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츄리도, 리더한테 거짓말 하지 않는다구요?
다음날 아침, 파츄리를 내려 주었던 곳에 도착해 파츄리가 그곳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리더는 파츄리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확실히,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
파츄리는 여기 있으라는 리더의 말에 알았다고 대답하지 않았으니까.
“이 녀석...”
리더도, 파츄리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츄리가 알고 싶어하는 것에 모두 답해준 것은 아니었다.
이곳이 무엇을 위한 곳인지, 자신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저 적당히 알아도 문제 없는 사실들만을 말해 주고, 곤란하게 되면 슬쩍 말을 돌려 얼버무렸을 뿐이다.
“일단, 일을 해야지...”
어차피 순찰을 하는 길에 파츄리의 집을 지나친다. 어쩌면 거기에 있을 수도 있다. 리더는 움직였다.
초조함 때문에 그 속도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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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즉 8시간 전,
“느읏! 여기를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하는거네! 느느-읏!”
리더와 그 위에 올라탄 파츄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지자 마자, 노숙 윳쿠리 무리에 있던 레이무는 냉큼 비어버린 파츄리의 집으로 들어가 집선언을 했다.
“느흠... 레이무, 느긋이 마리사의 아가야의 집에서 나오는 거라제.”
“느?”
“느, 그렇다구! 마침 레이무의 아가야가 독립!씨를 할 때였다구!”
그러나, 파츄리의 옆집에 살던 마리사와 레이무가 슬며시 다가와 그것을 뺏으려 했다.
“여기 살던 파츄리는, 레이무의 절친!씨였다구! 파츄리는 그다지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였지만, 천사씨인 레이무가, 언제나 보살펴 줬다구! 느응! 그러니까 파츄리의 집씨는 레이무의 집씨라구? 느긋이 이해하라구?”
“느읏, 그렇다제! 파츄리는 마리사의 아가야를, 정말로 부러워했던 거라제? 그러니 분명 파츄리의 집씨도, 아가야에게 느긋이 바치려고 했던 거라제! 그러니까 얼른, 마리사의 아가야의 집씨에서 나오는거라제!”
옆집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가야들은, 독립할 때가 되었음에도 집이 없어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느읏! 느긋할 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구! 마리사와 레이무는, 이미 집씨가 있다구!?”
“마리사의 집이 아니라제! 마리사의 아가야의 집이라제!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제!”
막 집을 손에 넣은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항변했지만, 이번에도 두 마리의 성체 윳쿠리에게는 이길 수 없었다. 게다가 이미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된 옆집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가야들까지 싸움에 끼어들었다. 이미 성체와 비슷한 크기로 자란 녀석들이었기에, 레이무에게 승산은 없어 보였다.
“알고있어~ 아까부터 느긋하지 못한 소리를 하는 건 마리사와 레이무라구~ 알고있어~”
“느읏! 마리사와 레이무는, 이미 집씨를 가지고 있는 거라구요! 욕심씨는 도시파적이지 않다구요!”
거기에 노숙 윳쿠리 무리가 끼어 들었다.
“느읏! 시끄럽다구! 집씨도 없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들이, 이렇게 느긋한 집씨를 가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구! 욕심쟁이는 레이무인거네!”
“느흥! 이 집씨는, 마리사가 열심히 노오력!해서 찾아낸, 마리사의 느긋한 집씨인거라제! 그런 느긋한 집씨를 빼앗으려 하는 건, 느긋할 수 없는 도둑놈 심보인 거라제!”
상대를 ‘집씨도 없는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라고 깔보고 있기에, 마리사와 레이무의 태도는 고압적이었다. 노숙 윳쿠리들의 표정이 험악해져 간다. 그렇게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노숙 윳쿠리들은 일단 먹이 더미 근처로 가 잠을 청했다. 그렇게 윳쿠리들 간의 싸움은 일단 유야무야 되는 것 같았지만,
“여기를 첸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한다구~ 알고있어~!”
“느읏!? 거기는 앨리스의 집씨라구요!”
다음날 아침, 윳쿠리들이 먹이를 먹으러 집에서 나오자, 노숙 윳쿠리들이은일제히 비어있는 집으로 뛰어들어 집선언을 했다.
“시끄럽다구~! 여기는 이제 첸의 집씨라구~! 알고있어~!”
“느붓!”
먹이를 먹다 말고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뛰어간 윳쿠리들에게, 노숙 윳쿠리들은 주저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
“제헷! 집씨를 독차지하려는 게스 윳쿠리의 아가야는 꺼지라제! 여기는 마리사의 집씨라제!”
“뉴삐이이잇!”
상대는 ‘집씨를 독차지하려는 게스 윳쿠리’였기에, 노숙 윳쿠리들의 행동은 거침없었다.
처음에는 ‘집씨를 독차지하려는 게스 윳쿠리 VS 집씨도 없는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의 양상이었지만, 팥소뇌는 그런 사소한 것은 금새 잊어버렸다.
처음에는 집을 지키려는 싸움이었지만, 그것은 곧 스매시 브라더급 대난투로 바뀌었다.
나뭇가지 같은 무기가 없었기에, 그것은 더욱 참혹했다.
“느으으읏! 뿌꾸! 뿌꾸우!! 게스는 느긋이 죽으라구! 뿌... 늣!? 리더!”
집안에서 부들거리며 볼을 부풀려대던 레이무에게 리더가 다가왔다.
“파츄리는? 여기 안왔어?”
“느읏! 파츄리는 모른다구! 파츄리는 집씨를 레이무의 아가야들에게 바쳤는데, 게스들이 집씨를 뺏으려고 한다구! 리더! 얼른 저 게스들을 제재하는거네! 당장이면... 느? 리더! 어디가는거냐구! 어서 레이무의 집씨를 뺏으려는 게스들을 제재하라구!”
리더는 레이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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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리더는 욕설을 내뱉으며 전력으로 달렸다.
파츄리의 집에도 파츄리는 없었다. 있는 것은 서로를 공격하는 윳쿠리들 뿐이었다.
처음 보는 광경은 아니었다. 이 시설을 건설하기 전 행해졌던 실험에서도 확인했던 것이었다.
밥씨가 있고, 집씨가 있어도, 포화상태가 된 윳쿠리들은 끝내 자멸한다.
좁은 장소에 갖혀있는 스트레스 때문일지, 아니면 조명을 통해 강제로 두 시간 마다 기상과 취침을 반복시킨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기에 이 시설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밀폐성을 조금 희생시키면서까지 외부에서 윳쿠리를 투입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이다.
“윽...”
짓이겨진 파츄리의 시체를 보고, 리더는 신음을 흘리며 급히 멈추어섰다.
이게 그 녀석일까.
그렇다는 보장도, 그렇지 않다는 보장도 없다. 구겨진 머리 장식만 보고는 알 수가 없다.
무리의 리더였던 파츄리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디론가 도망가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도망칠 곳은 없다.
“멍청했군...”
파츄리에게 한 말은 아니다. 낮게 신음하며, 리더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것은 평균보다 빠르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 ‘윳쿠리 플레이스’에 주기적으로 종말이 찾아온다는 것은 리더도 잘 알고 있었다. 어제 파츄리를 태웠을 때, 그대로 격납고로 들어가 파츄리를 보호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러지 않은 것은, 이곳에 있는 윳쿠리가 모두 죽게 되더라도, 자신은 굳이 그것을 막지 않을 것이며, 그저 윳쿠리들의 시체를 치운 뒤 다음 윳쿠리들을 이곳에 집어 넣을 뿐이라는 것을 - 파츄리는 분명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 파츄리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파츄리도 의심을 거두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일 것이다, 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왔지만,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파츄리... 파츄리! 나다! 대답해!”
대답은 없었다. 살의로 찬 윳쿠리들이 내는 소음때문에, 자신의 말이 파츄리에게 들릴지도, 파츄리의 대답이 들릴지도 알 수 없었다.
“파츄리... 느긋이 있으라구!”
리더는 보이지 않는 파츄리를 부르며 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격납고 앞에 도착했다. 이대로 다시 한 바퀴를 돌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다. 케이블이 천장에 있는 레일을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서 부터는 다시 케이블을 회수하며 왔던 길을 되짚어 가야한다.
주위로 어둠이 내린다. 리더는 속도를 점차 줄이다가, 결국 멈추어섰다.
이렇게 완전히 어두워질때까지 밖에 있었던 적은 없었다.
어쩌면, 윳쿠리들이 잠들어 일시적으로라도 난투가 멈출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품었지만, 아무리 팥소뇌라도 방금까지 죽고 죽이던 참에 어두워졌다고 픽 잠이 들수는 않는 모양이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공격하는 윳쿠리들의 소리가 들린다.
완전히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보이는 것은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는 윳쿠리들의 먹이 뿐이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다. 리더는 새삼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파츄리... 파츄리! 느긋이 있으라구!”
앞이 안보인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그렇다고 앞이 안보이는데 속도를 냈다가 파츄리를 깔아 버릴 수도 있다. 리더는 다시 파츄리를 부르며 앞으로 서서히 나아갔다. 앞이 보이지 않아, 리더는 자신의 속도가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없었다.
환해지면 속력을 냈다가, 어두워지면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게 몇 바퀴나 돌았다. 난투는 계속되어, 살아있는 윳쿠리의 수는 점점 줄어갔다. 그에 비례하듯 리더의 머리 속에는 아무 생각도 없어지고, 쉰 목소리로 파츄리를 부를 뿐이었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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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리더를 멈춰 세운 것은 충전 부족이었다.
이제 다시 격납고로 돌아갈 정도 밖에는 전력이 남지 않았다.
청소를 해야한다.
어둠 속에서 리더는 - 아니, ‘리더’를 조종하던 남자는 - 그렇게 생각했다.
살아있는 윳쿠리의 수는 이제 얼마 없다. 자연스럽게 난투는 끝났지만, 살아남은 윳쿠리 중 멀쩡한 것은 거의 없다. 처리 작업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 어서 이곳을 싹 비운 후 다음 윳쿠리를 투입해야한다.
‘리더’를 이용해 시설 내부를 순찰하는 것은, 남자의 일 중에서 극히 일부이다. 써야 할 보고서도 팽개치고, 통상 업무는 동료에게 미루고, 처리 속도가 줄었는데 어찌 된 것이냐는 문의는 얼버무리고, 계속해서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자신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동료들의 시선도 무시 하고 계속 파츄리를 찾아다녔지만, 파츄리를 찾을 순 없었다.
남자는 리더를 움직였다. 다시 격납고로 가는 길에도, 카메라를 움직여 주변을 샅샅이 살피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필사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몇 바퀴나 도는 사이 익숙해져 버린 광경만이 변함없이 보일 뿐이었다.
그 녀석도, 다른 녀석들 처럼 날뛰었을까.
격납고 앞에 도착한 후, 남자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분명 그 녀석이라면 서로 치고받기 시작한 윳쿠리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무큐훙, 확실히 인간씨가 윳쿠리를 해치는 건 아닌 거네요, 라고 차갑게 내뱉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내뱉은 다음.
그 다음엔.
자신도 모르게 그 다음을 상상하려는 자신을 억누르며, 남자는 격납고 문을 열고 리더를 그 안으로 이동시켰다. 격납고 구석으로 이동해 차체를 180도 회전 시킨 후, 후방 카메라를 주시하며 리더의 뒷부분에 달린 충전용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는다.
남자의 정신은 한계였다.
청소를 하고, 일단 자자. 그러고 보니 보고서는 어찌한다...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며 남자는 제어 시스템을 조작해 ‘청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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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재더어어어! 어재더 이던니리이이이!!”
레이무는 그저 울부짖었다. 이곳은 윳쿠리들의 천국인 윳쿠리 플레이스였는데. 밥씨도 집씨도 있는, 들윳 생활을 할 때는 꿈꿔본 적도 없을 정도로 정말로 느긋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 있는 것은 죽은 윳쿠리들이 풍기는 시취뿐이었다.
집씨를 독차지하려는 게스를 제재해주겠다면서 기세 좋게 뛰쳐나간 마리사는 광폭화한 윳쿠리들에게 갈갈이 찢겼다.
그 광경을 본 레이무는 곧바로 집에 틀어박혀 부들부들 떨기만 했던 덕분에 밖에서 날뛰던 윳쿠리들 보다는 약간 오래 살 수 있었지만, 난투는 곧 집 안으로까지 퍼져왔다. 정신이 나간 윳쿠리 무리가 레이무의 집안에 달려들었을 때, 레이무가 할 수 있던 것은 그 윳쿠리들과 똑같이 괴성을 지르며 공포에 질려 집안을 뿅뿅 뛰어다니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미친듯이 뛰어다니던 레이무는 윳쿠리다운 불운에 의해, 집 안에 설치되어 있던 급수관에 꿰이는 신세가 되었다.
“느그히... 느그히이이이이! 레이부 나저어어어어어!!!!”
신음하며 몸을 퍼덕인다. 원래는 레이무의 반죽 가죽이 오래동안 먹고 자는 생활만 해와 투실하게 살이 찐 레이무의 체중을 지탱할 수는 없었겠지만, 불행히도 레이무의 몸은 주위 윳쿠리들의 시체에 의해 지지되어 있어 아무리 몸을 퍼덕여도 마치 낚시바늘 처럼 입천장을 파고든 급수관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 파츄리는, 알고 있었던 걸까.
불현듯 레이무는 언제나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파츄리를 떠올렸다.
그렇다면, 어째서 레이무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인가. 제대로 느긋할 수 조차 없던 파츄리를, 레이무는 언제나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돌보아주고 있었는데, 파츄리는 그런 레이무를 배신했다.
그런 게스들 때문에,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레이무의 결론은 그것이었다. 그런 게스들 때문에, 누구보다도 느긋하고 있던 레이무가 이런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갑자기 세계가 진동하고, 레이무의 체중을 지탱하던 윳쿠리들의 시체가 사라졌다. 급수관은 레이무의 윗앞니를 부수고, 그대로 미간까지 가죽을 길게 찢었지만, 어쨌든 레이무를 놓아주었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레이무의 눈 앞에는 심연이 있었다.
‘윳쿠리 플레이스’의 바닥은 사라져 있었다. 레이무는 그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바닥씨가? 어째서 이런 일이?
의문을 가져도 아무런 의미는 없었다. 이해불가능 한 것을 인지하는 것은, 인지불가능한 것을 인지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헤이후, 하느흘 나고이허~!”
그렇게 외치며, 레이무는 이해하지도 못할 것을 궁금해하며 그대로 심연 속으로 낙하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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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습니다. 그냥 조금만 더 써서 한 편으로 올리는게 나았을 것 같네요.
일본어 SS를 볼 때 아니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한 줄 쓰고 엔터 한 줄 쓰고 엔터 이렇게 쓰나 의문을 품곤 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뭐라고 할까 글을 쓰기 편하네요. 역시 선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