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0-

by mad posted Mar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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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아아! 정말 도시파적인 곳이예요!"

"정말이네요! 오빠야는 정말로 친절한 오빠야예요!"

"하하, 과찬이야 둘다."

 

오늘 이 미친놈은 윳쿠리샵에서 두마리의 금뱃지 앨리스를 사왔다.

예의 실험의 본래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그가 이번에 실험하여 연구하고자 하는 것은 <윳쿠리는 자식을 낳으면 게스가 되는가?> 이다.

넷상에서 뜬소문으로 떠돌던, 100%의 개념을 가진 윳쿠리가 새끼 둘을 낳을 경우

어미는 80%의 개념을, 새끼는 각각 10%의 개념을 가져 어미는 약간 게스화, 새끼들은 게스화한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런 비과학적인 설을 부정하고 반박하는 그로썬, 이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원했다.

특히 게스 호르몬의 발견 이후, 윳쿠리의 게스성이 본능이 아닌 심리, 생리적 현상임을 입증한 그로썬

이 소문을 부정하고 제대로 된 과학적 이론을 정립하고 싶어했다.

그러기 위해 본래는 일반적인 애완윳들이 지낼만한 풍족한 환경에서 자손들을 배양할 예정이었지만...

조수로 둔 개조 파츄리의 배신이라는 의도치않은 변수때문에 본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실험용으로 처음 사둔 금뱃지 앨리스로는 두번째로 진행하려던 실험계획

즉, 앨리스X레이퍼 앨리스간의 자손의 상태에 대한 연구를 먼저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조수라는 잠재적 위험도 없어졌으니 자기가 조금 고달플지언정 본래대로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윳쿠리샵에서 두마리의 금뱃지 앨리스를 구매하고 왔다.

 

"내가 말한 건 기억하지? 화장실을 가릴 것, 반항하지 않을 것, 바깥의 윳쿠리와는 접촉하지 말 것."

"네, 앨리스들은 잘 기억하고 있어요."

"흐흠, 역시 금뱃지들이라 잘 기억하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 아까도 말했지만

새끼를 원하면 둘이서 상쾌해서 가질 것. 수는 제한하지 않으니까 마음껏 낳아도 되나 반드시 둘 사이에서만 할 것."

"잘 기억하고 있어요, 오빠야."

"그런데 어째서 앨리스끼리만 해야 하는건가요?"

"그건 내가 앨리스끼리의 아가야를 원하기 때문이란다. 이해해줄 수 있지?"

"네, 이해했어요!"

"좋아, 그럼 둘이 오붓하게 잘 지내렴!"

 

남자는 윳쿠리방을 나서고선 바로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 그리고 그 연구실과 연결된 실험개체 보관실에서

그는 자신이 이번 실험용으로 처음 샀던 954번 앨리스 앞으로 갔다.

 

"느힉!?"

"그래, 새로운 새끼는 잘 자라는 모양이네?"

"네, 네에..."

"난 실험이 방해되는 걸 제일 싫어하니까, 쓸데없이 반항하겠다고 새끼들을 죽이거나 했다간... 알지?"

"네..."

"그럼, 기대하고 있으마."

 

954번은 어제 또 새로운 레이퍼 앨리스와 강제적으로 교미해 새끼를 가졌다.

둘 다 영양상태가 좋아 이번에 줄기에 맺힌 새끼는 네마리다.

만약의 변수를 피하고자 사료는 어떤 윳쿠리도 재료로 쓰이지 않은 사료로써

양만큼은 풍족하게 주기에 영양이 모자랄 일이 없었다.

하지만 954번 앨리스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갇혀서 사는 삶, 원치않는 상쾌, 그리고 언젠가는 실험체로써 사라질 아가야들.

자신은 노력해서 금뱃지를 땄고, 주인과 함께 느긋한 삶을 기대했건만

그렇게 노력한 결과가 이거였다.

좁은 케이스에 갇혀 실험체로써 새끼를 제공할 뿐인 삶.

그게 자신이 금뱃지를 따기 위해 한 노력의 결과였다.

954번 앨리스는 이제 한숨을 쉬며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윳쿠리방의 두 앨리스는 하루하루가 느긋하고 행복하다.

오빠야는 친절하고, 밥씨는 언제나 맛있고, 이젠 아가야도 잔뜩이다.

앨리스와 앨리스 사이의 아가야라 아가야들도 앨리스들 뿐이지만 그래도 느긋하고 귀여운 아가야들이 잔뜩이다.

윳쿠리방의 앨리스들은 봄날의 햇살과 같이 따뜻한 삶을 살고 있다.

그곳의 앨리스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삶이 도시파적이라며 행복해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단지 오빠야는 자주 바쁘다며 많이 놀아주진 않지만, 그래도 그것이 자신들을 느긋하게 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오빠야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으며, 상냥하고 친절한 오빠야라고 여기고 있다.

 

그 오빠야는, 그 남자는, 그 미치광이 연구자는

오늘도 실험대에 올려놓은 새끼들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크게 두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실험중이다.

A그룹은 윳쿠리방의 앨리스들과 그들의 자손들이며

B그룹은 954번과 그 개체에서 태어난 앨리스의 자손들이다.

A그룹의 실험용 앨리스의 보급은 아기윳의 경우 거의 다 자랄 때 쯤에 줄기에서 하나만 떼어가

남은 줄기에 설탕물을 주입해 태어나게 해서 실험체로 삼는다.

아이윳의 경우는 처음부터 윳쿠리방의 앨리스들에게 새끼의 수를 제한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이 다 인지하지 못할 만틈의 자손들이 생겨 그 중에서 몇몇을 눈치채지 못하게 채간다.

두 성체의 팥소는 잠들었을 때 살짝 해부해 조금 채취한 뒤 재빨리 봉합해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B그룹의 경우는 아기윳은 처음에 했던 것처럼 태어나기 직전에 954번 앨리스를 재워 데려간 뒤

자식들이 태어나길 기다렸다가 태어난 순간 약물로 재운 뒤 실험체로 쓰고

아이윳은 태어난 아기윳을 별실에 혼자 두어 남부럽지 않은 호사를 며칠 누리게 하다가 어느정도 자라면 실험체행.

성체의 데이터는 줄기의 새끼들을 모두 사용한 뒤 살을 갈라 팥소를 채취, 봉합한다.

윳쿠리방의 앨리스와 954번 앨리스는 극과 극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의 자손은 언제나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고 있다.

시로이 쿄우진이라는, 백의의 악마의 손에 실험체로써 사라지는 결말.

그리고 그렇게 희생된 실험체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의 연구데이터도 같이 늘어난다.

그리고 그러한 실험이 반복되길 약 1달

 

"드디어 완성이다. 앨리스종 한정이지만 완벽한 결과가 나왔어!"

 

그는 드디어 연구를 마쳤다.

 

"윳쿠리의 개념이 새끼에게 나뉘어져서 모체와 새끼가 게스가 된다는 낭설은 거짓이다!

해당 현상은 다른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지, 유전적인 요인은 없어. A그룹은 계속해서 자손을 생산했음에도

모체도, 자손도 게스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됨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해 B그룹은 모체가 게스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았음에도 부체의 정자팥에 따라 자손이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단순한 게스 앨리스라면 게스 호르몬이 전이되고, 레이퍼라면 게스 호르몬에 성호르몬까지 전이된다.

즉, 유전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 뱃지를 달 정도의 지능이 있는 윳쿠리가 자식 하나 낳았다고 게스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사례가 많지. 왜일까?

해당 문제의 원인은 단순한 유전적 문제가 아닌 환경적 문제와 강한 번식력이다.

먼저 윳쿠리는 개체가 약하기 때문에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번식력이 강해지게 되었다.

번식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강해 성욕이 높고, 부성애나 모성애 역시 강하다는 것이다.

애완 윳쿠리는 단독으로 키워지는 일이 많고, 홀로 있는 개체는 본능적 불안감때문에 종족번식을 갈망하게 된다.

가정을 이루고 싶어한다는 것이지.

이 본능은 종족번식이라는 생존적 본능에 기반하기 때문에 주인의 반대조차 거스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쉽고

일단 가정을 이루고 보자는 식이 되기 때문에 배우자의 선택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배우자 개체가 게스일 경우 새끼 역시 높은 확률고 게스 호르몬이 유전되며

배우자 개체가 게스가 아니여도 노숙윳 또는 야생윳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윳쿠리라면

개체의 생존을 위해 어느정도라도 게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있을 것이고, 이것이 새끼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 뱃지를 단 개체가 게스가 되는 이유는?

이는 부성애 또는 모성애에 기반한다. 종족번식의 일부인, 자식에게 애정을 가지는 부성애와 모성애는

어떤 동물이든 가지고 있는 당연한 본능이며 욕망이지만 애완윳의 경우 자식사랑은 강해지면서

정작 스스로 자식을 돌볼 능력은 지니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애완윳으로써 홀로 지내면서 그랬던 것처럼

주인에게 의존하는 습관을 여기에 대응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자식과 배우자의 생존을 자신을 키웠듯이 책임을 지우게 하는 것이다.

재밌는 건 딱 여기까지는 게스 호르몬이 크게 분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인의 허락없이 아무 윳쿠리와 교미해 자식이 생기고, 그 가정의 생활을 주인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했을 때

이를 주인이 거절한 경우, 이때부터 애완윳의 게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가정의 생존을 책임질 것을 거절. 이는 자기 가정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로 인식되고

개체 본인과 개체의 가정의 생존을 위해 발현되는 생존본능이 게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시작하는 것이다.

뱃지 윳쿠리의 게스화는 대체적으로 바로 이 지점부터 시작된다.

동뱃지나 은뱃지의 경우 교육의 부족으로 처음부터 게스 호르몬이 다소 존재된 상태일 가능성도 있지만

금뱃지처럼 고등교육을 받은 경우라면 게스화가 되는 지점이 이 지점부터이다.

 

정리하자면, 자식을 가지는 것 자체가 게스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식의 존재를 부정당할 때

생존본능상의 위협을 느껴 게스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결과를 내기까지 그는 정말 많은 실험을 했다.

A그룹에도 다양한 변화를 줬다. 한번 개체를 싹 다 교체하고 새 금뱃지 앨리스를 한마리만 들인 뒤

일부러 방치해서 노숙윳과 교미를 하게 해 자손을 가지게 했다.

이것도 패턴을 둬서 부모와 자식개체 그 즉시 전부 실험체로 쓰거나, 또는 일부러 집선언을 받아들이고 관찰하거나

B그룹인 954번 앨리스도 여러 개체와 교미당했다.

레이퍼 앨리스만이 아닌, 평범한 앨리스를 일시적으로 흥분시켜 교미시키거나

아예 다른 종과도 여러번 교미시키는 등 수많은 변수를 일일이 따져가며 대량의 데이터를 뽑아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이 데이터는 오직 앨리스종을 중심으로만 뽑아낸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이 실험을, 그는 여러 종을 테마로 잡아 지속적으로 실험해 최종결과물을 낼 것이다.

한 개체만으로도 꼬박 1달인데 앞으로도 레이무, 마리사, 파츄리, 요우무, 첸, 레미랴, 플랑까지

이 연구는 몇달이 지난 뒤에야 최종적인 끝을 맺을 것이다.

하지만 앨리스종이라면 이제 끝났다.

954번 앨리스의 역할도 끝났다.

윳쿠리방의 윳쿠리들도, 954번과 교미했던 윳쿠리들도 모두 사료로서 갈려지는 최후를 맞이했다.

애완윳이든 노숙윳이든, 금뱃지든 거지든 가리지 않고 다.

그리고 남은 것이, 이 연구를 위해 맨 처음 구매한, 이 연구의 시작점인 954번 앨리스였다.

그 남자는 백의를 펄럭이며 걸어와 954번 앨리스 앞에 섰다.

 

"그동안 수고했다. 난 앞으로 더 많이 연구해야 하지만, 앨리스종의 연구는 끝났어."

"그게 무슨..."

"즉, 너는 더이상 볼 일 없다는거지."

"아아... 그렇군요..."

"그래도 그동안 수고했던 점을 보아, 너에게 선택지를 주도록 하지. 널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나?"

"...네?"

"원한다면 풀어줄 수도 있고, 아니면 평범한 애완용 윳쿠리의 삶을 살게 해줄 수도 있어. 뭐, 내가 애정을 줄 일은

없겠지만 말야. 아니면 샵으로 돌아가고 싶나? 난 발언력이 좀 있어서 반품되도 살처분되지 않게 해줄 수 있어.

노숙윳으로 살아도 좋고, 야생에서 살아도 좋고, 맘대로 해. 무엇을 원하나?"

"...세요."

"응?"

"죽여...주세요..."

"호오?"

 

그동안 954번 앨리스를 위로하던, 주변의 다른 윳쿠리들은 고개를 숙인 채 어두운 표정을 감추려 애썼다.

어떤 윳쿠리는 소리를 죽여 울기도 했다.

 

"전... 이제 살아갈 희망같은 건 전혀 없어요... 아니,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죽여달라 이건가?"

"네..."

"흐음, 그게 너가 원한 결말이라면야. 죽는 방법은?"

"...죽는 방법도 고를 수 있나요?"

"고통없이 죽는 안락사도 가능하지. 원한다면 어디 묻어줄 수도 있고, 아무래도 좋다면 시체만 갈아내면 되지 뭐."

"그럼... 그걸로 부탁할게요. 이젠 몸도 마음도 아픈 건 싫어요..."

"좋아, 약을 가져오지."

 

그는 954번 앨리스를 데려가 연구실 한가운데의 테이블에 올려놨다.

그리고 자료실에 들어가 각종 약품이 놓여있는 커다란 서랍을 살펴보더니, 한 약통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왔다.

 

"자, 이걸 먹으면 잠이 올거야. 하지만 잠들고 나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지. 잠들듯이 죽는거야."

"그래요... 그거면 돼요... 부탁드려요..."

 

남자는 그 알약을 앨리스의 앞에 내려놓았고, 앨리스는 힘없이, 천천히 혀로 약을 집어삼켰다.

 

"이 약... 달콤하네요...?"

"안락사하는 약인데 쓰면 안락이 아니잖아."

"아하하... 그런가요... 아아, 잠이 쏟아져요... 점점 졸리네요..."

"그래, 눈꺼풀이 감기는구나. 잘 자라."

"네에... 안녕히..."

 

954번 앨리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그 눈을 뜨는 일은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가공소가 관리하는 교육실에서 자라

열심히 노력한 끝에 금뱃지라는 영광을 얻었고

이후 샵에 들어와 자신을 원하는 주인을 기다려왔다.

주인의 은혜에 보답하며, 주인도 자신도 함께 느긋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랬다.

하지만 자신을 데려간 주인은 그것을 해주는 주인이 아니었다.

그는 그 어떤 인간과도 다른 미친 괴물이었고

목숨을 걸고 자신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푼 은인은 눈앞에서 죽었으며

자신은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갇혀 매일매일 실험체로써 고통받아왔다.

그리고 이제야, 앨리스는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다.

954번이란 태그를 단 금뱃지가 반짝이는 윳쿠리는 현 시간부로 영면에 들었다.

이 윳쿠리 앨리스의 생명활동의 정지를 확인한 시로이 쿄우진은

그 앨리스에게 달린 태그와 금뱃지를 회수하고, 그 시체를 망설임없이 가공실로 가져가 사료로 삼았다.

하지만 이 앨리스를 끝으로, 이 주제로 고통받는 금뱃지 앨리스는 아마 없을 것이다.

 

"긴 여정이었지. 며칠만 쉰 뒤에 이번엔 레이무종으로 실험해볼까?"

 

그리고 다음은, 레이무종의 차례인 모양이다.

 

[연구테마 - 뱃지윳과 자손과 게스화의 상관관계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