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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5

by Nibillu posted Jan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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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좋은 인생이였던 것 같았는데,  그래 동생이 생긴 이후로 부터겠지.

 

처음에는 좋았던 것 같다. 나에게 동생이 생기다니, 

 

밀 알레르기에, 동물털 알레르기까지 있는 엄마가 있어서 윳쿠리도 반려동물도 함께살지 못하던 나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다니.

 

창고로 쓰던 방을 치우고, 벽지도 새로 바르고, 모빌에 달 나무모형을 물감으로 형형색색 꾸미다, 장난결에 아빠코를 빨간색으로 채색한 기억에 웃음이 났다.

 

방을 거의다 꾸미고, 황혼이 지고 있을 무렵, 나는 잔디밭에 누워 가을바람에 붉게 물든 나뭇잎들을 보고 있었다.

 

이때동안 모든 시련을 함께한 부모의 곁을 떠나, 처음이자 마지막 비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순간 그들이 모르는 곳으로 보내줄 바람이 불자, 단풍잎은 다른 피붙이들과 안녕을 고하고 비상하기 시작했다.

 

무희의 춤같은 하늘거리는 단풍잎의 비상 저너머로 황혼을 향해 날아가는 철새들을 보았다. 보금자리를 떠나 비상하겠지,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들어 손을 뻗었지만, 당연히도 잡히지 않았다.

 

내게는 아직 잡히지도 않는 머나먼 일이다.

 

손을 서서히 내리자 아직도 코에 빨간 물감을 지우지 않은 아빠가 나를 내려다 보고 눈웃음을 지었다.

 

"우리딸 벌써 가을 타는거야?"

 

"저거 보고 있었어요."

 

손을 가리킨 곳을 보던 아빠는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으쓱였다. 이미 점이 되어 사라진 철새무리를 설명할새 없이 아빠는 능청스럽게 물어 보았다. 

 

"설마 남친 생각이라도 하고 있었던거야?"

 

장난끼 어린 아빠의 눈에 불길한 기분이 들어 잔디밭에서 일어났다.

 

"여보! 우리 지은이 남자친구 생긴것 같아 오랜만에 가족회의 좀 해봐야 겠는ㄷ.."

 

"아니 남자친구 없다니까!"

 

황급히 아빠의 입을 틀어막자, 웃음끼 넘치는 눈매로 바라봤다.

 

이런 속았구나.

 

아빠의 손을 떼자 기다렸다는듯이 내두손을 잡더니 내 양손을 잡았다.

 

"오랜만에 그거나 해볼까?"

 

"그거?"

 

아 뭔지 알겠다.

 

"아니야, 하지마 나도 이제 다 컸...꺄아아!"

 

내말을 듣지도 않은듯 아빠는 양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원심력 때문에 발이 공중에 뜨는 느낌이 들었다.

 

"빨리 뭐가 고민인지 이실직고 하지 못할까! 말하지 전까진 안 멈춰 줄테다!"

 

"말 안할건데요?"

 

"그래? 그럼... 이래도?"

 

내말에 자극을 받은 아빠는 더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슬슬 말할까 라고 생각 했을 무렵, 아빠는 속도를 점차 줄이더니 나를 조심스럽게 놓아주더니, 잔디밭에 털썩 쓰러지셨다.

 

"네동생 만드려고 간만에 힘을 썼다니만...힘을 못쓰겠네..."

 

위험한 말이 지나간것 같지만 넘어가주자.

 

숨을 고르는 아빠 옆으로 드러 누웠다.

 

단풍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땅거미가 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밝고 조용하게 밤을 비추는 별들, 그 광경을 그냥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빠 저도 언젠가 가족곁을 떠나겠죠?"

 

"...부모보다 먼저 죽으면 불효란다."

 

어두운 표정의 아빠가 묵묵하게 대답했다.

 

"그 뜻 말고요! 독립이요!"

 

"아 그 뜻이였나?"

 

아빠는 당황한 듯 머리를 글적였다.

 

"언젠가 너도 독립을 하겠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놈이랑 손도 잡겠고, 생판 모르는 놈이랑 키스도..할거고... 생판 모르는 새끼랑..."

 

치가 떨리는지 아빠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아빠?"

 

어깨를 흔들자 제정신을 차린 아빠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말이 다른 곳으로 세버린 것 같다만, 어쨌든 살아있다면 언젠가,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할 일이 생길거야. 쉽지는 않겠지만 받아 들일수 있어야만 한단다."

 

아빠는 나를 바라보더니 잔디가 붙은 다리를 털고 일어났다.

 

"언제까지 어린아이로 볼 줄만 알았는데, 이제 다컸구나, 어릴때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추억에 잠긴듯 바라보더니 뜸을 들이자 말했다.

 

"아빠가 엄마랑 신혼여행 못 간거 알고있니?"

 

"네, 결혼식 끝나고 맹장염 때문에 웨딩카 대신에 구급차 탔다고 엄마한테 자주 들었어요. 엄마가 웨딩카 타고 응급실 앞에서 기다렸다면서요?"

 

"괌 대신에 관 짤뻔 했다. 지은아 결혼행진곡이 장송곡으로 들려본적 있니?"

 

그날의 고통이 생각났는지 아빠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지금와서 그말을 하는걸 봐선 지금이라도 어디 갔다오고 싶다는거에요?"

 

"그런거지, 옛날에 엄마가 너 가졌을때 겨울철 추운 날씨에 제주도 갔다왔던거랑 비슷한 얘기란다. 일본가서 축제 둘이서만 보고 싶다고..."

 

둘이 아니라 셋이라 지적하고 싶었지만 처량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기에 말을 할수 없었다.

 

우리집엔 엄마가 기획 했었던 육아앨범이 있다. 처음엔 작성하는 걸 아빠가 반대 했다고 한다. 정확히는 내가 태어나기 전까진.

 

 일주일 간격으로 아빠가 썼던 육아앨범은 현재 5권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갱신중이다.

 

내가 독립하기 전까진 멈추지 않을거라고.

 

그런 딸바보인 아빠이기에 말을 걸기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한숨이 나온다.

 

"그러면 일본가서 제 기념품 꼭 사오세요?"

 

"그래 알겠다."

 

웃으며 아빠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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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가 나오지 않는 소설! 죄송합니다.

 

컨디션이 잼병이여서...

 

다음주엔 나올지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