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거대한 윳쿠리 레이무가 입에 큼지막한 자루 서너개를 물고 마구 뛰어가고 있었다. 보이는 모든 것을 밀치고 달려가던 윳쿠리 레이무를 피해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있었다.
그때, 한 여자아이가 도망치다 말고 방향을 돌려 레이무에게로 뛰어갔다.
"주나야, 뭐하는거니!! 돌아와!"
꼬마애는 자기가 떨어트린 곰인형을 줍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부모가 아이를 애타게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혼란통이 된 길거리 탓에 아이를 구하러 다시 갈 수도 없었다.
"느캬캬캬! 비키라구 비키라구!"
일부러 보이는 것들을 최대한 부수며 시선을 끌던 레이무는 꼬마애를 보고도 진로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여자아이가 곰인형을 주웠을 땐, 이미 위험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소녀를 짓밟아 버리기 위해 뿅하고 기세좋게 뛰어오른 레이무는....
슈콰아앙!!
"어디 다친 데 없니?"
...어느 윳버워치의 헌터가 명중시킨 고농도 하바네로에 균형을 잃고 볼품없게 쓰러졌다.
곰인형을 주워 든 소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갤 끄덕였고 헌터는 들고있던 장창으로 쓰러진 레이무의 정수리를 찔러 확인사살했다.
소녀의 앞에 서서 뒤를 슥 돌아본 헌터는 다시 윳쿠리 레이무를 쳐다보고 귀의 핸즈프리를 만지작거리며 무전을 보냈다.
"여기는 헌터:76. 여기 조공은 처리했으니 주공은 확실히 틀어막을 것. 민간인 사상자는 용납 못한다."
그가 입은 자켓의 등부분에는 큼직하게 '76'이라 새겨져 있었다.
헌터:76. 윳버워치 소속의, 대대로 윳쿠리를 사냥해온 집안 출신의 청년이었다.
...
..
.
..
...
그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흘러 윳버워치가 해체된 이후였다.
윳버워치는 사라졌으나 강화윳들의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었고 여전히 누군가는 강화윳들을 상대해야 했다.
"난 그런 일 다시 하지 않아."
한 남자가 수화기 너머로 냉랭한 답변을 보냈다. 그 남자는 전화를 끊고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방구석에 놓인 큼직한 상자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고 방바닥에 앉아 쓰레기를 마저 정리했다.
"난 손 뗐어."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던 그는 할 일이 없는지 낡은 반지하실 구석에서 자기 위해 웅크렸다.
...그리고 얼마나 잤을까.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지?'
새벽시간에 대체 누가 이렇게 소란인가 했는데 누군가가 윳쿠리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남자는 갈등하다가 그냥 자기로 했다.
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남자는 눈만 꿈뻑거리며 계속 갈등했다. 남자는 갈등 끝에 다시 한번 잔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불을 확 뒤집어썼다.
"젠장! 특경대가 알아서"
퓨촤아아아앙-! 그때 밖이 밝아졌다. 도스 스파크였다.
남자는 이불 밖으로 나가 밖을 잠시간 멍한 얼굴로 쳐다봤다.
"이건..."
그는 급하게 상자를 찾았다. 그리고 상자의 덮개를 쥐고 고민하다 이내 눈을 질끈 감고 확 열어젖혔다.
...
..
.
..
...
"누가 좀, 좀 도와줘요..."
윳쿠리들에게 쫓기던 검은 단발의 여자는 어느새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누가 듣기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이 확실했다.
윳쿠리들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들 사이에는 인간도 두어명 섞여있었다. 인간들은 이런저런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고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그들의 팔에는 '윳과단'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당신같은 반윳자들을 이렇게 본보기로 처리해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거든."
"당신이 가지고 있는 돈은 우리의 영업자금으로 잘 사용해줄게."
"느케케케, 무의미한 짓이라구."
그녀는 등 뒤의 벽을 계속 더듬거리며 초조해했다. 그때,
"거기까지 하자. 몰려다니면서 힘도 없는 민간인 괴롭히는 건 쪽팔리지도 않아?"
그들의 뒤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머리엔 푸른 방탄모를 쓰고, 안면에는 불투명 플렉시블 글라스를 덮어 가리고 있었다. 몸에는 진한 남색 재킷을 입고 그 위에 뭐가 덕지덕지 붙은 조끼를 입고 있었다.
윳과단과 윳쿠리들은 그를 쳐다보다가 하나둘 비웃기 시작했다.
"느키키키킥!! 노망난 거 아냐 할아범? 옷은 무슨 자외선 알러지 환자처럼 쳐입고!"
"방해 말고 가라. 지금이라면 용서해준다."
"느킥, 한심한 인...."
남자는 종아리에서 막대 하나를 뽑았다. 나무토막을 깎아 만든 작은 투창 같았다.
그리고 그 투창이 이내 윳쿠리 레이무의 미간에 꽂혔다. 정말 눈 깜짝할 한순간에 윳쿠리 레이무가 즉사했다.
"레이무우우우우!!"
"무, 무슨 짓이야!!"
가시가 박힌 쇠파이프를 들고 윳과단원 한명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가볍게 공격을 피하고 어느새 꺼내든 다른 투창의 뭉툭한 부분으로 윳과단원의 명치를 세게 후려쳤다.
"아아아아악!!"
"죽이지 않아. 잠시만 가만히 있어."
꽈드득!! 그리고 그는 넘어진 윳과단원의 다리를 있는 힘껏 밟았다. 윳과단원은 고통에 차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동료가 당하자 다른 윳과단원 셋과 윳쿠리 마리사-레이무 한쌍도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아아!!"
"용서 못한다제에에!"
남자는 플레인을 휘두르며 달려든 윳과단원을 등에서 뽑은 장창으로 후려쳐 쓰러트렸다. 윳과단원이 나가떨어지자 그 뒤에서 윳쿠리 레이무와 마리사가 흉할 정도로 큼직한 몸을 출렁이며 뛰쳐들었다.
"장전."
그가 아무도 듣지 못할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장창의 안전장치를 풀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장창의 날 뒷부분이 튕겨지듯 펼쳐지며 나선 모양으로 시뻘건 탄 세개가 말아왔다. 세발 다 레이무에게 명중했고 그 폭발이 마리사까지 휩쓸었다.
"오랫만에 쏘는 하바네로 스파이시라 안맞는구만."
혀를 쯧하고 거칠게 차더니 그는 폭발 뒤의 풍경들을 주시했다. 코가 아플 정도로 매운 냄새가 걷히자 윳쿠리 레이무는 즉사해있었고 마리사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씩씩대고 있었다.
다른 윳과단원들은 상황을 보고 불리하다고 느낀건지 뒤에서 눈치만 살피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느아아아아아아!! 하찮은, 하찮은 인간 주제에에에!!"
윳쿠리 마리사는 모자 안에서 샛노란 얼룩무늬의 버섯을 꺼내 삼켰다. 순간 남자의 마스크 속 표정이 경직되었다.
수년전 윳닉 사태때 지겹도록 본 그 마귀같은 버섯이었다.
"죽더라도 혼자는 못간다제에에!!"
마리사의 중추팥소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제일 먼저 하늘을 향해 도스 스파크를 쐈다.
"제기랄!!"
옛날에 썼을 방패는 더는 없었다. 남자는 황급히 마리사를 지나쳐 공포에 질린 채 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여자를 억지로 웅크리게 했다.
그 사이 옆에 있던 벽에 스파크가 명중해서 벽이 박살났고 명확한 대상 없이 그저 스파크를 쏘기만 하던 마리사는 남자에게로 몸을 틀었다.
"스파아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 조끼에 달린 집광판넬만 믿고 그는 등으로 열화 도스 스파크를 받아냈다.
"그그그, 괜찮으신!!"
"역시 옛날 같지는 않아..."
그가 입고 있던 조끼는 등이 완전히 타버렸고 수트도 곳곳이 그을렸다. 하지만 그의 창 끝에서 주황색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완충이네. 좀 더 잘 관리할 걸 그랬어."
남자는 창을 겨누고 폭주하는 마리사를 쳐다봤다. 창 끝의 레이저포인터가 마리사에게 고정되자 창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표를 포착했습니다."
"전술 조준창 활성화!"
남자는 온힘을 다해 창을 마리사에게 던졌다. 마리사가 창에 궤뚫리고도 발버둥을 치던 그때 장창이 공중에서 궤도를 틀어 다시 한번 윳쿠리 마리사를 관통하고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
윳쿠리 마리사는 완전히 죽었고 그는 옷 곳곳의 탄 것들을 탁탁 털었다.
"다친 건 없지?"
"아, 예... 혹시... 아저씨... 윳버워치의..."
"이젠 아냐."
자신이 구한 아가씨에게서 더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고 그는 등을 돌려 어딘가로 향했다.
다 탄 조끼 아래, 자켓에는 희미하게 '76'이란 글씨가 보였다.
"...맞으면서."
그가 사라진 직후, 한발 늦게나마 특경대가 도척해 상황을 정리해나갔다.
...
..
.
..
...
"뭐, 그래서 어땠어?"
아까 그 아가씨가 으슥한 골목을 지나자 어둠 속에서 그 아가씨와 똑같은 모습의 여자가 나타났다.
"말씀하신대로네요. 숨어 사려 해도 천성은 못 속이나봐요."
원래 아가씨가 몸에서 회색 연기를 스스스 뿜더니 이내 윳쿠레나이 누에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둠속에서 나왔던 진짜 아가씨는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당연히 그래야지."
끝.
그때, 한 여자아이가 도망치다 말고 방향을 돌려 레이무에게로 뛰어갔다.
"주나야, 뭐하는거니!! 돌아와!"
꼬마애는 자기가 떨어트린 곰인형을 줍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부모가 아이를 애타게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혼란통이 된 길거리 탓에 아이를 구하러 다시 갈 수도 없었다.
"느캬캬캬! 비키라구 비키라구!"
일부러 보이는 것들을 최대한 부수며 시선을 끌던 레이무는 꼬마애를 보고도 진로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여자아이가 곰인형을 주웠을 땐, 이미 위험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소녀를 짓밟아 버리기 위해 뿅하고 기세좋게 뛰어오른 레이무는....
슈콰아앙!!
"어디 다친 데 없니?"
...어느 윳버워치의 헌터가 명중시킨 고농도 하바네로에 균형을 잃고 볼품없게 쓰러졌다.
곰인형을 주워 든 소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갤 끄덕였고 헌터는 들고있던 장창으로 쓰러진 레이무의 정수리를 찔러 확인사살했다.
소녀의 앞에 서서 뒤를 슥 돌아본 헌터는 다시 윳쿠리 레이무를 쳐다보고 귀의 핸즈프리를 만지작거리며 무전을 보냈다.
"여기는 헌터:76. 여기 조공은 처리했으니 주공은 확실히 틀어막을 것. 민간인 사상자는 용납 못한다."
그가 입은 자켓의 등부분에는 큼직하게 '76'이라 새겨져 있었다.
헌터:76. 윳버워치 소속의, 대대로 윳쿠리를 사냥해온 집안 출신의 청년이었다.
...
..
.
..
...
그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흘러 윳버워치가 해체된 이후였다.
윳버워치는 사라졌으나 강화윳들의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었고 여전히 누군가는 강화윳들을 상대해야 했다.
"난 그런 일 다시 하지 않아."
한 남자가 수화기 너머로 냉랭한 답변을 보냈다. 그 남자는 전화를 끊고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방구석에 놓인 큼직한 상자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고 방바닥에 앉아 쓰레기를 마저 정리했다.
"난 손 뗐어."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던 그는 할 일이 없는지 낡은 반지하실 구석에서 자기 위해 웅크렸다.
...그리고 얼마나 잤을까.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지?'
새벽시간에 대체 누가 이렇게 소란인가 했는데 누군가가 윳쿠리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남자는 갈등하다가 그냥 자기로 했다.
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남자는 눈만 꿈뻑거리며 계속 갈등했다. 남자는 갈등 끝에 다시 한번 잔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불을 확 뒤집어썼다.
"젠장! 특경대가 알아서"
퓨촤아아아앙-! 그때 밖이 밝아졌다. 도스 스파크였다.
남자는 이불 밖으로 나가 밖을 잠시간 멍한 얼굴로 쳐다봤다.
"이건..."
그는 급하게 상자를 찾았다. 그리고 상자의 덮개를 쥐고 고민하다 이내 눈을 질끈 감고 확 열어젖혔다.
...
..
.
..
...
"누가 좀, 좀 도와줘요..."
윳쿠리들에게 쫓기던 검은 단발의 여자는 어느새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누가 듣기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이 확실했다.
윳쿠리들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들 사이에는 인간도 두어명 섞여있었다. 인간들은 이런저런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고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그들의 팔에는 '윳과단'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당신같은 반윳자들을 이렇게 본보기로 처리해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거든."
"당신이 가지고 있는 돈은 우리의 영업자금으로 잘 사용해줄게."
"느케케케, 무의미한 짓이라구."
그녀는 등 뒤의 벽을 계속 더듬거리며 초조해했다. 그때,
"거기까지 하자. 몰려다니면서 힘도 없는 민간인 괴롭히는 건 쪽팔리지도 않아?"
그들의 뒤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머리엔 푸른 방탄모를 쓰고, 안면에는 불투명 플렉시블 글라스를 덮어 가리고 있었다. 몸에는 진한 남색 재킷을 입고 그 위에 뭐가 덕지덕지 붙은 조끼를 입고 있었다.
윳과단과 윳쿠리들은 그를 쳐다보다가 하나둘 비웃기 시작했다.
"느키키키킥!! 노망난 거 아냐 할아범? 옷은 무슨 자외선 알러지 환자처럼 쳐입고!"
"방해 말고 가라. 지금이라면 용서해준다."
"느킥, 한심한 인...."
남자는 종아리에서 막대 하나를 뽑았다. 나무토막을 깎아 만든 작은 투창 같았다.
그리고 그 투창이 이내 윳쿠리 레이무의 미간에 꽂혔다. 정말 눈 깜짝할 한순간에 윳쿠리 레이무가 즉사했다.
"레이무우우우우!!"
"무, 무슨 짓이야!!"
가시가 박힌 쇠파이프를 들고 윳과단원 한명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가볍게 공격을 피하고 어느새 꺼내든 다른 투창의 뭉툭한 부분으로 윳과단원의 명치를 세게 후려쳤다.
"아아아아악!!"
"죽이지 않아. 잠시만 가만히 있어."
꽈드득!! 그리고 그는 넘어진 윳과단원의 다리를 있는 힘껏 밟았다. 윳과단원은 고통에 차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동료가 당하자 다른 윳과단원 셋과 윳쿠리 마리사-레이무 한쌍도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아아!!"
"용서 못한다제에에!"
남자는 플레인을 휘두르며 달려든 윳과단원을 등에서 뽑은 장창으로 후려쳐 쓰러트렸다. 윳과단원이 나가떨어지자 그 뒤에서 윳쿠리 레이무와 마리사가 흉할 정도로 큼직한 몸을 출렁이며 뛰쳐들었다.
"장전."
그가 아무도 듣지 못할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장창의 안전장치를 풀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장창의 날 뒷부분이 튕겨지듯 펼쳐지며 나선 모양으로 시뻘건 탄 세개가 말아왔다. 세발 다 레이무에게 명중했고 그 폭발이 마리사까지 휩쓸었다.
"오랫만에 쏘는 하바네로 스파이시라 안맞는구만."
혀를 쯧하고 거칠게 차더니 그는 폭발 뒤의 풍경들을 주시했다. 코가 아플 정도로 매운 냄새가 걷히자 윳쿠리 레이무는 즉사해있었고 마리사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씩씩대고 있었다.
다른 윳과단원들은 상황을 보고 불리하다고 느낀건지 뒤에서 눈치만 살피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느아아아아아아!! 하찮은, 하찮은 인간 주제에에에!!"
윳쿠리 마리사는 모자 안에서 샛노란 얼룩무늬의 버섯을 꺼내 삼켰다. 순간 남자의 마스크 속 표정이 경직되었다.
수년전 윳닉 사태때 지겹도록 본 그 마귀같은 버섯이었다.
"죽더라도 혼자는 못간다제에에!!"
마리사의 중추팥소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제일 먼저 하늘을 향해 도스 스파크를 쐈다.
"제기랄!!"
옛날에 썼을 방패는 더는 없었다. 남자는 황급히 마리사를 지나쳐 공포에 질린 채 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여자를 억지로 웅크리게 했다.
그 사이 옆에 있던 벽에 스파크가 명중해서 벽이 박살났고 명확한 대상 없이 그저 스파크를 쏘기만 하던 마리사는 남자에게로 몸을 틀었다.
"스파아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 조끼에 달린 집광판넬만 믿고 그는 등으로 열화 도스 스파크를 받아냈다.
"그그그, 괜찮으신!!"
"역시 옛날 같지는 않아..."
그가 입고 있던 조끼는 등이 완전히 타버렸고 수트도 곳곳이 그을렸다. 하지만 그의 창 끝에서 주황색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완충이네. 좀 더 잘 관리할 걸 그랬어."
남자는 창을 겨누고 폭주하는 마리사를 쳐다봤다. 창 끝의 레이저포인터가 마리사에게 고정되자 창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표를 포착했습니다."
"전술 조준창 활성화!"
남자는 온힘을 다해 창을 마리사에게 던졌다. 마리사가 창에 궤뚫리고도 발버둥을 치던 그때 장창이 공중에서 궤도를 틀어 다시 한번 윳쿠리 마리사를 관통하고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
윳쿠리 마리사는 완전히 죽었고 그는 옷 곳곳의 탄 것들을 탁탁 털었다.
"다친 건 없지?"
"아, 예... 혹시... 아저씨... 윳버워치의..."
"이젠 아냐."
자신이 구한 아가씨에게서 더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고 그는 등을 돌려 어딘가로 향했다.
다 탄 조끼 아래, 자켓에는 희미하게 '76'이란 글씨가 보였다.
"...맞으면서."
그가 사라진 직후, 한발 늦게나마 특경대가 도척해 상황을 정리해나갔다.
...
..
.
..
...
"뭐, 그래서 어땠어?"
아까 그 아가씨가 으슥한 골목을 지나자 어둠 속에서 그 아가씨와 똑같은 모습의 여자가 나타났다.
"말씀하신대로네요. 숨어 사려 해도 천성은 못 속이나봐요."
원래 아가씨가 몸에서 회색 연기를 스스스 뿜더니 이내 윳쿠레나이 누에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둠속에서 나왔던 진짜 아가씨는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당연히 그래야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