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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로 - 앨리스와 윳쿠리 가족 6

by 류민혜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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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로로로?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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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옆집 가정교사를 그만둔 앨리스였지만 지난 번 주식이 대박이 터뜨리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언니와 그 아가들의 몫까지 돈을 벌어야 했기에 이번에는 회사에 들어가 준식의 일을 거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준식은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았다. 이 앨리스가 아무리 똑똑해도 회사일이 처음인 탓에 기껏해야 자신의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는 걸 돕거나 커피를 뽑아오는 게 전부 일 거라 생각했다. 처음엔 데려올 생각을 안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상사가 준식에게 윳쿠리 한 마리를 데려오라고 명령을 했기에 내일 앨리스를 데리고 회사로 출근할 생각이었다.

 

이제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다. 노숙 윳쿠리들은 이 시기 때 쯤 모두 동사하거나 추워서 플레이스에서 잘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 계절 만큼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윳쿠리를 보기 힘들때가 있다. 하지만 애완 윳쿠리들에게는 아무 상관도 없는 계절. 그리고 겨울이 들어서자 레이무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줄기가 부들부들 떨리더니 아기 윳쿠리들이 하나 둘 떨어진 것이다.

 

"느그타게 이쯔랴구!"

"먀먀, 느그타게 이쪄!"

"느그타게 이쓰라규!"

"느빗!"

"느으으으읏.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들이 태어 났어."

 

방울 토마토 만한 레이무종 마리사종 각각 2마리가 태어났다. 앨리스도 자신이 태어난 옛 생각이 났는지 아가야들을 바라보며 웃으며 인사를 한다.

 

"아가들아! 느긋하게 있어!"

"? 느그타게 이쯔라구!"

 

앨리스가 인사하자 아기들도 일단 본능적으로 회답한다. 이 모습에 레이무는 얼굴이 찡그린다. 감히 느긋하지 못 한 앨리스가 느긋한 자신의 아가야에게 왜 함부로 인사한단 말인가?

 

"먀먀, 레뮤 배고파!"

"마리샤도..."

"우걱우걱 하게 해쪄!"

"느엥, 배고퍄!"

"느읏. 우선 이 줄기씨를 먹으렴."

 

떨어진 줄기씨를 아기들이 허겁지겁 먹어대기 시작한다. 생각해보니 앨리스 자신은 줄기씨를 먹어본 적이 없다. 무슨 맛이 날까 궁금해서 언니에게 부탁할까 생각했지만 관두기로 했다. 줄기는 자라나는 아기들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기 윳쿠리들은 부모 레이무를 닮았는지 식욕이 엄청났다. 줄기씨를 먹어치운 것으로 모자라 더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먀먀, 아직 마리샤는 배고퍄!"

"레뮤도 더 우걱우걱 하고시퍼."

"느읏. 기다리렴. 할아범, 어서 밥씨를 가져와!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들이 배고파 하고 있다고!"

"늣, 언니야. 오빠야는 바쁘니까 내가 대신 가져올게. 아가야들도 여기서 기다려."

 

앨리스가 조리실 쪽으로 폴짝폴짝 뛰어가자 아기 윳쿠리들은 레이무에게 뺨에 상처가 나 느긋해 보이지 않는 윳쿠리에 대해서 물어보기 시작한다.

 

"먀먀, 저 느그타지 못 한 유꾸리는 뭐야?"

"샹처씨가 나서 이샹해."

"느읏. 저건 느긋하진 못 한 앨리스라는 윳쿠리란다. 그러니 절대 가까이 다가가면 안돼. 그리고 부비부비를 하려고 하면 절대 하지마렴. 안 그러면 레이프를 당해 느긋하게 있지 못할 거야."

"느읏?! 역시 느그타지 못 한 유꾸리구나."

"저 유꾸리와 뷰비뷰비를 하면 느그타진 못 한 거야? 시러어어 무서어어. 느에엥!"

"느읏. 뷰비뷰비 하려고 하면 제제해줄꼬야."

"그래그래. 저 앨리스는 느긋하진 못한 윳쿠리야. 하지만 아가야들은 엄마를 닮아서 무척이나 느긋한 아가야들이란다. 부비부비."

"뷰비뷰비 캥복!"

"언니야. 여기 먹을 거 가져왔어."

 

그래도 아가야들이 태어났으니 이번엔 앨리스가 선심 써준다. 사료뿐만 아니라 우유에 과자, 사탕. 윳쿠리들이라면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다. 음식을 보자마자 아기들은 너도나도 달려가 먹어 치운다. 그리고 언니 레이무도 그 무리에 끼여 먹기 시작한다. 

 

"마시쪄. 이거 엄청 마시쪄!"

"우걱우걱 캥복!"

 

역시 엄마를 따라 지저분하게 먹는다. 앨리스는 그런 아가들을 바라보면 생각한다. 만약 자신도 아가야를 가지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자식들에게 부비부비를 해주면 어떤 기분일까. 그 생각에 앨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한 아기 마리사에게 다가가 부비부비를 시도하려 한다. 음식 먹던 아이 마리사는 뭔가 낌새를 느꼈는지 벌떡 일어나 소리친다.

 

"느읏? 느그타진 모탄 유꾸리가 뷰비뷰비를 할려고 해!"

"늣?! 언니야. 위험해애애애!"

"아가야에게 무슨 짓이야!"

 

아기 마리사의 소리를 들은 레이무는 앨리스에게 몸통 박치기를 한다. 역시 몸집에서 차이가 심하게 났기에 앨리스는 맥없이 나가 떨어진다. 

 

"콜록. 미안해 언니야. 나도 모르게..."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를 제제했어! 레뮤 먀먀는 걍해!"

"걍하다구!"

"마리샤도 제제해 줄꺼야!"

"레뮤도!"

 

아기 윳쿠리들이 달려나가 앨리스에게 몸통 박치기를 한다. 뭐 그래도 아기 윳쿠리들에게 타격 입을 정도로 약한 앨리스가 아니다. 오히려 난감하다는 듯 미소 지으며 그저 철없는 손자의 장난을 너그럽게 받아주는 할머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방에서 자료 정리를 하던 준식은 시끄러운 소리가 방밖에서 나자 문을 열고 등장했다. 준식의 등장으로 모든 윳쿠리가 일동 정지했다. 

 

"아무일도 아니야. 오빠야."

"너 또 앨리스 괴롭혔냐?"

"느늣. 괴롭히지 않았어. 그것 보다 어때 할아범? 레이무를 닮은 느긋한 아가야들을 보니 느긋할 수 있지?"

 

그래도 지난 번 반려 마리사를 죽었을 때를 기억하는지 이 남자 앞에서 앨리스를 물리적으로 괴롭히면 느긋하지 못 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았나 보다. 준식은 밑에서 뿅뿅 거리는 아기 윳쿠리들을 바라보며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아. 귀찮은 면상이 4개나 늘었네. 그것보다 앨리스. 아무래도 난 좀 늦을 것 같으니 먼저 가서 자. 내일 회사에 나가야 하니 푹 쉬어."

"느긋하게 알았어. 오빠야."

 

준식이 방에 들어가자 아기 윳쿠리들은 너도 나도 하품을 한다.

 

"먀먀, 레뮤 졸려."

"마리샤도..."

"느읏, 그래. 아가야들은 졸린가 보구나."

"기다려 언니. 아가야들의 잠자리를 만들게."

 

앨리스는 자신이 가정교사를 해서 사둔 바구니와 쿠션, 부드러운 솜을 이용하여 잠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쿠션을 바구니에 넣어두고 솜은 그위에 얹어둔다. 마무리로 리본장식을 옆에 달아두어 어여쁜 침실이 완성되었다. 아기 윳쿠리들은 침실로 뛰어올라 너도나도 잠들기 시작했고 레이무도 졸린지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막대기를 이용하여 전등 스위치를 점멸한 후 자신도 잠자리에 들어선다.

 

다음날. 앨리스는 준식을 따라 회사에 나선다. 당연히 집안에는 아무도 없기에 앨리스는 충분한 식량을 레이무에게 주고 아껴 먹으라고 주의를 줬다. 레이무는 듣는 둥 마는 둥. 오히려 평소보다 먹이가 많아졌다며 좋아했다. 

앨리스와 함께 접대실로 향한 준식은 자신의 상사에게 왜 앨리스를 데려오라 했는지 묻는다.

 

"근데 왜 앨리스를 데리고 오라고 하신거죠?"

"이번 손님이 윳쿠리 애호파라서 말이야. 첫 인상을 좋게 줘야 되지 않나? 아무튼 이번 손님은 굉장히 중요해. 계약을 따내면 우리 기업도 대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지. 사소한 것이라도 일단 파고들고 보는거야."

 

시간이 지나자 흰머리와 콧수염을 단정히 기른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한 남자가 등장했다. 남자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 

 

"이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가? 온 몸이 다 춥구만. 어 반갑습니다."

 

초반부터 회사 이미지를 깍아내리는 까다로운 손님인 듯 하다. 준식 일행을 보자마자 인사를 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준식의 상사도 일단 벌떡 일어나 악수를 한다. 악수를 끝마친후 3사람은 소파에 앉았고 남자는 입을 연다.

 

"아, 그래요.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하죠. 저희 회사와 거래를 하고 싶다고요?"

"아, 그전에 우선 차부터 한 잔 하시죠."

 

상대에게 휘둘리면 안된다. 우선 이 쪽의 페이스로 끌어내야 한다. 상사는 우선 화제를 바꾸기로 하였고 준식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준식이 앨리스에게 들어 오라고 부르자 앨리스가 문을 열고 머리위에 차를 담은 쟁반을 얹힌채로 균형을 잡으면서 테이블로 오고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보이던 묘기를 여기서 써먹게 된 것이다. 

남자는 앨리스가 차를 가져오는 것을 보며 놀라운 표정을 짓는다. 상사는 그 모습을 보고 이제 됐다 싶었다. 분명 이 모습에 호감이 갔으리라. 확실히 남자는 차를 날라오는 앨리스를 보며 놀라긴 했지만 그 정도는 자신이 기르는 마리사도 충분히 한다. 그리고 왠지 안 좋은 미소를 지으며 준식과 상사에게 이야기를 한다.

 

"오호, 이거 윳쿠리군요. 거기다 골드 뱃지. 누구의 윳쿠리죠?"

"아, 제 부하의 윳쿠리입니다."

"오호, 직책도 커보이지 않는데 정말 놀랍군요. 골드 뱃지 윳쿠리를 살 정도라니. 다만.."

"예?"

 

남자의 반응이 뭔가 이상하다. 준식의 상사는 식은땀이 흘렸다. 뭔가 실수 했나?

 

"골드 뱃지는 분명 귀한데 말입니다. 이 윳쿠리... 뺨에 상처가 났군요. 부하가 조심성이 없나 보죠?"

"아하하하... 그렇지 않습니다. 이래 보여도 사실 꽤 성실한..."

"귀중한 물건을 다룰 때는 조심성이 강해야 하는 법. 부하 수준이 이 정도면 이 회사의 수준도 말할 것도 없군요."

 

상사는 크게 당황했다. 이쪽으로 페이스를 끌어 들이기 위해 윳쿠리까지 준비했는데 오히려 상대는 앨리스의 뺨을 핑계로 자신 쪽으로 페이스를 바꾸었던 것이다. 상사는 준식을 노려보았다. '왜 저런 멀쩡하지 못한 윳쿠리를 데려왔냐? 나중에 질책을 각오해라!' 정도의 위협용 눈빛이었다. 이때 잠자코 듣고 있던 앨리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늣! 그렇지 않아요. 오빠야는 굉장히 느긋하다구요. 당연히 오빠야의 회사도 느긋해요!"

 

앨리스가 성을 내며 남자에게 소리치자 준식과 그의 상사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남자는 당돌하게 이야기하는 앨리스에게 관심을 가지며 흥미롭다는 듯 지켜보았다. 골드 뱃지 윳쿠리라면 어느 정도 대화가 통했기에 이 남자는 이 앨리스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 것이다. 

 

"호, 그래? 그 느긋한 오빠야가 왜 네 얼굴에 상처를 냈을까?"

"늣! 이건 오빠야가 절 애완 윳쿠리를 삼기 전 난 상처에요. 오빠야하고는 아무 관계 없어요! 오빠야는 노숙 윳쿠리였던 절 애완 윳쿠리로 삼아준 무척 느긋한 사람이에요! 당연히 이 회사도 느긋해요!"

"호, 그래? 혹시 저 오빠야가 너에게 그런 거짓말을 하도록 시켰니?"

"거짓말이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난 못 믿겠는데? 그럼 한번 증명해 보렴. 그래, 이 회사가 느긋하단 것을 증명하면 되겠네. 네 오빠야가 느긋해서 이 회사도 느긋하다고 했으니."

"느긋하게 증명하겠어요!"

 

이젠 끝장이다. 자신들은 모가지라는 생각이 준식과 그의 상사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앨리스는 준식의 서류가방에서 몇장의 서류 뭉치들을 꺼내놓고 배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도 테이블 위로 올라가 입으로 서류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말한다.

 

"자, 보세요. 여기의 이 물건들은 보다시피 여기에 나오는 항목들에도 나오다시피 이런 장점들을 갖고 있어요. 물론 문제점은 여기 서류를 보시면 나와 있겠지만 이 정도의 문제는 인간씨의 회사의 투자가 있으면 느긋하게 해결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투자의 비율에 따라 이 정도의 이익 수치가 나올 것이라 예상되고 이건 통계조사를 통해서도 90%의 정확성을 지녀서 반드시 남는 장사에요. 지금 시기로 볼때 대중들 사이에서 유행이 일어날 확률은 80%이상이고 그 유행이 끝날 예상 시점을 볼 때 못 한다 하더라도 원가의 서너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어요. 이 거래는 상호간의 이익을 바라 볼 수 있는...."

 

앨리스는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며 서류를 남자에게 한장한장 넘겨주며 설명하자 남자는 경악심으로 물들어 갔다. 윳쿠리가 이렇게 까지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 것은 골드 뱃지라도 불가능한 일. 심지어 앨리스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었다. 준식과 그의 상사도 어안이 벙벙해 졌다. 준식 역시 앨리스가 이 정도로 까지 머리가 돌아갈 줄 몰랐던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설명은 자신이 오늘을 위해서 준비한 설명이었던 것이다. 준식은 몰랐겠지만 앨리스는 집안 청소를 하면서 준식의 서류를 정리 할때 그의 회사가 어떤 물건을 만드는 회사인지 알게 되었고 집에 있던 경영학 책들을 모두 독파한 것도 모자라 인터넷 채팅창에서 지인들과 이런저런 경험을 쌓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빠야를 나쁘게 말한 남자에게 잔뜩 화가 난 앨리스는 준식이 모의 연습을 한 것을 그대로 따라하였다. 물론 경영에 대해서 기본지식이 없었다면 아무리 앨리스라도 이렇게 까지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정도 선에 거래를 끝마치면 양쪽 모두 이득을 보는...늣?"

 

앨리스가 3명의 인간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아차했다. 윳쿠리 주제에 너무 건방지게 나선 것이다. 앨리스는 얼굴을 붉혀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느느느늣! 죄송해요. 너무 나서서... 하..하지만은 오빠야는 정말 아무 잘 못..."

"아니, 됐다. 느긋하게 잘 이해했다. 음, 확실히 일리가 있군. 그런데 넌 대체 어떻게 되었길래 이렇게 이 일에 대해서 잘 아는 거니?"

"오빠에요. 오빠에게서 배운거예요.."

"그래? 거기 자네 아깐 실례했네. 이렇게 똑똑한 윳쿠리는 본적이 없어. 윳쿠리를 이 정도까지 교육시키다니 대단하군. 윳쿠리를 이 정도까지 교육 시킬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말단에 있을 정도면 볼 것도 없겠지. 이 이야기는 내가 상부에 잘 이야기 해주겠네."

"아하하, 감사합니다."

 

준식의 상사가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마저 하고 손님이 나가자 한숨을 푹 내쉬며 누워버릴 듯 소파에 몸을 기댄다.. 손님을 제대로 설득 시켰기 때문이다. 상사가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앨리스는 준식에게 연신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이야기 했다.

 

"미안해요. 오빠야. 정말 미안해. 그 사람이 오빠야를 계속 나쁘게 말해서 화가...."

"네가 화낼 때도 있다니. 오늘은 두번 놀래키네. 그것보다 내가 하려던 말을 네가 할줄이야.."

"그..그것도 미안해!"

"뭐, 괜찮아. 그 사람 애호파라고 했으니 나보다 네가 말한게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줬던 거야. 네 덕분에 살았어. 다음부터 조심해!"

"느긋하게 이해했어."


그 일이 있은 후, 준식의 회사는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였고 준식 역시 그 일을 계기로 하여 젊은 나이로 대리에서 차장으로 고속 승진을 하였다. 앨리스가 경영학에도 빠삭하였기에 준식은 앨리스와 이런 저런 담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실력을 키울 수 있었고 어느새 이 회사에서는 준식과 항상 같이 오는 앨리스가 마스코트가 되어버렸다. 덕분의 준식의 삶은 윤택해 졌고 앨리스와 레이무들 가족도 더욱 느긋하게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쁜일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여보세요? 혹시 이준식씨 되십니까?"

"예, 본인입니다."

"여긴 윳쿠리 심사 위원회 입니다. 지난번 앨리스 종 하나를 골드뱃지 시험에 치르게 했죠?"

"예, 그렇습니다."

"그때 심사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귀하의 윳쿠리의 지능이 골드 뱃지를 상회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때문에 저희 위원회에서 골드 뱃지보다 상위 계급을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됐고, 새로운 뱃지 클래스인 백금계열을 개설 했습니다. 때문에 귀하의 윳쿠리는 골드 뱃지가 아닌 백금뱃지로 바꾸셔야 하며 동시에 전 세계 최초로 백금뱃지 윳쿠리로 임명되었습니다."

"네엣?"

"때문에 저희가 불러주신 날짜와 장소에 윳쿠리와 함께 초빙하고 싶으며 새로운 클래스의 개설을 축하하는 식에 참석하기를..."

 

주말에 찾아온 난데없는 전화에 준식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난번 시험일로 심사원들은 10세 정도의 지능이 한계라고 생각한 윳쿠리가 인간과 동등하게 생각하고 판단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였고 좀더 뱃지 클래스의 폭을 넓히기로 한 것이다. 백금뱃지는 실버뱃지보다 좀더 하얗고 항상 동그란 형태를 띄고 있던 다른 뱃지들과는 달리 마름모, 즉 다이아 모양을 띄는 뱃지이다. 

이 클래스는 인간에 대한 모든 기본 예의범절은 당연히 모두 마스터 해야 하며 덧셈뺄셈, 읽고쓰기를 떠나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야 하고 그 지식을 이용할 줄 알아 인간과 똑같은 삶을 살 수 있는 윳쿠리 여야만 가능하다.

 

백금뱃지의 개설로 앨리스는 유명윳쿠리가 되어버렸고 심지어 외국에 까지 알려져 버렸다. 해외토픽에서는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지닌 윳쿠리, 한국은 천재 윳쿠리가 태어나는 곳?' 식의 기사가 나왔고 방송국에 까지 앨리스를 찾아와 취재를 하여 앨리스가 준식을 도와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까지 방영되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희귀종보다 더 희귀한 윳쿠리로 알려졌고 덕분에 너도나도 앨리스 같은 윳쿠리를 키우겠다며 사람들이 애완 윳쿠리를 마구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앨리스와 같은 백금뱃지 윳쿠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앨리스의 몸값도 엄청나게 상승해버렸고 앨리스가 항상 나오는 준식의 회사는 그 이미지가 널리 퍼졌다.





앨리스는 준식을 따라 항상 그의 회사에서 일을 하였으며 준식과 함께 귀가하는 일은 당연해졌다. 앨리스가 회사에 나가 있으면 레이무와 그 아기들을 보살펴 줄 사람이 없었기에 일단은 먹을 것을 잔뜩 쌓아두고 출근하고 있었다. 물론 옆집에 맡길 수 도 있었으나 워낙 성격이 게스성이 짙어져 버려 옆집에 맡기기에도 실례였다. 그리고 이건 레이무에게도 꽤나 좋은 일이었다. 느긋하지 못한 인간 씨와 앨리스가 없는 시간 만큼은 느긋한 아기와 자신들만 존재하는 윳쿠리 플레이스는 천국. 더군다나 돌봐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귀가 할 때마다 집안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앨리스는 회사에서의 일을 마치고도 레이무의 뒤치닥거리를 해야만 했다. 

이제 완전히 앨리스는 준식에게 있어서는 말 그대로 가족. 굳이 구분 진다면 아빠와 딸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레이무는 그저 혹덩이. 여느 때와 같이 집으로 귀가하자 준식일행을 발견한 레이무는 말한다.

 

"늣. 여기는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느긋하지 못한 할아범은 어서 달콤달콤을 내놔."

"달꼼달꼼을 내나!"

"내노으라구!"

"이 녀석들. 또 어질러 놨구만."

"오빠야 청소는 내가 할게."

"힘들지 않냐? 이래가지고 몸이 버텨?"

"이건 내 일이니까."

"후우. 식사는 내가 준비하마."

 

앨리스는 이제 청소가 제법 능숙해져 빠르게 일처리를 하였다. 준식 역시 레이무와 그 자식들에게 항상 주는 윳쿠리 푸드를 주고 앨리스에게는 고생한만큼 푸드가 아닌 자신과 먹는 똑같은 음식을 주었다. 레이무 역시 항상 푸드 먹기가 질렸는지 자식들과 함께 뿅뿅튀며 소리쳤다.

 

"느읏. 할아범. 이제 이런 건 싫어! 나도 앨리스처럼 밥을 줘~~!"

"빱을 딸라고!"

 

아기 윳쿠리들은 이제 조금 자라 방울토마토에서 주먹만한 크기로 성장했다. 당연히 식사량도 늘어서 짜증인데 인간이 먹는 밥까지 먹겠다고? 이에 앨리스는 자신이 먹던 전용 푸드 그릇을 레이무와 그 아이들에게 넘겨주었다. 밥위에는 뿌려먹는 분말스프와 고기반찬.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이 섞여 있었고 레이무들은 그걸 마구 먹어대기 시작한다. 뭐 앨리스는 항상 소식을 하였고 준식 역시 이러한 행위를 쭉 지켜보아 이젠 익숙해져 별다른 제제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하는데 정작 아기들을 돌보는 건 앨리스라고 할 수 있었다. 레이무는 그저 앨리스가 가져다 주는 밥을 먹거나 명령만 할 뿐 이었고 아기들에게 밥을 가져다 주는 것도,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도 모두 앨리스였다. 물론 아기들은 그런 것 까지 생각하지 못 했다. 식사를 마치자 준식은 설겆이를 하려한다. 세제통을 보자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거 다 떨어졌잖아. 어이 거기 식충이, 가끔은 밥값 좀 하지그래? 여기 돈하고 쪽지에 적어서 줄테니까. 가서 세제 좀 사와."

"늣. 인간씨는 바보야? 죽는거야? 밖은 춥다구. 레이무는 여기에 느긋하게 있을래. 그리고 레이무는 아가야들이 있어서 아가야들을 돌봐줘야해."

"늣. 먀먀는 우리를 돌봐조야 한다구!"

 

앨리스가 전부 돌봐주는데 말은 잘한다. 이에 앨리스가 직접 나선다.

 

"오빠야, 그냥 내가 다녀 올게. 브론즈인 언니가 밖에 나가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고, 그냥 백금인 내가 다녀오는 게 더 안전하고 확실하잖아."

 

물론 앨리스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브로즈 뱃지는 워낙 저열한 종이 많아서 일부 사람들이 약간의 벌금을 각오하고 화풀이로 죽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반면 앨리스는 이제 이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윳쿠리였다. 설령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윳쿠리와 사람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앨리스를 알아보고 도와주는 경우가 있다. 확실히 저녁이긴 했지만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고 또 도시인 탓에 사람들은 아직 붐빌 것이다. 이에 앨리스의 안전은 보장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앨리스는 다른 윳쿠리들과는 달리 똑똑했기에 준식은 앨리스를 지나칠 정도로 믿고 있었다.

 

"그래도 불안한데... 그냥 내가 다녀오는게..."

"오빠는 회사 일로 지쳤잖아. 내가 다녀올게."

"...후, 고집은 여전하네... 좋아. 하지만 알아둬. 겨울이라고 하지만 노숙 윳쿠리가 위협을 할 지 모르고 나쁜 사람이 노릴지 몰라. 반드시 사람이 많은 큰길로 다닐 것! 그리고 위험하다 싶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것. 이걸 꼭 지켜."

"응. 느긋하게 알았어."

 

앨리스는 준식에게서 돈을 받고 문을 열어주자 밖으로 뿅뿅 튀어나갔다. 겨울이라 길은 눈이 쌓였다고 하지만 길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하여 염화칼륨을 뿌려 녹기 시작한 눈들이 종종 띄엇다. 게다가 도시인 환경인 만큼 눈은 금세 시커멓게 변해 있었고 앨리스는 몇번 뛸때마다 더러운 녹은 눈들은 앨리스에게 묻어났다. 앨리스는 멀긴 하지만 그나마 가까운 편의점에 도착하였다.

 

"이건 무슨 거지 윳쿠리야? 저리 나가지 못해?"

"늣. 앨리스는 오빠야 심부름을 왔어요."

"응? 어라? 너 혹시 그 윳쿠리지? 세계최초로 백금뱃지 클래스로 오른 그 윳쿠리!"

 

편의점 직원이 외치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앨리스를 구경하러 왔다. 비록 몸이 더러워지긴 했지만 뱃지 만큼은 그대로다. 앨리스는 시선이 부담되었는지 서둘러 세제 하나를 사고 서둘러 나가버렸고 사람들은 그저 심부름할 정도로 머리 좋은 윳쿠리를 보며 신기해했다.

귀가하려던 앨리스. 솔직히 심부름을 하겠다고 했지만 앨리스도 조금 피곤한 상태였다. 거기다 몸도 젖고 날씨가 추워져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큰길로 통해서 집으로 가려면 길이 멀다. 그 때 앨리스의 눈에 띈 것은 인적이 드문 골목. 이 쪽 길은 확실히 지름길이다. 물론 안전은 보장 못 했지만 앨리스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먹을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 노숙 윳쿠리들이 위협할 경우도 없었고 지금 시간대면 저 길에 어떤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몸이 추워서 앨리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골목길로 들어선 앨리스. 하지만 골목길에 어느 정도 들어서자 앨리스는 자신을 뒤따라오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것은 윳쿠리가 아니었다. 앨리스를 번쩍 들 만큼 힘이 있는 남자였다.

 

"히유. 노숙 윳쿠리 발견! 어떻게 괴롭혀 줄까?"

"느읏. 아니에요. 앨리스는 애완 윳쿠리에요. 오빠야의 심부름 중이에요."

"에, 뭐야? 애완 윳쿠리야. 음 확실히 뱃지가 있네. 괜히 벌금 물 필요 없지. 어서 가봐."

 

앨리스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라고 할 줄 알았냐? 이 건방진 윳쿠리가 감히 누굴 속여?"

"느게엑!"

 

남자는 앨리스에게 난데없는 따귀를 때렸다. 살살 치긴 했지만 체구작고 지친 앨리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남자는 그대로 정신을 차리 못하는 앨리스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집은 골목길에 존재하는 작은 집이었다

 

"보아하니 실버뱃지와 비슷하게 보이긴 한데 모양이 전혀 다르잖아? 노숙 윳쿠리 주제에 잔꾀를 부려? 가짜 뱃지를 달고 다니면 안전할 줄 알았냐? 게다가 방금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왔지? 오냐, 잘됐다. 마침 사업이 잘 안 풀려서 신경이 꽤 곤두섰거든. 넌 날 위해서 죽어줘야 겠다."

"아...아니에요! 앨리스는 오빠야의 심부름을 가는 중이에요. 뱃지 뒤에 전화번호를 확인하면 금방..."

"윳쿠리 주제에 어디서 입을 놀려?"

 

남자는 앨리스를 주먹으로 때렸다. 죽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위력으로...

 

"하, 가짜뱃지로 날 기만하려고 해? 이런 건 이렇게 해주지."

 

남자는 대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자 마당에 앨리스의 머리장식 채로 뱃지를 던져버렸다. 

 

"애...앨리스의 뱃지가... 머리장식이이이이!!"

"공원의 레이퍼에게 맡길까도 생각해봤지만 윳쿠리는 같은 종끼리는 상쾌를 하지 않는다지? 그럼 내가 천천히 놀아주지..."

"부..부탁이에요. 전화를 쓰게 해주세요. 그러면 제 말을..."

"문답무용! 이거나 다시 먹어라!"

 

남자는 그대로 앨리스의 안면에 주먹을 찔러넣었고 앨리스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이 남자 진성 학대파여서 애호물에는 관심이 전혀 관심이 없었고 천재 윳쿠리가 나타났다는 소문만 들었지 백금뱃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였다. 심지어 신문구독도 끊은 상태여서 대문짝만하게 실린 앨리스를 알아볼리 없었고 최근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오락 프로그램을 위주로 TV를 봐왔기에 뉴스도 통 보지 않았다. 게다가 앨리스가 애완 윳쿠리치곤 더럽고 상처가 나 있어 노숙 윳쿠리로 생각해왔고 무엇보다도 이 남자는 요즘 사업이 계속 실패하기만 해서 그 스트레스를 다른 어딘가에 방출하고 싶었다. 같은 사람에게 해봤자 질책을 해올테니 힘 약한 윳쿠리로 결정하였다.

 

집안에 들어선 남자는 앨리스를 작은 방안에 집어 던졌다. 충격으로 깨어난 앨리스.. 하지만 남자는 버너와 불판을 가지고 오더니 불판을 버너 위에 얹어 스위치를 켰다. 앨리스는 부들부들 떨면서 말하였다.

 

"부..부탁이에요. 오빠야에게 전화를..."

 

남자가 앨리스의 부탁을 들어줄리 만무하였다. 이 남자,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이라 남의 말을 통 듣지 않는다. 심지어 진성 학대파에 상대가 윳쿠리니 앨리스의 말은 간단하게 묵살되었다. 인간의 모습을 한 게스 윳쿠리라고도 할 수 있었다. 남자는 불판이 어느 정도 달궈지자 앨리스를 집어 올렸다.

 

"흐흐. 너 같은 도둑 윳쿠리는 일단 이렇게 해주지..."

"느느느늣. 안 돼요.. 제발! 느갸아아아아악! 애..앨리스의 발이이이이이!"

 

저부를 구워 윳쿠리가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학대파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남자는 고통스러우 하는 앨리스의 모습을 보며 매우 흡족해 하였다.

 

"와하하하. 물건을 훔치는 도둑의 다리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구."

"그..그만해.... 주세요. 전화를 쓰게..."

"거참 같은 말만 쭉 하는군. 오냐, 다음 여기다!"

 

남자는 앨리스의 입을 벌려 이빨을 뚝뚝 부러뜨리기 시작하였다. 앨리스는 입을 벌린 채 고통에 겨워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비명아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그것도 모자라 다시 한번 앨리스의 입을 중심으로 주먹을 날려 줬고 앨리스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어라? 벌써 기절한거야? 아직 더 남았다고... 지금 기절하면 섭하지.."

 

남자는 냉장고에서 오랜지 주스를 꺼내 앨리스에게 부었다. 약간 회복력을 가지면서 깨어난 앨리스 였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남자의 다음 학대. 그의 손에는 무수히 많은 바늘이 들려 있었다. 그 다음은 말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앨리스가 머리가 좋다지만 어디까지나 힘 약한 윳쿠리 였다. 반면 남자는 앨리스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게스 윳쿠리 성격의 인간. 만약 게스 윳쿠리가 인간이상의 힘을 지녔다면 이런 일이 생기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앨리스가 꽤 늦는군. 역시 내가 갔어야 했나?"

"늣. 할아범. 달콤달콤을 내놔!"

"달콤달콤을 내노아!"

"정말 먹고 싸고 밖에 모르는군. 나 잠시 나갔다 올테니. 집안이나 어지르지마!"

"느읏. 달콤달콤을 내놔아아아!"

 

레이무의 말을 무시한 준식은 집밖으로 나가 앨리스가 갈만한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종업원에게 앨리스의 행방을 묻자 종업원은 그에 답해주었다.

 

"아, 그 앨리스요?  세제 사고 나간지 꽤 됐는데. 아직 안 돌아 왔나요?"

"예. 혹시 짐작가는데라도.."

"흠, 글쎄요... 집히는 것은 없어요. 일단 경찰에 연락해 보시죠."

 

종업원의 제의에 일단 준식은 경찰에 전화를 하였다. 경찰 역시 앨리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윳쿠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곧받로 수사에 착수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후우.. 오늘 아침은 여기까지..."

"늣...느으으으.."

 

앨리스의 상태는 처참했다. 저부는 시커멓게 타고 이빨의 절반은 뽑혀 나갔으며 눈은 하나 빠져 있었다. 심지어 몸 구석구석에는 작은 바늘 구멍이 무수히 나 있었는데 크림소가 흘러나오지 않아 앨리스는 금방 죽지도 못하고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부탁..히헤요... 저놔...를..."

"아직까지 전화 타령이냐? 옳지 그래. 자, 전화는 여깄다. 어디 마음껏 걸어보렴. 와하하하."

 

남자는 앨리스가 닿지 못할 높은 테이블 위에 전화를 올려두었다. 윳쿠리는 멍청하니 미련하게 저 높은 테이블 위로 억지로 오를 것이다. 물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말이다. 그리고 제풀에 지쳐 쓰러질 것이다. 남자는 알아서 학대를 당할 앨리스를 생각하며 문을 닫고 자신은 TV를 보러 갔다. 그리고 남자가 나가자 앨리스는 있는 힘을 다해 전화로 향하였다.

 

"후우우. 역시 윳쿠리를 괴롭히는 맛이 있는 존재라니까. 이제 슬슬 질리기도 하니 TV나 볼까? 오늘은 어떤 프로그램이 하려나?"

"...긴급속보 입니다. 세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천재 윳쿠리가.."

"거참 윳쿠리가 뭐 대단하다고 긴급속보에 나오는 거야? 다른 곳이나 볼까?"

 

남자가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만 그 곳에서도 긴급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속보 입니다. 어젯 밤에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천재 윳쿠리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수했습니다. 경찰은.."

"거참, 여기도 윳쿠리, 저기도 윳쿠리... 윳쿠리라면 지금이라면 질렸어. 뭐, 그래도 속보이니 금방 끝날테지... 어디 잠깐 볼까?"

"이 윳쿠리는 현재 OO시의 이준식 씨가 보유하던 윳쿠리로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천재 윳쿠리이자 백금 클래스라는 새로운 뱃지 시스템을 만든 윳쿠리입니다. 어젯 밤 심부름을 보냈을 때..."

 

남자는 뉴스를 보자 표정이 굳어졌다. 저 윳쿠리 낯이 익었다. 그리고 뱃지의 형태도 무엇보다도 앨리스의 상처가 가장 눈에 띄었다. 남자가 아무 말 없이 뉴스 속보를 끝가지 보고 있었다.

 

"경찰은 납치 가능성을 고려하여 수사를..."

 

그 때, 앨리스가 있는 방에서 플라스틱의 충격음이 들렸다. 남자는 긴장하여 천천히. 천천히... 그 방으로 향하였다.

 

앨리스는 테이블 위로 올라가지 않고 연결된 줄을 잡아당겨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전화를 스피커 모드로 해두고 준식의 핸드폰 번호를 하나하나 누르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곧바로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늣... 느으으으.."

-여보세요? 누구시죠?

"느읏... 오... 빠야...."

-너...너, 설마! 앨리스니?"

"도..와..조어..."

-거기 어디니? 어서 말해!" 

"이..이자식!"

"느으읏?"

-여보세요? 앨리스!

 

남자가 방안에 들어왔다. 앨리스가 전화를 거는 모습을 본 남자는 곧바로 앨리스를 차버리고 서둘러 전화를 꺼버렸다. 세상에 전화를 거는 윳쿠리를 들어본 적 없다. 남자는 이 앨리스가 방금 TV에 나왔던 그 윳쿠리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아버렸다. 그리고 그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다. 자신은 지금 하나 밖에 없는 천재 윳쿠리를 학대한 것이다. 

이런 비슷한 경우의 일이 있었다. 길가에 묶어두었던 개를 본 어떤 철없는 아저씨들이 개 한마리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겠냐며 일단 잡아먹고 주인에게 적당한 보상을 하겠다는 심보로 그 개를 보신탕으로 만든 것이다. 문제는 그 개가 순혈 진돗개 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한 경우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더 심했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것을 거의 반죽음 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남자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타계할지 생각했다. 저 앨리스가 전화를 걸었으니 십중팔구 착신 번호를 조사해 자신의 집에 들이 닥칠 것이다. 이대로 용서를 빌까? 그건 안된다. 희귀성이 강하면 그 값도 오르기 마련이다. 남자는 그걸 갚을 능력이 지금으로선 안 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남자는 숨을 몰아 쉬며 앨리스를 집어든다. 앨리스 역시 뭔가 수상한 걸 느껴는지 죽을 힘을 다해 외친다.

 

"오..오빠야...에게... 잘...얘기해..드릴게요...그러니... 제발..."

 

물론 이 앨리스의 말은 사실이다. 게스 가족을 부양하고도 불평불만 없던 개념종이다. 하지만 부처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눈에는 돼지가 보인다고 했다. 심성이 처음 부터 썩은 이 남자는 앨리스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얄팍한 술수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화장실로 들어가 앨리스를 좌변기 안에 집어 넣는다. 앨리스는 최후의 말을 한다.

 

"...제...발..."

"....미안하다! "

"느붓!!!"

 

좌변기에 들어간 앨리스를 남자는 주먹으로 힘껏 내리친다. 학대를 위해서 힘조절한 주먹이 아닌 진짜 죽일 각오로 내리치는 주먹이다. 앨리스는 처음 질렀던 비명을 제외하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이미 숨이 끊어진 것이다. 남자는 내리치고 또 내리친다. 형체가 완전히 없어질 만큼.

 변기통의 물은 앨리스의 크림이 흘러나와 뿌옇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없앨려면 철저히 없애야 한다. 앨리스의 남은 가죽을 모두 손으로 직접 잘게 찢는다. 그리고 샤워기를 꺼내 뜨거운물을 변기통에 부어 철저히 녹인다. 어느 정도 녹았다 생각하자 변기물을 내린다. 앨리스의 잔해는 그대로 하수구로 직행하였다. 하지만 남자는 지금도 안심을 하지 못 하였다. 행여 앨리스의 흔적이 조금 남아 있을까봐 욕실청소를 하였고, 그것도 부족해서 집안의 대청소를 실시하였다. 다행히 집은 작았기에 금방 끝났다. 별로 힘든 일은 아니지만 워낙 흥분하고 긴장한 탓에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제 안심이다. 자신은 그저 잡아떼면 된다. 어차피 결정적인 증거도 없으니 말이다. 그때 현관문의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남자는 숨을 고르며 무슨일 있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간다. 밖에는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누구시죠?"

"경찰입니다."

 

경찰수첩을 꺼내며 가죽점퍼의 남자가 대답한다. 역시 발신번호를 추적해 바로 이곳으로 온 듯하다. 하지만 남자는 최대한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으며 침착하게 대답하였다.

 

"경찰이 무슨 일로?"

"이걸 봐주시죠."

 

남자는 얼굴이 금새 새파래졌다. 집안 청소는 했지만 정작 바깥은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의 한 손에는 앨리스의 머리장식과 뱃지가 있었던 것. 집 마당에 발을 들여 놓은 경찰은 금새 이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남자의 얼굴의 변화를 느낀 경찰은 직업의 직감으로 어찌된 건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서까지 동행해 주셔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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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이걸 보신 분들은 어떤 심정이실지... 아무튼 다음편으로 완결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