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불명
"아스트론!!"
종말은 한 레이무의 행동에서 시작되었다.
"아스트론."
그것은 모성이 강한 레이무가 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자폭기술이었다.
이 주문을 외우면 레이무는 두 번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것을 알면서 모성이 강한 레이무는 제 새끼를 입 안에 넣고 이 기술을 사용한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기희생 아닌가! 배꼽 빠질 노릇이지만.
하지만 이것이 레이무라는 종류의 윳쿠리가 이 세상에서 근절되는 이유가 되었다.
당연하게도, 인간들의 도시에서 사는 들 윳쿠리들은 교통규칙 따위 이해를 못하고 산다.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그것이 도로 반대편이라 하더라도 느긋하게 전속전진하는 것이 윳쿠리이다.
때문에 매일 수십 수백 마리의 윳쿠리가 차에 치어 도로를 팥소로 물들인다.
여기까지 이해했으면 눈치 빠른 사람은 이해했으리라.
어느 날, 도로에 뛰어든 레이무 한 마리가 차이 치이기 직전 아스트론을 발동시켰다.
이로 인해 차의 타이어가 레이무 위에 얹혀지며 펑크, 갑작스러운 일에 운전자는 핸들을 잘못 꺾어 인도로 돌진, 사고를 일으켰다.
지금까지는 팥소로 인한 미끄러짐 사고가 주로 일어났지만, 이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레, 레이무가 자동차씨한테 이겼다제..."
"괴, 굉장해......!"
그리고 정말 재수 없게도 이 사고를 목격한 들 윳쿠리들이 있었다.
윳쿠리는 경이적인 전달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해당 화제가 느긋하면 느긋할수록 전달속도는 빨라진다.
순식간에 '자동차라고 하는, 느긋하지 못한 괴물한테 승리한 레이무'라는 이야기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이 때문에 매일 레이무에 의한 자동차 사고가 다발했다.
"아스트론을 사용하면 자동차씨 따위 무섭지 않다구!"
지금까지 자동차를 두려워하던 윳쿠리들이 레이무를 데리고서 도로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의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뭐 이리 황당한 경우가 다 있나 싶을 것이다>
언제 윳쿠리가 도로로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튀어나오는 윳쿠리들 옆에는 반드시 레이무가 함께 있다.
그리고 윳쿠리가 타이어의 위치에 오게 될 확률은 99.9%이다.
지금까지는――
"오늘도 윳쿠리 치고 지나갔다니까~"
"나도나도~걔네들 죽고 싶어 환장한 거 아냐~?"
""아하하하하하하~!""
라며 윳쿠리를 쳐도 웃고 넘어갔지만, 이제는 달랐다.
갑자기 도로에 농구공 크기의 쇳덩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레이무에 얹혀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팥소 때문에 타이어가 미끄러질 가능성도 있다.
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상황인가!
이러한 사태에 정부는 가공소와 협력하여 윳쿠리 레이무라는 종을 완전히 근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애호 단체 등이 시위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 역시 헛수고로 끝났다.
원래 레이무 종은 마리사 종과 함께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로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레이무 종을 불쌍히 여기는 의견보다, 사고로 다치거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는 여론이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이무 종이 없어진다고 해서 손해 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레이무가 사라져도 앨리스나 파츄리가 있으니까 딱히 상관없다제."
마리사 종도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느그히...느그히이꼬시허......"
여기에 어슴푸레한 골목을 기어다니는 윳쿠리 한 마리가 있었다.
종류는 물론 레이무 종이었다.
"어째져...어째져이런꼬를......"
레이무는 원래 공원에서 지내던 들 윳쿠리였다.
하지만 어느 날 가공소 직원이 나타나 무리의 모든 윳쿠리를 아기윳 한 마리까지 광장에 끌어모았다.
그리고 레이무 종을 일제 구제하겠노라고 발표했다.
다른 종류의 윳쿠리들은 처음 듣는 일제 구제에 비명도 못 지르고 당황해 했다.
"유와아~! 하뉴를나뉸거가타~!"
그러는 사이, 직원은 우선 레이무 종의 아기윳과 아이윳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윳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를 내려놓으라제에에에에에!!!!"
아기윳과 아이윳의 어미들은 물론 저항했지만, 그 역시 완전 헛수고로 끝났다.
레이무 종은 죽고, 마리사 종은 비 오는 날 먼지나듯 얻어맞고는 좌절한 상태에서 희석한 오렌지 쥬스를 맞고 방치되었다.
"이, 인간씨! 파, 파츄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어째서 레이무들을 데려가나요!?"
무리의 우두머리인 파츄리가 공포에 질린 낯으로 직원에게 물었다.
"레이무 종은 인간의 방해물이 됐다. 그러니까 더 이상 그 존재를 용납할 순 없어."
엄청난 공포에, 우두머리는 크림을 토하고 실신했다.
이러한 레이무 일제 구제가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게 되었다.
다른 윳쿠리 종에게는 레이무 종을 내놓지 않으면 너희까지 구제하겠노라고 협박했다.
레이무가 사라진 뒤 체인질링으로 레이무 종이 태어나면 내다 버리라고도 위협했다.
윳쿠리는 이기적인 생물이다.
자기들이 구제당할 수 있다는 걸 알자 솔선해서 레이무 종을 갖다 바쳤고, 내다 버렸다.
가끔씩 영웅을 자서하며 레이무 종을 감싸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모두 구제당했다.
따라서 이 레이무가 뒷골목에서 산 채로 발견된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어째져...어째져 다들 레이부를 모쌀개 구는 고야......"
이 레이무는 선량한 윳쿠리였다.
매일 집안일도 착착 잘 했고, 남편 마리사의 내조도 잘 해왔고, 아가야 교육도 철저히 해왔다.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선량종에 그야말로 현모양처 레이무였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 마리사도 귀여운 아가야들도 없었다.
레이무는 모든 것을 인간에게 빼앗겼다.
그렇다, 인간이다.
그 날, 공원에 찾아온 인간이 레이무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용서 못해, 용서 못해, 병신 인간!
제재하겠어,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해주겠어!!
절대로 절대로, 슈퍼 울트라 선더 미라클 절대로!!
어둠 속에서 레이무는 증오의 불길을 활활 불태우며 꿈틀댔다.
"레이무 종 발견했습니다. 한 마리입니다."
"윳!?"
하지만 레이무의 복수극은 시작도 전에 끝이 났다.
"네, 바로 구제하겠습니다."
"이, 인간!? 인간씨!?"
레이무의 시선 너머에 가공소 직원이 서 있던 것이었다.
증오의 불길은 공포로 진화되었고, 레이무는 퓨슉 하며 시시를, 뿌지직 하며 응응을 쏟아냈다.
"이런 데까지 도망이나 치고 말야, 더러운 똥만쥬가."
"유힉!? 하, 하지 말라구!! 레이무 건드리지 말라구!! 레이무는 선량하다구!! 나쁜 윳쿠리가 아니라구!!"
"아니, 선량이든 게스든 상관 없거든?"
"어째서!? 어째서 레이부들만 구제당해야 하냐구!? 말도 안 된다구!! 불공평하다구!!"
레이무는 울면서 필사적으로 직원에게 호소했다.
"......레이무, 알고 싶냐? 너희가 구제당하는 이유를."
"윳, 윳?"
"그건 말야, 여긴 인간이 사는 동네고, 인간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도시에, 인간의 방해물은 필요 없지 않냐? 레이무는 인간을 방해한다고. 방해물은 없애버려야지. 이해했지?"
"그걸 어떠캐 이해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
"응, 못 할 줄 알았지. 근데, 별로 상관없다. 이해를 하든 안 ㅎ사든. 어쨌든 구제는 할 거니까."
"윳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 레이부를건들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부는선량하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레이부가주그면새걔적손시리라구우우우우우우우!!!!"
"그러니까 그거랑 상관없대도 그러네. 거기에 세계적 손실 아니니까 구제당하는 거다. 이해해쪄요?"
"윳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거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부는느그타개이쓸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래, 느긋이 느긋이."
직원씨는 레이무를 붙잡아 담담히 자루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주둥이를 여맨 뒤 있는 힘껏 벽을 향해 휘둘렀다.
"꺄밟!?"
그것이 레이무가 내뱉은 마지막 한 마디였다.
이렇게 해서 레이무는 철저히 구제되었고, 그 수도 줄어만 갔다.
레이무 종이 거의 사라진 덕분에 사고 발생률은 저하했다.
인간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 공원에 가도, 펫샵에 가도, 귀밑털을 씰룩대는 만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공소의 견학, 또는 산 속 깊은 곳 오지까지 가야 겨우 발견되는 정도가 되었다.
그것을 아쉬워하는 학대 오빠야들도 많았다.
뭔가 다른 방법은 없었느냐며 항의하는 애호파도 있었다.
이웃과의 이별에,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애호파 언니야도 있었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레이무라는 존재가 사라진 데 대해 쓸쓸함을 느끼는 인간들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빠야! 안녕히다녀오셔쪄요!"
"안녕히다녀오셔쪄요! 퍄퍄!"
"유옷! 다녀왔다제! 아가야들아!"
"어서오라구, 마리사. 벌써 저녁 준비 다 됐다구."
"다녀왔다제, 앨리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제! 마리사 벌써 배가 꼬륵꼬륵하다제!"
"마리사, 어서오라구. 오늘도 수고했다구."
"다녀왔다제, 파츄리. 오늘은 마도서씨를 주워왔다제! 파츄리한테 선물씨다제!"
"어머나, 고맙다구 마리사. 너무 기분 좋다구. 역시 파츄리의 남편이라구."
"윳헷헤, 별 일도 아니라제."
윳쿠리, 특히 마리사는 너무도 행복한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