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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로로로?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느헥, 느헥."

 

먹구름이 낀 도시의 밤은 의외로 밝다. 도시에서 뿜는 대부분의 빛이 하늘로 쏟아지기 때문에 먹구름에 반사되어 밤이더라도 조금은 밝아보인다. 그런 야경 속에서 도심의 공원에 아이 윳쿠리 마리사가 헐떡이며 달려온다. 이 아이 마리사는 준식의 집에서 자매들을 버리고 도망쳐 나온 그 아이 마리사다.

 

"느헥, 느헥, 이제 인간씨는 못 쫓아 올거라구. 역시 마리사는 대단해! 인간씨를 따돌린 제일 빠른 윳쿠리라고! 느헤헤헤헤헤!"

 

실은 준식이 귀찮아서 쫓아가지 않은 거지만 모든 것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는 윳쿠리였기에 인간이 빠른 자신을 쫓아 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은 인간보다 빠르다. 윳쿠리 중 최속이라는 키메에마루보다도 더. 그럼 이 빠른 다리를 이용해서 인간의 집에서 먹을 것을 훔친 후 도망치자. 자신은 인간 조차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빠르니 분명 훔치는 족족 성공할 것 이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다른 윳쿠리들은 신처럼 떠 받들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윳쿠리들의 왕이 되는 것이다. 마리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망상을 하며 입을 헤 벌리며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

 

"어라? 윳쿠리 아냐? 마침 잘 됐다."

"늣?!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밤 중에 산책 나오길 잘했네. 어디 보자. 옳지! 뱃지도 없는 노숙 윳쿠리군."

"늣? 할아범은 누구야? 느긋할 수 있는 인간씨야?"

 

마리사의 질문의 마리사를 집어든 남자는 미소만 지을 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사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느긋하지 못한 인간씨다. 이 남자는 극히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으로, 성격 탓에 주변 사람하고도 어울리지 못 하는 심성부터가 베베 꼬인 사람이다. 자기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남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무작정 화를 내기부터 한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그런 남자의 행동의 불만을 품은 대다수 사람들의 질책. 결국 남자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아냈고 그것은 길가에 아무렇게나 존재하는 노숙 윳쿠리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으흥으흥. 분명 여기 있었을 텐데."

 

남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마리사를 데리고 공원의 정원쪽 깊숙히 들어간다. 그리고 소리친다.

 

"어이. 내가 왔다. 한번 나와봐!"

"...늣? 오빠야, 왔어?" 

"아? 거기 있었냐? 자 오늘도 장난감을 가지고 왔다."

 

남자는 이렇게 말하며 아이 마리사를 집어 던진다. 아이 마리사는 정신을 차리며 자신 앞에 있는 존재를 확인하다. 금발의 카츄사 장식. 땟국물이 흐르는 노숙 앨리스다. 이 앨리스는 공원에 숨어사는 노숙 윳쿠리로 공원의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주워 먹거나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찾는 윳쿠리다. 아이 마리사는 느긋하지 못한 자신의 동생 앨리스가 떠올랐기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데 이 앨리스는 마리사를 보자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준다. 

 

"앨리스는 앨리스에요. 느긋하게 있어요."

"마리사는 마리사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호호호.. 마리사 군요.."

"늣?!"

"오오! 시작한다. 시작해!"

"인사를 멋지게 하는 마리사가 멋져어어어. 먹어 버리고 시퍼어어어어어어어!!"

"느늣?!"

 

앨리스는 몸을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부드러운 미소에서 광기 어린 미소로 돌변하여 마리사에게 돌진했다. 이 공원 앨리스는 레이퍼 기질이 있는 앨리스였던 것이다. 공원에 살면서 음식을 조달하며 공원에 찾아오는 윳쿠리들을 범하는, 심지어 사람과 산책 나온 애완 윳쿠리들 마저 범하고 인간이 오겠다 싶으면 눈치 빠르게 재빨리 숨어버리는 신출귀몰한 녀석이었던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자신의 애완 윳쿠리를 범한 앨리스를 찾기 위하여 혈안이 되었지만 워낙에 용의주도한 놈이라 덤불 속에 숨거나 거주지를 바꾸기도 하면서 심지어 애완 윳쿠리를 범하면 본래 거주지인 공원을 나간 후 밤이 되면 돌아오는 녀석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번 레이프를 하면 주변이 잠잠해질 때 까지 레이프를 끊는 자제력이 있는 녀석이다. 이 남자는 우연히 애완 윳쿠리를 범해서 죽이는 이 앨리스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애완 윳쿠리의 비명소리가 의외로 쾌감을 주었기 때문에 진성 학대파로 각성하였다. 그 일이 있은 후 앨리스의 정체를 숨기며 틈만 나면 여기에 노숙 윳쿠리를 집어다 던지며 그 고통을 즐겼었고 때문에 앨리스는 이 남자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당시 마리사 부녀들이 운좋게 이 레이퍼 앨리스를 만나지 않은 이유는 당시 앨리스가 한 마리의 애완 윳쿠리를 범하고 당분간 공원 밖에 나가서 숨어 지내며 레이프를 자제 했기 때문이다.

 

마리사는 레이퍼 앨리스가 달려오자 상당히 당황했지만 재빨리 주변의 나뭇가지를 주어 입에 물고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보통 윳쿠리들은 레이퍼란 느긋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싸울 의지를 잃고 도망치다 범해져서 죽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윳쿠리들이 정말 싸울 의지를 보인다면 지기는 하겠지만 레이퍼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마리사의 경우에는 어렸을 때 자신의 아버지를 도와 레이퍼를 쓰러뜨린 경험도 있었고 또 아기였을때도 혼자 힘으로 레이퍼를 제제한 경험이 있다. 물론 혼자 힘으로 제제한 레이퍼가 바로 자신의 자매 앨리스였지만. 그리고 항상 자매 앨래스를 보아왔기에 레이퍼에 대한 공포심은 대폭 줄어들었고 또 자신은 인간보다 빠른 다리를 지녔으니 레이퍼 한 마리 정도야 우습게 제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 마리사는 간과한 것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아기였을 때 쓰러뜨린 샘플 앨리스의 경우에는 몸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고 숫적 우위를 점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둘째, 자매 앨리스는 자신보다 덩치가 작았고 레이퍼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상대는 성체 앨리스 였기 때문에 지금의 마리사보다 2배 가량 크다.

셋째, 앨리스가 레이퍼화 되면 도스급이 아니고서야 다른 종이 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운동신경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넷째, 마리사는 인간보다 빠르지 않다.

 

마리사는 자신에게 다가 오는 레이퍼를 정확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을 덮쳐올 정도의 거리가 되자 타이밍을 맞춰 옆으로 정확하게 피해 나뭇가지로 오른쪽 옆구리를 베어버린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악!!"

"느헤헤! 어떠냐제? 마리사님은 최강이라제!"

"오옷?! 이건 예상치 못한 반격!"

 

어느새 마리사의 말투가 다제투로 바뀌었다. 아까부터 자신이 뛰어나다고 계속 생각해 와서인지 게스성이 짙어져 버린 것이다. 앨리스는 고통에 겨워 몸을 부르르 떨었고 남자는 그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확실히 남자는 앨리스와 안면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앨리스에게 노숙 윳쿠리를 던져 줬을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존재도 아닌 장난감이었다. 남자는 마치 이종격투기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흥분에 빠졌다. 마리사의 공격으로 옆구리가 찢어진 앨리스였지만 크림소는 그렇게 많이 흐르지 않는다. 이 정도면 자연히 알아서 회복 될 것이다. 문제는 마리사의 이러한 행동이 앨리스를 더욱 자극 시켰음에 있다. 앨리스들은 생명의 위기가 닥친다고 몸이 판단하면 그 능력이 더욱 상승한다. 특히 지금은 보는 사람도 없는 밤이었는데다가 레이프를 한 동안 금하고 있었기 때문에 앨리스의 욕정은 가죽을 튀어나오고도 남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욕정의 상징은 지금 눈 앞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느늣?! 저건 뭐냐제?"

"유후! 드디어 꺼냈구만!"

 

앨리스의 페니페니가 엄청나게 거대해져 있었다. 뭐 거대해져 봤자 성인남자 팔뚝만 했지만 성체 윳쿠리의 크기가 50cm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몸 크기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던 것이다.

 

"오호호호홍~. 검을 들은 재빠른 마리사가 멋져어어어. 꼭 영화 속에서 나오는 외로운 무사 같아아아아아아~~."

"느늣.."

"마리사아아아~~~." 

 

마리사가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겁을 먹었다. 하지만 앨리스는 천천히, 천천히 마리사에게 다가오고 있엇다.

 

"날 상처입힌 책임을 져 줘어어어어어어~~!!"

"느으으으으읏!!"

 

앨리스가 전보다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마리사에게 달려 들었다. 마리사는 나뭇가지를 휘둘렀지만 앨리스의 크고 아름다운 페니페니에 부딪쳐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걸로 게임은 끝났다. 마리사를 넘어뜨리고 그 거대한 페니페니를 마무마무에게 억지로 쑤셔넣고 있었던 것 이다. 안 그래도 아이라서 가뜩이나 작은 마무마무인데 앨리스의 페니페니가 온전히 들어갈릴가 없었다.

 

"그만두라제에에에에에! 마무마무 찢어져 버려어어어어어!!!"

"오호호호홍!! 꽉꽉 조여어어어어어! 너무 조아아아아아!!"

"그만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

"느갸아아아아아아악!"

 

마리사의 마무마무는 찢어져 팥소가 마구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하반신을 마구 흔들어댄다. 마리사의 머리에는 어느새 줄기가 우수수 자라나기 시작하였고 색깔 역시 검게 변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실컷 범한 후 곧 광기 어린 미소에서 평온한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거주지로 돌아가 버렸다. 남자는 마리사의 시체로 다가가 중얼거린다.

 

"뭐야. 조금은 싸운다 싶더니 겨우 이거야?"

"늣..느으으.. 느으읏....."

"어라, 이거 아직 살아있네?"

"느..읏. 마...리사...님을....구하..."

"으흠 어떻게 할까? 옳지!"

 

남자는 반소매 였기 때문에 소매를 걷어 올릴 필요없이 마리사의 아냐루를 향해 자신의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남자의 팔뚝도 꽤 굵은 편이라 마리사의 아냐루가 찢어져버렸다.

 

"느갸아아악 그..그만둬어어어!! 마리사의 아냐루가아아아아아아아!!


 

남자는 무시하고 손을 마리사의 속내를 휘휘 젓는다. 이 남자는 진성 학대파라 윳쿠리의 몸구조를 충분히 알고 있었고 중추팥소를 건드리지 않고 교묘하게 피해 마리사의 속가죽을 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잡아당긴다. 속가죽이 아냐루를 통해 나오기 시작한다. 물론 팥소와 중추팥소도 같이 흘러 나왔고 마리사는 그걸로 숨이 끊어졌다. 남자는 조심조심 속가죽을 잡아 당긴다. 그리고 완벽하게 안가죽과 겉가죽이 뒤바뀐 윳쿠리 껍질이 완성되었다. 

 

"휴~! 이번에도 성공! 조금 찢어진게 아쉽긴 하지만 뭐 어때?"

 

남자는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며 만족한 듯 웃음지으며 공원에 아무렇게나 버리고 자신은 제 갈길을 간다. 심성이 베베 꼬인 사람을 만난 시점에서 이 마리사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자 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남자가 만든 작품은 빗물에 녹아 쓸러내려 사라진다. 만약 마리사가 준식의 집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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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나 부비부비 해줘!"

"느읏! 앨리스의 뺨은 느긋하지 못하게 울퉁불퉁하고 냄새나서 싫다구! 느긋하게 부비부비 하지 못해!"

"그래도 조금만 해줘."

"느읏.  좋아 그러면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를 더럽히는 냄새나는 응응을 치우라구! 그러면 조금 해줄게!"

"응, 알았어 치울게! 부비부비."

"부비부비."

 

앨리스가 언니 레이무에게 부비부비를 받는다. 앨리스에게 있어서 부비부비는 그야말로 최고의 행복 순간이었다. 역시 아기 일때 제 때 부비부비를 하지 못 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이 언니 레이무는 자신을 낳아준 어미 레이무와 비슷하게 느껴졌는지 앨리스의 레이무에 대한 소중함은 훨씬 강했다. 무엇보다도 이제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가족이니 그 특별함은 더 했다. 

 

부비부비를 어느 정도 끝마친 앨리스는 레이무가 방 한 구석에 싼 응응을 입에 직접 물어 치웠다. 어렸을 때 응응을 많이 먹어 봤기에 이젠 참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선 젖은 걸레를 가져와 그 위에 올라가  저부의 힘을 이용해 문지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바닥에 묻었던 응응의 팥소흔적은 사라진다.

 

"여, 앨리스 나 왔다."

"아, 오빠야 오셨어요?"

"늣, 할아범 귀여운 레이무를 위해 달콤달콤은 많이 가져 왔겠지?"

"여, 오늘도 청소를 깨끗하게 했네. 이런 또 네가 더러워 졌잖아. 조금 기다려봐. 목욕시켜줄게."

"응, 언제나 고마워요. 오빠야."

"할아범. 달콤달콤을 어서 내놔아아!"

"거참, 시끄럽네. 자!"

 

귀가한 준식을 두 윳쿠리들이 서로 다르게 반겨준다.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레이무가 귀찮게 달라붙자 준식은 윳쿠리 전용 푸드를 꺼내서 전용 밥그릇에 담아준다. 이 사료는 윳쿠리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영양만점의 음식이다. 레이무는 지저분하게 먹어치우며 행복을 외쳐댔고 앨리스는 그런 레이무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바라본다.

 

앨리스들과 준식의 동거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달. 처음 만난 그날 일단은 준식은 애완 윳쿠리이기 때문에 두 윳쿠리를 윳쿠리 보호협회에서 등록을 하고 브론즈 뱃지를 얻어 달아준다. 레이무는 이 뱃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애완 윳쿠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애완 윳쿠리는 인간이 가져다주는 밥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준식에게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기도 했었다. 반면 앨리스는 준식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넌지시 주의를 주었지만 그걸 들을 레이무가 아니었다.

 

준식은 앨리스의 게스성이 드러나길 바라며 양쪽에게 차이가 심하게 날 정도로 대우를 해주었다. 앨리스에게 집안 청소를 깨끗하게 하면 언니에게 달콤달콤을 잔뜩 주겠다고 얘기하였고 앨리스는 그런 준식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귀가 후 집안을 보자 경악하고 말았다. 의외로 청소가 말끔히 되어 있던 것이다. 아무리 집이 작다고 하지만 윳쿠리들의 기준에서 볼땐 꽤나 넓은 곳이다. 하지만 준식은 처음이니 그러려니 하고 조건대로 레이무에겐 장난감과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 푹신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반면 앨리스에게는 음식쓰레기를 주며 남김 없이 먹을 것을 요구하였고 온냉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다락방에 재우게 했다. 물론 이불같은 주지 않고 말이다.

 

이런식으로 계속 지내다 보니 레이무는 덩치도 커지고 건강한 매끈한 피부를 자랑하는 윳쿠리로 자라났고 앨리스는 여전히 덩치가 작은 지저분한 윳쿠리로 계속 있었다. 하지만 앨리스 몸이 더러우면 청소한 집안이 더러워질지 모르니 준식에게 허락을 받고 혼자 나름대로 욕실에서 깨끗하게 씻긴 했지만 깊숙히 박힌 때는 벗겨지지 않았다. 그런 앨리스를 보며 레이무는 더럽고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라고 부르며 놀리기 시작했다. 정작 누가 고생하고 있기에 자신이 느긋해지는지도 모른 체.

 

무엇보다도 앨리스는 생각보다 일을 잘 해주었다. 준식이 책상위에 어지럽힌 서류를 잘 읽고 분류하여 깔끔하게 정돈하기도 했다. 윳쿠리가 글을 읽고 이해한다는 시점에서 실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윳쿠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준식은 그저 특이한 윳쿠리라고만 생각했다. 또한 밤을 세는 준식을 위해 커피도 갖다 주었다. 컵에 물을 담고 전자렌지에 돌려 뜨겁게 만든 후 스틱형 커피분말을 부어 만든 것 이지만.

 

레이무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궂은 일을 하는 앨리스를 보면서 준식은 아무리 참을성이 강하다 해도 길어야 1주일도 못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앨리스, 불평불만 하지 않고 집안 청소 외에도 언니 레이무에게 직접 식사를 가져다 주는 것은 물론이며 준식에게도 여러모로 잘 해주었고 항상 예의 바른 말을 사용하였다. 보름 쯤 되어서야 준식은 이 앨리스가 게스 일가와 다른 개념종이라고 눈치챘다. 

 

준식은 중도파다. 게스종에게는 잔인한 학대파로 변하지만 개녕종에게는 한 없이 너그러워지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오히려 개념종을 괴롭히고 게스종을 호의호식 시켜주고 있던 것이다. 심지어 앨리스가

 

"약속대로 언니야를 느긋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라는 말까지 해대니 준식의 양심은 바늘 정도가 아닌 거대한 칼에 찔린 것 처럼 뜨끔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앨리스에게도 레이무와 같이 똑같이 대해주기로 했다.  

 

"안돼요. 제가 느긋해지면 언니야가 느긋해지지 못해요."

"아니, 걱정마. 언니야도 너도 느긋하게 시켜 줄테니."

"늣? 정말요?"

"아아, 정말이야. 지금까지 괴롭혀서 미안했다. 이제부터라도 느긋하게 지내렴."

"느흑. 감사해요."

 

앨리스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기뻐하는 표정을 짓자 준식도 앨리스에대한 미안함이 조금 가셨다. 그리고 윳쿠리 푸드를 앨리스에게 주었고 앨리스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을 맛 보며 "헤븐상태!"라고 소리쳤다. 레이무는 "행복"을 외쳤지만 그건 앨리스보다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았기에 그런 것이지 레이무보다 지금까지 훨씬 고생하며 산 앨리스는 상대적으로 그 기쁨은 레이무보다 더 컸다.  

앨리스가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자 레이무가 냄새를 맡고 다가온다. 그러자 볼에 바람을 집어넣어 뿌꾹 상태가 되어 위협을 한다.

 

"늣! 그건 귀여운 레이무가 항상 먹는 밥이야.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가 먹으면 안돼! 당장 내놔!"

 

이렇게 외치며 앨리스를 밀쳐내고 자신이 먹어댄다. 분명 방금 전에 식사를 했는데 또 먹어대는 것이다. 준식은 그 모습을 보고 성난 표정이 되어 레이무를 혼내려했다. 물론 먹는데 정신 팔린 레이무는 이를 알리 없었다.

 

"우걱우걱. 행복!"

"아니 이게!"

"오빠야! 전 괜찮아요. 어차피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으니 언니야에게 모두 주세요."

"뭐? 그게 말이 돼? 그거 먹고 양이 차냐?"

"전 원래 그렇게 많이 먹지 않거든요."

 

앨리스의 이 말은 사실이다. 평소에 다른 가족들이 식사량을 적게 주다보니 소식이 버릇이 된 것이다. 하지만 준식은 그건 안되겠다면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아니, 그래도 이 녀석 행동이 이 모양이니 벌 좀 받아야 겠다."

"언니야를 느긋하게 해주신다고 약속했잖아요!"

"윽! 음..."

 

앨리스가 강경하게 나오자 준식은 이내 관둔다. 이걸로 준식은 이 앨리스가 정말 언니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항상 소량의 식사를 하였기에 앨리스의 덩치는 레이무와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물론 사람입장에서는 보기 좋은 쁘띠 사이즈다. 아무튼 준식이 앨리스에게도 레이무처럼 잘 대해줌으로써 앨리스도 깨끗하고 단정한 윳쿠리가 되었다. 뭐 그래도 오른쪽 뺨에 상처가 나서 윳쿠리들이 보기에는 영 느긋해보이지 않았고 청소를 항상 열심히 한 덕분에 금방 지저분했지만.

 

준식은 오늘도 청소를 열심히 한 앨리스를 욕탕에 데리고 목욕 시켜주기로 한다. 윳쿠리들에게 있어 목욕이란 조심해야하는 행위이다. 분명 몸을 깨끗하게 할 수 있지만 행여 너무 오래 물속에 있으면 몸이 불어 움직이지 못 하고 이윽고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애완 윳쿠리들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직접 목욕을 시켜주니 그 방법이 다른데 우선 약간의 물을 묻혀 거품을 잔뜩 낸 부드러운 솔을 몸 구석구석 문지르고 약간 젖은 수건으로 거품을 닦아준다. 그 후 조금이라도 소량의 물이 스며들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드라이기로 빨리 말려준다. 

 

"상쾌!"

"으흠, 좋아. 상쾌해졌어."

 

앨리스의 목욕을 끝마친 준식은 식사와 윳쿠리들과 간단한 여가 시간을 보내고 이윽고 취침에 들어간다. 레이무는 거실에 있는 바구니에 푹신한 쿠션과 작은 이불이 담긴 전용 침실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 

 

"오늘은 나랑 같이 잘래?"

"응. 오빠야가 괜찮다면요."

 

준식 역시 자기의 침실로 들어가 침대옆에 의자를 갖다놓고 거기에 앨리스 전용 침실을 놓아둔다. 앨리스를 전용 침실로 올린 후 준식도 불을 끄고 침대에 몸을 뉘인다. 그리고 앨리스에게 묻는다.

 

"여 앨리스.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

"음? 뭔데요, 오빠?"

"너 왜 그렇게까지 언니를 보살펴주는거니?"

"음 그거야 언니야는 앨리스의 소중한 가족이니까요."

"하지만 그 녀석 널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앨리스는 준식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말한다.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저는 레이퍼를 통해 태어난 아이니 언니야가 미워하는 것은 당연해요."

"그래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데? 넌 언니가 밉지도 않니?"

"이제 저에게 있어서 하나 남은 가족이에요. 제가 언니를 미워한다면 누가 언니야를 사랑해 주겠어요? 그리고 말이죠. 처음에는 가족들이 절 너무 미워해서 많이 괴롭혔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옛날에 안 해주던 부비부비도 지금은 많이 해주고.. 레이퍼의 자식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앨리스라고 불러주고 있어요."

"....."

"아, 물론 오빠야도 좋아해요. 저희들을 무척이나 느긋하게 해 주잖아요. 역시 오빠야는 느긋한 오빠야에요.. 그리고... 말이죠...저는.. 믿고 있어요... 언니를... 좀더... 느긋하게...해주면...날...가족...이라고... 불러... 줄거에요...진심은.... 언제가....통...하니...까..."

 

앨리스가 말을 하며 이내 쌕쌕거리며 잠들었다. 준식은 잠든 앨리스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얼마전에 키우다 죽어버린 자신의 애완견. 딱딱한 도시 생활에 지친 자신을 집에서 반겨주는 고마운 녀석이었다. 마음의 안정을 주고 정말 가족처럼 생각했었다. 그 애완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상실감이 너무 커 한동안 일을 잡지 못 했었다. 준식은 앨리스를 만난 후부터 다시 일의 의욕이 생겼고 그 때의 상실감 역시 지금으로 인해 채워지고 있었다.

 

"가족이라...쩝, 애완동물은 두번 다시 키울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준식은 슬며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잠을 청했고 그렇게 오늘도 평안한 밤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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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아마 당분간 학대요소가 없을 듯....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말도 안될 때가 있을 것 같은데... 뭐 픽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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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야, 일어나요! 늦었다구요!"

"..으음... 뭐....야?"

 

아침부터 앨리스가 잠이 덜 깬 준식의 머리맡에서 마구 소리 지른다. 준식은 눈을 부비며 멍한 눈으로 앨리스를 바라보며 묻는다.

 

"뭐야, 대체.... 왜 그래?"

"시간이 꽤 지났단 말이에요! 왠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신다고요"

"음? 무슨 소리야? 아직 알람을 울리지 않았..."

 

준식은 자신의 머리맡에 놔둔 휴대폰을 보았다. 휴대폰에 항상 알람 설정을 해놓고 알람소리에 기상하는 준식이었는데 휴대폰의 시간을 보자 경악했다. 

 

"헉, 뭐야? 20분이나 늦었잖아. 이..이런! 깜빡하고 진동으로 해 놨어!"

 

회사에 지각 한 번 안 했던 준식은 상당히 당황했다. 그래도 아주 늦은 건 아니다. 아침식사는 무시하면 어찌어찌해서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서둘러 욕탕에 들어가 간단히 세수와 머리 손질을 하고 앨리스는 방안에서 준식이 갈아입을 옷과 서류가방을 배치한다. 앨리스가 직접 도와주니 준식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코디네이트가 도시파 다울거에요."

"아,그래 고맙다."

 

 평소 옷은 대충대충 입은 준식이었지만 최근 앨리스가 직접 코디해준 덕분에 회사내에서 준식의 이미지는 일벌레에서 멋쟁이로 바뀌고 있었다. 준식은 앨리스가 준비한 옷을 빠르게 입고 현관으로 나서려고 한다.

 

"잠깐! 오빠야, 기다리세요."

"어, 왜? 지금 서둘러야 하는데!"

"아니, 그래도 아침 식사는 간단히 하셔야죠."

 

앨리스는 이렇게 말하며 준식에게 헝겊으로 싼 작은 보따리를 건낸다. 얼떨결에 보따리를 받으며 '이게 뭐냐?'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 요리책을 보고 만든 쿠키에요. 재료가 조금 남길래 만들어 봤어요. 그런데..."

"헤에. 이제 요리도 할 줄 아네? 그런데 뭐?"

"아, 그게... 저 손이 없잖아요..."

"음, 그렇지."


앨리스는 조금 우물쭈물 하더니 말하였다.

 

"저기 반죽을 몇번 직접 입으로 몸으로도 만들었는데... 저... 그래도 더럽지 않을거에요! 어제 목욕도 하고 저도 일어나서 깨끗이 씻었으니까...! 아니,아니 기분나쁘시면 안 드셔도 되요!"


준식은 그런 앨리스의 말을 듣고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뭐 윳쿠리의 침이 묻어 봤자 인간에게 있어 무해하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분명 오븐에 구웠으니 소독도 아마 나름 됐을 것이다.

 

"그래 고맙다. 나중에 가서 잘 먹을게."

"느읏. 할아범 어디 가는거야? 귀여운 레이무에게 왜 달콤달콤을 주지 않는거야?"

"저거 귀찮게 또 일어났네. 앨리스 ,저 녀석 먹이 너무 많이 주지 말고 적당히 줘야한다. 알았지?"

"느긋하게 알았어요."

"그럼, 갔다 올게."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깬 레이무가 준식에게 먹을 것을 요구하자 준식은 대충 상대하고 현관문으로 나선다. 그런 준식의 모습을 바라보며 레이무는 성난 얼굴로 뿅뿅 뛰기 시작한다.

 

"느읏. 할아범! 가려거든 귀여운 레이무에게 달콤달콤을 내놓고 가!"

"언니야, 이리와. 달콤달콤은 내가 줄게."

 

준식이 떠난 후 앨리스가 주로 하는 일은 언니 보살피기와 집청소가 전부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책이나 신문, TV를 통해 인간 사회에서의 지식을 쌓고 있다. 최근에는 준식에게 허락을 받아 컴퓨터를 직접 가동시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키보드는 짧은 젓가락을 입에 물고 하는 독수리 타법이지만 이젠 제법 익숙해져서 1분에 100타 정도의 타자속도가 나온다. 느리긴 하지만 윳쿠리 시점에서 볼 때는 꽤 빠른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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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앨리스 덕분에 회사에 늦지 않은 준식은 곧바로 일에 착수한다. 아침을 거르는 일은 예전에 자주 있던 일이기도 하니 배고픔을 느낄 새도 없이 일을 시작한다. 어느 새 점심시간이 되었고 역시 아침을 못 먹어 허기가 생각보다 빨리 진 준식은 밖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한다. 최근 이 집 식당의 종업원은 개념없는 윳쿠리를 재밌게 곯려 준다는 소문이 퍼진 꽤 유명한 식당인데, 대학생인 종업원은 여름방학을 맞아 항시 이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몇몇 일부 사원들 역시 종업원의 학대 장면을 보며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풀곤 하였다. 준식 역시 그런 종업원의 학대를 보면서 '호오 저런 방법이 있었구나. 나중에 써먹어 봐야지.'라는 생각을 종종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 온 준식은 그래도 영 허전한 감을 느꼈다. 그 때 마침 앨리스가 만들어준 쿠키가 생각 났다. 서류 가방에서 보따리를 꺼내고 풀자 제법 예쁜 모양을 한 여러개의 쿠키가 등장한다. 집에는 이런 모양을 내는 틀이 없는데 아마도 칼로 직접 그어서 만든 듯 하다. 일단 하나 집어서 맛을 본다. 바삭거리고 심하게 달지도 않아 제법 맛있다. 준식이 이렇게 쿠키를 음미하고 있을 때 옆에서 그의 입사 동기생이 찾아와 말을 건다.

 

"여어, 준식이. 최근 옷도 잘 입고 일벌레에서 멋쟁이로 왜 이렇게 변하냐 했더니 역시 애인이 생겼구만? 이거 역시 애인이 만들어준 거야? 좀 먹어봐도 될까?"

"어, 그래 한번 먹어봐."

 

준식이 허락하자 동기생 역시 쿠키 하나 집어 맛을 본다.

 

"꽤 맛있는데. 어때 그 애인, 예뻐? 몸매는 되고? 성격은?"

"아니, 아니, 이거 우리집에서 키우는 윳쿠리가 만든건데..."

"어머, 준식씨. 윳쿠리도 키우세요?"

 

한 여직원이 준식에게 다가와 흥미롭다는 듯 묻는다. 

 

"키운지 이제 한달 정도 됐을 거야. 자기가 요리책을 직접 보고 만들었다고 하더군."

"어머어머, 책을 읽을 줄 알아요? 그럼 그 윳쿠리 파츄리종? 저와 똑같은 걸 키우시네요."

"응? 아니, 앨리스종인데."

"엑? 앨리스종이에요? 특이하네 앨리스가 책을 읽다니... 뭐, 확실히 쿠키가 도시파다워 보이네요."

 

이 여직원은 윳쿠리 애호파로 윳쿠리에 대한 지식이 빠삭하다. 그리고 현재 금뱃지를 단 고급 파츄리종 한 마리를 거금을 들여 산 후 집에서 키우고 있었으며 파츄리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즐기고 있었다. 파츄리종은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정작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이건 다른 윳쿠리들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골드 뱃지 정도로 오를 수준의 지식에 이르러서야 겨우 읽고 쓰고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이다. 윳쿠리들이 읽고 쓰는 일은 뱃지시험을 봤을 때 뿐이지 시험에 통과한 후에는 책을 읽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시험이 끝난 후에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것은 파츄리종 뿐 이다.

 

"앨리스가 책을 읽는게 의외긴 하지만 글도 읽을 줄 알고 요리도 할 줄 알다니... 정말 놀랍네요. 당연히 골드 뱃지 겠죠? 준식씨 왜 이렇게 일만 하냐 싶더니 그 윳쿠리를 살려고 그러거군요."

"....아닌데... 그냥 길 거리에서 주은 노숙 윳쿠리야. 브론즈 뱃지라고."

"예에? 브론즈가 책을 읽을 줄 알고 요리도 한다고요?!"

 

여직원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금새 물들자 준식은 뭔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윳쿠리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했던 준식이었기에 아직까지 앨리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저기.. 그게 그렇게 대단한거야?"

"당연하죠! 윳쿠리가 글을 읽는다는 시점에서 벌써 대단한거라구요. 글을 읽을 줄 아는 윳쿠리들은 교육 잘 받은 골드 뱃지 뿐이라구요. 그런 애들은 윳쿠리샵에서 고가에 거래되서 살 엄두를 못 내는데... 맙소사 요리도 할 줄 안다니....."

"저... 숫자를 5000정도 까지 샐줄 알고 방청소를 하는 건? 그리고 컴퓨터도 다룰 줄 아는 건?"

"세...세상에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요? 그거 정말 브론즈.. 아, 아니 노숙 윳쿠리가 맞아요?"

 

여직원이 놀라면서 신나게 윳쿠리에 대해서 준식에게 이것 저것 이야기한다. 그러다 이 여직원 뭔가 깨달았는지 '아차!'한다. 

 

"저....준식씨. 그 윳쿠리 브론즈랬죠? 브론즈치곤 높은 값으로 쳐줄테니 저 한테 팔면 안될까요?"

 

이미 들을 것 다 듣고 그런 이야기에 누가 넘어오나. 준식은 짧막하게 대답했다.

 

"안돼."

"역시...."

 

여직원이 시무룩해지며 자리를 떠나자 동기생이 준식에게 말을 건다.

 

"뭐가 뭔지 잘은 모르지만 땡 잡았다고 생각할게. 그것보다 그거 어떻게 하기로 했어?"

"아, 그거? 근데 거기 정말 믿을만 해?"

"마, 내 사촌동생이 운영하는 곳 이야. 지금 사지 않으면 나중에 살려고 해도 돈 없어서 못 살걸."

"주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일단 한번 믿어 보고 사보라니까. 절대 떨어질 일 없을거야."

"휴우. 알았다. 알았어."

 

 준식은 회사일을 끝마치고 귀가 중 서점에서 윳쿠리에 대한 지식서적을 몇개 구입하였다. 여직원의 말을 듣고 아무래도 자신이 윳쿠리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고 생각했나 보다. 책을 구입한 후 곧바로 집으로 간 준식은 여느 때와 같이 앨리스와 레이무가 맞아준다. 뭐 레이무의 경우에는 다른 목적으로 준식을 맞아준거지만.

 

"오늘은 깨끗하네?"

"먼지가 별로 없었거든요."

"흐음. 그래?"

"늣, 할아범, 어서 귀여운 레이무에게 달콤달콤을 줘! 앨리스는 느긋하지 못 해서 조금 밖에 주지 않는다구!"

"시킨대로 잘 했군."

"언니야가 살쪄서 건강이 나빠지면 안 되니까요."

"달콤달콤을 내놔아아아아!!"

"쳐 먹기만 하는 돼지 새끼가! 옛다."

 

준식은 푸드그릇에 아무렇게나 사료를 담고 레이무에게 던져준다. 레이무는 여느 때와 같이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댄다.

 

"아, 그렇지 쿠기 맛있었다."

"맛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너 식사는?"

"먼저 먹었어요."

"언니가 뺏어먹진 않고?"

"언니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몰래 먹었으니 괜찮아요."

"뭐, 식사를 했다고 하니 안심이네. 어디 보자. 오늘은 컴퓨터를 켰네?"

"늣, 이것저것 배워보려고요."

"마침 잘됐네. 나 컴퓨터 좀 잠깐 쓰마."

 

준식은 곧바로 의자에 앉아 컴퓨터로 동기생이 알려준 사이트로 들어가 해당 주를 구입하려 한다. 앨리스는 뿅뿅 튀어올라 준식이 무얼 하는지 보려고 하자 준식은 앨리스를 책상위에 올려둔 후 작업을 계속한다.

 

"늣... 오빠야? 주식투자를 하실려고요?"

"음 그렇긴 한데. 왜?"

"주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들어서요."

"뭐, 친구놈이 하도 믿을만 하다고 해서 한번 해볼려고."

 

앨리스는 준식이 사려는 주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저기 오빠야. 제가 알기론 여기 별로 느긋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크, 전화 왔네. 앨리스 거기에서 계속 '예' 만 클릭하면 되니까 부탁한다."

"느읏. 여긴 별로 느긋하지 못한데..."

 

준식은 방밖으로 나가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든다. 발신번호를 보니 시골에서 같이 자란 자기의 친구다. 일단 전화를 받는다.

 

"여, 오랜만이다.....으음, 그래? 너도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어, 그건 그렇게 하면 될거야.....에? 뭐라고 보증을 서달라고?.....뭐, 확실히 돈을 많이 벌긴했는데...."

 

아무래도 친구가 사업을 시작하니 빚보증을 대신 서달라고 하는 듯 한다. 확실히 준식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면 문제 없지만 지금 주식투자에 꽤 거금을 들여서 이 친구가 사업에 실패하거나 주식이 망하면 자신은 차압신세를 당해야 한다. 하지만 동기생이 믿을만 하다고 했고 이 친구도 책임감이 꽤 강하고 친한편이어서 괜찮다고 생각한 준식은 조금 고민 하다가 승락하였다.

 

"뭐, 괜찮겠지. 여 앨리스 시킨대로 했니?"

"응, 오빠야."

 

준식은 앨리스가 한 일이니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저녁식사를 한다. 그 후 서점에서 구입한 윳쿠리 서적을 읽는다. 그제서야 준식은 뱃지 등급별로 윳쿠리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게 되었다. 브론즈 뱃지는 애완용이란 표시로 성격이 뭐 같아도 일단 등록비만 내준다면 누구나 달 수 있다. 당연히 이 등급의 윳쿠리는 보험조차 들 수 없다. 실버뱃지의 윳쿠리는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범절과 기본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보험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골드뱃지. 이때부터 윳쿠리들은 완전한 예의범절은 물론이며 글을 읽거나 쓸줄 알고 숫자도 조금 샐줄 알아 119나 112같은 간단한 전화번호를 외워둬 비상시에 연락까지 할 정도의 지능이 된다. 하지만 머리가 나쁜 윳쿠리들이었던 탓에 최상급인 골드뱃지라도 최고래봤자 10세 정도의 어린아이의 지능이 한계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도 실로 대단한 것이며 그 수도 얼마되지 않아 고가의 금액에 거래되는 것은 물론이며 사망할 경우 고액의 보험금을 지불받는다. 

 

준식은 그제서야 앨리스가 골드뱃지 정도 수준의 지능을 갖췄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나자 앨리스에게 말을 걸어 뱃지 시험을 치뤄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느읏. 제가 골드뱃지가 되면 오빠야가 느긋하게 될 수 있나요?"

"당연하지."

"그럼, 언니야도 느긋하게 되나요?"

"에? 음. 그래."

 

앨리스는 오빠야를 느긋하게 시켜주면 언니야도 그만큼 느긋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런 준식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본래는 브리터를 불러 이런 애완 윳쿠리들을 교육시켜야 하나 브리터의 직종이 워낙 적어서 한번 고용하면 많은 양의 돈을 줘야했고 또 준식은 아직도 윳쿠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냥 서적에 나온 예상문제를 몇개 찍어주어 앨리스에게 가르쳤다. 물론 준식이 없을 때도 앨리스는 책을 통해 골드 뱃지가 되기 위한 방법을 독학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준식은 뱃지 시험장으로 앨리스와 함께 동행하였고 뱃지등급심사원들 앞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보통 브론즈에서 그 이상의 뱃지로 승격하려면 시험비를 내고 시험을 치뤄야 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브론즈에서 골드로서의 승격시험을 보기보단 브론즈에서 실버로의 과정을 자주 거친다. 물론 브론즈에서 골드로 가는 것이 시험절차가 덜 복잡하고 간단했지만 만약 떨어지기라도 하면 본전도 못 찾은 채 브론즈로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론즈에서 실버로 승격하는 시험은 난이도도 일단 낮아서 골드뱃지 시험보다 시험비도 싸고 실버뱃지 취득 후. 골드뱃지 시험은 조금은 할인시켜준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조금 더 들긴 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쪽을 택한다. 하지만 준식은 아직도 윳쿠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앨리스를 믿고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골드뱃지시험을 치르도록 하였다. 

 

처음 심사원들은 브론즈가 골드 뱃지 시험을 치르자 드문일이라고 하면서 일단 가볍게 기본 예절부터 시험해 본다. 우선 아무 말없이 과자를 내놓으며 앨리스의 반응을 살핀다. 인간이 먹어도 좋다고 말 할때까지 먹지 않으면 합격, 식욕을 참지 못하고 먹으면 곧바로 불합격이다. 하지만 이건 어느 윳쿠리에 관한 책에서 나온 기본중의 기본이다. 앨리스는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여기서 합격점을 보이자 심사원들은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과자를 먹어도 좋다고 말한 후 식사 예절을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식사를 한후 '행복'이란 말을 하면 불합격. 하지 않으면 합격이다. 앨리스는 분명 노숙 출신이었기 때문에 식사 후 행복을 외치지만 이것도 역시 책에서 나온 기본 문제 중 하나였기에 자연스럽게 넘어 갔다. 심지어 깔끔하게 적은양만 식사 하였고 "잘 먹었습니다."라고 예의 바르게 말하자 심사원들은 당연히 합격점을 준다. 그리고 이것저것 예의범절에 관한 시험을 치뤘는데 애초에 개념종인 앨리스에겐 몇가지 예상문제를 공부해 두었다면 예의범절 문제는 식은 죽 먹기였다.

 

다음은 윳쿠리 지능 테스트다. 이 지능테스트야 말로 실버와 골드의 분기점이 될수 있다고 하였다. 당연히 심사원들은 우선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본다.

 

"이건 뭐라고 읽지?"

"'사랑합니다'이에요."

"'나는 윳쿠리입니다.'라고 써보도록." 

"2 더하기 3은?"

 

앨리스에겐 당연히 이런 문제는 식은죽 먹기다. 앨리스가 답을 술술 불러내자 한 심사원이 장난기가 발생했는지 골드도 풀지 못할 문제를 한번 내보았다. 물론 풀지 못하더라도 점수에는 지장이 없다.

 

"3x+y=0, x+2y=3 일때 만족하는 x,y의 값은?"

 

중학생이나 풀법한 기본적인 연립방정식이다. 단순히 더하기 빼기만 할 줄 아는 골드뱃지 윳쿠리라도 풀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앨리스는 종이에 수식을 끄적이더니 이내 답을 말하였다.

 

"답은 x=-3/5, y=9/5 예요."

 

앨리스가 답을 말하자 문제를 냈던 심사원은 놀란다. 솔직히 장난 삼아 내서 답은 생각 안하고 냈던 문제다. 앨리스가 맞추자 심사원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냈던 문제를 풀어 계산하였고 그 결과 정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어서 심사원들은 골드뱃지 시험을 넘어선 난이도의 문제를 내기 시작하였고 그때마다 앨리스는 척척 답을 내놓았다. 종합해본 결과 심사원들은 이 앨리스가 골드뱃지의 수준을 넘어선 고등학생 이상 정도의 지능을 가졌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사원들은 잠시 앨리스와 준식을 대기실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결과는 나중에 통보해주겠다며 자신들만 상의를 시작하였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말할 것도 없는 합격이야. 다만.."

"골드의 수준을 넘어섰다 이거군요."

"솔직히 윳쿠리 중에 저 정도 지능을 가진 윳쿠리가 있을 줄은 몰랐어."

"여러 윳쿠리를 만나 보긴 했지만 저렇게 지적인 윳쿠리는 처음인데요."

"말도마. 세상에 어떻게 한자를 읽을 줄 아는 것은 물론이고 고등학생 교과서에 써있는 과학상식을 알고 있는거야?"

"이거 일단은 골드 뱃지를 주고 나서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죠."

 

심사원들은 곧 회의실에서 나와 대기실에 기다리고 있는 준식과 앨리스에게 바로 결과를 통보하도록 하였다. 

 

"축하합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합격입니다. 브론즈에서 단숨에 골드로 오른 윳쿠리는 오랜만에 보네요."

"아, 예. 합격인건가요?"

"물론입니다. 여기 골드뱃지를 받아 가시죠. 그리고..."

"예?"

"별거 아닙니다만 일단은 그 윳쿠리 잘 보살펴주세요. 조만간 그 앨리스에 대해 연락할 일이 생길지 몰라요."

"네, 알겠습니다."

"오빠야, 나 합격하거야?"

"당연하고 말고. 너는 이제부터 골드 뱃지 윳쿠리다. 내 생에 심사원을 맡으면서 이렇게 똑똑한 윳쿠리는 처음봤다."

"느읏! 합격한거구나! 감사합니다!"

 

 앨리스가 합격하자 준식은 뛸 듯이 기뻤고 앨리스 역시 준식을 느긋하게 해줬다는 사실을 알자 기뻐했다. 그 날밤 준식은 앨리스와 함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기로 하였으나 앨리스가 언니 레이무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조르자 결국 들어주었다. 

 

"느읏 할아범. 이걸로 부족해! 더 많이 가져와!"

"죄송합니다. 저희 언니를 대신해서 사과할게요."

 

레이무는 레스토랑이 마치 자기 집이라도 된 마냥 웨이터에게 이것 저것 명령했고 음식 역시 죄다 흘리며 많은 양을 먹어치웠다. 정작 이번 무대의 주인공인 앨리스는 소식이 버릇이 터라 조금 밖에 먹지 않았다.

 

"역시 귀여운 레이무를 위해서 맛있는 밥을 많이 준거구나. 할아범은 정말 훌륭한 레이무의 노예야. 느헤헤헤헤"

 

음식물들을 지저분하게 입주변에 묻힌 레이무가 기분 나쁘게 준식을 바라보며 비웃는다. 앨리스는 냅킨을 입에 물어 그런 언니를 닦아주었고 준식은 구제불능의 레이무를 보자 한숨을 푹 내쉰다. 뭐, 그래도 이 것도 나쁘지 않다. 준식은 이제 앨리스가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고 서서히 가족으로서 인정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애완 윳쿠리가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말이다. 하지만 정작 레이무는 자신을 호강시켜주는 앨리스의 공도 모르고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앨리스가 바라는 것은 언니가 자신을 가족으로 인정해 준다는 사실을 모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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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10회를 넘어 버렸다. 우아아아아앙...

 

 

 

 

*업로더의 말 : 용량 조절을 위해서 임의로 끊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연재 당시의 회수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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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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