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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로 - 앨리스와 윳쿠리 가족 2부 #2

by 류민혜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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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로로로?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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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접어든지 1주일이 넘었다. 그 동안 준식은 아버지를 따라 밭일을 도우러 갔고 다른 세 윳쿠리들은 아기가 태어날때가지 준식의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느긋하게 있었다. 그동안 마리사는 앨리스로부터 이것저것 배워 이제 다제투를 사용하지 않았다. 성격이 개념윳으로 서서히 거듭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레이무는 진전이 없었지만.

 

밖은 어둡고 춥다. 하지만 집만큼은 느긋할 수 있다. 앨리스와 레이무의 아기들도 이제 형태를 갖추었는데 레이무의 경우에는 자신과 같은 레이무종들 뿐이었고 앨리스의 경우에는 앨리스종 하나와 마리사종 둘이었다. 특히 마리사는 자신과 같은 마리사종이 태어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고 이로 인하여 앨리스에 대한 호감이 더 커졌다.

준식 역시 처음에 앨리스와 레이무의 아기를 구분시키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았는데 이렇게 명확하게 나뉘자 구분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준식과 그의 아버지가 들어왔다.

 

"읏챠. 다녀왔어."

"앨리스. 그동안 얌전히 있어니?"

"늣, 오빠야. 여기 어머님이 굉장히 느긋하게 잘해주셔."

"느늣. 인간씨. 여기는 정말 느긋해."

"할아범들은 귀여운 레이무를 놓아두고 어디에 있었던 거야? 저 할망구가 밥씨를 조금 밖에 주지 않는다구우우!"

 

레이무가 준식의 어머니를 보고 소리치자 어머니는 당연한 게 아니냐는 듯 대답한다.

 

"거야 네 녀석이 영 싸가지가 없어서 그렇지. 저 두 윳쿠리들은 말 잘듣고 얌전히 있는데 너는 뭐니? 세상에 어떻게 된게 가계부를 찢어서 집을 만들 생각을 해?"

"늣, 할망구는 바보야? 레이무보다 더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가 있으면 나오라고 해봐. 저 둘은 정말 느긋해 보이지 않는다구. 느헤헤헤."

"어머니가 고생 많으시네요."

"고생은 무슨. 저 두 녀석들이 빨갱이가 어질러 놓은 걸 다 치우더라. 애까지 뱄는데 무리하기는."

 

준식의 어머니는 레이무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집안일을 조금씩 거들어주는 앨리스와 마리사에게는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늣. 앨리스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무리를 해. 그런 건 마리사님이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아니에요. 이건 약속이잖아요. 제가 느긋하지 않게 도와드리는 대신 언니를 느긋하게 해주시기로 했잖아요. 아기를 배었다고 해서 그 약속을 깨뜨릴 수 없어요."

 

현재 앨리스는 준식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솔직히 준식도 앨리스가 아기를 낳을 때 까지 만이라도 무리하지 말라고 명령을 주었지만 앨리스는 막무가내로 듣지 않았다.

 

먼저 집에 들어온 준식과 그 아버지는 일단 욕탕에 가서 씻을 준비를 하였고 어머니는 식사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향하였다.

 

"마리사. 이건 유카의 선물이에요."

"늣? 이건 뭐야?"

"모자가 느긋하지 못 하니 이걸로 대신해 봤어요. 한번 써보세요."

 

준식의 아버지를 따라 뒤늦게 들어온 유카는 마리사에게 밀짚모자를 선물해 주었다. 마리사의 모자는 지난 번 준식의 집에 무단침입한 댓가로 엄청난 고문을 당했는데 상처는 앨리스가 대부분 치료해 주었지만 정작 모자는 어찌 할 수 없던 것이다. 마리사는 유카의 선물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모자를 벗고 밀짚모자를 대신 써보았다.


"늣, 어때 어울려?"

"느읏. 마리사 어울려요."

"정말 느긋하지 못한 마리사야. 이상한 모자씨라구."

 

앨리스와 레이무의 반응이 정반대로 나뉘어졌다. 뭐 레이무야 이젠 마리사의 관심 밖이니 상관없고 앨리스가 만족해 보인다니 마리사는 흐뭇해졌다.

 

이곳에 지내면서 앨리스와 마리사는 유카와 굉장히 친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앨리스가 먼저 유카에게 친근감을 표시했고 유카 역시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오는 앨리스를 내칠 만큼 박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골드뱃지여서 동질감이 작용하였다. 앨리스가 유카와 친해지니 당연히 앨리스의 반려라 할 수 있는 마리사도 자동적으로 친해졌다. 하지만 거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레이무의 경우는 앨리스가 직접 주선을 해주어도 친해질 수 없었다. 심지어 레이무는 밭일 끝마치고 오는 유카를 보고

 

"느후. 정말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야. 맨날 흙을 뭍혀서 들어 오잖아. 더러운 윳쿠리는 저리가! 귀여운 아가야들이 흙투성이가 되면 레이무는 화낼거야."

 

이런 무례한 행동을 해대니 유카 역시 레이무가 곱게 보일리가 없었다. 특히 유카는 여기 집안 사람들과 굉장히 친해서 항상 집안일에 힘쓰는 어머니를 돕는 앨리스와 마리사라면 몰라도 맨날 먹을 것만 요구하며 살만 찌우는 게으른 레이무는 그저 식충이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윳쿠리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레이무가 무슨 소리를 하여도 무시하기만 하였다.

 

마리사는 유카로부터 밀짚모자를 받고 껑충껑충 뛰며 좋아했다. 

 

"고마워. 유카, 새로운 모자씨가 생겼어."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 앨리스 여기 조금 수확을 해서 가져왔으니 먹어봐요."

 

유카는 모자와 함께 가져온 비닐봉투를 쏟았는데 그 것은 잘익고 커다란 딸기들이었다. 준식의 아버지는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재배를 하고 있던 것이다. 딸기는 과일 중에서도 윳쿠리들이 먹기에 좋을 만큼 크기가 작고 새콤달콤한 맛이 나며 딱딱한 씨도 없어 최상급 과일에 속한다. 

 

"고마워요. 유카. 잘 먹을게요."

"늣? 저리비켜. 이건 레이무의 몫이라구!"

 

레이무는 자신의 몸집 우위를 이용하여 앨리스를 밀치고 자신이 딸기를 먹으려 한다. 그 모습을 보자 마리사가 재빨리 딸기들을 회수하여 앨리스 앞에 놓아둔다. 

 

"늣! 레이무의 딸기씨가!"

 

레이무가 딸기를 다시 취하기 위해 앨리스에게 다가오자 마리사와 유카가 막아선다. 

 

"느읏. 느긋하지 못한 마리사와 유카는 비켜. 레이무는 딸기씨를 우걱우걱 할거라구!"

"이건 앨리스의 몫이에요. 앨리스는 레이무보다 덩치가 작아 더 많은 밥씨를 먹어야 하니 느긋하게 이해하세요."

"앨리스의 몫을 뺏으면 용서치 않을거야!"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야? 레이무는 아가야를 가졌다구. 상냥하게 대해 달란 말이야."

 

이에 앨리스는 딸기 중 절반을 나누어 유카와 마리사에게서 비껴 나와 레이무에게 가져다 주었다. 

 

"언니야. 걱정마. 조금 나눠줄게."

"느읏. 이걸로 부족해. 딸기씨를 모두 줄 때까지 레이무는 먹지 않을거야. 흥흥."

"그럼. 먹지 않으면 되겠네요. 딸기씨를 가져 가겠어요."

"유카. 그냥 이 딸기를 모두 언니에게 주세요. 앨리스는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아요."

"무슨 소릴 하는거죠? 어머니로부터 모두 들었어요. 앨리스는 아기까지 가졌으면서 느긋하지 않게 집안일을 도와준다고. 놀고먹기만 하는 저 레이무에게는 절대 줄 수 없어요."

"유카말이 맞아. 게으른 레이무에게는 줄 수 없어."

"느읏. 레이무는 아가야를 가져서 느긋하게 있어야 한단 말이야. 당연하잖아?"

 

레이무가 오만상을 구기며 두 윳쿠리들에게 반론하자. 유카가 나서서 말한다. 애초에 앨리스는 머리는 좋았지만 레이무가 워낙에 듣지 않고 언니에게 관대해서 소용 없었고 마리사의 경우에는 레이무도 일단 자신의 반려이고 아직 레이무를 말빨로 휘어잡지 못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으나 유카의 경우는 달랐다. 골드뱃지를 취득한 만큼 논리정연한데다 원체 레이무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레이무가 억지를 부릴 때마다 자신이 직접 나섰다.

 

"물론 아가야를 가지면 느긋하게 있어야 해요. 하지만 당신 뿐만 아니라 앨리스도 아가야를 가져서 느긋하게 있어야 하지만 앨리스는 느긋하지 않게 집안일을 도와주죠. 당연히 이건 그에 대한 보수라구요."

"늣, 유카는 바보구나. 레이무는 귀여워서 느긋하게 있어도 되지만 앨리스는 느긋하지 못한 레이퍼의 자식이라구. 그러니 아가야를 가져도 느긋하지 않게 있어도 된다구. 느헤헤헤헤헤."

"안 됐지만 이 집에서는 레이퍼의 자식이니 뭐니 그런 건 전혀 상관없어요. 집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죠. 당신 같이 먹고 자기만 하는 윳쿠리에게는 느긋할 수 있는 권리가 없지만 앨리스의 경우에는 충분히 그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지금 쓸모도 없는 무능한 당신이 이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머무를 수 있는 이유는 앨리스가 느긋하게 있지 않기 때문이니 고마워 할 줄 알아요!"

"느늣?! 레이무는 무능하지 않아. 레이무를 나쁘게 말하는 유카는 죽어어어어!!"

 

유카가 언성을 높이며 레이무에게 반론을 하자 레이무는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상대를 말로 이기지 못 한다면 당연히 몸이 나선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마리사가 담당이다. 신체능력이 좋아서 레이무 정도야 가볍게 상대한다. 단 태어날 아기들을 생각해서 힘조절을 하여 적당히 튕겨낸다.

 

"늣! 마리사 무슨 짓이야? 레이무는 마리사의 반려라고!"

"아무리 반려라고 해도 옳지 않은 일을 하면 힘을 써도 돼요. 이건 당신이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이기 때문이에요."

"느느늣!! 레이무는 느긋한 윳쿠리라고오오오오오!!"

 

말로는 유카를 이길 수 없고 힘으로는 마리사를 이길 수 없다. 결국 아무 편도 없는 왕따 레이무에게는 수많은 제제가 이렇게 일주일간 가해진 것이다. 준식의 경우에는 앨리스가 약속을 걸어 준식이 레이무에게 제제를 가하려면 앨리스가 그걸 들고 나와 막아섰지만 이 둘의 경우에는 앨리스와 애초의 약속을 하지 않았기에 마음대로 제제가 가능했다. 앨리스는 세 윳쿠리들을 말리며 나선다. 

 

"유카, 마리사. 이제 그만해도 돼. 앨리스는 정말 괜찮아."

"당신도 문제에요. 한없이 언니를 이렇게 봐주니 이런 상종 못할 성격이 된거에요."

"그래도 언니는 앨리스의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란 말이야..."

"하나 밖에 없으니 더욱 이래야만 해요. 당신을 위해서 저 레이무의 악행을 다 받아주는 당신의 주인 오빠야의 마음은 생각해보기나 했나요? 오빠야가 불쌍하다구요."

 

앨리스는 그런 유카의 말에 뭐라 대꾸 할 수 없었다. 물론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준식이 나서면 레이무는 필시 더욱 반발할 것이고 감정적인 준식은 그런 레이무의 행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 목숨을 뺏을 줄 모른다. 처음에는 느긋하게 대해줌으로서 마음을 열게 만들 생각이었나 시간이 지나도 레이무는 앨리스의 진의를 잘 모르고 있었다.

앨리스 역시 그런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사실은 레이무가 개심하는 것을 포기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가족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레이무의 모든 행동을 받아주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가족들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 했으니 하다 못해 가족이라는 존재만이라도 남겨두어 안위를 삼고 싶었던 것이다.

 

"여. 왜그래? 너희들 싸웠냐?"

 

소리를 듣고 이제 막 목욕을 끝마친 준식이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등장했다. 앨리스는 어색하게 웃으며 준식에게 답해주었다.

 

"아니에요. 오빠야. 잠시 얘기를 한 것 뿐이에요."

"오빠야가 걱정하시 않으셔도 되요. 앨리스는 느긋한 윳쿠리여서 유카도 무척 좋아해요."

 

유카가 눈치있게 재빨리 웃으며 답해준다. 준식에게 별다른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사이를 틈타 레이무는 서둘러 딸기를 향해 달려가 단번에 먹어치운다. 마리사가 먼저 발견했지만 이미 딸기는 레이무의 뱃속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느늣? 앨리스의 딸기를 먹었어?"

"느긋하지 못한 마리사는 닥쳐. 딸기씨는 귀여운 레이무의 것이라구!"

"세상에.... 정말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야."

"느느늣? 줄기씨가아아아..."

 

그 때였다. 레이무의 줄기가 갑자기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이제 아기가 태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레이무는 환호성을 질렀는데 한편 앨리스쪽도 반응이 있었다.

 

"늣? 앨리스의 줄기씨도 움직이기 시작해요!"

 

두 윳쿠리들의 줄기는 몇번 부들부들 떨더니 곧바로 아기들이 하나 둘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밑에 쿠션으로 받치지 못 했지만 양측의 아기 윳쿠리들은 자그마한 비명소리를 지를 뿐. 모두 무사하였다. 그리고 6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은 상태를 정비하고 모두 일동으로 소리치기 시작하였다.

 

"느그타게 이쯔라구!" 

"레이무의 아가들아 느긋하게 있으라구!"

"앨리스의 아기들이에요. 느긋하게 있어요!"

 

두 어미들은 태어난 자식들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앨리스의 경우에는 솔직히 감동했다. 가족이라고는 이제 언니 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아기들을 가지다 보니 자신만의 가족을 가졌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실감했기 때문이다.

 

앨리스의 아기들. 아기 마리사들과 아기 앨리스는 준식을 보자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였다.

 

"늣? 인간찌야. 인간찌 마리샤는 마리샤에요. 느그타게 이쯔랴구!"

"앨리쮸는 앨리쮸에요. 인간찌도 느그타게 이쪄요!"

 

앨리스의 아기들은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준식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앨리스의 크림소는 절대적으로 우성을 띄고있는 개념인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게스 윳쿠리와 상쾌를 하더라도 태어나는 그 자손들은 모두 예의 바른 개념종인 것이다.

만일 여기에 연구원들이 있었다면 자신들의 연구가 이렇게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서로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반면 레이무의 아기들의 경우에는 말 안해도 뻔하였다.

 

"늣. 인가찌. 지금 레뮤는 배고퓨다규! 당장 빱찌를 줘!"

"레뮤 화나면 무셥다규! 뿌꾹!!"

"늣, 아가들아 우선 이 줄기씨를 먹으렴."

 

레이무가 줄기씨를 아기들에게 가져다 주자. 세 마리의 아기 레이무들은 서로 먹기 위해서 허겁지겁 덤벼들기 시작한다. 일부는 몸싸움에 밀려 튕겨 나가기까지 한다.

 

"비껴. 레뮤는 지금 배고퓨단 말이야. 줄기씨를 우걱우걱 할거라규!!"

"레뮤도 배고퍄. 언니야 말로 저리 까!"

 

레이무가 줄기를 먹이는 모습을 보자 앨리스 자신도 줄기씨를 아기들에게 가져다 준다. 비록 자신은 어렸을 때 먹지는 못 했지만 아기들에게 만큼은 줄기를 나눠줄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기뻤나 보다.

 

"사이조케 우걱우걱 할래."

"언니야. 여기 마니 먹으라규!"

"먀먀, 이거 진짜 마시쪄. 먀먀도 먹어봐."

"엄마는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줄기씨는 아기들을 위해서 있는 거예요. 그러니 느긋하게 먹으세요."

"느그타게 아라쪄. 먀먀."

 

안 그래도 두 윳쿠리들의 상반된 성격이 극과 극을 이루는데 아기들까지 그 성격이 반대를 이루니 당연히 호감은 앨리스의 아기들에게 갔다. 

 

"앨리스 축하한다. 이제 엄마가 되었구나."

"늣, 축하해요. 역시 엄마를 닮아서 느긋한 아가야들이에요!"

"마리사와 앨리스의 아가야야. 정말 느긋 할 수 있다구!"

 

모두 앨리스의 아기들에게만 다가와 칭찬해 주자 레이무는 당연히 경쟁심이 생긴다. 심지어 반려인 마리사는 자신의 아기들에게 한마디도 해주지 않은 것이다.

 

"늣. 모두 여기 보라구. 레이무의 아가들도 느긋하게 귀엽다구. 귀여운 레이무의 아가야들을 봤으면 달콤달콤을 줘."

"달꼼달꼼을 내놔."

"레뮤는 귀엽다규."

 

이것을 본 준식은 장난기가 발생하였다. 앨리스의 눈치를 피해 레이무를 괴롭힐 구실이 생긴 것이다.

 

"좋아. 그럼 어느쪽 아기들이 귀여운지 내기를 해보자. 귀여운 만큼 느긋하게 해주는거야."

 

준식의 의도를 눈치챈 유카는 슬며시 미소 지으며 준식의 생각에 찬동하였다. 한편 복도 쪽에서 소리를 들은 준식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서 무슨일인지 확인을 하였다.

 

"준식아 무슨일이냐?"

"어머, 이거 새끼가 태어났잖아."

"아, 어머니,아버지 잘 오셨어요. 이제부터 어느 쪽 아기들이 귀여운지 내기를 할건데 같이 심판을 맡아주시죠."

"재밌겠네. 좋아 하마."

"앨리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이건 단순한 내기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느긋하게 알았어. 오빠야."

 

앨리스는 사실 준식의 의도를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아기들을 칭찬해 주니 절로 마음이 신나 이런 준식의 생각에 찬동하였다.

 

"아, 그럼 설명을 하지. 여기 모여있는 사람들과 윳쿠리 중에서 다수결로 결정하여 앨리스팀과 레이무팀 중 어느쪽이 느긋한 아기들인지 결정을 하는 겁니다. 이긴 쪽은 그냥 이 윳쿠리 플레이스에 있어도 되지만 진 쪽은 일주일간 바깥에 있는 개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야 합니다. 혹시 이의 있습니까, 레이무씨?"

"느읏. 없다구. 역시 인간씨는 레이무의 훌륭한 노예구나.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와 아기들을 바깥으로 쫓아낼 수 있는거라구. 느헤헤헤."

"먀먀. 저 앨리쯔는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야?"

"그래. 아가들아. 저 윳쿠리는 느긋하지 못한 레이퍼의 자식이라구. 그리고 저 윳쿠리에게서 태어난 저 아가야들도 느긋하지 못 한 아가야야."

"느읏? 레이펴는 느그타지 모태!"

"어쩐지 이상하다교 생각해쪄. 뿌꾹!"

"하지만 아가들은 엄마야를 닮아서 무척 귀여운 아가들이란다. 저 느긋하지 못 한 아가야들하고는 상대가 되지 않아."

"그럼 우리갸 이기는 거네."

"느긋하지 모탄 윳쿠리들을 바까트로 쪼차낼래!"

 

벌써부터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하는 레이무 가족들이다. 한편 준식의 조건을 들은 앨리스는 조금 너무하다고 생각하였다. 

 

"오빠야. 바깥은 춥다구. 느긋하게 있을 수 없을 거야."

"걱정마. 얼어죽지는 않게 해줄게. 게다가 너도 찬성했잖아."

"그래도...."

"걱정마세요. 앨리스. 이건 엄연한 게임이에요. 모 프로그램에서는 복불복이라고 하죠. 게임이니 언니야와 그 아기들이 위험하다 싶으면 구해줄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유카까지 옆에서 앨리스를 설득하자 앨리스도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가끔은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언니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아니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결국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시했다.

 

"자, 그럼 우선 두 팀의 재롱을 보여주시죠. 우선 레이무팀 부터."

"느헤헤헤. 우리 아가야들은 느긋하게 응응을 할 수 있다구. 자, 아가들아 슈퍼 응응타임이야."

"레뮤의 느긋한 응응을 보랴규!"

"언니야 뵤다 큰걸 누울 거야!"

"레뮤는 시시도 같이 눌 쭈 이쪄."

 

세 아기 레이무들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아냐루를 내밀고 응응과 쉬쉬를 내보낸다. 아직 별로 먹은게 없어서 조금 밖에 나오지는 않지만 방의 일부분은 지저분해진다.

 

"좋아. 다음은 앨리스팀의 차례입니다."

"아가들아. 이런 더러운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하지?"

"인간찌도 유꾸리들도 느그탈 수 업져. 마리샤는 치울꺼야."

"그럼 앨리쯔는 도시퍄답게 시시를 다끌래."

"마리샤는 언니야들을 도울거야."

 

어느 새 아기들은 각자 휴지를 입에 감싸서 응응을 치우고 시시를 닦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레이무 가족들은 조소하기 시작하였다.

 

"역찌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드리야. 응응을 이베 물고 이쪄."

"저쪽은 시시가 묻어쪄. 느그타지 못해."

"느헤헤헤. 인간씨 어때? 우리가 이겼지? 앨리스의 아가들은 레이퍼의 자식들답게 응응과  쉬쉬를 직접 몸에 뭍히고 다닌다고."

 

어느새 앨리스의 세 아기들에 의해서 방은 깨끗해졌다. 모두 보여줄 것이 끝나자 준식은 박수를 두번 치고는 주목을 시키고 말한다.

 

"자, 그럼 심사위원분들은 판정을 내려주시죠. 어느 쪽 아기들이 느긋한가요?"

"앨리스구만."

"저 금덩이가 느긋하지."

"당연히 앨리스의 아기들이 느긋하다고요."

"느늣. 앨리스의 아기들이 레이무들보다 훨씬 느긋해."

"오우. 이럴수가. 만장일치로 승리는 앨리스팀!!"

 

뭐 사실 이건 짜고치는 고스톱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아니 짜고 치지 않더라도 사람들 대부분이 앨리스를 선택할 것이다. 레이무는 의외의 판정에 황당함과 불만을 가지며 소리쳤다.

 

"느느느늣!! 무슨 소릴 하는거냐구우우!! 레이무의 아가야들이 귀엽지 않은거야아아아아?"

"어재져 레뮤를 선택해주지 않은 거야아아아아!!"

"레뮤는 귀엽단 말이야. 느에에에에엥!!"

"정말 느그탈 쭈 없는 인간찌와 유쿠리야. 뿌꾹!"

"패자는 말이 없는 법. 그럼 약속대로 밖에 있는 개집으로 가주셔야 겠습니다. 걱정말아요. 여기 담요도 줄테니까."

 

준식은 레이무와 그 아기들을 몽땅 담요에 싸서 마당에 있는 개집에 넣어버렸다. 이 개집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당에서 키운 개의 것 이었으나 그 개는 사정상 비닐 하우스에서 새로운 개집에 키우고 있다. 겨울인데다 밤인 탓에 그 추위는 지독하였고 레이무는 담요에서 나오자마자 닫힌 현관문을 향해 몸을 부딪혔다.

 

"할아범. 이건 뭔가 잘 못 되었어어어어!! 레이무의 아가들은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의 아가들보다 훨씬 느긋하다 말이야아아아. 시합을 다시 해애애애애애애!!!"

"먀먀, 추어."

"느그탈수 업쪄!"

"에치!"

"느으읏..추..춥다구.. 아가들아... 우선... 집씨로 들어가자..."

 

레이무는 입을 딱딱거리며 아기들과 함께 개집으로 들어가 담요를 덮고 몸을 부비며 어떻게든 체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먀먀, 저 유꾸리 플레이쯔로 드러가고 시퍼."

"저긴 느그타다구!!"

"느읏. 아가들아. 참자. 레이무 엄마야가 반드시 데리고 들어가 줄테니까."

 

한편 대청마루에 달려있는 유리문을 통해 이런 레이무의 모습을 지켜보던 앨리스는 미안함이 가득하였다. 하지만 이건 자신도 허락한 내기. 그리고 실제로 유카와 마리사를 통해서 레이무에 대한 무조건적인 극보호가 느슨해진 상태였다. 일단은 준식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하였다. 

 

"먀먀, 이거 마시쪄. 어져와!!"

"앨리스, 아기들이 너 때문에 식사를 잘 안 하잖니. 어서와."

"같이 밥씨를 먹어요."

 

앨리스는 준식들의 부름에 가족들과 함께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하기 위하여 안방으로 들어갔다. 한편 레이무의 가족들은 준식이 가져다 준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야만 했다.

 

"마업져. 냄새냐!"

"느읏. 할아범. 이것 말고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구!"

"약속은 지키셔야지? 그동안 앨리스가 너무 감싸서 자기가 얼마나 느긋할 수 있었는지 몰랐지? 아, 정말이지 통쾌하네. 하하하하하."

 

준식은 그렇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레이무 가족들은 벌벌떨며 허기를 이기지 못해 결국 음식물 쓰레기를 입에 댈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집에 들어온 이후 레이무는 최악의 대우를 처음으로 받은 것이다.





산 평야에 위치한 거대한 비닐하우스. 이곳은 준식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딸기를 재배하는 곳이다. 아직 시간은 밤이며 이 비닐하우스를 통해 몰래 들어오는 무리들이 있었다. 바로 산에서 사는 야생 윳쿠리들이다. 첸종 1마리와 요우무종 1마리 그리고 마리사종 1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이 비닐하우스에 침입하려고 했다. 특히 마리사는 다른 윳쿠리들 보다 유난히 몸집이 컸다.

 

"늣. 잘 들을 라제. 우리는 이제부터 인간씨의 밭에 들어가 느긋하게 지내는 거라제."

"알고있어. 인간씨가 독점한 밭으로 들어가는 거네?"

"찐뽀오오오."

 

이 윳쿠리무리들은 비닐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하여 출입문에 다다랐으나 문을 자물쇠로 잠궈두어 들어갈 수 없었다. 마리사를 제외한 다른 두 윳쿠리들이 우왕좌왕하다가 마리사는 씨익 웃으며 두 윳쿠리들에게 말하였다.

 

"걱정말라제. 여기의 벽씨는 무척이나 약하다제. 묭은 당장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구멍을 뚫으라제."

"찐뽀오오오."

 

마리사의 명령을 받은 윳쿠리 묭은 입에 물고 있던 나뭇가지를 비닐하우스에 마구 찔러넣기 시작하였다. 어느정도 구멍이 생겨 너덜너덜 해지자 마리사와 첸이 입으로 물어뜯어 자신들이 들어갈만한 구멍을 만들었다.

 

"알고있어. 알고있어. 마리사는 역시 천재네?"

"느헤헤헤. 당연하다제. 이제부터 들어가서 인간씨가 독점한 과일들을 우걱우걱하는 거라제."

"찐뽀오오오."

 

당당히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간 윳쿠리 무리들. 아직 어둡고 조명이 꺼져 있어 이들은 잘 몰랐지만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마 자신들을 막는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 

 

"느늣? 이건 뭐냐제?"

"으르르르릉...."

 

혈통을 따지자면 잡종. 하지만 준식의 아버지가 훈련을 잘 시켜서 이 비닐하우스의 경비를 맡고 있는 덩치큰 개이다. 참고로 준식이 과거에 키웠던 애완견의 어미이기도 하다.

 

"느느늣! 개씨는 느긋하지 못해. 저리가라제!"

"모르겠어.모르겠어. 첸은 과일씨를 우걱우걱하고 싶은데..."

"찐뽀오오오오오오!!!"

 

하지만 이런 윳쿠리들의 말을 들을 개가 아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키웠지만 하도 윳쿠리들이 극성이라 일단 준식의 아버지는 비닐하우스 안에 집을 마련해 주고 거기서 키우게 하는 것이다. 물론 훈련을 잘받아서 딸기에는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개씨는 주인이 맡긴 이 영역에 침입한 윳쿠리들을 당연히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 제일 먼저 묭을 향해 이빨을 세우며 달려든다.

 

"찌...찐뽀오오오오오오오!!!"

 

반격할 틈도 없이 개씨는 묭의 머리 상단을 그대로 물어 찌익하고 찢어버렸다. 묭의 하반신만 남고 완전히 즉사하였으며 안에서는 화이트 초콜렛이 쏟아져 나온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첸은 도망가아아아!!"

 

동료 중 하나가 무참하게 살해당하자 모두 전의를 잃고 도망치려 한다. 이때 마리사는 도망치려는 첸을 입으로 재빨리 낚아채 그대로 개씨가 있는 곳을 향해 던져 버린다.

 

"첸은 마리사가 도망칠 수 있도록 미끼가 되라제!"

"모르겠어. 모르겠어. 마리사, 첸을 도와줘어어어어!!"

 

하지만 마리사는 구멍이 뚫린 비닐하우스에 그대로 나가버렸다. 첸은 잔뜩 겁에 질려 눈물만 글썽글썽 지을 뿐이다. 개씨는 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개씨는 첸을 살려줘."

 

하지만 개씨는 첸의 꼬리를 물고 뱅글뱅글 돌리기 시작한다. 첸은 어지럽다며 소리치지만 개씨는 마침 장난감도 생긴것 마냥 금방죽이지 않고 천천히 갖고 놀았다. 그리고 너무 돌리다 보니 꼬리가 끊어져 버렸고 안에서는 초콜렛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약간 움찔거리며 생명이 붙어 있었지만 개씨는 놀만큼도 놀아서인지 그대로 물어뜯어 최후의 일격을 가하였다. 그리고 두 마리의 윳쿠리들은 개씨의 훌륭한 식사가 되었다. 한편 도망친 마리사는 비닐 하우스를 보고 소리친다.

 

"느헥.느헥. 두고보라제! 마리사는 반드시 돌아온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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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배 고팠지? 여기 어제 남은 음식들을 가져왔어."

"느으읏. 당장 내놔아아아아!!"

 

지금은 새벽. 시간상으로는 7시여서 새벽이랄 것도 없지만 겨울이다 보니 아직 밖은 어둡다. 그 와중에 목도리와 귀마개를 둘러싼 앨리스는 어제 저녁때 먹은 음식의 일부를 몰래 보관하여 언니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레이무가 복불복 게임을 한지 겨우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레이무와 그 아기들은 현재 죽을 맛이었다. 

본래 레이무는 노숙 윳쿠리였으니 당연히 이정도 개집과 담요등은 상당히 호화스러운 편에 속해야만 한다. 하지만 워낙 인간의 집에서 편하게 있다보니 이런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앨리스가 그릇에 담은 음식을 가져오자 아기 레이무들도 나와서 마구 먹어대기 시작한다.

 

"마시쪄. 이거 엄청 마시쪄."

"우걱우걱 행복!"

"언니의 아가들아. 많이 먹으렴."

"느늣!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는 저리가. 밥씨를 느그타게 먹찌 못 하단 말이야."

 

앨리스가 밥을 가져와 주었는데도 고맙다고 말하는 윳쿠리는 한 마리도 없다. 뭐, 앨리스도 이정도 경험이야 전번 가족들을 부양했을 때도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현관문에서 준식과 그의 아버지. 그리고 유카와 마리사가 나왔다. 날씨가 추운만큼 두 사람은 방한 대비를 철저히 했고 다른 두 윳쿠리들도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방한대비를 하였다.

 

"여, 앨리스. 역시 언니에게 먹이를 주는구나. 규칙위반이야. 이건 저쪽도 동의한 내기라구."

"앨리스는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이건 게임이니까요."

"게임이라고 해도 가여워. 어제 얼마나 추웠을까?"

"느늣. 알았으면 어서 귀여운 레이무와 아가들을 윳쿠리 플레이스로 보내달라구!"

"늣, 그건 안되죠. 레이무씨. 이건 레이무씨가 동의한 게임 방식이라고요. 느긋하게 이해하시죠?"

"늣.. 느응..."

 

애초에 유카에게는 말로 상대가 되지 않으니 레이무는 입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춥고 배고파서 머리조차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준식은 앨리스를 안아 올리며 묻는다.

 

"그건 그렇고 정말 도와줄 거야?"

"약속이니까요. 아기들 때문에 집안에만 있었는데 이제는 오빠야를 도와드릴 수 있어요."

"산후조리 정도 해야되는거 아니야? 게다가 아기들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싫어 할텐데. 너도 아기들을 돌봐야 하고?"

"괜찮아요. 어머님이 잘 돌봐주신데요. 어머니는 느긋할 수 있으니 믿을 수 있어요."

 

아직 열려있는 현관문에서는 앨리스의 아기 윳쿠리들을 안고 있는 어머님이 계셨다. 

 

"걱정마라. 아가들은 내가 잘 보살펴줄테니. 아 물론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저 빨갱이들도 돌봐주마. 나도 혼자 집에서 또 적적하게 일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같이 이야기 할 아기들이 있으니 기쁘네."

"늣.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아가야들도 어머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느그타게 아라쪄!"

"먀먀, 퍄퍄. 잘 다녀와."

"앨리쯔는 도시퍄 답게 인간찌를 도와줄꼬야."

 

앨리스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준식 일행과 함께 밭일을 도우러 갔다. 앨리스는 이제 아기들도 나았으니 애초에 준식과의 약속대로 그를 돕기 위해 밭일을 자청하였고 마리사의 경우에는 앨리스로부터 여러 지식을 받아서 이렇게 인간을 돕는 것이 사냥과 같다는 것을 알았기에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며 일행을 따라갔다.

일행은 모두 산에 있는 비닐 하우스를 향해 걸어갔다. 몸 약한 앨리스는 준식에게 안겨 갔으며 유카의 경우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준식의 아버지가 들고 간다. 신체능력 좋은 마리사만이 밑에서 뿅뿅 거리며 따라오고 있었다. 아직도 노숙 윳쿠리였을 적의 체력이 남아 있는지 쉽게 지치지 않는다.

 

"여, 마리사. 힘들어 보이는데 같이 안아주랴?"

"늣. 사양할게. 마리사는 이제 아빠야. 더욱 힘내야 한다구."

"그건 그렇고 이렇게 전번과는 딴판으로 바뀔 줄 몰랐는데."

"느늣. 다 앨리스 덕분이야."

"아니요. 저는 아직 많은 걸 가르쳐 주지 못 했어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걸요. 솔직히 놀랐어요. 앨리스는 유카도 모르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뭐에요. 유카는 아직 덧셈뺄셈 밖에 할 줄 몰라서 가게부 정리가 힘든데 앨리스는 곱셈까지 해서 계산을 쉽게 한다니까요. 어머님이 가게부를 정리하는게 쉬어졌다고 말씀하셨어요. 참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에요."

"유카는 앨리스보다 밭일을 잘 하잖아요. 앨리스는 도시에만 살아서 그런 걸 잘 몰라서 부끄러워요."

 

서로 겸손을 떨며 칭찬하는 두 윳쿠리들이다. 이 때 준식은 머리에 뭔가 떠올랐는지 마리사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마리사. 이번에는 너도 뱃지 시험을 보지 그래?"

"늣? 뱃지 시험이 뭐야?"

"늣, 유카가 설명해 줄게요. 시험을 봐서 통과하면 뱃지의 단계를 올릴수 있는 거죠. 지금 마리사가 달고 있는 브론즈보다 훨씬 느긋한 뱃지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에요."

"느늣? 그럼 마리사는 그걸로 실버 뱃지를 얻을 수 있는거야?"

"늣. 당연하죠. 마리사는 앨리스로부터 많이 배웠으니까 충분히 가능할 거에요."

 

지금까지 묵묵히 듣고 있던 준식의 아버지가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기왕 볼거면 좀더 배워서 보게 해라. 마침 윳쿠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아, 오빠야. 언니야를 말하는 거구나!"

 

유카가 잘 알겠다는 투로 말하자 준식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아버지에게 되물었다.

 

"아버지. 누굴 말씀하시는 거죠?"

"오빠야의 밭일을 도와주는 언니야를 말하는 거에요. 느긋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유카도 언니야에게서 많이 배워 골드 뱃지를 달 수 있었어요."

"윳쿠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 같더라. 몇달전에는 도시에서 살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업이 망해 시골로 내려와 내 일을 거들어 주고 있는 처자야. 나이도 너랑 비슷해 보이던데 어떠냐? 색시로 삼을래?"

"아버지.. 그런 소리는 아무도 없을 때 하세요..."

"이제 너도 결혼할 시기가 되었잖냐. 나도 이제 손주좀 안아보자. 참한 처자니 너도 마음에 들거다. 아, 마침 저기 있네."

 

어느새 비닐하우스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지금 이들 보다 먼저 비닐하우스를 점검하는 20대쯤 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여성은 준식 일행을 눈치채고 곧바로 달려나가 인사를 하였다. 얼굴은 그렇게 튀지도 빠지지도 않는 순박해 보이는 인상의 여성이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죄송합니다. 한동안 일에 빠져서..."

"괜찮아. 이제 감기는 많이 좋아졌고?"

"네, 많이 좋아졌어요. 어머나, 이쪽이 사장님의 아드님이시군요. 안녕하세요. 한미정이라 합니다."

"이준식이라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미정은 유카와 다른 윳쿠리들을 바라보고는 그 쪽도 향해 인사를 보낸다.

 

"유카 안녕. 오랜만이네. 그리고 얘들은 새로운 친구들이야?"

"언니야는 느긋하게 있어요. 유카의 친구야. 앨리스와 마리사라고 해서 무척 느긋할 수 있어요."

"앨리스는 앨리스에요. 느긋하게 있으세요."

"마리사는 마리사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머, 이 앨리스는 골드 뱃지네?"

 

미정은 윳쿠리들에게 잠깐 관심을 보이고는 아버님을 향해 말하였다. 자신이 점검한 비닐하우스 상태를 보고하려는 것이다.

 

"사장님. 아무래도 어젯밤에 윳쿠리들이 또 침입한 것 같아요. 비닐하우스 일부분이 찢어졌어요."

"뭐, 이것들이 또? 딸기는 어떻게 됐어?"

"다행히 무사한 것 같아요. 역시 만구를 안에 풀어두길 잘했죠?"

"그래. 역시 잘했지. 만구가 똥개이긴 하지만 머리 하나는 좋다고. 그건 내 자랑거리지."

"아버지. 그것보다는 차라리 하우스 주변에 울타리라도 치는게 좋지 않아요?"

"시골이다 보니 물품구입이 힘이 들더만, 아마 내일 쯤이면 주문한 물건이 올텐데 그걸로 쳐야지."

"그럼 이제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죠."

 

준식은 펌프에 호스를 연결하기 위해 떠났고 앨리스와 마리사는 나머지 일행을 따라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만구가 으르렁 거리며 앨리스와 마리사를 위협했지만 유카가 나서서 만구를 달래주자 눈치빠른 만구는 이 윳쿠리들이 새로운 가족임을 알게 되었다. 

 

준식의 아버지는 만구가 먹다버린 첸과 묭의 시체를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이게 어제 쳐들어온 윳쿠리들이구만. 하우스에 구멍을 냈잖아? 딸기가 얼어죽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네. 마리사는 나랑 같이 하우스 구멍을 다시 메꾸고 너희 둘은 미정이를 따라서 도와줘라."

 

각자 준식의 아버지 명령대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마리사는 준식의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근처 창고로 가서 비닐을 일부 잘라와 붙이는데 도움을 주었고 유카와 앨리스는 미정과 함께 딸기씨 근처에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거나 물을 뿌려주고 있었다. 앨리스는 크림소의 지식을 토대로 농경의 기본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라 유카만큼은 능숙하지 못 하였다. 하지만 농업이 특기인 유카종 이외에 다른 윳쿠리가 농사일을 돕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봐도 되었다.  

 

"느늣. 그건 그렇고 앨리스는 정말 대단하네요. 농사일도 할 줄 알고."

"늣. 하지만 유카만큼은 잘 하지 못 해요."

"아니, 정말 대단한거야. 원래 유카종들은 농사일에 능숙해서 그러려니 하지만 다른 종이 밭을 갈거나 작물을 키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거든."

"늣. 언니야는 도시에서 무슨 일을 하신거에요? 유카에게 많이 가르쳐주었다고 들었어요."

"나 말야? 윳쿠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야. 어느 연구소에서 근무 했었는데 연구소가 망해버렸거든."

"느읏? 왜 망했는데요?"

"결과물이 도망을 쳐서 말이야. 결국 스폰서에게 제출하지 못 해서 지원이 끊겨버렸거든. 너와 같은 앨리스종이었는데. 에휴.... 그래도 널 보니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왜 절 보니 위안이 되는데요?"

"다 이유가 있어. 그것보다 저기 물 좀 뿌려주겠니?"

"느긋하게 알았어요."

 

앨리스는 미정이 지정해 주는 딸기씨에게 물을 뿌려주고 미정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언니야. 앨리스의 마리사가 뱃지 승급 시험을 봐야 하는데 도와줄 수 있어요?"

"아, 그 마리사? 보통 통상종은 머리가 나빠서 가르치기 힘든데 그 마리사 보니까 기본예의는 갖추고 있는 것 같더라. 내가 약간 힘쓰면 아마 될거야."

"앨리스가 기본 예의범절은 모두 가르쳤으니 문제 없을 거에요. 언니야가 도와주세요. 저도 그때 도와줬잖아요."

"유카가 그렇게 부탁을 안 해도 도와줄거야. 좋아. 그럼 일을 끝마치고 난후 가서 공부를 도와줄게."

"느늣. 고마워요. 언니야."

 

이렇게 준식 일행은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되자 집안에서 새참준비를 하는 어머니는 음식을 싸들고 밖에 나갈 준비를 하였다. 

 

"그럼, 난 잠깐 너희 엄마와 아빠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줄테니까 여기서 얌전히 있어야 된다."

"느그타게 아라쪄."

"햘머니 조시매서 다녀 와야해."

"마리샤가 동생들을 잘 돌보테니 걱정하지 마셰요."

"오냐. 에구 이 귀여운 것들. 얼마나 싹싹하냐? 저기있는 빨갱이들과는 전혀 틀리네. 그럼 나가보마."

 

어머니는 그렇게 도시락통을 들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사람이 마당으로 나오자 레이무는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를 지른다. 아직 다 먹지 못한 음식물 쓰레기들을 앞에 두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다.

 

"할망구우우! 어서 레이무들을 윳쿠리 플레이스로 들여 보내줘어어어어!! 그리고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구우우우!!"

"레뮤를 느그타게 시끼란 말야."

"여긴 춥고 배고퍄서 싫다규!"

"이 밥찌는 느그타지 못 해!!"

"네들은 그거 다 먹을 때까지 밥 안줄거니까 그리 알어!"

 

어머니는 이런 레이무들을 무시하고 비닐하우스로 발걸음을 서두른다. 레이무는 쫓아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지만 마당의 대문을 쾅하고 닫아버리자 더 이상 쫓아가지 못 하고 펄쩍펄쩍 뛸 뿐이었다.

 

"느아아앗!! 할망구. 레이무들을 윳쿠리 플레이스로 들여보내줘어어어어어!!"

"먀먀, 배고퍄, 여긴 츄어어어."

"느긋할 수 없져. 레뮤는 불해애애. 느에에에엥!!"

"느읏, 아가들아..."

 

레이무는 윳쿠리 플레이스에도 들어가지 못 하고 또 다시 저 춥고 비좁은 개집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니 앞길이 막막했다. 그런데 한 아기 레이무가 현관문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기쁜 어조로 소리를 지른다.

 

"먀먀, 이거 봐!! 문씨가 조금 열려 이쪄!"

"느늣? 정말?"

 

잠금장치가 없는 문이라면 몰라도 평범한 문들은 윳쿠리들이 열기 힘들다. 하지만 이처럼 조그마한 틈이 있다면 충분히 레이무의 힘으로도 비집고 열 수 있는 것이다.

 

"느헤헤헤. 다행이다. 이걸로 아가들도 느긋할 수 있어. 아가들아. 이제부터 저 윳쿠리 플레이스로 들어가서 느긋하게 지내자."

"아라쪄 먀먀, 느그타게 지내는 거야."

"느그타지 않은 인간찌의 집을 뺏을거라구. 뿌꾹!"

"레뮤는 달꼼달꼼을 마니 먹을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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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창작ss에 제글만 나란히 있는 것을 보니 정말 혼자서 너무 나대는 듯 한 느낌입니다. 동시에 할일 없는 놈이라고 자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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