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9.05 23:10

귀밑털을 움직일 수 없어

조회 수 429 추천 수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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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헤, 모냐제, 할아범? 마리사님의 누구나 보자마자 임!씬! 시키는 궁극의 마력을 지닌 모자씨에 반한고제? 아니면, 슈-퍼 고져스한 땋은머리씨에?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있는거냐제? 늣헤헤~”

 

“음, 참 이상해서 말야.”

 

“느느? 대체 마리사님의 뭐가 이상하단 말이냐제? 눈이 삔거제?”

 

“아니, 특별히 널 찝어서 이상하단 건 아니고. 그럼 말이 나온 김에 몇 가지만 물어보기로 할까? 마리사, 넌 머리카락을 움직일 수 있냐? 눈을 깜빡이거나 땋은머리를 흔드는 것처럼 말야.”

 

“느헤헤헤헤헤, 할아범은 바보냐제? 그것도 모르냐제? 당연히 머리카락씨는 움직이지 않는고제? 마리사님의 그레이트-엑설런트한 황금의 머리카락씨는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도 느긋하게 머리 위에 얹혀 있는게 일인거제? 느긋하게 이해하라제?”

 

“흠, 그래? 그러니까, 머리카락은 움직일 수 없단거지?”

 

“방금 말했는데 왜 자꾸 되묻는거제? 정말 바보인거제? 죽는거제?”

 

  마리사가 인내심을 잃은 듯 짜증스럽게 되묻기에, 나는 얼른 미리 준비해둔 사탕을 주며 말했다.

 

“아니, 특별히 널 화나게 하려던 건 아냐. 이거라도 먹으면서 기분 풀어라. 그저, 조금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

 

“느헤헤, 보기와 달리 뭘 좀 아는 개념있는 할아범이라제. 어쩔 수 없다제. 번거롭긴 하지만, 노예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도 왕! 의 책무인고제!! 마리사가 궁금증을 풀어 주겠다제.”

 

“그럼 계속 물어보기로 할게 마리사. 네 땋은머리, 그것도 머리카락의 일부인거지? 머리카락의 일부라서 같은 금발인거지?”

 

“그렇다제! 이 황금빛 머리카락과 땋은머리씨는 마리사의 자!랑! 인고제?”

 

“그래? 그럼 말야, 그 땋은머리는 움직일 수 있는데, 왜 머리카락은 움직일 수 없는거야?”

 

“느느늣?!”

 

  내 말을 들은 들마리사는 순간 굉장히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겠지. 애초에 들윳 따위의 저열한 머리로 이런 걸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테니까.

 

“뭔가 이상하지 않아? 한번 시험삼아 머리카락을 움직여 보는 건 어때? 앞머리 부분을 좌우로 흔든다던가 말야.”

 

  내 말을 들은 마리사는 순간 눈을 위로 향하며 머리카락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머리카락은 한 점 미동도 없었다. 당연하지. 애초에 머리카락과 같은 털은 단백질로 이뤄진 분비물의 일종일 뿐, 살아있는 신체 일부가 아니다.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놀라 자빠질 일이다.

 

“우, 움직이지 않는거제….”

 

“흐-음. 그래? 그거 정말 이상하네. 머리카락의 일부로 된 땋은머리는 움직일 수 있는데, 머리카락 자체는 움직일 수가 없다니….”

 

“느, 느늣….”

 

“뭔가 사실 잘못 알고 있던게 아닐까? 사실은, 땋은머리도 원래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거나. 생각해보면 이상하잖아? 머리카락, 털의 일종이라구? 털을 움직일 수 있는 생물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구? 그러니까, 땋은머리도 머리카락이라면….”

 

“이, 이상할 건 없다제? 야, 야옹씨나 멍멍씨도 꼬리를 움직이니까….”

 

“아-고양이나 개? 하지만, 그건 좀 얘기가 다르다구? 꼬리는 몸에서부터 돋아나 있는 신체 일부고 털은 그 위에 수북이 자라 있을 뿐이니까. 아예 터럭으로만 이뤄진 땋은머리랑은 다르지.”

 

“시, 시끄럽다제!!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는거제! 마리사, 태어났을 때부터 땋은머리를 휘두르며 살아온 거제? 땋은머리씨는 움직이는거제! 어려운 말 같은 건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다제!! 할아범이야말로 느긋하게 이해하라제!!”

 

“호오, 그래?”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정도면 팔부능선은 넘은 셈이지만, 내가 하려는 일을 하려면 여기가 정말 중요하다.

 

“그렇게 자신있으면, 지금 한번 땋은머리를 움직여 보라구? 과~연 움직일까? 그을쎄. 오빠가 보기엔 저~얼대로 움직일 리가 없을 것 같은데? 푸훕.”

 

“시, 시끄럽다제!! 따, 땋은머리씨는 당연히 움직이는거제! 할아범은 느긋이 닥치고 보기나 하라제!”

 

  마리사 자신도 뭔가 불안하고 이상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자신의 땋은머리를 휘두르려 한다. 하지만….

 

“느, 느늣? 땋은머리씨? …마리사의 느긋하고 프리티한 땋은머리씨? 어,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거냐제?”

 

“풉, 푸하하하하. 뭐야. 내 말이 맞잖아. 땋은머리란거, 역시 움직일 수 없다고? 움직이는 쪽이 애초 이상한 거라고?”

 

“느,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앗!!! 말도 안되는거제, 그럴 리가 없는거제!! 바디자의 느긋한 땋은머리씨, 움직이라제!! 어째서 말을 듣지 않는거제에에에!!!”

 

  여태 자신의 팔처럼 당연히 움직여 왔던 것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충격이 큰 듯, 마리사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몸을 구불구불 움직이며 발버둥치지만, 땋은머리는 전혀 움직일 기미가 없다. 당연하다. ‘믿음’이 깨져버렸으니까.

 

  원래는 살아 움직일 리가 없는, 만쥬덩어리인 윳쿠리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는 ‘믿음’의 힘. 그 힘은 실로 불가사의해서, 체내에 들어온 풀이나 곤충 등을 모두 팥소로 바꿔버리는 등 기존 과학의 영역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을 일으키곤 한다. 인간이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땋은머리나 귀밑털을 붕붕 휘두르고 팔처럼 움직이고 하는 ‘묘기’들도, 모두 그러한 믿음의 힘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믿음의 힘으로 그러한 일들을 해낸다는 건, 믿음이 깨지면 그러한 일들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과 동일한 얘기다. 내 눈앞의 마리사는 벌써 5분 가까이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통곡을 그치지 않고 있다. 뭐, 인간으로 치면 어느날 갑자기 멀쩡했던 팔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려나? 이처럼 괴로워하는 마리사를 보고 있는 것도 굉장히 느긋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제 적당히 멈추도록 하자. 내 목표는, 이 마리사 한 마리가 아니니까.

 

“아-미안하다. 난 그냥, 너희가 어떻게 땋은머리를 움직이나 궁금했을 뿐이었는데….”

 

“느굿…느굿…이, 이건 다 할아범 탓인고제! 할아범만 없었어도! 마리사는 여태 땋은머리씨를 움직여서 잘 살아왔던 고제에에에에!! 마리사가, 마리사가, 어째서 이런 일이…유꾹…에꾹….”

 

“아 이거 정말. 아 그래! 이렇게 하면 어때?”

 

“……무슨 말인고제 할아범?”

 

“그 땋은머리말야. 난 애초에 어떻게 움직이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넌 지금까지 별 문제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며? 다른 윳쿠리들은 어땠지?”

 

“다른…윳쿠리들….”

 

  진지한 표정으로 한참 뭔가를 회상하던 마리사가 날 보고 말한다.

 

“다들…마리사와 같았던고제. 땋은머리나 귀밑털씨를 맘껏 파닥거리며 느긋하게 지낸고제….”

 

“흠, 그럼, 걔네들은 지금도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있단 거네?”

 

“그런고제…마리사님만…이런 파닥파닥도 못하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어째서 이런일이…느흑흑….”

 

“그럼 한번 걔네들한테 가서 얘기를 해보면 어때?”

 

“…느? 그건 무슨 소리냐제?”

 

“말 그대로지. 걔들은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있으니까, 아마 너에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공원에 있는 다른 마리사나 레이무, 혹은 파츄리 등을 찾아다니면서 얘기를 해보라구. 우선 내가 너에게 뭐라고 얘기했는지, 네가 어떤 말을 듣고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됐는지 말해주고, 어떻게 머리카락과 달리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있는건지 한번 물어보라구.”

 

“느긋…그런거제! 마리사님에겐 아직 공원의 동료들이 남아있는 고제!!”

 

  뭔가 한가닥 희망을 얻은 듯한 얼굴을 하고 마리사는 쏜살같이 공원 안쪽으로 향한다.

 

 

 

-----------------------------------------------------------------------------

 

 

 

  다음 날, 나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다시 공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고작은 수십 마리의 윳쿠리가 집을 비우고 나와 공원을 채우고는, 삼삼오오 모여 흐느껴 울고 몸을 이리저리 꾸물거리고 있는 것이다.

 

“기미털찌! 레-뮤의 느그탄 기미털찌!! 움지겨쬬!!”

 

“현-자 파체의 지적이고 우아한 묶은머리씨가아아아!!”

 

“땋은머리씨! 움직이라제! 마디자님의 명령이라제!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 거제에에에에!!!”

 

“니노오오옴! 니놈 탓이라제에에에!! 니놈이 쓸데없는 말만 안했어도, 바디사님들은 쓸데없는 생각 따위 안 하고 느긋하게 파닥파닥 하며 잘 살고 있었을 거라제에에에에!!”

 

“데이부의 귀밑털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마리사는 느그타지 않게 해치운다구!!”

 

“느갸아아아아아! 아프다제! 그만하라제!! 마리사님은 그저…유벡!!”

 

 

  아마 어제의 그 마리사는, 내가 시킨 대로 공원의 다른 동료들에게 ‘땋은머리를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법’을 듣기 위해, 하나씩 찾아다니며 내가 해준 얘기를 하고 어떻게 하면 땋은머리를 다시 움직일 수 있겠냐고 물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것이라곤 그 얘기를 들은 윳쿠리들마저 믿음이 흔들려 땋은머리나 귀밑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결과 뿐, 다시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 윳쿠리는 아무도 없었겠지. 당연하다. 애초에 당연히 움직일거란 ‘믿음’으로 움직이던 모호한 것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법을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경우가 약간 다르지만 인간으로 예를 들자면, 팔이나 다리를 어떻게 움직이냐고 질문을 받아 봤자 그냥 움직일 수 있다고밖엔 대답해줄 말이 없는거나 똑같은 얘기다.

 

  그렇게 해서 레이무 · 마리사 · 파츄리 등 팔처럼 움직일 수 있는 일종의 귀밑털이 있는 윳쿠리들은 모두 그것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는 결말이지만, 당연하게도 그것을 감정적으로 수긍하긴 어려운 일이었나 보다. 다수의 성윳들은 그 책임을 어제의 마리사에게 돌려 쓸데없는 말을 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린치를 가하고 있었다. 이미 수십 마리의 윳쿠리들에게 전력투구당해 몸이 형편없이 너덜너덜 해진게 곧 죽을 것 같네.

 

 

  보통 같은 부모를 둔 다른 새끼들을 ‘여동생’이나 ‘언니’라고 부르고, 인간 남성은 ‘오빠야’, 여성은 ‘언니야’라고 부르는 등, 윳쿠리의 성 정체성은 대체로 여성성을 강하게 띄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오직 마리사나 첸과 같은 일부 종만이 ‘예외적’으로 남성성을 띄고, 최강에 집착하고 아버지가 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윳쿠리를 관찰해온 결과를 통해 내가 느끼기에는, 이러한 특성은 완전히 생득적이라기보다도 상당부분 생활 환경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2마리의 부모윳 중에서 누구 하나는 집에 남아서 어미로서 새끼윳들을 보살피고 다른 하나는 나가서 인간과 다른 윳쿠리, 야생동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아비로서 먹이를 구해와야만 한다면, 당연히 더욱 몸을 잘 쓸 수 있는 윳쿠리가 ‘아비’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팔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일종의 귀밑털 혹은 부속지가 있는 윳쿠리들이 대체로 ‘아비’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혀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윳쿠리의 혀가 인간에 비해 길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팔과 같은 느낌으로 쓸만큼까진 아니다. 일부의 앨리스종을 제외하면 혀는 새끼윳들을 핥아주고 응응 시시를 취해 버리는 데나 쓸 수 있는 정도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로 레이무 · 마리사 · 파츄리 · 첸 정도가 아비윳 후보가 되겠지만(흔히 보이는 일반종 기준으로), 실질적으로 레이무 종은 노래와 육아의 달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사냥에 능숙해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경우가 많고, 파츄리는 신체구조와 별개로 체력이 너무 약해서 아비 역할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은 두 종인 마리사와 첸이 ‘최강’ 혹은 ‘최속’ 따위에 집착하는 남성적인 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마리사나 첸종도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새끼때는 자매들을 ‘온뉘야’ 하고 부르는 등 여성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이 공원에서 ‘아비’ 역으로 벌레를 잡고 음식물 쓰레기를 훔치며 각 가정을 지탱해오던 마리사들은, 땋은머리를 움직일 수 없는 무능한 윳쿠리들일 뿐이다. 레이무나 파츄리 등의 다른 종들은 원래 마리사만큼 능숙하게 먹이를 구할 수가 없고, 설령 나서려 해봤자 자기네들 역시 귀밑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상황. 이제 이 공원 들윳들은 먹이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조금씩 시나브로 약해져 가다, 겨울이 오기 전에 모두 죽던가 겨울을 나지 못해 전멸하던가 둘중 하나일 것이다. 단 몇분 윳쿠리 하나를 잡고 약간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 한 공원의 윳쿠리 전체를 전멸시킬 수 있다. 나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학대오빠로서 나만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렇게 한번 공원의 윳쿠리들을 전멸시키고 나면 다시 공원에 유기된 사육윳들로 자리가 차는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려, 이러한 학대를 자주 할 수 없다는 것 정도?

 

 

 

  • ?
    RLAWNGUS 2017.09.06 00:00
    말하는 만쥬를 학대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군요
  • ?
    몹딕 2017.09.06 07:09
    ㅋㅋ 전 사실 귀밑털을 움직인다는 부분을 볼때마다 항상 '아니 어떻게?'하고 생각했습니다.
  • ?
    건방진마리사 2017.09.06 00:28
    ㅋㅋ잼께 읽고 갑니다 추천 꽝~~
  • ?
    몹딕 2017.09.06 07:09
    재밌게 봐줘서 고맙다구요!!
  • ?
    앨리즈 2017.09.06 14:12
    하지만 앨리스의 페니페니는 움직인다구요! 응호오오오오!
  • ?
    몹딕 2017.09.06 14:29
    스, 슷킬링 아츠!!
  • profile
    미리내미르 2017.09.07 04:39

    YUKKON_DC_REMIU0.jpg

  • ?
    몹딕 2017.09.07 08:50
    느긋할 수 없는 ㅠㅜ
  • ?
    성수[레오] 2018.04.16 19:39
    민폐잖아...
    다른 학대오삐야들한테 있어서 민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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