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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04:16

세이브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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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큐~"

 

흔한 학대파인 남자는 저번에 윳갤에 올라온 『식용윳을 학대하는 방법』의 실천을 위해 15000원에 레이무마리사6쌍세트를 구입했다. 집에 들어간 남자는 오랜만에 윳쿠리 플레이스 선언을 들었다. 학대력이 솟구쳐 올랐다는 것 까지 기억한다.

 

"모르겠어-"

 

눈 앞에 거대한 파츄리가 있다. 눈을 굴려본다. 그 옆에는 조금 작지만 이상한 소리를 내는 묭이 있다. 

 

"찐뽀-!"
'으 진짜 야생윳이야. 야생 묭 울음소리 진짜 싫어! 대체 이 괴물들은 뭐야. 내 집은 어디있고!'

 

작은 첸은 귀를 막았다. 잠시 뒤 스윽거리는 소리를 내며 다가온 그림자에 눈을 떴다.

 

"무큐~"

 

[파츄리는 당신을 걱정하고있다.]

 

"뭐야이게……."

 

자신의 몸에 꼬리가 두개 달려있다는 걸 인식한다. 바보같은 모자가 머리 위에 얹혀있다는 것도 그리고 첸이 되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파츄리가 보기에 당신은 어딘가 이상하다.]

 

"알고있어-"
"무큐!"

 

[파츄리는 모든 걸 알고있다.]

 

'팥소뇌 따위가. 파츄리에 묭, 아니 내가 첸이라면 아빠는 따로 있는 모양이군. 파츄리에 첸 그리고 묭 잘하면 란까지.'

 

첸이 된 남자의 머릿속에 몇 백만원 짜리 학대 플레이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격도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는다.

 

"진뽀-! 누관검!"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 묭이 첸을 바라보며 누관검을 높이 들어 올린다. 첸은 전혀 안심이 안됐다. 최대한 위협이 안되게 집 밖을 쳐다보며 고개를 꺄웃갸웃 거리지만 거대한 덩치자체가 무서웠다. 첸은 힘이 약하고 작은 종이다. 주변에 작은 것들이 돌아다니는 게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뉴간검!"

 

나보다 두 배는 작은 묭이 나뭇입을 휘두르며 누관검이라고 한다. 애초에 그건 먹이잖아 이 덜떨어진 동생아.

 

"프큐!"

 

그리고 아까 묭보다 조금 더 작은 파츄리가 기어 나온다. 나름 첸은 첫째였다.

 

"알고있어……."

 

이런 꿈은 금방 깰 것이란 걸 알고 있기에 첸은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빠가 왔다. 예상대로 윳쿠리 첸.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모습이나 입 안에 산딸기를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물고 있다. 약한 첸에 파츄리 조합이라니 에러다. 정말 생존할 수 없는 희귀한 조합이었다. 이런 악몽은 어서 깨야…….

 

다음날 아침

 

[윳쿠리로 하루를 생존한 당신! 특전이 지급됩니다. 앞으로 윳생을 잠자기 전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로드'를 외치거나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을 당하는 경우 '세이브'지점으로 돌아옵니다.]


[지정 가능한 세이브 지점 1/1]
[묭과 란과 파츄리와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 3/23일]

 

"파츄리 좋은 아침이야! 묭 그리고 아이들도 좋은 아침이야!"
"무큐~"
"진뽀!"
"좋은 아침이야!"
"좋은 아치미야!"
"모르겠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윳쿠리들의 고음테러와 동시에 첸의 멘탈도 동시에 흔들린다.

 

"진짜로 모르겠어-"

 

[첸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 남겨놓은 산딸기 1/4」를 내밀었다. 아마 첸은 아기 첸이 배가 고플것이라고 생각한다.]

 

뱃가죽이 정말 등짝에 붙은 것 처럼 아팠기에 첸은 산딸기를 물었다.

 

우물우물…….

 

"맛있니?"


"첸은 조금 더 쉴거야."

 

산딸기는 완전히 익어서 신맛도 전혀 나지 않고, 냄새나고 더럽게 달기만 했다.

 

"모르겠어-"

 

[파츄리는 모든 걸 알고있다.]

 

첸은 고개를 돌렸다. 산딸기만은 말끔하게 먹었다. 배고픔이 좀 가시자 집안 풍경이 정확히 들어왔다. 아주 무난한 윳쿠리 굴이다.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위생적으로 비의 걱정도 없어 보인다. 이제서야 이게 파악됐다는 것에 스스로 놀랐다.

"맛이없어..? 모르겠어-!"

 

편히 쉬고 있던 아빠 첸이 삐졌다. 그리고 파츄리는 "무큐~"아빠 첸을 위로한다. 첸은 조용히 다리를 움직여 푹신한 풀 위에 올라섰다.

 

"진뽀오오! 언니야 어서 첸아빠야한테 사과해!"
"므큐으가 보기에도 체어니가 잘 못 했어. 사과 아나면 어니는 게슈야!"
"알고있어-"

 

여기서 '인간'의 자존심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건 결국,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거다.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게 꿈이든 현실이든 정말 「일장춘몽」이라고 해도 이유가 있겠지.

 

"아빠. 아깐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
"응응."
"미안해 아빠 딸기는……."

 

첸이 고개를 돌린다. 아빠 첸도 고개를 돌린다.

 

"맛있었어-"
"아가야아아아아! 아빠도 첸의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해!"

 

첸은 고개를 돌렸을 때 눈물을 글썽글썽 달고있는 파츄리를 보았다.

 

[파츄리는 모든 걸 알고있다.]

 

다 헛것취급했지만 이 메세지는 뭘까.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하는게 중요했다. 빌어먹을 윳쿠리가 인간이 되는 꿈을 꿨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윳학파였다니 첸에게는 더욱 납득이 안가는 상황일 수 밖에 없었다.

 

[파츄리는 모든 걸 알고있다.]

 

"읏..."
"무큐?"

 

파츄리가 이쪽을 본다. 부담스럽다. 뿅뿅에 흙을 뭍히고 얼굴에는 쓸림자국이 있는 더러운 윳쿠리일 뿐이다. 하지만 첸에게는 그래도 엄마였다. 일단 말을 붙이기로 결심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연다.

 

"마마.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있어?"
"아가야는 궁금한거네! 고대의 마법서를 꺼내오겠어. 아가야는 잠시 느그타게 기다려!"

 

그래서 나온 고대의 마법서가 『아기도 쉽게 배우는 영단어 990선』이다. 윳쿠리답게 뭔가 종기쪼가리를 들고 마법서라 우기겠거니 했는데 나름 책은 책이었다. 그걸 무척이나 힘겹게 끌고 오는 게 첸의 눈에는 안쓰럽게 비쳤을 뿐이다. 그리고 그 위에 파츄리가 올라섰다. 그리고 처음 든 생각은

 

"파츄리는 숲의 현자란다! 뭐든지 물어보렴 아가야!"

 

게스?

보통 '숲의 현자'급 파츄리는 늙었다거나 거대한 무리의 수장 혹은 도스옆에 붙어있는 번데기같은 녀석들이다. 정말 현자라면 스스로 현자라 칭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 책…….

 

"마마. 그 책 어디서 얻은 거야?"
"무큐~ 고대의 마도서가 궁금했던 거구나. 수행을 하던 도중 큰 깨달음을 얻었을 때 하늘에서 떨어진거야!"

 

살짝 틀렸지만 지적하지 말자. '책은 어딘가에서 떨어졌다' 근처에 인간이 산다. 최악의 경우가 떠올랐다. 왜 왜 대체 아기 윳쿠리의 수가 이렇게 적은 걸까.

 

"마마. 나와 파츄리는 둘인데 왜 묭의 아기는 묭 뿐이야?"
"쉬운 대답인거네! 파츄리가 아이가 많은 건 좋지 않다고 셋만 낳자고 한 거야 무큐~"

 

첸은 고민을 거쳤지만, 여차하면 로드를 쓰면 된다 생각했다. 파츄리에게 처음 의문을 가졌을 때 부터 생각했던 말을 꺼냈다.

 

"마마. 정말 모든 걸 알고 있어?"

 

가끔 멍청한 윳쿠리들이라면 미칠지도 모른다. 정말 게스라면 화내서 짓뭉갤지도 모른다. 다음 대답은 첸의 예상과 달랐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파츄리는 숲의 현자야! 모르는 것 빼고 다 알고있어 무큐우~"
"그럼 세이브와 로드에 관한 것도 알아?"
"무큐~ 쉬운 대답인거네. Save는 저장, Load……."

 

파츄리들이 마도서를 휙득하면 마도서의 정보를 글자도 모르는 팥소뇌들이 알게 된다. 첸은 파츄리도 키워보기도 했었어서 솔직히 믿지 못했다. 그런데 야생 파츄리가 영어를 읆어대니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저게 마도서라도 되는 양 파츄리는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아가야 더 궁금한 것은 없는거야?"

 

첸은 대답을 하기 전에 주변을 살폈다.

 

"먀먀 대댜네! 파츄릐도 마도서를 휙득하고 말고네!"
"뉴간검!"
"페닛페닛."

 

아무래도 묭들은 전투에 특화된 바보들이고 동생은 그냥 바보인듯 하다. 그리고 파츄리쪽은 알고 있는 걸 물어봐서 그렇게 상처입지 않는 건가. 로드를 써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했지만, 별로 상관없어 보였다. 첸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파츄리는 다시 마도서를 구석에 끌고가 땅에 묻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집 구석에 흙이 조금 볼록 튀어나와 있더라니 저게 마도서였다. 이상하게도 눈썰미가 윳쿠리화 되어가는 듯 해 첸은 고개를 도리질쳤다.

 

힘들게 팥소를 굴린 첸은 지쳤다.

 

"느그타게 이써."

 

첸이 느긋해지자 주변에 동생들도 같이 매우 느긋해졌다. 아가야들이 느긋해서 묭과 파츄리는 감동을 받은 눈치다.

 

"정말 느긋한 아가야 정말 느긋하게 있는 거라구!"
"느그치!"

 

잠시 혼란속에 말랑한 초콜렛 푸딩처럼 늘어져있던 첸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아무런 위협이 없다? 저 윳쿠리들이 하는 말을 정말 믿는다? 첸은 윳쿠리 자체를 믿지 않는다. 학대파로서 얼마나 윳쿠리가 멍청하고, 자기합리화에 탁월한 종족인지 알고있다.

 

"아가야 응응 할 시간이야. 묭의 쭈욱쭈욱 체조를 보고 따라하는 거다 찐뽀-!"
"찐뽀옥!"
"캥보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짚풀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아가야 어서 같이 쭈욱쭈욱체조를 하는 거다 찐뽀!"

 

기본적으로 윳쿠리는 알몸이다. 첸은 아무것도 안 입은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왜 머리에는 모자가 있는 걸까. 쭈욱쭈욱체조를 하고 팥소라거나 생크림이라거나 초콜릿같은 걸 싼다. 그리고 그걸 부모가 핥아 준다는데…….

 

"우으으아으."
"캥보옥!"
"페닛페닛!"

 

동생들은 기분이 좋아보이지만, 첸에게는 존엄성을 침해하는 아주 중대한 사건이었다. 부끄럼을 타서 죽게 된다면, 아마 지금쯤 터지지 않았을까 싶다. 묭에게 강제로 체조를 당하고, 초콜릿을 배설하고 파츄리가 이하생략. 곤란한 일은 연속으로 일어난다. 그날 저녁 란이 돌아왔다. 그리고 정상적인 첸이라면 란의 외침에 답을 해야 한다.

 

"체에에에엔의 아가야!"

 

란이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며 아기 첸을 응시했다. 첸은 로드해서 파츄리가 아나루를 핥던 느낌을 다시 겪고 싶지 않기에 큰 용기를 냈다.

 

"라. 란.샤마!"

 

첸은 용기를 내어 란샤마를 불렀다. 그리고 란샤마의 혀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굴욕감을 느꼈다. 힘들다. 아니 재밌다니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처음 구상할때 야생의 최고의 윳쿠리 플레이스 + 의심병걸린 첸의 모습을 쓰고 싶어서 설정을 잡았습니다. 조금 너무 야생윳같지 않은 모습이 나오는데 나중에 게스 + 레이퍼 + 인간씨는 차차 등장할예정입니다. 아마도 결말은 첸이 아빠가 되는 결말 or 몸첨부 첸이 되는 결말중에 고민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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