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2.17 22:24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2-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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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오늘의 식사를 대령했습니다."

"느하하하, 역시 넌 우수한 노예다제!"

"정말 딱 좋을 때 가져다주네! 빨리 아가야들에게 달콤!달콤!씨를 먹여달라구! 당장이 좋다구!"

 

그 남자가 예의 노숙윳들을 데려온 지 3일째.

윳쿠리 부부는 완전히 게스가 되었고

자식의 수는 20여마리씩이나 되어 방 문만 열면 항상 아기윳들의 꽥꽥거리는 소리로 시끄럽다.

물론 산하의 자식도 자기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운건지 완전히 게스 투성이다.

하지만 남자는 오히려 이 상황을 기뻐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 앞에서 거짓 웃음이 아닌 진짜 만족한 웃음으로써 그들 앞에서 노예로써의 행동을 다해준다.

이것이 그의 노림수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값비싼 과자와 초콜릿들을 그들에게 주고

버젓이 화장실이 있음에도 방 바닥 이곳저곳에 응응과 시시를 싸질러 자신이 다 청소해야 해도

심지어 아비 마리사는 자기 자식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남자에게 엎드려 자신의 우레시시를 받아먹으라고 지시해도 그는 아주 흡족하게 받아들였다.

그들이 그렇게 게스성이 비대해질수록 자신의 수확도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노예한텐 볼일 없다제. 가봐도 된다제. 마리사는 가족과 느긋하게 있을거니까 방해하지 말라제!"

"네,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뿌꾸욱! 느끄따지 모탄 노예찌는 느끄타지 모타게 꺼지라꾸!"

"예, 공주님. 느긋하지 못하게 꺼지겠습니다."

 

아기윳들 중 유일한 와사종이 자신에게 뜬금없이 도발을 해도 그는 아무 분노도 하지 않는다.

그는 윳쿠리방에 있는 모든 윳쿠리에게 예의를 갖춰 살며시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는 아까까지의 헌신적인 태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세면대에 가 가볍게 세수를 한 뒤 자신의 지하연구실로 들어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님."

"명령대로 개체는 준비되었겠지?"

"네. 별도 격리시켜 호화스런 생활을 시킨 게스 레이무. 통칭 데이부라 명명되는 개체를 준비해놨습니다."

"좋아, 해부를 시작하지."

 

남자는 연구실의 여러 문 중 개체보관실이라 불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벽 양옆으로 엄청난 양의 투명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윳쿠리 케이지가 있었고

그 케이지엔 윳쿠리가 없는 곳이 없었다.

온갖 종류의 윳쿠리가 그곳에 종별로 모여있거나, 또는 한 일가가 보관되어 있거나

가장 아랫층의 넓은 케이지는 아예 대여섯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 반대편엔 별도보관실이라고 쓰여있는 문이 있었다.

흰 가운의 남자는 별도보관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보관된 여러 윳쿠리 중 살이 뒤룩뒤룩 찐 레이무 종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 레이무는 마지막으로 먹은 식사에 다량 함유된 라무네로 깊은 잠에 빠진 상태였다.

남자는 그 레이무를 들고 두개의 문을 되돌아가 다시 한가운데로 돌아갔다.

벽 한면에 놓여있는, 온갖 기자재가 늘어선 자신의 연구테이블에 그 데이부를 놓아 벨트로 고정시킨 뒤

서랍에서 메스를 하나 꺼내들어 데이부의 머리뚜껑을 조심스레 썰어 피부에 해당되는 반죽만 벗겨내었다.

마치 뇌가 튀어나온 듯 동그랗게 노출된 팥소 일부를 메스로 앏게 떠내어

연구용 플라스틱 접시에 펴바른 뒤, 그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흐음... 역시 이녀석도 같은 인자가 보이는 것 같군. 자세한건 성분분석도 실행해봐야 하겠지만."

"원심분리기의 전원을 켜놨습니다."

"잘했다, 파츄리."

 

남자는 이번엔 서랍에서 티스푼같이 작은 스테인리스로 된 숟가락을 꺼내

데이부의 노출된 팥소 일부를 떠내어 작은 원기둥형 플라스크에 담은 뒤

정체불명의 약물을 스포이드로 세방울 그 안에 떨어트리고 뚜껑을 닫아 원심분리기에 넣었다.

 

"무냐무냐... 느으...?"

 

원심분리기가 돌아가는 동안, 잠들어있던 데이부가 깨어버렸다.

머리뚜껑이 열린 채로.

 

"느으? 왠지 머리씨가 아프다구?"

"그야 내가 네 머리를 열었으니까."

"느아아아아! 어째서 인간씨가 여기 있는거야아아아!"

파츄리, 내가 지시한 만큼의 라무네를 쓴거 맞아?"

"네,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깰 것이라고는..."

"뭐, 이미 벨트로 고정했으니 실험하는 덴 지장없지. 그냥 이대로 진행한다."

"알겠습니다."

"느아아아아! 레이무의 아름다운 머리씨가아아아! 썩을 인간씨! 빨리 레이무의 머리를 원래대로 해놓으라구!"

"흐음, 원심분리작업도 슬슬 끝나가는군. 파츄리, 이녀석의 프로필 좀 가져와."

"네,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파츄리는 자료실이라 써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남자의 연구실은 조수인 파츄리도 문을 열 수 있게 문을 개조해놓아

윳쿠리의 신장으로도 문을 열 수 있는 또 하나의 문고리가 있어 파츄리도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썩을 인간씨! 데이부의 목소리가 안들리는거야!? 귀머거리씨인거야!? 세계의 사랑을 받는 데이부에게 무슨짓이야!"

"그 세계가 나란다."

"...느?"

"넌 태어났을 때부터 혼자였지. 하지만 널 위한 보금자리가 처음부터 존재했고, 물과 먹이도 알아서 나타났지."

"그래! 세계가 데이부를 사랑하니까 달콤달콤씨가 스스로 찾아오고 물씨도 스스로 찾아오고..."

"그건 전부 내가 준비해놓은 것일 뿐이란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세계가 데이부를 위해 바친 게 당연하잖아!"

"그러니까 그 세계가 나라니까?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보금자리를 만들고

시간이 되면 알아서 물과 음식이 공급되는 장치를 설치하고, 장난감으로 삼을만한 것도 넣어놓고

네가 살아온 그 느긋한 세계는 내가 오직 이 날만을 위해 준비해온 감옥에 지나지 않았단 말이다."

"그... 그게 무슨 말이냐구...?"

"어째서 너는 투명한 벽씨 안에 있었는지 생각해본 적 있니?"

"느으...?"

"세계란 건 훨씬 더 넓단다. 하지만 너의 세계는 오직 그 투명한 벽 안에만 한정되었지.

당연하지.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널 가둘 투명한 감옥 안에 널 위한 보금자리를 두고

널 위한 물과 음식을 주고, 네가 어릴 때 어리광부릴 수 있는 부모역할을 할 인형을 넣어준 것도

그 인형이 네가 성체로 성장하자마자 사라진 것도 전부, 전부 다 내가 한 일이니까."

"그, 그럴리가 없다구!"

"주인님, 여기 프로필 가져왔습니다."

"그래, 고맙다. 어디보자..."

"그, 그럼 인간씨는 계속 데이부를 느긋하게 해주면 되잖아!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야!"

"그야 처음부터 이런 짓을 하기 위해 널 그렇게 키워왔으니까."

"......에?"

"1375번. 그게 너에게 매겨진 번호. 너의 부모는 둘 다 금뱃지 애완윳쿠리로

태어났을 때부터 철저히 교육받아 게스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흔히 말하는 개념종이었지."

"그리고 그 부모는 1375번이 태어나자마자 개념윳에게 게스인자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용으로 해부되어 죽었고요."

"설명 고마워. 뭐, 그게 네가 태어나자마자 부모라곤 볼 수 없었던 이유였단다."

"데, 데이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구...?"

"너의 존재의의는 개념윳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윳이 홀로 풍족한 환경 속에서 자라면 게스가 되는가,

그리고 그렇게 게스가 된 윳쿠리의 게스인자는 어느정도인가. 오직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만 존재해 온거란다."

"1375번 레이무, 당신은 아기윳일 때부터 지나치게 풍족한 삶 덕에 일찍 게스가 되었고

주인님은 그런 당신이 성체가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을 해부해 분석하기 위해서요."

"여기있는 내 조수의 말대로야. 너는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 느긋하게 살아온 거란다. 해부되기 위해서."

"그... 그럴리가 없다구...! 데이부가... 데이부가 그럴리가 없다구...!"

"후후훗, 이해는 했구나 드디어. 하지만 납득하기 싫겠지. 당연하지. 죽기 위해 살아왔다니, 누가 그런 걸 바라겠어.

하지만 너에겐 선택권따위 처음부터 없었단다. 너는 처음부터 나라는 세계에 의해 제어당해왔고

오늘 그 결실을 맺는 거란다. 너는 내게 아주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줄거야."

"시, 싫어... 데이부에게 심한 짓 하지마...!"

 

남자는 원심분리기의 플라스크를 꺼내어 그 내용물을 성분분석기에 조심스럽게 흘려넣었다.

그리고 남자는 다시 스푼으로 데이부의 노출된 팥소를 살살 퍼내어 8개의 원통형 플라스크에 담아

아까와 같이 또다시 약물을 섞고 원심분리기의 여덟구멍에 모두 넣어 다시 기계를 작동시켰다.

그동안 데이부가 고통과 절망이 섞인 비명을 질러대며 울어재꼈지만 남자는 그 소리를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컴퓨터의 타자를 치며, 성분분석기의 데이터를 살펴보는 동한 남자는 혼잣말을 하듯 자신의 조수에게 말을 걸었다.

 

"좋은 울림이지 않니? 지금까지의 행복했던 삶이 오직 이렇게 무참히 깨지기 위해 존재했었다는 걸 깨달은 자의 비명은."

"...악취미입니다."

"맞아. 그리고 난 이 악취미를 즐기지."

"전부터 여쭙고 싶었던 것이지만, 주인님은 학대파입니까?"

"이런, 나를 그런 무뢰배들하고 동급으로 보면 곤란해. 나는 좀 더 입체적이고 고차원적인 존재이지."

"그건 무슨 의미입니까?"

"윳쿠리를 단순한 말하고 움직이는 만쥬, 세상에 해를 키치는 민폐물로써만 보는 학대파와는 달라.

난 너희를 엄연한 생명체로 보고 있단다. 하지만 너희는 인간에겐 미지의 존재이지.

그 어떠한 생물하고도 다른 구성을 하고 있음에도 생물로써 기능하고 있어.

그것이 내 연구욕을 자극해. 내 광적인 연구욕을 자극해줬다고! 난 정말 너희에게 감사해!

너희 윳쿠리란 존재에게 감사해! 나는 더욱 연구하고 싶다! 너희를! 너희의 존재를!

너희는 무엇인가! 언제부터 존재했는가! 어떻게 존재하는가!

너희 윳쿠리는 내게 축복이다! 내 욕망을 이렇게 완벽하게 채워주는 존재가 또 어디 있을까!

아아, 더 알고 싶다, 더 알고 싶어...! 너희에 대해. 너희 윳쿠리에 대해! 나는 온갖 연구를 할 거란다.

그것이 타인의 눈에 애호로 보이든 학대로 보이든 내 알 바 아냐. 내 이 강렬한 욕망만 만족하면! 그거면 된다고!"

"...저는 당신의 개조로 힘도, 크기도, 지능도 상승했지만 여전히 당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건 걱정안해도 된단다. 이건 다른 인간들도 이해할 수 없거든. 이 광기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니까..."

"그렇습니까..."

 

조수 파츄리의 눈에 그 남자는 그 어떠한 인간하고도 다르다.

지금의 형태로 개조되기 전에도, 개조된 이후에도 많은 인간들을 보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으로써 존재하는 이 인간만이 지극히 이질적인 무언가를 품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파츄리는 알아낼 수 없지만 적어도 그러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파츄리는 자신의 주인에게 공포를 느낀다.

언제나 자신의 주인의 그 광기에 공포를 느낀다.

자신에게 아무리 잘 대해줘도 주인이 연구욕이라고 부르는 그 광기에 대해서만큼은 익숙해질 수 없다.

그렇기에 파츄리는 단 한번도 자신의 주인에게서 느긋함을 느끼질 못했다.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파츄리는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좋은 데이터가 뽑혔군. 이제 마지막 데이터만 마련하면 이번 주제를 마무리할 수 있겠어."

"이번에 포획하신 그 윳쿠리들 말입니까?"

"그래. 아주 훌륭하게 열매를 맺었더군. 만족스러워. 내일밤, 저것들이 잠들었을 때 실험을 시작한다."

"느아아아..."

"이 윳쿠리는 어떻게 할까요?"

"필요한 건 다 뽑았어. 분쇄기에 갈아서 사료로 만들어버려. 더는 필요없어."

"느아...?"

"알겠습니다."

 

남자가 벗겨냈던 데이부의 두피를 도로 덮고는 데이부를 고정하던 밸트를 풀어 파츄리에게 건네줬다.

파츄리는 한쪽 머리로 데이부를 붙잡곤 가공실이라 써있는 방으로 향했다.

 

"느, 느아아아! 데이부를 그 더러운 손으로 잡지마 게스 파츄리!"

"이게 네 운명이다. 탓하려면 저 남자에게 걸린 네 운명을 탓해라."

"느아아아앙! 데이부는 죽고싶지 않아!!!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어어어어!!"

 

그러나 데이부에겐... 아니, 1375번 레이무에겐 그 어떠한 자비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녀를 보살펴주던 세계가 그녀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남자에게 더이상 이용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 남자가 레이무를 보살피던 세계였다. 레이무의 탄생을 축복하던 세계였다.

그리고 그 남자에 의해 레이무는 버려졌다. 세계에게 버려졌다.

세계에게 버려진 레이무의 말로는 분쇄기에 던져져 갈려나가는 것.

그렇게 사료로 변해 그 남자의 세계에 갇혀있는 또다른 윳쿠리의 양식으로 전락하는 것.

오직 그 운명만이 남았다.

 

"살려주세요오오오! 데이부 아직 할 수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세계씨의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니, 넌 이제 쓸모없어. 거기가 네가 갈 마지막 길이다."

 

눈에선 눈물을, 입에선 침을 흘리며 절망으로 완전이 일그러진 1375번 레이무.

파츄리는 자신의 굵직한 근육같은 머리카락으로 그 레이무를 분쇄기에 던져넣었다.

무겁고 거친 쇳소리가 레이무의 몸에 울려퍼지며 그 철로 된 날이 레이무를 서서히 갈아넣었다.

레이무는 허공에 헛된 비명을 지르며 그렇게 서서히 생을 마감했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이후 사료가 될 재료로써만 존재하는 레이무의 잔해들 뿐.

파츄리가 쟁반에 담겨진 그 잔해를 사료가공기에 넣고 기계를 작동시키자

기계가 둔탁한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더니 사료통에 사료를 쏟아내었다.

마지막으로 파츄리는 사료가공기 옆에 있는 공급구멍이라 써있는 구멍에 사료를 쏟아부었다.

이제 1375번 레이무의 잔해로 이루어진 사료는 지하실의 기계의 힘에 의해 관을 타고 이동해

저장고에 보관되었다가 때가 되면 개체보관실의 윳쿠리들의 사료통에 쏟아질 것이다.

 

"내가 돈이 많긴 하지만, 보관중인 개체들에게 먹일 사료값도 만만치 않으니 이렇게라도 재활용해야지."

"오늘 저녁까진 세상만사가 자기것인 양 즐거워하던 녀석이 지금은 이런 말로로군요."

"사람도 다를 바 없단다. 지금 정상에서 떵떵거리던 녀석이, 언제 무너져 밑바닥으로 떨어질 진 아무도 모르거든."

"인간이라는 것도, 그렇게 느긋하게 살지는 않는거군요."

"이미 알잖아? 쉬는 시간에 그렇게 뉴스 보는게 취미인 녀석이."

"그렇긴 합니다만..."

 

남자는 기지개를 펴며 지하실을 올라갔다.

그리고 그 누가 봐도 지극히 사악한 악당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했다.

 

"내일밤은 즐겁겠어. 그녀석들은 내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해줄까?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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