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디아블로 - 유쿠리가싸어따 2

by 류민혜 posted Oct 01,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원작자 : 디아블로(보툭스)
원출처 : 숨은 은신처



==========유쿠리가싸어따 1편은 백업 과정에서 소실되었습니다==========


레이무는 싸울 수 있다[2]
보툭스(pisp****)
2015.02.24 02:37









"......"





"이 녀석. 내가 잠든 사이에 전부 해치워버렸네."





부시시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는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쇼파에 엎어져 정신없이 잠자고 있는 레이무를 보고선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늦었네...출근하는거...



벌써 아홉시...얼른 씻고 가야겠다."





문득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본 남자는 오랜만에 직장에 지각했음을 깨닫고



급하게 화장실 문을 열어 샤워기를 틀었다.





"아...빨리 빨리...!!"





셔츠를 껴입고 서류와 윳쿠리용 기구가 잔뜩 들어있는 가방을 어깨 위에 걸친다.





"...아차. 깜빡할 뻔했네."





현관문을 열어젖히고 계단으로 뛰쳐나가려던 차에 그는 무엇인가 집에 놓고 온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낸다.


그는,  쇼파 위의 레이무를 들어 윳쿠리 케이스에 넣는다.



레이무는 아직도 잠에 깊게 빠져있는 듯 하다.



남자는 케이스의 문을 잠그고 밖을 향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느응..."





레이무가 눈을 뜬 곳은 투명한 사각의 수조 안.



작은 담요가 바닥에 깔려있고,그 옆에는 레이무가 자고 있던 쿠션이 함께 딸려와있다.



그 외에 유리 너머로 보이는 것은 하얀 형광등의 붗빛과 파란 빛깔의 회전 의자.



그리고 그 뒤에는 레이무를 집으로 데려왔던 남자가 앉아있다.





"어..이제 깼나 봐요."





그의 옆에서 자리에 않아 고개를 괸 채로 수조 안을 들여다보고 있던



간호사가 그에게 레이무가 잠에 깨어났음을 알린다.





"응. 지금쯤이면 완전히 회복됐을테니까 더 기다릴 필요는 없겠네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무가 들어있는 수조를 들어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그러자 레이무는 그를 당황스런 눈빛으로 쳐다본다.





"여기는...?"





"병원이야. 윳쿠리 전용의. 그런데 넌 어차피 다 나았으니까



굳이 따로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 괜히 겁먹지 말고 안심해."





"......그럼..."





"너를 여기에 데려온 건 확인할 게 있어서야."





그는 핸드폰을 들어 자신이 찍은 영상을 레이무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미안, 그래도 뒤에서 몰래 찍어둘 수 밖에 없었어."





남자는 소매 안 쪽으로 다시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네가 길거리에서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걸 원하지 않아.



나도 윳쿠리의 브리더였었고, 또 지금은 윳쿠리를 치료하는 의사야.



그런 연유로 나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윳쿠리를 봐왔어.



하지만 내가 치료하고 봐왔던 윳쿠리들들은 모두 누군가가 기르고 있는



애완윳쿠리였어. 아무도 돌보지 않은 거리의 윳쿠리들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고,



그들의 대부분은 결국 차가운 길바닥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어갔어.



아무리 많은 달콤한 음식이나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줘도 말이야,



그들은 행복을 이룰 수 없었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그게 어떤 것일 것 같아?"





"......"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이야.



사실 그건 밖에서 돌아다니는 윳쿠리 뿐만 아니라



애완 윳쿠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야.



그들은 그것에 대한 욕망만 품고 있을 뿐이었지



그만큼의 노력은 절대로 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딴 건 '노예'에게 시키면 되니까.



그 노예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든, 형제이든,반려이든,자식이든.



그를 기르고 있는 사육주이던간에



항상 그들은 어딘가에 자신을 위한 '노예'가 마련되어 있다고 믿어.



그런 존재가 없다고 해도 지나가는 다른 윳쿠리나 인간을 노예로 만드려고 할 정도니까 말이야.



그래서 자신은 가만히 앉아서 그들을 부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러니 뭔가를 이루어보려는 노력을 스스로 할리도 없고,



자기를 뺀 세상 모든 것을 그렇게 여기니



절대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겸손함 따위가 생겨날리가 없지.



내가 조금 말을 잘못한 것 같은데, 그들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그런 노예가 있기 때문이라고 정리하는게 더 핵심을 파고 드는 것 같아."







"...뭐 나도 이제 겨우 서른 중반이고,



아직 이런 소리를 뭔가 교훈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주제 넘은 거지만. 그래도 나는 윳쿠리에 한해서만큼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게 내가 지난 12년 동안 느낀 사실이니까."





"하여튼 뭔가 잔뜩 말한 것 같은데



내가 정말로 너에게 말하고 싶은건, 이거야.



'노예'가 아닌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



같이 더 앞으로 나아가보지 않겠냐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뿐이야."





"......"





"이제 네가 대답해봐.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만약 네가 그래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결정한다면



나는 내 핸드폰에 있는 이 영상을 전부 지워버리고



널 길로 다시 풀어줄거야. 그러고선 싹 잊어버리겠지.



그렇지만..."





"...할께요."





"...?"





"선택은 이미 정했어요.



저는 노예든 뭐든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이대로 계속 살아가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죠.



해볼께요. 어떤 거든간에.."





"정말 그렇게 할 거야?"





"네."





"...그럼 그렇게 결정된 걸로 하고,



이제부터 잠시 동안 간단한 검사를 할테니까



가만히 지시하는대로 잘 따라줘."





"알겠어요."





레이무는 남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레이무를



양 손으로 들어 품에 안고 진찰실이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레이무의 검사는 거의 점심 시간이 끝나가는 것이 가까이 와서야 종료되었다.



기본적인 신장과 몸무게를 재는 것으로 시작해서



몸 속 내부를 촬영하고 세세한 작은 부위까지의 근육 밀도까지 계산한



꼼꼼한 기록물. '간단하다'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레이무는 그 시간 내내 불평을 쏟아내지 않고 묵묵히 결과를 지켜보았다.





"많이 힘들었다면 미안해.



생각보다 점검해야 할 게 많았거든."





남자는 이제 막 마지막 검사를 마치고 나온 레이무에게 말했다.





"그리고 연민지 간호사님도 열심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제가 밥이라도 사드릴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어쨌든 지금 나온 결과를 보면 앞으로 이틀 정도 충분히 먹고 쉬면



컨디션이 가장 좋아질 것 같아. 오렌지 주스와 밴드만으로 영양 상태까지 최상으로 올리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럼 그 이틀 뒤에는 뭘 하는거냐구..아니 뭘 하는 건데요?"





레이무는 애써 윳쿠리 특유의 말투가 무심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막고 남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수첩을 꺼내 들고 자신이 계획해 놓은 것을 말하기 시작한다.





"...원래대로라면 윳쿠리 전투를 훈련시키는 곳에 가야겠지만,



너 같은 경우는 우선 근처에 있는 복싱짐에 들렀다가 오는 게 좋을거야.



귀밑털을 이용해서 주먹처럼 쓰는 윳쿠리는 아마 거의 없을테니까,



뭔가 참고가 될 만한게 있을 수도 있겠지.



아까 전에 검사 받으면서 말했잖아. 길가에 떨어져 있는 권투 교본을 보고 따라해본거라면서.



그럼 거기 가서 다시 제대로 기본을 봐야지."





"네..그렇게 하는게 좋겠어요.."





레이무는 남자의 생각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남자는 잠시 레이무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다시 수첩에 적힌 내용을 말한다.





"...그런 다음 준비가 됐다고 생각되면 윳쿠리 전투 홀에 가서 프로 테스트를 받을거야."





"프로... 테스..트..?"





"응. 간단히 말해서 전문적으로 전투 경기를 하는 선수의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이야.



아무나 마구 경기에 나가면 길거리에서 보는 그냥 윳쿠리들의 싸움이랑 다를게 없을테니까



그 전에 최소한의 실력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보는거지."





"그렇구나..."







"어쨌든 미리 계획해놓은 건 여기까지고,



거기까지 무사히 갈 수 있다면



나머지는 윳쿠리 전투 전문 코치하고 내가 도와줄 수 있을거야.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싶다면 포기해도 좋다구?



거기서의 싸움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싸움일테니까."





남자는 무릎 위에 수첩을 덮으며 레이무에게 장난기 어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자 레이무는,





"아까 전에 말했듯이 이미 결정은 끝났어요."





라고 겁을 주는 남자의 장난을 그대로 되돌려준다.





"그래? 쓸데 없이 장난에도 진지하기는..



그렇게 대답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 그런 패기로 도전해봐."





레이무의 진지함에 살짝 질린 표정을 하며 입을 연 남자의 격려에



레이무는 또 다시 진지하게 대답한다.





"네."











---------------------------------------------



작


가


후


기


.  .



뭔가 마무리가 이상하게 된 것 같지만



다음편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쓸 예정입니다.^^;;



여기까지 전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