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건조아키
아침 6시, 기상시간.
야구공만한 크기의 마리쨔가 투명한 상자 속에서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
자잘한 상처가 겹치고 겹쳐 살짝 일그러진 꾀죄죄한 몸.
꿈이라도 꾸는 건지 이따금 잠꼬대를 내뱉는 그녀의 표정은 괴로워보였다.
분명 악몽이라도 꾸고 있으리라.
물론 마리쨔의 진짜 악몽은 지금부터 시작되겠지만...
쾅!
"유힉!!?"
누군가 투명한 상자를 걷어차는 진동이 마리쨔에게 전해진다.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의 눈 앞에는 인간의 다리가 있었다.
"잘 잤냐, 똥자루?"
남자가 말을 마치자 마리쨔는 쭈뼛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작고 동그란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아아, 또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사실을 마리쨔는 이해한 것이다.
마리쨔는 심하게 피로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엿다.
인간으로 치면 큰절 자세였다.
심한 굴욕에 몸을 떨면서,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는 그 자세 그대로
"아, 안녕히...주무셨, 어요...인간님......"
눈 아래에 새까맣게 다크서클이 앉아있었다.
아직 잠이 부족했던 것이리라.
하기사 시간은 아직 해가 뜨기 시작해서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다.
기본적으로 점심까지는 잠을 자는 윳쿠리.
마리쨔는 일어나긴 했지만 어딘지 멍한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야."
"───! 아, 안자쪄요! 마리쨔안자따졔!"
몸을 크게 움찔거리며 남자를 향해 아부의 시선을 보내는 마리쨔.
침 자국이 입꼬리에 말라붙어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귀밑털로 닦으며 어떻게든 감추고자 눈물겨운 노력을 펼쳤다.
"아, 그러셔?"
남자는 관심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마리쨔가 전에 깜빡 잠이 들었을 때에는 온몸에 가열찬 체벌 세례를 받았었다.
오늘은 남자의 기분이 영 아니었는지 체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랬다. 모든 것은 남자의 기분에 좌지우지되었다.
체벌도 그렇고, 오늘 이 시간에 잠에서 깨게 된 것도 심심풀이에 불과하다고 남자는 말했다.
그러한 사실이 '나는 남자의 소유물이구나' 하는 사실을 마리쨔에게 일깨워주었다.
마리쨔의 팥소에 느긋할 수 없는 무언가가 번져 나갔다.
"야, 아침 인사 아직 끝난 거 아니지?"
"윳..."
또 그 느긋할 수 없는 인사를 시키는 것인가.
외울 때까지 수없이 뜨거운 맛을 보았다.
라이터씨한테 달궈졌을 때를 떠올린 마리쨔는 갈색으로 달궈진 아냐루에 꾸욱 힘을 주었다.
"야."
남자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마리쨔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여기서 저항해봤자 좋은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리쨔는 천천히 그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마리쨔는...더러운, 윳쿠치, 다졔..."
"그렇지."
"마리쨔는...응응, 밖에...못하는...똥자루, 예요......!"
"나도 알아."
"마, 마리, 마리쨔는...마리쨔는......"
눈동자가 촉촉해지며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무나도 한심한 나머지 꽥 소리를 치르고 싶었다.
"마리쨔는...느그탈쮸...없는, 윳쿠치예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대량의 설탕물이 눈에서 쏟아지며 투명한 상자 안에 뚝뚝 흘러 물 웅덩이를 만들었다.
굴욕, 자신을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라고 말해야 하는 수치심.
융융 훌쩍이는 마리쨔를 보고, 남자는 속삭이듯 말했다.
"산책이나 나갈까?"
마리쨔의 마무마무에서 시시가 퓨슛하고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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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왜 이렇게 늦어."
연실에 매인 마리쨔.
걸음이 늦는 것은 당연했다. 마리쨔는 통통 튀지 않고 질질 끌듯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통통 튀면 며칠 전에 달궈진 아냐루가 아팠다.
저부도 연이은 체벌로 인해 상처 투성이였다.
마리쨔는 소름끼치는 찰과상투성이 저부를 신축시켜 필사적으로 남자를 따라갔다.
지~일지~일 몸을 잡아 끌었다.
그럴 때마다 쿡쿡거리는 둔한 통증이, 그리고 며칠 동안 쌓인 피로감이 마리쨔를 괴롭혔다.
"다 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공원이었다.
아직 입구 부근이지만, 남자를 따라가는데 필사적이었던 마리쨔는 공원에 들어선 줄도 눈치 채지 못한 눈치였다.
그런 그들 앞으로 한 마리의 윳쿠리 앨리스가 지나갔다.
우연이긴 했지만, 남자는 마침 잘 됐다며 앨리스에게 말을 건넸다.
잠시 앨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던 남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이 마리쨔 어때 보이냐?"
앨리스는 마리쨔를 바라보았다.
앨리스의 시선을 느낀 마리쨔는 몸을 움찔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모자로 자신을 가리듯, 그것을 푹 눌러썼다.
"더러운 마리쨔네."
앨리스가 그렇게 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윳쿠리에게 있어서 목숨과도 같은 머리장식은 쪼그라든 듯 뒤틀려 있었다.
군데군데 난 베인 상처와, 진흙인지 먼지인지 알 수 없는 얼룩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뺨은 핼쑥한 게 누가 봐도 영양실조였다.
눈에는 생기가 깃들어있지 않았고, 마무마무도 살짝 벌어진 게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그렇지?"
남자는 낄낄대며 웃었다.
앨리스도 마리쨔를 향해 경멸에 찬 시선을 쏘아보내고는, 그들을 뒤로 한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
한편 동족에게까지 멸시 당한 마리쨔는 사라져 가는 앨리스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틀림없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앨리스가 부러운 것이리라.
만쥬의 살갗에 연실이 파고들었다.
마리쨔는 그날 그것이 그렇게나 답답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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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처먹어 똥만쥬."
마리쨔의 눈 앞에 있는 것은 대량의 응응.
이곳은 공원 윳쿠리들의 화장실과 같은 장소.
"자아, 아가야. 여기서 응응하자구."
"융! 유우우우우웅! 응응씨! 빨리나가라구!"
가득 채워지는 응응을 마리짜는 말 없이 보고 있었다.
그녀는 가끔씩 윳쿠리 모녀를 보면서 무언가를 상상했다.
'아가야! 높이높~이다제!"
'유와아아! 마리쨔는드디어하느늘굴복시켜따졔에!'
'마, 마리사! 너무 높다구!?'
그것은 가족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의 꿈.
오래 전의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결과적으로 달콤달콤이랑 맞바꾸어 마리쨔가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고는 해도...
잠시 멈춰서 있던 마리쨔는, 그러나 수분 뒤 뭔가 결심한 듯 응응을 입에 머금기 시작했다.
쿠츅쿠츅 질퍽 쿠츅
처음에는 눈물도 흘렀지만, 지금은 익숙한 상태였다.
강렬한 악취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도, 단숨에 그것을 삼키고야 마는 마리쨔.
"너 이거 참 좋아하지? 많이 먹어야 한다?"
"......알......겠......다, 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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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에서 돌아온 남자는 마리쨔를 다시금 투명한 상자에 집어넣어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마리쨔를 놓은 뒤, 그녀에게 어떤 광경을 지켜보게 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남자의 점심식사는 카레였다.
향신료 냄새가 마리쨔의 식욕을 자극했다.
남자가 스푼에 뜬 카레를 입 안에 넣었다.
"아우 맛있어. 그러고 보니 마리쨔는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더라?"
"......"
"대답 못하겠어? 이거 또 라이터씨가 나가야겠는데에?"
움찔
마리쨔는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남자에게 대답했다.
"더럽고, 냄새나는......응응, 이에요......"
"야야, 나 지금 밥 먹는 거 안 보여? 누가 응응 이야기 하랬어?"
이 대화는 평소 반복되는 내용이었다.
마리쨔는 알고 있었다. 남자가 그저 즐기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을.
마리쨔의 자존심을 후벼 파기 위해 일부러 질문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마리, 마리쨔는......응응씨를......제일조아한, 다졔......"
그럴 리가 없어.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원래는 달콤달콤을 좋아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기억 속의 달콤달콤.
어떤 맛일까.
먹어본 적은 없지만, 틀림없이 느긋할 수 있는 맛일거야.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제발 먹고 싶어...하지만 마리쨔는 알고 있었다.
그런 기회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소름 돋아. 역시 넌 천생 똥자루구나?"
남자의 말에 마리쨔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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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시져시져시져시져시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지금까지 중 가장 큰 소리로 절규하는 마리쨔.
눈 앞에는 프라이팬.
가열된 기름이 파직파직 소리를 내며 튀고 있었다.
"빨리 해, 괜찮대도 그러네."
"이, 이건마는! 인간님! 이건마는제발하지마라주새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럼 너 오늘 저녁에 흙 먹을건데 괜찮아?"
일순 말문을 잃었지만, 그래도 뜨거운 것보다는 나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대답하려 한 순간,
"응, 타임오버~"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웁!?!?!?!?!!?!?!?"
남자의 미는 손짓에 마리쨔는 얼굴부터 기름 바다에 다이빙했다.
눈동자의 수분이 증발했다.
프라이팬과 부딪히며 이빨이 부러졌다.
살갗이 타며 팥소에 뜨거워졌다.
몸 여기저기에서 찾아오는 격통에 시달리며 마리쨔는 괴로움의 댄스를 추어댔다.
"느그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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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안 먹어?"
"............"
마리쨔의 눈 앞에는 흙덩이가 쌓여있었다.
하지만 혀가 타버린 그녀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녹아내린 이빨이 엉겨붙어 우물거리는 소리 밖에 나지 않았다.
"할 수 없네, 도와줘야지."
남자는 마리쨔의 입에 손가락을 걸었다.
남자는 마리쨔가 뭐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갑자기
뚜두두두둑
"─────!!!?!?!??!?!"
녹아서 굳은 그녀의 이빨을 박살내버렸고, 마리쨔는 씰룩씰룩 저부를 흔들며 몸부림쳤다.
남자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리쨔의 입을 최대한 벌린 뒤 그 안에 흙덩어리를 부어넣었다.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리쨔는 남자의 행동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남자는 마리쨔를 든 손을 부르르 떨며 흙덩어리를 마리쨔의 목구멍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남자가 흔들 때마다, 흙은 점점 마리쨔의 몸 속에 쌓여갔다.
마리쨔는 응응을 싸면서 강렬한 이물감에 고통스러워했다.
참고로 그녀가 싼 응응은 전부 그녀가 먹어서 처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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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잘 자~"
그 뒤 오렌지 주스로 치료받은 마리쨔는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시켰다.
눈도 갈아끼워져, 뿌옇지만 어느 정도는 보이게 되었다.
혀랑 이빨도 치료를 통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상당히 일그러져버린 그녀의 입 속은, 앞으로 식사를 할 때마다 마리쨔를 괴롭히겠지만 말이다.
"아아, 그렇지 참."
남자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그것을 꺼내들었다.
"포대기 사왔다. 오늘은 추우니까, 내가 입혀줄게."
포대기라는 말에 일순 눈에 생기가 돌아온 마리쨔는, 그러나 포대기의 정체를 보고 말문을 잃었다.
남자가 손에 든 포대기 안쪽에는 대량의 압정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남자는 입히려고 하는 것이다.
"입을 거지?"
"......!"
마리쨔는 이해했다.
여기서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쭈뼛쭈뼛 몸을 떨면서, 그녀는 아냐루를 위로 들어 저부를 남자에게 갖다 바쳤다.
푹, 푸푹, 푹
"끄힉......!? 히, 유힉! 뀨히익......!"
포대기가 마리쨔의 하반신을 품었다.
저부에 압정이 박히면서, 느긋할 수 없는 고통이 전해져 왔다.
"잘 자라."
라며, 남자는 조명을 껐다.
느긋할 수 없는 감각이 계속되었다.
프라이팬으로 달궈졌을 때의 고통이 폭력의 회오리였다면, 이쪽은 느릿한 파도와도 같았다.
살짝 몸을 움직일 때마다 바늘 끝이 쿡쿡 찌르며 고통을 가하는, 끝이 없는 바늘 지옥.
끝이 없는......끝나지 않을 작은 고통.
작지만, 단 한 순간도 참을 수 없는 고통.
포대기를 벗으려고 귀밑털을 움직여보지만, 그럴 때마다 날카로운 격통이 달리는 탓에 결국 마리쨔는 이를 단념하고 말았다.
마리쨔는 결국 한숨도 못 자고 다음날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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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누군가 상자를 걷어차는 바람에 잠에서 깬 마리쨔.
"잘 잤니, 마리쨔?"
오늘도 마리쨔 곁에 남자가 찾아왔다.
더는 참을 수 없는 마음에 제발 죽여달라고 부탁해도 남자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싫어. 아아, 오늘부터 그거 금지다? 약한 소리 내뱉을 때마다 벌 줄 줄 알아."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비윳쿠리증 약도 투여된 탓에 마리쨔는 미칠래야 미칠 수도 없었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 배운 탓에 먹어주세요도 할 수 없었다.
여기에 온 뒤로 같은 일의 반복이다.
느긋한 기분 따위 이미 오랫동안 느낀 적이 없었다.
마리쨔는 울었다.
쏟아낸 눈물만큼, 마리쨔의 자존심, 느긋함, 기타 여러 가지가 그녀에게서 흘러나갔다.
"............"
마리쨔의 하루가 또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