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면 잠에서 깨어나 허겁지겁 집에서 나온다. 그렇게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해가 질 쯤 다시 집에 들어온다. 그리고 간신히 찾아낸 먹을 것을 먹고는 몸을 뉘인다. 짧은 휴식, 그리고 그날의 잠. 그렇게 다음날을 맞이하고 그 날의 해를 맞이한다. 다음 날의 해를 무사히 맞이하면 한번의 감사를 올린다.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요행히 하루를 더 산 것을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리사는 그렇게 살았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넘기고 간신히 살아갔다. 느긋함? 그리운 울림의 말이지만 마리사는 그것을 꿈꾼 적이 없었다. 근처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의 죽음이 스쳐 지나가는 마당에 살아 있다면 그것이 곧 느긋함이었다. 먼지와 모래 섞인 먹을 것을 넘기고, 팥소를 떨리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땅에 부비며 살아갔다. 다른 윳쿠리들도 그랬고, 죽은 윳쿠리들보다 자신이 낫다고 안도하며 버틸 뿐이었다.
그렇게 살다가 마리사는 한 윳쿠리를 만났다.
아니, 정확히는 멀리서 한 윳쿠리를 보았다. 그리고 마리사는 잊었던 종족적 느긋함을 보았다.
웃고 있었다. 그 가증스런 사람의 품에 안겨 어디론가 가던 그 윳쿠리는 웃고 있었다. 마리사는 그 웃음을 보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간신히 떠올렸다.
느긋함.
마리사는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마리사는 멍하니 그 윳쿠리를 떠올렸다. 분명 자신과 같은 마리사종이었다. 하지만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다.
마리사는 모자를 벗어 보았다. 자신의 자랑스러운 장식, 어둠과 지식을 품고 있을 칠흑의 모자...억지로 그렇게 생각해보았지만, 그저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있는 헝겊떼기였다. 마리사는 모자를 다시 쓰고 자신의 댕기머리를 보았다. 챠밍포인트니 뭐니하는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마리사는 알고 있었다. 역시나 뭔가를 집거나 휘둘르는데나 쓰는 섬유 뭉치일뿐이었다.
마리사는 아까의 그 마리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기억 속에서 느긋함을 곧 찾을 수 있었다. 그 마리사의 모자는 정말 아름다웠고, 그 댕기머리는 고아했다. 현실의 먼지가 잔뜩 묻어있던 이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마리사는 멈칫했다. 정말로 그 마리사는 실존하는 것일까? 그렇게나 우아한 윳쿠리가 존재하는 게 사실일까. 마리사는 잠시 다른 윳쿠리들을 떠올려보았다. 주변에 사는 윳쿠리들, 돌아다니다 만나는 이웃 윳쿠리들. 그 윳쿠리 가운데 아까의 마리사 같은 윳쿠리는 하나도 없었다. 모두 자신과 같이 지치고 더럽고 힘든 반죽 덩어리들 밖에 없었다.
“그렇다제. 마리사는 꿈을 꾼거라제…”
간신히 마리사는 중얼거렸다. 자신을 속이는 말이었다. 다행히 마리사는 모범적인 윳쿠리였고, 곧 자신의 말에 속아넘어갔다. 꿈이었다. 그 아름다운 윳쿠리를 본 것은 단순한 꿈이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이내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다시금 그 꿈을 보고 싶었다. 잊었던 느긋함을 다시금 떠올려주었던 훌륭한 꿈이었다. 어쩌면 마리사가 잃어버렸던 진짜 모습일지도 몰랐다. 땅에서 워낙 오래 살았던지라 터무니없는 리얼리스트가 된 마리사였기에 말도 안되는 망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기묘한 정신과 기억의 혼합 속에서 마리사는 다시금 그 윳쿠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기 기만의 몽롱한 기분 속에서 마리사는 잠이 들었다. 물론 그 꿈을 꾸지는 않았다.
다음 날 해가 밝았다. 평소라면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된 것을 감사했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마리사는 일어나 그 윳쿠리 꿈을 꾸지 않았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그저 눈을 감았던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마리사는 아쉬움 속에서 천천히 몸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고 생존은 생존이었다. 대식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소식가도 아니었다. 어쨌든 먹어야 살아갈 수 있었다. 마리사는 천천히 ‘사냥터씨’로 향했다.
그 날의 사냥은 ‘그럭저럭’이었다. 달콤달콤씨같은 것은 구경도 못했지만 언제나 그랬기에 아쉽지도 않았다. 그저 아직까지 남아 있던 꽃잎씨 몇개와 쓰다쓰다씨를 몇번 배에 넣었다.
그렇게 ‘사냥’을 하다가 마리사는 하늘을 보았다. 어느새 맨 위로 올라갔던 해가 내려가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마리사는 그러다 문득 기억 해낼 수 있었다. 꿈씨에서 만났던 그 시간쯤이었다. 이 때쯤 마리사는 공원씨에서 아름다운 윳쿠리를 보았었다. 마리사는 허겁지겁 공원씨로 달려갔다. 어쩌면 꿈에서처러 그 마리사를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뾰옹 뾰옹
저부씨를 열심히 놀려 공원씨에 도착한 마리사는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느헤, 느헤, 힘겹게 되쉬는 숨속에서 마리사는 곧 꿈에서의 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리사는 곧 깨달았다. 꿈이 아니었다. 꿈이 아닌 정말로 실제 존재하는 윳쿠리였다. 자기기만이었음을 깨달았고, 그런 아름다운 윳쿠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도 사람의 품에 안긴 그 마리사가 있었다.
그 마리사는 오늘도 웃고 있었고, 어제처럼 우아한 모습으로 있었다. 사람과 대화를 하며 웃는 그 마리사를 보며 마리사는 초라함을 느꼈다. 근거 없는 자기만족을 두른 윳쿠리였지만 압도적인 현실 앞에서는 작용하지 않았다.
그 때 그 마리사를 안고 있던 사람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허겁지겁 수풀 뒤로 몸을 숨겼다. 다행히 마리사를 발견하지는 못한 듯 했다.
저벅 저벅.
그 마리사와 사람은 두런두런 대화를 하며 마리사 앞을 지나갔다.
“오빠야, 마리사 내려가고 싶어!”
“안 돼. 땅은 더러워.”
“그치만…”
마리사는 멍하니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목소리까지 들은 이상 이제 꿈이라고 속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마리사는 사람이 가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땅은 더러워...라제?”
마리사는 땅을 내려다보았다. 저 사람은 땅이 더럽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리사에게 땅을 딛는 것도 안된다고 했다. 땅을 내려다보자 그제사 더러운 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시꺼멓게 달라붙어 있는 껌딱지는 물론이고 먼지와 모래, 바닥씨(우레탄 바닥재)에 끼어있는 시커먼 얼룩들. 마리사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왜 바닥이 더럽다는 생각을 못 떠올렸을까.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마리사는 고개를 더 내려 자신의 저부씨를 보았다. 저부씨는 더럽고, 더러웠으며 더러웠다. 당연했다. 지금껏 더러운 바닥을 거침없이 다녔으니 더러운 것이 당연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돌아왔지만, 마리사는 무언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그 마리사를 떠올리고 자신을 비교해보니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더러운 바닥을 기어다니는 자신과 우아하기 그지없는 그 마리사.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실례일 정도였다.
간신히 아주 간신히 종족적 기억을 통해 그 마리사와 자신이 다른 종족, 다른 윳쿠리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있었다. 같은 마리사고, 같은 윳쿠리라는 것만큼은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리사를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분명 같은 마리사, 같은 윳쿠리인데 자신과 그 윳쿠리는 다르기 그지없었다.
마리사는 고민했다. 강제적이고 폭력적이었던 독립 이후 최고로 머리를 쓰는 것이었다. 그 마리사와 자신은 왜이리 다를까. 분명 같은 윳쿠리일텐데. 답은 금방 나왔다. 그 마리사는 느긋했고, 자신은 느긋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마리사는 더 많은 느긋함을 보상받고 우아하게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자신은 느긋하지 못하게 살아왔기에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고.
하지만 그 답이 나왔음에도 마리사는 만족 할 수 없었다.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떄문이었다. 정확히는 어떻게 그렇게 느긋히 있을 수 있는지를 몰랐다. 지금껏 배우고 알게 된 것이라곤 덜 쓴 잡초나 덜 위험한 사냥터씨같은 것 뿐이었다.
그 때 마리사는 획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마리사는 자신의 팥소뇌에 감사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이것은 진리였다. 물론 대화에 수반되는 위험은 자신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 위험한 인간과 함께 있는 윳쿠리와의 대화였다. 위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한 느긋함의 흔적은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물을만한 것이었다.
마리사는 해의 위치, 그 시간, 그 장소를 기억하고 정신적 되새김질을 하며 눈을 감았다. 어서 다음날이 밝았으면 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날이 되어 그 장소, 그 시간에 가 그 마리사에게 묻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그 느긋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흥분과 기대 속에서 마리사는 잠들었다.
다음 날이 되었다. 마리사는 지금껏 해본 적 없던 가장 진솔한 감사를 보내며 집에서 나왔다. 팥소가 자르르 울렸다. 오늘 질문을 통해 한번도 닿아본 적 없는 느긋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 있었다. 마리사는 사냥터씨를 휘저으며 필사적으로 배를 채웠다. 질문하다 위험하면 바로 도망칠 수 있도록 대비를 해놓았다.
마리사는 하늘을 힐끔 보았다.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다. 마리사는 아쉬워하며 잡초를 씹었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보았다. 여전히 시간이 되지 않았다. 한번 더 아쉬워하며 버려진 밥풀을 우걱우걱했다. 그렇게 반복하고 반복한 끝에 가지 않던 시간이 겨우내 흘렀다. 마리사는 태양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반색했다. 그리고 반가움 속에서 저부씨를 놀렸다.
뿅뿅뿅
그 어느때 보다 신난 걸음 속에서 마리사는 공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웃었다. 오늘도 그 마리사와 사람이 있었다. 오늘은 사람에게 안겨 있지 않았기에 놓칠뻔했지만, 다행히 놓치지 않았다. 그 마리사는 오늘 저부에 알수 없는 느긋한 것을 입고 있었다.
"느으..."
마리사는 꺅꺅거리며 사람과 대화하고 같이 걷는 그 마리사를 보며 주저했다. 다시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저렇게 아름답고 느긋하니 노예를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 마리사는 멈칫했다. 자신이 말을 감히 걸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말을 걸지? 아주 단순한 생각부터 들었다. 자신의 느긋하게 있으라제따위를 받아 줄까. 하는 윳쿠리답지 않은 생각까지 들었다.
마리사는 요동치는 팥소를 진정시키고 침을 한번 삼키며 다짐했다. 빠르게 뿅뿅해서 느긋하게 있을라제, 라고 인사를 한 다음, 어떻게 하면 느긋하게 있을 수 있냐고 묻는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지금껏 없었던 두뇌활동에 팥소뇌가 지끈했지만 훌륭한 시뮬레이션을 그려낼 수 있었다. 잔뜩(5회) 다시 그려보고 다시 그린 후 마리사는 저부씨를 움직였다. 때 마침 그 마리사의 노예가 살짝 떨어진 곳에서 이상한 막대기를 물고 연기를 뿜고 있었다.
뿅 뿅
마리사는 힘차게 달렸고, 빠르게 그 마리사 앞에 섰다.
"느읏!"
그 마리사는 갑작스런 등장에 깜짝 놀란 듯 했다. 마리사는 빠르게 사람을 힐끔 보았다. 저 노예 역시 살짝 놀란 듯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마리사는 사람의 속도를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이라는 것들은 이렇게 떨어져 있었지만 당장 달려와 마리사를 걷어찰 수 있었다.
"느긋하게 있으라제!"
"느,느긋하게 있으라구!"
마리사는 인사를 받아주는 그 마리사를 보며 눈물을 쏟을 뻔했다. 확실히 이 아름다운 마리사도 윳쿠리가 분명했다. 자신의 인사를 받아주는 것에서 감동까지 한 마리사였다. 이렇게 순조롭다면 자신의 질문도 받아줄 수 있을게 분명했다.
"마리사는 마리사라제! 어떻게 하면 느긋할 수 있냐제!"
"느,늣?"
마리사는 빠르게 자기소개와 질문을 하며 그 마리사를 보았다. 그 마리사는 당황한 듯 했다.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을 마리사는 볼 수 있었다. 너무 전격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사는 재빨리 이 마리사의 노예를 보았다.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다급해졌다. 마리사는 다시 한번 물었다.
"마리사는 정말로 느긋해 보인다제! 하지만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다제. 그래서 묻는 거다제. 어떻게 하면 느긋할 수 있냐제?"
윳쿠리가 아니라면 발화자와 청자의 지칭을 구분하기 힘들 말이었지잠 마리사는 구분할 수 있었다. 마리사에게 명쾌하기 그지없는 질문일뿐이었다. 그 마리사 역시 알아 들을 수 있었고 그 마리사는 주저하며 고개를 돌렸다. 마리사는 그 마리사의 시선을 따라 뒤를 보았다. 노예가 노려보며 거의 걸어오고 있었다.
"마,마리사는 몰라."
그 마리사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전혀 만족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마리사는 화가 났다. 모른다니,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그때 마리사의 머릿속에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 이 마리사는 게스다.
그 생각은 곧 마리사의 진리가 되었다. 그렇다. 이 앞에 있는 마리사는 게스가 분명했다. 하기야 게스들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으로 느긋함을 얻어내는 족속들이었다. 다른 윳쿠리들의 느긋함을 갈취하기에 이렇게 느긋할 수 있는게 분명했다. 거기에 느긋함을 얻을 방법을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 독점하려는게 분명했다.
"게스는 제재다제!"
"미친 새끼가 뭐래!"
타,탓, 뻐억!
"삙 .ㅈ하!"
늘을 나는 것 같아. 뒤의 말을 빠르게 생략되었다. 마리사는 잠시간의 부유 속에서 그대로 추락했다.
철퍽
"삐이..."
극심한 고통이 마리사의 몸을 괴롭혔다. 마리사는 잠깐의 충격 속에서 헤매다가 다시 정신을 잡았다. 그러자 붕 떠 있던 아픔이 내려앉았다.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프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너무나 아팠다. 차였던 볼, 그 안에 있던 입안, 떨어진 저부 모두 터무니없이 아팠다.
"느헤ㅐㄱ,,,.,느헤...아ㅣ프다제에에에에!"
아프다고 호소해봤지만 아픔은 줄어들지 않았다. 마리사는 울면서 댕기머리를 파닥거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리사는 다가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시끄러워. 거지같은 새끼야."
꾸직
"느뷁!"
그대로 사람의 발이 마리사의 정수리를 밟았다. 마리사는 갑작스럽 압박감에 그대로 얼굴을 처박았다.
"느블.븝급,"
아프다고, 치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자유롭지 않았다. 마리사는 들리지 않는 비명을 내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억울했다. 자신이 왜 이렇게 아파야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아파야되는 것은 게스였다. 마리사는 눈물속에서 저기 있는 게스 마리사를 노려보았다. 터무니없는 게스였다. 노예를 부려 자신을 이렇게 만들다니.
하지만 마리사의 생각을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게스를 노려보기에는 고통이 너무나 컸다. 마리사는 눈알이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느블브ㅡ븝ㄹ!!"
"감히, 쓰레기같은 들윳쿠리가. 미쳐가지고."
꾸긱꾸긱
사람은 그대로 발을 돌리며 마리사를 밟아댔다. 마리사는 부들거리며 팥소를 토했다. 그때 마리사를 밟고 있던 사람의 발이 치워졌다.
"느헥! 느허억!"
하지만 그것은 잠시간의 휴식일 뿐이었다. 사람은 마리사를 풀어줄 생각따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마리사를 걷어찼다.
뻐억!
"넑!"
하늘을 나는것 같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마리사는 격통 속에서 길 옆 수풀에 떨어졌다.
"느베..ㅂ에..아바,,아바아아아아.....아브다제에에에!"
마리사는 간신히 입을 열어 소리질렀다.
"시끄러워 똥덩어리야!"
퍽!
번쩍! 마리사의 눈앞이 번쩍거리며 하얀색 일변도가 되었다. 마리사는 곧 눈이 터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명을 지르려했지만, 사람은 허락하지 않았다. 사람은 마리사의 눈을 터뜨린 발뒤꿈지로 다시 마리사의 입을 내리찍었다.
뻑!
"뉇!"
기묘한 비명만이 새어나왔다.
마리사는 그대로 뻗었다. 정신은 아직 살아 있었지만 몸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마리사는 이 기묘한 유체이탈 속에서 부들부들 떨었다. 여전히 억울할뿐이었다. 자신은 게스처럼 못돼지 않아 느긋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맞을 이유가 없었다.
사람은 마리사가 뻗은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물러났다. 그리고 마리사에게 침을 한번 뱉고는 자신의 애완 마리사에게로 갔다.
마리사는 사람이 물러가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더이상의 아파아파가 없다는 것에 안도할 뿐이었다. 파열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오빠야. 무서워..."
쓰러진 마리사는 게스 마리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증스럽기 그지 없었다. 저렇게 약한척을 하면서 다른 윳쿠리들의 느긋함을 갈취했을 것을 생각하니 팥소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괜찮아."
노예가 믿기 힘든 친절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이 들려왔다.
"근데 오빠야..."
"왜?"
"마리사는 왜 느긋할 수 있는거야?"
게스가 자신의 노예에게 묻는 것이 들려왔다. 마리사는 다시 보이지 않는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제 답을 들을 수 있게됐다는 기쁨과 알아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슬픔이었다.
"우리 마리쨔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느긋할 수 있어. 저런거 무시해. 더러운거야."
"알았다구..."
터무니없는 대답이었다. 마리사는 전혀 만족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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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대답에 버금갈 터무니없는 글입니다.
허허;;



화자 마리사의 사고가 한순간에 저놈은 게스다로 넘어간 게 좀 힘빠지는 전개이긴 하지만...
그 또한 윳쿠리다운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