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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2 18:19

이해

조회 수 133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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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이 마음이 공허해진건.물과 밥.그리고 이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일까?

아니면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중 하나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일까.

 

느긋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욕망.이 욕망을 이루기 위해 윳쿠리들은 동족을 죽이고.자식들을 차별하고.게스가 되어간다.하지만 가장 웃기는 것은.사실 느긋하게 있는 것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느긋하게 살기 위해서는 밥을 모야하 한다.그것 뿐인가.집도.보온재도.가족도.모든것이 필요하다.그것들을 이미 갖추었음에도 멈추지 않는 욕망이 혐오스럽게 보일때 쯤 마리사는 어른이 되었다.

 

물씨.밥씨.하늘씨.땅씨.정말로 멍청한 이름들이다.물이면 물이고 밥이면 밥이지 씨가 뭐인가.뭐어.윳쿠리들의 지능으로는.모든것은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란다. 모든 것이 자신을 느긋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부터 나온 억지일까.멍청한 팥소뇌가 아직 어린 새끼들에게 그런 엉터리 지식을 가르치는 꼴을 못봐 아가야들에게 사실을 얘기해봤자 소용없다.저들의 논리는 일단 '그렇듯'하다.마리사가 논리정연하게 의인화의 불필요함을 역설해 봤자 머리가 딸리는 아기윳들은 자신의 부모도 아니고.어려운 말만 잔뜩 지껄이는 윳쿠리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마리사에게 남은 것은 죽은 아내가 남긴 마리짜 한마리.

 

매일 자신이 사냥해온 밥들을 행복하게 먹는 새끼를 보면서 마리사는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윳.그럼 아빠야는 나갔다 온다제"

"윳~! 시죠시죠! 마리짜뉸 압바야량 뉴규찌 이꼬 앂따쪠? 오뉴룬 샤냥쯰 하지말고 마리짜랑 뉴규탸게 있뉸꼬쪠?"

"........아가야..."

"윳! 압바야!"

 

마리짜는 아빠야가 자신의 말을 들어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그게 느긋할 수 있으니까.마리짜는 귀여우니까.밥씨가 저절로 나타나고.물씨도 마음껏 꿀꺽꿀꺽 할 수 있고.이런 느긋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아빠야의 차디찬 말은 그렇게 믿고 있던 마리짜의 마음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이 세상은 아가야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제."

"윳?"

"밥은 사냥을 해야 얻을 수 있고.물은 계속 떠서 갖다놓지 않으면 안되는거제.집씨도.인간씨들의 사냥터에서 가져와서 만들 수 밖에는 없는거제"

"유?..유긋찌......느그타게 이쯔라제?"

"밥은 살아있지 않은거제.아무리 생떼를 부려도.밥씨는 나타나지 않는거제.물씨가 어디갔냐고 물어도.물은 아가야를 위해 나타나지 않는거제!"

"뮤쑨 쏘리야아! 그론고 이샹햐댜제! 마리짜는 기여우니까 뱝찌.물찌.집찌 쪄언뿌 가꼬 있눈 꼬쪠?"

"그건 아빠야갸 사냥한거제! 아빠야가 모은 밥! 아빠야가 모은 물! 아빠야가 지은 집인거제!"

"융야아아! 오쨰쏘 그론 먀률 하뉸고야아!? 마리짜는 느그타게 이꼬 시퍼쓸 뿌닌데!"

 

아기윳이 알아들을리 만무한 말.마리사는 아가야의 절규를 뒤로한채 사냥터로 발걸음을 옮긴다.울음을 터트리는 아가야를 무시한채.

  • ?
    건달바 2017.04.02 22:43
    이만하면 만쥬교육으로는 일품!
    그래도 땡깡부리면 흙으로 만들어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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