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윳쿠리들은 학대물의 윳쿠리처럼 모든 면에서 저열하고 생물 비슷한 걸로 존중되지 않는 세계관이지만, 인간에게 사랑받는 특출난 윳쿠리가 등장하기에 학대인지 애호인지 애매해서 기타로 했습니다.
*제 느낌에는 학대입니다. 학대가 싫으신 분은 보시지 않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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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레이무, 살아 있는거야?
눈을 뜨자 마자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마리사와 함께 인간씨의 손에 잡혔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인간씨들은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길 위를 바삐 오가는 다른 인간들은 대부분 윳쿠리에게 무관심하지만, 이 인간씨들은 다르다. 이 인간씨들은 윳쿠리를 잡기 위해 온 것이다.
자신은 인간씨에게 대든 적이 없다. 그저 느긋하게 있기위해 열심히 느긋하고 있었을 뿐이다. 게스라면 저쪽의 공원에 잔뜩있다. 거기가 아니라도, 레이무를 돕지 않는 게스들은 잔뜩 잔뜩 있다. 그러니 그 게스들을 잡아가라.
이 느긋할 수 없는 인간씨들에게는 그런 당연한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온 몸을 버둥거리며 울부짖는데, 갑자기 의식이 흐려졌다가,
다시 눈을 떴다. 뜰 수 있었다.
살아 있었다.
“느으... 레이무?”
“느읏! 마리사!?”
마리사도 살아 있었다. 두 마리는 몸을 맞대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반죽이 불 정도로 눈물을 흘리고서야 두 윳쿠리는 진정했다.
“느으... 마리사, 여기는 어디냐구?”
“마리사도, 전혀 모르겠다제...”
레이무는 주변을 둘러 본다. 그제서야 다른 윳쿠리들도 잔뜩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 같이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약간은 불안한 표정이다.
“늣...!”
무언가가 윳쿠리쪽으로 다가온다. 윳쿠리들이 눈에 경계하는 빛이 어린다. 마리사는 앞으로 쓰윽 나가 레이무를 자신의 등 뒤에 감추었다.
“느...? 도스?”
그것은 커다란 마리사였다. 성체 윳쿠리의 1.5배 정도 크기였으니 도스라고 부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크기였으나, 어쨌든 일반 윳쿠리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느... 느긋이 있으라구!”
“느긋이 있으라구!”
몇몇 윳쿠리가 거대 마리사에게 위축되면서도 인사를 건네 보았으나, 가볍게 무시당했다. 거대 마리사는 불안해 하는 윳쿠리 무리의 주위를 빙 돌며 윳쿠리의 수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넷...”
“느,,,?”
둘을 넘어가는 순간 부터는 윳쿠리의 이해 밖이다. 윳쿠리 무리는 숨을 죽이고 알 수 없는 단어를 중얼거리는 - 그저 수를 세고 있던 건 뿐이지만 - 거대 마리사를 쳐다본다.
“오케이... 다 왔구만. 자아, 윳쿠리 여러분, 일단 먹이부터 먹자고.”
후두두두두두두두두둑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언가가 잔뜩 쏟아져 내렸다.
“느...느아...?”
“느, 느긋이! 느긋이!?”
수북하게 쌓인 콩알 정도 크기의 갈색 물체. 달콤한 향이 강렬하게 피어오른다. 시각보다 먼저, 후각이 알아챘다. 이건, 먹을 것이다. 아니, 먹을 수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분명 ‘느긋할 수’ 있다.
“느읏! 느긋이 우걱우걱 한다구우우우!”
이것은 달콤달콤씨이다. 윳쿠리들의 팥소뇌는 그렇게 판단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작동을 중지했다.
“해, 해, 해, 행보오오오옥!!!!”
윳쿠리들이 일제히 먹이에 달려든다. 한 입 먹고 괴성을 지르며 행복시시를 먹이의 산에 뿌린다. 다른 윳쿠리가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먹어치운다.
단 한마리의 파츄리만이 그 추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왜 그래? 넌 안 먹어?”
이상하다는 듯이, 아니 신기하다는 듯이, 거대 마리사는 파츄리에게 물었다. 파츄리는 움찔,하고서 거대 마리사쪽을 천천히 돌아본다. 파츄리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무, 무큐, 마리사는, 안먹냐구요?”
간신히 미소를 지으며, 파츄리는 그렇게 말했다. 거대 마리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그것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것은 불가능 했지만, 거대 마리사는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하나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 억지로 지어낸 미소를 띄고, 다른 하나는 무기질의 하얀 얼굴에 그려붙인 미소를 띈 채, 둘은 한동안 서로를 마주보았다.
“어... 아니, 그런 기능은 없는데. 나는 괜찮아. 그, 얼른 먹지 그래?”
그래도 파츄리는 먹이 쪽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무, 무큐... 갑자기 달콤달콤씨가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말도 안된다구요... 분명, 뭔가...”
“아니, 뭐 독같은 거라도 들었을까봐 그래?”
“무, 무큐!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구요!”
거대 마리사와 파츄리의 대화에 신경쓰고 있는 윳쿠리는 없었다. 그저 눈 앞의 먹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뿐이었다. 파츄리는 그 모습을 등지고 돌아 앉아 눈까지 감았다. 입가에 흐르는 침만은 어찌할 수 없었지만.
“우걱, 우걱... 해, 행보오오옥!!”
“쩌러어어어! 이거 엄청 쩌러어어어!”
먹이는 그 향기 그대로, 엄청나게 달았다. 윳쿠리들은 정신없이 먹이를 먹었다. 식감은 푸석푸석했지만, 그런 것은 신경도 쓰이지 않을 정도로 달았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따뜻했다.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괴성을 지르며 시시를 지려대는 그 모습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겉보기야 어찌 되었든 윳쿠리들의 행복은 유정천에 달한 상태였다.
“뭐, 그러면 저것들이 죽는지 안 죽는지 한 번 봐. 그러면 안심할 수 있겠지.”
“무큐우우웅...”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파츄리에게 거대 마리사는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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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규우억... 행복...”
배가 빵빵해진 파츄리가 길게 트림을 한다. 파츄리는 기어코 먹이를 먹은 윳쿠리들에게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먹이에 달려들었다. 초윳적인 인내심이었다.
“먹이는 다 먹은 건가?”
파츄리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거대 마리사가 입을 열었다.
“무큐, 그, 그렇다구요.”
파츄리가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린다.
“...도대체, 여긴 어디죠? 뭐하는 데냐구요?
“여기가 어딘지는, 말해 봐야 너희는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이해할 필요도 없고.”
“무큐,웃...”
윳쿠리를 바보 취급하는 그 말에, 파츄리는 발끈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을 예상했다는 듯, 입술을 아랫 입술을 꾹 깨물 뿐이었다.
“그럼, 파츄리는, 뭘 하면 되는 거냐구요?”
잠시 침묵.
“딱히 할 건 없어. 너희들 식으로 말하자면, 느긋하게 있기만 하면 돼. 번식, 그러니까 그 뭐냐, 상쾌? 그것도 뭐 마음껏 좋을대로 해. 집은 너희 옆에 칸막이들 보이지? 그 안에 있는 걸 쓰면 돼. 물은 집 안에 있는 관을 빨면 나올 거야. 집 안에 있는 구멍은 화장실로 쓰면 돼.”
레이무를 포함한 윳쿠리들은 멍하니 거대 마리사의 말을 듣고 있다. 밥씨가 잔뜩 있다. 집도 있다. 상쾌를 마음껏 해도 된다. 혹독한 들윳 생활을 견디기 위해 팥소뇌가 필사적으로 짜내는 망상에서도, 이렇게 느긋한 지상락원은 등장한 적이 없다.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윳쿠리들에게 이것은 꿈이 아니니 윳쿠리 여러분은 안심하고 느긋함에 종사하라, 같은 말도 남기지 않고, 거대 마리사는 그대로 휭하니 멀어져 갔다.
윳쿠리들은 멍한 그대로 주위를 휘휘 둘러본다. 거대 마리사가 말한 ‘집씨’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집씨들이었다.
“느... 굉장히 느긋할 수 있는 집이라구...!”
집씨에 들어가 본 레이무와 마리사는 또 한번 경탄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올 정도다. 성체 윳쿠리 네 마리는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 벽씨는 골판지 상자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튼튼해보인다. 구석에는 거대 마리사가 말한 대로 구멍이 뚫려 있어 화장실로 쓸 수 있다. 푹신푹신씨는 없었지만, 바닥 전체가 푹신 하면서도 매끈매끈했기에 조금도 문제되지 않았다. 천장에서 뻗어 내려온 관을 빨자, 물이 나온다. 심지어 달콤한 물이다.
“느... 여기를, 마리사와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한다제...!”
“느으...! 여기를, 레이무와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한다구!”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마리사와 레이무는 집선언을 했다.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되뇌이듯, 몇번이고 몇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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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지 않아, 레이무와 마리사는 ‘윳쿠리 플레이스’에서의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다. 사실 적응이랄 것도 없다. 힘들거나 신경 쓰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달디 단데다가 신기하게도 따뜻하기까지 한 밥씨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집씨는 이제껏 가져 본 적 없는 튼튼하고 쾌적한 것이다. 주위에는 한껏 행복한 미소를 띈 느긋한 윳쿠리들이 잔뜩 있고, 모두들 아가야를 데리고 있거나 이마에 줄기를 매달고 있다.
“느으... 정말로 느긋한 곳이라구...”
이곳에 있는 윳쿠리는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무큐훙-”
옆에서 코웃음을 치는, 이 파츄리 한 마리를 제외하면.
“정말~ 파츄리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구? 여기만큼 느긋한 곳은 있을 수 없다구?”
“레-뮤 엄쳥 뉴뀨탸고 이쎠!”
레이무의 아가야도 소리높여 느긋함을 외친다.
“늣! 리더! 느긋이 있으라제!”
“느늣! 리더! 느긋이 있으라구!”
순찰을 나온 거대 마리사에게 레이무와 마리사가 인사를 건넨다.
“무큣...!”
레이무와 마리사와는 달리, 파츄리는 경계하는 눈초리로 거대 마리사의 모습을 쫓는다.
“늇! 뉴뀨찌 이쓔랴규!”
“...”
“뉴웃! 어째셔 레이뮤으 인샤쒸률 무시하뉸고야!”
언제나처럼 느긋하고 있는 윳쿠리들 사이를 쌩 하고 지나쳐가는 거대 마리사. 언제나처럼, 윳쿠리들의 인사를 받아 주지 않는다. 레이무는 울상이 된 아가야를 얼른 낼름낼름으로 달랜다.
“무휴우...”
“정말이지, 어째서 파츄리는 리더를 그렇게 무서워 하는 거냐제! 조금 모자라 보이지만, 리더도 그럭저럭 느긋한 윳쿠리라제?”
살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파츄리를, 마리사가 귀밑털로 툭 치며 껄껄 웃는다. 일단 리더라고는 부르고 있지만, 다른 윳쿠리들이 거대 마리사를 대하는 태도는 리스펙트와는 거리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어딘가 모자란 윳쿠리였기 때문이다. 인사를 잘 받아 주지도 않고, 마리사, 하고 부르는것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리더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그 때문이었다) 어쩌다 대화를 하더라도 말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답답하다.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언제나 웃는 모습이다. 움직이는 모습도 어딘가 이상하다. 뾰옹뾰옹도 슬금슬금도 하지 않고, 마치 땅위를 미끄러지듯 스윽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달리기는 엄청나게 빠르다. 심지어 뒤로도 빠르게 달릴수도 있다.
“무큐우... 입조심 하는게 좋을거라구요, 마리사. 너무 리더를 깔보는 말을 하다간 리더에게 뭉개질 수도 있다구요.”
“제엣?”
파츄리가 또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한다.
리더도 이상하지만, 파츄리도 어지간히 이상하다. 이렇게나 느긋한 곳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불안에 찬 표정이다. 다른 윳쿠리들처럼 아가야를 만들지도 않는다. 말투는 언제나 잘난척 하는 말투이고, 다른 윳쿠리들이 당연한 것을 말하면 얼굴이 빨갛게 될 정도로 화를 뿡뿡 내며 소리를 지른다. 그러면서도 리더가 있을 때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른 윳쿠리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 척 하며 다른 윳쿠리들을 깔보지만, 레이무와 마리사가 보기에는 파츄리야 말로 가장 중요한 것 - 즉 느긋함 - 을 모르는 윳쿠리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느풋! 또 파츄리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거라제! 리더따위가 마리사를 어떻게 제재!하는 거냐제! 싸움씨의 기본은 스피드!인 거라제! 마리사의 준족!씨를 저런 덩치만 큰 윳쿠리가 따라올 수는 없는 거라제?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제?”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리더의 달리기가 엄청나게 빠르다는건 매일 봐서 알고 있잖아요?”
자신을 무시하면 느긋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거대 마리사를 쫓아갔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기에, 마리사도 그것만은 알고 있었다.
"느헹! 싸움씨에 스피드는 중요하지 않은거라제! 그런 것도 모르면서 뭘 잘난체 하는 거냐제!“
“방금 한 말이랑 앞뒤가 맞질 않는다구요...”
“느읏?! 마리사는 거짓말씨 같은거 하지 않는다제!”
파츄리는 입가를 부르르 떨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할 말이 없는거라제? 애초에 그런 도망치는 것만 빠른 윳쿠리가 마리사의 상대가 될리가 없는거라제!
파츄리 부들부들
“그 동안은 마리사가 너그럽게 봐줬지만, 이제 더는 못참는다제! 지금이라도 괜찮으니 얼른 리더따위 보다 마리사가 더 빠르고 강하고 느긋한 윳쿠리라는 걸 느긋이 인정하라제! 당장이면 된다제!”
“늇! 아빠야뉸 채강-!이라제! 아빠야가 그래땨졧!”
“이... 멍청한... 팥소에 곰팡이 핀 것들아아아아!!”
마리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츄리는 또 다시 폭발했다.
“그만큼 큰 게,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는데! 걸어다니는 인간씨 발에 채이기만해도 반쯤 죽을 너 같은게, 그런거에 부딪치고도 무사할 것 같냐고오오오오!!”
“또 이상한 소리를 시작한거라제...”
제대로 빡이 친 듯한 파츄리의 표정은 꽤나 무시무시했지만, 그것을 워낙 많이 봐왔던 마리사와 레이무는 그저 질렸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애초에 저건 윳쿠리도 아니라고! 밥씨도 먹지 않고 말할때 입씨가 움직이지도 않고 표정변화도 없고 크기도 저렇게 큰데 저게 윳쿠리로 보이냐고오오오!!! 눈씨에도 곰팡이가 폈냐아아아!!”
“느, 느읏! 파츄리! 리더는 그다지 느긋하진 않지만, 그래도 윳ㅋ...”
“윳쿠리가 아니라고오오오오!! 저건 인간씨가 만든 뭔가라고! 애초에 이 윳쿠리 플레이스란 것도, 인간씨가 만든거라고오오!! 딱 보면 모르겠냐아아아!!”
“느흥... 정말이지, 파츄리는 아는 척은 잔뜩 하면서도, 하는 말에는 헛점씨가 잔뜩!인 거라제.”
마리사는 이런이런, 이라고 말하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띄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꼴을 본 파츄리는 차갑게 표정을 식히며 마리사를 죽일듯이 노려본다.
“...뭐냐구요? 파츄리의 말에 있는 헛점씨라는게, 대체 뭐냐구요? 느긋이 말해 보라구요...!”
“느흥... 괜찮은 거냐제? 마리사에게 일침!씨를 당해버리면,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느에엥,하고 울어버릴 지도 모르는 거라제?”
“말해봐... 말해보라구우우우...!”
마리사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서 입을 열었다.
“느, 인간씨는 느긋할 수 없는 거라제! 느긋할 수 없는 인간씨가, 이런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만들 수는 없는 거라제? 여기는 마리사가 찾아낸 윳쿠리 플레이스라제! 느푸풋, 말씨를 하기 전에 생각씨를 좀 하는거라제!”
“느으! 마리사의 말이 맞다구! 느후훙~ 마리사는 정말 대단하네!”
“느흥, 이게 삼단논법!씨라는 거라제. 느긋이 알아두는 거라제, 파츄리?”
파츄리의 논리의 헛점을 날카롭게 파고 드는 마리사. 파츄리는 말문이 탁 하고 막혀 신음소리만 낸다. 마리사는 인텔리적인 미소!씨를 띈 채 그런 파츄리를 느긋이 내려다 본다.
“무아...무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말대로, 파츄리는 울어버리고 말았다. 부끄러웠기 때문도 아니고, 느에엥,하는 귀여운 울음은 아니었지만.
“흠. 들켜 버렸군.”
“무캬아아아아아아아아앗!!!!”
갑작스레 등 뒤에서 들려온 리더의 목소리에 파츄리는 소스라치게 놀라 펄쩍 뛰었다. 파츄리종, 아니 윳쿠리의 한계를 넘은 높이였다.
“숨기려고 한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들킨 적도 없었는데 말이야.”
“무큐, 무큐, 무큐, 무큐...”
파츄리는 완전히 창백해져 금방이라도 크림을 토해낼 듯한 모습으로 패닉에 빠져있다.
“아니,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사실을 알아버린 이상 살려둘 수는 없다던가 그런 거 없으니까. 너희는 그냥 여기서 이 먹이씨를 먹어 주기만 하면 돼.”
“무큐... 들킨 적이 없는거네요...”
파츄리는 무언가를 알수 있었던 것인지 - 절망과 체념으로 얼굴을 물들였다.
“아니 진짜로...? 흠... 너 윳쿠리 맞냐? 신기할 정도로 지능이 높아 보이는데. 이런데 소모해버리는 건 좀 아까울지도 모르겠네.”
리더의 말에, 파츄리는 여기 온 이후 처음으로 기쁨, 혹은 희망 비슷한 것을 얼굴에 띄었지만,
“뭐, 그렇다고 여기서 내보내 줄 순 없지만.”
이어지는 리더의 말에, 금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느읏! 여기서 내보내지 말라구! 밖은 느긋할 수 없다구!”
“그렇다제! 여기는 마리사와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라구!”
“...그렇지. 나는 잘 모르지만, 바깥에 비하면 여기는 윳쿠리들에게 정말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무큐... 그건, 맞는 말이라구요.”
파츄리도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우리가 여기까지 내려와 너희에게 위해를 가할 일은 없어. 애초에 이곳은 인간이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너희는, 요컨대, 느긋이 있기만 하면 돼. 저 먹이를 먹으면서 말이지. 그게 우리가 원하는 거야. 거짓말이 아니야. 너희를 속일 이유가 없다구. 뭐, 믿을지는 자유지만.”
그렇게 말하고, 거대 마리사는 휙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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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윳쿠리들은 인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날이 지났다. 아가야의 아가야들이 다 자라 독립을 할 정도다. 다행히 밥씨와 마찬가지로 집씨도 셀 수 없을 만큼 잔뜩이었다. 모두 다 폭신폭신한 바닥과 물씨가 나오는 관, 그리고 화장실이 갖추어진 느긋한 집씨였다. 앨리스들은 도시파 코디네이트를 할 수 없다며 조금은 불만인 모양이었지만, 레이무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우-꺽, 우-꺽, 컝뽀-옥!”
“느후훗, 아가야, 천천히 먹으라구! 밥씨는 얼마든지 있다구?”
레이무의 아가야들이 소리 높여 느긋함을 노래한다. 밖이었다면 이렇게 큰 소리를 내었다가는 큰일이 나지만, 여기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느읏? 파츄리! 저기 리더가 온다구!”
다른 윳쿠리들과는 달리 자신의 집안에서 묵묵히, 행복도 우걱우걱도 말하지 않으며 먹이를 씹어 삼키고 있던 파츄리는, 레이무의 말을 듣고 몸을 움찔 떨었다.
“무후우... 무후...”
“느흐흫~ 파츄리, 너무 쑥쓰러워하는 거라구?”
파츄리의 표정은 긴장으로 역력했지만, 레이무는 파츄리가 쑥쓰러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면 파츄리는 리더에게 반했으니까.
그날 그렇게나 리더를 두려워 하던 건 뭐였나 싶을 정도로, 그날 이후로 파츄리는 기회만 있으면 리더에게 접근하려 했다. 리더가 보이면 움찔거리면서도 다가가 말을 걸어, 레이무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잔뜩 했다.
“십이 열개면?”
“백이라구요.”
“올. 백이 열개면?”
“무큐...”
“백이 열개면 천이야. 천이 열개면 만. 만이 열개면 십만, 십만이 열개면 백만.”
“무, 무큐? 무큐우? 자, 잘 모르겠다구요...”
“뭐어, 나도 그 정도 숫자는 추상적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니까.”
“추상?”
“아- 그, 뭐라 그래야 되나... 이건 설명하기 힘든데...”
라고 무언가를 가르쳐 주거나,
“너 말이야, 여기 오기 전에는 어디 있었어? 역시 펫윳쿠리였어?”
“무큐... 아니라구요. 파츄리는 윳쿠리 무리에 있었어요.”
“그러면 역시 리더였겠지?”
“리더는 따로 있었던거네요. 파츄리는 리더를 조종했구요.”
“아, 그, 그러냐.”
“무큐... 이번에는 그나마 덜 멍청한 것들이 많아서 어찌어찌 겨울씨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데 와버렸다구요...”
“음...예전 무리가 그리워?”
“무큐훙, 그럴리가 없잖아요. 다들 팥소에 곰팡이가 핀 게 분명한 것들이었다구요.”
“그래그래. 지금이 최고야. 솔직히 여기는 윳쿠리들 한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잖아?”
“무큐... 그건 그렇네요.”
“그래. 그러니까 여기서 그냥 먹이를 배불리 먹으면서 느긋이 있으면 되는 거야.”
“무큐...그치만 여기보다는, 차라리 예전 무리들과 있는게 낫다구요.”
“...그러냐.”
라고 옛날 이야기를 하거나,
“3일에 한 번씩 순찰이라니, 너무 게으른거라구요.”
“응? 난 아침에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오는 건데?”
“무...무큐... 무큐...? 그럴리가 없잖아요?”
“왜, 내가 매일 왔으면 좋겠어? 내가 그렇게 보고 싶어?”
“무, 무큐... 그, 그렇다구요...”
“어?”
“...라고 아양을 떨면, 파츄리를 펫윳쿠리로 삼아주고 싶어지시나요?”
“...딱히 아양 같은 거 안 떨어도, 너 같은 윳쿠리라면 당연히 기르고 싶지.”
“무큐...우... 저, 정말인가요?”
“물론이지. ...나중에 엄청 비싸게 팔 수 있을게 분명하기도 하고.”
“무큐웃!? 무큐우우우....!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다니 다행이네요! 파츄리도 리더 따위 말고 돈씨가 잔뜩 있는 인간씨의 펫윳쿠리가 되고 싶으니까요!”
라고, 아주 드물게 즐거운 듯이 이야기 하거나,
“무...무큐... 부끄럽다구요...! 무큐... 하지만... 하지만 느긋이 확인해야된다구요...!”
“...어이, 대체 뭐하냐?”
“무, 무큐웃! 씰-룩씰-룩이라구요! 리더는 그런 것도 모르냐구요!”
갑자기 리더의 뒤로 돌아가 리더의 뒤통수에 대고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어대던 적도 있었지만, (이 사건 이후 윳쿠리들은 파츄리가 머리가 완전히 가버린 윳쿠리라고 결론 지었다)
“상쾌제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구요? 솎아내기라던가.”
“솎아내? 농사라도 지으려는 거야?”
“아가야가 너무 많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이라구요.”
“으음- 그럴 필요는... 먹이가 모자랄 일은 없어. 그리고, 윳쿠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거든.”
“무큐, 그래도...”
“어차피 말해봤자 저것들이 들을 리 없잖아?”
“무큐훙, 모두가 느긋이 볼 수 있는데서 두 셋쯤 뭉개버리면 잘 듣는다구요?”
라고 흉흉한 이야기를 하거나,
“무큐... 도대체 여기는 뭐냐구요?”
“뭐... 너희들 말로, 윳쿠리 플레이스라고 하는 뭐 그런데지.”
“...너희들이라고 하지 말라구요. 그럼, 파츄리는 대체 뭘 하면 되는 건가요.”
“느긋하게 있으면 돼. 먹이씨를 잔뜩 먹어주면 좋고.”
“무큐웅~”
“거 참, 대체 뭐가 불만인데? 집도 있고 밥도 있고 위험은 아무것도 없는데. 느긋이 있으라니까.”
“무큐우우우우우우우! 저런 것들이랑 같은 취급하지 말라고 했자나아아아아!? 이런 수상한 곳에서 느긋하게 있을 수 있겠냐고오오오오오!!!!”
역시 가장 흔한 것은, 이렇게 다른 윳쿠리들은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파츄리가 분노하는 것이었다.
파츄리의 집이 가까워 질 수록, 리더의 속도는 점점 줄어든다.
“무큐. 리더, 느긋이 있으라구요.”
“음. 잘잤냐?”
리더도 파츄리도 다른 윳쿠리들과는 인사를 주고 받지 않지만, 서로에게만은 예외이다. 언제나 인사를 하는 것은 파츄리이지만, 리더는 리더대로 파츄리 근처를 지날때면 속도를 늦추었던 것이다. 언젠가 한 번 파츄리가 모른척 리더를 무시하며 인사를 하지 않았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리더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어쩐지 오래 잔 것 같지가 않다구요.”
“...실제로 그리 오래 자진 않았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무큐? 무슨 말이냐구요?”
“말 그대로의 말인데?”
리더와 파츄리는 레이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주고 받은 뒤, 서로의 반응을 살피려는 듯 침묵속에서 서로를 응시한다.
“무,무큐, 그러고보니 요즘, 집 없는 윳쿠리들이 많아졌다구요.”
몸을 비비꼬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결국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는 파츄리.
언제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파츄리이고, 리더는 그것을 받아주는 정도이다.
“느흐흥... 어쩔 수 없다구! 사랑씨는, 더 좋아좋아!인 쪽이 질 수밖에 없는 게임씨라구! 뉴휴흉... 굼뜬데다 둔감!씨인 리더가 좀처럼 파츄리의 마음을 알아차려 주질 않으니까, 느긋할 수 없어서 인기씨라고는 조금도 없는 파츄리는 더욱 애가 타는거네! 느흐흥... 연애 마스터!씨인 레이무에게 느긋이 엎드려 부탁하면, 비법씨를 조금 가르쳐 줄수도 있는 거라구? 느흥! 그래도 레이무 언제나 인기폭발!이라 파츄리의 고민 같은 건 잘 이해 안 가는 거네! 느푸풋...”
레이무는 파츄리와 리더를 곁눈질로 훔쳐보며 중얼 중얼 작은 목소리로 씹던 먹이의 파편과 함께 망상을 뱉어 댄다. 파츄리와 리더를 훔쳐보던 사이, 레이무는 어느샌가 근거도 없이 자신을 연애 마스터!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연애같은 건 해본 적 없다. 일단 여기 오기 전부터 짝이었던 마리사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그저 사냥 나가 비어있는 마리사의 집에 기어들어가 어찌어찌 비벼보던 끝에 그렇게 된 것 뿐이었다.
파츄리에게 레이무의 망상같은 것은 들리지도 않는다. 리더와의 대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뭐, 어쩔 수 없지. 이제는 남은 집이 없으니까. 여기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야. 다른 데는 집 없는 윳쿠리들 여기저기 굴러다닌다고. 뭐 집 밖에서 잔다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무큐...그래도...”
“걱정할 것 없다니까... 음? 아이고, 여기까지 굴러와버렸네.”
리더는 무언가를 보고, 귀찮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느으... 집씨가 없다구...”
“모르겠어...”
리더가 본 것은, 이쪽으로 이동해 오는 한 무리의 윳쿠리였다. 크기를 보건데 갓 독립한 성체인 듯 하다. 하나같이 움직임은 느릿느릿해 한 눈에도 지쳐있다는 것이 보인다.
“늣! 리더! 리더가 있다구!”
그 무리의 윳쿠리 중 한 마리가 리더를 알아보고는 리더 쪽으로 뛰어왔다.
“리더! 느긋이 있으라구!”
“그래, 그래, 느긋이 있으라구.”“파츄리도 느긋이 있으라구! 레이무는 레이무야!”
“무...큐, 느, 느긋이 있으라구요.”
왠일인지 파츄리도 레이무의 인사에 답했다. 어색한 듯 경직된 웃음을 띈 채이긴 했지만.
“느, 리더, 혹시...”
“여기에도 빈 집은 없어.”
레이무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리더는 대답했다. 평소와는 다른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였다.
“여기 근처의 집들은 다 누군가가 살고 있는 곳이야. 비어있는 집은 단 하나도 없어. 같이 온 녀석들에게도 확실히 알려줘.”
“느... 느긋이 알았다구.”
레이무는 주눅이 든 채 알았다고 대답했다. 표정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변한 적 없는 그려붙인 미소였지만, 목소리에는 위압감이 가득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뿐, 곧바로 히죽히죽 미소를 지었다.
“리더도 집씨가 없어서 큰일인거네!”
“나? 난 집 있어.”
“느? 거짓말은 느긋할 수 없다구! 리더의 집씨 본 적 없다구!?”
“니가 본 적이 없다고 없는 건 아니지... 나 참, 진짜 이것들은 어떻게 말을 하는 건지... 어이, 여튼 이 근처에는 집이 없으니까, 포기하고...”
“늣!?!?”
이번에는 레이무가 리더의 말을 끊었다. 기쁨의 탄성을 지르더니, 어디론가 뿅뿅 뛰어가기 시작한다.
“느늣! 빈 집씨가 있다구! 느읏! 여기를...”
“제에에엣! 거긴 마리사의 느긋한 집씨라제!”
“느으으으읏!”
“하아...”
리더는 한숨을 토해냈다. 레이무는 먹이를 먹기 위해 나와 있던 한 마리사의 집으로 뛰어가, 집선언을 하려 했던 것이다.
“느으! 레이무의 집선언씨를 방해하지 말라구!”
“닥치라제! 여기는 마리사의 느긋한 집씨라제! 저기, 마리사의 느긋한 아가야가 자고 있는게 보이지 않는 거냐제!?”
마리사의 말대로, 집 구석에는 몇 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이 자고 있었다.
“느으...”
레이무는 풀이 죽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번에도 그것은 잠시였을 뿐, 또 다시 히죽하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느읏! 정말로 느긋한 아가야네! 느읏! 레이무 아가야들한테 낼-름낼-름 해준다구! 천사라서 미안해!”
“꺼지라제! 마리사의 집씨에서 느긋이 꺼지라제!”
마리사는 가차없이 몸통 박치기를 먹여 레이무를 밀쳐냈다. 레이무는 능얼능얼 뭐라고 하며 끈덕지게 달라 붙었지만, 황급히 달려온 마리사의 짝과 마리사의 더블 뿌꾸!를 먹고는 시시를 흘리며 도망갔다.
“느읏! 마리사! 빨리!”
“느! 여기는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집씨라구요! 집씨도 없는 윳쿠리들은 얼른 어디론가 가버리라구요!”
그 모습을 본 윳쿠리들이 황급히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자신의 집에 틀어 박혀, 별수 없이 남아있던 먹이를 먹기 시작한 홈리스 윳쿠리 무리를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무큐... 정말로 큰일이네요.”
“그렇지... 뭐 너무 걱정은 하지 마. 이렇게 집이 모자란 것도 늘 있었던 일이야. 그리고 이 집이라는 것 바깥에서 자더라도 아무 문제 없으니까.”
“무큐, 그건 그렇네요. 비씨가 오는 것도 아니고, 춥지도 덥지도 않고.”
“...아아, 그렇지.”
파츄리는 순순히 리더의 말에 수긍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천장씨까지 윳쿠리로 꽉 차버릴거라구요. 그러면 느긋할 수 없다구요.”
“뭐어? 나 참, 그럴리가 없잖아? 너도 가끔 윳쿠리같은 소리를 하네.”
“무큐우우우웃! 실례되는 말을 하는거네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 어떻게 아냐구요!”
파츄리는 발끈 화를 내며 외쳤다.
“하,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어.”
“무큐, 그런가요. 리더가 그렇다면 그런거네요.”
“...오늘은 묘하게 순순하네? 흥, 다른 때도 이러면 참 귀여울텐데.”
“무큐큐, 사실은, 부탁이 있다구요. 그래서 조금 아양떨어 본거네요.”
“어... 그러냐.”
파츄리의 밉살스러운 말에 한 마디 대꾸하지도 못할 정도로 리더는 당황했다. 파츄리가 뭔가를 부탁한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뭔데?”
“이곳을 전부 둘러보고 싶어요. 한 번 만이라도 좋으니까요.”
리더는 침묵했다.
“...어딜 가든 이곳과 똑같은 모습이야. 그... 여기가 어떻게 생겼냐면, 아, 이거 그림을 그릴수 있으면 훨씬 쉬운데...”
“무큐, 리더의 말은 믿을 수 없는거네요. 파츄리가 직접 볼거라구요? 집씨가 이제 더는 없다는 말도, 사실은 믿을 수 없다구요.”
“이게 진짜... 아니, 그래도 무리라고. 여기는 상당히 넓어. 네 속도로는 한 번 돌아보는데도 얼마나 걸릴지 몰라.”
“그러면, 리더 위에 타면 되는거라구요.”
그러면 남은 시간 안에 한 바퀴 도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그건 그렇지만, 이 위에 어떻게 올라오려고?”
“뭔가 딛고 올라가면 되는 거라구요?”
“오, 그렇지. 그 생각을 못했군.”
리더는 먹이 더미 옆으로 이동했다.
“자, 올라와.”
“무큐?”
“?”
“무큐, 밥씨를 딛고 올라오라는 거였군요. 그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거네요. 느긋이 알았다구요.”
“...넌 뭘 딛고 올라오려고 했는데?”
파츄리는 조심스럽게 먹이 더미 위를 오르기 시작한다. 뛰어오를 때마다 먹이 더미가 조금씩 미끄러 떨어지는 탓에 거대 마리사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오르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다.
“좋아... 거기 가만히 있어.”
“무? 무큐우우웃!”
거대 마리사는 그대로 먹이 더미로 달려들어 무너지는 먹이 더미와 함께 파츄리를 모자챙으로 받아냈다.
“올라갔어?”
“무큐, 올라온거네요.”
“좋아. 그럼 간다.”
모자 위에 파츄리를 싣고, 거대 마리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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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마리사의 말 대로 어디를 가든 똑같은 모습이었다.
먹이 더미가 쌓여 있고, 똑같이 생긴 집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그것이 수용하지 못한 윳쿠리들이 능능거리며 기어다닌다.
“내 말대로지?”
거대 마리사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파츄리의 대답은 없다. 거대 마리사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파츄리는 거대 마리사의 말이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집중해 평소보다 가까워진 천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야, 파츄리!”
“무큐? 무, 무슨 일이냐구요?”
“대답을 안하니까 그렇지... 떨어진 줄 알았다고.”
“무큐, 떨어지지 않았어요. 파츄리는 여기 있다구요.”
“그래.”
그래도 불안해서, 거대 마리사는 속도를 크게 늦추었다.
그 탓에 채 한 바퀴를 돌기 전에, 주변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걸 어쩌나.”
“무큐, 파츄리는 잘테니, 리더는 계속 움직이면 되는거라구요.”
“이 자식이... 무리야. 완전히 컴컴해지면 나도 앞이 안보인다구.”
“무큐. 그런가요. 그건 몰랐네요.”
파츄리는 다시 천장을 올려다 보다가,
“여기 내려달라구요.”
라고 말했다.
“응? 그럴 필요 없어. 여기서 자. 불 들어오면 집으로 데려다 줄게.”
“파츄리의 집은, 이미 다른 윳쿠리들이 차지했을텐데요?”
“아-”
그 생각을 못했네, 하고 리더는 중얼거렸다.
“상관없어. 내가 되찾아 줄게.”
“어떻게 되찾는 거냐구요?”
“두 셋쯤 잘 보이게 뭉개버리면 알아서 내놓겠지.”
“무큐, 윳쿠리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거 아니었냐구요.”
어쨌든 여기서 내려주세요, 라고 파츄리가 말해서, 거대 마리사는 근처의 먹이 더미를 향해 움직였다. 먹이 더미를 타고 바닥에 내려간 파츄리는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가, 배가 고팠는지 먹이 더미쪽으로 입을 가져갔다.
“진짜 여기서 자려고?”
“그렇다구요? 무큐, 집씨 밖에서 자도, 아무 문제 없는거라구요?”
“그건 그렇지.”
거대 마리사의 목소리에는 못내 찜찜한 기색이 있었지만, 자신이 몇 번이고 파츄리에게 강조한 것을 자기 스스로 부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 그러면 내일 아침에, 그러니까 다음 순찰 때 집에 데려다 줄게. 그러니까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 있어. 알았지?”
“리더.”
“응?”
“인간씨가, 여기 있는 윳쿠리들을 해치는 일은, 없는 거네요?”
어두워진 탓에 파츄리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아아. 말했잖아.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여긴 인간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무큐, ‘리더’는요?”
리더는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곧 파츄리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이 리더가 윳쿠리를 해치는 일은, 어, 좀 있다 네 집을 되찾아야 하니까, 있긴 있다고 해야겠네.”
“밥씨에, 독을 넣을 수도 있는거라구요?”
“거 참, 몇 번이나 말했잖아? 여기에는 윳쿠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니까? 인간이 여기있는 윳쿠리를 다 없애려고 하는 일은 없어. 애초에 여기는 윳쿠리를 살게 하려고 만든거라고.”
“...”
파츄리는 리더에게서 등을 돌린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츄리, 난 너한테 거짓말을 하지 않아.”
“...파츄리도, 리더한테 거짓말 하지 않는다구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파츄리는 몸에서 완전히 힘을 빼고 바닥에 엎드렸다. 자려는 모양이다. 완전히 어두워져 버리면 리더도 움직이기 힘들다. 리더는 파츄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몸체를 돌려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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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원래 계획은 가입 인사겸 짤막하게 하나 쓰려 했는데, 언제나 처럼 망상이 폭주해 또 이렇게 길어져 버렸습니다.
솔직히 윳쿠리도 이제 끝났나... 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이트가 생긴지 1년이나 지난줄은 몰랐네요. 역시 윳쿠리라 질기군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창작자도 번역자도 결국은 댓글 달리는 재미에 하는 거거든요. 큰 동기 부여가 됩니다. 작품의 부실한 부분을 짚어 주시는 것도 상관 없습니다. (문체 관련은 어찌 하기도 힘듭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글은 일본어 번역투가 너무 진하게 풍기는 것 같고, 파츄리가 이미 윳쿠리가 아니게 되어버렸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네요.
저 스스로가 군데군데 암시해놓긴 했지만... 혹시 저 시설의 정체를 알아차리셨더라도 댓글로 스포는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2편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