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후타바 / 藪あき
번역자 : 드릴성인
번역출처 : DAUM CAFE 숨은 은신처의 별장
anko7035 오늘은 피크닉 가기 좋은 날|글 번역물 (학대, 기타)
윳쿠리D2|조회 13|추천 0|2015.04.17. 10:47http://cafe.daum.net/yukurenai/Y1C7/30
anko7035 오늘은 피크닉 가기 좋은 날
작은 공원의 어느 아침.
골판지 상자 집에서 천천히 고개를 내밀며, 레이무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아름다운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유웃……」
뺨을 스치는 기분 좋은 바람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는 레이무.
그녀는 눈을 감았다.
햇살도 양호했고, 공기도 따뜻하니 포근했다.
저 느긋할 수 없는 기나긴 겨울을 지나 완연한 봄 기운이 가득했다.
――오늘로 할 거라구.
결의를 굳힌 레이무는 입꼬리를 의식적으로 감아 올렸다.
그런 뒤 두 눈을 힘차게 뜨며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가 「윳훙」하고 한숨을 쉬는데, 「느그탸개이쯔라구……」 집 안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유웃, 엄마야, 무슨이리냐졔……?」
그곳에는 마리샤――레이무의 아가야가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졸린 듯한 두 눈을 작고 귀여운 귀밑털로 부벼대고 있었다.
「윳? 미안하다구, 아가야! 깨웠나 보네! 느긋하게 있으라구!」
방금 전 레이무의 인삿말에 정신이 들었으리라. 미안한 짓을 저질렀다 싶은 그녀.
「별로신경안쓴다졔……」
자면서 벗어둔 모자를 뒤집어 쓰며, 마리샤는 말했다.
「마리샤도이쟤언니야다졔……. 언쟤까지고늦쨤쟐슈는업다졔……」
「아가야……」
누가 봐도 「아직 덜 잤다」고 주장하는 얼굴로 기특한 소리를 하는 마리샤.
레이무의 가슴이 오늘 날씨처럼 따뜻하니 포근해졌다.
부모로서 벅차 오르는 가슴을 안고 아가야의 얼굴을 바라본 뒤 하늘을 올려다 보는 레이무.
광활하고, 느긋한 푸른 하늘이었다.
――오늘로 할 거라구.
「아가야!」 레이무는 싱긋 웃으며 아가야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피크닉을 나가자구!」
레이무가 말을 마치자 반쯤 감겨있던 아가야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피크닉!? 저, 정말이냐졔!? 드디어, 드디어피크니개데려가주는거냐졔!?」
「유후훗! 정말이라구, 아가야! 옛날부터 약속! 해왔잖냐구!」
「유, 유와아아! 피크닉! 피크닉!」
방금 전까지의 잠기운은 어디로 갔는지 튀어오르듯 집 밖으로 뛰쳐나가 힘차게 폴짝폴짝 뛰는 아가야.
「자자, 아가야! 너무 난리 치면 못 쓴다구!」
「유와아! 유와아!」
레이무 말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아가야는 난리법석이었다.
피크닉 나간다는 소리가 몹시도 기뻤으리라.
레이무는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본격적으로 겨울에 진입해 추위가 매서워지면서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게 되었을 무렵이었다.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가야를 격려하기 위해,
「봄씨가 오면 따뜻해지니까 도시락 가득! 싸들고 피크닉 나가자구!」
그렇게 레이무는 약속을 했었다.
그 말을 들은 아가야는 반기는 낯으로 두 눈을 반짝였고, 그 뒤로 틈만 났다 하면
「내이른피크닉갈수인냐졔?」
「봄찌는아직아놘냐졔?」
「겨울찌는너무오래뻐팅긴다졔!」
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그녀의 집요함에 조금 난처해 하기도 했지만, 레이무나 아가야 모두 피크닉이라는 즐거움이 생긴 덕분에 저 힘들고 괴로웠던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겨울 동안은 정말로 힘들었다.
둘이 살기엔 조금 넓은 집에서 아가야와 부대끼며 잠을 청하던, 저 가슴 졸이던 추운 밤――
아차, 이러면 안 되지.
오늘은 모처럼 맞는 피크닉. 힘차게, 느긋하게 가야지.
「윳! 아가야!」
애써 밝은 표정으로 말하는 그녀.
「그럼 느긋하게 서둘러서 준비하라구! 도시락은 모자 속에 담으라구!」
「느그치이해해따졔! 느그치!」
아가야로부터 너무도 힘찬 대답이 돌아왔다.
◆◆◆
「마리샤는사냥애명수다졔! 나비찌! 거기서라졔! 마리샤한턔쟈바머키라졔!」
「아가야! 느긋하게 힘내라구! 나비씨! 아가야한테 잡혀주라구!」
도시락을 다 먹고 나서 소화할 틈도 없이 아가야는 이리저리 움직였다.
두 눈에 미소를 머금고 레이무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밥 먹고 바로 움직이면 빵빵이 아야야 한다구!」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았겠지만, 오늘은 특별했다.
「유왓! 나비찌! 느그탸개도라오라구! 도라오라구!」
나비는 잠깐 동안 아가야와 술래잡기를 하더니 하늘하늘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아가야의 사냥은 실패도 끝난 듯 했다.
「나비찌는느그탸지가안탸졔! 느그치뿡뿡!」
아가야가 입을 내밀며 폴짝거리며 돌아왔다.
「유후훗! 아가야한테 사냥은 아직 일렀나 보다구!」
레이무가 조금 짓궂게 말하자,
「그러치안탸졔! 마리샤는사냥애명슈다졔!」
「맞다구! 아빠야를 빼닮은 아가야는 사냥의 명수가 맞다구!」
「윳? 아빠야?」
몸을 갸웃거리는 아가야.
「아가야의 아빠야는 사냥의 명수였다구!」
「윳?」
아빠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아가야는, 레이무의 말이 영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눈치였다.
레이무는 빙그레 웃은 뒤 몸을 움직여 주위를 둘어보았다.
초록이 우거진 초목과 작은 시냇물.
이곳은 레이무의, 이를테면 그럭저럭 괜찮은 윳쿠리 플레이스였다.
아가야의 아빠――마리사와 곧잘 데이트를 한 장소이기도 했다.
「아가야」
레이무가 상냥하게 물었다.
「전에 여기 왔었을 때 기억 나냐구?」
「기억안난다졔!」
저부 밑의 풀을 귀밑털로 만지작거리며, 아가야는 즉답했다.
레이무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가야는 지금보다 훨씬 아가야였을 때 딱 한 번 이곳에 온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레이무와 아가야, 그리고 마리사.
당시에는 3윳 가족이었다.
「퉷퉷! 이거졸라개마시업따졔!」
아가야가 녹색 물체를 뱉어내며 말했다.
그것은 이 윳쿠리 플레이 곳곳에 자라있는 풀이었지만, 쓰기만 하고 맛은 없다는 것을 레이무는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먹으면 빵빵이 탈 날 수도 있다며 마리사가 겸연쩍게 이야기했던 것도 떠올렸다.
「아가야, 빵빵이 고파졌냐구?」
레이무가 걱정스럽게 묻자,
「윳? 그, 그러치안타졔! 도시락을잔뜩! 머거서마리샤는빵빵한가드기다졔!」
말은 그렇게 해도, 그토록 작은 도시락 가지고 한창 자라날 나이의 아가야가 만족할 리가 없으리라.
거기에 어제도, 그 전날도 제대로 된 밥을 먹여주지 못했다.
한심스러운 마음에 울적해질 것만 같았다.
그러자,
「그보다엄마야! 마리샤, 노래죰드러달라졔! 연슙해와따졔!」
화제를 바꾸려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아가야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느그탄날~。상캐한날~。여유료운날~」
「……느긋한 날~。상쾌한 날~。여유로운 날~」
레이무도 따라 불렀다.
더 이상 아가야한테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
놀고, 노래하고, 느긋하게 지내다 보니 어느 새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날이 저물려면 아직 멀었지만, 하교 길의 작은 인간씨들이 이 근처를 지나다니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되면 윳쿠리 플레이스는 느긋할 수 없는 플레이스가 된다.
작은 인간씨들은 윳쿠리 최대의 위협 중 하나였다.
이틈에 할 일을 마저 처리해야만 해. 그들 손에 당할 수는 없었다.
「윳! 아가야!」 레이무는 밝은 기색으로 말했다. 「집에 가기 전에, 오늘 먹을 저녁 밥을 수확! 하자구!」
「유윳? 사냥애명슈가나설차례냐졔?」
「맞다구! 저쪽을 보라구, 아가야!」
귀밑털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가리키는 레이무.
「저기 사는 물고기씨를 잡을 거라구! 오늘은 활어회! 라구」
「유와아! 물고기찌다졔! 사냥애명슈인마리샤가, 물고기찌를잡을거다졔!」
아가야는 몹시 신나했다.
「그럼 엄마야랑 같이 시냇물로 가자구! 절대로 구레나룻씨를 놓으면 안 된다구!」
「느그치이해해따졔!」
아가야의 귀밑털을 구레나룻으로 꼭 잡고서, 두 마리는 시냇물 기슭에 다다랐다.
「유윳! 방금 물고기씨가 뛰어올랐다구! 아가야, 봤냐구?」
「윳? 모뽜따졔! 물고기찌! 다시한번나와달라졔!」
호기심 가득한 눈을 데굴거리며 움직이는 아가야.
과거 이 곳에 가족 셋이서 놀러 왔을 때, 지금과 마찬가지로 마리사가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던 사실을 레이무는 머리 속에 떠올렸다.
――마리사.
겨울 한철은 마리사가 모아둔 밥으로 연명할 수 있었다.
마리사에게 고마워하면서 레이무는, 봄이 되면 열심히 밥을 모아야겠다고 맹세했다.
「아가야, 엄마야를 꼭 붙잡으라구! 절대로 놓으면 안 된다구!」
「느그치이해해따졔!」
겨울 추위가 수그러들고 도시에 사는 윳쿠리들이 활발해짐과 동시에, 인간씨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풀과 꽃, 인간이 먹다 남긴 잔반 등의 관리가 철저해졌고, 잠시 뜸하던 주변 일제구제도 재개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간신히 겨울을 났는데, 살기는 오히려 더 힘들어진 것이다.
결국 봄이 되어도 레이무는 밥을 충분히 모아올 수 없었다.
「아가야! 저기서 또 뛰어올랐다구!」
「유윳! 또노쳐버려따졔! 물고기찌는심슐쟁이다졔!」
오늘, 피크닉 나가자는 약속만큼은 지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도시락은 충분치 못했지만, 그래도 아가야에게 느긋했던 추억을 만들어 주지는 않았을까.
――아가야.
「아가야, 눈을 질끈 감으라구! 하나, 둘, 셋! 하면 같이 물고기씨한테 몸통박치기 할 거라구! 무서워하지 말라구!」
「느, 느그치이해해따졔! 물찌는무셥찌만, 저녁빱을위해힘낼꼬다졔!」
아가야가 질끈 눈을 감았다.
레이무가 시킨대로, 그녀의 구레나룻을 귀밑털로 꼭 붙든 채로.
레이무는 비어있는 다른 쪽 구레나룻으로 아가야의 작은 몸을 힘껏 끌어안았다.
절대로 놓지 않으리라.
「유후훗, 아가야는, 착한 아가야라구! ……간다구! 하나, 둘!」
「셋!」
――마리사. 아가야.
있는 힘껏 지면을 박차 올랐다.
그날, 물고기를 잡으려다 이 시냇물에 빠져 죽은 마리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하늘을 나는 것 같아!」
「하느를나는것가따졔!」
첨벙하는 소리가 레이무의 온몸에 퍼져 나갔다.
봄인데도, 시냇물은 차가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