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뉴, 우......."
신음하며 힘겹게 눈을 뜨는 마리쨔.
방금 전까지 다 죽어가던 그녀였지만, 타이밍 좋게 찜통의 뚜껑이 열리면서 들어온 바깥공기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게 행운이었는가에 대해서는...작가로서는 글쎄? 차라리 자매들처럼 찜통에서 죽는게 더 행운이라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그랬다면 끔찍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
정신을 차린 마리쨔는 기운없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그 지옥같은 깜깜한 방(찜통)이 아닌 본적있는 밝은 곳에 있었다.
흰색의 딱딱하고 차갑지만 반짝이고 예쁜 둥지(큰 접시) 위에, 그녀는 자매들과 함께 놓여져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자매였던 것이려나?
"아...아아...동쨍듈이........"
한탄하듯 말하는 마리쨔.
그녀의 눈에 들어온 자매들은 더이상 느긋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니, 어떤 의미로는 느긋하다고 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마리쨔의 자매들은 그 깜깜한 지옥에서 모두 천국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떠나버린 것이었다.
더이상 느긋하지 못한 일은 겪지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자매들의 시체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그래, 사람을 통채로 찜통에 넣고 죽인다면 그 시신은 이런 얼굴이 아닐까?
거기에 윳쿠리 밖에 느끼지못하는 시취는 옆에 있는 마리쨔를 보다 고통스럽게 했다.
하지만 마리쨔는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기적적으로 살아있으나, 사망 일보 직전에 몰렸던 마리쨔다.
만병통치약(오렌지 쥬스)를 먹은 것도 아닌 마리짜가 살아있고 비윳쿠리증에 걸리지않은 것은, 윳쿠리치고는 매우 우수한 재능을 지닌 윳쿠리였기에 있을 수 있던 것이다.
성체로 자랐다면 파츄리급의 지능에 메이링급의 내구력, 첸급의 운동성을 지닌 슈퍼 마리사가 되었을 테고, 운이 좋다면 도스나 몸첨부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마리쨔는 그 재능이 꽃피울 수 없었다.
우선 첫째로 야생이 아닌 도시에 태어난게 첫째이고, 둘째는 학대는 아니라도 윳쿠리를 잡아먹으려는 배고픈 남자에게 붙잡힌 것이다.
그렇게 죽음만을 기다리는 마리쨔는 다시 눈을 감고 신음하고 있었다.
"자, 소스 완성~."
남자는 술잔처럼 작은 그릇을 윳쿠리 찜이 있는 접시 옆에 내려놓았다.
소스는 간징. 참기름, 설탕을 뒤섞은 것으로 전에 어머니가 자신의 어릴적에는 찐빵을 이런 소스에 찍어먹었다면서 만드셨던 걸 흉내내본 것이다.
"그럼, 이 세상 모든 먹거리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타다키마스!
모 만화의 주인공의 대사를 말하며 남자는 젓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곧장 인상을 찌푸린다.
"음...역시 먹으려니까, 입맛 떨어뜨리게 하는 비주얼이구만..."
모자나 머리카락이나 남자가 나름 신경써서 씻은터라 더럽지않았지만, 삼겹살에 생낙지를 구울때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입맛이 떨어지는 비위가 약한 남자에게는 영 입맛이 생기지않는 비주얼이었다.
그래도 배고픈 걸 참아가며 만든 것이라서 뱃가죽이 등가죽에 늘러붙은 남자는 먹기로 한다.
그러나 문득 얼굴표정이 나쁘지않은 녀석을 발견한다.
"음? 요놈은 얼굴이 나쁘지않네~."
말할 것도 없지만 아직 살아있는 마리쨔였다.
평소라면 가늘게 움직이는 걸 눈치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배가 고픈터라 남자는 눈치채지못한다.
"이거라면 먹을만 할지도...? 근데, 이 모자 먹을 수 있나?"
젓가락으로 마리쨔의 모자를 집어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남성.
"...뉴...? 모쟈찌...?"
머리 위에 모자가 사라진 것을 느낀 마리쨔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리고,
"앙."
"뉴!?"
남자가 자신의 모자를 입안에 넣는 것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그대로 우물우물 씹는 것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뉴아앗!? 묘하뉸고냐쪠...!? 마리쨔의 모쟈찌! 까먛고 머찐, 마리쨔의 친규...!"
자신의 장식을 잃자 죽음의 늪에 빠져있다고 생각되지않는 기세로 항의하는 마리쨔.
그러나 어디까지나 기세라 목소리에 힘이 없었고, 아기 윳쿠리의 목소리 따위, 다른 세계라면 몰라도 여기선 인간에게는 참새보다 작은 소리다.
그 이전에 이 남자는 옆사람 말도 잘 못 듣는 타입인지라 마리쨔의 목소리는 닿지않았다.
"(꿀꺽) 별로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그렇다고 굳이 먹을 만한건 아니구만."
"마...마리쨔의...모쟈...찌...까......?"
자신의 모자가 사라진 것에 절망하는 마리쨔.
그렇지만 절망하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자, 그럼 메인 매뉴를 먹어볼까...?"
"늇?"
덥썩.
"뉴!? 햐뉼을 나뉸고 가타...!?"
젓가락에 붙잡혀 들어올려지는 마리쨔.
입으로는 본능에 따라 그렇게 말하지만 타고난 머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간의 입을 보고 다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쪽으로 먹을까?"
우걱.
"느삐이이이이이......!!!"
머리카락이 없는 저부쪽을 먼저 씹은 남자와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마리쨔.
이정도 음량에 거리라면 들릴테지만, 남자의 귀는 먹을때 필요없는 정보를 차단하는 편의주의적인 귀였기에 안들렸다.
"뉴삐이이이.....마, 마리쨔의, 삐까쮸또 푸러어하뉸 발찌가아아아아아아.....!!!"
격한 고통과 함께 저부를 잃은 것으로 인한 상실감에 절규하는 마리쨔.
그러나 편의주의적인 남자에게는 들리지않았다.
"(우물우물) 나름 괜찮네? 소스에 찍어볼까?"
"뉴우웁퓂&×"¥●○《□■"
어머니표 추억 흉내 소스에 꼼꼼하게 씩는 남자.
소스에 섞여있는 간장이 마리쨔의 팥소에 스며들어 그녀를 괴롭혔지만, 동시에 그 안의 녹여있는 설탕이 그녀를 회복시켰다.
그렇다고 해도 간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마리쨔는 알볼칠에 지져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이 없는 마리쨔를 다시 먹는 남자.
"뉴풻...!?"
"(우물) !? 달아....."
인상을 찌푸리는 남자.
소스의 설탕도 있지만 남자에게 먹힌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 거기에 소스의 간장에 의한 고통으로 마리쨔의 팥소가 매우 달아진 것이다.
"못 먹겠다."
남자는 그렇게 단정지었다.
단것을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으나, 이건 당뇨병에 걸릴 것 같은 수준의 당도였다.
"뉴-, 뉴-, 뉴-......."
신음하는 마리쨔는 접시위로 돌려졌다.
간장으로 인해, 또 씹힌 것으로 인해 다 죽으려했으나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 소스의 설탕이 그녀를 조금 회복시켜주고 있었다.
"음... 이거 어쩌지?"
난처해하는 남자.
다른 것들은 별로 먹고 싶지는 않고 이걸 버리자니 아깝고...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뉴아아아아! 뉴구타게 이러나따규~!""
따로 빼놨던 윳쿠리들이 일어났다.
그것을 본 남자는 좋은 것이 생각났다.
마리쨔는 지옥을 맛보고 있었다.
""뉴꺽뉴꺽! 캥뽀오옥!!""
"ㄱ, 규만됴......"
"마시쪄! 존나마시쪄...!!"
"댤꾬댤꾬은 기여윤 레이뮤에게 뉴타지안케 머히라구...!!"
살아남은 자매들이 자신과 다른 자매들을 맹렬한 기세로 먹고 있던 것이다.
남자가 장식물을 전부 처리한 뒤라 자매는 커녕 같은 윳쿠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마리쨔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달아질때로 달아진 마리쨔의 팥소는 윳쿠리에게는 최고의 진미였다.
마리쨔는 급속히 사라지는 팥소로 마침내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다.
'어재셔...마리쨔는 이론 꼬리되야하는고냐쪠...?'
그녀는 속으로 되물었지만, 그 해답을 말해줄 이도, 듣는 일도 없이, 그녀의 쓸데없는 생은 여기서 끝나게 되었다.
"다녀오셨어요."
"다녀왔어~. 응. 이거 뭐야, 윳쿠리...!?"
"컴포스트로 쓰자고 하셔서 아기 두마리 주워왔어요."
"쓸데없이 이런걸 왜 주워와...!!! 당장 안버려...!!!"
"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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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오래걸렸네요.
의욕이 없어서 후편을 못쓰고 있었는데, 옛날에 네이버 카페에 썼던 소설이 보존되어 있다는 걸 보고 갑자기 의욕이 생겨서 쓰고 말았습니다~!
뭔가 생각 이상으로 길어졌네요.
보고 느긋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