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있는 어느 한 윳쿠리 무리, 힘들지만 그런데로 살아갈 만한 숲속에서 그래도 개념있는 무리의 리더 마리사가 있는 덕분에 무리는 인간들과도 별 무리없이 지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무리에서도 한가지 고민이라면 고민이 있었으니......
"레이뮤! 또 여기 있는 거야?!"
언니 마리사로 보이는 아이 마리사가 절벽에 서서 인간들의 농촌마을을 계속 보고 있는 동생 레이무를 찾아서 온 것이었다. 보통이라면 반짝이는 눈이라던가, 느긋해 보여라는 말이라도 동생인 레이무는 말을 할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그저 마치 죽은 동태같은 눈으로 인간들의 마을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레이뮤! 집밖은 위험하다제! 어서 들어가자구!"
여러번 언니 마리사가 불러서야 겨우 뒤를 돌아보는 동생 레이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언니인 아이 마리사를 따라서 집인 나무둥치 아래의 굴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엄마 레이무가 점심으로 풀경단과 함께 각종벌레들을 잡아서 준비하고 있었다.
"우걱우걱 행복!"
오로지 동생 레이뮤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느긋해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아이 레이무는 여전히 죽은 동태눈을 하고서 있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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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서, 무리의 리더인 아비 마리사 밑에 있던 장녀 마리사와 동생인 레이무는 성체가 되어서 독립할 때가 되었다.
"아가야! 느긋히 살아야 한다구!"
"아빠야, 엄머야! 걱정하지 말라제! 마리사는 아빠야의 뒤를 이어서 무리의 리더가 되고, 언젠가는 도스가 될 것이라제!"
장녀 마리사의 당당한 선언을 듯고서 엄마 레이무도, 아빠 마리사도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한번에 동생 레이무는 깨어 버린다.
"이제 레이무는 하루종일 절벽에서 인간씨들의 마을을 볼 수 있겠네요"
"늣!" X 3!!!!
동생 레이무를 제외한 일가족 전체가 놀라고 있었다. 무어라 아비 마리사는 화를 내보기도 했지만, 그때 돌아온 말이라고는 "이제 저는 어른이라고요! 하루종일 인간씨들의 마을을 보는 게 좋다고요!"
"동생아...... 그렇게 인간씨의 집이 느긋해 보이냐제?"
"아니"
"아가야! 인간은 느긋하지 못하다제!"
"가까이 갈 생각이 없어요"
그렇게 기이하다면, 기이한 자매의 독립이 끝이나고, 장녀 마리사는 이웃집의 레이무와 결혼을 하였지만..... 동생 레이무의 상황은 달랐다.
"레이무! 마리사와 같이 느긋히 하자구!"
"..................."
결혼하자는 이웃집 마리사의 말에도 묵묵부답, 그저 절벽에서 농촌마을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레이무! 느긋한 꽃씨라구! 같이 느긋하자구!"
"..............................."
어느 윳쿠리가 봐도 프로포즈를 하러 온 이웃집의 마리사를 외면하는 동생 레이무, 결국 참다 참다 못한 이웃집의 마리사는 언니 마리사를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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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아무리 인간씨의 마을을 바라봐도 느긋해지지는 않는다제!"
"......................................"
"인간씨는 느긋하지 못하지만, 강하다제? 윳쿠리가 아무리 해봐도 인간씨가 독점한 야채가 나오는 장소는 못 빼앗는 다제?"
"................................"
"아무리 해도 우리같은 들 윳쿠리는 애완 윳쿠리는 될 수 없다제?"
"................................"
그래도 묵묵부답의 동생 레이무는 오로지 비를 피할 수 있게 쌓아올린-이미 윳쿠리 기준으로는 훌륭한 집을 하필이면 절벽 끝에다가 지어 놓고서 계속 인간의 농촌마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아무리 언니 마리사가 말을 걸어도 화를 내도 절벽 끝에서 묵묵부답............. 하다가 한 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언니야는 느긋하다는 것이 무엇이야?"
"늣? 그런건 당연하지 않냐제? 아가야를 많이 낳고, 맛있는 밥씨를 많이 얻고..........."
"그런건 언니야나 많이해. 난 인간씨의 집을 바라볼 거야"
"느느늣?!"
그렇다고 언니 마리사는 몸통 박치기를 할 수도 없었는게, 너무 동생 레이무가 절벽끝에 걸쳐 있어서 한대 쳤다가는 동생을 절벽에서 밀어 죽일 기세였다. 아무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언니 마리사는 동생 레이무가 배우자를 찾지도 않고, 그저 인간의 마을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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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도스가 나타났다!"
세월이 더 흘러서 리더였던 아비 마리사가 죽고, 장녀 마리사는 무리의 지도자가 되었서, 어느덧 도스 마리사가 되었다. 그러자 한동안 잊고 있었던 동생 레이무가 걱정이 되기도 하고, 도스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한번 그 큰 덩치를 이끌고 동생 레이무가 있는 절벽을 향해서 갔다.
"레이무! 마리사는 도스가 되었다제! 이제 더 느긋할 수 있다제!"
"........................................."
워낙에 큰 덩치가 왔으니, 마냥 무시도 못했는지 동생 레이무는 절벽 끝에서 뒤를 돌아보며, 여전히 죽은 동태눈을 한채로 단지 한마디만을 하였다.
"도스는 느긋할 수 있어?"
"늣?!"
윳쿠리의 선망의 대상이자, 그 존재만으로 느긋함을 주는 도스를 앞에 두고서도 동생 레이무는 당당하게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저 그 눈에는 아무런 촛점이 없었고, 그저 허망한 듯한 것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동생 레이무는 처음으로 절벽끝을 떠나서 도스가 된 언니 마리사에게 다가왔다.
아니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
"동생아! 어디로 가는 것이냐제?"
"언니, 레이무는 이제 무리를 나가겠어. 그리고 어디로 가야 겠으니, 찾지 말아줘!"
정말인지 썩은 동태눈을 하고서, 동생 레이무는 그저 멍을 때리고 있는 도스가 된 언니 마리사를 뒤로 하고, 그리고 도스 앞에서 감히 도스가 '느긋할 수 있냐?'고 물어서 무리의 모든 윳쿠리들이 벙찐 가운데, 오로지 동생 레이무만이 무리의 마을 입구를 썩어버린 동태눈을 하고서 빠져나갈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