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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 아기 윳쿠리와 행복-! 한 하루

by 류민혜 posted Sep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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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장애인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아기 윳쿠리와 행복-!한 하루.장애인



윳쿠리 보호법 제1조항: 모든 윳쿠리는 태어날 때부터 윳쿠리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화사한 아침 햇살이 전깃줄에 옹기종기 모여 노래하는 새들의 합창과 어우러져 쌀쌀한 바람을 타고 도심의 한 공원으로 향했다. 바람은 손님들을 내리고 천천히 공원을 걷기 시작했다. 공원의 구석구석에 쌓여 있는 쓰레기들은 바람이 지나가자 풍압을 견디지 못하고 데굴데굴 굴러서 텅 빈 공원을 장식했다. 바람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듬성듬성 나 있는 잡초와 꽃들을 어루만지면서 스쳐 지나갔다. 거기서 끝났으면 얼마나 좋으랴, 바람은 개구쟁이였다. 바람은 한껏 돌을 떠서 공원의 벤치 밑에 즐비한 상자들을 향해 날렸다. 그 탓에 상자 안에서 느긋하게 자고 있던 윳쿠리들이 하나 둘 그 더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동글동글한 모습이 마치 갓 나온 만두를 연상시켰고, 이곳저곳에 때가 찌들어 있는 머리장식들은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그 만두 덩어리들은 공원의 광장에 벌떼처럼 모이더니, 몇 시간이 지난 후에는 도저히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와글거렸다. 그들은 서로서로 마주 보며 하하호호 떠들다가 이쪽을 흘깃 쳐다보더니, 입술을 부들거렸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공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등굣길에 가방을 든 학생들의 웃고 있던 표정은 똥 씹은 표정처럼 일그러졌다. 공원은 "느느!! 아가야 느긋하게 밥씨를 먹는거야!!" 라는 소리나, "느긋하게 일어나라구!!" 같은 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시끄러운 잡음 속에서 "느피이이∼" 하는 작은 숨소리가 광장에 몰래 배여 들어왔다. 바람은 호기심에 소리가 나는 곳으로 타박타박 걸어가자, 벤치의 아래엔 어디를 가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그저 한 낱의 종이상자들이 따닥따닥 붙어서 부-비부-비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종이상자를 멍하니 지켜보고 있을 때, "느피이이∼" 하는 곪는 소리가 재차 들려왔다. 소리의 발원점으로 걸어가자, "느피이이∼"하는 숨소리가 그 소리를 증폭시켜 바람의 귓가에 울렸다. 소리가 들려 온 종이상자를 빼꼼 들여다보니, 그곳엔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아기 레이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느피-" 하면서 몸을 부풀리더니 "이이이-" 하며 다시 몸을 수축시켰다.
  
 아기 레이무는 공원의 광장에 있는 윳쿠리들에 비해 무척이나 깨끗했고, 머리장식 또한 상태가 괜찮았다. 그러나 어딜 둘러봐도 이 아기 레이무의 어미윳쿠리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한 레이무가 상자를 향해 뿅뿅- 뛰어오고 있었다. 레이무의 볼은 무언가를 한 움큼 집어넣었는지 볼록했고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레이무의 표정과는 상반되게 레이무는 저부 한 쪽이 불편한 듯, 한 번 뛸 때마다 중심을 잃고 갸우뚱거렸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레이무는 몇 분이나 흘러서야 겨우 아기 레이무가 곤히 잠들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레이무의 숨은 가빠졌고, 몸의 이곳저곳에선 맑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레이무는 입안에 가득 담겨 있던 무언가를 내뱉었다. 레이무가 내뱉은 "그"것은 초록색과 노을색이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는 괴상망측한 덩어리였다. 레이무는 미소를 띠며 아기 레이무에게 살며시 다가가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가 상냥하게 말하자 아기 레이무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입을 크게 열곤,

 

 "느그타게 있쓰라구!!"

 

 라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아기 레이무가 갑작스런 소리에 당황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자신을 보며 함박웃음을 활짝 짓고 있는 레이무를 보고 천상의 아이처럼 꺄르르륵 웃으며 레이무에게 다가가 부-비부-비를 했다. 레이무는 다가와서 부-비부-비를 하는 아기 레이무에게 싱긋 웃음을 보이곤 편안하게 눈꺼풀을 닫고 입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기 레이무는 한참동안이나 노래를 듣다가 배에서 신호가 오자 인상을 찌푸렸다. 

 

 "먀먀..레-뮤 배가 꼬륙꼬륙씨야..."  

 

 아기 레이무가 배 고프다고 아우성을 치자 어미 레이무는 웃으면서 능숙하게 혓바닥을 삐쭉 내밀어 뱉어두었던 괴상망측한 덩어리를 감싸더니, 그것을 아기 레이무의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러자 아기 레이무는 눈알을 굴리며 며칠간 굶은 개처럼 먹이에 달려들었다. 그리곤 게걸스레 먹이를 우걱대더니, 아기 레이무는 눈물을 흘리며 귀밑털로 파닥파닥 날갯짓했다. 그런 아기 레이무의 표정엔 기쁨과 성취감이 섞인 미소로 가득 번졌다.

 

 "우-걱우-걱 켕보오오오오오오오오옥!!!"

 

 아기 레이무가 극도의 행복감에 젖어 소리치자, 아기 레이무가 한가득 우물대고 있던 괴상망측한 덩어리의 파편들이 입에서 조금씩 새어나왔다. 어미 레이무는 해사하게 웃으면서 능숙하게 아기 레이무의 볼때기에 붙어 있는 덩어리의 파편을 연방 할짝거렸다. 아기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의 혓바닥에 간지러움을 느껴 웃으면서 몸을 들썩거렸다. 아기 레이무가 다시 덩어리에 입을 대려는 순간, 쌀쌀한 바람을 막아주는 벽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우-격우-격 켕보오오오오오옥!!!!!!!"
 "느후후후..마리사..역시 마리사가 최고야!"
 "느느!! 레-뮤는 커서 아뺘햐처럼 사냥 잘하는 윳쿠리를 만나서 켕-보오옥! 하게 지낼꺼라구!!"
 "먀리샤는 아버지처럼 멋진 윳쿠리가 될꺼야! 늣늣!"
 "느헤헤헤!! 아가야들도 느긋하게 커서 마리사같이 훌륭하고 느긋한 윳쿠리가 되도록 노력하라제!!!"
 
 아기 레이무는 놀리려던 입을 잠시 멈추고 물끄러미 어미 레이무를 쳐다보았다. 어미 레이무의 얼굴엔 짙은 그늘이 엄습하더니, 이내 그늘의 끝자락엔 깨끗한 눈망울이 나뭇잎에 이슬 걸리듯 걸려 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그 눈물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라 어버버하고 입을 못 열고 그 자리에서 굳었다. 어미 레이무의 그늘에서 한 방울, 두 방울씩 눈물들이 쪼르륵 흘러내리더니, 몇 초간의 정적의 끝에 어미 레이무는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한탄에 가득 젖은 울음소리를 꺼이꺼이 내뱉기 시작했다.

 

 "아가야 미안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엄마햐아아아아!! 울지마아아아아아아!! 느그타게 있어어어어어어!!!"

 

 어미 레이무가 울음을 터뜨리자, 아기 레이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다가 결국 자신도 어미 레이무를 따라 울기 시작했다. 어미 레이무는 울고 있는 아기 레이무를 귀밑털로 다정하게 감쌌다. 그러자 아기 레이무는 더더욱 크게 소리를 내어 우는 것이었다. 어미 레이무도 질세라 목놓고 울기 시작했다.
공원의 끝자락엔 이 울음소리가 한가득 고이더니, 이 울음소리를 들은 윳쿠리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이내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이 울음 바이러스는 공원을 가득 전염시켜 공원에선 울음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대게, 이런 울음 소동은 짧으면 십 분, 길면 삼십 분까지 이어지지만, 오늘은 무슨 날인 듯, 갑자기 울음소리가 딱 끊어졌다. 그리고 울음소리 대신에 다른 소리가 울음소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무척이나 다급했고, 또 알 수 없는 불길함이 가득 섞여 있었다.

 

 "알고있어!! 인간씨들이 쳐들어오고 있다는 거!! 알고있어…."

 

…윳쿠리 보호법 제3조항: 모든 윳쿠리는 이유 없이 불이익을 받았을 때, 그것을 주장해 고칠 권리가 있다.

 

 아기 레이무의 바로 맞은 편 벤치 아래에 사는 첸이 숨을 헐떡거리며 공원의 이쪽저쪽을 쏘다니면서 소리쳐댔다. 공원의 광장에는 몇 마리의 윳쿠리가 나타나더니, 나중엔 육안으론 셀 수 없을 정도로 그 숫자가 늘어났다. 대충 어림만 잡아보아도 최소한 삼 백…최대 오 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로 윳쿠리들은 광장의 중앙에서 북적댔다. 공원의 광장은 수많은 윳쿠리들로 넘쳐나서는, 시끄럽게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웅성거림과 북적거림의 경계 속에서 "느긋하게 조용히 하는 거라제!"라는 커다란 울림이 퍼지자, 윳쿠리들은 일제히 소리의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곳에는 겹겹이 쌓인 깨진 플라스틱 위에서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는 마리사가 있었다. 접시 위의 마리사는 광장의 분위기가 수습되자 소리를 질러댔던 첸에게 시선을 옮겼다.
 
 "느늣!! 첸! 그래, 인간씨들은 어디서 오는 거냐제?"
 "알고있어!! 인간씨……느베에에에에엑!!"
 "?!"

 

 첸이 꼬리를 살랑대며 무슨 말을 꺼내려던 순간, 첸은 악- 하는 단말마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산산조각이나 터져버리고 말았다. 첸이 있던 자리에는 달콤한 초콜릿의 향기와 큼지막한 돌덩이가 놓여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몇 초도 채 못 가 무리의 이곳저곳에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무리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몇몇 윳쿠리들은 도망치기에 바빴다. 접시 위의 마리사가 목을 놓아 "조용히 해!"라고 소리쳐도 난장판이 돼버린 광란의 광장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 그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 무리의 광란도 어디선가 들려온 "닥치라!"라는 거대한 외침에 끝났다. 윳쿠리들은 그 거대한 외침이 들린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엔 세련돼 보이는 까만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각각의 손에 몽둥이나 야구방망이를 질질 끌며 저 수평선 너머에서 이쪽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무리는 험악한 기운을 내뿜는 그들에게 하나같이 공포심에 질려 뒤로 주춤거렸다. 까만 정장 무리 중 재킷을 풀어 제치고 입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껌을 짝짝 씹어대는 남자는 주위를 빙 둘러보더니, 자신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는 윳쿠리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을 찡그렸다.

 

 "마! 니들 중에 대빵이 누꼬?"

 

 남자가 소리치자, 윳쿠리들은 두려움에 떨며 아무 말도 않고 머저리처럼 눈을 깜빡이며 윽박친 남자를 응시했다. 남자는 얼굴을 더욱 찡그렸다.
 
 "대장 말이다. 대장! 니들 중엔 대장 없나…마! 니!"

 

 남자가 손가락으로 접시 위의 마리사를 지목하며 소리치자, 접시 위의 마리사는 소스라치며 잠시 몸을 떨었다. 마리사는 잠시 눈을 감고 길게 심호흡을 하더니, 곧 마리사는 두 눈을 부릅뜨며 남자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 보곤,

 

 "뭐냐제?"

 

 라고 물었다. 남자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내는 길게 말하는 거 싫어하거든?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한다안카나…니들 피 보기 전에…아니지, 아니야. 니들…팥소 보기 싫으면 퍼뜩 이 공원에서 나가 줬으면 한데…내 간곡히 부탁할 테니께…."
 "늣! 안된다제!"

 

 마리사는 단박에 거절했다. 그러자 남자는 입꼬리를 천천히 내리고, 입으로 오독오독 씹고 있던 껌을 거칠게 땅에 내뱉었다. 그리곤 무서운 형상으로 마리사를 쳐다보며,

 

 "마…내 말 몬 들었나? 니 아들내미랑 아내랑 다 같이 뒈지고 싶나? 엉!"

 

 하고 윽박지르며 손에 쥐고 있던 야구방망이를 세게 땅에 내려쳤다. 접시 위의 마리사 뒤에 숨어 있는 윳쿠리들은 남자의 프레셔[pressure]에 몸을 주춤거렸다. 남자는 씩씩거리며 야구방망이로 접시 위의 마리사를 위협했다. 마리사는 두 눈을 부릅뜨고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그런 마리사의 눈에는 단 한 번만 내려쳐도 마리사를 박살 낼 수 있는 섬뜩한 야구방망이가 비치고 있었다. 마리사는 입술을 부들거렸다.

 

 "우…우…우린 여기가 아니라면 살 곳이 없다제! 그러니까 이곳에서 나가라는 소리는 나가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제!"
 "그래서."
 "늣?"
 "그래서 어쩌라고 이 시발새끼가!"
    
 남자는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마리사의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잡아 올려 자신의 눈높이에 맞췄다. 마리사는 공포로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고 저음의 신음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아…아아……아아…아……"
 "니 시방 내 간보고 지랄이가! 니가 뭔데 개새끼야!"
 
 남자는 버럭버럭 소리치며 마리사를 땅에 패대기쳤다. 땅에 안면을 팽개쳐진 마리사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팥소를 가득 토했다. 남자는 마리사의 볼을 발로 짓밟았다. 힘 조절을 한 것인지 다행히 터지지는 않았지만, 마리사는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마리사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대로 근육에 힘을 줬다. 마리사는 발의 압력에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눈알이 앞으로 튀어 나가며 그대로 터져버렸다. 남자는 "한 강"이라고 써진 담뱃갑에서 진 밤색 몸통의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면서,

 

 "북어는 패야 제맛이고, 윳쿠리는 패야 말을 잘 듣제…."
 
 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휙 돌려 자신을 향해 능글맞게 웃고 있는 까만 정장의 사내들에게 시선을 옮겼다. 돌아본 남자의 표정에서는 잔혹함과 냉혹함이 섞인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야그들아…한 마리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쓸어담아레이…전부 죽이는 기라…알겠는가!"
 "야, 행님."

 

 까만 정장의 사내들은 입가에 남겨져 있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우지 않으며 손에 각각 쥐고 있던 각목이나 야구방망이 같은 흉기들을 땅에 질질 끌면서 두려움에 가득 떨고 있는 윳쿠리 무리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윳쿠리들은 다가오는 도깨비들을 바라보며 뒤로 주춤거리다가, 바로 코앞까지 도깨비가 다가오자 모두가 뒤돌아서 일제히 소리쳤다.

 

 "느긋하지 않게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윳쿠리 보호법 제 7조항: 모든 윳쿠리는 학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미 레이무는 뒤에 있어서 앞의 상황을 볼 수 없었지만, 코를 연방 찔러 대는 달콤한 향기와 무리의 긴장감과 공포심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표정을 보고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아기 레이무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기 레이무는 그 작은 몸으로 자기도 앞의 상황을 보고 싶어서 뿅뿅- 뛰며 앞의 윳쿠리들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어미 레이무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입에 고여 있던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아가야를 느긋하지 않게 지켜야 해!"

 

 어미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의 깨끗한 리본을 물었다. 그러자 아기 레이무는 갑작스러운 부유감 때문에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꺄륵꺄륵 웃으면서,

 

 "느늣!! 하뉼을 나눈고 가타!!!!!"

 

 라고 소리쳤다. 어미 레이무는 좋아라, 웃고 있는 아기 레이무의 리본을 문 채로 도망치는 윳쿠리들 사이에 합류했다. 어미 레이무가 한참을 뿅뿅- 뛰어가다가 끔찍한 비명에 고개를 돌려 힐끔 돌아보니, 그곳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병 조각을 밟고 움직일 수 없게 된 앨리스가 있었다. 앨리스는 어미 레이무를 쳐다보며 "느긋하지 않게 살려주어어어!!!!!!"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그런 앨리스도 까만 정장을 입은 한 사내가 내려친 일격(一擊)에 터져버리고 말았다. 앨리스의 눈알은 때굴때굴 굴러서 어미 레이무의 저부 밑에 동그라졌다. 어미 레이무는 공포심에 앞만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원의 끝에 도달했을 때, 어미 레이무는 몸을 틀어 아기 레이무가 앞에 벌어지는 끔찍한 광경을 볼 수 없도록 하였다. 다행히 아기 레이무는 어느새 쌔근쌔근 잠들어 있어서 눈앞의 끔찍한 광경을 보지 못했다. 어미 레이무가 가느다라하게 실눈을 떠 조금씩 들어오는 빛 속에서 앞의 광경을 둘러보았다. 어미 레이무의 앞에는 땅에 발려버린 몇몇 팥소들 위에 눌린 머리장식들이 그 발린 팥소들이 윳쿠리였던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나마 남은 머리장식들도 바람에 날아가 이제는 그저 한 낱의 땅에 발려버린 팥소들이 도로의 이곳저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어미 레이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의 옆집에 사는 마리사가 도로 반대편에서 팔짝팔짝 뛰면서 아직 도로를 반밖에 넘어가지 못한 자신의 가족들에게 재촉하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아가야들! 느긋하지 않게 넘어오는 거라제!!"
 "레-뮤는 이런 시련쯤은 느그타게 넘겨서 파파랑 부-비부-비 할─"
 "언니야가아아아─"
 "아가야드리이이이─"
 "어째서 마리사의 아가야들이이─"
 
 아비 마리사와 부-비부-비를 하겠다고 선언한 아기 레이무는 달려오는 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첫번째 피해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방아쇠로, 아기 마리사, 어미 레이무가 두 번째, 세 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아비 마리사가 한 줌의 팥소더미가 된 자신의 가족들에게 불물 안 가리고 달려들다가 달려오는 차에 부딪쳐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미 레이무는 그런 풍경에 치를 떨면서 자신의 입에 물고 있는 아기 레이무를 내려다 보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아기 레이무는 잠에 푹 빠져서 헤벌레 웃고 있었다. 어미 레이무는 리본을 꽉 물었다. 뒤에서 윳쿠리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어미 레이무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도로에 달려들었다. 또각또각하는 발걸음이 어미 레이무의 귓가에 닿았다. 어미 레이무는 눈을 감고 계속 뛰어가다가 어떤 단단한 무언가가 자신을 때리는 것을 느끼고 그대로 자빠졌다. 어미 레이무가 드디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하고 있을 때, 구원의 목소리가 어미 레이무를 불렀다.
 
 "먀먀!! 죽지마아아아!!!" 

 

 어미 레이무는 그 소리에 소스라치며 눈을 떴다. 자신의 아기─ 그 생각이 어미 레이무의 머리를 가득 감쌌다. 눈을 뜨자, 자신의 볼에 필사적으로 부-비부-비를 하고 있는 아기 레이무를 발견하고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혀를 내밀어 아기 레이무를 핥기 시작했다. 아기 레이무는 자신을 감싼 혀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웃었다. 아기 레이무는 울면서 웃다가 자신의 뱃속에서 나는 신호때문에 인상을 찌푸렸다.

 

 "먀먀…레-뮤 배고프다구…."
 "……."

 

 어미 레이무는 슬픈 눈을 한 채 아무 말도 않고 자리에서 펄떡 일어나 아기 레이무만 놔두고 어디론가 뿅뿅-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기 레이무는 갑자기 자신을 버리는 어미 레이무를 보고 깜짝 놀라 허둥지둥 어미 레이무의 등을 쫓기 시작했다.

 

 "먀먀!! 레-뮤를 버리지 마!! 레-뮤가 잘모태써!! 부탁이야 마마!!!"

 

 그러나 어미 레이무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자 아기 레이무는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숨이 가빠지고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어미 레이무가 우뚝 섰다. 그러자 아기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의 등에 밀려나 나동그라졌다. 아기 레이무가 울먹거리며 어미 레이무를 쳐다보자, 어미 레이무는 벽지에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써진 간판을 보고 있었다. 간판 속의 윳쿠리는 리본에 금뱃지를 달고 있었고, 또 맛있어 보이는 윳쿠리 푸드를 앞에 두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아픔도 싹 잊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먀먀, 모해?"
 
 라고 묻자, 어미 레이무는 고개를 휙 돌려 아기 레이무를 슬픈 눈빛으로 쳐다보며,

 

 "미안해…먀먀가…미안해…." 

 

 라고 연방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기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미 레이무를 보고있자, 어미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의 리본을 물고 자신의 머리에 태웠다. 아기 레이무는 재차 뱃 속에서 나는 신호때문에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먀먀 밥씨는…?"
 "……."
 "먀먀!!"
 "……."

 

 그러나 어미 레이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앞을 향해 뿅뿅- 뛰어 가기 시작했다. 아기 레이무는 울먹거리다가 문득,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든 인간들에게 너무나도 큰 분노심을 느꼈다. 아기 레이무는 입술을 부들거리면서 소리쳤다.

 

 "우릴 이런 꼴로 만든 인간씨들은 느그타지 않게 주거버려!"

 

 그러자 어미 레이무가 우뚝 섰다. 아기 레이무는 앞으로 철퍽 떨어져 안면을 바닥에 부딪쳤다. 아기 레이무의 하얀 얼굴은 검게 물들었다. 아기 레이무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미 레이무를 울먹거리면서 쳐다보았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몇 초 후면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아기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가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미 레이무는 입술을 떨었다.

 

 "아…아…아가야!! 그런 소릴 하면 안돼!!"
 "느? 어째서!! 인간씨…."
 "그…그게……그래! 인간씨들은 "법" 씨라는 힘 쎈 악당에게 지배받고 있다구!"
 "느? 법씨가 뭐야?"
 "느…그…법씨란…우릴 느긋할 수 없게 만드려고 하는 못 된 악당씨야! 느긋하게 제재받아야 한다구!!"
 "그런데 인간씨들은 우리보다 힘도 쎈데 어째서 법씨를 제재하지 않는거야?"
 "……." 
 
 어미 레이무는 입을 굳게 닫았다. 한 동안의 정적 속에 또박또박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윳쿠리 보호법 제 9조항: 모든 윳쿠리는 윳쿠리로써의 가치를 인정 받는다. 

 

 정적 속에서 모래 바람이 불었다. 갑작스러운 돌풍에 아기 레이무는 눈이 매워 눈을 감고 입에 침과 섞인 모래를 기침하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기침한 끝에 아기 레이무는 천천히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러나 어미 레이무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아기 레이무의 눈가에는 작은 눈망울이 걸렸다. 아기 레이무가 당황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저 멀리서 볼이 움푹 패여 빌빌대는 어미 레이무를 보고 울먹거리며 뿅뿅 뛰어갔다. 어미 레이무는 다가온 아기 레이무를 보고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괴롭게 입을 뻐끔뻐끔 움직였다. 

 

 "아…가……도…망."
 "먀먀!! 죽지마아아아아아아아!!!!"

 

 아기 레이무가 어미 레이무의 볼을 할짝대고 있을 때, 뒤에서 뚜벅뚜벅거리는 발소리에 아기 레이무는 할짝거리는 것을 멈추고 천천히 뒤로 돌아봤다. 그곳에는 자신을 향해,…어미 레이무를 향해 또박또박 걸어오는 무표정을 한 남자가 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그 남자를 보자 몸을 으스스 떨었다.
 
 "……."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더 무서워져 아기 레이무는 뒤로 주춤거렸다. 아기 레이무의 입술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어째서 이넝지슬 하눈고야아아아아!!"
 "…너희…."
 "늣?"
 "…너희들은 윳쿠리잖아?"
 "느늣! 먀먀와 레-뮤는 정말 느그탈 수 있는 윳쿠리라구!!"
 
 아기 레이무는 공포도 잊고 가슴을 활짝 펴며 자랑스럽게 소리쳤다. 남자는 어미 레이무의 머리채를 낚아채 한 손으로 들었다. 어미 레이무가 긴 비명을 지르자 아기 레이무는 울먹거리면서 뿅뿅- 뛰었다.

 

 "…아파아아아!!"
 "느그타게 그망더어어어어!! 먀먀가 느그탈 수 없다구!!"
 "……."
 "어째서 이넝지스으으으을!!"
 "윳쿠리니까."

 

 남자의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윳쿠리니까. 아아, 이 이외에 이 보다도 정확한 답이 있을까? 아기 레이무는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남자를 응시했다. 남자는 무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윳쿠리야. 몸엔 팥소 이외엔 다른 내장 기관은 들어 있지 않아, 거기다가 기억력은 무척이나 나쁘지. 좋은 건 오직 번식력뿐이야. 어디 그 뿐이야? 자신보다 강한 인간들에게 덤비질 않나, 자신의 동료들도 머리장식이 없으면 알아 보지도 못해. 그런 너희들이 이 도시에서 살아있는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아. 아니, 미안 말 실수를 했네. 너희들은 "생명"이 아니니까. 그래, 너희같은 "물건"이 이곳에 있는게 마음에 안 들어."  
 "늣? 어째서 그넝마르으으으을!!! 레-뮤도 분명히…."
 "살아있다고? 웃기시네. 너희는 단지 말하는 음식에 불과해."
 "느느느……."

 

 남자는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어미 레이무는 극에 달한 고통에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걸 본 아기 레이무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다. 

 

 "제발 그망더어어어어!! 먀먀와 레-뮤는 아무런 나뿐짓도 하지 않았눈데에에에에!!!"
 "말했잖아? 너희들은 살아있는…아니, 존재하는 자체가 죄라고."
 

 그렇게 선언하고 남자는 어미 레이무를 땅에 내던졌다. 어미 레이무는 힘없이 나가 떨어져 안면을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 아기 레이무가 눈물을 흘리며 어미 레이무에게 다가가서 볼을 핥으려고 할 때, 갑자기 어미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아기 레이무는 울먹거리면서 소리쳤다.

 

 "먀먀아아아아!! 어딨는고야아아아아!!" 

 

 그러자 저 뒷골목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기 레이무는 웃으면서 뒷골목으로 뛰어갔다. 아기 레이무의 뒤에서는 혀를 차는 소리와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아기 레이무가 뒷골목에 도착했을 땐, 쓰레기봉투에 휩싸여 몸도 잘 못 가누고 있는 어미 레이무가 하늘을 쳐다보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어미 레이무의 한 쪽 눈은 함몰되었고, 입가에선 갈색의 팥소가 주룩주룩 흘러 내리고 있었다. 아기 레이무가 천천히 어미 레이무에게 다가가자 어미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를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먀먀."

 

 어미 레이무가 대답하지 않는다.

 

 "먀먀."

 

 어미 레이무는 모른 척 눈을 감는다.

 

 "먀먀."
  
 어미 레이무는 쓰레기처럼 쓰레기 더미 속에서 흘러내렸다.

 

 "먀...먀."

 

 어미 레이무가 입속에 가득 고인 팥소를 토했다.

 

 "먀……먀."

 

 어미 레이무는 다시 눈을 뜨고 슬픈 눈으로 아기 레이무를 쳐다 보았다. 아기 레이무는 목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어미 레이무에게 다가가 부-비부-비를 할 뿐. 어미 레이무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아가야."
 
 아기 레이무를 부르는 어미 레이무의 목소리는 포근했다.

 

 "…왜…먀……먀."

 

 어미 레이무의 물음에 대답하는 아기 레이무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떨렸다.

 

 "지금부터 먀먀는 느그탄 노ㄹ…"
 
 어미 레이무는 입속에 무언가가 가득 찼는지 볼을 부풀리다가, 그것을 꿀꺽 삼켜 도로 속으로 넣었다. 어미 레이무는 말을 이었다.

 

 "…노래씨를 부를……꺼야. 그러니까 아가……야. 절대…절대로 노래가 끝날 때까지…눈을 뜨면…안 돼…?" 
 "응."
 "레-뮤는 착…하니까." 
 "늣."
 "그럼, 시작한다구."

 

 그렇게 어미 레이무의 노래 아닌 신음이 시작되었다. 사람이 들으면 영 듣기 싫은 소리…마치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아기 레이무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먀먀가 느그타게 아침밥씨를 가져와 줄 거라구…느그타게 아침을 먹으면 그 다음엔 옆집 마리사랑 느그타게 놀 거라구…그리고…그리고…밤이 되면 느그타게 엄마햐의 노래를 듣고 느그타게 잠들거라구…그러니까…그러니까…."

 

 신음이 끊어졌다. 아기 레이무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제발 아니길 빌며…. 그러나,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고 어미 레이무는 비참하게 혀를 내밀며 죽어 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의 뺨을 타고 흐르는 팥소를 핥았다. 아기 레이무는 온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몇 분이나 흘러서야 잠잠해졌다. 아기 레이무는 혀를 자신의 입에 돌려놓고 아무 말도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

 

 아기 레이무는 자신의 어미와 그 옆에 쓰레기처럼 쌓여있는 윳쿠리들의 잔해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가 뒤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서는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사람들의 귀를 틀어 막았다. 아기 레이무는 뒷골목과 도로의 한 가운데에 섰다. 그리고 빙긋 웃더니 도로에 몸을 가져다 댔다. 마침, 파란 트럭이 레이무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가고 있었다.

 

 "레이무들을 괴롭히는 못 된 게스는……."
 
 트럭의 타이어는 어느새 레이무의 코앞까지 와 있었다. 앞으로 일 초…아니, 일 초도 채 안되어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아기 레이무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타이어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느긋하게 죽어버려─"

 

 타이어는 아기 레이무를 짓밟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아기 레이무는 비명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터져 땅에 발려졌다. 트럭을 운전하고 있던 남자는 콧바람을 부르며 창문을 열고 손에 쥐어져 있던 담배를 버렸다. 그리고 다시 창문을 닫았다. 트럭에선 아리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드디어 국민 소득 2천 불 시대가…"

 

 치지직거리며 소리가 끊어지자 트럭을 운전하던 남자는 손으로 라디오를 톡톡 건드렸다. 그러나 라디오는 다시 켜지려고 하다가 꺼져버렸다. 남자는 혀를 끌끌 차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람 살기가 참 좋아졌어……."

 

 그렇게 중얼거리곤 힘차게 시동을 걸어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오후의 따스한 햇빛은 공원을 비추고 있었지만, 어미 레이무가 잠들어 있는 뒷골목까진 그 따스함이 비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위에 적혀 있는 모든 조항은 그에 해당하는 마땅한 "명분"이 있을 경우,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유신헌법, 윳쿠리 관련 보호법에서 발췌










류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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