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3.30 11:03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28-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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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뜨는 오늘 밤, 도쿄의 뒷세계를 4등분하는 야쿠자 일가, 검은 독사 파는 성대한 축제를 연다.

자신들의 오야붕, 쿠로츠키 카츠오의 생일연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의 거대한 전통 일본식 가옥에선 10시부터 자신들의 두목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연회를 시작한다.

 

"하하하하! 성대하구나 성대해! 이렇게 즐거운 날이 또 있겠느냐!"

"생신 축하드립니다 오야붕!"

"그래, 고맙다! 다들 앉아라! 오늘은 거하게 마시고 취하자꾸나!"

"오오오오오!"

"근데 그년은 왜 아직도 안와? 내 술을 따를 자는 그년밖에 없지 않느냐!"

"우, 우우..."

"너 이자식! 오야붕께 폐를 끼칠 셈이냐! 빨랑 술을 따라드리지 않고!"

 

빨간 마이크로 비키니를 입은, 모자에 금뱃지가 반짝이는 몸첨부 플랑이 공포와 수치심을 품고

자신을 구매한 주인인 쿠로츠키에게 다가갔다.

살며시 무릎을 꿇고 앉아 조심스레 쿠로츠키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그래, 이 맛이지. 자고로 술은 새끈하고 음탕한 여자가 따라줘야 제맛이 나는 법!"

"오야붕의 말이 옳습니다. 게다가 겉은 완전히 금발의 여중생인데 윳쿠리라는 종족이란 이유로 문제도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내가 이래서 윳쿠리 성매매 사업에 손을 뗄 수가 없어. 몸첨부라는 이유로 돈이 더 들기는 해도 이윤이 더 크다니까."

 

검은 독사의 주인, 쿠로츠키 카츠오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술이 가득찬 술잔을 기울여 한껏 들이켰다.

 

"크아아~! 이 맛이로다! 이 맛인게야! 크하하하하!"

 

그 대머리의 늙은이가 오른손의 술잔을 비우고 내려놓았다.

술을 접대하는 플랑이 잔에 새로이 술을 채우는 동안 그 늙은이는 오른손으로 플랑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플랑은 격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는 없다.

처음 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그것을 얼굴에 드러낸 것 만으로도 고된 고통을 맛보았기에

1달이나 이 일을 하면서 익숙해진 플랑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하게 미소지으면서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시간이 1시간이나 지나고 있었다.

한편, 150여명이나 달하는 이 조직에서 그 대연회에 초대받지 못한 몇몇이 있었다.

조직에서 성적이 저조해 이번 연회에서 제외되어 문지기나 맡게 된 이들이다.

 

"빌어먹을, 그 썩을 덩치 큰 파츄리랑 웬 괴짜놈때문에..."

 

그리고 그 저택의 문앞을 지키는 두명은 다름아닌, 이전에 맛치에게 손댔다가 시로이에게 호되게 당한 세명 중 두명이었다.

남은 한명은 이전에 시로이가 협상하러 갔다가 문앞에서 조우한 적이 있었다. 그 자는 오늘은 다른 곳에서 망을 보고 있다.

 

"그 썩을 의사놈이 전에 나 없을 때 여길 왔었다고?"

"그녀석 말로는 그렇다더라. 뭔 협상을 하러 왔다던데?"

"젠장! 그때 내가 있었어야 했어! 내 팔에 메스를 박은 그자식 면상에 한대 후려줘야 했는데!"

 

문 앞의 두 양아치가 투덜대는 동안, 문 맞은편의 골목길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인근의 어지간한 주민들은 오늘이 무슨 일인지 알 터. 함부로 밖을 쏘다니지 않을 것이다.

두 양아치는 손에 들고 있던 각목을 다시금 바로쥐고 고개를 치켜들어 다가오는 자를 내리깔아 보았다.

양아치 특유의 땡깡이다. 허세라도 강한 척 하지 않으면 금세 먹잇감이 되는 것이 이 뒷세계임을 그 둘은 잘 안다.

 

"어이, 거기! 오늘은 우리 오야붕의 중요한 날이니까 딴 길 쓰시지?"

"그거 미안하구만. 그 오야붕씨께 볼 일이 있어서 말이지."

"뭐?"

"잠깐, 이 목소린..."

 

철이 덧대어진 검은 가죽구두, 범상치 않은 부품들이 붙은 검은 가죽장갑, 옷은 청바지에 흰 와이셔츠이지만

그것이 무색하게 특징을 두드러내는 펄럭이는 흰색의 의사가운.

 

"너, 너 이자식 잘 만났다! 내 팔에 메스박은 녀석!"

"역시 너희들도 여기 소속이었구만. 그땐 우리 맛치가 참 신세를 졌지."

"맛치? 하, 너 그 똥만쥬한테 별명지어준거냐? 참으로 멋들어진 윳쿠리 애호파구만?"

"난 연구하는 자야. 그리고 내 연구를 도우는 조수에겐 나름의 애정같은 걸 내주지."

"헹, 니가 뭐하는 놈인진 알 바 아닌데, 이렇게 만난 거 전에 진 빚을 갚아주마. 곱게 돌아갈 생각 마라고."

"글쎄, 내가 몸 성하게 돌아갈 생각은 하고있진 않지만 너희라고 무사할 것 같진 않은데?"

"뭐? 그게 뭔 멍청한 소리..."

 

전에 시로이에게 메스가 박혔던 양아치.

그 옆에 있던 다른 양아치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의 다리에 고드름이 박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뭐, 뭐야!?"

 

아직 멀쩡한 양아치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그 역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다리에 대못이 박혔다.

그 양아치가 쓰러진 동료에게 한눈을 판 사이, 시로이가 허리춤에서 네일건을 꺼내 그의 다리에 못을 박은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몇시간 전, 시로이는 최종적인 작전회의에 들어갔다.

 

"좋아, 프사이. 너희가 수집한 정보와 그걸 바탕으로 한 작전을 알려줘."

"알겠습니다."

 

전략전술에 능한 윳쿠리 사나에, 프사이는 자신이 그린 상면도를 펼쳤다.

적의 본거지인 저택은 전통 일본식 가옥으로 1층만 있으며

저택은 □형태로 되어있고 방은 많지만 장짓문만 열면 전부 통하게 되어있어 매우 단순한 구조이다.

넓직한 정원과 그 끝엔 마찬가지로 □형태의 기와벽이 저택과 마당을 둘러싸고 있다.

결행일에 그 저택에 있는 인원은 총 169명.

그 중에 두목인 쿠로츠키와 최측근 2명을 제외하면 일반 조직원은 166명.

저택의 벽 동서남북으로 10명씩 지키고 있으므로 내부의 땅의 조직원은 126명.

마당의 동서로 각각 30명씩 조직원이 무작위로 퍼져있으므로 실내엔 66명.

저택으로 들어가는 문은 하나로 전통가옥이지만 전기를 쓰기에 현관에 배전함이 있다.

저택을 둘러싸는 벽의 문은 총 두개로 현관 앞의 정문과 반대쪽 벽 한구석에 있는 작은 문이다.

 

"이 상면도의 표시가 오늘 오전까지의 정찰결과입니다. 이오타(리글)의 보고로는 천장 윗쪽에 작은 공간이 있어

윳쿠리라면 성체라도 여기를 통해 저택의 상단부를 장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흐음... 좋아. 정문은 남쪽이군 그래."

"각 방면의 경계인원은 똑같고 남쪽에 차량 두대, 북쪽에 차량 한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여차할 때의 도주용이겠죠."

"외부의 인원처리는 몸첨부들에게 맡기지. 북족은 제타(첸)와 에타(모미지)가 맡고

서쪽은 세타(요우무), 동쪽은 파이(메이링)가 맡는다. 골목길을 보니 남쪽은 동, 서, 남으로 골목길이 나있군.

내가 남쪽에서 정면으로 녀석들과 마주한다. 내가 먼저 현관의 녀석들을 손보면 그걸 신호로

양옆에서 오메가(귀무녀)와 카이(선대)가 나머지를 처리한다. 그 후 나는 곧장 저택으로, 둘은 마당의 녀석들을 담당한다."

"제타, 이해했다냥."

"에타도 확인했습니다."

"전투불능으로만 만들면 되는거죠묭?"

"맡겨만 주시라해!"

"쳇, 재밌는 것들은 저택 안에 있을 거 아냐. 왜 내가 마당이야?"

"명령대로 해라, 오메가. 시로이님은 우리가 아직 공개되길 원치 않아서 취하는 조치다."

인근에 사람이 이사하고 아직 이주자가 없는 빈 2층건물이 있군."

"그렇습니다."

"좋아, 여길 작전기지로 쓴다. 알파(우동게)와 엡실론(치르노), 프사이(사나에)와 맛치가 이 주택 옥상에 가라.

알파는 저격, 엡실론은 고드름 총알을 생성해서 알파에게 넘겨주도록."

"알겠습니다게라."

"이몸, 힘낸다구!"

"무, 무큐, 맛치 잘 할 수 있을까요?"

"프사이가 함께하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맛치의 지혜도 훌륭하고요."

"내가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면 다음 부대가 침투한다. 이오타는 미리 내가 준 약품들을 챙겨 천장에 은신,

감마(앨리스), 뮤(사토리), 뉴(코이시), 타우(유우기), 피(신묘마루)는 우-팩으로 공중에서 옥상으로 안착,

타우가 구멍을 뚫어 천장쪽으로 들어가라. 저택이 □형이면 들어가면 곧장 좌우로 갈림길이 나겠지.

난 오른쪽으로 가겠다. 뮤와 뉴는 천장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라.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 나한테 알려주고.

감마와 타우, 피는 왼쪽으로 가서 타우가 천장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으로 감마의 인형이나 이오타의 분신, 피가 강습.

델타(레이무)와 오미크론(사쿠야), 로(유카)는 이때 저택의 왼쪽으로 가서 그곳을 담당한다."

"저... 레이무 이해 못했는데."

"신호가 떨어지면 저택 왼쪽으로 들어가서 싸우면 된다는 거예요 델타."

"그렇구나!"

"베타(혼종마리사)와 입실론(키메에마루)는 공중에서 공격지원."

"윳쿠리용으로 개조한 네일건은 이때를 위한 거였나요."

"도스 스파크 많이는 못쓴다제."

"작전결행 10분 뒤, 시그마(키메라)가 현관의 배전함에 전격을 가해 저택에 정전을 일으키고 퇴각.

그 후에 크사이(모코우)가 현관에서 발화, 저택에 화재를 일으켜.

캅파(니토리)와 람다(우츠호)는 팀으로 움직여서 북쪽 벽을 폭파시켜서 퇴로용 구멍을 내."

"폭파는 람다 전문이라구!"

"나도 당신과 같이 싸우겠어."

"아니, 플라티나는 알파가 있는 쪽에서 대기."

"어째서!? 내 동생을 구하는 일이라고!"

"그래서다. 중요한 순간에 네가 기습으로 나타나 네 동생을 구출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알았어. 때가 되면 알려줘."

"통신용 장비를 만들었다. 귀가 없는 윳쿠리도 착용할 수 있는 버전이 있으니까 모두 착용하도록."

 

시로이는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생긴 통신기를 모두에게 나눠줬다.

위치의 배치는 끝났다. 이제 그들이 한껏 취했을 시간에 기습하면 된다.

그 시간이 바로 밤 11시. 제한시간은 30분. 11시 30분이 되면 시로이의 친구인 마츠다가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일의 성공여부에 상관없이 이때가 되면 모든 윳쿠리는 철수. 시로이는 플랑을 탈취할 때까지 전투.

자신을 불사르는 작전이다. 자신을 위해서. 시로이 스스로도 아이러니한 작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이 작전의 결행에 이미 준비를 마쳤다. 그는 이미 모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지금, 그가 두 양아치가 눈앞에서 뒹구는 걸 보는 순간 양 옆에서 남자들의 굵직한 단말마들이 들려왔다.

 

카이와 오메가가 합류했다. 윳쿠리보단 튼튼한 인간이지만 이 둘 각각을 상대로 평범하게 싸움 좀 한 남자 넷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윳쿠리보다야 시간은 걸리지만 카이와 오메가는 공격 한대도 허용하지 않고 그들을 제압했다.

그리고 이 남쪽 벽의 소란을 시작으로 모든 방향에서의 기습이 시작되었다.

 

"저는 살생을 좋아하진 않지만 당신들은 제압해야 합니다. 그러니, 적당하게 베여주십시오."

 

"뭐, 뭐야 이녀석들! 정말 윳쿠리가 맞... 으억!"

"극진 공수도를 단련한 우리에게 고작 각목이라니"

"그딴 게 통할거라 생각했냥 뭘 알고는 있냥!"

 

"수고하셨습니다해. 잠시 그렇게 주무시길 바란다해."

 

{프사이:주인님, 동서남북 모두 제압 완료입니다.}

"공중공격은?"

{프사이:베타와 입실론 모두 실행중입니다. 적들이 혼란에 빠졌으니 지금이면 돌입해도 눈치 못챌겁니다.}

"우리가 돌입하는 순간 둘의 공격은 중지시켜. 그리고 알파는 남쪽의 차들 바퀴에 저격해서 못쓰게 하고."

{프사이:알겠습니다.}

{알파:명령, 확인했습니다게라.}

"좋아, 돌입이다. 둘 다 준비됐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시로이님.

"크키키킥, 빨리 열기나 하라고."

"현 시각 11시 2분. 검은 독사 파의 본거지로 돌입한다."

 

보름달이 뜬 밤, 한 저택에 피바람의 기운이 돈다.

그것을 마시기라도 한 듯 개기월식이 시작되어 달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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