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집이다.넓은 마당에.마루가 있고.2층구조로 되어있는.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교외의 한적한 집.사람들은 그곳을 사람이 사는 집이라 부르고.윳쿠리들은 낙원이라 부른다.
그곳으로 가면 더이상 고통받지 않는다.굶주릴 지언정 인간의 손에 놀아나지 않는다.밤마다 인간들을 피해다니지 않아도 되며.마루밑에 숨어 비를 농락할 수 있다.
그것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윳쿠리들을 동물로 생각하는 애호파이기도 하거니와.그 집은 원체 넓어 윳쿠리 수백마리가 들어와도 사람 10명이 누워잘 정도로 공간이 남아돌기 때문이다.게다가 마루도 넓어.그 밑에도 윳쿠리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마루밑은 습하기에 온갖 곤충들이 모이며.이 곤충들은 윳쿠리들의 좋은 식사가 된다.그렇기에.그 집은 낙원이라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낙원으로 향하는 길은 지옥으로 포장되어 있다고 하였던가.도시에 사는 윳쿠리들은 그곳에 도달하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너무나 힘겨운 여정이다.약간의 거리라도 윳쿠리의 기준으로는 천리나 진배없으며.설령 그곳에 도달해도 그 근처에 사는 인간에게 학대받아 죽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낙원의 유혹은 윳쿠리들을 마치 홀리듯 불러들였다.수많은 윳쿠리들이 그곳으로 향하며.그곳에서 살고 있는 윳쿠리들이 전해준 달콤한 감언은 윳쿠리들에게 마약처럼 스며들어 은연중에 그 '낙원'이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게 하였다.
하지만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그곳까지 가는 데에 필요한 밥들과.인간들을 피해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가.현실은 그리 자비롭지 않고.낙원의 문을 여는 데에 필요한 희생은 너무나 크다.
"유삐이......유삐이...!"
레이뮤가 낙원을 향해 가고 있다.가족이 전부 출발하였지만.언니야는 인간의 아이에게 걸려 처참한 죽음을 맞았고.아빠야는 차에 치여 영원히 느긋해져 버렸다.엄마야조차 레이뮤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윳학자들에게 걸려.리본 한조각조차 남기지 못하고 불타 죽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작은 레이뮤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왔던 길을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지금 돌아간다면 가족의 희생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그렇게 며칠간 굶주리고.저부가 멈춰도 두 귀밑털로 필사적으로 기어왔다.그리고 마침내.레이뮤는 낙원의 문에 도착했다.
창살 사이로 지나가자.레이뮤의 앞에는 자신과 같은 윳쿠리들이 보인다.자신과 같이 더럽고.냄새나는 거리윳들이.그리고 그 중앙에는.한 남자가 앉아있다.
"여어.레이뮤..."
"윳쁴이......"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유쁴이이.....유꾸맂!"
"여기가 바로.."
"유긋찌이! 융야아아아! 엄마햣! 아빠야! 언니야아!"
"여기가 바로! 거리윳들의 낙원이다!"
"유우웃! 낙원쯰! 느그츼이! 느그타게 해달라구!"
"가족들을 잃어버린 것이겠지? 걱정마라.여기서는 누구도 너를 해치지 않는다.누구도 굶기지 않고! 비에 맞지도 않는다! 여기에 서있는 그 누구도! 너를 해치지 않는다!"
그렇단다.여기는 느긋할 수 있는 곳이란다.가족을 전부 잃고 나서야 낙원에 도달한 레이뮤는 그저 울 뿐이다.같이 자고.먹고.또한 교감할 가족이 없는 낙원이 무슨 소용이랴.그곳에 있는 윳쿠리들 모두 그 기분을 안다.누군가의 희생으로 낙원에 도달한 자들.레이뮤와 같은.그렇게 낙원으로 들어온 이들은 이제 2번째 삶을 사는 것이다.희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이 낙원에서 살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