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ko4460 테-와 무더위 오전
번역/ 그르릉
사랑으로 학대 자체설정 계속됩니다 제도아키
※주의
이 이야기만으로는 완결이 아닙니다. '테-와 무더위 오후'에 계속됩니다.
과거 테- 시리즈를 읽어주시지 않으면 이야기가 의미불명입니다.
anko4095 테-와 마리샤, anko4099 테-와 마리샤와 레이뮤의 아빠야, anko4122 테-와 앨리쮸의 엄마야, anko4203, 4204 테-와 들윳쿠리와 장마(전,후), anko4254 테-와 들윳쿠리와 가공소와 애호단체, anko4308 테-와 고아 윳쿠리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받는 희귀종이 나옵니다. 우대 정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랑받는 애완윳쿠리는 거의 오리지널 캐릭터처럼 되어있습니다.
애완윳쿠리를 애칭으로 부릅니다.
학대 오빠야한테 애인있어요.
그래도 주석이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우우 더워...."
커튼 너머로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 잠이 깨, 마사오가 눈을 뜬다.
몸에 축 달라붙는 셔츠의 불편한 느낌과, 무심코 뺨을 느슨하게 만드는 마사오의 셔츠를 움켜쥐고 잠든 사랑스러운 딸의 존재.
"9시인가.... 읏차, 테-? 일어나자, 아침이라고-"
지나친 더위에 열사병----에 걸렸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수분을 섭취하게 하려고 마사오가 테-를 일으킨다.
"응우..... 아, 대디, 안녕-!"
앞머리가 엉망진창으로 뻗은 테-가 상반신을 일으킨다.
테-의 머리를 쓰다듬어 머리카락을 다시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마사오.
"안녕-, 테-. 아침밥 먹을까-"
"응! 안아줘!"
"우이 우이."
안아 일으키면서 테-의 '피부'를 만지며 체크한다.
말랑말랑이라는 의성어가 들려오는 듯한 손가락을 튕겨오는 탄력.
말캉하고 가볍게 옆으로 당긴다. 몸 첨부가 되기 전부터 이렇게 놀고있었다.
"그먄더 대디"
"하하하, 통~통~"
"정말!"
특별히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뺨을 잡고있던 손을 멈춘다.
원래도 튼튼한 아이이다.
실제로 더위를 타고있는 마사오와는 달리 매일 제대로 밥을 먹고, 매일 마사오에게 달라붙어 기어오르며 넘치는 체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릇에 촤르륵 시리얼을 부어 우유와 함께 대량으로 사둔 업무용 연유를 섞는다.
"자, 흘리면 안된다."
"우이!"
쪼그려앉아 시리얼이 들어간 그릇을 테-에게 건넨다.
타박타박 소리를 내며 테이블로 옮겨가는 테-.
제발 넘어지지 말아줘 하고 지켜보면서 마사오도 빵 봉지를 하나 꺼낸다.
최근 거의 매일 먹고있는 '런치 팟큐'는, 먹기 좋은 작은 크기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딱 좋다.
네모난 반죽 안에는 보통종 중 랜덤으로 한 종류의 아기 윳쿠리가 들어있다.
겉모양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먹어볼때까지 알 수 없다.
"음, 파츄리인가. 우옷, 달아...."
"오늘 병원가지.... 아무"
"그래 그래, 응? 싫어?"
"으응! 싫은게 아냐-. 그치만, 왠지 이상한 냄새나!"
"아- 냄새인가...."
마사오는 별로 그런 걸 느끼지 않았다. 굳이 말한다면 소독약 냄새가 희미하다는 정도일까.
자신도 테이블에 커피를 두고 아그작 아그작 시리얼을 먹는 테-의 그릇에 딸기를 퐁당 넣어준다.
"꿀꺽.... 딸기 좋아! 마미도 와?"
"오우, 온다고-. 편의점에서 만나자는데."
"신난다-!"
생크림의 끈질깃 맛에, 여기서 비명도 들린다면 따위를 생각하면서 나머지를 입에 넣었다.
얼른 먹고 난 후 마사오는 일어나 테-의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양복 케이스를 꺼냈다.
그럼 어떻게 할까.
흉악한 태양빛을 차단하기 위해 모자는 필수다.
그러나 테-의 장식물을 그대로 씌우고 가게되면 복숭아가 손상될까봐 무섭다.
"음- 아."
"잘 먹었습니다!"
"이거면 되겠지. ....아- 입 닦자-"
"우이!"
고심 끝에 손에 든 것은 거의 신품 상태로 방치되어있던 부니햇(*)
모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을 때 구매해버린 것이다.
한 번 쓰고서 거울을 본 순간부터 두번다시 쓰고서 밖을 걷지 않겠다고 속으로 결정을 내렸었다.
역시 단련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
"후우, 테- 이리와. 갈아입자-"
"우이!"
모자 외에는 시이코에게서 어제 메일로 지시받고 있었다.
약속 시간과 장고사 맨 아래쪽에 달리는 것은 조금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매번 있는 일이므로 알았다는 대답만 돌려줬다.
자신과 테-가 벗은 옷을 그대로 세탁기에 집어 던지고는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한다.
"외출, 외출, 바깥은~ 바깥-!"
"그러니까, 응급 팩하고 물병하고..."
오늘은 말하기도 싫을 정도로 덥기 때문에, 음료는 많이 가져간다.
또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머리속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뭔가 잊었다고해도 최소한 지갑만 있으면 어떻게든 될거라 생각해 가방을 닫는다.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고 전체 멜로디가 사비(*)로 구성된 오리지널 송을 부르는 테-를 안아올린다.
손을 잡고 걷는 것도 좋지만 자기 신장의 절반 이하의 아이와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괴롭다.
대각선 아래로 무게중심을 낮추고 계속 걸어가는 것만큼은 이 날씨에서는 피하고싶다.
현관에 서서 각오를 하고 문을 연다.
"윽...... 이건..."
"아핫! 뜨거워-!"
문을 열면 후왁하고 대기의 벽이 외출을 막는 것마냥 밀려왔다.
무심코 취소 연락을 넣을까라고 진심으로 생각한 마사오.
하지만 어째서인지 기뻐하는 테-를 보면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한숨을 쉬면서 종이팩 주스를 꺼내 빨대를 꽂는다.
"테-, 우선 편의점까지 힘내볼까...."
"네-에!"
"아구우... 헤하앗, 헤하앗!"
골목 옆의 관목 그늘.
돔 모양으로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균등하고 돋아난 화초들.
윳쿠리조차 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무런 가공도 가하지 않은 초목 옆에서 레이무와 아이들은 밤새 내내 서있었다.
"제헤에에-, 아침....? 아침이야....?"
지난 밤------잠을 잘 수가 없었다.
지나친 더위에 실신하기는 했지만, 뇌는 전혀 쉬지 못했다.
밤이 되면 분명 두려운 태양은 가라앉지만, 그래도 여전히 찌는듯한 기온은 그녀들을 괴롭혔다.
움직일 때마다 딱딱해진 체내팥소가 비명을 질러대, 몸의 방향을 바꾸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그것만으로도 괴로운데, 바람이 전혀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불지 않았다.
몸에 철썩 달라붙는 끈적이는 열기에서 잠시라도 해방될 수 없었다.
그것은 자연 그 자체에 불평을 해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가아, 어재져어어, 어재져 또 태양씨가 있는고야아아아....."
물론 성체인 레이무조차 울면서 용서를 구할 정도의 환경에서 아이들이 괜찮을리가 없다.
물이 마시고 싶다고, 덥다고, 느긋하고 싶다고 우는 아가야들.
레이무가 두 마리의 욕망을 실현해주지 못하는 이상, 그것은 체내의 수분을 낭비하는 것 이외의 의미는 없다.
조금만 참자구나! 괜찮을거야!라고 레이무는 얘기했지만, 자신조차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더위와 갈증을 어린 아가야들이 견딜 수 있을리가 없다.
그것을 평소의 레이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어제는 너무 여유가 없었다.
점점 작아져가는 두 마리의 말을 무시하고,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도록 부자유스러운 몸의 자세를 교체하는데에 열중했다.
"젠자앙! 태양씨는 빨리 돌아가라고! 느그타지 않게 돌아가아아앗!!"
아스팔트 위에서 몸부림 치기를 계속하다가 새벽에야 기절할 수 있었던 레이무.
그런데 자기주장을 하는 태양에게 발견되어 빛을 쬐어지고 말았다.
"게호옷! 느보오에에에에!"
마치 일년동안 수분을 공급받지 못한 것 같은 강렬한 갈증을 호소하는 신체.
혀가 목구멍에 들러붙어, 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날카로운 통증에 시달리는 상태.
또한 호흡을 할때마다 열풍이 체내에 들어가서 열이 가득차가는데, 그것을 배출할 방법이 없다.
"아가아아야아아! 아, 가아!야아!"
그래도 어떻게든 체온을 낮추려고 밤새 몸 밖으로 쭉 뻗고있던 혀는 갈색으로 변색되어, 발성을 방해했다.
그런 상태에서도 레이무가 필사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고있는 이유가 발밑에서 꾸깃꾸깃 구겨져 버려진 전단지처럼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이다.
본래라면 부드럽게 낼-름낼-름으로 일으키는 것이지만, 부자유한 혀로는 어렵다.
무엇보다 이미 그런 걱정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에, 레이무는 구레나룻으로 아이 두 마리를 흔들었다.
"아가야! 아갓!야아아!"
"늣.....아....이...."
"느헤, 그마...내....."
"아가햐아아아아!"
희미한, 정말로 조그마한 반응이 되돌아오는 것을 기뻐하는 레이무.
아직 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레이무가 어떻게든 혀를 내밀어 낼-름낼-름한다.
"느아아.....시어..."
"그마....내...."
핥는다기보다 문질러지는 느낌에 신음을 흘리는 죽음에 다가가고 있는 두 마리.
피차간에 꺼슬꺼슬하기만한 불편감밖에 없어, 연약한 거절이 작은 입에서 들려온다.
"무....물, 무울....."
"목마...카헥! 카헤에에엑!!"
"느굿, 그러네. 물찌를 찾으러가자구...!"
식사조차 목으로 넘길 수 없는 이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물을 손에 넣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은 알고있다.
하지만, 어디에 가야 물을 얻을 수 있을지를 알 수 없다.
능숙한 들윳쿠리는 캔에 빗물을 받아두는 것이지만, 레이무의 부모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레이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온 35℃를 초과한 도시 안을 물을 찾아서 방황하는 것 뿐이다.
느릿느릿 혀를 뻗어 레이뮤와 마리샤를 머리 위에 얹는다.
아이들은 웃는 얼굴도, 환호도 하지 않고 단지 슈슈하고 얕고 엷은 숨소리로 아직 살아있음을 고할 뿐이었다.
"간다구....! 분명 바로 물찌를 찾을 수 이쓸거라고...!"
"뱔리이.... 벌쪄 마리쟈 마니 차맜다제에에..."
"느에에.... 데이뮤..... 느그치이..."
살아남기 위해 물을 입수할 수 밖에 없는 레이무가 나아간다.
태양 아래에서 뛰어다닐 체력같은건 이미 한참전에 다한 레이무의 진행 속도는 느리다.
슬금슬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적인 속도의 절반 이하이다.
머리쪽의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일은 생각할 수 있을리가 없다.
어찌되었든 뜨거운 것이다, 지면이.
"느갓, 아바아앗!"
그늘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발이 그 사실을 격통과 함께 전해온다.
장시간 태양에 노출된 아스팔트는 윳쿠리에게 흉기 그 자체다.
순간 기어가는 것이 무서워져 평소보다도 더 조심스러운 걸음이 된다.
"물찌...! 빨리 나오라구! 물 씨이!"
"이써? 물찌잇는고냐제...?"
"레이뮤이.....무울, 레이뮤이...."
태양으로부터 도망쳐 그늘의 어둠속에서 나아가는 레이무.
그늘에서 나가지 않고, 그림자에 맞춰 곡선의 벽을 따라 직진한다----
그녀는 빙글빙글 같은 위치를 돌고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같은 길을 여러번 반복해서 지나고 있는데도 아래쪽으로만 눈을 번들거리며 두리번대고있어서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
"부타기야 물 씨..... 나와줘, 나와줘"
"뜨겨운고제에에.... 목이 아바아아...."
"마리샤.... 힘내는고네! 마리샤는 언젠가 무리의 대장이 될거자나...!"
레이무가 물을 마신 몇 안되는 경험은 부모로부터 입으로 전해받았을때와 비가 갠 뒤의 웅덩이에서 직접 홀짝인 것이 전부였다.
단 한번 버려진 용기에 남아있던 마실것을 손에 넣은 행운도 있었지만, 역시 그것도 땅에 떨어져있었다.
레이무의 윳생 경험상, 물은 땅에 떨어져있는 것이었다.
"왜 업는거야...! 어재져업는거야!! 물 씨잇!! 이렇게나 찾았는데에에!!"
"업는고제....? 마리샤의 물찌 업는고제...?"
"카헤에에.... 콜록! 콜록!"
집 주위 루프 4회째에 도달하자, 드디어 레이무의 발이 멈췄다.
체력이 한계에 달할때까지 기어다녔는데 물 한방울조차 찾지 못한것에 분개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애초에 아스팔트를 아무리 응시하더라도 물이 솟아나지는 않는다.
"더어....! 덥다구우우....! 이제 못움직여어어!"
털썩 그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은 레이무가 밉다는듯 태양을 바라본다.
일단 멈추고나자, 다시 발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납처럼 무겁고, 뜨겁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분을 원한다-----------
"느....아, 으....."
"느에, 아베엣"
데굴하고 머리에서 두 마리를 내린다.
비명도 항의도 없었다. 쓰러진 자세 그대로 가녀린 신음 소리를 내지른다.
"물 씨, 마리샤에게 주세...요....물...."
"켈록콜록! ....케흑! 헤게에에...."
"느구우, 아가야아........!"
이제 움직일 수 없다, 한계이다.
확실히 물이 있다면 몰라도, "분명"이라던가 그런 애매한 희망으로 발은 움직이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였던 '아가야를 위해'는 이미 전부 소진되었다. 텅 비었다.
간신히 담의 그늘이 있는 길가에서 세 마리는 멍하니 서 있었다.
"물씌는....? 엄마-야....물은....?"
멈춰있는 것만으로 물이 솟아나지는 않는다.
그것은 작은 두 마리도 알고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다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미안해, 아가야....! 이제 엄마야 움직일 수 없는거야...."
"구런....! 엄마야-!"
"시져어어어!! 마리샤 물 마시고시퍼어어어!"
레이무는 결코 편안해지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움직이지 않으면 살 수 없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울면서 엄마에게 매달린다.
필사적인 그 시선에서 도망치듯 외면하면서 레이무는 돌을 비비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야! 이제 인간 씨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어....!"
"늣....! 인간 씨....."
그것은 포기했다, 를 돌려말하는 것과도 같았다.
어린 두 마리는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지만, 인간이 느긋하지 않은 것은 알고있다.
단지 그것은 두려움보다는 경멸의 의미가 강했다.
자신들조차 찾을 수 없는 것을 인간따위가 가지고 있을까? 같은.
"물을 주는고야....? 인간.....이 정말로.....?"
"마리샤, 인간은 싫은고제....."
"괜찮다구! 그러니까 힘내서 부탁하는거야!"
물론 레이무는 아이들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인간이 자신들을 도와줄리가 없다고.
하지만 이제 그 정도밖에는 떠오르지 않고, 팥소뇌도 익어가고있다.
초점없는 눈으로 도로를 바라보고있다.
"상냥한 인간 씨..... 와줘....."
"......."
흔들거리며 왜곡되는 시야, 레이무는 너무 뜨거운 나머지 마침내 세계가 융합되어가는 것 같았다.
자동차 소리가 쿠웅쿠웅 세 마리의 머리를 흔든다, 하지만 걷고있는 인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움직이지 않는 가족과, 천천히 확실하게 나아가는 시간.
"더어......"
"뮬....."
왜 이렇게까지 인간은 윳쿠리에게 불편한 존재인가.
레이무는 팥소의 바닥에서부터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태로 표정을 굳혔다.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다니고 있을 때, 주워 온 골판지로 만든 집을 손에 넣었을 때.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순간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인간은 나타난다.
그런데 왜 필요할 때에는 오지 않는 것인가.
그토록! 화가 날 정도로 거리에 있는데!
"빨리 와라.....! 망할 인가아안...!"
깨달으면 레이무는 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자신들이 느긋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인간의 탓이다.
마리사를 죽인 것도, 집에서 쫓아 낸 것도, 밥 씨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도.
모두, 모두 인간.
레이무의 억눌러온 분노와 포기했던 불합리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살아갈 기력이 되어 레이무를 삶에 끈덕지게 달라붙게한다.
"인간 씨..... 안와....."
"...물 씨 가지고 오는고제.... 인간....."
"느하, 하아, 하아..."
그런데도 인간이 오지 않는다.
보이고 싶지 않을때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반드시 나타나는 주제에, 아까부터 한 사람도 지나가지 않는다.
시끄러운 매미의 울음소리만 쾅쾅 머리에 울린다.
인간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레이무는 알 수 없지만, 이 더위에 그것도 휴일에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적다.
"물.... 인간 씨.... 물..."
"느게호, 에에에게에"
"시꾸럽다제..... 매미 씨, 시끄러운고제에에....!!"
숨 막혀하는 레이무의 입에서 모래처럼 바삭거리는 팥소가 튀어나온다.
드디어 말기 증상이 나타났다. 아가야들은 더 심하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울고있는데 한 방울의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괴롭고 답답하고 아프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운데, 시-시-도 흘리지 않고 공허한 눈으로 투덜투덜 원망만을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물기가 많은 아기 윳쿠리가 이 정도라면, 이제 길지 않다.
"히유-....."
"제제에, 제제제에에"
뭔가로 막힌 관에서 억지로 새어나오는 듯한 호흡음은 아이들의 생명이 다해간다는 것을 레이무에게 가르쳐준다.
그래도 레이무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침조차 말라버린 몸으로 어머니를 연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관객 하나 없는 무대에는 열기만이 가득했다.
"빨리이, 와, 인가!안! 빨리...!"
"물.... 마리쟈의 꿀-꺽꿀-꺽....."
"느그치.... 느그치...."
"우와 진짜 이게뭐야...."
"대디 질척질척! 아하하!"
집을 떠나 5분 정도 걸어가자 마사오의 셔츠는 땀을 흡수해 대부분이 변색되어있었다.
그것을 즐겁게 찰싹찰싹 두드리는 테-를 나무랄 기력도 없다.
그보다 체온이 낮은 편인 테-가 없었다면 이미 쓰러져있었다, 꽤 진심으로.
오늘은 역시 집에서 나오면 안됐었다.
"후우..... 그리고 이쪽인가."
"오늘은 가로수길?"
"응, 가로수길."
거리를 빠져나와 옆쪽 길로 들어선다.
민가를 따라 나있는 가로수가 적당한 그늘을 제공해준다.
다소 돌아가게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편한-사실 그렇게 편해지지는 않겠지만-길을 선택했다.
미지근해진 종이팩의 내용물을 홀짝인다.
"진짜..."
"응?"
목에 걸린 미아 방지 목걸이에서 빛을 반사시키면서 이상하다는듯한 얼굴을 한 테-가 마사오를 본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그 머리를 쓰다듬던 순간------- 덜컥하고 한쪽 다리가 당겨졌다.
"으엇, 뭐야?"
"왜 그래 대디?"
멈춰서서 자신의 발 밑으로 시선을 내리면 한눈에 들윳쿠리라고 알 수 있는 레이무가 마사오의 청바지를 필사적으로 물어 당기고 있었다.
강하게 끌려가는 것은 물론 더욱이 데님 원단에 치아가 걸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물어뜯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박력이 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마사오의 눈에 둔하지만 어두운 빛이 깃들어, 늘어져있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읏! 읏! 이구읏!"
"아- 응. 테-? 조금만 기다려줘."
"우이!"
통통 등을 쓰다듬어주면 기분 좋은듯이 눈을 가늘게 뜨는 테-.
얼마 전에 TV에서 본 헝겊 인형이라던가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면서 테-의 모자를 깊게 눌러쓰게한다.
그리고 꼭 민달팽이마냥 끌어당기다가 쓰러진 자세 그대로, 쉰 목소리로 무언가를 호소하고 있는 레이무.
"기...주세....요, 기다....."
"무슨 일이야? 괜찮아, 기다리고 있으니까."
"부탁이, 부타기 이씁니다....."
말을 할때마다 얼굴을 구기거나 머리를 올리거나 내리기를 반복하는 레이무.
짐작하건대 인간과 윳쿠리의 힘의 관계라는 것은 알고있는 것 같다.
사실 그걸 잘 모르고 있는 개체는, 들윳쿠리가 되기도 전에 거의 죽어버리지만.
그리고 레이무 뒤에는 아이일터인 레이뮤와 마리샤가 있었다.
"우와, 살아있는거야?"
이미 충분히 햇볕에 시달린 것이다.
곳곳에 얇은 선 같은 홈이 생긴 피부가 두 마리의 체내 수분량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양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외치고 있다.
"인간... 부타깁, 니닷! 데이부이 이야기를....!"
"그래, 그러니까 듣는다고."
라고 마사오는 말했지만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물을 원한다, 라는거겠지.
윳쿠리에게 있어서 수분은 천적이자, 팥소 다음으로 빠트릴 수 없는 것이다.
체내의 팥소가 원활하게 순환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물기가 있어야한다.
따라서 체내의 수분이 적어지면 움직임이 둔화된다.
점프, 귀밑털의 조작, 심지어 배설 기관조차 작동하지 않게 된다.
피부도 딱딱해지고 심할 경우에는 표면에 균열이 생겨버린다.
----흔히 오해하기 쉽지만, 팥소 자체는 물에 강하다. 상당량의 수분을 저장할 수 있다.
다만 피부가 약하다, 치명적일 정도로. 귤 껍질 정도의 강도를 지닌 그것이, 소량의 물로 휴지처럼 녹아들어간다.
"하핫."
"부타깁,니다.... 부탁드림니다....!"
정말이지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구만, 하고 쓴웃음 짓는다.
그 윳쿠리 중에서도 몸 첨부라고는 해도, 목욕을 하는 아이도 있다는데.
계속 발견되는 신종, 즉 희귀 윳쿠리의 진화라는 강의를 생각나게 한다.
인간과의 공존에서 생존 가능성을 본 윳쿠리가 애완동물로서의 삶을 받아들이기 쉬운 종자를 만들어 그것이 신종으로----같은 내용이었다.
추론이 옳다고 가정한다면, 인간의 차별을 윳쿠리가 받아들인 것처럼도 생각된다.
"부타깁니다... 그걸! 그걸 주세요옷!!"
"응? 이거?"
레이무가 귀밑털로 가리킨 것은 마사오가 가지고 있던 내용물이 거의 남지않은 종이팩이었다.
최근 테-에게 이끌려 단맛에 빠져버렸기에 커피가 아니라 사과주스이다.
"그 안쪽의 물 씨를 주세욧! 부타깁니다앗! 부탁드림니닷!"
그대로 굴러버릴 기세로 이마를 땅에 박는 레이무.
잘 보면 몸은 조금씩 떨고있어,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했던대로 인간에게 참견한다는 리스크를 감안하고 한 행동인 것 같다.
"헤에, 이게 음료가 들어간 용기라는 거 알고있는 것 같네."
"네에에에! 그러니까 그걸 주세요오옷!! 아가야들은 이제 뿅뿅도 할 수 업습니다아아!"
"그야 그렇겠지...."
아까부터 한번도 움직이지 않는 두 마리는, 살아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뛰기는 커녕 포복도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할 정도이다.
"그렇다쳐도 잘도 말을 걸었구나. 인간이 무섭다는건 알고있는거지?"
"늣, 그치만 인간 씨는, 윳쿠리의 아가야와 함께 있었으니까...."
애완윳쿠리를 동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들윳쿠리에 얽히기 쉽다.
똑똑하지 않은 들윳쿠리들은 자신들의 일도 이해를 해주거나 무조건 윳쿠리에게 상냥한 인간일거라고 생각하곤 하는것같다.
애초에 그런 개체는 몇 개월도 살아남기 어렵다.
"흐응, 하지만 애완윳쿠리에게 말을 건네지 않는것도 들윳쿠리의 규칙 아니야? 게다가 아이도 두 마리나 데리고 있는데, 상당히 위험한 일을 하는구나."
그러자 레이무는 잠시 주저한 후,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하지만... 그치마안! 이제 이대로라면 레이무들 죽어버린다구!! 레이무도! 인간씨가! 상냥하지 않다는건 알고있다구! 많이 알고있다구우우우우!!!"
"흠흠."
레이무의 울먹이는 소리에 멍하니 있는 테-의 뺨을 문질문질 만지면서 맞장구를 친다.
"어차피 죽는다면! 한번 정도는 인간 씨에게 부탁해도 되자나아아아아!?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이제 영원히 느긋하게 해달라구우우우우! 지금이라면 레이무들 움직일 수 업스니까....!느겟! 켈록 콜록 콜록!"
피를 토하는듯한 레이무의 호소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사오의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했다.
생긋하고 마사오가 웃는다. 테-가 없었다면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
"과연, 어차피 죽을거라면 흥하든 망하든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레이무의 말대로 이 가족은 양지에서 30분 이내, 그늘에서는 몇 시간 정도 후에 전멸할 것이다.
"그러니까.... 부타깁니다... 그걸...."
"좋아."
"느엣!?"
벌떡 얼굴을 올리고 마사오를 응시하는 레이무.
그 반응에서 실제로는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로....? 정말로 받을 수 있나요...?"
"이거 말하는거지? 줄게 줄게."
"느, 느와아아앗!!!"
마사오가 종이팩을 레이무의 눈 앞에서 흔든다.
"조,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바로 아가야들을 데리고 올테니까!!"
"오케이."
"정말로 당장입니다! 당장 올테니까 거기 있어주세요!! 조금이면 되니까!"
"그래, 기다릴테니까 갔다와."
소모되어 뛰지는 못하는 레이무지만, 그래도 열심히 기어간다.
단지 몇 미터일 뿐이지만 불안불안하다.
"아가야들! 인간 씨가 물을 준다고 했어!! 느긋할 수 있단다!!"
"졍말? 졍말로....?"
"물! 마리샤의...!"
살포시 자신의 머리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시 질질 몸을 끌고 시간을 들여 마사오의 쪽으로 향한다.
양지의 콘크리트로 나설때마다 느깃, 하고 비명을 누설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발 밑에 도착했다.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물 씨를 주세요...!"
"오빠야, 고맙슙니댜...."
"슙니다인고졔, 물 찌 달라는고졔...!"
일단 감사 인사를 입에 올리는 두 마리지만, 마리샤는 당장이라도 재촉하는 듯한 분위기다.
"그래그래. 그럼 여기. 조금밖에 없으니까 소중히 하라고. 여기에 입을 대고서 비스듬히 하면된다?"
"네! 아아.... 감사합니다!!"
레이무의 양쪽 귀밑털에 마시기 편하게 입구를 크게 벌려놓은 종이팩을 넘겨주는 마사오.
"불필요한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레이무가 먼저 먹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네가 죽어버리는 아이들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을거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레이무는 마지막까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가야들이 불쌍하니까, 먼저 먹여주고 싶습니닷!!"
"그래? 그러면 뭐, 힘내."
레이무가 경고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엷게 웃으며 마사오가 약간 거리를 둔다.
"테-, 조금 쉬었다가 가자."
"네-에! ......맨질맨질"
심심풀이로 면도된 마사오의 턱을 만지고 있던 테-를 무릎에 올려두고 그늘에 주저앉는다.
레이무들의 정면이므로, 대화도 잘 들린다.
"빨리! 빨리 마시고시픈고제에에에엣! 뺠리이이이!"
"늣, 그게...."
"레이뮤는 죠금 더 챰을 슈 있는고야.... 여동섕이 먼져 꾸-꺽꾸-꺽해도 댸...."
"언뉘야 고먀운고졔에에에에!!!"
"역시 언니야구나!"
혀를 내밀면서 학학학하고 강아지처럼 구는 마리샤.
물을 손에 넣었다는 희망으로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된 것같다.
윳쿠리의 그 믿음의 힘만큼은 유일하게 존경할 수 있다, 인지는 조금 미묘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 가족은 비교적 착한 것 같다. 현명한지의 여부는 모르겠지만.
"엄마야아아아! 달라구! 달라구우우우!"
"느늣! 그렇네! 그럼 여기에서 물 씨가 나오니까! 절대로 흘리면 안된다구!!"
"뺠리! 뺠리이이이!"
레이무가 종이팩을 기울여 마리샤의 입에 눌러주고 있다.
마리샤가 크게 입을 벌려 물고있는 것을 확인하고 내용물을 천천히 흘려간다.
말 그대로 죽을만큼 갈망하고 있던 수분이 마리샤의 체내로 들어온다.
"꾸꺽, 꿀꺽! 죰 더! 꿀꺽 꿀꺽!"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스펀지처럼 주스를 흡수해가는 마리샤를 보고 안정감에 눈 끝에 눈물을 짓는 레이무.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웃음짓는 마사오.
물론 좋은일을 했다고 애호 단체같은 것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거리가 가깝기에 윳쿠리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게 중얼거린다.
"하하, 부모가 먼저 마시라고 했는데 말야."
"응-......? 후아.... 대디....?"
"아무것도 아니야, 자도 괜찮다구? 테-"
"안자고있는걸..."
하품하면서 잠들 태세에 들어간 테-의 등을 쓰다듬는다.
이 더위에도 끄떡없이 마이페이스인 것이 믿음직하다.
그러자 레이무가 여기를 힐끔거리면서 미묘한 웃음을 띄운다.
마사오에게는 익숙한 표정이다. 들윳쿠리에게있어서 위협보다도 만드는데 익숙한 얼굴.
그렇다, 저것은-----아첨하고 있다.
"인간 씨 고마워요! 레, 레이무 오빠야처럼 착한 사람은 처음이야!"
"그렇지 않아."
"그, 그러니까 괜찮다면 이대로 레이무들을 애, 애완윳쿠리로!..... 그, 해, 해준다거나!!"
마리샤에게 주스를 먹이는 상태 그대로 마사오를 향해 향후의 안전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
그래서 깨닫지 못했다.
절반도 채 안되는 내용물, 주스가 점점 마리샤의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에.
물론 마사오는 알고있다.
"응, 유감이지만 나에게는 이 아이가 있으니까."
"그, 그러면 레이무가 그 아가야의 엄마야가 되어줄게!! 레이무는 그, 그러니까, 유! 육아를 잘하는거라구! 그러니까....!"
"하하하하."
지금 조금 전까지 아이들을 죽어가게 만들어놓고서, 육아를 잘한다니 잘도 말하는 것이다.
레이무가 이번에는 눈을 감고있는 테-에게 주목한다.
"느느! 아가야가 잠들것같네! 레이무는 바로 알 수 있어! 그, 그래! 레이무가 자장가를 불러줄게! 인간 씨도 들어달라구!"
"아니, 괜찮아. 목이 아프잖아? 무리하지 말라고."
"아냐, 괜찮앗! 분명 인간 씨도, 그게 그러니까, 귀, 귀여운 아가야도 느긋할 수 있다구!"
그리고 레이무가 입을 열자 불쾌한 소리가 마사오의 귀를 자극한다. 레이무는 노래를 할 의도인 듯 하다.
지금이 밤이라면 꽤나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시원해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저 불쾌할 뿐이다.
그리고 엄마야의 협상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난생 처음의 단맛에 빠져있는 마리샤.
악의는 없다해도 가족을 걱정하고 자중하는 일 같은건, 아기 윳쿠리에게 가능할리가 없다.
"꿀꺽! 꿀꺽! 꿀꺽....? 느? 느느? 어라아.....? 느.....? 앗....! .........이, 이제 괜찮은거제! 엄마야! 다, 다음은 언뉘야-랑 엄마야한테 쥬는고라제!"
"레이뮤도.... 빨리 물 찌 마시고시퍼...."
겉으로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 마리샤의 동요도 가족들은 알 수 없다.
아마 전부 마셔버린 것이다. 종이팩을 힐끔힐끔 보면서 불안한듯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아무래도 조금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니, 느끼고 있는 것은 책망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일까?
"느늣! 그래! 인간 씨가 레이무들을 애완윳쿠리로 해준다고 하니까 그만 몰두해버렸다! 자, 언니야의 차례구나!"
"응... 레이뮤도 꿀-꺽꿀-꺽, 드디어 할 슈 있는고네...."
"늣....! 그게, 늣게....."
마리샤는 재미있을 정도로 수상한 거동으로 신체를 돌리면서도 엄마야와 언니야에게 시선을 못박은채로다.
귀밑털을 심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빙글빙글 움직이고 있다.
변명이라도 생각하고 있는걸까.
그리고-----레이뮤가 깨달았다.
"느...? 어....? 어, 어째셔? 어재져...?"
"힛!"
"무슨일이야? 아가야?"
"물 씨가.... 나오지 않아... 나오지 않는다구우우우우우!!"
"---에?"
"마, 마리샤가 한거 아니야앗!!!"
엄마야가 상황을 파악하는 것과 동시에 마리샤가 외치지만, 그저 자수일 뿐이었다.
마사오가 부훗 뿜으면서 웃는다.
그리고 마침내, 갈증을 달래지 못한 모녀는 종이팩을 비운 범인을 알아냈다.
"여동섕.... 젼부... 마셔버린거야? 레이뮤의 것도....?"
"아, 아닌고제! 물 찌가 마음대로 업서진고제! 마, 마리샤의 잘못이 아닌고제에에에엣!!"
"그런.... 물 찌가앗!! 여동섕! 어째져어어어어!!"
"마리샤 나쁘지 않은고제에에에에에엣!! 느제에에에에에에에에!!!"
보급한지 얼마 안 된 수분을 즉시 시시로 활용해가며 마리샤는 몸으로 결백을 호소한다.
그러나 엄마야는 그런 마리샤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다.
물이 없어진 것이다.
"업는...거야....? 레이뮤의 물 찌.... 업...쪄.... 그런....."
"아가야!? 아앗! 쓰러지면 안된다구!! 눈을 뜨라구우우우우!!"
데구르르 쓰러진 레이뮤는 옆에 구르고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목구멍에 자갈이 붙은 듯한 아픔,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마른 몸.
그것을 겨우 달래가며 기력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체내 팥소는 '물이 없다'라는 그 사실 앞에서 전복되었다.
정신이 죽어버려면 체내 팥소는 조종할 수 없다.
-라고는해도 목숨은 붙어있는 것 같지만, 이제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언뉘야---"
"아가야아앗!! 어어어째애애서어어어!! 왜 전부 마신거야! 왜!"
"느, 느에에엣!? 그, 그치만 마리샤!"
"아아, 그래서 레이무가 먼저 마시는 편이 좋다고 말했는데."
어느새 다가와있던 마사오가 비어있는 종이팩을 회수한다.
"인간....씨..."
"기, 기다리라제! 마리샤의 언뉘야-랑 엄마야가 아직 꾸-꺽꾸-꺽 하지않은고제!!"
책임을 피하려고 필사적인 마리샤.
그런 마리샤에게 마사오는 큭큭 웃고, 종이팩의 양쪽을 완전히 열어젖혀 내용물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참담하구나, 마리샤. 정말로 한방울도 안남아있잖아. 돼지는 느긋할 수 없다고?"
"느느으!? 아니라제에에에!! 아니라제에에에에!!"
"......아가야"
수분과 동시에 당분까지 공급받아 회복한 몸을 붕붕 휘두르며 마리샤가 부정하지만 엄마야의 편들기는 없다.
즉, 마리샤에 대한 분노는 있는데 어린 아이가 무서워하고 있음을 알고있어, 어떻게 해야할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레이무.
"물 씨가 죠금바께 업는게 나쁜고졔엣!! 그렇다제! 금방 업어져버리는게 나쁜고제!! 좀 뎌, 죰 더 많이 이썼다면 되는고제에에에엣!!"
"아냐 마리샤. 왜냐하면 넌 애초에 언니와 엄마의 몫을 남겨준다던가 생각하지 않았잖아?"
"느, 느제에, 나눠주...."
마리샤도 독차지 할 생각은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갈증을 달래는 것만으로 팥소뇌가 가득했다.
만족한다면 물론 가족에게 넘길 생각이었다. 그 전에 내용물이 전부 사라졌다.
마리샤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그래서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야, 테-? 조금만 줄래?"
"응.... 응... 알았어-"
정확하게 듣고 있었는지 어쨌는지, 절반 정도는 잠들어있던 테-가 눈을 문지르며 대답한다.
어깨에 걸친 작은 물통의 뚜껑을 빼고 빨대에 입을 댄다.
발밑의 윳쿠리들에게도 들리도록 일부러 소리를 내며 홀짝인다.
"느늣!? 아직 있었던고제? 마리샤한테도 달라제! 달라제!!"
"나눠주...."
"그래. 나눠주기. 마리샤가 하던가, 아니면 레이무가 교대로 주고 있었으면 거기의 언니야는 살 수 있었을텐데."
테-가 가진 물병에 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자 마리샤가 눈을 빛내며 자신의 몫을 요구해온다.
'가족에게 줘'가 아닌 시점에서, 반성따위는 하고있지 않은 것 같다.
"그치만, 아가야는 아직 아가야니까.."
"아하하, 내 아이도 아가야라구?"
테-의 체중을 상반신으로 지지하면서 마사오가 웃는다.
이 더위, 게다가 땀으로 끈적한 마사오의 팔 안에서 잘도 잘 수 있다고 생각한다만.
추위와 더위에 강한 것은 과연 텐코 종 답다.
"그치만 인간 씨의 아가야니까앗! 애완윳쿠리니까겠지이이! 그러니까! 나눌 수 있다구! 느긋하게에!!"
"반대로구나. 말하는걸 제대로 듣고, 나눠줄 수 있으니까 애완윳쿠리인거야."
"느구우....! 카헷! 콜록!"
흥분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힘을 넣어 외친 탓에 레이무가 기침을 한다.
쉬익쉬익하고 스치듯 닳아버린 공기가 레이무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아무튼, 아가야가 자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역시 그런 아이에게 먼저 먹이면 안되겠지?"
"느굿! 그치만 그건!! 아가야를 위해서!"
"아가야를 위해서? 아, 동생쪽만 살리면 좋다고 생각했던거야? 그러면 뭐 모를것도 없지만."
"아니얏! 느구굿!!"
이를 악물면서 고개를 숙이는 레이무의 그 얼굴은 아쉬움 일색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올리고는 억울함을 그대로 고함 소리에 실어 내려친다.
"아니라구우우우! 레이무는! 먼저 아가야에게 마시게해주고 싶었던라구우!! 그치만 계속 꿀-꺽꿀-꺽 하고싶다고 해쓰니까아아! 그래서 맨 처음에 아가야에게 주고싶었던거라고오오오오!!!"
느긋느긋 하면서 울먹이면서 외치고 있는데, 한천으로 된 눈은 결코 눈물이 번지지 않는다.
그것은 장기간동안 물을 손에 넣지 못했다는 것의 확고한 증거가 되지만, 불행하게도 눈 앞의 인간은 들윳쿠리를 동정하는 일따위 결코 하지 않는다.
"물을 전혀 마실 수 없었던건가."
"그렇다구우!! 그래서 레이무는 아가야를 우선한거라구웃! 응!? 레이무가 잘못한거야!? 인간 씨도 아가야가 있는 주제에!! 레이무의 기분을 모르는거야!? 응!?!!!"
"응, 애초에 말이야."
한 손은 테-의 엉덩이를 받치고 손가락만 교차시켜서 가위표를 만든다.
"보통 물의 여유분이 없다면 아이를 만들거나 하지 않는거야."
"늣....?"
"아니 그렇잖아? 최소한 음식, 집, 그리고 물. 이 정도는 확보하지 않으면. 아기 윳쿠리는 금방 죽어버리니까."
"구.....가....!"
의식주의 안정, 헌법 25조 1항(*)이 보장하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모든 것은 인간이 정한 최소한의 것.
그것은 들윳쿠리가 언젠가는 손에 넣고싶어하는 평생의 꿈이며, 들윳쿠리인 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이다.
"그런! 그런건 무리라고 알고있는 주제에에에에!!! 레이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고 알고있는 주제에에에에에!!"
"물론 알고있지."
"그럼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가슴속의 열정을 마사오에게 전부 쏟아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인내에 인내를 거듭한 불합리에 대한 분노가 섞인 것으로, 일단 발화하면 억제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따로 준비하지 못했던걸 책망하는게 아니야? 레이무의 노력만으로는 어쩔 수 없으니까.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준비하지 못했는데 왜 아가야를 만든거야? 라는 것.
아이를 낳은 것은 레이무가 원해서였지? 어쩔 수 없이라던가가 아니지? 물은 구할수도 없는데. 아가야, 목이 마르다고 많이 울었지?"
"그러니까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많이 노력했다고오오오오!!!"
"그래서 노력해도 구할 수 없다고 알고있던거지? 정말, 어떻게 할 셈이였어? 아가야들에게 물 같은건 안줘도 된다, 라던가 생각했던거야?"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
"그럼... 왜 그랬어?"
어디까지나 부드럽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레이무에게 대답하는 마사오.
윳쿠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게 하기 위해서, 표정은 매우 중요하다.
"느늣! 느가갓."
"이런 식으로 말야, 물을 마실 수 없어서 아가야가 죽을거라는거 알고있었겠지?"
"느아구우, 그치마안! 그치마아안!"
들윳쿠리는 힘들다, 들윳쿠리는 괴롭고, 들윳쿠리는----느긋할 수 없다.
살아있는 것들은 윳쿠리를 박해하거나 생명으로 쳐주지 않고, 자연의 힘은 비로 녹이고 바람에 얼고 태양으로 굽는다.
"그래도.... 레이무는! 아가야와 느긋하고 싶었던거라고오오오!"
"그래서 아가야는 느긋할 수 있었던걸까?"
"구우, 시끄러워엇!! 다른 윳쿠리들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거라고옷!! 레이무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노력해도 낭비라고 알고있는데도?"
"느가아, 늣......"
레이무는 얼굴을 낼리고, '그치만...'이라던가 '들윳쿠리는...'하고 중얼거리고 있다.
"아직 납득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럼 말이야, 레이무가 들윳쿠리인데 낳지 않았더라면, 마리샤는 애완윳쿠리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는걸 알고 있었던걸까?"
"이.....? 어.....?"
"느느으!? 마리샤 애완윳쿠리가 될 수 있는고졔!?"
엄마야인 레이무보다 더 큰 반응을 돌려준 것은 마리샤.
눈을 빛내면서 마사오쪽으로 바짝 다가간다.
"무슨 말을... 왜 그런 끔찍한 말을....?"
"인간 씨! 애완윳쿠리가 될 수 있는고졔!?"
"아니, 잘 생각해봐? 레이무 뿐만이 아니라말야. 들윳쿠리들이 모두 아가야를 만들지 않으면 애완윳쿠리만 아이를 낳게 되잖아. 그러면 태어나는 아가야는 전부 애완윳쿠리가 되겠지. 알겠어?"
마리샤에게는 대답하지 않고 레이무를 향해 부드럽게, 마치 자장가를 부르는듯한 어조로 말하는 마사오.
그런데 그 말은 레이무의 마음을 깎아간다.
"무슨 말, 이야? 들윳쿠리는, 레이무들은 아가, 아가야를 만들면 안된다고...?"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 자주 '아가야를 애완윳쿠리로 해주세요!'라던가 말하는데 말야. 너희들끼리 '들윳쿠리 아가야'를 늘리고 있잖아? 너도 포함해서 말이야. 대체 뭘 하고싶은걸까?라고 생각해서."
"그건... 그것, 은...."
들윳쿠리 아가야를 늘리고 있다.
출산이라는 신성한 행위를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윳쿠리가 새로운 윳쿠리라는 최고의 생명을 낳는 귀중한, 그야말로 인간에게도 불가능한 기적.
그것을 그렇게, 마치 악행처럼 말한다니.
"느, 아..... 가.... 아구우...."
응수하고 싶지만 확실히 인간의 말대로 레이무의 아가야가 들윳쿠리로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마리사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래도 나았다.
남편이 죽은 후 식사조차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고 아가야가 웃는 얼굴도 격감했다.
그리고 드디어 물을 손에 넣을 수 없어 아가야가 죽어버렸다.
그것도, 이것도, 레이무가 낳아버린 탓이야?
"레이무가, 나쁜, 나쁜거야? 레이무가, 낳았으니까.... 아가야가 느긋할 수 없었던거야...?"
"그러니까 아까부터 설명하고 있잖아? 들윳쿠리가 낳았을 경우에는 들윳쿠리 아가야가 태어나는게 당연하겠지? 스스로 아가야를 들윳쿠리로 만든 주제에 '왜 애완윳쿠리로 해주지 않는거야?'라니 뻔뻔함에도 정도가 있는거 아닐까?"
"그러언... 그러어어언!"
"느제에에? 느으으?"
들윳쿠리에게 단 하나의, 최대의 희망과 행복인 아가야.
그것을 키우기는 커녕 낳는 것 자체가 아가야에게 느긋할 수 없는 일이었다니.
이만큼이나 잔인한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레이무들 들윳쿠리들은 무엇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인가.
게다가------
"애완윳쿠리는 아가야를 만들어도 좋은거야....? 애완윳쿠리들뿐? 레이무들은 안되는데...?"
"애완윳쿠리가 낳은 아이는 애완윳쿠리가 키우니까 애완윳쿠리. 당연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말하는대로 느긋하게 해주고 싶다면 애완윳쿠리 외에는 아이를 낳으면 안되는거야. 물론, 아가야가 힘들어서 괴롭게 죽든말든 상관없어, 라고 말한다면 좋을대로 낳으면 되는거야."
"느가아아아! 왜 애완윳쿠리마아아안!!"
들윳쿠리가 봤을 때,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애완윳쿠리.
그런 그들의 행복에 유일하게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가야였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들은 한마리만 있는 쪽이 많았다.
그만큼 인간에게서 애지중지 되는 것은 알고있지만, 애완윳쿠리 앞에서 아가야의 뒷바라지를 할 때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우월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너희들은 아가야를 느긋하게 해줄 수 없으니까."
"느가아아아아! 시끄러워어어어어어어어어!!!"
"너희들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아가야는 느긋할 수 없어."
"큭, 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만은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얘기 따위 듣고싶지 않았다.
마사오의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큰 소리로 헛소리를 지껄이는 레이무.
그런 레이무를 침묵시킨 것은, 그야말로 소중한 아가야였다.
"느제에! 느제에에! 결국 마리샤는 애완윳쿠리가 되는고제!? 기여운 마리샤는 애완윳쿠리가 되고시픈고제! 이짜나! 그리고서! 댤콤댤콤을 가득 머꼬---------"
"될 수 없어."
간단하지만 명확한 마사오의 부인은 마리샤의 미소와 이야기하던 꿈들을 깨트렸다.
"느.... 제.... 마리샤...."
"네 엄마의 잘못이지."
"느....? 제? 어, 어째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
"무, 무슨 말을!!"
당황해서 레이무가 부정하려고 하지만, 마리샤는 찌릿하고 계속 노려본다.
그 시선이 너무 예리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슬퍼서 레이무는 입을 다물었다.
"지금 레이무에게 설명했을텐데. 마리샤도 알잖아? 이런 물조차 주지 않는 엄마야 말고, 달콤달콤도 넓은 집도, 뭐든 가지고 있는 엄마야와 아빠야의 아가야로 태어났더라면.
어떨까? 매우 '행복'하겠지?"
"느느!? ....정말인고제에에에에! 갱쟝한고제! 댤콤댤콤 뷔페가 매일 에브리데이 씨인고제에에에에!"
짧은 귀밑털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마리샤가 자신의 상상 속 행복한 세계를 뛰어다닌다.
거기에 끌어들인 악마가 속삭인다.
"하지만 너는 이 레이무에게서 태어나버렸지."
"느, 제.....?"
"레이무가 낳지 않았더라면 애완윳쿠리였을지도 모르지. 레이무의 아이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느긋할 수 있었을텐데."
"그만... 인간씨, 이제 그만...."
"레이무가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애완윳쿠리, 그게 무리여도 혹시 근처 무리의 대장의 아이였을수도 있었는데."
"무리...? 대쟝...? 마리샤, 대쟝이 될 수 있었던고졔...? 엄마야가 낳지 않았더라면? 댜, 댤콤댤콤도 가득 먹을 슈 이썼던고졔....?"
"그래. 정말이지 너무한 엄마구나."
"느우우우우우우우우! 끔찍하다졔에에에에에!"
이해한 마리샤는 작은 몸을 한껏 펼쳐서 분노했다.
그 목소리는 엄마야의 체내 팥소를 진동시킨다.
"왜 엄마야가 마리샤를 낳은고졔에에에에!! 마리샤는 대쟝이 될 수 이썼는데에에에에에에!!"
"아가....야"
이건 힘들다, 이건 견딜 수 없다.
인간의 신랄한 말도, 폭력도, 도시의 이 더위도 이 고통에 비하면 별거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적어도 레이무 자신은 무엇보다도 소중히하고 있던 아가야, 그런 아가야로부터 '왜 네가 엄마야냐'라니.
레이무는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힘이 스르륵 체내에서 사라지는 것을 자각했다.
"하핫, 너무 레이무를 비난하면 불쌍하다고? 많이 노력해서 널 느긋하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고 말이야."
"전혀 느긋할 수 없었던고제에에에!! 밥 씨도 맛있지 않고! 꾸-꺽꾸-꺽도 못했다제에에에!!"
"미안...해...아가야.... 미안해...."
"그렇다고! 죰 더 마리샤에게 어울리는 예쁜 엄마야한테서 태어나는거였다졔에에에!!! 너 따위가 아니라제에에에에!! 느늣!? 그렇다졔에에에! 이 언니야처렴 예뻐질 수 있었을텐데에에에!!"
"느굿, 미안해, 엄마야가 낳아버려서 미안해애애...."
테-를 기준으로 망상 속 자신을 미화하고 그것을 방패로 마리샤는 레이무를 비난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창이 되어, 레이무의 삶의 의지를 꿰뚫는다.
"미안한걸로는 부족한고제에에에에!! 어떻게든 해달라는고제에에에!! 마리샤의 행복으을!! 느긋함을 돌려달라제에에에!! 빨리! 뺠리 돌려줘어어어!! 느제에에에에엣!!"
마침내 울기 시작한 마리샤의 눈에서 겨우 손에 넣은 귀중한 수분이 흘러간다.
그리고 메말라버린 레이무의 한쪽 눈에서도 또르륵하고 단 한방울의 눈물이 흘렀다.
그것은 레이무의 희망이며, 사랑이며, 레이무를 움직이게 하던 마지막 원동력이며, 남은 삶에 대한 포기였다.
"....아가야... 뛸 수 있는 사이에 물 씨를 찾아주렴...."
"시끄러운고제에에에!! 너만 없었더라며어어어언!! 그렇다졔! 네가 쥬그면 되는거라제에에에!! 그러면 마리샤느으은!!"
"어떻게해도.... 안된다면, 공원 씨에......보는거야...."
"주것! 주그라제에에! 게슈! 게슈우우웃!!"
적어도 마지막까지 부모로써 마리샤가 살아남기를 원하는 레이무의 말은 걸쩍지근하게 어머니를 욕하는 마리샤에게 닿지 않았다.
"혼자가 되어버려도.... 늣...."
"시끄럽다고 말하고 있는거제에에에에에!!"
툭툭 시시로 젖은 몸으로 마리샤가 레이무를 두들긴다.
물론 통증은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레이무의 입, 그리고 모든것이 움직이는 일은 없었다.
"늣! 겨우 죽은거라제에에에!"
"성체 윳쿠리를 넘어서다니 대단하네 마리샤."
"느늣!? 마리샤 갱쟝한고제?"
한손으로 메일을 읽던 마사오가 하품을 하면서 마리샤를 칭찬한다.
"축하해 마리샤. 이제 자유의 몸이야."
"........느제? 마리샤는 자유?"
"그래. 이제 뭘 하건 마리샤를 꾸짖는 사람따위 없고 어디를 가든 혼나지 않아. 홀로 서기를 한 마리샤는 제대로 한 사람 몫을 하는거야."
"한 사람 몫.... 해내따아아아아!! 마리샤는 자유인고제에에에에!!"
귀밑털을 붕붕 휘두르며 조금씩 튀어다니며 기뻐하는 마리샤.
"마리샤는 마이 홈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던거제! 구리고! 마리샤는 자신의 무리를 만들고 시픈고제!!"
그 작은 몸에는 너무 큰 망상이 연이어 튀어나온다.
현실과의 거대한 차이를 팥소뇌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려서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인간 씨, 마리샤를 같이 데려가줬으면 하는고제!"
"데려가줘? 미안하지만 널 애완윳쿠리로 삼을 생각은 없어?"
"당연한고제! 마리샤는 인간이 싫은고제! 애완윳쿠리따위 되지 아늘꼬제!!"
이번에는 뿌쿠로 부풀어서 위협해오는 마리샤.
아기 윳쿠리이기 때문에 몸 전체가 부풀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뺨 부분만 풍선처럼 부풀어오른다.
"하아, 그럼 무슨 일로?"
"마리샤에게 어울리는 집을 만들 장소를 찾아갈거라제! 게다가 마리샤가 대쟝이 될 무리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고제! 그러니까 인간 씨에게 여러곳을 데려가달라고 하는거제!"
그런 것도 모르냐고하는 듯한 눈으로 마리샤가 설명한다.
귀밑털로 가리키며 빙글빙글 돌린다.
여전히 윳쿠리의 조장 스피드는 따라가기가 힘들다.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인간 씨는 인간치고는, 물 찌를 주거나하면서 상냥했던고제! 설마 거절한다거나 하는건 아니겠제-?"
히죽히죽 웃으면서 마리샤가 확인한다.
평소 사용량이 적은 팥소뇌로 필사적으로 생각한 것일 방안은 콩알 정도의 지능이 드러났다.
"알았어 마리샤. 오늘은 나도 이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가니까. 하루라도 좋다면 함께 데려가줄게."
"느훗! 뭔가 아는거라제에에!! 인간씨이이!! 인간은 쓰레기지만, 인간 씨라면 마리샤의 무리에 넣어줘도 괜찮다제!! 그럼 잘 부탁하는거제!!"
쭈-욱쭈-욱의 정점에서 피식 웃으며 자세를 고정하고, 귀밑털로 모자를 기울이며 고맙다는 말을 하는 마리샤.
마치 기분은 백만장자, 휴양지로 개발할 자신의 토지 답사라도 가는 듯 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녀의 팥소처럼 달지 않다.
"음 그럼, 어떻게 할까----"
"네. 테-쨩 받아갑니다."
"우왓! 깜짝 놀랐네..."
어느새 메일로 부른 시이코가 옆에 서있었기 때문에 놀라버려 마리샤를 발로 밟을뻔했다
아니, 일부러다.
"느히잇!"
"빠르구만."
"부른건 너겠지? 그보다, 테-쨩, 이런 더위에도 잘 자고있네... 읏차."
테-를 시이코에게 넘겨주고 양손이 자유로워진 마사오가 배낭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낸다.
아무리 들윳쿠리에게 접하는 것이 익숙해져있다고해도, 맨손으로 만질 생각은 없다.
오히려 자세히 알고있기에 들윳쿠리가 음식물 쓰레기를 부대끼고 살고, 바퀴벌레 등을 호화식사라고 부르고 있는 것을 알고있다.
시시를 흘리면서 무서워하는 마리샤를 잡는다.
"느늣!! 마리샤는 하늘을----"
"날고있지 않아."
상투적인 대사, 그러나 채 끝나기도 전에 마사오가 강하게 부정했다.
"느에!?"
"내가 들었을 뿐이야. 애초에 보통 종인 마리사가 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느, 느느 그랬다제.... 마리샤는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이었던고제, 새 쒸처럼 휘-잉하고.... 아빠야가 죽어버려서, 높-다높-다도 받아본적이...."
"아 그래."
두런두런 자신의 불행 자랑을 시작한 마리샤에게서 의식을 떼고 일어선다.
장시간 쭈그려앉은 자세였기에 두 다리에 찌릿하게 저린 감각이 느껴진다.
"테-쨩 시원해, 부-비부-비~!"
"으.....응? 어라.... 마미?"
"아, 미안! 깨워버렸다. 테-쨩? 안녕- 마미에요-"
"마미! 안녕-! 있잖아! 오늘말야! 아침에! 콘플레이크에 딸기 넣어서 먹었어! 맛있었어!"
마사오는 앞서가는 '두 사람'의 소란에 쓴웃음을 지으며 손에서 눈물을 흘리며 하늘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마리샤를 본다.
들윳쿠리의 삶에 희망이 넘친다니 착각도 참 훌륭하다.
느긋한 마이 홈, 느긋한 무리.
오늘도, 앞으로도 들윳쿠리의 세상을 사는 윳쿠리들과 많이 만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에 대해서 물어보면 된다.
그들은 분명 인간보다도 정확하고 명확하게 마리사에게 대답해주는 것이다.
"그럼 오늘 밤에는 포도 먹을까! 씨 없는 녀석으로-"
"응! ....마미, 껍질 있는 거?"
"음, 껍질은 있지. 그치만 마미가 전부 벗겨줄게."
"신난다! 고마워!"
다리 저림이 조금 가라앉을 때까지 충분히 거리가 벌려졌다.
마사오는 그 손에 꿈을 꾸는 마리사를 태우고 걷기 시작했다.
"자 마리샤, 기다렸지. 출발할까."
"느, 능! 그렇다제! 마리샤의 성공 스토리는 여기서부터 시작인고제!!"
마리샤는 만면에 미소를 보이고 있다.
정오가 되어, 태양이 그 맹위를 마음껏 발휘하는 거리에서 그 미소는 과연------
'테-와 무더위 오후'에 계속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도 아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