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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13:12

사나에가 살아남는 법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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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사나에는 엉성한 결계를 뚫고 이 윳쿠리 플레이스를 떠났다.

귀밑털이 들고 있는 마리사종의 모자엔 옛 주인이 이별 선물로 한가득 놓아주었던 윳쿠리 푸드가 담겨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무리는 답이 없다. 사육 윳쿠리 특유의 까다로운 입맛, 잊혀진 야생에서의 생존법 등. 그나마 장점이 있다면 머리가 좋다는 것 과 신체적 능력이 일반적인 길 윳 보다는 뛰어나다는 것 이라지만, 오히려 거기서 나오는 자부심이 있기에 사나에의 말을 순순히 들으려 들진 않을 것이다. 사나에는 어디까지나 동등한 윳쿠리니까.

그래선 안된다. 그렇기에 가차없이 이들을 내버리고, 여러 면에서 유용한 마리사종의 모자를 훔쳐냈다. 나무 밑의 윳쿠리 플레이스는 적당히 돌로 막아놨다. 즉, 완전범죄라 이거다.

그렇다, 사나에는 게스끼가 있는 윳쿠리다. 그녀는 스스로만을 위하는 영악한 윳쿠리다. 허나 어찌하겠는가? 게스건 선량하건 공평하게 죽는 세상이거늘 데이부가 되어 편하게 사는게 어쩌면 더 좋을수도 있겠지.

사나에는 스스로가 악행을 저질렀으며 게스끼가 보인다는걸 알고있다. 허나 반성하지도 고칠 생각도 없었다. 인간에 대적할 수 있는 도스 마저도 인간에게 비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게 이 세계다. 입맛 교정을 위해 잡초를 윳쿠리 푸드에 섞고 입안에 넣는다. 씁스름한 맛이 퍼진다.

엑 하고 살짝 뱉어낸다. 역시 힘들긴 하다.

훔쳐낸 마리사종의 모자를 다시 머리에 쓴다. 이 모자는 정말 유용하다. 지능이 낮은 윳쿠리를 상대로 변장하기에도, 무언갈 보관하기에도, 물을 건널 때 (라곤 해도, 사나에는 애완 윳 시절 맞은 주사 덕에 녹지 않는다...) 에도 쓸만하다.

적당적당히 산을 탐색한다. 이 산은 옛 주인과도 몇번 와봤다. 윳쿠리 보호 구역이니 만큼 들 윳쿠리 말고는 딱히 걱정할만한건 없다. 아니, 어쩌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위험하긴 하지만.

아니, 확실히 위험하다. 지금만 해도 레미랴의 둥지가 보이니까. 적어도 정면 승부라면 맞설 자신은 있다. 나뭇가지만 물어도 터뜨려 죽일 자신이 있으니까. 레미랴는 은근히 단순한 행동 패턴을 가진 포식종이니 만큼, 사나에가 파악하고 피해다니는건 어렵지 않다. 그렇다 해도, 포식종이다. 윳쿠리를 먹는 생명체라 이거다.

서둘러 집터를 찾는다. 집은 폭우가 오거나 눈이 와도 버틸수 있게끔 설계해야 한다. 산을 좀 오르니 괜찮은 플레이스를 찾았지만 이미 어떤 무리가 차지하고 있기에 포기하고 좀 떨어진 곳에 짓기로 했다.

나무 뿌리 밑에 짓는건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다. 물이 들어오거나 눈에 입구가 막힐 위험이 있기에 더 신중하게 짓기로 했다.

"마윳크레프트 하던게 생각나는데, 그건 게임이었어. 이런 더러운 윳생같으니."

완공된 집은 넓지막 했다. 창고와 거실이 전부였지만.

화장실? 안쓴다. 사나에 종은 믿음만으로 본능을 극복할 수 있고, 대부분의 펫 윳쿠리 사나에는 어릴적에 그런 훈련을 받는다. 믿음 구현화 능력이 강한 사나에종만이 가능한 일이다.

창고에 마리사의 모자로 운반해온 푸드를 쏟아낸다. 모자의 운반 기능을 낭비할수는 없다. 이 푸드는 꽤나 장시간동안 보관할 수 있으니 유용하게 쓸 수 있을거다.

혼자 살기엔 넓지막하지만 뭐 어떤가. 크고 아름답다.

적당히 뒹굴거리다가 마리사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섰다. 결계를 지나 발견한 것은 저 멀리서 사냥중인 윳쿠리들과 적당한 식물들.

무리에게 접촉할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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