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더니 기르던 애완윳(은뱃지) 레이무가 줄기를 달고 있었다. 브리터로부터 아이를 가진다면 안된다고 교육을 받았고, 내 허락 없이는 아이를 가지면 안된다고 줄기차게 지시해왔는데 줄기를 달고 있다.
"레이무. 분명 내가 아이를 가지면 어떻게 한다고 했더라?"
"보... 보라구! 오빠야! 생명탄생의 신비라고! 이렇게 귀여운 아가야들이라고!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아가야들인데! 어째서 오빠야는 화내는 거야!"
참고로 레이무와 상쾌한 마리사(들윳, 향월 5개월)는 이미 피부와 팥소가 분리된 채 정원의 거름으로 쓰일 준비를 끝마쳤다. 레이무는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고, 하마터면 줄기의 아이들을 유산할 뻔했었다.
"분명 나는 얘기했었다. 내가 아이를 가져도 된다고 허락 할 때까지 너는 아이를 가지면 안된다고. 기다리라고 분명 말했을 텐데...?"
"레이무. 외로워따고! 오빠야는 항상 일해야해서 바께 나가이꼬! 레이무는 항상 혼자서 집보고! 느그탈 수 없다고! 레이무는 항상 오빠야에게 잘해줬으니 이제 레이무가 느그탐을 좀 누려도 괜찮잖아!!"
울멱거리며 적반하장으로 받아치는 레이무. 그래. 윳쿠리라는 녀석들은 이런 녀석들이었지. 자기가 받고 누리는 건 생각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기만 느긋하려고 하는 이기적인 녀석들이 절대다수인 생물들. 이럴거면 점원의 추천대로 조금 비싸더라도 금뱃지를 사야했었나 싶다.
"그래. 네 생각은 잘 알겠다."
"느늣! 드디어 인정해주는 구나! 그럼 이렇게 귀여운 아가야들을 선사해주는 레이무를 위해 달콤달콤을 갖다 바치라고!! 레이무! 너무 느긋해서 미안해?"
그래. 달콤달콤은 갖다 바쳐주지. 나는 곧바로 싱크대에 가서 유리컵에 물을 담았다. 그리고 설탕을 한가득 쏟아붓는다. 달짝지근한 설탕물이다.
"뭐하는 거냐구! 빨리 달콤달콤을 내놓는 거라고! 늣! 느아아아!! 레이무의 아가야들!! 아가야들 뺏지마아아!!!"
레이무의 머리에 달린 줄기를 내다 뽑는다. 뽑혀진 줄기의 끝에서 미처 흡입되지 못한 팥소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기들이 죽기전에 설탕물이 줄기끝을 담근다. 이걸로 끝난다.
"느아아아!! 아갸아들!! 뭐하는 거냐구 오빠야!!! 레이무에게 이런짓을 하면 안되잖아?"
"이제 레이무는 필요없으니깐."
그리고 머리장식 끝에서 은뱃지를 뺐는다. 그냥 핀을 뺴려면 레이무의 반항에 손이 찔릴 위험이 있었기에 그냥 힘으로 쥐어 뜯었다. 머리장식 끝부분이 뱃지와 함께 찢겨진다. 가공소의 인증이 세밀히 양각되어있는 은뱃지다. 뒷면에는 레이무의 이름과 품질보증기간이 적혀져있다. 품질보증 6개월이라... 젠장할. 딱 보름이 지나서 배상도 못받는 군.
"능야아!! 레이무의 은뱃지!! 어재셔 이런지슬 하는 거야아아!!!!"
"말했잖아? 레이무는 필요없다고.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아이들을 얻게 되었는데. 왜 내가 굳이 못생기고 추잡한 레이무 따위를 길러야하는 거지?"
"느..늣! 하... 하지만 레이무는 싱글마더씨라고!! 아갸아를 길러야한다고!! 아가야들에게는 엄마야가 필요한 법이라고!! 이건 세상의 진리씨라고!!!"
"세상의 진리 좋아하고 있네. 그럼 넌 니네 엄마 얼굴 본적 있냐?"
"늣!!!"
당연히 본적 없는게 당연하다. 가공소 출신이니깐.
"그... 그래도!! 레이무는 애완윳이라고! 레이무는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그래. 보호해주는 건 어디까지나 주인의 권리지 레이무의 권리가 아냐. 당장 이집에서 나가."
"능야아아아!!!"
레이무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창밖으로 내던졌다. 바깥에는 이리저리 맘껏 돌아다닐 자유도, 외롭지 않게 괴롭혀줄 게스들도, 아기를 잔뜩 갖게 해줄 레이퍼도 잔뜩 있으니, 레이무에게는 최고의 환경일것이다. 레이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주지 못하다니. 주인으로서 실격이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 최고였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이제 기를 아가야들은 확실하게 제대로 교육시켜야 할듯 하다.
"흐음...."
줄기윳을 자세히 관찰한다. 아직 머리부분은 완성되어있지 않았고, 초록색 봉오리 사이로 스팽킹 의욕을 부르는 밀가루 반죽만 삐꼼히 나와있다. 컵에 담긴 물을 바라본다. 아직 몇분 지나지 않아서 줄어든 정도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윳쿠리의 내용물은 팥소인데, 줄기윳은 고작 설탕물만 있어도 된다니... 액체와 당분만 있으면 된다는 건가...?? 응??"
뭔가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줄기윳이 자라는데는 물과 당분만 있어도 충분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물과 당분만 있어야한다. 윳쿠리의 팥소영양공급에는 물과 당분이 자연스레 공급되고, 어미와 아비의 팥소성분을 물려받아 아이들의 종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다른 방식은 어떨까...
"그러고보니 화채를 위해 사노았던 수박이랑 후르츠 칵테일이 있었지??"
당장 냉장고로 들어가서 수박이랑 후르츠 칵테일, 사이다를 꺼냈다. 우선 줄기를 설탕물로부터 꺼낸다. 그리고 사이다를 부었다. 네무리만큼의 효과는 없지만 어느정도 마취는 될 것이다. 시간이 없다. 수박을 꺼내고, 후르츠 칵테일 통조림을 연다. 믹서기에 수박덩어리와 후르츠 칵테일을 넣고 물을 수박과 후르츠 칵테일의 30퍼센트 정도만 넣고 간다. 걸쭉한 과일액즙이 완성된다.
"좋아... 그렇다면 이제..."
주사기를 줄기의 끝부분에 꽂은뒤, 팥소를 뺀다. 마취를 통해 반 가사상태에 놓여져 있을테니, 죽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중추팥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종을 판명할 수 없는 지금밖에 시간이 없다. 설사 잘못해서 다른 걸 뽑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세밀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팥소를 빼낸다. 어느덧, 팥소가 안나오게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줄기를 갈아놓은 과일액즙에 꽂아넌다. 삼투압현상을 통해 과일액즙을 줄기가 빨아들인다. 홀쭉해진 밀가루에 스프레이로 사이다를 뿌려주면서 계속 줄기윳을 가사상태로 만들고, 액즙을 빨아들여 어느정도 통통해지자 그만두었다. 이제는 기다리면 된다.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다음은 복숭아나 해바라기씨나..."
입이 바싹마른다. 혀로 입술을 훝었다. 눈을 뗄 수가 없다. 저 줄기에 매달린 되다만 아기들이 과연 어떻게 변하게 될것인지 궁금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렀을까... 밀가루 반죽이 성장해 눈코입이 형성된다. 아직 머리카락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론이 증명되려면 얼마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과일 액즙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좀더 부어준다.
이틀이 지나서야 드디어 머리카락이 나왔다. 기대한 황색과 초록색 머리카락. 특히 황색 머리카락의 경우 머리 양갈래로 자그마한 뿔이 자라나는게 보인다.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때때로 뉴스를 보다보면 일반종들 사이에서 희귀종이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들이 발견된다. 팥소 형질의 변이로 인해 일어나는 진귀한 현상으로 사람들은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단순히 임신직전에 그 녀석들이 희귀종의 내용물과 관련된 음식을 과다 섭취했고, 그것이 아직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했을때 줄기로 전송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아닐까? 내용물이 이상하면 이상할 수록 그 개체가 더 희귀한 것이 왠지 이해되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주일이 지나서, 드디어 아이들이 줄기로부터 떨어졌다. 희귀종은 확실히 성장이 느려서 탈이다.
"느그타게 이쯔라고!!!"
"느그타게 이쪄!!!"
가장 다행스러운 건 미숙아나 바보가 없다는 사실이다. 어미나 아비의 기억이 하나도 유전되지 않아서 백치가 나올까 약간은 걱정했지만, 아무래도 괜찮은 듯 하다. 윳쿠리란 것은 참으로 간단한 생물...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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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윳쿠리 스이카와 사나에를 애완윳으로 가진 나는 마을에서 유명인사가 되고 있다. 브리딩이 아직 미숙해서 전부 금뱃지는 따지 못했지만, 최소한 동뱃지는 없다는 건 위안이 되는 사실. 희귀종이라서 습득능력은 확실히 빠르다. 오히려 전부 금뱃지 수준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나를 보고 시험관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고 한숨을 쉬었을 정도니...
"저... 죄송한데요... 어떻게 이 아이들을 얻으신 건가요?"
"하하. 그건 말이죠?"
"그건 말이죠...??"
"비밀입니다~"
오히려 너무나 간단해서 알기 어려운 비밀. 그렇게 쉽게 알려줄리가 없다. 이 사실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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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겠군..."
틈새 너머에서, 야쿠모 유카리는 바라보고 있었다.
희귀 잉태의 비밀은 윳쿠리의 정보에서도 가장 기밀로 취급되는 정보. 너무나 간단하기에 오히려 눈치채지 못하는 비밀이다. 그것을 개인이 스스로 알아내는 것까지는 상관없지만. 그것을 동네방네 떠들어내면...
"균형이 깨지게 되겠지..."
만약 저 남자가 그 비밀을 퍼뜨렸으면 당장 틈새사이로 유폐해서 세상에서 없에버렸을 것이다. 세상의 비밀을 퍼뜨린 죄는 그정도의 중죄다.
"하지만 혼자서만 갖겠다면 그리 문제되진 않지."
윳쿠리 희귀종들은 확실히 일반종에 비하면 능력과 지능 모두가 뛰어나다. 그러나 뛰어난 능력은 오히려 번식을 어렵게 만든다. 아마 희귀종을 손쉽게 가지게 된다면 어느 누구가 일반종을 키우려 할까. 모두가 희귀종을 갖게 되고, 희귀종들만이 세상에 판치게 되고.
"윳쿠리들은 수가 줄어들어 멸종하게 된다."
야생에 보이는 수없이 많은 일반종 윳쿠리들. 길거리를 나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윳쿠리들이지만, 대부분은 사실 모두 사람의 손에 의해서 길러지고 있는, 어떻게 본다면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들. 만약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희귀종에 쏠리게 된다면 일반종이 어떻게 살아가든, 어떻게 죽든,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 마치 학대파를 만나 머리장식과 귀밑털을 잃고 게스에게 린치를 당하다 레이퍼에 강간당해 죽어가는.
"오... 오빠야....... 레...이무... 자모...태...써..."
저 레이무 처럼.
-끝-
2월 한달을 토익에 쏟아부은 결과.
관람충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 토익시험이 끝나고나서 이렇게 오랫만에 키보드를 잡아보는군요.
본가 캐릭 중 한명을 출현시켰습니다.
참고로 내용물 정보는
수박-스이카
후르츠 칵테일(그냥 온갖 과일이면 됩니다.)-사나에
복숭아-텐코
해바라기씨(초콜릿 코팅필요)-유카
입니다.
더 많은 내용물 정보는
http://yukkuri.wikia.com/wiki/Yukkuri_Wiki
의 각 윳쿠리 정보에 있지만
영문 사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