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대발견 -1-

by 느삐이잇 posted Sep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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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삐이이이이이이!!!!!]

 

 화창한 주말.

 과제를 해야한다는 압박감마저 잊은채,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던 대학생 민호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아 씨 뭐야............."

 

[느삐이이이이이이!!!!]

 

 처음에는 무시하고 자려 했지만,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민호는 눈을 비비며 불평을 토해냈다.

 

[느삐이이이이이이이!!!]

 

 이미 잠은 깨버린 상황.

 아무래도 벨소리를 바꾸던가 해야겠어 하고 작은 불평을 토로하며 민호는 전화를 받았다.

 

"야! 장민호!! 너 어디야!!!"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여성의 목소리가 민호의 남은 잠을 앗아가버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같은 대학 동기인 나민영.

 오늘 이태원에서 쇼핑하는걸 도와주기로 한 약속을 잡아놓고는 깜빡 잊은채 민호는 잠이들어 버린 것이었다.

 그제야 민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5분 전. 분명 성질 급한 민영이 20분쯤 먼저 도착해 안절부절 기다리다가 전화를 한 것이리라.....

 

"미..미미....미안!!!!! 갈게!! 금방 갈게!!!"

 

 민호는 전화를 끊고 재빨리 옷을 주워입기 시작했다.

 

 

 

"사 살려달라제!! 마리사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제!!!!"

 

 젊은 아가씨의 하이힐에 짓눌린 마리사가 애처롭게 울부짖으며 댕기머리를 퍼덕였다.

 

'마리싸는... 최! 강! 이었을텐데... 인간중에서도 약하디 약해 하는 암컷따위한테.. 수치라제..!'

 

 입으로는 사과를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를 바득바득갈며 발만 치워지면 다시 공격을 할 준비를 하는 마리사.

 뇌가 없는 종족이라 그런지 이녀석은 방금 자기가 이 단발머리 아가씨에게 페니페니를 내밀며 음탕한 말을 지껄이고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고 협박한건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채, 억울하게 선빵을 얻어맞아 비겁하게 당해버렸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이 발만 치워지면... 마리싸의 최강 하이퍼 소닉 스크류 어택!!으로 제!재!를 하는거제! 파파는 너무 위험해서 절대 쓰지 말라고 했지만, 오늘 만큼은 어쩔 수 없는거제...! 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이런 게스 인간은 제거해야만...'

 

 그러나 마리사의 현실도피 망상은 그리 오래이어지지 못했다.

 볼을 짓누르고 있는 하이힐 굽이 서서히 밀가루 피부를 더 세게 짓이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프다제에에에에에!!!!!!"

 

 가문의 비기(풉) 최강 하이퍼 소닉 스크류 어택은 시전되지도 못한채, 마리사는 꼴사납게 오줌을 지리며 댕기머리를 더욱 미친듯이 퍼덕거렸다.

 

"거슬리잖아 이거 자꾸 스타킹 때리지 말라고!"

 

 휴대폰을 보며 머리를 쓸어넘기던 아가씨는 스타킹에 자꾸 팥과 설탕물이 튀기자 버럭 짜증을 내며 손으로 댕기머리를 쥐어 뜯었다.

 

"느아아아아아!!!! 금으로 수놓은 곤룡포보다도 찬란하고 밝게 빛나는 고오오오저스한 마리싸의 댕기머리씨가아아아아아!!!!"

 

"장민호 이 개새 5분안에 안오기만해봐 진짜...."

 

 아가씨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마리사의 댕기머리를 바닥에 집어 던지고는 하이힐 굽으로 요령 좋게 마리사를 푹푹 밟아 찌르기 시작했다.

 

"느아아아아!! 아파! 아파! 아프다제에에에!!"

 

 살이 포동포동 찐 윳쿠리는 하이힐 같은 신발로 잘못 밟으면 팥소가 전부 터져 하이힐이 푹잠기거나 안으로 팥소가 스며들어와 하이힐 전체가 지저분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나민영 이 아가씨는 요령좋게 마리사가 아예 터지지 않도록 하이힐 굽으로만 콕콕 찌를 뿐, 터지지 않도록 힘조절을 하고 있었다.

 한 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이었다.

 

 

 

그렇게 이태원 거리에 마리사의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을때, 민호는 택시에서 내렸다.

 

"잘못했다제에에에 이제 그만 집에 도라갈래에에에에에!!!!"

 

 멀리서 자지러지게 들리는 윳쿠리의 비명소리를 듣고 민호는 직감했다.

 민영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금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사실을...

 민호는 자신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 통하길 간절히 빌며 GS편의점 앞에서 마리사를 신나게 밟고 있는 민영에게 다가갔다.

 

"너 이자식!! 지금이 몇시야!!!"

 

 민호가 말을 걸기전에 먼저 알아챈 민영이 기어코 마리사의 중추팥소를 짓밟아 영원히 느긋하게 시켜주고야 말았다.

 

"내가 늦으면 저 똥만쥬처럼 만들어준다고 했어? 안했어!!"

 

 잔뜩 화가난 얼굴로 씩씩거리며 다가오는 그녀에게 민호는 미리 준비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미안해!! 대신 이걸 준비했어!!!!"

 

 민호가 꺼내든 것은 집 근처 수제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티라미슈 케익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지낸지 어언 5년, 윳쿠리를 패는 것 만큼이나 단 것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준비할 수 있었던 화풀이용 선물이었다.

 과연, 비장의 카드는 용도 그대로 헛되지 않아 달콤한 향을 풍기는 티라미슈를 본 민영의 얼굴은 부드럽게 풀어졌다.

 

"짜식. 센스있네. 그래 이번 한번은 봐준다. 다음엔 늦으면 국물도 없어?"

 

 피식 웃으며 화를 누그러뜨리는 민영의 모습에 민호는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신, 저거 니가 치워. 저대로 두면 민폐잖아."

 

"네. 네. 기꺼이 버려드리죠."

 

 민호는 구멍이 송송 뚫린 농구공만한 마리사였던 팥과 밀가루 덩어리를 요령좋게 모아 들어 편의점 야외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다.

 

"자 그럼 똥만쥬도 처리했고, 짐꾼도 왔으니까 쇼핑을 시작하자구!!!!"

 

"날 부른 이유가 짐처리용이었냐?!"

 

"당연하잖아. 나는 연약한 여자라구? 연약한 여자를 보호하는건 남자의 의무잖아? 귀여워서 미안해!"

 

"윳쿠리 말투 흉내내지마!!!"

 

 이렇게 민호와 민영이 서로 죽창을 맞을만한 장난질을 치고 있을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느아아아아!!! 그만두라구!!! 레이무는 불쌍한 싱글마더라구!!!"

"느삐! 먀먀를 괴로피는 병신가튼 깜둥이는 나가 뒈지라구!!!"

 

 목소리의 주인공은 윳쿠리.

 이곳 이태원 골목에서도 윳쿠리가 사람들에게 어그로를 끌다가 두들겨 맞는 일은 흔한 풍경인지라 민호와 민영은 하던 장난을 계속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what? nigro?!!?! fucking baby!! I'll kill you!!!"

 

"아가야를 죽인다는 깜둥이는 느그탈 수 없다구!! 레이무는 위대한 모성으로 깜둥이를 물리친다구!!! 뿌꾸우우욱!!"

 

 민호는 강렬한 위화감을 느꼈다.

 

'둘이 말이 통하고 있는거야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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