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꺽우꺽! 깽뽀옥~~"
어린 마리쨔가 줄기를 먹고 시시를 흘리며 행복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주변에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비 마리사와 어미 레이무, 같이 줄기를 먹고 있는 또다른 형제들.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다. 줄기를 먹고 나서 하나같이 시시를 흘리며 깽뽁 소리를 외치고 있다. 소리와 함께 입에서 비산하는 줄기 파편이 땅에 떨어지지만 아기들은 그런것에 개의치 않는다. 다시또 고개를 줄기에 처박고 상큼하고 달달한 맛을 허겁지겁 해치운다. 누가 뺏지도 않을텐데 그저 달콤한 맛에 경도된 아기 윳쿠리들은 개눈감추듯이 줄기를 먹어치웠다.
나중에 생각하면, 그러지 말았어야했다. 그 달콤함을 한순간에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천천히 음미했었어야만 했다. 그 달콤함하나를 얻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연히 그랬어야만 했다. 하지만 갓 태어났던 마리쨔는 아무것도 몰랐다.
"느... 정말 느긋한 아가야들이라제..."
"그렇다고 마리사..."
자신의 아기들을 바라보는 부모윳쿠리들의 얼굴은 느긋한 표정이다. 아기 마리사 3마리에 아기 레이무 4마리.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을 아주 귀여운 아가야들. 하지만 느긋한 표정속에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다. 줄기보다 더 달콤하고, 맛있고, 느긋한 것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야생의 삶. 공원에서의 들윳생활을 하는 윳쿠리들에게 줄기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을 수 있는 달콤달콤한 것이 될 수도 있는 음식. 하다못해 오늘 배불리 먹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야생의 삶이다.
"그럼 레이무. 나갔다 오겠다제."
마리사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골판지 문을 열었다. 아직 오후 3시. 지금 나가서 저녁거리를 구해야한다. 성장하면서 겪은상흔이 남아있는 몸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구겨지고 곳곳이 떨어져나간 모자를 눌러쓴 아비 마리사의 뒷모습. 그때는 몰랐었다. 그 외출 한번 한번에 다짐하고 나가는 아비 마리사의 비장함을.
"그럼 아가야. 마마가 노래를 불러줄테니 편안히 낮잠을 자자꾸나. 느긋한 날~ 상쾌한 날~"
어미 레이무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느긋할 수 있는 노래. 형제 자매들은 하나둘씩 밀려오는 잠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졸음에 빠져든다. 그렇게 하나둘씩 잠든 아이를 풀잎을 엮어 마련한 침대에 올리고, 어미 레이무도 곁에서 잠든다. 깨어있으면 움직이기 마련이고, 움직이면 배고파지기 마련. 먹이를 쉽게 구하기 힘든 야생생활에 쓸데없는 열량소모는 앞으로의 생존에 장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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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삐... 먀먀... 냄새냔다구! 응응씨 조리 가아~!"
"능야! 동쨍! 오째서 응응씨를 싼거냐제! 냄새나뉸고라제!"
"레뮤는 냄새냐지 않아! 모든건 응응씨 쟐모시야!!"
얼마 안가 한마리의 아기 레이무가 응응을 지렸다. 침대에서 풍기는 응응의 느긋하지 못한 냄새에 아기들이 울면서 깨어나고, 형제 마리사중 하나가 응응을 지린 아기 레이무를 놀리고 있다. 곧 어미 레이무도 깨어나서 응응때문에 잠에서 깬 아기들의 울음현장을 보았다.
"늣! 응응을 싼거구나. 걱정하지 마렴. 마마가 깨끗이 핥아줄께! 할짝할짝!"
침대에서 아기윳들을 하나씩 내린다음 몸에 묻은 응응을 정성스레 핥아낸다. 그리고 시시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나뭇잎, 신문지를 찢어 만든 기저귀를 아기들의 저부에 붙였다. 그것만으로도 편안해졌는지 울부짖던 아기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밝게 웃으며 늣늣거리기 시작한다.
"먀먀. 부비부비하는고제!"
"레뮤가 먼저라규! 언니는 동쨍한테 양보햐라규!!"
"싸우지마렴 얘들아. 마마는 모두와 부비부비할 수 있을정도로 크단다!"
곧바로 아기들과 부비부비를 하며 교감을 나눈다. 서로의 따뜻한 체온이 서로에게 전달되고, 울음소리가 가득했던 골판지상자에 웃음소리가 가득해졌다.
꼬르륵...
"...먀먀. 마쨔는 배고픈고제!"
한 아기 마리사가 벌써 소화를 끝냈는지 밥을 달라고 보채고 있다.
꼬르륵. 꼬르륵. 꼬르륵...
그리고 도미노가 무너지듯이, 다른 아기들도 곧 배고픔을 호소한다. 달콤한 것. 아마아마한것. 오늘 먹었던 줄기처럼 맛있는 것을 원한다.
"그래그래... 조금만 기다리렴... 우물우물..."
어미 레이무는 식량을 모은 곳에서 약간의 잡초를 꺼내고 입에 넣은 뒤 우물우물 거린다. 한번 씹을때마다 잡초의 쓴즙이 레이무를 느긋하지 못하게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터라 그리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한참을 우물거리다가 쓴즙이 나오지 않을쯤 뱉어낸다. 침으로 범벅이 된 풀경단. 그것을 귀밑털을 이용해 하나 둘씩 나눠 일곱 조각으로 만들고 자신의 아기들에게 나눠주었다.
"우걱우걱... 마덥써! 레뮤는 오늘 머겄던 달콤달콤씨를 줘!!!"
"마쨔도! 마쨔도 달콤달콤씨를 원한다제! 이런 건 실타제!!"
"레... 레뮤도 싫다규! 달콤달콤씨!!!"
어미의 침이 묻어서 어느정도는 달콤하겠지만 아까 먹었었던 줄기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정도의 맛. 뽑아낸지 시간이 지나 말라버리고, 어미가 씹어서 더욱 너덜너덜해진 잡초덩어리가 줄기와 같을 수 없다. 곧바로 투정을 부리며 달콤달콤을 달라고 울부짖는 아가야들. 어미 레이무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어느정도는 예상한 일. 자신의 어미가 처음 자기에게 먹이를 줬을때도 같은 기분이었을까.
"늣! 그런말을 하면 느긋할 수 없다고!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는 레미랴가 잡아간다고! 앗 레미랴다!!!"
"느삐잇! 무셔워!!!"
"마... 마쨔는 맛업는고제! 레미랴는 느긋하지 않게 사라지라제!!!"
어미의 약간의 분위기 잡기로도 겁에 질려 패닉에 빠지는 아기 윳쿠리들. 몇몇 담이 약한 아기의 경우 시시를 지리며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 기껏 채워놓은 기저귀가 시시에 젖어들어간다.
"앞으로 반찬투정하는 아가야들은 레미랴가 잡아갈지도 모른다고!"
"잘모탰다제!! 마쨔는 잘먹겠다제!!! 우걱우걱...그저그렇다제..."
"레뮤도 잘먹는다규!! 우걱우걱..."
아직 철모르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어린아기들에게 레미랴를 이용한 겁주기는 효과가 탁월하다. 줄기에 비해서 맛은 없지만 어미의 정성이 들어간 잡초경단은 그렇게까지 먹지 못할 음식은 아니기에 아기들은 참고 먹었다. 먹고나서 별일은 없었다. 다시 또 낮잠이 들고, 또 누가 시시나 응응을 지려 깨어나고. 아비 마리사가 올때까지 반복된다.
"돌아온거라제..."
어느덧 해가 질때 가 되고. 아비 마리사가 돌아왔다. 구겨진 모자를 벗어 그안에 있는 음식을 꺼냈다. 먹을 만한 잡초들 뿐. 그러나 그안에 벌레들 몇마리가 들어있었다.
"아가야들이 태어나서 파파가 좀 힘을 쓴거라제. 아기들을 느긋하게 할 수 있다면 파파는 모든지 할 수 있는 고제."
조물딱 조물딱 기어다니는 벌레. 벌레를 처음 본 아기들은 처음엔 겁을 먹고, 몇몇은 뿌꾹을 하며 벌레를 위협한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기 윳들은 벌레를 바라본다. 그리고 느릿느릿하고 반항하지 않은 벌레의 태도에 어떤 마리사가 용기를 낸다. 달려들어서 자그마한 벌레를 물고 씹는다. 자그마한 벌레의 몸이 이빨에 눌려 터지면서 체액이 흘러나왔다.
"우걱우걱... 행복!!!"
"느느? 언늬야? 괜찮은 고야?"
"마시써! 이거 엄청 마시써!!!"
잡초경단을 먹어서 한층 혀의 미각이 다운그레이드 된 상태. 그 상황에서 느낀 벌레의 맛은 줄기만은 못해도 잡초에 비하면 환상적일 정도의 맛이었다. 그대로 벌레들을 더 먹으려는 아기 마리사. 그 마리사를 아비 마리사가 막았다.
"그럼 안된다제 아가야. 다른 동생들도 기다리고 있는 고제."
"느느느..."
입맛을 다시며 돌아가는 아기 마리사. 그 마리사에게 어미 레이무가 다시 정성스레 만든 잡초경단을 건네주었다. 하지만 정성스레 만들어도 잡초는 잡초. 맛따윈 있을리가 없었다.
"우걱우걱... 이럴줄 알았따묜... 벌레씨를 나중에 먹뉸고였다제..."
그나마 다른 동생들도 벌레를 먼저 먹고 잡초경단을 그 다음 받아서 먹는 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행복한듯한 저녁식사가 끝나자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내려앉는다. 아비 마리사가 아기들을 침대에 앉히고 말했다.
"아가야들. 밤씨가 온거라제. 밤씨가 오면 레미랴와 플랑같이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들이 돌아다니는 고라제. 레미랴의 밥씨가 되기 싫으면 이제 자야하는 고라제!"
"느그타게 알았다구(제)!!"
"그럼 이제 자는고라제!!!"
아비 마리사의 말이 끝나고. 아기 윳쿠리들의 최초의 밤을 보낸다. 어차피 어두워져서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 잠잘 수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기 윳들은 하나같이 골아떨어졌다.
"...마리사? 뭔 일 있어...?"
"...갈 수록 먹이씨를 구하기 힘들어진다제... 겨울씨를 그렇게 힘들게 견뎠는데... 파츄리한테 물어봐도 답이 없는거라제..."
"느느... 그럼 어떡해야 하냐구 마리사... 레이무들은 이제 아가야가 있는 몸이라구..."
"걱정하지 말라제 레이무.아가야들은 마리사가 어떻게 해서든 지켜보이는 거라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거라제."
"...마리사만 믿는다구..."
그말을 끝으로 부모 윳쿠리들도 잠에 빠져들어갔다. 피곤하였는지 아비 마리사의 숨소리가 유독 커다랗게 들렸지만, 그 소리를 듣고 찾아온 포식종은 없었다. 그들은 더 부주의하고, 더욱 어리석은 윳들의 팥소를 탐닉하고 있을 것이다.
-To be continue-
첸과 오빠야와 병행해서 쓰는 야생 윳쿠리 연재물입니다.
제목이 자유인 이유는 연재되면서 차차 나올 겁니다.
뭐 눈치 빠르신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알 것같지만 말이죠.
아기윳들 뾱뾱이 터뜨리듯 터뜨리고 싶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