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오늘부터 윳쿠리 플레이스인거라제!"
"육꾸리....?"
"쪼뱌..."
편부모가정인 한 가족이 자신들의 새 보금자리를 둘러보고는 다소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아늑하다고는 도저히 말할수 없는. 마치 길윳이 소중하게 마련한 골판지 박스 집의 반토막인듯한 단칸방이 이들의 새 집이였으니까. 아비 마리사 하나와 아기윳 넷이 들어가면 아주 조그만 공간만이 남는다. 그나마 단칸방 옆에 딸린 아주 자그마한 식량 창고가 있어서 숨을 돌릴 공간이나마 남은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런소리 하지 말라제! 이곳은 리더와 현자께서 마련해주신 윳쿠리 플레이스라제! 지금 이마저도 없는 윳쿠리들이 많다제!"
"뉴웃.."
"파파 마리 마즐거가타꾸.."
아비 마리사의 말대로 이 조그만 집이나마 얻은것은 상층부의 배려였다.
이 방공호에는 이 조그만 집조차 얻지 못한 노숙윳들이 잔뜩 있었으니까. 대 레미랴 전투도중 전사한 반려 레이무의 희생과 아기윳이 딸린 상층부의 배려가 아니였다면 이 가족도 노숙윳 신세를 면치 못했으리라.
"자아, 아가야들. 푹신푹신씨를 까는거라제."
가족은 소중하게 가져온 이삿짐을 풀기 시작했다. 창고에 가져온 식량을 넣고 푹신푹신한것들을 바닥에 깔아놓자 삭막했던 조그만 단칸방이 아까보다는 윳쿠리가 살만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문을 열라제!"
유리창. 정확히는 투명 플라스틱 창 너머를 지켜보고 있던 견시 마리사가 외쳤다.
"느가아아아아앗!!"
그 말에 반응하여 기다리고 있던 윳쿠리 한마리가 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한다. 윳쿠리 치고는 상당히 정교해보이는 혓놀림에 곧 방공호의 대형 문이 끝까지 열렸고 문 너머로 들어오는 차디찬 공기가 윳쿠리들을 달달 떨게 할 때쯤 기차가 안으로 들어왔다.
"닫으라제!"
"늣!"
닫는것은 간단했다. 손잡이를 쥐고있던 혀를 놓자마자 문은 스스로의 무게로 금새 닫혀버렸다.
이 방공호의 자랑인 대형 역에 정차한 기차는 전차, 대공포와 함께 이 무리를 상징하는 상징물 다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기차의 화려한 객차에서 무리의 지도자중 하나인 현자 파츄리가 내려섰다. 파츄리는 주변을 둘러보고 작게나마 한숨을 쉬고 드넓지만 몇몇 경비윳만 있는 승강구를 걸어나왔다.
"휴우..."
금-정확히는 초콜릿의 금색 포장지를 정성껏 씻고 붙인-으로 만들어지만 화려한 장식이 전구의 빛을 받아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큼지막한 자신의 방에 들어간 파츄리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걸 깨닫고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파츄리 한마리가 살기엔 아주 큼지막한 방이였다. 아니 대가족이 산다고 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커다란 방. 그 구석에 있는 유리창이 파츄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 유리창 아래로 보이는것은 이 방공호의 대강당이다. 원래는 윳쿠리들에게 알림사항을 알리거나 파티를 벌일때 쓰려고 있는 공간이였지만. 지금 강당에는 기운없는 노숙윳들이 한가득했다. 새로운 윳쿠리 플레이스를 기대했던 윳쿠리들은 졸지에 노숙윳이 되어 각자가 들고 온 이삿짐으로 애써가며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용케도 판잣집을 지은 노숙윳이 있었고 바닥에 깔려고 가져온 푹신푹신씨로 간신히 추위를 피할 이불삼아 지내는 윳쿠리도 있었고. 소중한 식량을 추위를 피할 거적떼기와 거래하는 윳쿠리도 보였다. 개인사생활은 말할것도 없고 공공 화장실로 가는길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파츄리는 눈을 돌려 자신의 방을 보았다. 초 호화판이였다. 벽에는 윳쿠리 채널이 나오는 윳쿠리용 TV. 윳쿠리용 가구 안에는 온갖 간식들이 들어있고 심지어 개인 화장실과 안전한 만큼만 물이 나오는 욕조가 있었다. 공사가 마무리 지어갈때 인간들이 와서 지어준 방이 불만인건 아니지만 한가지 문제는 파츄리는 원래 이곳에 살지 않는다는것. 파츄리는 원래 무리로부터 다소 떨어진 마을에서 살고있었고 그 마을과 방공호를 기차로 왔다갔다 한다는것이다. 겨울 내내 반도 보내지 않을곳이 이렇게 넓고 사치스러울 필요가 없기에 자신의 방을 좀 줄이고 집없는 윳쿠리에게 나눠주자고 제안했지만 리더 마리사의 답은 '리더의 위엄이라는건 중요하다제!' 라는 말이였다. 파츄리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틀린말도 아니였기에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이 좁은곳에서 리더쉽이 살지 않는다면 개판이 될게 뻔했으니까. 하지만 그 리더쉽이란게 과연 남들이 집도 없이 노숙할때 화려하고 넓은 방에서 사치를 누리는것으로 생겨난다는건 의문스러웠다.
좁아터진곳에서 고생하는 윳쿠리들. 드넓은 자신의 방. 대강당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윳들. 기차를 3대까지나 수용할수 있는 멋진 기차역.
파츄리는 그것들을 비교하다가 결국 한숨을 쉬고는 내일 있을 회의의 안건을 생각하며 고급 침대에 몸을 뉘였다.
------------------------
"달링. 곧 생일이시죠?"
"응? 아. 그랬지."
그러고보니 곧 생일이였네. 어렸을적엔 달력에 동그라미 치면서 기다렸던 날인데 요즘은 뭐...
"선물 받고 싶으신거 있으세요?"
"선물? 음 뭐... 아 맞다. 보트 하나 사줄래?"
"보트요?"
"응 보트."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보트 타고 노는게 부러웠었지.
보트타고 뱃낚시 한번 해보고 싶다.
"알겠어요. 후후. 그럼 생일 파티는 바닷가에서 하도록 해요?"
"응, 그래. 분명 보트다. 보트라고 했다."
"네, 보트."
여장남자 녀석은 생긋 웃어 보였다.
뭐 저녀석이 해봐야 모터보트정도 사오겠지.
낚싯대나 사놓을까나..
아. 지렁이 징그러운데 어쩌지?
----------------------
..취직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