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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8:00

[릴레이] 1.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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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다음 뉴스입니다. 오늘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기상청은 오늘 오전 12시를 기해 서울 경기 일부지역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시켰습니다. 올해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은 처음입니다."


1.

"느하...느하..."

마리사는 초점 잃은 눈을 한채 숨을 몰아쉬었다.

"무,물씨..."

그렇게 숨을 몇번 몰아쉬다가 마리사는 다시 느릿한 동작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힘겨운 동작으로 간신히 움직였지만, 저부씨는 마리사의 말을 제대로 들어먹지 않고 있었다. 평소처럼 뿅뿅 뛰기는 커녕, 기어가는 것도 힘들기 그지없었다.

"물씨 제발..."

마리사는 비척비척 기어가며 중얼거렸다. 바싹 마른 피부가 삐그덕 이상한 소리를 내며 아우성쳤다. 마리사는 등허리에서 느껴지는 아릿한 고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 등허리뿐만이 아니라 메마른 온몸이 기분나쁜 고통과 뻑뻑함으로 마리사를 괴롭히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몸이 부셔질 것만 같았다. 마리사는 그냥 그늘 밑에 벌렁 누워 쉬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마리사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떠올렸다. 메말라 죽어가는 아가야들, 그리고 자신만을 기다리고 있을 레이무.

떠올리기만 하더라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던 화목한 가정 대신, 죽음이 아른거리는 침체된 집이 그렇게 마리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활기찼던 집은 지금 죽어가고 있었다.

사냥의 명수이자 집안의 기둥인 자신이 물씨를 구해가지 않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메말라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느쿠우..."'

마리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리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같아서는 그날 늘어져버리고 싶었지만, 그건 본인부터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리사는 책임감을 아는 윳쿠리였고, 자신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윳쿠리였다.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움직여야만 했다.

마리사는 그렇게 무거운 몸을 다시 이끌었다.


하지만 의지와 현실은 별개의 일이었다. 책임감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움직이고 움직였지만, 마리사가 건질 수 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이 마리사가 얻어낸 것이라고 허겁지겁 달려가다 넘어져 생긴 잔상처뿐. 물론 그렇게 구르듯 달려가 얻어낸 것도 인간씨가 씹다 버린 담배꽁초뿐이었다.


마리사는 우뚝 멈추어 흐린 눈으로 도로를 보았다. 열기로 일렁이는 도로 위로 인간씨들이 훌쩍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마리사는 더위 속에 닳아버린 혼미한 정신으로 지나가는 인간씨를 보았다.

인간씨를 보며 마리사는 마음을 다잡았다. 인간씨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지금까지의 들생활을 통해 팥소저리게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윳쿠리들이 인간들에게 덤볐고, 그때마다 자신만만하게 덤볐던 윳쿠리들이 죽어갔다. 윳쿠리들이 죽어가는 수많은 모범적인 형태의 사례들을 마리사는 수도없이 봐왔었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마리사는 이제 한계였다. 알고 있던 사냥터씨는 모두 가보았고, 근처의 지역은 벌써 2번째 돌고 있었다. 윳쿠리의 신체능력으로, 이 무더위에 그정도로 노력한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물론 더 나아가면 공원씨라던가, 혹은 다른 사냥터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나갔다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 뻔했다. 마리사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곤 다시 도로를 보았다. 인간씨들이 이리저리 오다니고 있었다. 오다니는 인간씨들 역시 무더위에 지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인간씨를 보다가 마리사는 결심을 굳혔다.

"이건 아가야들을 위해서라제..."

자신에게 주문을 외우며 마리사는 땋은 머리를 모자안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자신의 애검, 칠지도를 꺼냈다. 마리사는 그렇게 7개의 잔가지가 달려있는 나뭇가지를 입에 물었다.

물론 인간씨에게 시비를 걸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때문에 마리사는 몸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때마침 저 멀리서 조금 작은 인간씨가 무언가를 마시며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마리사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었다. 이왕 결정한 것, 지금 당장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지금 다가오는 인간씨의 덩치는 다른 인간씨보다 더 작지 않던가.

마리사는 칠지도를 꽉물었다. 그리곤 그대로 튀어나갔다.

"이,인간씨!"



2.

“아 진짜 덥다.”

나는 인상을 쓰며 땀을 훔쳤다. 고작해야 몇분 걸었을뿐이었는데 땀이 삐질삐질 나오고 있었다. 나는 오른손에 잔뜩 묻어난 땀을 보며 질겁한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지구 온난화.”

도대체 누구에게 닿는 것인지 알수도 없는 욕설을 중얼거려보았다.

물론 나도 욕을 해봤자 바뀌는 것 따윈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더위는 자연적인 현상이었고, 욕을 먹어도 그자리에 여전히 있을 것이었다. 당장 나같은 사람이 욕을 한다고 해서 계절이 바뀐다면 벌써 겨울이되어야 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욕이라도 안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이 더위는 무자비했고, 기분나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당장 그 누구라도 시비를 건다면 앞뒤재지 않고 힘껏 걷어찰 자신이 있었다.

“젠장.”

물론 집에서 나올때 밖이 이렇게 더우리라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오늘은 여름의 절정기였고, 일기예보에서 오늘이 엄청나게 덥다고 했던 것도 보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덥지 않고 서늘했다면, 내가 당황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솔직한 말에서 이렇게 더운 날 밖에 나오게 된 것에는 내 책임이 조금 있기도 했다.

나는 내 오른손에 들린 오렌지 쥬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쯧. 오렌지 쥬스가 떨어지다니.”

솔직히 말해서 애완 윳쿠리를 키우는 입장에서 오렌지 쥬스 잔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하지 않은 것은 분명 큰 실책이었다.

비록 내가 오렌지 쥬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애완 윳쿠리에게 약이 되기도 하고 음료도 되며 간식도 되는 음료수였다. 그런 만능 윳쿠리용 소모품이었던 음료수의 잔량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소양이었다.

나는 한숨을 한번 쉬고 걸음을 옮겨나갔다. 그나마 집 근처에 슈퍼가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더운 날 훨씬 더 많이 걸을 뻔 했다. 나는 그 사실로 자신을 위로하며 집으로 향했다. 얼른 집에 가서서 그 쫄깃쫄깃한 볼에 부비부비할 생각을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였다.


“이,인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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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시잡합니다 ㅇㅅㅇ)9


물론 애호도, 학대도 아닙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사람의 몫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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