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4.29 18:04

느긋하게 찔거라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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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본다.

 

500원 하나와 100원 하나, 10원 2개...지폐는 없음.

 

총 620원이다.

 

요즘에 이걸로 사먹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봉지라면 1봉지가 간신히 일까?

 

그렇지만 그거 하나로는 양이 안차고, 오늘은 찐빵 같은게 먹고 싶네.

 

2천원이면 적당히 먹을 수 있겠지만, 돈이 없으니 무리다.

 

"하아, 할수 없네. 가서 밥이나 먹을까?"

 

물컹!

 

"느뷁!?"

 

응? 방금 뭔갈 밟은 것 같은.......

 

발밑을 보니 뭔가 사람 머리같은게 발에 깔려있었다...랄까...!?

 

"무, 뭐야 이거...!?"

 

퍽!

 

깜짝 놀라 나도모르게 그걸 전력으로 차날려버렸다.

 

그러다 그것은 뭔가를 내뿜으며 벽에 날아가버렸다.

 

후우, 깜짝이야.

 

어, 잠깐.

 

"저거 윳쿠리잖아?"

 

좀 진정하고 보니 이젠 형체도 제대로 남지않은 그것은 바로 윳쿠리였다.

 

히로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이후 일본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그것은 10년 전쯤에인가 한국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약해빠진 윳쿠리가 한국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가는 불명이다.

 

단지 혐한의 일본인이 한국에 일부러 윳쿠리를 뿌렸을 거라는 추측, 혹은 일본에 여행 혹은 유학가 있던 사람이 몰래 데리고 들어왔다는 추측이 있을 뿐.

 

근데 웃긴건 분명 일본 출신인 윳쿠리지만 대부분 한국말을 한다는 거다.

 

보다 정확히는 윳쿠리의 말이 듣는 사람에게 익숙한 언어로 들린다는 거지만.

 

전부 그런 건 아니고 언어능력이 낮은 종은 울음소리만 들리지만.

 

어쨌듯 윳쿠리는 황소개구리, 배스만큼이나 환경교란종이다.

 

이것들은 인간들 기준에서는 약하지만 잡식성이라 못먹는게 없고, 바퀴벌레 수준의 번식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좋으나 싫으나 참새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는 놈들이다.

 

농가라던가에 피해가 워낙 많은 탓에 군대 등에서 대민지원 등으로 파견 나가기도 한다.

 

나도 복무 중일때 그놈의 윳쿠리 덕에 고생한게 한두번이 아니니......한번은 대대장 님이 기르는 화초를 윳쿠리가 잡아먹어 전부대원이 얼차례 받고 완전군장하고 부지내의 윳쿠리의 일제구제를 3일 철야로 실시한 적도 있다.

 

내가 차서 죽인 종은 검은 색 머리에 붉은 리본을 가진 종...통칭 레이무라고 부르는 종으로 윳쿠리 중에서는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종이다.

 

"아아, 신발이 더러워졌잖아......"

 

저건 왜 사람 다니는 길에 있는건지. 바지도 버렸나, 집에 가서 빨아야겠네.

 

""""""""먀먀...!!""""""""

 

"응?"

 

작게 절규하는 소리?

 

뭔가하고 시선을 돌려보니 내가 차날린 레이무 앞에 작은 공같은 게...6, 7, 8...응 8개 있다.

 

작지만 레이무와 같은 외형의 것이 있다면 금발에 검은 모자를 쓴 녀석도 보인다.

 

아무래도 그 레이무의 새끼들인 모양이다.

 

...들윳쿠리 주제에 새끼를 8마리나 낳았나.

 

뭐 이 근처는 시장이니 음식물 쓰레기가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저정도로 새끼를 까다니...정말 윳쿠리의 번식력은 기가막힌다.

 

그렇게 보다 문득 바닥에 흘린 레이무의 내용물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윳쿠리의 내용물은 대부분 먹을 수 있는 거였던가?

 

위생상 들윳을 먹는 건 좋지않지만.......

 

"응, 오늘은 찐빵이 땡기니까."

 

그럼 좋아. 오늘 점심은 윳쿠리 찜으로 결정.

 

위생상 문제는 있지만 씻은 다음에 내용물을 채우면 되겠지.

 

마침 집에 튀밥이 쌓여서 처치곤란이었다.

 

거기다 최근 음식물 중량제 때문에 어머니가 집에도 윳쿠리 콤포스트를 만들까하고 고민하고 있었으니 잘됐다.

 

8마리나 되니 두마리는 콤포스트로 쓰고, 나머지 6마리는 내가 먹도록 할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마침 눈에 들어온 검은 봉지를 들고 융융거니는 새끼 윳쿠리들을 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뉴아아아앙~! 먀먀...! 이료셴 뉴그탈 슈, 햐뉼을 나눈...!?"

"뷰비뷰비 캐쥬라쩨~! 뉴아아앙! 마리짜는 날개!?"

 

어미의 시체에 정신이 팔려 내가 다가가서 자매들을 담는데도 전혀 눈치못챈다.

 

그 바보같음에 피식웃으며 마지막 남은 레이무도 봉지에 담고 봉지를 묶고는 그대로 집으로 향했다.

 

 

 

 

집은 윳쿠리를 발견한 곳에서 멀지않았기에 금방 도착했다.

 

내가 사는 곳은 흔한 아파트.

 

아파트의 환경상 윳쿠리는 들어올 수 없고, 보통은 우리 아파트 단지의 명물인 도둑고양이들이 잡아먹어서 없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는 경비아저씨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1층 101호의 우리집으로 들어갔다.

 

옆집은 낮에 사람이 없고 우리집도 백수인 나나 집에 있지 보통은 나가고 없다.

 

집에 누가 있으면 이런 걸 하려고도 안하지만(쓴웃음) 아무도 없으니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않을 수 있다.

 

우선 아직도 버둥거리는 윳쿠리들이 들어간 봉지를 싱크대에 두고 적당히 준비에 착수했다.

 

우선 8마리의 윳쿠리가 들어갈만한 평평한 양푼에 적당한 온도의 물을 붓고 여기에 퐁퐁을 조금 넣어서 희색시켜, 좋아 거품물 완성~!

 

그리고 여기에 비닐봉지를 풀어서 붓는다...!

 

"레뮤눈 새씨~!?"

"물쮜...!?"

"뉴앗!?"

"뉸씨가 아퓨다쩨~!!"

 

응응, 기운차네~.

 

그렇지만, 놀라기엔 아직 이르다...!

 

""""""""$□《|●:('-""""""""

 

"난 너희를 씻는다. 내가 느긋하기 위해서, 너희가 깨끗하게 씻는다! 설령 너희가 죽는다하여도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쌀을 씻듯, 그래도 이녀석들이 진짜로 죽으면 골치아프니 적당히 힘빼고 깨끗이 씻었다.

 

"우왓!? 드러...!"

 

이녀석들을 씻은 물이 순식간에 검게 변했다.

 

이녀석들의 몸의 때가 이정도로 심하다는 거다.

 

몸을 행구고 다시 퐁퐁을 묻힌 스펀지로 살살 녀석들을 씻었다.

 

"뉴뷃...!?"

"뉴...!? 규웃...!!?"

"먀..@:%-)€○■◇※¿¤"

 

좋아, 다 씻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제 녀석들이 들윳이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하겠지.

 

그렇게 만족하며 헤롱거리는 녀석들을 수건위에 올려놓고 다음 작업으로 들어간다.

 

다른건 아니고 접시에 튀밥을 담아 녀석들에게 주는 것 뿐이다.

 

응? 어, 정신을 차렸네.

 

"느, 온뉘야. 요퀸 오뒤..?"

"느으, 마리쨔도 묘르겠따쩨."

"뉴!?"

"뉜간 찌다...!?"

""늣...!? 오째서 뉜간 찌가 있눈고야(쩨)!?""

 

오오, 열열한 환영 감사~.

 

"뉘, 뉜간 찌는, 느긋할 수 있는 뉜간 찌냐쩨...!?"

 

대표격으로 보이는 윳쿠리가 앞으로? 나와 나에게 물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새끼 윳쿠리의 목소리는 성체에 비하면 작아서 잘 안들린다.

 

뭐, 배고프니 밥달라는 소리겠지...?

 

"자, 밥이다."

 

그렇게 말하며 튀밥을 가득담은 접시를 녀석들에게 내려놓았다.

 

내려놓으면서 튀밥 일부가 흘러내렸지만 신경쓰지않아도 좋겠지?

 

이걸 녀석들이 마음에 들어할지 궁금한데...?

 

잠시 상황을 지켜보자 새끼들은 튀밥을 먹지않고 멀뚱멀뚱 볼 뿐이었다.

 

음...윳쿠리는 튀밥이 싫은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내게 말을 걸었던? 그 윳쿠리가 흘러내린 튀밥하나에 다가가 그걸 입에 넣었다.

 

"뉴꺽뉴꺽...규론때로. 독찌눈 업는 거 가타쩨."

 

그 윳쿠리가 뭔가를 말하자 다른 윳쿠리들은 그대로 접시로 달려들었다.

 

아아, 아마 내가 준게 먹을 수 있는 건지 의심했던 모양이다.

 

아무튼 윳쿠리들은 먹이로 준 튀밥을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마음에 든 것 같아 다행히네."

 

그렇게 말하며 나는 삼발이와 냄비를 깨냈다.

 

 

=========================================

 

오늘은 여기까지라구...!

 

윳쿠리를 먹는 걸 보니 쓰고 싶어서 썼다구...!

 

덧붙여 잡아온 새끼 윳쿠리는 레이무는 5마리, 마리사는 3마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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