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6.09.27 06:09

마리사의 우울-4

조회 수 217 추천 수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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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는 허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마리의 머리를 톡톡 쳤다.

“내가 어디까지 말했더라. 아아, 우리 마리사가 말을 자꾸 끊어서 시작도 못했었지? 그치?”

인간씨가 다시 마리사를 보며 웃었다. 마리사는 말없이 부들거렸다. 인간씨는 부들거리는 마리사를 내려보다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한번 짓고는 입을 열었다..

“마리사?”

“느으!”

“내가 말하면, 대답하라니까.”

“재,재송합니다제에에에!”

마리사는 기겁하며 비명같은 사과를 질렀다. 인간씨는 고개를 한번 가로 젓고는 근처에 있던 서랍을 열었다.

드륵

“아, 그래, 죄송해야지. 근데 그 사과도 나는 별로 와닿지가 않는단 말이야.”

인간씨는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마리사는 인간씨가 내려놓은 것을 보았다. 느긋할 수 없는 뾰족뾰족씨가 잔뜩 들어있었다.

“대답이 마음에 안 들면, 하나씩 박아 넣을거야. 알겠지?”

“늣?”

“물론 그런 대답도 마음에 안들어. 늣이니, 느엣이라던지.”

쇽!

“늣! 마리사의 모자씨!”

인간씨는 빠르게 마리사의 모자를 낚아챘다. 마리사는 다급히 외쳤고, 댕기머리를 뻗었다. 하지만 당연히 닿지 않았다. 인간씨는 낚아챈 모자를 솜씨 좋게 휙휙 돌리더니 새끼 손가락에 걸었다. 그리고 그러면서 꺼냈던 압정 케이스를 집었다.

딸각

“으, 더러워. 이런걸 어떻게 쓰고 다니지.”

인간씨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뚜껑을 열었다. 마리사는 인간씨가  뾰족 뾰족씨 하나를 꺼내는 것을 보았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마리사의 팥소뇌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느긋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리고 이 순간만큼 마리사의 팥소뇌는 훌륭했다.

“마리사의 모ㅈ…”

“우선 맛보기 하나.”

“느기이이이이!”
뾰족뾰족씨가 그대로 마리사의 정수리에 꽂혔다. 전혀 느긋할 수 없는 따끔함이 마리사에게 뒵듭었다. 마리사는 급작스러운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마리사, 시끄러워.”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

인간씨가 뭐라고 한것 같았지만, 마리사는 들리지 않았다.

“이거 배죠, 배애애애애애!”

“조용히 안 하면 더 박을거야.”

“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고통 속에서 마리사는 버둥거렸고, 인간씨가 뭐라고 하든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거참 말 안듣네.”

“늑!”

또 다시 따가운 아픔이 엄습했다.

“느으으응읏!”

“조용히 해.”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바, 아바아아아!”

“조용히 하래도.”

“느으으읏!”


12개.

마리사가 드디어 조용하게 된 압정의 갯수였다. 소리를 지르면 더 아프다는 것을 간신히 깨닫는데 필요한 갯수이기도 했다. 마리사는 댕기머리를 입에 물고 부들거렸다.

“아유 조용하네.”

“느으으으으으으으읍!”

인간씨가 웃으며 압정 하나를 툭 건드렸다. 마리사는 댕기머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소리를 참았다. 다행히 인간씨 기준에서 세이프였던것 같았다. 인간씨는 더 이상 뾰족 뾰족씨를 꺼내지 않았다.

“여하튼. 대답은 성실하게 해라. 대답을 안 하면 너가 잘 듣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단다.”

“늣! 아, 아겠,늣!”

마리사는 간신히 대답했다.

“좋아. 바로 그 자세야.”

인간씨는 마리사의 뺨을 슥슥 쓰다듬었다. 부비부비 비슷한 감촉이 다시 느껴졌다. 물론 느긋함과는 결별한, 섬뜩하기만 한 감촉이었다. 인간씨는 몇 번 쓰다듬고는 마리사의 머리 위로 손을 옮겼다. 마리사는 움찔했다가 그 탓에 다시 다가온 고통 속에서 신음했다.

“일단 맛보기라고 했었으니, 이건 다시 뽑아 줄게.”

인간씨는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 정수리에 꽂힌 압정들을 한꺼번에 잡았다.

“느응으으으으!”

건드려진 압정들이 마리사의 정수리를 짓눌렀다.

12개의 압정이 바로 뽑혔다. 마리사는 해방감을 느꼈다.

“느헤,,느헤…”

인간씨는 숨을 고르는 마리사를 보며 압정을 바로 옆에 쏟아냈다. 마리사는 자신의 머리에 꽂혀 있었던, 그리고 팥소가 묻어있는 압정들을 보며 흠칫했다. 인간씨는 새끼 손가락에 걸어 놓았던 모자를 마리사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보자. 마리사.”

“예에에에!”

마리사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너무 커.”

“예,옛!”

“훌륭해.”

만족스러운 인간씨의 목소리였다. 마리사는 안도했다. 일단 목소리를 보아 다시 압정을 꽂을 것 같지는 않았다. 인간씨는 입을 열다가 멈췄다. 그리곤 잠시 뜸을 들이곤 말을 꺼냈다.

“생각해보니, 우리 마리사에게 몇가지를 알려주고 시작해야겠네.”

“며,몇가지 말이냐제?”

“그래. 몇가지. 아 맞다. 그전에, 마리사, 3 다음은?”

“늣?”

마리사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다. 당장 대답을 하지 못하자 인간씨의 손이 압정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허겁지겁 대답했다.

“느아아아아! 잔뜩! 잔뜩이라제!”

“하아, 4이상은 못 세는 구만. 나름 노련한 개체도 어쩔 수 없는건가.”

인간씨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실망했다. 마리사는 그런 모습을 보며 긴장했다. 다행히 인간씨는 아파아파하는 대신 손가락 세개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3가지만 말하고 시작할게.”

“아,알겠다제!”

“하나. 내가 너에게 잘해주는 것은 내 호의지, 너의 권리가 아니야.”

인간씨는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를 보았다. 마리사는 고개를 열렬히 끄덕였다.

“아,알았다제!”

“둘, 너는 전혀 느긋하지 않아.”

“늣…!”

마리사는 멈칫했다. 인간씨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마리사를 보고 있었다. 마리사는 주저했다. 자신은 윳쿠리였다. 지금가지 살면서 느긋한적이 없기는 했다. 그 게스를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느긋함은 잊고 있던 환상이었다. 하지만 느긋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자신은 윳쿠리였다.

“마리사?”

“....느읏!”

인간씨의 손이 압정으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덜덜떠는 입을 간신히 놀렸다.

“마,마,마,맞다...제. 큿..”

자신을 느긋하다고 생각해본적 없었음에도 인정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다. 인간씨는 그런 마리사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마지막 손가락이 접혔다.

“셋. 나는 너를 죽일 권리를 가지고 있단다.”

"느?"

마리사는 순간 벙찐 표정으로 인간씨를 보았다. 인간씨는 뭐가 문제냐는 듯 마리사를 마주 보았고, 마리사는 인간씨가 농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느에에에에에에? 그게 뭐냐제에에에에에?"

인간씨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노예는 커녕 윳쿠리는 가볍게 찍어 누를 수 있는 흉악 최강의 개체라는 것은 이미 인생을 통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지금 인간씨의 말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과 죽일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마리사?"

인간씨의 손이 압정으로 뻗어졌다.

"큿."

마리사는 움찔했다. 하지만 인정하기 싫었다. 이것은 힘에 의한 폭거였다.

"말도 안됀다제에에에에!"

마리사는 질러버렸다. 인간씨는 피식 웃었다. 마리사는 소리를 지르고 눈을 감았다. 이제 곧 압정이 정수리에 꽂히겠지. 마리사는 각오했다. 하지만 이어진 아픔은 없었다.

"푸흐하하하하하핳하하!"

압정대신 마리사에게 온 것은 인간씨의 폭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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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개행 해야할까요? 가독성이 그렇게 안 좋나요?

  • profile
    류민혜 2016.09.27 06:58
    묘사와 대사 사이에 줄을 띄우면 보기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PC에서 그렇고...
    모바일에서는 또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정도 분량이면 굳이 억지로 띄울 필요는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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