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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pi - 닥터 윳쿠리 0 ~ 4 미완

by 류민혜 posted Oct 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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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1234
원출처 : NAVER CAFE 숨은 은신처


[단편] 닥터 윳쿠리 - 프롤로그
1234(elpi****)
2014.09.24 02:43



“늣……. 퍄퍄……. 아빠아....”

“느으으으으! 아가야아!! 느긋하게 나으라구우우!!”

"늇, 동쨍아! 아쀼지먀아아!!!"




도시의 인적드문 구석. 윳쿠리가 살기엔 최적의 환경인 이 곳에 한 길윳 일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이들은 도시의 길윳들이 그렇듯이 꾀죄죄하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몸이 홀쭉한 만쥬들이었다.




“느으, 큰일이라구……. 큰 병씨인 것 같은데 병명씨를 알 수 없다구…….”




어미 레이무가 연신 아기 마리사의 뺨을 할짝대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느긋하게 알고있다구, 하지만…….”



아비 마리사가 착잡한 표정으로 말한다. 멍청한 윳쿠리의 두뇌가 문제가 아니었다. 길윳으로 오래 버텨오면서 산전수전을 겪은 아비 마리사마저도 자기 새끼의 아픔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약은커녕 하루하루 버텨나갈 먹이도 구하기 힘든 그들이었다.




“느…, 늣.”




아기 마리사는 아기윳들이 으레 하는 울음도 터뜨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는 울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마, 마리사! 어떻게든 좀 해보라구!”

“나도 알고있다구! 하지만, 하지만…….”




답이 없었다. 지금 아기 마리사의 상태로는 먹이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정말로, 아비 마리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자기가 아닌 다른 윳쿠리라면……, 아니, 혹시.




“느……. 잠시 나갔다오겠다구!”




그렇게 말하며 아비 마리사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윳쿠리라고는 볼 수 없는 속도로 뛰쳐나갔다.

아비 마리사는 길가의 행인들을 예의주시했다. 다행히도, 마리사는 다른 윳쿠리들처럼 인간씨에게 함부로 달려들지도, 인간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다른 동족들과는 달랐다. 마리사는 그들의 표정을 읽었다. 조금이라도 느긋할 수 있는 표정을 짓는, 거기다 펫 윳쿠리를 키우는 애호파라면 더할나위 없었다.




“응?”



한 남자가 숨어있는- 마리사만의 견해로써.- 마리사를 보고 다가왔다.



“길윳은 이제 이런 길가엔 잘 나타나지 않는데.”


“느, 느읏?!”




숨어있는 것이 들킨 것을 뒤늦게 눈치챈 마리사는 쪼그려 앉아 자신을 보고있는 인간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느긋하게 있으라구!’ 라고 외쳐줄 듯한, 매우 윳쿠리(느긋하게)스러운 표정의 오빠야였다.




“이, 인간씨! 졔발 마리사를 도와주세여어어어!!”




이 인간의 표정에는 당장의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을 냅다 걷어차버리지도 않았다. 인간을 비교적 능숙하게 피해다녀 인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마리사는, 일단 자신의 직감을 믿고 얼굴을 바닥에 찧으며 빌었다.




“마리사의 아가야가 주거가고 이써여!!! 졔발 느그타게 도와주시면 어떠케든 사례하겠슴미다아아!!!”




마리사는 운이 좋았다. 첫째로 자신이 연기를 할 만큼 똑똑한 윳쿠리로 태어나지 않은 것, 다른 하나는 이 남자를 만난 것.




“… 그거 큰일이네. 일단 느긋하게 안내해줄 수 있겠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느, 느으!!! 가, 감사함미다아아아!!”




마리사는 하루종일 인간 씨에게 구걸하거나, 자신이 어느정도는 맞을 각오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다행히도, 마리사는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인간 씨를 만났다. 마리사의 눈에 설탕물이 줄줄 흘러넘쳤다.




“이쪽임미다! 느, 느그타게 따라오세여!”



마리사가 황급히 고개를 돌려 행인을 재촉했다. 남자는 일어나서 느긋하게 그의 뒤를 따랐다.







---



오랜만입니다.



[단편] 닥터 윳쿠리 - 1
1234(elpi****)
2014.09.25 02:19



마리사의 집은 꽤 귀찮은 위치에 있었다.

수고스럽게도 그들은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오지 않을 건물과 건물 사이, 그것도 절묘하게 보이지 않는 틈에 박스를 설치해놓고 있었다. 남자는 이것을 꽤 흥미롭게 여겼다.




“느, 느! 여기라구! 여기가 마리사의 집씨라구!”




마리사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남자를 주시했다. 혹시나 자신의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연기를 한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그의 표정은 매우 단호했다.




“그럼, 아픈 녀석을 좀 보여주겠니?”




남자는 예의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상자 안은 갑자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백이면 백,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레이무가 황급히 대비하는 중이리라.




“늣, 레이무, 마리사가 왔다구!”


“마, 마리사……?”



레이무는 벌벌 떠는 표정으로 마리사와 그 뒤에 우뚝 선 인간 씨의 발을 바라보았다.




“마, 마, 마, 마리사, 도, 도망……. 이, 인간씨…….”




이전에 엄청나게 당한 것인지, 레이무는 공포에 질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를 안심시키려 말했다.




“늣, 걱정할 것 없다구, 여기 인간씨는 마리사들을 도우러 와주었다구!”


“아, 아니야……. 이, 인간씨는…….”

“……크기를 봐서는 이 레이무가 아기는 아닌 것 같네.”



남자가 고개를 숙여 상자 안을 바라보았다. 레이무는 거의 실신할 듯한 모습이었다.




“느기야아아아아아! 레, 레무 도망간다구! 레무 죽기시러어어어어!!!”


“레, 레이무! 느긋하게 진정하라구!”



레이무는 팥소거품까지 물어가며 발작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상자 안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고, 그들의 집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느, 느! 레, 레이무!!!”

“뉴……. 오쬰지, 츕…, 땨규……?”

“뉴… 뉴웃 먀먀……. 뉴규땨지 묘따게 시뀨롭땨규……?”




아기 윳쿠리들은 이런 난장판이 된 상황에서도 천천히 일어났다. 아마 성장이 가장 활발할 시기에 먹지도 못해 기력이 다 쇠진한 탓이겠지. 남자는 그런 아기윳들을 관찰했다. 유난히 키가 작고 짜부러진 듯 한 아기 마리사. 이 녀석이 아마 문제였겠지.




“늇?”




남자의 손의 온기 탓인지, 아니면 기력이 없어서인지, 아기 마리사는 아무런 저항 없이 주워들어졌다.




“아가야를 느그다게 내려나아아아아아!”




어미 레이무는 진정하지 못한 듯 남자에게 달려들었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남자가 뻗은 손에 가로막혔다. 보통의 성체 윳쿠리도 맨 몸의 인간에게는 무기력할 터인데, 굶은 윳쿠리야 말이 필요없었다.




“레이무!!! 느긋하게 진정하라구!”



보다못한 마리사가 레이무를 말렸다.




“느! 느긋하지 못하게 놓으라구 마리사! 인간씨는 느긋할 수 없다구! 아가야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구!”

“늣……. 하지만 우리 힘으로는 아가야를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구……. 인간씨를 믿어보자구…….”




마리사는 무기력한 자신을 자책하며 말했다. 그 의견에는 레이무도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두 윳쿠리는 다행히도 똑똑했다.




“뭐, 곰팡이가 피고 그런 건 아니였군.”




남자는 간단하다는 듯 가방에서 미스트 같은 무언가를 꺼내 아기 마리사의 몸에 뿌렸다.




“늇?!”


“아가야에게 무슨 짓을 하는거냐구!”



레이무는 다시 한 번 달려들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마리사에게 제지당했다.




“늣! 아가야도 돕지 못한 무능한 마리사는 느긋하게 비키라구!”

“느?! 무, 무느응?”




마리사 종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 그것은 바로 자신이 무력감을 느꼈을 때다. 자신의 아가야를 돕지 못한다는 그 무력감은 부성애에 가려 느끼지 못했지만, 자신의 반려에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듣게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레이무는 느긋하게 그 말 취소하라구!”

“느늣, 레이무는 맞는 말씨를 했다구! 취소할 수 없다구!”



남자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씩 웃고 손에 쥐었던 아기 마리사를 내려놓았다.




“느, 아, 아가야?”




레이무가 바라본 아가야는 영양도 받지 못하고 태어난 탄생 이래로 가장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뉴웃, 먀먀, 퍄퍄, 뉴뀨따게 이쮸랴규!”


“느으읏……. 느, 느긋하게 있으라구우우!”



건강해진 아가야와 그 아가야가 말하는 마성의 말, ‘느긋하게 있으라구’는, 부부싸움 중이던 그 분위기를 완전히 지워버리는데 성공했다.




“인간씨! 느긋하게 고맙다구!”
“인간씨, 고맙습니다!”

“뉴규찌! 뉴규찌!”

“동쨍아, 이제 뉴규따게 이쨔규!”




마리사 일가는 제각각 감사를 표했다. 남자는 예의 웃음으로 화답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 근데 너희들, 이제 집은 어떻게 할거야? 완전히 무너졌는데.”

“늣……? 집씨?”



마리사는 불현듯 깨달았다. 레이무가 자기들의 집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은 사실을. 행복 뒤에 찾아온 불행에, 일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축 늘어졌다.




“할 수 없군.”




남자는 또다시 예의 가방을 뒤적이더니 종이봉투와 솜뭉치를 꺼냈다.




“내가 집을 들고다닐 순 없는 노릇이고……. 일단 이정도로 만족하라고.”




물론 종이봉투의 크기는 아기윳들만이 들어갈만큼 작다. 하지만 바닥으로 쓰던 아기들을 보호해주던, 알아서 사용하겠지.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쿠키를 뜯어 던져주었다.




“늣, 달콤달콤씨!!!”

“댤껌댤껌!”




며칠동안 굶은 윳쿠리들은 모처럼 얻은 식량을 어떻게 아껴먹을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걸신들린 듯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남자는 말없이 그것을 지켜보더니 일어났다.




“그럼 느긋하게 있으렴.”




남자는 좁은 골목에서 나가려 했다.




“느읏, 기다리라구!”




마리사의 부름에, 남자는 마리사를 내려다보았다.




“아가야를 구해주고 달콤달콤씨까지 줘서 고맙다구……. 혹시 이름씨를 알 수 있겠냐구?”



물론 마리사의 이 말은, 영상매체에서 항상 도움을 받고 이름을 물어보는 그 클리셰를, 우연히 주워들어 써먹은 것이다. 윳쿠리들에게 인간의 이름을 구분할 정도의 지능은 없었다. 남자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변덕을 부리고 싶었는지,




“아, 난 닥터 발렌티노라고 한단다.”




발렌티노가 웃었다.





[단편] 닥터 윳쿠리 - 2
1234(elpi****)
2014.09.27 01:58


“느읏! 어제의 인간씨! 느긋하게 반갑다구!”




발렌티노는 자신을 부르는 아비 마리사를 기억하고는 느긋하게 웃어보였다.




“또 만났구나. 아가야는 잘 지내니?”

“늣, 물론이라구! 하지만 먹이씨를 구하기가 힘들어 걱정이라구…….”




마리사가 말했다. 당연하게도, 아기윳이 한 마리면 모를까 두 마리가 된다면 도시에서 먹이를 구하는데는 애로사항이 꽃필 수밖에 없다.




“그거 참 안됐구나.”




그는 무심한 척 하며 웃으며 대답했다.




“느으……. 인간씨. 염치없는 말이지만 조금이라도 밥씨를 줄 수 없냐구……? 꼭 달콤달콤씨가 아니라도 된다구…….”

“그건 그렇고, 어제 너의 아가야를 다시 볼 수 없겠니? 어제는 응급처치만 했지만, 네 아가야는 생각외로 병세가 심각하던데.”

“늣?! 사실이냐구!?”




마리사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발렌티노는 예의 그 가방에서 약병을 꺼내며 말했다.




“이건 윳쿠리 용으로 만들어진 알약인데, 웬만한 병은 금방 싹 나아. 이걸 주면 아마 느긋해질 수 있을거야.”

“야, 약씨?!”




마리사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알약 씨를 바라보았다.




“늣, 고맙다구 인간씨!”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는 알약을 낚아채려 했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손을 들며 그런 마리사를 피했다. 당연히 마리사는 바닥에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아퍼어!!”




마리사가 땋은머리로 얼굴을 문지르며 말했다.




“이건 꽤 비싼거라, 공짜로 줄 순 없단다.”

“느……?”




마리사의 표정이 서글퍼졌다. 마리사는 ‘돈’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니, 인간은 커녕, 윳쿠리들과의 거래도 하지 못할만큼 빈궁했다.




“하, 하지만 마리사는 지금 가진게 없다구…….”


“그럼 어쩔 수 없구나.”




발렌티노는 웃음을 거두고 일어나며 가던 길을 재촉하려 했다.




“느, 느으! 이, 인간씨! 느긋하게 기다려보라구!”



마리사는 그런 발렌티노를 막아서려 했지만, 제동을 걸지 않은 발렌티노의 발에 차여 잠시 공중에 떠 날아가버렸다.




“느기익!”


“잠깐……! 위험하잖니.”



발렌티노가 마리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마리사는 눈 사이가 욱신거렸지만, 금새 바닥에 엎드리며 빌기 시작했다.




“인간씨 부탁이라구! 아가야가 아프다면 그 약씨가 필요하다구! 무슨 일이든 할 테니까 느긋하게 그 약씨를 마리사에게 달라구……!”


“음, 무슨 일이든 하겠다구? 하지만 넌 지금 네 가족도 먹여살리기 힘들잖니. 난 능력없는 윳쿠리와는 거래하지 않는데…….”



마리사가 정곡을 찔려 움찔했다. 그것은 자신의 무능을 완전히 수긍한 것이 아니었다. 마리사는 그 어리석은 팥소뇌로 어떻게든 자신의 무능을 부정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서 눈앞의 인간씨를 설득해야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이 자신의 무능함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임을 모른 채.




“부탁한다구우우우!!! 제발, 마리사를 도와달라구우우우!!!”




발렌티노는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뭐 그럼, 너를 시험해볼 겸 간단한 일을 주도록 할까.”

“늣! 시켜만 달라구!”


“난 윳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너처럼 곤란한 윳쿠리를 도왔던 거야. 하지만 나 혼자서는 너희들을 모두 도와줄 수 없어. 너희들은 사람들을 경계하니까……. 그러니까 만약 이 약을 받으면, 다른 곤란한 윳쿠리들도 도와주도록 해. 그게 조건이야.”

“느읏! 마리사에겐 쉬운 일이라구!”



발렌티노는 웃었다.

사람들에게 빌붙지 않고는 자기 자식 하나 돕지 못하는 이 무능한 윳쿠리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떤 논리회로를 통해야 나오는 것일까.




“그럼 그 윳쿠리들을 도우려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할테니……. 내가 알고있는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로 너희들부터 이사하는게 좋겠구나.”


“느으! 그, 그런곳이 있냐구?!”


“음, 사람도 잘 오지 않는 곳이니까, 윳쿠리들이 많아도 문제가 되지 않을거야.”




발렌티노가 마리사를 이사시킨 곳은 건물의 폐허였다. 콘크리트만 남은 폐허의 바닥은 딱딱하고 차가웠지만, 그 공기는 적당하게 시원해, 매우 느긋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주 넓고 적절한 밝기는, 마리사 일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렌티노를 보고 게거품을 문 레이무에게 약간의 뇌물과 마리사의 설득이 필요했지만.




“뉴늇! 엄쪙 뉴규딴 고시랴규!”

“이교슬 레뮤의 윳전으로 한다규!”

“느으, 매우 느긋할 수 있는 곳이라구……. 인간씨, 고맙다구!”



마리사가 발렌티노를 보며 말했다.




“그럼 이제 약속을 지킬 시간이구나. 여기, 일단 두 통을 줄게. 부족한 약도 줄 겸 네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나 수시로 확인하러 올테니, 딴 생각은 하지 마렴.”


“늣! 마리사는 약속을 지키는 윳쿠리라구! 걱정 붙들어매라구!”



이렇게 말하는 마리사의 팥소 속에는 약간의 딴 생각이 숨어있었다.

마리사 종은 본디 뽐내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권력욕과도 연결되는데, 이 알약 씨는 그런 마리사의 꿈을 이루게 할 수 있는 보물로 보였다. 즉.




‘느느, 마리사가 인간씨에게 알약씨를 받고 낫게 해주면 마리사는 자연스럽게 존경받는 리더가 될 거라구. 모두를 낫게 해주면 모두 마리사를 느긋하게 생각할거라구.’




이런 생각이었다. 발렌티노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그럼 열심히 노력해보렴. 다른 윳쿠리들을 위해서도.”




이렇게 ‘닥터 윳쿠리’가 탄생한 것이다.



[단편] 닥터 윳쿠리 - 3
1234(elpi****)
2014.09.28 22:11


유감스럽게도, ‘닥터 윳쿠리’의 시작은 매우 미미했다. 그도 그럴것이 약이 있어봤자 마리사는 먹이를 구하기에 급급했고, 약이 있는 것을 마리사들만이 알고있는 이상 다른 윳쿠리들이 알아서 찾아올수도 없었다.




“느으……. 큰일이라구.”




인간 씨의 말로는, 아가야는 꽤 장기적으로 자신이 주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도 오지 않으면, 인간 씨는 굉장히 실망할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무리의 리더가 되는 자신의 꿈도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말했듯이, 마리사는 운이 좋았다. 이번에도 문제는 운좋게 해결되었다. 순전히 요행으로.




“늣, 느으읏…….”



윳쿠리가 많은 도시 외곽에, 한 파츄리가 힘없이 쓰러져있었다. 마리사는 이것을 행운이라 생각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파츄리!”

“무큐웃……?”




파츄리는 힘없이 마리사를 바라보았다.




“무큣……. 파체는 지금 느긋할 수 없다구…….”



그것은 명백했다. 겉이 바싹 마른 파츄리는, 아무것도 먹지 못해 이제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렇게 비추어보면, 파츄리 역시 운이 좋았다.




“느읏, 이것을 먹어보라구!”



마리사가 모자에 넣어놓았던 약통을 열고 알약을 꺼내고는, 파츄리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것은 매우 달았다.




“무큐?”




놀랍게도, 다 죽어가던 파츄리는 힘이 셈솟더니, 몇 십초 이내에 완전히 활기를 되찾았다. 처음 사용해보는 마리사 역시 놀라울 지경이었다.




“무큐, 느긋하게 감사하다구! 무척이나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네!”

“느헤헤, 과찬이라구.”




마리사는 약의 효과를 보고는 우쭐해졌다.




“혹시 다른 윳쿠리들이 있는 곳이 어디있는지 알고있냐구?”



그리고 혹시모를 기대감과 함께 물어보았다. 이미 도시의 길윳들은 마리사처럼 다른 윳쿠리도 모르게 숨어살거나, 이렇게 도시 외곽의 뒷산에 숨어사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이라구! 다른 윳쿠리들도 파체처럼 아픈 윳쿠리들이 많다구……. 혹시 마리사가 도와줄 수 있겠냐구?”

“늣! 물론이라구! 어서 느긋하게 안내하라구!”



‘느긋하게’ ‘어서’ 안내하라는 것은 어떻게 안내하는 것인지 불분명했지만, 윳쿠리들에게 이러한 사소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큣, 따라오라구!”



파츄리가 힘이 넘치는 움직임으로 마리사를 안내햇다. 마리사는 그 뒤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산 속의 윳쿠리들이라고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먹이를 구하다 등산객들에게 죽는 윳쿠리가 많아져, 윳쿠리들은 두려움에 떨며 먹이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게 되었고, 죄다 영양실조에 걸려버린 탓이었다.




“느읏?! 힘씨가 난다구!”



물론, 마리사의 알약 씨 덕분에 전원 활기를 되찾았지만 말이다.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할지 모르겠다구……?”




윳쿠리들이 일동 마리사에게 말했다. 마리사는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윳쿠리의 표현으로는, ‘새씨가 된 것 같아!’, 정도로.




“느흠!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구!”


“무큣, 우리 모두 마리사에게 빚씨를 졌다구……. 우리들을 계속 도와주었으면 한다구!”




은혜를 입고서는 그 은혜를 계속 입으려 하다니, 참으로 윳쿠리다운 수동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리사에게 이는 절호의 기회였다.




“늣, 그렇다면 마리사가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소개하겠다구. 모두 마리사를 따라와줄 수 있겠냐구?”



이 의견에는 전원 찬성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산속에는 이미 풀, 벌레밖에 먹을 것이 없었다. 반면에 인간 씨의 위협이나, 그에 견줄 것도 없이 산새나 청설모 같은 작은 짐승도 윳쿠리들에게는 무서운 포식자였다.


그렇게 마리사는, 한 무리의 윳쿠리들을 자신들의 거처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그 와중에 마리사가 한 것이라고는 약을 건네준 것과 걸어가는 수고 뿐이었다.








발렌티노는 할 일없이 마당에 앉아있었다. 





“요즘은 길가에도 씨가 말랐네…….”




낮게 탄식하며 발렌티노가 말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최근 새로운 녀석들을 만난 것일까. 덕분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좀 덜떨어지는 놈이지만 말귀는 알아먹는 녀석이니, 아마 잘 하겠지.”




과정이 어찌되었든, 발렌티노의 말대로 마리사는 해냈다. 건물 폐허는 이미 윳쿠리들의 둥지로 변해있었다.




“느읏?! 인간씨이이!”




윳쿠리들은 발렌티노를 보고 기겁했지만, 닥터 마리사만은 그를 반겼다.




“늣! 인간씨! 오랜만이라구!”

“하루 만이지만. 단 하룻밤만에 이렇게 많은 윳쿠리들을 치료해주다니, 대단하네 마리사는.”

“늣! 부끄럽다구!”



마리사가 땋은머리로 머리를 긁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그럼 약속대로 네 아가야를 좀 봐야겠구나.”


“늣! 느긋하게 이쪽으로!”




상전 노릇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마리사는 쌓여있는 잡동사니 위에 집을 지어, 다른 윳쿠리들과는 다르게 높은 위치에 집을 지어놓았다.




“뉴웃! 전의 뉴규딴 어빠야! 뉴규따게 이쮸랴규!”



아기 마리사는 발렌티노를 기억하고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땋은머리를 연신 파닥였다. 어미 레이무는 경계심이 풀렸는지 어쨌는지, 그를 보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잘 있었니? 몸은 좀 어때?”

“늇! 완저니 뉴규딸 슈 이따규! 오빠야 덕뿌니라규!”

“쑥스럽네. 하지만 또 아프면 안되니까 앞으로 주사를 맞자꾸나.”



그렇게 말하며 발렌티노는 가방에서 주사를 꺼냈다. 주사기에는 윳쿠리의 팥소와 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있었다.




“뉴웃?!”



그러나 주사바늘의 그 모습은 역시 느긋하게 보이지 않았는지, 아기 마리사는 조금 놀란 듯했다.




“조금만 참으렴.”


“뉴늇! 하뉴를 나뉸고가태!”



발렌티노는 아기 마리사를 들고는 손에 올려놓았다. 작은 아기 마리사의 따뜻한 몸은 발렌티노의 체온을 느끼고 연신 부비대었다.




“자, 그럼-”



하지만 주삿바늘이 다가오자 놀라며 땋은머리를 파닥여대기 시작했다.




“뉴뉴늇?! 오쫀지 뉴규딸 슈 없따규! 치어달라귯?”



몰캉하고 따뜻한 것이 손에서 꿈틀거리자 약간 기분좋은 느낌이 들었다. 발렌티노는 그 감각에 약간 기분이 올랐는지 아기 마리사를 무시하고 그대로 바늘을 마리사의 피부에 찔렀다.




“뉴기기긱?!”



피부를 꿰뚫는 바늘의 감각에 마리사가 놀라며 온 몸을 흔들어댔다. 시시를 흘려대며 경련하는 그 모습에, 부모 윳쿠리들은 안절부절하기 시작헀다.




“느읏!? 인간씨, 지금 뭐하는 거냐구!”

“아가야를 개롭히지 마아!!!”



두 윳쿠리는 발렌티노의 얼굴에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어두운 이 곳에서 무방비 상태의 사람이 본다면, 틀림없이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것이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능숙하게 아기 마리사를 조금 세게 쥐면서, 손에 잡힌 만쥬의 움직임을 틀어막았다. 엄지 손가락으로는 시시가 튀어나오는 구멍을 눌러막으면서.




“느기긱- 마리쨔…, 개로뻐어…….”



주삿바늘이 충분히 들어감을 느끼고는, 발렌티노는 주사의 내용물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느붑-?!”



몸 안에서부터 차오르는 이물감에, 아기 마리사는 견디기 힘든 듯 입을 열려고 했지만, 발렌티노는 그것마저 막으며 말없이 투입을 계속했다. 마리사의 볼은 부풀어 오르고, 막은 입에서도 조금씩 팥소가 퓨슛거리며 튀어나왔다. 하지만 저항하지 못하는 아기 마리사의 눈은 터질 듯 씰룩거리며 눈물을 뿌려댈 뿐이었다.




“쓰레기 인간씨는 어서 레이무의 아가야를 내려놓으라구!”




레이무가 발렌티노의 허리께를 밀며 말했다. 발렌티노는 잠시 휘청이더니, 레이무를 깔고 앉는 꼴이 되어버렸다.




“느벡!”



다행히 그렇게 큰 체중이 실리지 않은데다, 성체 윳쿠리의 내구력으로 치명상은 면했지만, 그 통각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누, 누니…… 빠-”

“구, 구캑……쪄어…….”



주사의 내용물은 이미 다 들어가 있었다. 발렌티노는 일어나며 아기 마리사를 레이무 옆에 내려놓았다.




“느후욱, 느후욱-”


“느헤- 느헤엑, 느헤-”



두 윳쿠리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아기 마리사는 곧 호흡이 안정되더니, 점점 몸이 탱탱해지더니 눈이 반짝였다.




“뉴웃?! 오쪈지 히미 넘친다규!”



기력을 주체할 수 없는지 아기 마리사가 이리저리 동동 뛰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마리사는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잘 참았구나 마리사. 잘했어. 주사 씨는 인간 씨들도 무서워하는데.”




그렇게 말하며 발렌티노는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아기 마리사 앞에서 흔들었다.




“뉴뉴! 댤켬댤켬찌잇!”



마리사가 시시를 흘려대며 혀를 할짝거렸다.




“아하하, 보채지 말고. 여기 먹으렴.”



발렌티노가 초콜릿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마리사는 발정이라도 한 듯 초콜릿에 얼굴을 파묻으며 먹어댔다.




“유꺽- 유꺼억- 캐앵뽀오오오옥!”




기쁨의 시시를 여기저기 뿌려대며 초콜릿의 단맛을 느끼는 마리사. 그것을 보고 마리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느읏! 아가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뉴! 퍄퍄도 뉴규치 이써!”




아가야를 보는 마리사의 얼굴엔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발렌티노는 그것을 보고 약통을 건내며 말했다.




“너무 기뻐하진 마, 아직 다 나은게 아니니까. 다 나을때까지만이라도 너도 다른 윳쿠리를 돕는데 힘쓰렴. 그럼 난 가볼게.”


“느느느! 인간씨! 고맙다구! 다음에도 꼭 다시 오라구!”




마리사는 금괴를 다루듯 약을 조심스럽게 받아들며, 다시 오라는 말을 강조했다.

발렌티노는 웃음이 넘치는 마리사를 보고는, 따라 웃어보였다. 





닥터 윳쿠리 - 4
1234(elpi****)
2015.01.21 06:02




마리사는 매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짧은 윳생의 절정이라해도 무방할 것이다. 인간 씨가 준 약과 음식들은 매우 느긋할 수 있었고, 자기를 따르는 윳쿠리들은 몸이 나아지자 마리사를 따랐다.




“느늣, 마리사, 느긋하게 일어났냐제!”


“늣, 마리사! 느긋하게 잘잤냐구!”

“느으응! 모두, 느긋하게 반갑다제!”




모든 무리들은 마리사에게 친절했다. 그것은 일종의 선망이 섞여있기도 했다. 그들이 보기에, 마리사는 매우 유능하고, 느긋할 수 있었다.




“마리사, 이야기할 것이 있다구요?”

“느늣, 뭐냐제?”


“마리사는 대단하다구요. 이렇게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우리에게 소개시켜준데다, 윳쿠리를 낫게 하는 능력도 있다구요?”

“느헤헤... 과찬이다제...”




마리사가 쑥쓰러운 듯 땋은머리를 회회 내저으며 얼굴을 붉혔다. 물론 그 칭찬이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마리사를 리더로 삼고 싶다구요. 다른 윳쿠리들도 모두 동의했다구요.”


“느읏? 리더어?”




마리사는 약간 놀랐지만 어느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실제로 부탁을 받으니 놀람과 기쁨이 닥쳤던 것이다. 자기가 스스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과, 남에게 먼저 듣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어찌됐든, 마리사는 똑똑했다. 자신은 리더를 맡을 그릇이 아니라는 것 정도 알고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느느흠!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제. 하지만 조건이 있다제!”

“조건?”



말을 꺼낸 앨리스와 다른 윳쿠리들이 눈이 동그래지며 물었다.




“마리사는 기꺼이 리더가 되겠다구, 그래도 마리사를 리더라고 부르지는 말라구. 앞으로 마리사를 ‘닥터’라고 불러달라구!”




닥터 마리사’는, 그렇게 리더가 되었다.


마리사는 리더의 그릇이 아니라고 했지만, 운이 좋은 마리사는 다행히도, 매우 느긋한 무리들의 리더가 되었다. 산 속에서 무리를 유지하고 있던 그네들은 구심점인 마리사가 생기자, 뭔가 질서라도 생긴 양 체계화되었다. 먹이 씨를 구해오고, 적절하게 분배했다. 매우 똑똑한 윳쿠리들이었다. 그러나 리더의 자격은, 자기 주변 사람의 영향도 받는다. 윳쿠리도, 마찬가지였다.




“느으으! 마리사! 레이무는 배가 고프다구!”

“뉴규찌! 뉴규찌!”




아내 레이무가 마리사에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녀의 몸은 이전보다 훨씬 커져있고, 입가엔 지저분하게 음식찌꺼기가 남아있었다.




“느으... 레이무... 이미 밥 씨는 다 먹었다제...?”




마리사가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듯 능숙하게 레이무를 달랬다. 하지만 레이무는 고집불통이었다.




“느으으으으으윽! 레이무는 배!가!고!프!다! 고 했다구! 빨리 달콤달콤 씨를 가져오라구! 꼭 달콤달콤 씨가 아니라도 된다구!”



귀밑털과 살진 몸을 연신 흔들며 레이무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느늣, 하지만...”


“닥터! 이것 먹으라구.”



무리의 한 윳쿠리 파츄리가 그들의 언쟁을 듣더니 밥씨를 내려놓았다. 파츄리가 가져온 밥 씨의 양은 적은 양은 아니었다.




“파, 파츄리? 괜찮다제! 마리사는 마리사의 몫이 있다제?!”




마리사가 질색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거절하려 되려 파츄리에게 그것들을 내밀 찰나.




“느후웃~!”




레이무는 그 몸에서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다가와, 식량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느아아아아! 레이무 뭐하는 거냐제에에에!”


“먀먀, 레뮤도, 밥찌!”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레뮤는 밥 씨의 냄새를 맡고 다가왔다. 이제 꽤나 상태가 호전된 모습이었다.




“느흐윽, 우꺽- 우꺼어억-”




레이무는 그런 자기 새끼의 목소리도 듣지 않고, 게걸스럽게 눈 앞의 먹을거리를 탐하고 있었다.




“먀먀아-”


“느부욱, 꺼지라구!”



홱. 꽤나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아기 레뮤는 잠시 하늘에 떠있었다.




“하뉴를 나뉸 고...?”



털썩.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레뮤는 차가운 바닥에 떨어졌다. 치명상은 아니겠지만, 질리도록 말하다시피, 아기 윳쿠리는 통각에 매우 예민하고,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한다.




“뉴삐이이이이이!”


“아, 아가야, 괜찮냐제?!”

“무큣...”




마리사와 파츄리가 다가가, 아기 레뮤를 어르고 달랜다. 그 와중에 레이무는 만족스런 식사를 마친 모양이었다.




“느후후, 별로 맛있진 않았지만, 나름 먹어줄만 했다구.”

“레이무우!!! 아가야를 다치게 하면 어떠케에에에!”




마리사가 처음으로 화를 내며 레이무에게 항의했다.




“느으?”




그 말을 들은 레이무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으워어어째서 밥 씨도 주지 않는 병신 마리사가 지껄이냐구우우? 먹을 땐 개 씨도 안건드린다고 했다구우우우??? 우걱-우걱 하는 레이무를 건드린 애새끼가 잘못한거라구?”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며 레이무가 귀밑털을 흔들었다. 그 토실한 몸 역시 비만인 사람의 뱃살처럼 출렁거렸다.




“느으으?! 레이무!! 말이 심하다제!”

“무, 무큐... 닥터, 레이무, 둘 다 느긋하게 그만두라구...”

“파, 파츄리, 미안하다제... 나중에 이 은혜는 꼭 갚겠다제...”




마리사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느, 허약해빠진 파츄리치곤 꽤 괜찮은 노예라구. 다음에도 밥 씨를 잔뜩 대령하라구!”




레이무는 여전히 뻔뻔하게 트림까지 하며 방금 먹은 음식들의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