 피어싱 청년이 다른 팔로 마리사를 두들겨 팼다.
청년의 주먹이 마리사의 안면에 파고들 때 마다 만쥬 피가 찢어진다. 튄 팥소가 남자의 주먹을 검게 더럽힌다.
마리사는 공중에 뜬 상태로 씰룩씰룩 몸을 움직여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청년에게 머리채를 잡혀 있어서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도 힘껏 몸을 전후좌우로 움직여 도망치려고 했다. 그 움직임이 더더욱 응응과 쉬-쉬-를 흩뿌려 더욱 남자의 분노를 샀다.
"더럽다고 똥만쥬! 으랴으랴 어떻게 된 거냐! '최-강!'이잖아!!“
청년은 쉬지 않고 마리사를 패댔다.
도망치려고 몸부림치는 마리사의 움직임이 점점 잦아들었다. 영원히 느긋해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그런 마리사를 떨어진 수풀 그늘에서 보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마…마리사아…’
레이무, 엘리스, 파츄리 세 윳쿠리였다.
그들은 일의 과정을 처음부터 보고 있었다.
담배를 버린 인간들, 느긋하지 못하다고 소리치는 마리사.
평범한 윳쿠리라면 이 시점에서 마리사를 말렸을 것이다. 인간에게 거스르지 마, 느긋할 수 없게 된다고.
하지만 그들은 매일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마리사라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거꾸로 윳쿠리가 인간을 해치우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마리사의 몸통박치기가 피어싱 청년에게 맞았을 때에는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 '최-강!'의 마리사가 지금 인간에게 머리채를 잡혀서 너덜너덜하게 당하고 있다. 세 윳쿠리는 믿을 수 없었다.
본래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마리사를 구하러 가고 싶다. 하지만 자신들 가운데 가장 강한 마리사가 두 인간에게 전혀 대적하지 못했다.
그들이 나선다 한들 마리사를 구하는 것은 무리다. 역으로 자신들도 살해당할 뿐이리라.
세 윳쿠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보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마리사는 분명 아직 제대로 한 게 아니야! 마리사의 쿠울쿠울 하고 있는 파워-씨 숨어있지 말고 나와줘!!!’
레이무는 마리사의 잠자고 있는 힘이 각성하여 인간을 쓰러트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속 편한 일 따위 현실에서 일어날 리 없다.
레이무 엘리스 파츄리. 세 마리는 인간에게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숨어서 그저 오열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마리사를 괴롭힌 걸로 어느 정도 분이 풀렸는지 청년이 평정을 되찾았다.
"마리사~ 괜찮아? 오빠가 화내서 미안해~! 아직 싸울 수 있으려나? 느긋하라구!“
마리사는 숨도 끊어질락 말락 했다. 하지만 청년의 느긋하라는 말에 본능적으로 대답을 해 버렸다.
"느, 느그다라구….“
"마리사 선수 아직 투지가 충분합니다! 시합 속행이다~!“
다시 계속해서 맞는 마리사.
마리사의 의식이 희미해졌을 때 환청이 들렸다.
"있잖아 마리사. 항복하면 용서 해 줄게.“
"유…유윳!?“
"인간씨에게 대들어서 미안합니다 하고 사과하면 목숨은 살려준다고.“
환청이 아니다. 피어싱 청년의 제안이었다.
청년은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했다.
"자 말하라고. 미안합니다아아아, 라고. 너네 목숨 구걸하는 거 잘 하잖아?“
"마리사에게 오빠들이 주는 빅 찬스라고~“
뭐 그리고 나서 짓뭉갤 거지만. 청년들은 그 말을 삼켰다.
하지만 마리사에게 있어서는 바라마지 않던 제안이었다. 남자들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사죄하면 목숨은 구할 수 있다.
마리사의 팥소로 된 뇌가 자신이 아직 아기 윳쿠리였을 적의 일을 떠올렸다.
‘마리쨔는 '최-강!'이 될거라졔! 가공쪼를 박짤낼 거라제! 이 쩨계를 잉간한테서 되챠즐거라졔!’
볕이 들지 않는 좁은 집에서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지금은 죽은 아빠 마리사 갈래머리로 때리면서 ‘닥치고 먹으라제’ 라고 말했었다. 학대 오니이상에게 유괴된 상냥한 엄마 레이무나 여동생 레이무도 ‘바보같은 말 하면 안 돼’라고 설득했다.
당시는 아무도 마리사의 ‘꿈’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화냈다. 응원해주지 않는다고 슬퍼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가족은 옳았다.
인간에게는 이길 수 없다.
이 차이는 메울 수 없다.
마리사가 아무리 힘내더라도, 윳생 전부를 쏟아 붓더라도 어찌할 수 없다.
'최-강!'따위 마리사에게는 분에 넘치는 것이었다. 너무 큰 꿈이었다.
이 이상 얻어맞기 싫다. 이제 아픈 것은 싫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목숨 구걸정도는 한다. 엎드려 비는 것도 구두도 핥을 수 있다. 이 똥잉간의 엉덩이라도 핥겠다.
그 때 마리사의 남아 있는 왼쪽 눈이 남자들의 등 뒤 수풀로 향했다.
그 곳에 숨어 있던 레이무 엘리스 파츄리와 눈이 맞았다.
‘융~ 마리사라면 분명 '최-강!'이 될 수 있어!’
‘힘내! 힘내! 마 리 사! 파이팅! 파이팅! 마 리 사!’
‘무큐. 수고했어 마리사. 먹을 거야.’
"…유…….“
마리사는 오늘까지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저 세 마리 뿐이었다.
마리사의 ‘꿈’을 긍정해 준 것은.
마리사의 ‘꿈’을 응원해 준 것은.
그렇다면 저 세 마리의 앞에서는 마지막까지 '최-강!'의 마리사로 있자.
마리사는 눈썹에 힘을 꽉 주었다. 찢어진 입술을 끌어올려 억지로 웃었다. 윳쿠리가 곧잘 하는 특유의 웃음이었다.
"쥬…거어…“
"뭐?“
"느그…다지 모탄 똥잉가는, 쥬거어…쥬거버려어….“
입을 꽉 다물고 마리사는 뿌꾸우우우 하고 부풀렸다. 뿌꾸-가 인간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 쯤 마리사도 알고 있다. 이것은 마리사의 반항의 표시다. 마지막 저항. 최후의 뿌꾸-였다.
"이거이거~ 마리사, 아직 아파아파가 부족한 모양이구나~.“
"재밌는데~ 이 녀석. 얼마나 괴롭혀야 사과할지 해 보자고.“
그 뒤 두 사람의 린치가 시작되었다. 남자들은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릴 때 마다 느긋하라구! 라고 말을 걸면서 생사를 확인했다.
"느긋하라구!“
"느,느그다라구….“
퍼억!
"느긋하라구!“
"느…느그…다라…구…우….“
빡!
"느긋하라구!“
"느…느…그…우….“
털썩!
"느긋하라구!“
"…우….“
"느긋하라구!“
"….“
"어라? 마리사? 마리사야? 느긋하라구!“
"….“
"어-이 마리사, 느긋 느긋, 느긋하라구~!“
"….“
"어라, 죽어버렸나.“
5회째의 느긋하라구! 뒤에 마리사는 완전히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남자들은 이제 마리사 따위 관심 없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피웠다.
그리고 다 피운 담배의 끝부분을 마리사의 사체에 재떨이 대신 문질렀다.
"뭐 심심풀이는 됐네. 땡큐 마리사.“
"이야~ 정말 최강이었어~.“
낄낄 웃으며 귀로에 오르는 인간들.
스쿠터에 탄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 뒤 드디어 세 윳쿠리는 수풀에서 나왔다.
너무나도 참혹한 마리사의 상태에 파츄리가 생크림을 토했다. 걱정한 엘리스가 입으로 생크림을 되돌려주었다.
레이무의 가슴 속에 슬픔과, 그 슬픔을 뛰어넘는 격한 분노가 소용돌이쳤다.
윳쿠리가 인간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해서 살해당해버리는 일은 곧잘 있다.
하지만 마리사는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다. 인간이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를 주의 줬을 뿐이었다.
레이무는 이제 움직이지 않게 된 마리사를 보았다.
전신이 부어오르고 두 눈이 뭉개졌다. 이는 깨졌고 갈래머리는 찢겨져서 머리카락은 너덜너덜하다. 쉬-쉬-와 응응으로 온 몸이 질척질척해진 마리사.
레이무는 생각했다.
이것은 너희 인간이 참을 수 있는 고통인가? 눈이 뭉개지고 이가 부서지고 탈분할 때 까지 전신을 구타당한다. 그 아픔에 굴하지 않을 인간이 도대체 얼마나 있다는 것인가?
정신을 차리자 레이무는 울고 있었다. 엘리스도 파츄리도.
마리사는 반항을 한 그 순간 '최-강!'이었다. 인간을 초월하였다.
그 한 순간, 틀림없는 최강이었다.
마리사의 사체를 묻어준 뒤 세 마리는 하천부지를 뒤로 했다.
집이 부서진 지금, 이제 그 경트럭에서 살 수는 없다. 새로운 거처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주인을 잃은 마리사의 모자는 엘리스가 물려받기로 했다. 아직 마리사가 가까이 있는 것 같다고 모자를 쓴 엘리스가 말했다.
엘리스와 파츄리를 데리고 레이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 곳에서 세 마리 함께 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이무가 살던 골판지 집은 비좁아서 도무지 성체 윳쿠리 세 마리가 살 수 있을 크기가 아니었다.
레이무의 집에서 사는 것은 포기하고 세 마리는 근처의 삼림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은 덤불이 많고 근처의 사람들이 조깅 코스로 쓰고 있을 정도로 넓다.
들윳쿠리들도 많아서 세 윳쿠리는 여기에 집을 짓기로 했다.
공원의 윳쿠리들은 모두 하나같이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신입인 세 윳쿠리들을 보아도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다른 윳쿠리에게 신경 쓸 틈 따위 없이 모두 나날의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여유 없는 윳쿠리들의 상황을 보다 못 한 레이무가 입을 열었다.
"모두~! 모두들 ‘꿈’을 갖고 있어?“
레이무가 큰 소리로 말했다. 공원 내의 윳쿠리들이 이쪽을 주목했다.
"모두들~! ‘꿈’을 갖자. ‘꿈’이 있다면 느긋할 수 있어. 괴로워도 힘낼 수 있어.“
레이무는 죽어버린 친구 마리사를 떠올리고 있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인간에게 독설을 퍼부은 마리사. 한 순간이나마 '최-강!'이었던 마리사를.
아파도 힘들어도 괴로워도 ‘꿈’이 있다면 마지막에는 웃을 수 있다.
레이무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큰 목소리를 성가셔하던 윳쿠리도 어느 새인가 레이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꿈’이 이루어지면 정말 정말 캥-뽁한 기분이 된다고! 모두의 ‘꿈’, 레이무에게 알려줘!“
며칠 뒤, 세 윳쿠리는 공원 내의 윳쿠리들과 부쩍 친해졌다.
그 안에는 공원 내에서 배척받던 게스마리사나 데이부, 레이퍼 엘리스도 있었다.
세 마리 모두 이제는 게스행위에서 완전히 손을 씻고 자신의 ‘꿈’을 갖고 그것을 좇고 있었다.
"저 하늘 너머에는 빤짝빤짝 별님이 있다제.“
짧은 갈래머리를 한 게스마리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레이무에게 설명했다.
"별님은 높-은 높-은 곳에 있어서 똥인간들도 닿을 수 없다제. 마리사는 언젠가 그 곳까지 이 빗자루씨로 날아가서 저 별님을 훔칠거라제. 그게 마리사의 ‘꿈’이라제.“
게스마리사는 공원에 떨어져 있던 대빗자루에 타고 ‘유오오오오! 유오오오오!’ 하고 소리쳤다.
대빗자루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 하지만 마리사의 머릿속에서는 바람을 가르고 창공을 날고 있는 것이리라. 눈을 빛내며 흥분으로 뺨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다.
"유유! 대, 대단해~ 마리사!“
레이무는 들떠있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반짝임. 아무리 쭈-욱쭈-욱 해도 닿지 않는 반짝임을 이 마리사는 손에 넣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정말로 로맨틱한 꿈이다.
언젠가 손에 넣게 된다면 조금쯤 나누어줬으면 한다고 레이무는 말했다.
"유헷헷헷, 별님은 잔뜩 있으니까 레이무에게도 나누어 주는거라제. 잔뜩, 잔뜨윽 있으니까 윳쿠리 모두에게 나누어줘도 아직 남아버린다제.“
뭣보다 똥인간에게는 한 개도 주지 않을 거라제, 하고 마리사는 웃었다.
레이무도 함께 웃었다.
"엘리스는 언젠가 내 씽-을 손에 넣고 싶어.“
전(前) 레이퍼 엘리스가 레이무에게 자신의 ‘드림’을 말하고 있었다.
"그 씽-에 타서 전 세계를 도시파적인 나라를 보고 다니는 거야. 거기서 알게 된 도시파적인 마리사들과…응,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직 보지 못 한 세계를 상상하고 페니페니를 풀발기시켜 날뛰는 엘리스
레이무도 이 거리 밖으로 나간 적은 없었다. 밖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는 것일까. 달콤달콤으로 만들어진 나라나 윳쿠리 플레이스의 나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는 자신도 씽-에 태워주길 바란다고 레이무는 말했다.
"데이부의 퐁퐁 안에는 아기가 있어.“
"마리쨔의 여동쨍이라졔!“
레이무는 자신보다 한 둘레는 큰 데이부와 그 아이 마리쨔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이 데이부는 한 번 식물형 출산으로 임신했지만 태어나기 전에 이 마리쨔 한 마리를 남기고 전부 전멸했다는 듯 하다.
다음 아이들은 느긋하게 하지 않겠다고 위험성이 적은 태생형임신을 했지만 불과 며칠 전 마리사가 인간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태어날 아이를 위해 먹이를 많이 모으려고 긴 시간 쓰레기를 뒤지고 있던 것이 원인이었다.
마리사가 죽은 것에 의한 스트레스로 자포자기 하여 마음이 황폐해지고 평범한 레이무에서 데이부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레이무의 말을 듣고 데이부 눈을 떴어.“
자신이 느긋할 수 없다고 해서 동족에게 화풀이해서는 안 된다.
마리사는 죽어버렸지만 마리사가 남긴 것이 데이부의 뱃속에 들어있다. 데이부에게는 아직 태어날 아기들이 있다 미래는, 희망은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고 한다.
"아기들을 건강하게 키워서 훌륭한 윳쿠리로 만들 거야. 그게 지금 데이부의 ‘꿈’이야.“
"마리쨔도 훌륭한 언냐가 될 거라졔!“
의젓하게 작은 가슴을 펴는 마리쨔.
아이가 태어나면 보여 달라고 레이무는 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며칠 뒤 공원 내는 이전보다 활기차게 되었다.
‘꿈’을 갖게 되어 들윳쿠리들은 밝아졌다. 살벌했던 분위기가 없어지고 전보다도 공원 내는 지내기 편하게 되었다. 소문을 들은 거리의 윳쿠리들도 잔뜩 이주해 왔다.
"융~! 다들 굉장히 느긋하다구!“
떨어진 곳으로부터 그런 윳쿠리들을 보고 레이무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옆에는 친구 엘리스와 파츄리도 있었다.
"레이무 덕에 엘리스도 ‘드림’을 가질 수 있었어. 전 윳쿠리에게 '최-강!'의 마리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야.“
마리사의 고깔모자를 쓴 엘리스가 말했다. 할-짝할-짝 해서 잘 손질한 것이리라. 검은 모자가 반짝거렸다.
"무큐, 파쳬의 ‘꿈’은 집의 침대에서 영원히 느긋해질 때 손자윳들이 마지막을 지켜봐주는 거야.“
오래 살아야겠네, 파츄리는 말했다.
그 파츄리가 뭔가 눈치 챈 듯이 레이무를 보았다.
"무큐. 그러고 보니 레이무의 ‘꿈’을 아직 듣지 않았네.“
"엘리스도 들은 적 없어. 알려주지 않을래? 레이무.“
레이무는 부끄러운 듯이 우물쭈물했다. 하지만 두 윳쿠리의 시선을 견디지 못 하고 입을 열었다.
"레이무의 ‘꿈’은 말이지….“
그 때였다.
커다란 밴이 공원의 입구에 멈춰 섰다. 밴에는 윳쿠리 레이무와 윳쿠리 마리사가 진입금지 표식에 갇힌 마크가 그려져 있다.
밴에서 인간들이 신속한 움직임으로 내렸다. 푸른 작업복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남자 중 한 사람이 확성기를 꺼내들었다.
"저희는 가공소에서 왔습니다. 지금부터 30분간 윳쿠리 일제구제를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공원 내에 있던 전 윳쿠리들의 몸이 한 순간 멈췄다.
직후 폭발했다.
"""가, 가, 가, 가공소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먹이와 비닐봉지를 든 가공소 직원들이 공원 내로 들어왔다. 윳쿠리들을 죽일 인간이 한 명 두 명 잔뜩이다!
패닉을 일으킨 윳쿠리들이 쏜살같이 도망 다닌다. 뛰어다니는 성체 윳쿠리에 아기 윳쿠리가 두, 세 마리 뭉개졌다.
발 빠른 첸종이나 마리사종의 몇 마리인가가 공원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려다가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어쟤서 가시씨가 나인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공원의 출입구에 가시가 달린 매트가 깔려 있었다. 가공소 직원이 준비한 것으로 매트의 표면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가득 나 있다. 이동수단이 뛰거나 기는 것뿐인 윳쿠리는 이 매트를 넘을 수 없다. 억지로 지나가려고 하면 발을 다쳐서 걷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폭은 1 미터나 넘고 당연히 윳쿠리가 점프해서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향하는 도주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윳쿠리들은 공원 내로 흩어진다.
"비켜어어어! 비키라졔에에에! 마리사는 도망친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그 중 한 마리, 짧은 갈래머리 마리사가 윳쿠리를 튕겨 넘기면서 미끄럼틀의 계단을 오른다. 엉덩이를 씰룩씰룩 움직이며 도망가는 것은 저 별님을 훔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게스마리사다. 그 뒤를 가공소 직원이 쫓아간다.
"따라오지말라제에에에에에에에!?“
외치면서도 정상에 도착한 마리사.
곧바로 앞에 있는 판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려고 하지만 그 움직임이 멈춘다.
"어째서 미테있냐제에에에에에에에에!?“
미끄럼틀 아래에는 또 다른 직원이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그대로 내려가면 확실히 잡혀버린다. 안전화를 신은 직원이 계단을 오르는 캉캉거리는 소리가 점차 커져간다.
이대로라면 내몰린다. 하지만 앞으로도 갈 수 없다. 뒤도 안된다. 즉 어디로도 도망갈 곳이 없다.
마리사의 머리는 과부하했다.
"하,하…하늘!“
마리사는 미끄럼틀에서 뛰어내렸다. 살 것이란 계산도 없다. 내몰린 끝의 행동이었다. 엄청난 패닉에 자신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착각한 것일까?
하늘 저 너머로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마리사.
빗자루로 밤하늘을 날아 반짝반짝 별님을 잡겠다고, 별이 빛나는 하늘보다도 반짝거리는 눈으로 말한 마리사.
"유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똥지면은 비켜어어어어어어어어어!!!“
하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자유낙하에 이끌려 마리사는 3 미터 높이를 머리부터 떨어졌다.
철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났다.
지면에 부딪힌 충격이 마리사의 중추팥소를 파괴했다. 별님을 보기 위한 눈은 양 쪽 모두 무참히 뭉개져 안쪽으로 밀려들어갔다.
뿌직 뿌지직 하고 아냐루에서 특대 응응을 짜내며 마리사는 존재하지도 않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떠났다.
"어 이 대빗자루 저번 일제구제때에 잃어버렸었는데~“
지면에 떨어져 있던 대빗자루를 한 직원이 주워들었다. 그 빗자루는 게스마리사가 ‘꿈’을 말할 때에 곧잘 타고 있던 것이었다.
게스마리사의 사체와 응응이 빗자루로 한데 모아져서 직원이 든 쓰레기봉지에 버려졌다.
"응호…! 응호…!“
공원 외주에 있는 정원수 속을 엘리스 한 마리가 기어가듯 나아가고 있었다. 씽-으로 전 세계의 도시를 여행하고 싶다고 말한 전 레이퍼 엘리스다.
엘리스는 공원 출입구가 봉쇄된 것을 알고 어떻게든 정원수를 빠져나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정원수는 인간 어른의 허리정도 높이로 2미터 정도의 폭이다.
그녀는 가지와 가지 사이를 빠져나가며 조금씩 전진했다.
"응호…!? 유구..?!? 아, 아파아….“
때때로 가지의 끝부분이 만쥬의 부드러운 피부나 금발을 찌르고 에인다. 하지만 엘리스는 아픔을 참고 앞으로 나아갔다. 어차피 가공소 직원들에게 붙잡히면 살해당한다. 이 정도 상처로 멈춰 설 수는 없다.
이윽고 엘리스가 정원수를 빠져나왔다.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 시골뜨기 똥인간을 따돌렸어어어어어어어어! 기다리라구 전 세계의 마리사아아아아아앙!!!“
그것이 엘리스의 마지막 말이었다.
차도로 뛰어든 엘리스는 달려오던 인간의 트럭에 휩쓸렸다.
엘리스의 사고를, 금빛 머리카락을, 카츄샤를, 그리고 꿈을, 그녀보다도 커다란 검은 타이어가 짓밟는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엘리스는 영원히 느긋해졌다.
운전수는 별달리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사이드미러로 후방을 확인했다.
그 곳에는 노랗게 으깨진 물체와 같은 색을 띈 직선의 타이어 자국이 도로에 눌러 붙어 있을 뿐이었다.
"마리쨔야! 도망칠거야. 레이무의 입으로 들어와!“
"느그탸게 이해해따구.“
마리쨔를 입 안에 넣어서 도망치고 있는 것은 마리사가 남기고 간 아이를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한 싱글맘 데이부였다.
데이부는 뒤뚱거리며 근처의 파란 색 정글짐으로 향했다. 홀몸이 아닌 자신은 멀리까지 도망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 거대한 몸집을 격자 사이로 밀어 넣으며 정글짐 안쪽으로 도망쳤다.
"쳇, 귀찮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어. 이 녀석 차례인가.“
뒤쫓아 온 직원이 정글임 앞에서 혀를 찼다. 남자는 허리에서 은색 총처럼 생긴 것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윈치 와이어가 달린 연발식 소형 작살이었다.
대충 겨냥해서 목표를 정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연필 크기의 작살 두 자루가 기세 좋게 날아가 데이부의 엉덩이에 박혔다.
"유기이이이이! 아, 아바아아아아아!“
둔한 통증과 몸속을 파고든 이물에 반쯤 미쳐버린 데이부가 기세 좋게 엉덩이를 휘두른다. 반동으로 작살을 빼내려는 것이리라.
상하좌우로 붕붕 휘둘렀다. 데이부의 아냐루가 공중에 열십자를 그렸다. 마치 신에게 올리는 기도처럼.
하지만 작살에는 거꾸로 된 날이 붙어 있어 데이부의 몸속에 있는 팥소와 튼튼하게 맞물려서 빠지지 않았다.
"떨어져어어어어어어어! 느그타지 모탄 바느른 지금 당장 데이부의 모메서 나가아아아앗!“
"오냐. 느긋하게 느긋하게.“
데이부의 외침을 무시한 직원이 손에 든 기계를 조작했다.
윈치가 천천히 돌아가며 와이어가 되감겼다. 와이어 끝에 있는 두 자루의 작살은 데이부의 엉덩이에 이어져 있다.
"유!?“
와이어의 움직임에 끌려 데이부의 몸이 정글짐 바깥으로 끌려나왔다.
힘껏 발을 내딛어 제자리에 머무르려고 하지만 힘이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데이부는 임산부라고오오오오오오오옷! 안정을 취하지 아느면 안댄다고오오오오오오옷!?"
저항도 덧없이 데이부는 지면의 모래를 후벼내며 뒤로 당겨졌다.
정글짐 밖으로. 다시 말해 가공소 직원의 곁으로.
"유, 유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성인가, 아니면 생을 향한 집착인가. 데이부는 정글짐의 격자 일부를 이빨로 물어서 감기는 와이어에 저항했다. 작살이 꽂힌 주변의 피부가 찌직찌직 불쾌한 소리를 냈다.
"윳후으으! 윳흐으으으으으!“
거친 콧김을 내뿜으며 저항하는 데이부. 전신에 설탕물 땀을 뒤집어쓰고 고통으로 미간에 주름을 잡는다.
와이어가 팽팽하게 당겨져 데이부의 발이 공중에 떴다. 몸이 한계까지 잡아 늘어진 데이부의 몸이 타원형이 되었다.
"제법 분발하는데 너. 하지만 너 한 마리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출력 올린다.“
직원이 손에 든 기계의 버튼을 돌렸다. 와이어의 장력이 강해져서 데이부의 몸을 더욱 잡아당겼다.
이에 질세라 데이부도 이빨에 힘을 주어 두 귀밑머리로 철책에 엉겼다. 이빨에 금이 가고, 부서져서 데이부의 입 안에 떨어졌다. 이미 쭈-욱쭈-욱의 한계 따위는 진작 넘어섰다.
데이부의 육제와 와이어의 장력이 겨루었다. 10초 정도 시간이 지나고 그 균형이 마침내 부너졌다. 패배한 것은 데이부였다.
끈적끈적 질척질척 소래를 내면서 막 찧은 떡이 찢어지듯이 데이부의 몸이 등부터 찢어졌다.
"유붓!? 유브브, 브브브브븟브브브브브브브브!? 유보오오오! 웃보오오오오오오오오!?“
눈을 까뒤집고 입에서 설탕물 거품을 뿜는 데이부. 이빨 틈새로 부글거리며 떨어지는 거품이 정글짐의 격자를 적신다.
그 때, 변화가 일어났다.
"느그탸게 태어난댜! 끠여운 레이뮤가 느그탸게 태어난댜!“
"아기야아아!? 태너나면안대에에에에!! 나오지마아아아아아아!!!“
모체의 위험을 깨달았는지 데이부의 마무마무가 움찔움찔 열리며 작은 윳쿠리의 얼굴이 나왔다. 붉은 리본에 흑발, 윳쿠리 레이무종의 적윳쿠리 레이뮤였다.
"끠여운 레이뮤가 느그치 태어나, 비, 유브비! 무, 무, 뭉개진다아아아아!“
자신감에 찬 얼굴로 산도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던 레이뮤가 괴로운 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도 그럴 터, 데이부의 몸은 지금 와이어로 세로로 늘려진 상태다. 당연히 데이부의 산도도 세로로 늘어나 안에 있는 레이뮤의 몸을 좌우에서 압박하는 형태로 된다. 레이뮤의 얼굴이 뭉개지면서 뭉크의 절규같은 얼굴이 된다.
"뭉개져어어어어어! 뭉개져어어어어어!! 뭉개,갯개,개개개개개져어어어어….“
"아기가! 데이부의 아기가 쥬거버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빠져어어어어, 똥바늘!!!“
데이부가 작살을 뽑기 위해 씰룩하고 엉덩이를 크게 흔들었다.
그것이 결정타였다.
"보뷰!? 유보보!? 보,보보보보보보보오보보보오오오오오오오!?“
데이부의 하반신이 찢어져가는 부분을 기점으로 느긋하게 반 회전, 몸이 뒤틀린 상태가 됐다.
와이어의 힘으로 더욱이 데이부의 몸이 수축되어 갔다.
"비, 비틀려어어어!! 응응나와아아아! 아기,야 느그치!! 보보보보!!!“
하반신을 느긋하게 회전시키면서 데이부는 아냐루에서는 응응을, 산도에서는 뭉개진 아기 윳쿠리를 꿀럭꿀럭 흘리며 내보냈다. 주위에 새카만 팥소 아치를 그렸다.
아치 속에는 한천처럼 투명한 액체와 자그마한 빨간 리본이 한 개, 두 개의 검은 모자가 섞여 있었다. 아마도 아직 형성 도중이었던 윳쿠리 마리사종과 윳쿠리 레이무종의 아기 윳쿠리였으리라.
"보!? 유보보보보보보보보보!? 쫌더 느그…! 타고, 보보보!“
마침내 한계를 맞은 데이부의 몸이 팥소의 실을 자으며 완전히 두 개로 분열되었다.
"어이쿠, 파워 조절을 잘못한 건가?“
직원의 곁으로 데이부의 하반신이 끌러왔다. 중추팥소가 남은 상반신만이 지금도 격자를 문 채로 데롱데롱 메달려 있었다.
생리적인 반사인가, 아니면 아직 의식이 있는 것인가. 데이부는 ‘유보, 유보보’ 라고 중얼거리면서 경련을 계속하고 있다.
데이부의 하반신. 그 팥소 안에는 작살에 관통당해 뭉개진 마리쨔가 있었다. 처음에 데이부의 입 안으로 도망친 마리쨔다.
그것은
“마리…쨔…언…니…야….”
라고 한 마디 가느다란 목소리로 운 뒤 검게 물들어 시들어갔다.
직원은 그것을 집게로 거칠게 집어서 익숙한 동작으로 쓰레기봉지 속으로 던져 넣었다.
레이무는 눈 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공원 전체에서 윳쿠리들의 노성과 비명이 들린다.
톱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한 노래를 잘 부르는 아기 레이무.
모자로 태평양을 횡단하겠다고 한 수상 마리사.
달리기로 인간의 씽-을 따라잡겠다고 말한 첸
‘꿈’을, 미래의 느긋함을 공유하던 동료들이 차례차례 가공소 인간들에게 살해당한다.
지옥의 문이 열린 것인가? 판도라의 상자가 뒤집힌 것인가?
레이무의 팥소뇌가 풀 회전하며 이렇게 된 원인을 생각했다.
‘꿈’을 가진 들윳쿠리들은 마음에 여유가 생겨 이전보다 무리를 하지 않게 되었다.
쓰레기 뒤지기를 피하고 구걸도 하지 않게 되었다.
화단을 밟아 어지럽히거나 야채씨들도 빼앗지 않았다.
인간이 사는 곳에서 집 선언을 하거나 질투심에 사육 윳쿠리를 습격하지도 않았다.
인간에게는 무엇 하나 폐를 끼치지 않았을 터이다.
"어…어째셔…?“
레이무는 우수했다. 게스윳쿠리들과 화해한 것만으로도 그녀의 유능함을 볼 수 있다. 그런 레이무도 가공소가 온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일제구제가 행해진 이유. 그것은 지극히 단순했다.
‘지나치게 늘어난 윳쿠리는 공원의 미관을 해친다.’
고작 그것뿐인 이유다.
인간들의 이기적인 사정이다.
하지만 그런 인간의 사정 따위 레이무가 알 수 있을 리 없다.
레이무는 굳어진 채로 움직일 수 없었다.
"무큐! 레이무, 멍하니 있지 마!“
파츄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레이무.
다행스럽게도 그녀들은 가공소 직원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다. 이대로 여기서 멍하니 있으면 자신들도 붙잡히고 만다.
"느긋하게 있지 말고 도망치는 거야!“
그녀들은 공원 안쪽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강한 바람이 불어 엘리스가 쓰고 있던 고깔모자가 날아갔다. 바람에 날려 검은 모자가 하늘을 날았다.
"마리사의 모자씨가아아아!?“
영원히 느긋해진 마리사의 유품. 엘리스가 모자를 쫓으려고 했지만 레이무와 파츄리가 말렸다.
"무큐. 안 돼 엘리스!“
"지금은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잖아! 느긋하게 이해하라구!“
"느그…느그타게 이해했다구…!“
엘리스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본래라면 레이무도 모자를 주우러 가고 싶다. 하지만 일제구제가 행해지는 지금 그럴 여유는 없다.
세 마리는 공원의 반대쪽으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출입구도 가공소 직원 별동대에 의해 봉쇄되어 있었다.
가시 매트를 억지로 넘으려다가 움직일 수 없게 된 윳쿠리들. 울며 붙잡히는 모습을 세 윳쿠리는 나무그늘에서 확인했다.
레이무는 생각했다.
탈출로가 없는 이상 이 공원 내에 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골판지 집은 안된다. 100퍼센트 윳쿠리가 숨어있다고 인간에게 들킨다.
나무들이나 덤불을 해치며 빠져나가서 세 윳쿠리들은 공원 내에 있는 남성용 화장실로 도망쳐 들어갔다.
화장실 안은 넓고 벽에 남성용 소변기가 5개, 반대쪽 벽에는 칸막이가 4개 비어 있었다. 타일의 서늘한 감각이 발에 전해진다.
다행스럽게도 화장실 안에는 인간이 없었다.
세 윳쿠리들은 가장 안쪽의 칸막이로 도망쳐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칸막이는 재래식 변기로 오늘은 아직 청소를 하지 않은 듯 했다. 바닥의 타일에 인간의 응응으로 보이는 갈색 물체가 있다.
레이무는 그것을 발로 밟아버렸지만 지금은 참았다. 불쾌감을 필사적으로 견뎠다.
걸쇠를 걸고 싶었지만 레이무는 거는 방법을 몰랐다. 파츄리는 알고 있었지만 걸쇠가 있는 위치까지 귀밑머리가 닿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세 마리는 몸으로 문을 눌렀다.
레이무는 가공소 직원의 안내방송을 떠올렸다.
‘저희는 가공소에서 왔습니다. 지금부터 30분간 윳쿠리 일제구제를 하겠습니다….’
30분. 이 지옥은 30분으로 끝난다. 30분 지나면 저 악마들은 돌아갈 것이다.
그 때까지 이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버틸 수밖에 없다.
레이무는 인간의 시간단위를 잘 몰랐다. 10분이 3개인 것 같은데 그 10분을 알 수 없다. 30분이라고 하면 분명 태양씨가 조금 움직일 정도의 시간이었을 터이다. 하지만 이 칸막이에는 창문이 없어서 하늘을 볼 수 없다.
어쨌든 가공소 인간들이 돌아갈 때 까지 여기서 숨을 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레이무의 몸은 설탕물 땀으로 끈적끈적해졌다. 엘리스와 파츄리도 마찬가지였다.
이 화장실로 도망쳐 들어온 순간을 인간들에게 들켰을까? 만약 그렇다면 끝이다. 지금이라고 여기로 가공소 직원들이 쳐들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도망칠 곳은 없다. 문이 열리고 밖으로 끌려나가 살해당할 것이다. 3 마리 모두.
레이무는 빌었다.
삼십분 얼른 지나 줘! 얼른!
"무큐. 밖이…조용해졌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밖의 윳쿠리들의 비명은 이제 들리지 않았다. 모든 윳쿠리들이 도망쳤다고 생각할 만큼 레이무는 낙관적이지 않다. 모두 가공소 직원에게 붙잡혀 살해당했으리라. 레이무의 팥소 안쪽이 차가워졌다.
사실 세 윳쿠리가 알 도리 없었지만 화장실에 숨는다는 아이디어는 상당한 묘수였다.
일전에 다른 공원에서 일제구제로 여자 화장실로 도망친 윳쿠리를 남성 직원이 쫓아가서 화장실을 사용 중이던 여성과 조우, 그 여성에게 고소당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도 문제의 직원은 감봉과 근신처분을 받게 되어 직무에 열중한 나머지 도를 넘었다고 정식으로 여성에게 사죄했다.
이후 가공소 직원들은 윳쿠리가 숨어있지 않은지 공중 화장실의 칸막이까지 조사하는 것은 삼가게 된 것이다.
"슬슬 삼십분 지났으려나….“
"쉿, 누군가 온다…!“
화장실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세 마리는 숨을 죽이고 문이 열리지 않도록 힘껏 눌렀다. 발소리는 이윽고 그녀들이 있는 칸막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정말이지 치워도 치워도 윳쿠리가 늘고 있다니까. 역시 격월 실시로는 안 돼. 몹 리젠이냐고.“
"그나저나 이번엔 많았지~. 회수 봉지가 빵빵해졌어.“
목소리가 둘. 양쪽 모두 남자다.
듣자하니 칸막이에 있는 세 마리를 알아차리지는 못 한 것 같았다.
세 마리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아주 조금만 문을 열고 밖의 모습을 살폈다.
"역시 매주 해야 되는 거 아냐? 일제구제.“
"뭐 그렇게 되면 우리 일이 늘 뿐이지만.“
가공소 직원 남자 두 명이 남성용 소변기 앞에 있었다. 세 마리에게 등을 돌리고 서서 소변을 보고 있다. 아무래도 둘 모두 일을 보러 온 것뿐인 듯 했다.
부탁이니까 이대로 눈치 채지 말아줘.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바랐다.
레이무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남자들은 그대로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었다.
어떻게든 살 것 같아. 느긋하게 있지 말고 얼른 가라구! 레이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때 남자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의 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어이쿠, 손수건 가져오는 걸 까먹었다.“
"방금 주운 마리사종 모자로 닦으면 되잖아?"
"이건가.“
가공소 직원이 검은 모자를 꺼내들었다. 세 마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손에 들린 것은 방금 엘리스의 머리에 있던 모자였다. '최-강!'마리사의 고깔모자였다.
"장난해? 사육 윳쿠리라면 몰라도 이런 더러운 들윳쿠리 걸로 어떻게 닦아. 뭔가 끈적끈적하고 세균 있을 것 같아.“
남자는 낄낄 웃더니 마리사의 모자를 꾸깃꾸깃 뭉쳤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어야지.“
직원은 윳쿠리들의 사체 회수에 쓰고 있던 쓰레기 봉지에 마리사의 모자를 버렸다. 쓰레기 봉지 안에는 공원 내의 들윳쿠리의 사체가 꽉 차 있었다. 원형을 유지하지 못 한 것도 많았지만 장식으로 알 수 있다. 모두 알고 지내던 얼굴들뿐이다. 공원의 들윳쿠리들이었다.
"그 녀석들. 용케도 이런 쓰레기를 좋다고 머리에 얹고 다니는구먼.“
"그 녀석들한테는 목숨 다음으로 중요하다던데 우리가 보기에는 쓰레기가 쓰레기를 얹고 있는 꼴이지.“
‘유!?’
레이무의 팥소가 분노로 가득 찼다.
마리사는 바보 따위가 아니야.
다들 쓰레기 따위가 아니야.
레이무가 소리치려고 한 때 엘리스가 문틈으로 뛰쳐 나갔다.
"이 시골뜨기드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을!!!!“
엘리스가 소리 질렀다.
가공소 직원 둘이 어라, 하며 뒤돌았다.
"그 모자는 마리자꺼야아아아! 인간과 싸운 용가만 마리자의, '최-강!' 모자라고오오오오오! 우리드른 나쁜 짓 아무거또 하지 아나써어어어어어! 교만도 착깍도 아니야! 졍말졍말로 아무거또 하지 아나써어어어어! 그런데 다들 다들 영워니 느그태져버려써! 다들 머찐 ‘드림’을 갖고이썼는데. 다들 자기들의 ‘드림’을 이루려고 노려캤는데! 너네들 변덕 때문에 윳쿠리드를 쥬기디마아아아아아아! 더 이상 윳쿠리들한테서 아무거또 빼찌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골뜨기들! 시골뜨기드으으을! 이 시골뜨기드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을!!!!“
엘리스의 혼의 외침이었다. 팥소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통곡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인간들에게는 한낱 울음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뭐야. 한 마리 남아있었나.“
"비명 시끄러우니까 구제시간 짧게 해 달라고 불평들 하는데 역시 30분으로는 짧지~ 놓치는 것들이 생겨.“
직원들은 둘이서 엘리스를 밟았다.
방금 전까지의 위세는 어디로 갔는지 유빗, 그만, 이라고 말하면서 엘리스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끝내 완전히 움직이지 않게 된 엘리스는 직원의 손에 의해 마리사의 모자가 든 쓰레기봉지로 던져 넣어졌다.
"근데 숨어있었으면 됐을 텐데 알아서 우리 앞으로 나오다니.“
"바본가 보지.“
직원들이 떠나갔다. 밴에 타 다음 공원으로 향했다.
가공소 밴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 뒤 레이무 파츄리가 화장실에서 기어나왔다.
공원 안에 윳쿠리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레이무와 파츄리밖에 없었다. ‘꿈’을 공유하던 동료들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친구 엘리스도 방금 죽었다.
두 마리는 아연해져서 그 자리에 붙박였다.
"어째…서….“
레이무는 눈물을 흘렸다.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어쨰…서…어어어!“
레이무의 오열이 해가 저물어가는 공원에 메아리쳤다. 옆에 있는 파츄리도 울고 있었다. 레이무에게 해 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꿈’을 이룬 윳쿠리들을 본다면 최고로 느긋할 수 있다. 레이무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 레이무의 ‘꿈’도 지금 막 끝나버렸다.
수많은 ‘꿈’은 많은 들윳쿠리들의 목숨을 집어삼키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죽어버린 '최-강!'마리사가 말했다. ‘꿈’이란 미래의 ‘느긋함’이라고.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꿈’은 모든 것을 빼앗긴 들윳쿠리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희망이었다. 느긋할 수 있는 최후의 가능성이었다.
이 투명한 상자 속 세계에서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꿈’을 윳쿠리들은 추구한다.
인간들이 말하길 윳쿠리들은 생물이 아니다. 그저 말하는 만쥬라는 듯 하다.
그렇다면 상자 속 윳쿠리들은 처음부터 죽어 있다.
꿈은 살아 있는 것들밖에 꿀 수 없다.
윳쿠리들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도 느긋하고 싶어서, 느긋해지고 싶어서 윳쿠리들은 다양한 꿈을 꾼다.
누구나 투명한 상자 속에서 자신만의 ‘느긋함’에 길들여진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