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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 나타난 말하는 만쥬. 겉모습이 그럭저럭 귀엽게 생긴데다가, 무엇보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애완동물로서 폭풍 같은 인기를 구가. 한동안은 1가구 1윳쿠리라는 유행이 번진 적도 있었지만... 아무리 교육해도 감출 수 없는 본능 수준의 천박함이 금세 사람들의 환상을 깨게 만들어 현재는 대부분의 윳쿠리가 야생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 왜 갑자기 이런 설명을 하고 있느냐 하면- 

 

"이몸을 먹어 달라제에에에에에에에에!!! 먹혀주겠다는거제!!!"

 

이런게 눈 앞에서 날뛰고 있기 때문이다. 

 

'농구공 정도의 크기네. 성윳이다. 종류는 마리사. 근데 뭐야? 먹어달라니?'

먹지마라주세요오오오오!! 라든가, 마리사님은 여기서 죽을 윳쿠리가 아니라제!! 라든가. 달콤달콤 내놔 망할영감!! 같은 말을 하는 윳쿠리는 많이 봤지만. 먹어달라고 외치는 윳쿠리는 처음이다. 평소대로라면, 무슨 말을 하던 무시하고 지나갈테지만. 윳쿠리의 새로운 반응에 흥미가 동했으므로 어울려주기로 했다 

 

"이봐 마리사."

"뭐냐제에에에!! 내 말이 안들리냐제!! 먹으라제! 이몸을 먹으라는거제!!"

 

"너 혹시 먹는다는게 뭔지 모르는거냐?"

혹시, 먹는다는 행위를 다른 걸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윳쿠리는 상상을 초월하고, 거기서 두세번은 더 초월할 정도로 멍청하기 때문에, 그럴 확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제!! 이빨씨로 꼭꼭 씹고 꿀꺽~ 꿀꺽~ 삼키는거 아니냐제!! 느푸푸푸 망할 인간은 그런 것도 모르는거냐제? 오오 불쌍해~ 오오 멍청해~!"

"아 그래?"

당장이라도 짓밟아 버리고 싶은, 비열하고 짜증나는 웃음을 짓는다. 그래. 이런 웃음과 태도. 조금이라도 좋게 대해주면 금세 기고만장해져서 폭언을 일삼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다. 이건 어떤 윳쿠리라도 바꿀 수 없는 본능이다. 그걸 고쳐내면 금뱃지라는 특수한 고급종이 되는 모양이지만.  대부분의 윳쿠리는 교정되지 못하고 길바닥의 팥소로 윳생을 끝낸다. 

 

"그럼 뭐야. 먹혀달라는 건. 죽고 싶은거냐? 그런거라면 내가 지금 당장 죽여줄게."

"아니라제에에!! 마리사는 죽고 싶은게 아니라!! 먹히고 싶은 거라제!! 먹혀주고 싶은 거라제!!!"

"뭐라는거야? 그게 그거잖아."

"이래서 망할 인간은 안되는 거라제!! 마리사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한 인간인거라제!!"

 

지금 당장 밟아 으깨버리고 싶었지만.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하긴 했기 때문에, 참았다. 

"그럼 말해봐."

"멍청하고 느긋하지 못한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다제. 말해줄테니, 그 꽉막힌 귀를 열고 잘 들으라제!!"

 

'이것 참, 한마디 한마디가 거슬리는 놈이군.''

이런 녀석들 천지니까. 윳쿠리가 그런 취급을 받는거지. [대화]가 가능하다는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도, 애완동물로서의 삶조차 영위하지 못하는 놈들. 말을 할 수 있어도, 자신의 속내를 숨길만한 지성이 없으면 이 꼴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놈들에게 있어선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페널티 일 수도 있다. 다른 생물처럼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하면, 추악한 본성을 인간에게 들키는 일도 없었을테고. 애완동물로서의 삶을 지속 시킬 수 있었을테니까. 

어정쩡한 대화능력은 없는 것만 못하다는 거다. 

 

"인간은 느긋하지 못하다제. 느긋하지 못한 망할 생물이라제!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라제!!! 모든 생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제!!"

"오, 그래?"

만고불변 같은 말은 어디서 배운걸까? 그 멍청한 머리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닐텐데. 그리고 느긋하지 못하다라. 윳쿠리들은 대부분 그런 말을 하던데.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건지는 대답하지 못한다. 질문을 하면 "그거야 당연하거 아니냐구우우!! 윳쿠리만이 느긋하다구우!! 그러니까 얼른 달콤달콤가져와아아악!!" 이라고 떠들다가 얻어맞는다. 윳쿠리들만이 느긋하다, 그럼 그 느긋함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것도 대답하지 못한다. 느긋함은 느긋함이라구우우우!! 라고 떠들다 또 얻어맞는다.  

윳쿠리는 그들의 근원인 느긋함조차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생물이다.

 

 "윳쿠리는 느긋하다제... 인간 같은 생물하고 비교하는게 실! 례! 일 정도로 느긋한 생물이라제... 그래서 이몸은 생각한거라제... 그렇다면 그 느긋함을 나눠주자고!!! 하등 생물인 인간에게 느긋함을 나눠주는 거라제!!"

"오 왠일로 기특한 생각을?"

느긋함을 나눠준다. 보통 윳쿠리라면 하지 못할 생각이다. 윳쿠리는 이기심의 극치를 달리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식량 다툼 때문에 가족들끼리도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다분히 발생하는 것이 윳쿠리인데.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이 가진 느긋함을 나눠주려는 생각을 했다니, 의외로 제대로 된 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먹는거라제!! 이 위대한 윳쿠리 마리사님께서 느긋함을 나눠주겠다제!! 더럽고 한심하고 느긋하지못한 망할인간한테 윳쿠리만이 가진 느긋함을 나눠주는 거라제! 자, 먹으라제! 얼른!!!"

 

"그렇구나. 기특하네."

마리사는 턱인지 목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추켜세우며 흥흥, 나 대단하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그럼 내가 여기서 이 녀석을 먹어주면. 이놈의 계획은 완성되는 것인가... 인데. 사실 방금 전부터 눈치챈건데, 길의 구석에 놓인 전봇대 너머에 성윳 레이무종과 아기윳 레이무 마리사 두 마리가 눈을 반짝거리며 이쪽을 살피고 있었다. 가족인가본데.. 흠 좀 더 떠볼까. 

 

"그런데 마리사는 괜찮아? 내가 널 먹으면 넌 죽는거잖아."

"닥치라제!! 닥치고 먹기나 하라제!! 마리사는 이미 결심했다는 거라제!! 망할 인간 따위가 위대한 마리사님의 결정에 토를 다는게 아니라제!! 죽여버리는 수가 있다제!!"

"그래도 말이야~~ 가족이라던가 없어? 마리사가 죽으면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해~~?"

 

"시끄럽다제!! 망할 인간 주제에 마리사님의 큐트하고 아름다운 초! 미! 윳! 레이무와! 세상의 보물인 아이들의 일을 입에 올리는게 아니라제!!! 느푸푸!! 마리사님의 느긋함을 나눠받은 망할 인간은 눈물을 흘리며 통곡할거라제!! 은혜를 갚겠다며 엎드려 비는 인간이 눈에 보인다제!!"

아, 아 그런건가. 

제대로 말은 안했지만 이놈. 그래도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려는건가... 그 마음은 기특하다만. 이놈 머릿속에는 내가 이놈의 느긋함을 나눠받고 그 대신 저기 저 꼬질고질하고 더러운 레이무와 새끼윳 두마리를 부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나본데. 

"음, 그럼 알았어. 마리사를 통채로 먹어야겠다."

"무, 무슨 말이냐제!! 먹는건 여기 이거라제!!"

"앙?"

그렇게 얘기하면서 놈은 고개를 돌려 엉덩이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딱딱하게 굳은 팥소가 붙어 있었는데... 

"응응이잖아 이거."

"그렇다제!! 응응은 마리사님의 몸에서 나온 것이라제!! 이걸 먹으면 망할 인간도 느긋함을 가지게 될 거라제!!!"

 

아, 취소. 지금까지 했던 말 전부 취소. 희생은 개뿔. 기특함은 무슨. 이놈, 응응을 사람에게 처먹이려고 한거야? 지금까지 어울려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높이 치솟핬던 흥미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재미없다 재미없어. 그럼 그렇지 윳쿠리한테 희생은 무슨. 

"저기 있잖아. 마리사."

"뭐냐제! 얼른 먹고 마리사님한테 복! 종! 하는 거라제!! 자! 자! 자!"

 

"내가 널 왜 먹어? 안먹을거야."

 

"워, 워째서어어어그런말을하는고냐제에에에에에!!"

 

"그거야 당연하지. 너라면 네 응응을 먹을 수 있겠냐? 그리고 너희들 윳쿠리 따위보다 훨씬 느긋하게 있으니까 말이지. 너를 먹을 필요도 없다는거야."

"우, 웃기지 말라제에에에에!! 느! 긋! 함은 윳쿠리만의 것이라제!! 인간 따위가 느긋할리가 없다제에에!!"

 

"그럼 내가 자세히 알려주도록 하지. 저기 저쪽 좀 봐. 저기 지나가는 사람들 보여?"

"저 망할 인간들이 어쨌다는거냐제!!!"

"저 사람들 표정 어때? 웃고 있지? 행복해보이지?"

내가 가리킨 것은 한쌍의 커플이었다. 서로 깊게 사랑하고 있는 것이 얼굴을 보기만해도 느껴진다. 붉게 상기 된 뺨과 행복한 미소.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그, 그게..."

"저 사람들 입고 있는 옷은 어때? 따듯해보이지 않아? 저기 저 사람이 들고 있는 음식에선 맛있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지?"

"느, 느긱!!"

"있잖냐 마리사? 저 사람들이 불행해 보이냐? 느긋해보이지 않냐?"

"그, 그럴리 없다제!! 마리사만이!! 윳쿠리만이 느긋한게! 진! 리! 라제!!"

 

"그래? 그런데 넌... 따듯한 옷도 없고."

"느겍!"

"맛있는 음식도 없고."

"긱!"

"더럽고, 냄새나고, 못생겼잖아."

"게게게게1!"

"있는 건 더러운 가족들 뿐이네? 그건 좋겠다. 더럽고 못생기고 도움이 안되는 쓰레기들을 가족으로 데리고 있다니. 그것만큼은 대단해. 응원할게 마리사. 그런 쓰레기들이랑 살아야한다니 힘들겠다."

 

어디선가 레이무우우우느으으은쓰레기가아니야아아아아아아!! 라고 외치는 듯 한데. 무시 무시.

 

"있잖냐. 니들은 전혀 느긋하지 않아. 니들 사는 걸 봐라. 그게 느긋해? 그럼 느긋함 따위 필요없어. 그런걸 뭐하러 가지냐? 더럽고, 냄새나는데. 그리고 말야. 그 어떤 인간도 니들 보다는 행복하게 살 걸? 그 어떤 인간도 너희들 보다는 느긋할거야. 그걸 알아둬."

"느게...그, 그럴리가 없다제!!" 

"그렇게 생각해. 아무튼, 난 너를 먹지 않아. 너 같이 아무런 가치도 없는 걸 먹어서 뭐하냐? 그냥 쓰레기인걸. 너는"

 

"마, 마리사는 쓰레기가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눈이 확 뒤집어진 녀석이 달려드니, 묘한 압박감이 있었지만. 그래봤자 윳쿠리, 가볍게 걷어차준다. 

"느게에아아아아악!!"

 

"뭐, 그렇게 느긋함을 나눠주고 싶으면 길가의 들개에라도 먹히라고. 그럼 안녕~"

 

"느게아으ㅔ에...."

기절했을까. 아무 대답이 없다. 전봇대에 숨어있던 윳쿠리들이 튀어나와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저렇게 소리를 내면 금세 나타날텐데. 

 

"햣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왔다. 

동네에서 유명한 학대오빠. 모히칸씨다. 윳쿠리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했지만. 학대 오빠의 초속의 손놀림에는 당해낼 수 없다. 단숨에 포획 된 윳쿠리들은 학대 오빠의 특수 케이지에 갇혀 버렸고. 학대 오빠는 그대로 사라졌다. 

 

"아, 얼른 돌아가야지."

 

그 뒤 그 윳쿠리들은, 갈갈이 조각나서 유기견들의 밥이 되었다고 한다.

마리사의 소원대로 느긋함을 나눠주게 되었네! 

경사났네~ 경사났어~

 

 

 

--------------------

원래 쓰려던 거랑 좀 다르게 나왔군요 

 

 

 

  • profile
    류민혜 2017.04.06 18:35
    우주제일의 히어로 호빵맨님의 흉내를 내는가 했더니...
  • profile
    무첸 2017.04.06 21:06
    호빵맨님을 저런 천박한것에 비유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 ?
    알트바인 2017.04.22 11:56
    어린이들의 영웅 호빵맨과 길가의 쓰레기인 윳쿠리를 비교하다니...대역죄인이라구...!!
  • ?
    탄핵남자 2017.04.07 00:33
    오오 꿀잼! 그나저나 화과자 하편 없나요? 보고싶어요 ㅠㅠ
  • ?
    햣하 2017.04.07 01:07
    쓰던게 날아가서... 의욕 생기면 다시 쓰겠습니다...
  • ?
    윳큐리사랑 2017.04.11 05:45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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