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을 보니 성인물도 뭐...괜찮은 것 같더군요.
픽시브에 올라온 오빠야와 몸첨부 마리사의 이야기를 보고 감화를 받아 써봅니다.
본 이야기는 마리사와 오빠야가 애정을 키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 좀 장애와 시련이 있겠지만요.
-----------------------------------------------------
A시의 외곽.
드문드문 잡초가 돋아난 보도블록 위를 기어가는 한 마리의 윳쿠리가 있었다. 검은색 모자와 하얀 리본. 금발머리. 통상종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마리사종 들윳쿠리였다.
들윳쿠리가 으레 그렇듯이 꾀죄죄한 모습을 하기 마련이지만 이 마리사의 몰골은 유독 처참했다.
모자는 성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너덜너덜했다. 가까스로 형태로 모자라고 알 수 있는 수준. 몸은 움푹 패여 있어 이 마리사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눈은 어둡게 가라 앉아 있었다. 빛을 반사하지 않는 눈은 그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무의식적으로 어디 먹을 것이 떨어져 있지 않은가 찾을 뿐이었다.
“느늣! 엘리스! 저것 좀 보라제! 덜떨어진 마리사가 있다제!”
“어머, 정말로 그렇네. 마리사. 저렇게 촌스러운 마리사는 처음 봤어.”
목소리가 들린다. 마리사가 시선만을 주면 인도 옆에 난 수풀에서 엘리스종 윳쿠리와 마리사종 윳쿠리 히쭉 거리면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 두 윳쿠리를 보며 마리사는 깊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사이엔가 다른 윳쿠리 무리의 영역에 들어오고 만 것 같았다.
도심지 내에 서식하는 들윳쿠리의 무리들은 영역 다툼이 심하다. 한정된 먹이를 두고 다투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리 내에서도 식량 경쟁을 하는 판에 떠돌이 윳쿠리에게 나눠줄 식량은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무리의 윳쿠리나 떠돌이 윳쿠리가 영역을 침범하면 해당 영역에 사는 윳쿠리들은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며 배제하려고 들었다.
“미안하다제…. 떠나가겠다제.”
마리사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를 하였다.
그저 길을 걸어다니며 먹이를 찾았을 뿐이다.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과를 하지 않으면 제제를 당하고 만다.
오랜 떠돌이 생활 속에서 길러온 경험은 자연스럽게 사과를 입에 담게 하였다.
처음에 느꼈던 굴욕감도 이제는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의 허락을 받고 떠나는 거냐제?”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재수가 없는 듯하였다.
등을 돌리고 떠나가는 떠돌이 마리사를 무리에 속한 마리사가 불러 세웠다.
고개를 돌리며 어느 사이엔가 입에 가지를 문 마리사가 히죽거리며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마리사는 제제를 하고 싶은 것 같았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한 게 아닌 거냐제?”
“…….”
그 말에 마리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공허한 눈으로 마리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을 겁을 먹어 아무말도 하지 못 한다고 받아들였는지 ‘마리사님의 기세에 놀라서 아무런 말도 못 한다제. 마리사는 최강이라제!’ 그런 말을 하며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느겟….”
그렇게 강한 힘으로 휘둘러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떠돌이 마리사에겐 더할 나위가 없었다. 보도를 데굴데굴 구르며 마리사는 비명을 질렀다.
지면에 엎어져 몸을 바들바들 떠는 마리사를 향해 또 다시 타격이 이어졌다.
“아~ 정말 촌스러워. 이런 윳쿠리는 죽는 편이 낫지 않을까?”
구타에 엘리스도 참가를 하였다. 배로 이어진 매질에 마리사는 그저 신음을 지르며 이 일이 끝나길 빌뿐이었다.
‘어째서…, 어째서…, 마리사는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냐제….’
이유없는 매질 속에서 마리사는 생각했다.
왜 자신은 이렇게 불행한 것인가.
마리사가 처음 이 세상에 눈을 뜬 곳은 도시에 위치한 쓰레기장이었다. 쓰레기장의 구석에서 마리사는 눈을 떴다. 하지만 그곳에는 엄마도, 아빠도, 자매들도 보이지 않았다. 마리사는 태어나면서부터 혼자였다.
눈을 뜨고 난 뒤에는 쓰레기봉투와 전신주의 그늘에 몸을 숨기며 지냈다.
하지만 그 생활도 오래 가지 않았다. 마리사가 태어난 쓰레기장을 ‘사냥터’로 삼은 무리의 윳쿠리가 아기 윳쿠리었던 마리사를 쫓아낸 탓이었다.
그 이후에는 마리사는 다른 들윳쿠리들과 인간들의 시선을 피하며 살았다.
다만 마리사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부모를 잃은 아기 윳쿠리들은 대부분 일찍이 사망을 하였지만 마리사는 고생을 할지언정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그것을 마리사가 행운이라고 생각할지는 제쳐두고 말이다.
하지만 그 행운도 오늘까지인 것 같았다.
이어지는 매질과 매도 속에서 마리사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입에 무언가를 넣은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지독한 영양실조 상태. 그런 상황에서 이어지는 린치는 마리사의 목숨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자신을 때리는 들윳쿠리들이 무언가 말을 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상 자신을 조롱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마리사는 생각했다.
이제는 편해지고 싶다.
그저 눈을 감고 의식을 내팽개치면 편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어차피 좋은 일이라곤 없었던 윳생이다. 마지막의 마지막 그 순간까지 비참한 윳생.
단 한 번이라도 행복을 느껴보지 못 한 윳생.
이런 생에 무슨 가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희미해지는 의식이 빠른 속도로 어둠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윳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행복함이 느껴졌다.
포근했다. 그저 포근했다.
무섭게 생각했던 죽음은 자신의 생각 외로 매우 느긋한 것이었다.
아, 이대로 죽는 것인가….
‘한 번이라도…행복해지고 싶었다제….’
마리사는 마지막으로 그 생각을 하며 영원히 느긋해지려고 하였다.
“느겟! 인간이다앗!”
“아앗! 이 촌것! 엘리스를 놔두고 가지 마!”
자신을 때리던 윳쿠리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희미해지던 마리사의 의식이 순간적으로 부상하였다. 힘겹게 눈을 뜨면 인간 오빠야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인간은 무리를 이루는 윳쿠리보다 느긋하지 못 하다.
그들은 시간 때우기로 윳쿠리를 죽이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마리사도 몸을 일으켜 도망을 쳐야겠지만 그런 기운은 있지 않았다.
그리고 있다고 하여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살아봤자 힘들 뿐인 윳생. 이대로 끝내자.
그것이 윳쿠리들의 제제에서 인간의 폭력으로 변할 뿐이다.
결과는 같다.
마리사는 수풀 너머로 도망치는 윳쿠리들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그 윳쿠리들의 행태를 조소하며 눈을 감았다.
●
“느으….”
정신을 차리자 향긋한 향이 감도는 공간이 있었다. 마리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난생 처음 보는 것들로 가득 찬 공간. 시선을 내리면 폭신폭신한 침대 위에 마리사는 있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온도도 적절해서 곰팡이를 걱정할 만큼 눅눅하지도 않았고 몸이 떨릴 것 같은 추위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피부가 갈라질 걱정을 할 필요도 없을 만큼 덥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였다.
마리사는 이렇게 쾌적한 곳이 있다는 것을 난생 처음 알았다.
“여기는…천국이냐제?”
그저 일본의 흔한 맨션의 한 방이지만 마리사의 눈에는 지상낙원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기 전 무리 윳쿠리에게 제제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었던 것도 그런 생각을 하는 데 한 몫 하였다.
생전에 그렇게 갖은 고생을 했지만 죽은 뒤에는 이런 천국에서 지낼 수 있는 것인가?
마리사는 풍문으로 정말로 느긋하게 윳생을 보낸 윳쿠리는 죽은 뒤에 천국에서 영원히 느긋해질 수 있다는 소릴 들었다.
정말로…정말로…자신은 천국에 온 것인가?
“느으으…느으으읏!”
생전의 고생이 죽어서 보답을 받았다고 생각하자 하염없이 눈물이 솟아올랐다.
이제야 느긋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 왜 울고 있는 거야?”
“느늣! 이, 인간이다앗!”
하지만 딸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면 무언가를 들고 있는 인간 오빠야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 보고 있었다.
표정을 보면 오빠야에게서 적의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인간은 그저 무서운 것으로 알고 있는 마리사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치려고 하였지만 좁은 실내에서 마리사가 도망칠 곳은 없었다.
‘아아! 어째서 천국에 인간씨가 있는 거냐제!? 천국은 윳쿠리를 위한 곳이 아닌 거냐제!?’
방구석에서 몸을 떨며 이어질 구타를 떠올리며 마리사는 눈물을 흘렸다. 이제 겨우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런 전개라니. 너무하다. 정말로 너무하다! 마리사는 신을 원망했다.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불행해져야만 하는가!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마리사에게 찾아온 것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따스한 온기였다.
몸을 떠는 것을 잊고 고개를 돌리면 슬픈 얼굴을 한 오빠야가 상냥한, 그리고 조심스런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힘들었지? 괴로웠지? 괜찮아. 나는 널 아프게 하지 않아.”
“저, 정말로 마리사를 아프게 하지 않는 거냐제?”
“물론이지. 나는 마리사를 좋아하는 걸.”
“마리사를 좋아한다제? 어째서 마리사를 좋아하냐는 거냐제? 마리사는 오빠야를 처음 봤다제.”
“으응…그냥 마리사가 마리사라서 좋아하다고 해야 하나…. 응,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걸.”
“그렇지만! 그렇지만! 지금까지 다른 윳쿠리들은 마리사를 싫어했다제! 마리사를 보면 막 때렸다제! 아프다고 말해도 마리사를 괴롭혔다제!”
“정말로 못된 윳쿠리들이구나, 그렇지만 괜찮아. 나는 마리사를 아프게 하지 않아. 왜냐하면 마리사를 좋아하니까.”
“정말이냐제?”
“물론이지.”
마리사의 의구심과 기대가 섞인 물음에 오빠야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마리사를 들어 품에 안았다.
두근두근, 고동소리가 들렸다. 따스한 온기가 전신을 감쌌다. 머리를 쓰다듬는 오빠야의 손길은 한없는 포근함을 마리사에게 안겨주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누군가의 호의, 애정. 중추 팥소에서 피어 올라오는 이 간지럽고 따듯한 감정. 낯설지만 싫지 않은 이 기분.
언제나 타윳의 조롱, 모욕, 박해를 받아온 마리사에게 오빠야의 조건 없는 애정은 그저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느으읏…느으으읏! 느아아아아앙!”
정신을 차리면 마리사는 오빠야의 품안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려내려 오빠야의 옷을 적셨지만 오빠야는 싫은 기색 없이 그저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그것이 고마워서 마리사는 더욱 거센 울음소리를 내었다.
마리사는 떠돌이 들윳구리로서 생활을 할 때 결코 다른 윳구리가 보는 앞에서 울지 않았다.
자신이 울면 자신을 괴롭히는 윳쿠리가 그저 좋아할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앞에서 우는 행위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싫지 않았다.
●
“푸하하하핫! 뭐? 천국? 여길 천국이라고 생각한 거야?”
“느으으으! 너무 한다제! 마리사는 정말로 마리사가 죽은 거라고 생각했다제! 그걸 웃다니 너무 한다제!”
“아아, 미안. 하지만 크크큭! 천국이라….하하.”
“느으으으!”
울음을 그친 마리사가 오빠야에게 가장 먼저 건낸 말은 “오빠야는 천사냐제?” 라는 질문이었다.
난데없는 질문에 오빠야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마리사는 자신이 정신을 차리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오빠야에게 들려주었다.
뭐, 그 결과는 앞과 같다. 순진한 마리사의 대답에 오빠야는 포복절도를 하며 웃었고 자신의 터무니도 없다는 착각을 한 마리사는 얼굴을 붉히며 항의를 하였다.
겉으로는 싫은 기색을 내지만 마리사는 오빠야의 대화가 싫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누군가와 이렇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그 생각을 하면 볼이 저절로 풀리며 바보 같은 미소를 지을 것 같았다.
그걸 보여주지 않기 위해 마리사는 방구석에 얼굴을 묻으며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땋은 머리를 요란하게 까닥거리며 볼을 부풀렸다.
“아~ 미안, 미안. 내가 잘 못 했어. 화풀어. 마리사.”
“…정말이냐제?”
“응, 응. 정말이야.”
“그렇다면 용서해 주겠다제!”
마리사는 헤실헤실 웃으며 몸을 돌려 오빠야의 품을 향해 뛰어들었다. 오빠야는 그런 마리사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오빠야의 배에 볼을 비비며 온기를 즐겼다.
“마리사, 잘 부탁해.”
“알았다제! 마리사야 말로 잘 부탁한다제!”
오빠야가 말을 걸었다. 그 말에는 한없는 애정과 친애의 정이 담겨 있었다. 무엇을 잘 부탁한다는 것일까? 마리사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빠야가 말하는 것이니 분명 좋은 걸 것이다. 마리사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
떠돌이 들윳쿠리였던 마리사는 오빠야에게 거두어지고 난 뒤 모든 들윳쿠리가 선망하는 애완 윳쿠리가 되었다. 배지 시험을 받지 못 하여 정식으로 애완 윳쿠리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사랑하는 오빠야와 함께 살 수 있다면 마리사는 설령 맛없는 밥씨를 먹는다고 하여도 좋았다.
“느으…써.”
“미안, 하지만 꼭 먹어야 하는 약이야. 참고 먹어줘.”
“알았다제! 마리사야 말로 투정을 부려서 미안하다제!”
오빠야와 살고 난 후, 마리사는 모든 생활에 만족감을 느꼈다. 애초에 열악한 떠돌이 생활을 한 마리사였다. 오빠야와 함께라면 뭐든 감사히 받을 의향이 있지만 그래도 불만 사항을 말하자면 식사 후에 먹는 약이었다.
밥은 맛있었다. 잡초가 음식 쓰레기를 겨우 먹었던 과거와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다만 오빠야는 언제나 식사 후에 마리사에게 약을 먹였다.
투명한 액체. 하지만 맛은 무척이나 썼다. 처음 입에 대었을 때에는 ‘독이다앗!’ 라고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미안해, 마리사. 하지만 이 약을 먹지 않으면 마리사는 튼튼해질 수 없어. 그러니 참고 먹어주길 바래.]
비명을 지르는 마리사를 향해 오빠야는 정말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탁을 하였다. 그런 말을 들으면 마리사의 안에서 약을 먹지 않는다는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다른 누구의 부탁도 아닌 오빠야의 부탁이다. 마리사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쓴 약을 먹었다.
약을 다 먹으면 오빠야는 ‘마리사는 정말로 착하네.’ 라고 웃으며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사탕을 입에 넣어주었다.
사탕을 오물거리면서 마리사는 오빠야의 손길을 즐겼다. 쓴 약은 먹기 싫지만 오빠야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면 이런 약 정도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마리사, 내가 좋니?”
“물론이다제! 오빠야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제!”
“그래. 나도 마리사 좋아.”
오빠야가 웃었다. 마리사도 따라 웃었다.
마리사는 행복했다.
●
마리사에게 있어 공원이라는 곳은 두려운 곳이었다.
공원 안쪽에 있는 숲에는 무리를 형성한 윳쿠리가 있었고, 그들의 눈에 들어가리도 하면 심한 제제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윳쿠리보다 인간씨다. 인간은 휴식 장소에 더러운 들윳쿠리가 기어다니는 것을 용납하지 못 한다. 인간의 눈에 밟히면 그대로 가공소 직원이 찾아와 들윳쿠리를 잡아가버린다. 잡혀간 윳쿠리가 어떻게 되는지 마리사는 알지 못 한다. 하지만 무척 느긋하지 못 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잡혀가는 윳쿠리를 보았기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마리사에게 있어 공원은 정말로 느긋한 공간이었다.
마음껏 공원에서 뛰어 놀아도 마리사를 제제하는 윳쿠리나 인간씨는 없었다.
“마리사, 즐겁니?”
“응! 정말로 즐겁다제!”
오빠야가 있기 때문이다. 배지를 취득하지 않았지만 마리사의 외양은 정말로 잘 관리가 되어 있어 누가 보아도 애완 윳쿠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혹여나 마리사가 다칠까 걱정을 하며 마리사의 곁을 지키고 있는 오빠야가 있기 때문에 마리사에게 해코지를 하는 사람도 없었다.
“늣~! 늣~~! 느읏~♪”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공원을 활보하였다. 공원에는 마리사뿐만 아니라 다른 애완 윳쿠리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마리사에게 타윳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마리사도 애완 윳쿠리이기에 그 공포는 예전과 비하면 옅었지만 여전히 경계를 하고 말았다.
몇몇 애완 윳쿠리가 처음 보는 마리사를 보고 말을 걸려고 하였지만 그럴 낌새가 느껴지면 마리사가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렇게 다른 애완 윳쿠리를 피하는 사이에 마리사는 어느 사이엔가 공원의 인적이 드문 곳까지 와버렸다. 그것을 눈치챈 마리사는 오빠야의 멀리 가지 말란 말을 떠올리곤 황급히 오빠야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건방지다제! 감히 마리사님의 구역에 침범하다니! 당장 달콤달콤을 내놓으라제!”
“느으…. 여긴 인간씨들의 공원이라제. 마리사의 영역이 아니라제.”
그런 마리사에게 걸려오는 험상궂은 목소리.
목소리의 주인은 공원의 수풀 사이에서 고개를 내민 들윳구리 마리사였다.
눈을 부라리며 험상궂은 말을 하는 들마리사의 기세에 마리사는 주눅이 들었다. 예전 같았다면 사과를 하며 도망을 쳤겠지만 오빠야의 애완 윳쿠리가 되었다는 자부심에 마리사는 힘없는 반항을 하였다.
“무슨 소릴 하는 거냐제! 여긴 마리사님의 구역이라제! 건방지긴! 그 곱상한 얼굴 따윈 이렇게 해주겠다제!”
“느겟…으응?”
“느갸아아앗!”
그런 마리사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들마리사가 몸통 박치기를 하였다. 전해지는 충격에 마리사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 사실에 어리둥절하여 눈을 뜨자 자신을 공격했을 마리사가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건방지다제! 감히 마리사님을 공격하다니! 모두! 이리 나오라제!! 건방진 애완 윳쿠리가 우리들의 구역을 침범했다제!”
바닥을 구르며 고통을 호소하던 들마리사는 모자를 고쳐 쓴 뒤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사방의 수풀에서 들윳쿠리들이 튀어나왔다.
“느으으….”
쏟아지는 적의어린 시선에 마리사는 몸을 떨었다. 과거 다른 무리 윳쿠리들에게 린치를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빠야에게 거두어지고 난 뒤 개선된 영양 상태로 인해 체격은 들윳쿠리와 비교하면 배는 더 큰 마리사이지만 과거 겪었던 경험이 반항은커녕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몸을 떨게 만들었다.
“헤헤헤, 못된 쓰레기에게 제제를 해주겠다제.”
수적 우위를 얻은 들마리사가 득의양양하게 웃으면서 수풀에서 뾰족한 나뭇가지를 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나뭇가지를 마리사의 몸에 꽂아 넣으려고 할 때.
“이 자식들! 내 마리사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얏!”
“느게에엣!”
들마리사가 황급히 달려온 오빠야의 발에 걷어차여 날아갔다. 그대로 나무에 처박힌 들마리사의 몸이 터져 사방으로 팥소를 흩뿌렸다. 모여든 들윳쿠리들은 갑작스런 인간의 등장에 혼비백산 놀라 사방으로 도망쳤다. 오빠야는 그런 들마리사의 몰골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바닥에서 몸을 떨고 있는 마리사를 안아 들었다.
“마리사!? 괜찮아? 어디 다치지 않았어.”
“마, 마리사는 괜찮다제. 오빠야. 구해줘서 정말로 고맙다제.”
“하아…다행이다. 걱정 좀 시키지 말아줘,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느으으…미안하다제. 잘못했습니다제.”
오빠야의 진심어린 걱정에 면목이 없어져 마리사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사과했다.
일련의 소동이 벌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오빠의 품에 안긴 마리사는 자신이 겪었던 신기한 체험을 오빠야에게 말했다.
“오빠야! 오빠야! 오늘 들마리사한테 맞았는데 하나도 안 아팠다제. 예전에는 엄청나게 아팠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 아프다제.”
“…그렇니. 정말로 안 아팠어?”
“그렇다제!”
마리사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던 오빠야는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 물음에 마리사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였다.
오빠야는 정말로 그래? 라고 물으며 마리사의 볼을 잡아당겼다.
평범한 윳쿠리라면 고통을 호소할 수준으로 잡아당겼지만 마리사에겐 그저 약간 따끔하게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오빠야, 좀 아프다제.”
“응, 미안해. 하지만 정말로 마리사는 튼튼해졌구나.”
“그렇다제! 이게 다 오빠 덕분이라제!”
“그래….”
오빠야는 마리사의 말에 그저 마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
어느 순간부터 식후에 늘 먹어야 했던 약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마리사가 약을 안 먹어도 되냐고 묻자 오빠야는
“이제는 안 먹어도 돼.”
웃으면서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 말에 마리사는 내심 좋아했다. 오빠야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쓴 약을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안 먹어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하였다.
“어서오라제! 오빠야!”
그리고 여느 때처럼 오빠야가 출근을 하여 비운 집을 지키고 있던 마리사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현관으로 뛰어갔다.
현관에는 약간 지친 표정의 오빠야가 마리사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오빠야는 손을 뻗어 마리사를 안았다.
“집 잘 보고 있었어?”
“그렇다제! 마리사는 오빠야의 집을 잘 지키고 있었다제!”
오빠야의 물음에 마리사는 힘차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저 빈집을 지키고 있었던 별거 없는 이야기지만 오빠야는 그런 마리사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주었다.
“잘 먹겠습니다제!”
그리고 늦은 둘의 저녁 식사. 마리사는 식탁 위에서 자신의 밥을 먹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오빠야에게 튀기지 않도록 얌전히.
그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오빠야도 식사를 하였다.
“마리사, 마리사는 내가 좋아?”
“그렇다제! 마리사는 오빠야를 좋아한다제!”
“사랑해?”
“물론이라제! 마리사는 오빠야를 사랑한다제!”
“그렇니, 다행이다.”
식사를 마친 후, 물어보는 오빠야. 평소에도 그런 질문을 받았기에 마리사는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그래…. 나도 마리사를 사랑해.”
행복하게 웃으며 말하는 마리사를 향해 오빠야가 자신의 마음을 들려주었다. 열기를 띤 말, 눈썰미가 있다면 평소랑 다른 오빠야의 모습을 눈치 채겠지만 이미 맹목적으로 오빠야를 믿는 마리사에게 그 변화를 알아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식사를 마친 마리사를 오빠야가 품에 들었다. 그리고 침실로 향했다.
이대로 자는 것인가? 마리사는 오빠야를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침대위에 마리사를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뒤 오빠야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마리사, 나는 널 사랑해.”
“응! 나도 오빠야를 사랑한다제!”
“그렇지, 그러면 우린 상쾌를 해도 문제없겠지?”
“물론이라제! …느늣?”
“다행이다! 마리사라면 내 마음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오빠야가 하는 물음에 무조건 YES라고 대답하는 마리사는 대답하고 나서 대화의 내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오빠야?”
마리사는 옷을 벗은 채 등을 돌리고 있는 오빠야를 향해 물었다. 하지만 오빠야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그 침묵에 불안을 느껴 다시 불러보지만 여전히 오빠야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오빠야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는 대신 등을 돌렸다.
“느늣? 그, 그건 뭐냐제?”
“나의 페니페니야. 이걸 보고 어떻게 생각하니?”
“어, 엄청나게 크다제.”
간혹 커지는 자신의 페니페니와 유사한 물건이 오빠야의 몸에 달려있었다. 콘돔을 장착한 그것은 마리사의 그것과 비교하여 십 수 배는 더 커보였다.
다른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그것을 마리사에게 보이면서 오빠야가 다가왔다.
마리사는 뒤로 물러나면서 물었다.
“오, 오빠야? 뭘 하려고 하는 거냐제?”
“뭐긴, 상쾌를 한다고 말했잖아.”
마리사의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는 오빠야. 마리사는 깨달았다. 오빠야는 진심으로 자신과 상쾌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마리사는 오빠야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생각이었지만 이런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윳쿠리이고 오빠야는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무, 무리라제! 그런 건! 마리사의 몸이 찢어져 버린다제!”
“괜찮아. 그러지 않기 위해 약을 먹었잖니.”
“느에에에엣! 서, 설마! 그 약은 이걸 위한 거였냐제!?”
“응.”
경악에 찬 마리사의 물음에 오빠야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하였다.
자신의 몸을 염려하며 먹였던 약이 설마 이런 목적을 위한 거였을 줄이야!
마리사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마리사는 도망을 치기 위해 등을 돌리려고 하였지만 그것보다 오빠야의 손이 빨랐다.
“느갸아아앗”
저절로 터져나오는 비명. 마리사의 시선이 절로 오빠야의 페니페니를 향했다.
다시금 확인하는 그 크기에 경악이 터져나왔다. 저런 건 무리다. 아무리 오빠야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무리이다.
마리사는 몸을 벌벌 떨면서 오빠야를 바라보았다. 오빠야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평소와 다른 오빠야의 표정이 마리사에게 한없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동시에 마리사는 낮에 보았던 TV 내용이 떠올랐다.
인간 중에는 평범하지 않은 상쾌를 하려고 하는 사람을 변태라고 부른다는 것을.
마리사는 조심스럽게 오빠야에게 물었다.
“오, 오빠야. 오빠야는 설마, 변태씨인거냐제?”
“…….”
마리사의 물음에 오빠야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고개를 숙이는 오빠야. 그 탓에 표정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어지는 침묵, 화나게 한 것일까? 마리사가 사과를 하려고 입을 벌린 순간.
“변태라서 미안해, 마리사. 하지만 어떻하니. 나는 마리사를 정말로 좋아하는 걸,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이해해 줄 거지?”
고개를 들어 올린 오빠야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타오를 것만큼 붉게 물들어져 있었고 입사이로 터져 나오는 숨결은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누가보아도 흥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리사는 자신의 질문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심상치 않은 모습에 몸을 버둥거리며 도망을 치려고 하지만 오빠야의 양손에 붙잡힌 마리사에게 도망칠 길은 없었다.
“오, 오빠야! 냉정해지라제! 이건 아니라제! 마리사는 윳쿠리고 오빠야는 인간씨라제!”
“괜찮아, 사랑에 성별도 종족의 벽도 없는 걸. 우리들이라면 넘을 수 있어.”
“넘어선 안 되는 벽이라제!”
“마리사! 마리사아앗!”
“그만하라제! 느갸아아아앗!”
흥분을 이기지 못 한 오빠야가 기어코 선을 넘어버렸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로션이 발라진 콘돔에 쌓인 오빠야의 페니페니가 그대로 마리사의 몸으로 들어갔다.
몸이 내부에서 확장되는 그 느낌에 마리사는 참을 수가 없어 비명을 질렀다.
“마리사앗! 마리사앗! 아아아아앗!”
“느갸아아아앗!”
아프지는 않았다. 오빠야의 말대로 마리사는 괜찮았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이질감에 마리사는 비명을 질렀지만 오빠야는 개의치 않고 행위에 열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비명을 너무 지른 탓인가 입에선 새된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희미해지는 정신 감기는 눈꺼풀 너머로 본 오빠야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잠겨 있었다.
----------------
좀 더 농밀한 씬 구성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재밌는 부분도 아니니 그저 그런 결과가 있었다는 묘사로 끝...
대략 5화로 완결한 구성이긴 한데. 영 아니다 싶으면 삭제하겠습니다.
------------------
애호와 학대 사이에 고민을 했지만 순애를 지향하기에 애호로 구분 하겠습니다.
----------
일부 수정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