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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로 - 앨리스와 윳쿠리 가족 2부 프롤로그

by 류민혜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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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로로로?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터닝 포인트 



어느 한 노인 이 세상에 작별을 고하였다. 이 사람은 윳쿠리 브리터로 상종 못 할 게스들조차 그의 손에 걸리면 훌륭한 골드뱃지의 윳쿠리로 변하게 할 수 있는 마이다스의 손이었다. 실력도 실력이어서 그에게는 많은 양의 보수가 지불 되었고 그 덕분에 재산도 제법 쌓은 부호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정작 이 사람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평생 결혼 같은 것을 하지 않았으니.

 

그가 하는 일은 윳쿠리들을 갱생시키거나 혹은 벌어들인 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이다. 또한 애호파이기도 해서 게스 윳쿠리들을 죽이기는 보다도 처음부터 성격을 고치자는 입장을 표명하여 브리터 교육시설을 설립하였고 자신만의 비법을 전파하였다. 뿐만 아니라 윳쿠리 갱생 시설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고 그 덕분에 우수한 브리터들이 이 세상에 나왔고 그로 인하여 수 많은 게스 윳쿠리들이 개념윳으로 바꾸는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 사회 공헌을 인정 받아 세계적으로 유명인이 된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이 노인의 활약으로 세상에는 게스종들이 아직 넘쳐나기는 했지만 개념종과의 비율은 약 50대 50으로 유지할 정도가 되었다. 그 덕분에 농가의 피해는 줄어들고 게스종을 괴롭히는 학대파들은 게스종을 찾기 위하여 일부러 야산을 뒤집고 다닐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어떤 야생 윳쿠리들은 일부 풀어둔 개념윳을 따라 인간과 협동을 하여 공생관계를 이루기도 하였고, 이로 인하여 윳쿠리에 대한 인상을 좋게 만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 노인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았는가, 또 이 노인은 애호파이면서 애완 윳쿠리를 한 마리도 키우지 않은 것 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사람이 최고의 브리터가 되기 위하여 노력을 하는데만 집중 하였기에 혼기를 놓친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것은 가볍게 반론을 맞이 하였다. 이 노인은 젊은 시절에 최고의 브리터 실력을 자랑하였고 앞길이 탄탄한 미래를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능력 좋고 장래가 촉망되는 남성을 여성들이 놓칠리가 없고 많은 구애가 있었으나 남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절했다고 한다. 혹, 동성애자라는 말이 있기도 했지만 근거 없는 낭설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정작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은 애호파인 그가 애완 윳쿠리를 키우고 있지 않았던 점.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서 묻지만 남자는 그저 웃으며 '노코멘드'라는 답변을 할 뿐 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하혔고 그 결과 이유가 밝혀지게 된다. 

그 역시 과거 윳쿠리를 키운 경험이 있었다. 다만 그 윳쿠리가 그에게 있어 굉장히 특별한 존재였고 사람들 역시 그에 얽힌 사실을 알게 되자 왜 이 남자가 윳쿠리를 두번 다시 키우지 않는지, 또한 왜 가족을 갖으려 하지 않은 이유 역시 알게 되어 더 이상 이 문제는 불문에 붙이게 된다.

 

남자도 나이를 먹고 이제 몸의 한계가 다 되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다만 자식을 남겨두지 않았기에 자신의 전 재산을 불우한 이웃들과 많은 윳쿠리들이 갱생하기를 바라면서 브리터 교육시설에 모두 기부하게 된다. 장례식은 거부답지 않게 조촐하게 맞이 하였다.

 

'이 세상에 저승이 있을까? 없을까?'라는 논쟁은 과학이라는 실증을 통하여 증명하는 개념이 생겨남에 따라 떠오른 문제. 일부 사람들은 저승 따윈 존재하지도 않고 과거 인류가 공포심을 자극하여 휘하의 인간들을 자신들의 맘대로 휘두르게 하기 위한 종교인들의 수단이라고도 치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노인은 죽음을 맞이 하였고 드디어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저승은 존재하다'이다.

 

이 곳은 저승세계. 노인의 영혼은 젊은 어떤 한 남자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검은양복을 입었는데 얼굴이 꽤나 창백하여서 무서워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노인이 계속 남자를 쳐다보고 있자 남자가 입을 연다.

 

"왜 자꾸 날 힘끔힘끔 쳐다보지?"

"아무것도 아니네. 다만 저승사자라고 한다면 검은도포의 삿갓을 쓴 모습의 이미지가 강하게 있어서 말이야."

"저승은 엄현한 영혼의 세계. 그리고 그 영혼들은 이승에서 흘러나오지. 당연히 이승의 영혼들의 영향을 받는단 소리지. 그 쪽은 모르고 있겠지만 이곳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존재들 역시 한때 이승에서 있던 존재야."

"그렇군. 내가 잘 몰랐네."

"그럴 수 밖에. 환생했을 때는 전생과 저승에서의 기억은 모두 지워지게 되니 말이지."

 

남자를 따라 노인의 영혼은 어느 한 빛의 문에 다다르게 되었다. 남자는 노인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난 시킨대로 일을 따르는 것 이지만, 왜 당신이 이 곳을 선택했는지 모르겠군."

"다 이유가 있어서네."

"자네는 이승에 있을 때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노력해왔어. 상종 못할 성격의 생물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였고 그를 통해 많은 타인들에게 행복을 선사했지. 뿐만 아니라 자네의 모든 재산 역시 자신보다 불우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지."

 

남자는 팔짱을 끼며 말하였다. 표정은 무표정했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 아마 그의 얼굴에는 어리둥절한 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생동안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남을 위해서 살아 온 인생. 그러한 영혼들은 극락에서 안락하게 살수 있도록 해주지. 뭐 본인이 원한다면 다시 이승으로 보내어 환생을 해주는 것 역시 가능하지만, 전생에서의 노력을 고려하여 환생할 영혼들이 원하는 조건하에 다시 태어나게 해주지."

"그랬지. 그래서 나는 이 것을 원하여 여기에 오도록 간청했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 자네 정도의 덕이라면 어떤 시대에 어떤 환경의 어떤 인물로 태어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야. 예를 들어 중세의 왕자로 태어나 많은 사람들을 호령할 수도 있고, 모두가 괴로운 전쟁시대의 태어나 영웅으로도 태어날 수 있지. 하지만 자네는 그걸 거부했어. 쉽게 말해서 자네는 백지수표를 받아내어 거기에 10원짜리를 요구한 것 이나 다름없네."

"하지만 내가 살아왔던 인생을 다시 시작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네만?"

"물론 가능하지. 하지만 왜 그렇게 까지 이미 살아 왔전 전생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지 모르겠군."

 

노인은 남자의 대답에 답해 주지 않고 서서히 빛의 문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남자는 그런 노인에게 마지막으로 말하였다.

 

"답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도 않아도 돼. 하지만 이 사실 하나만 알려주지. 자신이 전생에 살았던 인생 그대로를 산다 하더라도 자네의 기억은 저승을 떠난 시점에서 사라진다. 즉 전생의 지식을 다시 시작하는 인생에 응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지. 그리고 규정 상 같은 인생을 반복할 수 없게 하기 위하여 일부의 사건들은 변형 되었을 거야. 어쩌면 자네가 살아왔던 전생의 행복을 지금의 생에서는 누릴 수 없을 지 모를지. 오히려 전생의 덕을 통해 다음 생에 누려야 할 행복을 보상받지 못 할거란 소리야."

"말이라도 고맙네. 하지만 내가 아는 누구는 그보다 더 심한 고초를 겪어왔네. 이 정도는 약과야."

"저승사자가 사적인 감정을 지녀선 안되지만 응원하지. 자네가 선택한 불행한 인생의 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고맙네. 저승사자님."

 

노인은 웃음을 띈 얼굴을 한 채로 빛의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의 인생이 전환점을 맞기 위하여.... 






모든 것이 검다. 검은 세계 속에 있다. 빛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 세계라면 보통 사람들은 갑갑하거나 정신이 미쳐버릴 것 만 같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몸과 마음이 평안하다. 오히려 이대로 더 있고 싶다. 어째서인지 이 어둠이 계속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 어둠은 이제 서서히 걷혀 간다. 그것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때문이다.

 

".....식..... 나...."

 

그냥 내버려둬.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식.....일...라....."

 

정말 시끄럽네. 내버려 두란 말이야.

 

"..봐....식....일....라고!"

 

어라, 점점 또렷하게 들린다. 대체 뭐냐 너는?

 

"이봐, 준식이 일어나라고!"

"허억!"

 

준식은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든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 곳은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그리고 자신이 항상 앉는 자신의 책상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얼굴로 자신에게 소리를 친 쪽을 바라보니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입사 동기생으로 얼마전 결혼한 녀석. 더불어 말하자면 자신에게 주식투자를 권유하였다가 같이 주가가 폭락하여 쪽박을 맞은 친우이자 악우이다.

 

"어이, 어이. 어제 야근이 피곤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코까지 골며 잘 필요 없었잖아.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어서 내가 민망해지더라."

"코..코를 골았다고?"

 

준식의 표정은 당황하는 기색이 짙어졌다. 안 그래도 이미지가 좋아야 하는 도시 생활이다. 이런 것으로 자신에게 상당한 마이너 포인트를 줄 가능성이 있다. 준식은 서둘러 친구에게 묻는다.

 

"서..설마.. 부장님이 보신 것은?"

"걱정마. 다행히 보지 않았으니까."

"그런가? 후유... 다행이다. 일단 살았어..."

"그래? 그럼 지난 번 주식건은 이걸로 쌤샘이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나중에 빚은 철저히 받을거야."

"아.. 째째하게 구네..."

 

언제나 성실하게 회사에 근무하여 윗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던 준식이다. 하마터면 이 일로 인하여 찍힐 뻔 하였지만 적당한 타이밍에 친구가 깨워준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최근 준식은 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 지금 자신을 깨운 이 친구가 권유한 주식투자가 망해버려 재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가 어려운 불경기에 빠져 급료가 줄어든 것이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벌어보기 위하여 준식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은 좀 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보고자 식사량도 줄이기 시작한 것. 그가 얼마나 지금의 상황에 시달리는지는 얼굴만 봐도 알 수 있다. 친구는 그런 준식에게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일만 하니 몸이 남아도냐? 거울 좀 봐라. 핼쑥해져가지고..."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쩔 수 있냐? 조금이라도 더 노력해봐야지."

"안돼. 지금은 네 건강이 중요해. 회사에서도 자네의 능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니 지금 집에 가."

"아직 퇴근 시간이 안 되었어. 조금만 더 하고..."

"부장님도 자네 노력을 잘 알고 있어. 내가 사원들하고 잘 얘기해줄테니 걱정말고 가서 쉬어. 그리고 집을 오래 비워두기도 그렇잖아?"

"음.... 그것도 그렇네..."

 

준식은 서류가방을 꾸리고 벗어 두었던 양복의 웃옷을 걸치기 시작한다. 모든 갈 채비가 끝나자 다시 그 친구에게 얘기한다.

 

"그럼, 가 볼테니까 잘 부탁해."

"걱정말고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와서 열심히 해."

"미안하다."

"그것 보다는 주식건을..."

"그건 안되겠어..."

"에라이... 가봐, 이놈아!"

 

준식은 그대로 회사를 나서 자신의 집으로 향하였다. 시기 상 가을이기는 했지만 이제 서서히 겨울로 접어 들어가는 터라 찬바람이 불어왔다. 준식은 몸을 움츠리며 서둘러 발걸음을 서둘렀다. 곧 있음 평안하고 따뜻한 집으로 들어갈테지. 그리고 집에 가면 분명 맞이해줄테지. 자신이 키우는 애완 윳쿠리인 앨리스.

 

여름 장마철 시기에 휴가를 낸 준식은 자신의 집에 쳐들어온 5마리의 게스 윳쿠리 가족을 만났었다. 마침 장마철이라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 했던 준식은 자신의 집을 어지럽힌 이 게스일가를 심심풀이로 학대하여 죽였다. 준식은 중도파로 게스종에게는 학대를 개념종에게는 자비를 주는 것을 신조로 하였다. 준식의 집에 들어온 이 게스일가의 운명은 그때 분명히 결정되어 있었다. 윳쿠리 가족들에게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풀지 못할 문제를 내었고 맞추지 못하면 하나하나 잡아서 죽였다. 그렇게 부모 윳쿠리가 모두 죽고 단 두 마리의 아이 윳쿠리. 즉 아이 마리사와 아이 레이무가 남아 있었을 때 였다.

아이 마리사는 동생인 아이 레이무를 밀치고 도망쳐 현관문에 있던 개구멍을 통하여 도망쳤다. 준식은 과거에 애완견 한마리를 키웠었기에 현관문에 이런 것이 달려있었고 게스 일가들은 여기에 침입할 수 있었다. 참고로 애완견은 홀로 산책을 나가다 차에 치어 죽어버렸다.

 

준식은 아이 마리사가 도망치도록 놔두었다. 장마철이라서 혼자 나가다가는 이 마리사의 운명은 십중팔구 녹아 없어진다. 괜히 죽여서 집안 청소거리를 늘릴 필요가 없었다. 그 때 한마리의 아이 윳큐리가 튀어 들어왔는데 그 것이 바로 앨리스이다.

앨리스는 죽은 부모 윳쿠리를 부모라고 부르며 통곡을 하였다. 부모 윳쿠리들은 레이무종과 마리사종이었기에 앨리스종인 이 윳쿠리가 왜 부모라고 불러대는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남아 있던 자매 레이무의 앨리스에 대한 차가운 태도를 통해서 이 앨리스가 레이퍼를 통해 태어난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앨리스는 윳쿠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올바른 태도와 지식을 자랑하였고 준식이 낸 문제를 풀어 자신과 레이무를 준식의 집에서 살게끔 만들었다. 처음 준식도 이 앨리스도 게스일가에서 태어났으니 게스였을 거라 생각하며 조금씩 학대했지만 오히려 개념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접대를 바꿔서 잘 살고 있다. 물론 그의 언니인 게스 레이무도 잘 살고 있었는데 이것은 준식과 앨리스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를 느긋하게 해줄 것이라는 약속을 하여 준식은 자신의 자존심도 있고 또 사랑스런 앨리스가 강경하게 나오자 일단은 잘 대해주고 있다. 개념종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중도파의 비애라고 할 수 있다.

 

앨리스는 언니를 무척 소중히 여겼다. 자신이 먹을 것을 언니에게 양보하는 것은 물론이며 심지어 레이무가 어지럽히는 집안을 자신이 모두 청소하였다. 앨리스는 원래 소식을 하기 때문에 언니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레이무는 성체 윳쿠리에 걸맞게 덩치는 커졌지만 앨리스는 성체크기에 미치지 못하고 아이 윳쿠리 크기에서 조금 컸을 뿐이었다. 하지만 준식은 이것 나름대로 귀여워서 마음에 들어 하였다. 특히 얼마전에는 회사원들의 대화를 통해 앨리스의 지능이 높다는 것을 알게되자 뱃지시험을 치르게 하여 브론즈에서 단숨에 골드뱃지까지 오른 천재 윳쿠리다. 

똑똑하고 예의 바른 윳쿠리가 집에 있으니 딱딱한 도시생활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었다. 물론 레이무라는 먹고싸기만 하는 만쥬가 혹덩어리로 붙어 있기는 했지만. 

 

'그러고 보니 앨리스가 우리집에 온지 벌써 석달이 넘었군. 어제 야근을 해서 먹이는 충분히 준비해 주었지만 괜찮을까?'

 

준식은 앨리스가 자신의 집에 처음 온 일을 떠오르며 추억을 살리기 시작했다. 앨리스가 자신을 위해 쿠키를 만들어 주었던 것은 물론이고, 일벌레인 자신을 직접 코디네이트를 해주는 일도. 준식의 회사이미지는 일밖에 모르는 일중독자였는데 앨리스가 옷을 걸맞게 선택해 주자 준식은 멋쟁이로 불리우고 있었다. 확실히 레이무는 귀찮기는 했지만 말 잘듣는 앨리스가 옆에 있으니 준식도 어느새 인생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이런 추억을 떠올리며 귀가를 하다보니 어느 새 집근처까지 다 오고 있었다. 그 순간 준식의 머리에서 뭔가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가만. 야근을 했는데 그 녀석 괜찮을까?'

 

준식은 야근을 하여 앨리스와 레이무를 집에 놔두고 하룻동안 집을 비워야 했다. 확실히 하루 야근을 하기는 했지만 문단속을 잘 하여서 도둑이 들 염려는 없다. 다만 한가지 생각지 못한 것이 있는데 밑에 있던 개구멍. 그곳을 통해서 노숙 윳쿠리가 쳐들어오지 않을까 였다.

지난번에도 레이무의 가족들이 그곳을 통해 들어오지 않았던가? 아무리 앨리스가 준식을 멋있게 코디네이트를 해준다 하더라도 역시나 일에만 집중하는 일벌레 근성은 벗어나지 못 하여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은 것이다.

 

준식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게스 윳쿠리가 쳐들어와 자신의 윳쿠리를 해꼬지하면 어찌 되는가. 레이무야 어찌됐든 상관없었지만 앨리스는 다르다. 앨리스에게 털끝 하나만 건드려도 녀석은 무사하지 못 할 것이라고 몇번이나 생각하였다. 다만 예외 있다면 집안에 쳐들어온 게스 윳쿠리가 레이무만 죽여주면 많은 양의 먹이를 주고 멀쩡한 상태로 내보낼 생각이다.

 

집앞에 다다르자 준식은 집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느헤헤헤, 이쪽도 느긋하게 생긴 윳쿠리라제. 이 마리사님과 상쾌를 하는 거라제!"

"이...이러지 마요."

"마리사아아아아, 어째서 레이무를 버리고 앨리스랑 상쾌를 하려는 거야아아아아아!"

"시끄럽다제! 이 위대한 마리사님은 어떤 미윳쿠리라도 상쾌를 할 권리가 있다제! 특히 이 앨리스 너무 마음에 든다제. 레이무처럼 느긋하게 생기지 않는 뱃지가 아닌 번쩍이는 뱃지를 갖고 있다제."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

 

이 소리를 들은 준식은 지채할 것도 없이 열쇠를 꺼내 현관문을 열려고 하였다. 하지만 너무 흥분하고 급하게 군 나머지 열쇠를 떨어뜨려 버렸고 찾기 위해 시간을 버리고 말았다.

 

"아..안돼요. 더 이상 아가야를 만들면 오빠야가 느긋하게 있지 못 해요!"

"닥치라제! 이 마리사님은 알고 있다제. 같은 뱃지라도 그 번쩍이는 뱃지를 갖고 있는 윳쿠리들은 인간이 더 느긋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 말이다제. 분명 마리사님의 반려로 맞아들이면 인간들도 마리사님을 느긋하게 대해줄거라제! 그리고 이 앨리스. 크기가 작아 귀여워 보인다제! 닥치고 상쾌를 하는거라제!"

"아...안돼! 언니야 도와줘!"

"마리사아아아! 느긋하지 못 한 앨리스에게서 떨어지라구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님과 느긋하게 상쾌를 하는거다제에에에에에에!"

 

안에서는 벌썩 들썩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감정적인 준식의 얼굴은 당황과 분노의 얼굴이 섞여 있었다. 서둘러 열쇠를 찾기 위하여 이리저리 돌아 다녔지만 길이 어두운데다가 열쇠는 작아서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문득 핸드폰의 조명기능이 그제서야 생각났고 서둘러 조명모드를 켜서 열쇠를 찾아 내어 현관문을 급하게 따고 들어갔다.

 

"상쾌애애애애애애애애애~~!"

"느흐흐흐흑..."

 

안에 들어가 보니 벌써 마리사는 앨리스에게 상쾌를 끝마친 상태였다. 마리사는 성체 크기의 윳쿠리고 앨리스도 성체라고는 하지만 크기가 아이 윳쿠리 만하여서 힘으로 마리사를 뿌리칠 수 없었다. 밑에 깔린 사랑스런 앨리스가 마리사에게 겁탈 당한 모습을 본 준식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만 하였다. 하지만 이 마리사. 준식이 들어온 것을 보고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말한다.

 

"늣, 할아범이냐제? 안 됐지만 여기 윳쿠리들은 모두 마리사님의 반려 윳쿠리라제. 할아범은 알았으면 마리사도 느긋하게 시키라제. 느헤헤헤헤헤!"

 

하지만 준식은 이 마리사에 대한 답변을 발로 걷어치는 것으로 답해준다. 마리사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저리 날라가 버리고 레이무는 그런 마리사를 눈물과 침을 흘리며 쫓아간다.

 

"느게에에에에에엑!!"

"마리사아아아아아! 할아범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레이무의 반려라고오오오오오오오!!"

 

힘이 조금 부족했는지 마리사는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레이무는 준식을 향해 마구 화를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레이무를 무시하고 서둘러 앨리스의 상태를 살펴본다.

 

"앨리스. 괜찮은 거니?"

"느흑.. 오빠야, 무서웠어어어어어!!"

 

앨리스가 준식에게 와락 달려 들어 울음을 터뜨리자 준식은 레이무와 마리사를 쳐다본다. 앨리스를 겁탈한 마리사나 그걸 지켜만 보고 있던 레이무를 용서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특히 저 마리사의 경우에는 지금 당장 죽이기도 아깝다. 천천히 학대를 해서 죽일 생각이다.

레이무의 경우는 앨리스가 워낙 소중히 여기니 3일간 다락방에 가둬 먹을 것을 주지 않는 근신으로 끝낼 생각이다.

 

준식은 앨리스를 자신의 방에 놔두고 마리사에게 다가가 몇번 툭툭 걷어쳤다.

 

"느읏! 할아범 레이무의 멋진 마리사를 차지 말라고. 흥흥!"

 

레이무의 불평을 무시하고 몇번 걷어차자 마리사는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다.

 

"..느으읏. 할아범 이게 무슨 짓이냐제? 마리사님은 이 윳쿠리들의 반려라제!"

"시끄럽고 네가 뭔 잘못을 했는지 아냐?"

"느헤헤헤헤. 당연히 알고 있다제. 마리사님은 저 번쩍이는 뱃지 윳쿠리와 상쾌를 했다제. 이제 할아범은 나도 느긋하게 대해줘야 한다제. 왜냐하면 나는 저 앨리스의 소중한 반려니까 말이제!"

"느읏! 마리사. 저 앨리스는 느긋하지 못한 레이퍼의 자식이야.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라고!"

"느읏? 레이퍼의 자식이었냐제?"

 

아무래도 레이무는 이 마리사가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마리사가 앨리스에게 극도로 관심을 보이자 비장의 카드인 레이퍼의 자식이란 단어를 꺼내들어 마리사의 호감을 자신에게 쏟아볼 생각이었나 보다.

사실 준식에게는 앨리스가 레이퍼의 자식이니 아니니 그런 것은 뒷전이었다. 레이무들은 레이퍼의 자식인 앨리스가 느긋하지 못 하다고 말하지만 준식에게는 밥만 축내는 이 레이무가 오히려 느긋하지 못 하였다. 

마리사는 레이무의 그 말을 듣고 정색을 하며 답하였다.

 

"느느늣! 레이퍼는 느긋하지 못한다제! 마리사님의 반려가 절대 아니라제!"

"느읏! 그렇다구 마리사. 마리사처럼 멋진 윳쿠리는 이 레이무처럼 느긋한 윳쿠리를 반려를 삼아야 한다고."

 

그 말을 들은 준식의 마음은 당연히 결정되었다. 앨리스는 언니로부터 레이퍼의 자식이라는 단어를 듣고도 괜찮다고 받아 넘겼지만 준식에게 있어서 소중한 앨리스를 그렇게 대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무가 살아있는 이유는 앨리스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자신이 느긋하게 있지 않을테니 언니를 느긋하게 해달라. 이 약속 하나가 레이무의 벌레 같은 목숨을 질기게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마리사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랐다. 이 녀석은 앨리스의 약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녀석이다. 그러면 당연히 그 결과는 정해졌다. 준식은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호오. 그럼 앨리스가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란 거네."

"느읏! 그렇다제. 마리사의 반려는 이 레이무 하나 뿐이라제!"

"흠. 그렇군. 그것보다 확실히 네 말도 일리가 있어. 반려란 당연히 소중한 것. 나는 이 윳쿠리들을 정말 소중히 여기고 있고 당연히 그 들의 반려인 너 역시 나에게 소중한 녀석이야."

"느헤헤헤. 할아범은 알았으면 느긋하지 않게 당장 달콤달콤을 가져오라제!"

"아, 그전에 먼저 정할 건 정해야지."

"늣, 무슨 소리냐제?"

 

준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마리사를 보며 미소를 유지한채 대답하였다.

 

"너는 레이무를 반려로 맞아들였지만 저 앨리스는 반려로 맞아들이지 않았잖아."

"그건, 당연히 하다제! 앨리스는 느긋하지 못한 레이퍼의 자식이니 말이다제!"

"그래서 그러는 거야. 다시 말해 반쪽짜리 반려라는 소리네. 그러니 나는 너를 반만 느긋하게 해줄 생각이야."

"늣? 이해가 되지 않는다제."

"이렇게 할 생각이야."

 

준식은 난데 없이 마리사의 왼쪽 눈을 향해 손가락을 찔러버렸다. 뭔가 미끄덩 거리는게 기분나빴지만 준식은 그대로 손가락에 눈을 꿰어 빼버렸다. 

 

"느갸아아아아아악!"

"마리사아아아아! 할아범 무슨 짓이야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비명을 지르고 레이무는 소리친다. 하지만 준식은 손가락에 꿰어있던 눈을 빼고는 말하였다.

 

"저 마리사가 레이무, 너만 반려로 맞이 했잖니? 반려라면은 자신이 한 일을 완전히 책임 져야 하는데 앨리스에게 상쾌를 해버리고도 나 몰라라 했으니 반만 느긋하게 해주려는 거야."

 

준식은 이렇게 말하며 공구세트를 꺼내 대패를 꺼내 들었다. 사놓기만 해두고 쓸일이 없었는데 이런데에 쓸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였다. 눈이 빠져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마리사를 붙잡고 뒤집어 저부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제서야 마리사는 뭔가 수상한 감을 느꼈는지 소리친다.

 

"느읏?! 할아범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제에에에?"

"반만 느긋하게 시켜줄 생각이야. 우선 한쪽 눈을 뽑았으니 다음은 여기만 반만 느긋하게 시켜줄까?"

 

준식은 이렇게 말하며 마리사의 왼쪽 저부를 대패로 밀어대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노숙 윳쿠리라 이리저리 돌아다녀서인지 저부의 가죽은 두껍고 딱딱하였다. 하지만 대패 앞에서는 같은 밀가루 반죽에 불과하였다. 마리사는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고 레이무는 참지 못 하고 준식에게 덤벼들었다.

 

"마리사를 괴롭히지마아아아아!"

 

하지만 준식은 레이무를 적당히 걷어 차버렸고 레이무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작업을 끝마치자 마리사의 왼쪽 저부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하였다. 준식이 적당히 힘을 줘서 팥소는 흘러나오지 않고 겉껍질만 벗겨진 상태이다. 마리사가 숨을 헐떡거리며 있자 준식은 다음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엔 펜치를 들어올렸다.

 

"자, 다음은 여기다."

"느헥느헥.. 느읏? 그..그만하라제에에에에!"

 

준식은 마리사의 말을 무시하고 펜치로 왼쪽에 있던 모든 이빨을 뽑아버렸다. 마리사는 듣기 싫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준식은 무시하고 다음 작업을 준비하였다. 

 

"다음은 이거."

"....느으읏... 그.. 그만... 느갸아아아악!"

 

다음은 모자를 벗겨 가스레인지 불 위에 올려 놓아 왼쪽 머리카락과 얼굴을 모조리 구워버렸다. 결국 이 마리사는 두 얼굴의 윳쿠리가 되어버린 셈이었다. 준식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가위를 꺼내들어 마리사의 모자를 자르기 시작하였다. 뾰족한 윗부분을 툭 잘라버리고 마리사의 머리위에 씌운다. 이젠 고깔모자가 아닌 이상한 테가 되어 버렸다. 마리사는 숨을 헐떡이며 엉망진창이 된 자신의 모습과 모자를 바라보며 절규하였다.

 

"느헥, 느헥.. 어..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냐제에에에에에?"

"반만 느긋하게 시켜줬을 뿐이야."

"오빠야. 이제 그만해!"

 

준식은 소리가 들리는 뒤쪽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앨리스가 있었다.

 

"오빠야. 이제 그만해. 그 마리사는 이제 언니의 반려야. 언니의 소중한 윳쿠리라고.."

"미안하지만 이 녀석은 너와의 약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무엇보다도 너에게 심한 짓을 한 건 용서 할 수 없어."

"그래도 부탁이야. 제발 살려줘. 이제 분명 자기가 한 잘 못을 알았을 거야."

"그래? 그럼 직접 물어보자. 어이, 네가 무슨 잘 못을 했는지 알아?"

"느흐흐흐흐흐흑.... 마...마리사가... 멋대로 상쾌를 해서다제.."

 

준식은 놀랐다. 확실히 이 마리사 게스성이 진해 보여서 분명 자기가 한 잘못을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인정을 한 것이다. 

 

"그럼 묻자. 앨리스는 너에게 있어 어떤 윳쿠리지?"

"느흐흑... 마..마리사의 반려라제... 가족이라제...."

 

가족. 앨리스가 언니에게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다. 앨리스는 그 말을 들음으로써 자신에게도 반려를 통해 가족이라는 존재가 생겼다는 사실에 조금 감동하고 있는 듯 하다.

 

"....오빠야.. 이제 그만 용서해줘... 나도 부탁할게.."

 

앨리스가 이렇게 고개 숙이면서까지 나오자 준식도 이제 어쩔도리가 없다. 앨리스가 마리사의 말에 조금 기뻐 하는 듯 하고, 확실히 자기가 한 잘못을 알았으니 용서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좋아. 하지만 이 집에서는 나가줘야 겠다."

"느읏? 어째서냐제?"

"지금 우리집 사정이 조금 여의치 않아서 말이야. 더 이상 입을 늘릴 수 없어."

"늣? 안된다제! 이 상태로는 사냥을 할 수 없다제! 살아갈 수 없다제!"

"오빠야. 미안하지만 그 마리사도 우리와 함께 살게 해줘."

 

준식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해주었다.

 

"지금 우리 사정이 어려운 건 너도 잘 알잖아."

"그럼. 언니 몫 뿐만 아니라 그 마리사 몫 만큼도 내가 느긋하게 있지 않을게. 부탁해.."

 

앨리스가 준식을 끈질기게 설득하자 준식도 어쩔 수 없었다. 확실히 어렵기는 하지만 앨리스가 워낙 잘 안 먹는 탓에 결국 2마리분의 먹이를 구할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마리사도 결국 자신이 키우기로 하였다. 

 

"일단 알아둘 것은 너는 앨리스 때문에 목숨을 부지한 줄 알아. 그리고 나는 아직 널 용서 못했다. 그러니 일단 다락방에서 레이무와 3일간 근신을 할 것. 알았냐?"

"....느긋하게 알았다제...."

 

마리사는 힘없이 대답하였고 준식은 기절한 레이무와 마리사를 다락방에 집어 넣었다. 단 마리사는 오랜지 주스와 밀가루를 뿌려 치료를 해주었다. 한 마디로 병주고 약주고의 상황. 그리고 앨리스의 상태를 살펴본다. 

 

"그것보다 너 괜찮은 거냐?" 

"늣. 괜찮아. 오빠야."

"흠. 그래? 어라, 너 오른쪽에 있던 흉터는 어디갔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오빠야? 오빠야가 보기 싫다고 항상 치료해 줬잖아."

 

본래 윳쿠리의 상처는 밀가루 소맥분과 오랜지 주스를 부으는 것만해도 쉽게 해복된다. 단 오래된 상처의 경우는 밀가루가 굳어져 쉽게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데 만일 인내심을 갖고 상처 부위에 지속적으로 밀가루와 오렌지 주스를 부어준다면 새로운 피부가 재생된다. 

준식은 앨리스의 오른쪽 뺨을 보니 확실히 치료한 흔적이 남아있었고 자신이 치료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랬지. 그런데 이상하네. 왜 네뺨에 아직도 흉터가 남았을 거라 생각한거지?"

 

만약 앨리스의 흉터가 그대로 남아 있었더라면 마리사는 앨리스를 겁탈하지 않았을 것이다. 준식은 앨리스의 뺨에 상처가 왜 있었다고 생각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일단은 무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몸이 피곤했기 때문이다. 엉망이 된 집안은 앨리스에게 맡겨두고 자신은 침대로 향해 잠을 청하였다. 

 

다음날 아침. 준식은 핸드폰의 기상 벨소리에 잠을 깨어났다. 방을 둘러보니 어제와는 달리 깨끗하다. 앨리스가 청소해준 것이겠지. 준식은 슬슬 식사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앨리스도 뿅뿅 튀어와 준식에게 다가온다.

 

"늣, 오빠야. 일어났어?"

"아, 그래. 너도 잘 잤.."

 

준식은 말을 끊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왜 그래? 오빠야?"

"너.. 너 머리에..."

"아, 이거? 어젯밤에 조금 간지럽다 싶더니 자라났어."

 

준식은 경악했다. 앨리스의 이마에는 3개의 열매윳을 달은 줄기씨가 자라났던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준식은 혹시난 한 생각에 서둘러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늣, 할아범. 레이무의 멋진 마리사는 어디가고 이런 느긋하지 못 한 윳쿠리와 왜 지내게 한거야?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어서 죽이라구!"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제에에에에!"

 

레이무의 말에 옆에 있던 중상입은 마리사는 절규한다. 하지만 준식의 눈에는 레이무의 머리에 달린 줄기씨만이 보였다. 앨리스와 똑같이 3개의 열매윳이 자라났다. 

 

"이게 뭐야아아아아아아!!"

 

준식은 절규하였다. 가뜩이나 수입이 시원치 않은데 거기다 성체 윳쿠리를 한 마리 키우게 되는 상황. 심지어 앞으로 6마리의 아기 윳쿠리들 마저 부양하게 생기게 될지 모르는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다.




준식은 현재 골이 아파지는 일이 잦아졌다. 수입은 적어진데다가 부양할 식구는 많아졌다. 지금 회사에서도 항상 일만 하는 그는 일에 집중 못 하고 머리만 부여잡고 한숨만 푹푹 쉬어대고 있었다. 이런 준식의 모습을 보았는지 옆에 있던 동기생이 말을 걸어준다.

 

"여, 왜그래? 어제 제대로 못 쉬었어?"

"아니아니, 덕분에 잘 쉬었어."

"그럼 왜그래?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어대고 말이야."

"아아, 우리집 윳쿠리들이 말이야...."

"전번에 키운다고 했던 그 앨리스종하고 레이무종 말이야? 걔들이 뭐 어쨌는데?"

"지난 번에 쳐들어온 노숙 윳쿠리랑 그걸 해서 말이야. 임신을 해버렸어."

 

그말을 들은 준식의 친구는 얼굴에 화색을 띄며 말하였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했다는 것은 얼마나 신성하고 위대한 일인가? 눈치 없게 준식의 등을 팡팡 쳐대며 큰소리로 이야기한다.

 

"와하하하하. 축하해, 축하한다구!"

"축하하기는 뭘 축하해? 지금 날 놀리는 거야?"

"뭐가? 마음에 드는 반려하고 가족을 만들면 그건 기쁜일 아냐?"

"마음에 들긴 무슨... 겁탈이었다고. 게다가 안 그래도 불경긴데 입이 늘어나면 어쩌자는 거야?"

"아? 겁탈이었어? 미...미안... 그러고보니 지금 자금 사정이 안 좋았지..."

 

준식의 친구는 커피 한모금 마시며 다시 이야기 한다.

 

"그럼 어떻게 할거야? 그것들 없애버릴 거야?"

"일단 가서 서로 상담을 해보려고..."

"휴, 힘내라. 어떻게 된게 결혼도 못한 녀석이 남의 가족을 부양하는지 원... 너도 참 인생 기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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