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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4 05:36

느긋함 이기주의

조회 수 452 추천 수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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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함 이기주의

 

 

 

 무리에 도스가 나타났다. 도스. 윳쿠리 중 정말로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들만이 될 수 있다는 윳쿠리. 느긋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 존재들이다. 뭐 학대없고 윳쿠리들이 안전하고 적당히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잘 나타난다.

 

"느? 도스가 나타났다구!"

 

"도스는 느긋할 수 있어!!"

 

"도스도스도스!!!!"

 

 도스의 주변에 무리의 윳쿠리들이 달라붙기 시작한다. 사냥을 해야할 시간인데도 사냥을 떠나지 않고 도스에게 늘러붙어있다. 무리의 장이 어떻게든 지시를 해야하건만, 무리의 장마저도 도스에 달라붙고 있다. 도스가 나타난 무리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무리의 모두는 새로 맞이한 도스에게 인사를 한다.

 

"느긋하게 있으라제! 도스가 모두를 느긋하게 해주겠다제!!"

 

 도스또한 인사를 한다. 3M의 거대한 체구와 거기에서 나타나는 그림자는 무리의 윳쿠리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동시에, 매우 느긋할 수 있다는 믿음까지 윳쿠리들에게 심어주었다. 그 날부터,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도스는 무리의 지도자가 되었다. 전 무리의 장인 파츄리는 도스의 부하가 되었다.

 

---------------------------------------------------------------

 

"도스!!! 아가야들이 배고파하고 있다구요 무큐우! 얼른 먹이를 구해야해요!"

 

"그... 그런고냐제? 알겠다제..."

 

"도스!! 집이 사라진고제! 새로운 집을 찾아달라제!!"

 

"조금만 기다리라제!!"

 

"도스!! 레미랴가 나타났다구!!"

 

"레미랴는 느긋하게 사라지라제! 도스 스파크!!!"

 

 나타난 이후부터, 무리의 윳쿠리들로부터 온갖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확실히 거대한 몸은 다른 윳쿠리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었지만, 무리의 윳들로부터 쇄도하는 요청은 도스의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였다,

 

"느으으... 인제 일이 끝난고제... 도스도 먹이를 먹겠다제..."

 

 도스가 찾아온 먹이들 중 대부분이 무리의 아가야들을 위한 먹이, 불우한 이웃을 위한 먹이, 겨울을 위한 월동준비 등 기타 이유로 다 사라졌고, 얼마 안되는 양만 남았다. 보통 윳쿠리에겐 많은 양이지만 도스에겐 간의 기별도 안갈 정도의 양이다. 먹자마자 하루의 피곤함에 바로 잠이 들었다.

 

"안된다제! 상쾌하면 안되는 거라제!!"

 

"괜찮다구! 도스가 있으니 분명 느긋할 수 있을거라구!!"

 

"겨울씨 대비를 철저히 해야하는 고제! 이제 곧 겨울인데 상쾌는 하면 안되는고제!!"

 

 도스가 아무리 말려도 무리의 윳들은 자제없이 상쾌하고 있다. 분명 전 무리장이었던 파츄리도 도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상쾌제한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도스가 나타나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머리에 줄기를 달았다. 도스가 말리는데도, 도스가 있으니 괜찮을 거라는 소리를 하면서 아기를 잔뜩 늘리고 있다.

 

"느느느느...도스! 배고파! 먹이는 언제 오는거야??" 

 

 상쾌 후 배고픔을 느낀 윳쿠리들이 도스를 바라보는 눈빛에 도스는 다시 먹이를 찾으려 떠났다. 늘어난 무리의 식사량을 위해 더 열심히 숲속을 뛰어다녔다. 해가 뜬 날부터 해가 지고 레미랴의 날개소리가 들리는 때까지, 쉬지 않고 먹이를 찾아다녔다. 무리의 윳들이 느긋해질수록, 도스는 점점 야위워져갔다. 상쾌와 겨울의 불안감때문에 점점 초조해지는 도스의 맘을 모른채, 무리의 윳은 도스를 믿고 아기를 낳으며 느긋함을 누렸다.

 

---------------------------------------------------------------

 

"도스... 어째서 죽은거야..."

 

"그렇게 느긋했는데..."

 

 결국 도스는 나타난지 얼마 안되서 죽었다. 사인은 실족사였다. 절벽에 있는 사과나무의 사과를 따려 피로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점프했던 도스는 그만 자신이 딛고 있는 곳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었다. 과도한 노동으로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진 상황. 수 미터의 높이에서 떨어진 도스의 피부는 지상과의 충돌을 버티기엔 너무 연약해져 있었다. 한번에 터져서 고통을 느끼지 않고 죽은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도스의 상실은 무리에 있어서 크나큰 비극이었지만 도스가 존재한 시간이 짧아 무리에 큰 손실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 말은 그 짧은 시간에 도스가 지쳐 죽을정도로 도스를 혹사시켰다는 말도 된다.

 

"그렇다면 이제 상쾌제한을 하겠다고 무큐."

 

 다시 무리장으로 돌아온 파츄리가 상쾌제한을 실시한다. 도스가 말할때는 지긋지긋하게도 안듣던 녀석들이 이번에는 그 말을 듣는다. 파츄리는 식량을 확인한다. 무리의 숫자가 늘어났지만, 도스가 모아온 식량덕에 겨울은 잘만하면 버틸 수 있을만 했다. 상쾌제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상쾌를 한다면 겨울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다시 무리는 원래 일상으로 돌아왔다. 도스의 느긋함을 더이상 느끼지 못하게 된것은 아쉽지만, 이 곳은 살기에 적절하고, 아직 사냥법도 잊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이상이 무리 실험의 결과입니다."

 

"거참... 도스가 있으니 오히려 파국으로 치닫는게 기가 막히는 군요. 이 경우에는 오히려 도스가 일찍 죽은게 다행인걸까요?"

 

 사실 이 무리는 실험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무리로 일부러 환경을 조성한 곳이다. 인위적으로 도스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지만, 정작 도스는 무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죽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온걸까요?"

 

"머리가 나쁜 일반 윳쿠리들은 느긋하게 있는 것이 지상조건입니다."

 

"그것이랑 이 상황이랑 관계가 있는걸까요?"

 

"그리고 윳쿠리들은 안 그런듯 해보이면서 질투심이 정말 강하죠."

 

 윳쿠리들의 특징은 단지 느긋하게 있는 것뿐이 아니라, 질투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자신보다 더 느긋한 상대를 두고보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집선언을 하는 것, 자신을 사육 윳쿠리로 하라고 하는 것, 고아윳의 집을 빼앗는 것 모든 것이 질투심에서 비롯된 행위죠."

 

 자기가 사는 곳보다 더 나은 곳에 다른이가 사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한다. 이는 인간을 대상이라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자기는 들윳 생활을 하는데 다른 윳이 사육 윳쿠리로 사는 것은 두고 보지 못한다. 자신도 사육윳이 되어서 최소한 저 사육윳과 같은 위치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정 안된다면, 저 사육윳을 죽이고 그 자리를 빼앗자. 그리고 저 사육윳이 즐기는 느긋함을 자기가 갖자고 생각한다.

 

"집선언과 사육윳으로 하라는건 이해가 되는데, 고아윳의 집을 뺏는건요?"

 

"자기가 느긋하고 싶은것, 편하게 집마련하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자기보다 어린것이, 자기가 어릴때보다 더 빨리 독립했다는 걸 질투하는 겁니다. 나는 이렇게 성체가 되서 어엿한 하나의 윳쿠리가 되었는데, 작은 녀석이 어딜 기어오르느냐라는 거죠."

 

"전후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현재 상태만 보고 그런 생각을 하는건가요?"

 

"그런거죠. 또한 질투의 대상은 몸첨부나 도스도 예외가 아닙니다. 자기보다 특이하거나, 더 느긋해보이거나. 그걸 두고 볼 수 없는거죠."

 

 야생에 몸첨부는 극도로 희귀하다. 보통 야생의 몸첨부는 대부분 포식종들뿐, 일반종에서 몸첨부가 확인된 경우는 손에 꼽힌다. 자기와 같은 윳쿠리면서 자기보다 더 편하고 특이한 몸을 질투하고, 제제를 가하는 것이다.

 

"그럼 도스는요?"

 

"도스는 강합니다. 또한 은은한 오오라로 저항할 수 없게하죠. 대신 윳쿠리는 그 느긋함을 이용합니다. 도스는 다른 윳쿠리보다 느긋한 윳이니, 마땅히 그 느긋함을 우리에게 바쳐야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들의 느긋함또한 즐기겠다. 매우 자기중심적인 생각이지만, 책임감이 강한 도스는 무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도스들의 결과는 두가지로 나뉩니다. 무리를 잃고 나서 교훈을 얻느냐, 그러지 못하고 죽느냐."

 

"그 질투만 없어도 더 잘 살 수 있을텐데 말이죠..."

 

"뭐 윳쿠리가 괜히 윳쿠리겠습니까?"

 

 남자는 다시 화면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겨울 준비를 마치고 월동을 위해 입구를 틀어막는 무리의 모습이 보인다. 무리로는 괜찮은 윳이지만, 실험에는 실패했다. 원래 목적은 도스가 어디까지 생겨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것이였지만, 저들은 한 마리의 도스조차 감당하지 못했다. 달리 말한다면, 저 무리는 도스가 주어지기엔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한 무리에게 그 다음의 관심은 아깝기만 할 뿐입니다. 얼른 팔고 다른 실험하죠"

 

 어차피 인공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윳쿠리의 사는 곳도, 무리의 범위도 전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 어디에 몇마리가 살고 있는지까지 전부 파악하고 있다. 이미 월동을 한다고 전부 집으로 들어갔다. 실험하던 사람들도 이 무리엔 관심을 끄기로 했다.

 

---------------------------------------------------------------

 

"그럼! 우걱우걱타임 시작하겠다제!!!"

 

 12월 중순. 차가운 바람을 결계로 막고 마리사의 가족은 월동식량을 먹고있다. 마리사는 의기양양했다. 도스가 나타났을때 누구보다 많은 아이를 낳았고, 자신이 모은 식량도 누구보다 많이 모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기를 닮은 마리쨔와 아내인 레이무를 닮은 레뮤 6마리. 참으로 느긋할 수 있다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물론 너무나 많은 입은 거침없이 월동식량을 먹어치우고 있을 뿐이지만, 마리사가 보기엔 식량은 아직 많았다. 어디까지나 윳쿠리입장에서 많을 뿐이었지만, 마리사는 개의치 않았다.

 

콰-콰앙!!!!!!

 

 그렇게 식사를 즐기는데, 굉음과 함께 입구를 막은 결계가 파편이 되어서 집안으로 들어왔다. 식사를 즐기던 아기들은 굉음에 놀라 시시를 식량에다 지리고 있었다.

 

"느? 무슨 일인고제!!!"

 

 마리사가 밖으로 나가보니 거대한 손에 자신이 찾은 집을 부수고 있었다. 하나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거대한 손들이 이웃집 앨리스, 친구 마리사. 간부 첸의 집을 비롯해 무리의 집을 부수고 있었다. 굉음속에서 무리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무리에서 가장 강하다고 소문난 묭이 애용하던 나뭇가지와 함께 손에 눌려 찌부러지자, 마리사는 바로 집안으로 들어왔다.

 

"레이무! 아가야 당장 도망칠 준비를 하라제! 위험한고제!!"

 

 상황의 위험함을 알고 도주준비를 시키는 마리사. 하지만 어디로? 집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아기들은 울고불고 하느라 인사불성상태이고, 레이무도 당황해서 허둥지둥한다. 도주는 커녕, 진정시킬 수도 없다. 어떻게든 진정시켜도 입구는 하나뿐인데, 그곳으로 나가면 거대한 손과 마주해야한다. 어떻게든 집을 빠져나간다 해도 그 다음엔 어떻게? 마리사가 봤을땐 세상 곳곳에 거대한 손들이 들어차 있었다. 어떻게든 피난처를 찾는다고 해도 이미 찬바람이 몰아치고, 나무들은 낙엽이 져서 앙상해진 상황. 그나마 살아있는 풀들도 낙엽에 의해 감추어진지 오래다. 어두운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듯하다. 먹이도 구할 수 없고, 새로운 플레이스를 찾을 시간도 없다.

 

"도스만... 도스만 있었더라도..."

 

 실제로 도스가 있어도 이 상황은 막을 수 없었겠지만, 마리사는 도스를 생각한다. 도스가 있으면 저 특이한 침입자들도 무리없이 격퇴했을 것이다. 하지만 도스는 없다. 어째서? 왜? 아무리 생각을 했지만, 그 느긋한 도스가 어째서 죽었는지 마리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무리는 한 순간에 사라졌다. 반항하던 윳들은 전부 찌부러졌고, 집안에서 숨어서 벌벌떨던 윳들은 전부 생매장당했다. 도망친 윳들도 얼마안가 내린 눈에 의해 죽어갔다. 어떻게든 피난처를 찾은 윳들도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속에서 죽어갔다.

 

---------------------------------------------------------------

 

"하여튼! 그딴 실험하겠다고 진짜. 제때 팔지 겨울에 뭐야 이게!"

 

"이런 입지 좋은 땅에 윳쿠리나 키우다니, 과학자들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현재 이곳은 한창 골프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평탄한 땅에 딱 좋게 조성된 경사와 숲을 가로지르는 하천은 골프장으로 만들기 아주 좋은 곳이라 이전부터 관련업체에서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었다. 실험 중이라고 계속 팅기다가 이번 겨울에 성사되어서 이제 시공에 들어간것이다.

 

"아오 개xx들 지들 싼 x도 처리 안하고 가네."

 

 포크레인을 운전하던 운전수가 욕설을 내뱉었다. 연구진들이 윳쿠리를 그대로 남겨두고 가서 한 겨울에 직접 구제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참으로, 정말 참으로 고맙게도 무리의 윳쿠리가 사는 집을 표시한 지도를 주었다. 연구소를 불태우고 싶을 정도로 쓸데없이 고마운 배려였다. 그리고 현재 포크레인 삽으로 하나하나 집을 철거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파츄리는 무리의 장으로 침입자들과 협상을 무큨퓻ㅇ!!!!"

 

 갑작스레 튀어나온 파츄리가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추운날씨에 쓸데없는 바람도 싫고, 빨리 작업을 끝내고 싶은 생각에 곧바로 뭉개버린다. 어차피 윳쿠리다. 자기들 얘기만 하면서 화만 돋구겠지.

 

 무리의 윳은 숫자는 많았지만, 포크레인 5대로 정리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차피 골프장을 세워야하는데 땅을 한번 갈아엎어야한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행했을 뿐이다.

 

 도스가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 무리가 사라지는 것은, 해가 떠있는 시간만으로 충분했다.

 

-끝-

 

 윳쿠리들의 질투 = 나보다 느긋하게 있는 건 싫다. = 나만 느긋하고 싶다. = 이기주의

그런 의미에서 제목이 느긋함 이기주의로 됐습니다.

은근히 님비, 핌피현상이 떠오르는 군요ㅋㅋㅋㅋㅋ

  • profile
    류민혜 2016.05.04 08:37
    인간이 하는 멍청하거나 못된 짓들을 뉴스에서 찾아다가 당사자들의 지능을 좀 깎아놓으면 훌륭한 윳쿠리 소재가 되지요(?)
  • ?
    고래밥 2016.05.04 08:37
    대부분 현명한 도스가 나오는 자멸계는 저렇게 진행되지요.. 그런 경우가 아니어도 저렇게 진행되는 수가 많이 있죠.. 이기주의를 가지지 않은 무리였다면 좋았겠지만 학대물에서 그런 상황은 거의 꿈의 이야기죠.. 누가 이 경우를 좀 바꿔서 색다르게 변화시키면 좋을텐디.. 본인은 필력이 딸려서 ㅠ.. 그리고 보통 도스가 몇십마리 있던가 말던가 결국은 인간에게 터얼리는데 도스종과 희귀종, 포식,일반종 등등 모두 힘을 합해 인류의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그런 작품도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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