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소개하자.
이름은…H라고 해두겠다.
H는 A시에 위치한 중견 기업에 근무를 하고 있는 20대 중반의 남자이다. 대학교 졸업 후 순조롭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재 작은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고 있으며 별 탈 없이 팀을 이끌고 있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성실하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는 믿음직스런 남자로 통하고 있었다.
외모도 잘 생겼다. 못 생겼다. 둘로 나누어 평가를 하며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선 잘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남자이다. 주변인들에게 모연예인을 닮았다고 평을 들을 정도였다.
일견 순조롭게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사회인으로 보이지만 그런 H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성욕이 강하다는 것이다.
H가 처음 자위를 한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 정통(精通)을 한 뒤, 알음알음 알게 된 자위행위 이후 얻게 된 성적 쾌락은 그를 더욱 큰 자극을 추구하도록 몰아넣었다.
그것은 점차 발전을 하여 자위 도구에 손을 뻗어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였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소위 풍속점이라는 곳도 찾았다.
그런 그는 현재 특수한 자위에 빠지고 있었다.
“크윽!”
“느갸아아아아아앗!”
H는 사정감을 참지 않고 그대로 해방하였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양손으로 붙잡고 있는 윳쿠리 레이무가 비명을 질렀다.
긴 사정을 마친 H는 숨을 내쉬며 내려다보았다.
“느피피피핏! 느히히힛! 느삐삐삐삣!”
“아차차…. 또 망가졌나.”
그것은 윳쿠리 자위.
2ch의 어느 Vipper가 소개한 자위법으로. 과거 의사소통이 되는 동물과 하는 섹스는 과연 수간일까? 란 주제로 올라온 쓰레에서 대단한 어느 Vipper가 실행한 자위(?)로.
생각외로 괜찮다는 평가에 윳쿠리를 이용한 자위는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윳쿠리를 새로운 자위 도구로 이용한 전문 매장마저 생겨날 정도였다.
다만, 제대로 조교를 하지 않으면 금세 망가져버리기 때문에 자위 전까지의 과정은 상당한 노력을 요구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될 줄 알았는데.”
“느피피피피! 느헤헤!”
비윳증에 걸린 레이무의 머리를 움켜잡으며 H는 한숨을 쉬었다.
비싼 돈을 들여 윳쿠리 표피 강화제를 먹이며 멘탈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였는데 ‘이번’ 윳쿠리도 망가지고 말았다.
음식 쓰레기통에 비윳증에 걸린 레이무를 집어넣으며 H는 머리를 긁적였다.
게시판에선 윳쿠리 오나홀은 주인에 대한 애정 관리가 중요하다고 쓰여 있었다. 요는 주인과 상쾌를 해도 괜찮다고 윳쿠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윳쿠리를 상대로 무슨 애정을….
H는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실제로 첫 윳쿠리 오나홀이엇던 엘리스의 경우에는 억지로 약을 먹이고 해보았다. 그때에는 그저 한번 해볼까? 그런 느낌을 한 것이었는데 생각 외로 괜찮은 감촉에 그 이후로는 비싼 풍속비를 아낄 겸 제대로 된 오나홀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윳쿠리 오나홀 육성에 도전을 한 것이었다.
다만, 당연한 소리이지만 윳쿠리에게 있어서 인간과 섹스, 그들의 말로는 상쾌를 하는 것은 도저히 용인하기 힘든 것인지 몇 번 하고 나면 비윳증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비윳증에 걸린 윳쿠리도 나름 즐기만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H는 비윳증에 걸린 윳쿠리를 이용할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연신 ‘느피피피핏!’ 같은 괴성을 지르는 물체에 자신의 물건을 박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성공하겠다!
지금까지 십 수회의 실패를 겪은 H는 이젠 오기로라도 제대로 된 윳쿠리 오나홀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이었다.
“하아…어쩔 수 없네. 다른 녀석을 찾으러 가볼까.”
H는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입은 뒤 밖으로 나섰다.
밖은 이미 해가 져 어두웠다. 외출을 하기에는 늦은 시각. 하지만 이런 때야 말로 야생 윳쿠리를 포획하기 쉬웠다.
윳쿠리는 일견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야생에서 살고 있는 윳쿠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리하고 영악하다.
그들은 자신이 먹이사슬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으며, 인간들이 자신들을 싫어한다는 것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낮에 윳쿠리가 도심지를 돌아다니는 일은 드물다. 대낮에 돌아다니는 들윳쿠리들은 얼마 전까지 애완 윳쿠리였던 윳쿠리이거나 천적(인간이나 고양이 등)에게 쫓겨 어쩔 수 없이 이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기본적으로 야간에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윳쿠리가 있을 법한 인적이 드문 곳을 위주로 걸어 다녀보지만 좀처럼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것을 번거롭게 느끼면서 H는 입에 담배를 꼬나 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윳쿠리샵에서 도매 처분으로 파는 윳쿠리를 이용한 적도 있으나 그 경우에는 자신은 선택을 받은 엘리트 윳쿠리니 뭐니 하면서 기어오르기 때문에 처음 사용한 이후에는 직접 들윳쿠리를 포획하고 있는 H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공원의 한 구석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윳쿠리가 보였다. 살펴보면 윳쿠리 레이무였다. 그 밑에는 자식인지 아기 윳쿠리 마리사와 레이무 몇 마리가 보였다. 아비 역할을 할 마리사가 있나 찾아본다. 오나홀 윳쿠리로 만들기 위해선 일단 몸이 튼튼해야한다. 마리사종이나 엘리스종이 가장 적성이 있고 그 다음은 첸종이나 묭종이 우수하였다. 레이무는 잘 관리를 하면 어떻게 써먹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종이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레이무의 남편이나 아기 윳쿠리의 아비 역할을 할 마리사가 보이지 않았다.
H는 눈을 좁히며 레이무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음푹 파여든 볼과 생기를 잃은 눈. H는 일가를 부양할 마리사가 무슨 이유로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레이무라도 데리고 갈까?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자신이 관리를 해도 제대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오늘 레이무종을 써먹다가 망가지지 않았는가?
H는 혀를 차며 자리를 이동했다.
H는 어느새 A시의 외곽까지 이동하였다. 그 과정에서 윳쿠리는 보았지만 경계심이 많은 들윳쿠리들은 H의 기척이 느껴지자마자 도망을 쳤기에 결국 성과는 없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갈까. 그런 생각이 머리에 미칠 무렵.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쪽으로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자 그곳에는 윳쿠리들이 있었다.
마리사종과 엘리스종. 그 윳쿠리가 작대기를 입에 문 채 무언가를 내려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H는 두 윳쿠리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기운도 좋아보이고 들윳쿠리치곤 체격도 좋다. 아마 오나홀로 만들면 꽤 괜찮은 조임을 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다가가지만…
“느겟! 인간이다앗!”
야생의 감은 장식이 아닌지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때리는 데에 열중을 한 마리사가 H의 기척을 눈치 채곤 줄행랑을 쳤다. 옆에 있던 엘리스가 무언가 소리를 치며 그런 마리사의 뒤를 따라갔다.
놓치지 않으려고 뛰어보지만 생각 외로 몸놀림이 날랬다. 수풀 속으로 들어간 윳쿠리를 쫓아갈 마음을 잃은 H는 한숨을 쉬며 방금 전까지 윳쿠리들이 때린 것을 보았다.
윳쿠리들이 때린 것은 윳쿠리였다. 매질을 당한 자국이 온 몸에 난 윳쿠리. 그 옆에 떨어진 모자를 보면 아마 마리사종일 것이다.
“으응…이거 상태가 영….”
H는 바닥에 널브러진 마리사를 살펴보았다. 씨익…씨익…숨을 내쉬는 모습이 영락없이 산송장이다. 이대로 놔두면 분명 죽을 것이다.
이건 관리부터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갈 마음도 없는 H는 이번 오나홀로 구타를 받은 마리사로 삼기로 했다.
윳쿠리라는 것들은 의외로 생명력이 질기니 조금만 관리를 해주면 만족스런 결과를 내줄 것이다. H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면서 귀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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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말하자면 대성공이라고 해도 좋았다.
H가 그날 거둔 마리사는 윳쿠리 특유의 생명력을 발휘하며 쌩쌩해졌다. 거실을 통통 튀어다니면서 재롱을 피우는 마리사를 보며 H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이 마리사는 성격이 좋았다. H가 여태까지 거둔 들윳쿠리의 수는 많았다. 들윳쿠리는 자신을 거둔 H에게 처음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이내 H를 노예이니 하인이니 그런 웃기는 소리를 하였고 요구하는 수준은 천정을 모른 채 치솟아 오른 것이었다.
…뭐, 그런 소리를 하는 날이 오나홀로서 첫 데뷔전을 치루는 날이 되는 것인데 이 마리사는 H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지 솔직하게 따랐다.
“으…쓰다제….”
“남겨도 괜찮은데?”
“아니다제. 오빠야가 준 밥씨라제. 남기다니. 벌을 받을 소리라제.”
윳쿠리 표피 강화제를 인상을 찡그리며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신 마리사는 미소를 지으며 H에게 말하였다.
H는 입을 댄 적이 없으나 윳쿠리의 표피를 강화시키기 위한 약은 무색무취이지만 지독하게 쓰다고 한다. 2ch 게시판에서 시험 삼아 한 방울 찍어먹어 본 어떤 이는 상상을 초월한 맛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지금까지 잡아온 들윳쿠리들은 약을 먹는 것을 거부하였고. 어떻게든 약을 먹이기 위해서 밥에 섞는 등 여러 수를 쓰며 먹여왔는데 이 마리사는 인상을 찡그릴지언정 남김없이 약을 마시는 것이었다.
‘흐음…이거 의외로 애완 윳쿠리로서 적성이 있는 거 아냐?’
순종적인 마리사의 태도에 H는 그런 생각을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을 접었다.
자신은 오나홀을 만들기위해 데리고 온 것이지 윳쿠리를 애호할 생각으로 데려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마리사, 기분 좋니?”
“좋다제! 공원씨가 이렇게 좋은 곳이라니! 몰랐다제!”
공원에 마리사를 산책시키려고 온 H는 마리사에게 물었다. 공원의 바닥을 통통 튀어다니던 마리사는 H의 질문에 기운차게 대답을 하였다.
적절하게 운동을 시켜야 조임이 좋다.
그런 게시판의 글을 H는 주기적으로 공원에 데리고 나왔다. 개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윳쿠리도 있으나 다행히도 마리사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담배를 입에 물며 마리사에게 근처에서 놀라고 말한 H는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던 H는 슬슬 돌아갈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마리사를 데리고 가려고 했으나 마리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딜 간 거지….”
내심 초조해하면서 H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리사는 배지 시험을 받지 않았다. 애초에 애완용으로 데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이면서까지 배지를 따게 해줄 생각은 없는 H였다. 다만 배지가 없으면 들윳쿠리로 착각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가공소의 직원이나 공원에 놀고 있는 개구쟁이의 손에 죽을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마리사에게 들인 공을 떠올리면서 공원을 두리번거리던 H는 수많은 들윳쿠리들에게 포위당한 자신의 마리사를 찾았다.
그 마리사는 들윳쿠리 마리사와 마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들윳쿠리는 뾰족한 나뭇가지를 마리사를 향해 들이밀고 있었다. 약을 먹여 피부의 강도를 높였다고 해도 저런 뾰족한 것에 찔리면 뚫린다. 뚫린 곳이 나쁘면 그대로 절명할지도 몰랐다.
“이 자식들! 내 마리사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얏!”
머리에 피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딴 것에게 자신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다니. 그런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H는 단걸음에 달려가 나뭇가지를 물고 있는 마리사를 걷어찼다.
묵직한 감촉과 함께 들윳쿠리 마리사가 비명을 지르며 나무에 부딪혔고, 그 몸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마리사!? 괜찮아? 어디 다치지 않았어.”
“마, 마리사는 괜찮다제. 오빠야. 구해줘서 정말로 고맙다제.”
H는 마리사의 몸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눈에 띠는 상처는 없었다. 그 사실에 안도를 하면서 H는 어조를 강하게 말했다.
“하아…다행이다. 걱정 좀 시키지 말아줘,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느으으…미안하다제. 잘못했습니다제.”
마리사는 순순히 사과를 하였다. 그것을 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H는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자랑스럽게 공원에 있었던 일을 말한 마리사의 말에 H는 조심스럽게 마리사의 볼을 잡아당겼다.
일반적인 윳쿠리라면 피부가 뜯겨져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하지만 마리사는 그저 따끔하다는 수준으로 말할 뿐이었다.
생각 외로 빠른 완성에 H는 내심 놀랐다. 그리고 예상외로 마리사를 빨리 써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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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의 사용감은 좋았다. 지금까지 수고를 들여 윳쿠리를 이용한 자위는 몇 번 한 적이 있지만 그 중 마리사는 단연 으뜸이라고 해도 좋았다.
감촉도 감촉이지만 마리사의 반응이 일품이었다. 다른 윳쿠리는 그저 비명을 지를 뿐이었지만 마리사는 눈물어린 눈으로 그만하라고 연신 호소를 하였다. 그 반응이 H의 가학심을 자극시켜 행위는 더욱 거칠어졌지만.
마리사를 이용한 다음날, H는 마리사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마리사는 자신에게 끔찍한 짓을 한 H의 행동을 비난하며 어째서 그런 짓을 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H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하였다.
마리사를 관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마리사는 유달리 애정이라는 것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H가 다소 엄하게 교육을 해도 ‘좋아한다.’, ‘사랑한다.’ 는 등의 말을 하면 수긍을 하며 넘어갔다.
그것을 알기에 H는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이 빈 애정을 마리사에게 주었다.
다만 마리사를 이용하고 난 뒤. H는 마리사를 건드리지 않았다. 마리사를 배려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의 성욕을 달래줄 것은 집안에도, 집밖에도 많았으며 굳이 윳쿠리를 이용한 자위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가끔씩 하기에 즐겁게 느끼는 것이지 성욕을 달래기 위해 매번 윳쿠리를 이용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마리사는 H와 살게 된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윳쿠리는 그저 도구라고 생각하는 H도 이 녀석이라면 뭐 키워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
다만 마리사는 그런 H의 행동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느 날 출근을 하려는 자신을 향해 외쳤다.
“오, 오빠야…오, 오, 오늘은 상쾌를 해도 된다제!”
눈을 질끈 감으며 말하는 마리사의 모습에 그만 웃음이 튀어나올 뻔한 H였다.
도대체 저 윳쿠리는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한 것일까? 그런 호기심이 들은 H였지만 출근 시간이 임박하였기 때문에 무시하기로 하였다.
“마리사, 무리하지 않아도 돼. 나는 기다릴 수 있으니까….”
다정하게, 하지만 웃음을 참기 위해 손을 질끈 쥐면서 말하는 H. 마리사가 당황하며 무언가 말을 하지만 슬슬 출발을 하지 않으면 지각을 할 시간이기 때문에 H는 마리사를 무시를 하고 집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퇴근 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H는 피식 웃으며 ‘그렇게 해달라고 했으니 오늘은 한번 박아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그를 반겨준 것은 자신이 알던 마리사가 아니었다.
소위 몸첨부라고 불리는 희소종이었다. 아직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지 벽을 짚으며 걸어오는 마리사가 H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오빠야! 마리사는 오빠야를 위해, 몸첨부 윳쿠리가 되었다제!”
그렇게 말하며 H에게 안기는 마리사. 얼떨결에 마리사를 받아준 H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윳쿠리라는 것은 하루아침, 아니 고작 반나절 안에 이렇게 변하는 것인가?
혼란스런 와중, H에게 안긴 마리사가 고개를 들어 말하였다.
“마리사를 더 사랑해달라제. 오빠야.”
금빛 눈동자가 자신을 비춘다.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기묘하게 일그러져 있으나 마리사는 그런 H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이 황홀경에 빠진 얼굴을 할뿐이었다.
계속 말을 하지만 H는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 그런 것을 어렴풋이 직감할 뿐이었다.
●
마리사를 써먹겠다는 생각은 사라져버렸다.
몸첨부 윳쿠리를 이용한 풍속점이 있다는 것을 H는 알고 있으며, 호기심 삼아 한 번 이용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몸첨부 윳쿠리를 안는 것에도 저항감은 없었다.
다만 자신의 마리사는 풍속점에 일하는 몸첨부와 무언가 달랐다.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없기에 기묘한 찝찝한 마리사와 함께 하는 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H씨.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은데.”
“아, 카와자키씨. 별거 아니에요.”
회사에서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아 있는 H를 향해 말을 건 것은 입사동기인 카와자키였다. 사내에서 그럭저럭 친분을 나누고 있는 사람이었고, 그런 카와자키이기에 안색을 어둡게 한 채 한숨을 쉬고 있는 H를 무시하지 못 한 채 말을 건 것이었다.
H는 카와자키의 얼굴을 보았다. 걱정스런 얼굴을 한 채 자신을 보는 카와자키. H는 그가 사내 유수의 윳쿠리 애호가라는 것을 떠올리곤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였다.
“그, 카와자키씨는 윳쿠리를 기르시죠?”
“응. 사진 볼래?”
“아뇨, 그건 괜찮아요.”
회사가 자랑하는 윳쿠리 애호가라서 그런지 윳쿠리 이야기가 나오자 스마트폰을 꺼내며 반색을 하는 카와자키. 그런 카와자키를 만류를 하며 H는 자신이 기르고 있는 마리사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마리사를 이용한 자위를 했다는 부분을 뺀 모든 것을 설명한 H는 한숨을 쉬었다.
“영리한 녀석인데 뭐랄까, 윳쿠리 같지 않다고 할까. 요전번에는 가사를 돕겠다면서 청소기 사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지 뭐예요.”
“헤에…정말이야?”
“네. 몸첨부 윳쿠리는 다들 그런 것인가요?”
H의 말에 놀란 얼굴을 하는 카와자키는 H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기본적으로 윳쿠리는 편한 것을 찾는 생물이니까. 자신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아.”
“하지만, 애완 윳쿠리는 자기 스스로 청소도 하고 막 그러던데요?”
“그건 어릴 때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와서 그런 거야. 사육사에게 오빠야, 언니야의 말을 안 들으면 쫓겨날 거야. 같은 식으로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애완 윳쿠리는 인간의 말을 따르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지. 말을 지키지 않으면 쫓겨난다는 것을, 그리고 죽는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거든.”
카와구치는 입을 다시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H씨의 마리사는 들윳쿠리라며? 게다가 자진해서 가사를 돕는다고 말했지? 그런 건 보통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정말로 그 마리사에게 교육을 안 시킨 거야?”
“네. 전혀.”
“흐음, 뭐 다른 특수한 짓이라도 했어? 예를 들면 좀 심하게 때렸다던가.”
의심하는 눈초리로 H를 보는 카와구치. 그 물음에 내심 뜨끔하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윳쿠리를 때리는 사람은 드물지 않기에 때렸다고 해서 카와구치가 그를 경멸한 일은 없겠지만 윳쿠리를 자위 도구로 삼았다는 걸 알면 개인적인 평판은 물론 사내의 평가도 곤두박질을 칠 것이다.
그 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지만 마리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퇴근 후. H는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자 통통통. 경쾌한 발소리와 함께 마리사가 나타났다.
“어서오세요. 오빠. 많이 힘드셨죠?”
“아, 응…. 마리사, 너 그 말투는....”
“아…. 좀 바꿔봤어요. 이상한가요?”
“아니, 그건 아닌데….”
“다행이다.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아침까지만 해도 소년 같은 말투를 사용한 마리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은 무엇인가? 마치 여느 여자와 다름없는 말투가 아닌가?
H가 그 의문을 입에 담자. 마리사는 키득, 살포시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TV를 봤는데, 갭모에라고 하나요? 그런 걸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해서요. 어때요? 좋았나요?”
그 물음에 H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H는 마리사에게 느끼고 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 마리사는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었다. 어째서? 그것은 자신의 관심을 사기 위해.
하지만 보통 자신을 바꿔가면서까지 하나?
H는 윳쿠리를 오나홀로 삼기 위해 윳쿠리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였다. 윳쿠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난 뒤 내린 결론은 윳쿠리라는 것들은 어떤 종을 불구하고도 자기본위적인 생물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를 끔찍이 아낀다. 그것은 모자나 머리 장식이기도 하며, 윳쿠리종 특유의 말투이기도 하며, 성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앞의 마리사에게선 마리사종 특유의 씩씩함, 나쁘게 말하면 건방진 구석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에 순종적인, 이젠 사멸했다고 하는 야마토 나데시코를 연상시켰다.
당혹한 와중, H는 마리사가 모자를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리사, 너 모자는 어떻게 했어?”
“모자요? 아아…방에 놔뒀어요. 실내에서 모자를 쓰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
때에 따라선 목숨보다 소중한 모자를 태연하게 놔두고 왔다는 마리사.
눈앞의 이것은 정말로 윳쿠리인가? H는 의심스러워졌다. 쫓아낼까? 그런 생각이 머리에 미치지만 저렇게 자신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과 닮은 무언가를 쫓아낼 정도로 H는 매정하지도 매몰차지도 않았다.
현관 앞에 우두커니 서서 고민을 하는 H를 이상하게 바라본 마리사는 H의 손을 잡아 거실로 이끌었다.
그 손을 뿌리치지도 못하고 H는 마리사의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갔다.
●
마리사의 이변은 단순한 행동의 변화로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리사의 외양은 점점 더 인간 같아졌다.
동체와 딱 달라붙어 있던 머리의 사이에는 가녀린 목이 생겼다.
얼굴은 과거 몸첨부가 되기 전의 흔적을 느끼게 한 찐빵 같은 생김새에서 가녀린 달걀형으로 변하였다.
손과 다리는 길어졌고. 손가락도 가느다래졌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슴이 부풀어 올랐고. 절구통 같은 동체는 잘록하게 굴곡이 졌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식탁을 마주보고 식사를 하고 있는 마리사는 어딜 어떻게 보아도 어여쁜 인간 소녀로 보였다.
“후훗….”
식사를 하면서 이따금 눈이 마주치면 눈웃음을 짓는다. 그 미소가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마리사는 남자라면 열이면 열, 모두가 눈길을 줄 미소녀로 변모를 하였다. 남자라면 이런 소녀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사실에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H는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윳쿠리가 이렇게 변모를 한다는 이야긴 듣지 못 했다. 아마 연구자에게 알리면 고액의 사례금을 제시하면서 마리사를 달라고 할 것이다.
경이적인 변화. 그 이유가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H는 등줄기를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찝찝한 느낌에 지금 입에 넣고 있는 것이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었다.
“후훗, 제가 어딘가 이상한가요?”
그런 H의 시선에 마리사가 묻는다. 옅은 미소와 함께 묻는 그 질문은 고혹적이었다.
H는 마리사의 물음에 바짝 타오른 입을 물로 축이며 가까스로 대답하였다.
H의 대답에 마리사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자신의 이런 행동이 즐겁다는 듯이 연신 웃음소리를 낼 뿐이었다. 그 행동에는 윳쿠리 특유의 유치하고 덜떨어진 기색은 없었다.
이것은 정말로 윳쿠리인가? H는 눈앞의 마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이 불과 몇 달 전에 길거리에서 주은 생명체라는 것인가?
딸그락.
“윽…!?”
마리사가 젓가락 받침대에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조심스럽게 내려놓아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H의 귀에는 벼락소리처럼 들렸다.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는 H. 그러는 사이에 마리사가 자리에 일어서 H의 뒤에 섰다.
일어서려고 하는 자신을 마리사가 손으로 누른다. 그 힘이 생각보다 강하여 H는 의자에 꼼짝도 못 한 채 앉아 있어야만 했다.
스윽. 마리사가 손을 뻗었다. 완만한 움직임. 팔이 따로 살아있는 것처럼 어깨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배를 향해 뻗어갔다.
하얀색 뱀 두 마리가 자신을 감싸는 환각을 느끼며 H는 굵은 침을 삼켰다.
마리사가 H의 어깨 위에 턱을 올렸다.
턱을 올리며 마리사가 입을 열었다.
“오빠, 저 정말로, 정말로 많이 노력을 했어요. 알겠나요?”
노력? 도대체 무슨 노력을 했다는 것인가? H는 마리사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현재 마리사의 변모가 자신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자신의 대답에 마리사는 활짝 미소를 피웠다.
“알아주시나요? 저, 정말로 기뻐요. 그러니까요. 노력한 절 위해 오빠가 상을 주셔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상?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이렇게까지 변하면서까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H는 마리사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되어서야 자신이 터무니도 없는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회와 동요를 굵은침과 함께 삼킨 H가 물었다.
그러나 H의 물음에
“후훗, 뭘 원하는 것 같나요?”
자신을 흘겨보며 되묻는 마리사였다. 마리사는 H의 볼에 자신의 볼을 마주 대었다. 코를 찌르는 향긋한 향기. 볼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윳쿠리 특유의 탄력적이면서 찐뜩거리는 감촉이 아닌 고급 실크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감촉을 주었다. 그 감촉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H는 마리사의 질문을 얼버무렸다. 대답을 회피하는 노골적인 답변이었지만 마리사는 그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지 앉았다.
마리사가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
“아시면서…. 아실 거예요. 제가 뭘 원하는지.”
귀밑에서 속삭이는 마리사의 목소리. 마리사의 가슴이, 팔이, 체온이 H에게 전해졌다. 이것은 도저히 윳쿠리의 그것이 아니다. 등 뒤로 느껴지는 몰캉거리는 가슴의 감촉이, 도저히 윳쿠리의 그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감촉에 당황하면서 H가 말을 해보지만.
“후훗…….”
H의 말에 마리사는 웃음을 한 번 터뜨리더니 몸을 일으켰다. 등 뒤에 전해지는 가슴의 감촉은 사라졌지만 그 대신 찾아오는 귓가에서 느껴지는 입김과 열기였다. 마리사가 H의 귀에 입을 바짝 대어 입을 열었다.
“닿고 있는 게 아니라. 닿게 한 거예요.”
그 말에 놀라며 고개를 돌리자. 있는 것은 눈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소녀의 얼굴이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 그 동안 여러 여자와 연애를 한 경험이 있는 H이지만, 과거의 연인들과 비교를 해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
“오빠…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해요. 전 오빠없인 살 수 없어요.”
열기를 띤 눈으로,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마리사가 갈구한다. 그의 애정을.
“그러니까요.”
마리사가 거리를 좁혀온다. 입술과 입술의 사이엔 종이가 가까스로 지나갈 틈밖에 없다.
“절 안아줘요. 사랑해줘요. 마리사는 그것 이외엔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까요.”
H가 손을 뻗어 마리사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끌어당겼다.
마리사가 한순간 놀란 표정을 짓지만 이내 조용한 환희를 그리며 H를 끌어당겼다.
●
정신을 차리면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H의 옆에는 마리사가 있었다.
이불 아래에 가려진 둘의 몸은 전라였다.
“오빠….”
정사 후의 노곤한 느낌에 젖어들고 있는 H를 향해 마리사가 말을 걸었다. 고개를 내리면 H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고 있는 마리사가 있었다. 마리사가 H의 목덜미에 입맞춤을 하며 말하였다.
“사랑해요…그러니까 절 놓지 말아주세요.”
애절한 말. H의 팔을 안고 있는 팔이 떨리고 있었다.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H는 마리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뻗어 마리사의 몸을 끌어당겨 그 머리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마리사의 젖가슴이 H의 가슴을 눌렀다. 그리고 그 너머로 고동이 느껴졌다.
두근.
두근.
윳쿠리에게선 결코 느낄 수 없는 고동.
그 고동을 느끼며 H는 마리사를 내려다보았다. 그렇다면 마리사는 인간인가?
그건 아니다. H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마리사가 변모하는 그 과정을.
그렇기에 확신한다. 마리사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하다는 것일까?
방금 전까지 마리사를 불편하게 느꼈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로 지금 가슴속에는 충만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것은 분명 애정이리라.
H는 자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었다.
자신은 이것을. 윳쿠리라고도, 인간이라고도, 무엇이라고도 정의할 수 없는 이것을.
마리사를 사랑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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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오빠야는 자신안에 숨겨진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마리사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장땡이라고, 처음에는 단순한 수단으로써 마리사를 대했지만 나중에는
목적으로써 마리사를 대하는 참 애호파 오빠야의 이야기였습니다.



윳쿠레나이 = 윳쿠리가 10년 살아서 인간이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