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후타바 / ボトルぺにぺにあき
- 끝.
번역자 : 질라니에
번역출처 : NAVER CAFE 숨은 은신처
anko6710 그 이름은 윳쿠리
질라니에(humi****)
2015.03.12 23:34
가입 인사 겸 SS번역 하나 올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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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6710 그 이름은 윳쿠리
보틀페니페니아키
머리에 연결된 줄기로부터 따뜻한 팥소가 끊임없이 들어온다.
행복한 밥씨.
따끈따끈한 태양씨.
폭신폭신한 침대씨.
반짝반짝한 별씨.
그리고, 윳쿠리를 축복해 주는 세상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이제 곧 탄생한다는 신호이다.
지금이야말로, 눈부신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세상에, 마리샤가 첫걸음을 내딛을 순간이다.
한순간의 부유감, 그리고 발에 착지의 충격이 전해진다.
느긋하게, 지금까지 감고 있던 눈꺼풀을 뜨고, 입을 열고 있는 힘껏 인사를 한다.
[마리샤가 태어나따졔! 느그짜게 이쯔랴그으!]
그 이름은 윳쿠리
되돌아와야 할 인사가 없다.
불안해져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빠마리사와 엄마레이무, 그리고 바로 옆에 장녀레이뮤가 있었다.
등 뒤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느긋하게 있으라구, 하는 아기윳말투로 인사가 들렸다. 셋째 레이뮤였다.
세 자매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다시 한 번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느그짜게 이쯔랴그으!]]]
그러고 나서야 겨우, 눈앞의 아빠마리사가 입을 열었다.
[아가, 이 세상에 느긋함 같은 건 없다제.]
갑작스레 듣게된 느긋할 수 없는 말에, 세 자매 전원이 얼어붙었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셋째레이뮤였다.
[워쨰스뷰으으으!]
애초에, 곧바로 그 입을 다물게 되었지만.
[닥치라제.]
아빠마리사가 셋째레이뮤를 후려친 댕기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아프으아브브브브뷰!]
울부짖으려 하는 걸, 엄마레이무가 마른 잎파리를 입에 쑤셔넣어 막았다.
[알겠냐제, 아가. 이 세상은 인간 거다제. 여기도, 인간의 집 옆이다제. 소란 피우면 죽는다제.]
실제로는 인간의 집이 아닌 빌딩과 빌딩 사이에 있는, 실외기에 골판지를 씌워 만든 집에 살고 있지만, 윳쿠리에게 빌딩과 집의 구별 같은 건 불가능하다.
인간이 들어가는 굉장히 큰 집과, 좀 더 큰 집이 있다, 라는 정도의 인식이었다.
셋쌔가 울음을 그치는 것을 보고 마른잎파리를 입에서 빼내고, 엄마레이무는 이마의 줄기를 씹어서 세 자매 앞에 뱉어낸다.
[아가야, 조용히 우-걱우-걱 하라구?]
입을 맞춰 이해해따규, 라고 말하고, 줄기에 입을 댄다.
[[[[해앵브오브!]]]
목소리를 낸 순간, 아빠마리사의 댕기머리에 얻어맞아 날아갔다.
[아가, 조용히 하라고 했다제. 행복- 같은 건 당치도 않다제.]
아빠마리사가 널브러진 세 자매에게 위협하듯 말한다.
[느으, 이해해따그.]
마지못해 조용히 하는 장녀레이뮤.
[느, 느그짜게 이해해따졔.]
공포에 입을 다무는 마리샤.
[워째셔어어어어!? 행뽀옥- 안 하면, 느그짤 스 업짜나아아아아아아!? 이 폭려그부브보뷰!?]
역시나 소리지르는 셋째레이뮤.
크게 벌린 입에 아빠마리사가 댕기머리를 쑤셔넣었다.
[레이무, 이 아가는 안 되겠다제. 지금 뭉개야 된다제.]
아빠마리사의 말을 듣고 셋째레이뮤는, 벌어진 귀밑털로 입에 쑤셔넣어진 댕기머리를 툭툭 두드린다. 설마 진짜로 뭉게진 않을 거지, 하고 셋째레이뮤는 엄마레이무를 바라본다.
[…어쩔 수 없다구, 마리사.]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던 엄마레이무가 자신을 뿌리치자, 굵은 눈물을 흘리며 셋째레이뮤가 몸부림친다.
[흥.]
아빠마리사가 힘을 주며 댕기머리를 당기자, 그 끝에는 작은 혀가 붙어있었다.
그대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셋째레이뮤를 머리부터 두들겨 뭉갠다.
[…! …느으!]
셋째레이뮤는 입에서,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찢겨진 혀에서 팥소를 분출하며 죽었다.
[아가, 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 거다제. 알았냐제?]
아빠마리사가 팥소에 약간 더러워진 댕기머리로, 거무스름해지기 시작하는 셋째레이뮤를 가리킨다.
장녀레이뮤는 줄줄 시시를 흘리고, 마리샤는 모자를 머리에서 떨어뜨렸다.
[자, 아가야. 우-걱우-걱 하라구?]
엄마레이무를 따라, 두 윳이 된 자매는 <조용히> 줄기를 먹는다.
[엄먀, 레이뮤, 웅웅하고 시퍼져따규.]
[마, 마리샤더다졔.]
먹으면 싸는 게 아기윳쿠리. 배가 근질근질해진 걸, 엄마레이무에게 전했다.
[...따라오라제.]
아빠마리사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갔다.
[여기서 하라제.]
빌딩 사이의 입구 근처, 으슥한 곳에 있는 비닐봉투 안에 죽은 셋째레이뮤를 넣으면서 아빠마리사가 말한다.
[여기에, 하는 고야?]
[덩생한테, 웅웅 하눈 고냐졔...?]
[동생이 아니다제. 쓰레기다제.]
망설이는 자매에게 아빠마리사가 대답한다.
너무도 느긋하지 못한 것에 레이뮤가 토했지만, 아빠마리사는 댕기머리로 토해낸 팥소를 억지로 다시 밀어넣었다.
[죽은 윳쿠리는 그저 쓰레기다제.]
아빠마리사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여기 외에 다른 데서 웅웅했다간, 뭉개버리겠다제.]
아빠마리사의 위협에 마리샤는 쭈삣쭈삣, 레이뮤는 토하면서, 비닐봉투 앞으로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조용하게 하는 거다제.]
목소리를 내며 웅웅을 하려다가 꾸중을 듣고, 몸을 흠칫 하며 조용히 웅웅을 한다.
[아뺘, 웅웅 안 버리냐졔? 이대러는, 꾸려꾸려다졔.]
막 싸놓은 웅웅을 버리려고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려는 아빠마리사에게, 마리샤가 묻는다.
[누구든 구린 건 싫어한다제. 그래서 놔두는 거다제. 그렇게 하면, 다른 윳쿠리가 집을 뺏으러 오지 않는다제.]
아빠마리사는 멈춰서서 가르쳐주고, 다시 집을 향해 뛰어 간다. 그 뒤를, 자매는 아장아장 뒤따라갔다.
[푹신한 침대 같은 건 없다제. 집 안, 아무데서나 자라제.]
그렇게 말하고 아빠마리사는 밖으로 나갔다.
[아가야, 웅웅은 했지? 할-짝할-짝 해주겠다구.]
엄마레이무가 혀를 뻗어, 자매를 핥아 깨끗하게 해주었다.
[[느그찌-]]
엄마레이무의 혀에서 느껴지는 느긋함을, 그대로 입 밖으로 꺼냈다.
잠시 후 레이뮤가 입을 열었다.
[엄먀, 레이뮤 배거프다규?]
[아가야, 조금만 더 기다리라구.]
엄마레이무가 달래주고 있자 잠시 후에, 아빠마리사가 돌아왔다.
[레이무, 밥을 가져왔다제.]
그렇게 말하며 아빠마리사가 모자에서 꺼낸 것은, 딱딱한 잡초, 담배꽁초, 냄새로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민트껌이었다.
[…... 아뺘, 이거, 먹을스있눈고야?]
그걸 보고 레이뮤가 불만을 말한다.
[먹는 거다제. 이게 마리사랑 가족들 밥이다제.]
싫으면 먹지마라, 하고 아빠마리사는 골판지상자 안쪽으로 들어간다.
[아가야, 먹으라구? 이걸 먹을 수 있게 되지 않으면, 느긋할 수 없게 된다구.]
엄마레이무의 말에 마지못해 입에 넣는다.
[[이거 독 드러이써어어브브!]]
토해내려 하는 걸, 엄마레이무가 귀밑털로 입을 틀어막았다.
입안을 유린하는 자극에, 자매는 다같이 눈을 허옇게 치켜떴다.
[아가야, 힘내라구! 토하지 말고 삼키라구!]
엄마레이무의 필사적인 호소에, 자매는 긴 시간을 들여 겨우 삼킨다.
그리고,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진땀 같은 설탕물을 엄마레이무는 핥아서 깨끗하게 해주었다.
[아가야, 열심히 했다구. 자, 집에서 쿠-울쿠-울 하자구.]
시각은 아직 해가 조금 기운 정도. 하지만 일어나 있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여분의 체력을 사용한다는 것.
그것을 알고 있는 아빠마리사의 명령으로, 엄마레이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잠을 자도록 자매에게 가르쳤다.
좁은 집 안, 엄마레이무 곁에서 귀밑털에 감싸여, 자매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엄마레이무가 흔들어 깨우자 자매는 눈을 떴다.
[아가야, 밥이라구.]
기지개를 펴고, 응어리진 팥소를 풀어준다.
엄마레이무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가자, 작은 쓰레기봉투를 옆에 두고 있는 아빠마리사가 있었다.
아빠마리사는 모자에서 가지를 꺼내서, 몇 번 찔러서 봉투를 찢었다. 꽉 뭉쳐져 있었는지, 내용물이 흘러나왔다.
다 먹고 남은 사과 찌꺼기, 인삼껍질, 벌레 먹은 양배추잎, 아이스크림 막대기랑 요구르트컵.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릴 <음식물쓰레기>가, 빌딩 사이에 널브러졌다.
[아뺘, 이거, 레이뮤가 머거더 대?]
군침을 흘리며 묻는 레이뮤에게 아빠마리사가 끄덕였다.
[마, 마싯는 거다졔! 잘머께씀미댜!]
마리샤가 기쁨에 넘친 미소를 지으며 덥석 물려던 참에, 아빠마리사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아가, 그건 인간이 내놓은 <쓰레기> 다제. 마리사랑 가족들은 <쓰레기>를 먹고 살아간다제.]
지금 막 먹으려던 것을 쓰레기라고 하자 굳어버린 자매.
마리샤가 막 먹으려던 사과 찌꺼기를, 아빠마리사가 갑자기 전부 먹어버렸다.
[...달다제.]
입안에 퍼지는 단맛을, 별다른 표정변화도 없이 솔직하게 표현한다.
[아뺘, 어째셔 그로케, 느그짜지 아는 말울 하는 고냐졔...?]
부들부들 떨면서, 마리샤가 묻는다.
[...당연히 느긋하지 않게 하려고 그러는 거다제.]
풉 하고 먹지 못하는 씨앗을 뱉어내며, 아빠마리사가 대답한다.
[조금이라도 느긋하게 된 윳쿠리는, 좀 더 느긋하려고 한다제. 그렇게 되면 좀 더 좀 더 하고, 점점 더 느긋하려고 하고, 최후엔 인간한테 뭉개져 버린다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건 교육이다제.]
알았으면 이제 얼른 먹으라는 말을 듣고, 자매는 꿈지럭거리며 널브러진 음식물쓰레기에 입을 댄다.
맛있는데 맛없는 복잡한 감정을 품으며, 자매는 배를 채워갔다.
먹으면 싼다. 화장실에 가니, 어제 버려진 셋째레이뮤의 사취가 강해져 있었다.
얼굴을 찌푸리고 사취를 견디며, 웅웅을 배출한다.
아장아장 지면에 몸을 질질 끌며 집 앞으로 돌아오자, 갑자기 아빠마리사에게 머리장식을 빼앗겼다.
[머, 머쟈아!]
[레이뮤으 리본찌!?]
제각각 귀밑털이나 댕기머리를 뻗어 머리장식을 되찾으려 하지만, 약간 부족해 닿지 않는다.
뿅 하고 뛰니 어찌어찌 닿아서, 그대로 머리장식을 되찾았다.
[합격이다제.]
작게 중얼거리고, 아빠마리사는 어딘가로 나갔다. 그 모습을 자매는, 의아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엄마레이무가 부-비부-비를 해준다.
얼마 되지 않는 느긋함을 얻고, 어느새 자매는 잠들어 있었다.
아빠마리사의 목소리에, 자매는 눈을 떴다.
[아가, 오늘은 같이 사냥에 간다제.]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데, 아빠마리사가 대뜸 들어올려 머리에 얹었다.
[[아누울...]]
정해진 뻔한 말을 중얼거리며, 아빠마리사의 모자에 숨겨진다.
[레이무, 집 보는 거 부탁한다제.]
다녀오세요, 하고 말하는 엄마레이무의 목소리를 들으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자매를 얹고 마리사는 평소 가던 사냥터로 향했다.
[아가, 보이냐제?]
건물 그늘에 숨으며 아빠마리사는 모자를 기울여 자매에게 쓰레기장을 보여준다.
[밥찌가 들어있는, 쥬머니?]
[잔뜩 있다졔.]
자매의 말에, 아빠마리사가 끄덕인다.
[이제부터 저걸 가져올 테니까, 하는 법을 기억해 두라제.]
아빠마리사는 모자를 고쳐쓰고,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쓰레기장으로 들어갔다.
[아가, 내리라제.]
아빠마리사가 머리에서 자매를 내려놓는다.
[자기 모자에 들어갈 정도로, 레이무는 머리에 얹을 수 있는 정도로, 작은 주머니를 찾는 거다제.]
아빠마리사는 적당히 골라 모자에 채워넣는다.
[다음은 도망치는 거다제. 아가, 마리사의 댕기머리를 물어서 잡고 있으라제. 떨어지면 그냥 두고 갈 거다제.]
쓰레기봉투가 들어간 모자를 쓴 아빠마리사의 댕기머리에, 자매는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아빠마리사는 가볍게 흔들어 보고 잘 붙들고 있는지 확인한 뒤, 방금까지 있던 건물 그늘에 숨었다.
[아가, 이해했냐제? 이렇게 쓰레기를 훔쳐오는 거다제.]
[[이해해따규.]]
댕기머리에서 내려온 자매가, 입을 맞춰 말했다.
[그러면 추가로 가르쳐 준다제. 이 주머니에는 밥에 될 만한 쓰레기는 들어있지 않다제.]
오늘도 잔뜩 맛있는 걸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자매가, 아빠마리사의 말에 얼어붙었다.
[밥에 들어있는 주머니는, 훔치고 나서 일곱 번 자지 않으면 나오질 않는다제.]
[아뺘, <일곱>이 머냐졔?]
[…...세 번 쿠-울쿠-울 하고, 다시 세 번 쿠-울쿠-울 하고, 거기에 또 한 번 쿠-울쿠-울 하면, 일곱 번 잔 게 되는 거다제.]
아빠마리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고, 쓰레기봉투를 원래 있던 장소에 되돌려놓고 왔다.
[오늘은 돌아가자제.]
그렇게 말하며 아빠마리사는 자매를 머리에 얹고, 골판자집을 향해 뛰어갔다.
[다녀왔다제.]
집에 도착하자, 엄마레이무가 어제의 그 쓰레기봉투에서 오늘 분의 밥을 꺼냈다.
[한 번 훔쳐온 다음엔, 그걸 조금씩 먹어가는 거다제.]
아빠마리사의 말을 들으며, 자매는 조용히 먹는다.
[너무 많이 먹으면 금방 없어져서, 어제의 그 토할 것 같은 밥을 먹게 된다제. 밥을 안 먹어도 되도록, 웅웅도 가능한 한 참는 거다제. 알았냐제?]
토할 것 같은 자극을 떠올렸는지, 자매는 둘 다 고개를 끄덕인다.
[느긋하려고 하면 금방 죽는다제. 죽고 싶지 않으면, 가능한 한 느긋하지 말라제.]
그렇고 말하고, 먼저 밥을 다 먹은 아빠마리사는 집에 들어가 잠에 들었다.
느긋하면 느긋할 수 없다, 느긋하지 않으면 느긋하지 않다. 그런 모순에 감싸여, 자매는 쓰레기를 먹었다.
자매는 아이윳쿠리로 성장해 가며, 아빠마리사에게 여러 가지 배웠다.
특히 철저히 배운 건, 인간에 대한 것이었다.
[아가, 아빠는 강하냐제?]
[아뺘는, 강하다고 생갹한댜졔.]
[그러냐제. 그치만 아빠는 인간이랑은 상대가 안 된다제. 이기고 지고 하는 것 이전에, 인간은 간단하게 아빠를 죽일 수 있다제.]
비겁한 수 같은 건 사용하지 않고도, 라고 아빠마리사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죽고 싶지 않다면, 인간이랑 싸운다는 건 생각하지도 말라제. 싸움 자체가 안 된다제.]
어떤 때는 아빠마리사 자신이 똑똑하냐고 자매에게 물었다.
[아뺘는 똑똑하다구! 밥찌를 잔뜩 가져올 스 있잖아!]
[그러냐제. 그치만 아빠는 인간보다 바보다제. 아빠가 쓰레기를 훔쳐올 수 있는 것도, 인간이 귀찮다는 감정 하나 덕에, 무사히 훔쳐올 수 있는 거다제.]
아빠마리사의 입버릇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느긋하게 있는 걸 기억할 여유가 있다면, 살아가기 위해 느긋할 수 없는 걸 기억하는 거다제.]
그 말대로 자매는, 입으로, 실천으로, 때로는 댕기머리로 얻어맞아가며 살아가기 위한 기술을 배웠다.
어느 맑게 갠 날, 레이뮤가 웅웅을 하러 가려는 것을, 아빠마리사가 댕기머리로 눌러 멈춰세웠다.
[으에, 으왜에, 아뺘!?]
아빠마리사는 빤히, 레이뮤의 아냐루 근처를 보았다.
[…...가도 된다제.]
탄식하듯 숨을 내쉬고, 아빠마리사는 레이뮤를 놓아주었다.
레이뮤는 뿅뿅 하고 웅웅 하러 갔다.
[레이무, 아가, 와보라제.]
아빠마리사는 엄마레이무와 마리샤를 불러, 온몸을 샅샅이 살폈다.
[아가, 입을 벌리라제.]
마리샤가 입을 벌린다.
[다음, 레이무도 입을 벌리라제.]
말리샤를 이어 엄마레이무도 입을 벌린다.
벌려진 엄마레이무의 입 안, 혀 끝이 녹색으로 변색되어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윳곰팡이었다.
[…...레이무랑 레이무 닮은 아가, 윳곰팡이다제. 레이무는 혀를 물어뜯으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떡하겠냐제?]
아빠마리사의 말에 멍하니 있던 엄마레이무와 마리샤였지만, 곧 엄마레이무가 재기동했다.
[아가야는, 구해줄 수 없는 거야...?]
무리라고 대답한 아빠마리사 앞에서, 엄마레이무는 고민하는 낌세도 없이 대답한다.
[...능, 레이무는, 아가야 혼자서, 영원히 느긋해지게는, 하고 싶지 않다구.]
아무것도 모르고 되돌아온 레이뮤의 뺨을, 엄마레이무가 핥아준다.
[마리사, 레이무는 아가야랑 같이 가겠다구.]
혀로 능숙하게, 엄마레이무는 레이뮤를 머리에 얹는다.
[마리사, 느긋하게 있으라구!]
인간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힘차게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엄마레이무는 빌딩 사이에서 뛰어나갔다.
[...아가, 오늘은 확실하게 햇빛을 쬐어두라제.]
아빠마리사에게 머리를 통 하고 맞은 충격에, 마리샤가 제정신을 차린다.
[아뺘, 엄먀랑 언뉘눈...?]
[이제 같이 있을 수 없다제.]
건물 틈새 입구 근처, 햇빛을 쬘 수 있는 장소에, 아빠마리사는 마리샤를 데리고 나갔다.
[아가, 오늘 가르쳐줄 건 윳곰팡이에 대한 거다제. 윳곰팡이는, 햇빛을 잘 쬐면, 잘 안 걸린다제. 그걸 잊고 있었던, 이건 마리사 잘못이다제.]
[아뺘...]
마리샤가 올려다보지만, 모자 그늘에 아빠마리사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모자도 벗어 햇빛을 쬐고, 아빠마리사가 집앞으로 돌아갔다. 그 뒤를 마리샤도 뒤따라간다.
[이 집도, 햇빛에 쬔다제.]
골판지를 물고, 아빠마리사가 잡아당겼다. 가족들이 지내온, 형태라고도 하기 어려운 흔적이 부숴져간다.
모두 햇빛에 쬐고 다시 지은 집은 이전과 다를 게 없는 넓이였는데, 그래도 마리샤는 더 넓어졌다고 느꼈다.
아빠마리사와 단둘이 되고, 마리샤는 순조롭게 성장하여 아성체 마리사까지 성장했다.
먹는 입이 줄어서, 먹을 수 있는 양이 늘어났기에 가능했던 성장이었다.
아빠마리사와 함께 쓰레기를 뒤지러 가고, 햇빛을 쬐고, 그 다음에는 집 안에서 움츠리고 있는다.
마리사는 지금까지의 생활이 독립할 때까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아빠마리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일상을 깨뜨린 것은, 한 마리의 아이윳쿠리였다. 둘이서 쓰레기를 뒤지고 되돌아오는데, 한 마리의 마리쨔가 집 앞에 있었다.
[느, 느아! 윳뀨리다졔! 살려, 마리쨔, 고양이찌한테 겅격당해셔! 가적들더 영원이...!]
그걸 들은 아빠마리사가, 마리쨔에게서 떨어졌다.
[…...아가, 아빠보다 뒤로 물러나 있으라제.]
늣찌늣찌 소리를 내면서, 마리쨔가 다가온다.
[이짜나! 살려, 살려달라그!? 마리쨔 기엽짜나!? 그로니까 살려즈뷰으으으!?]
아빠마리사와 마리사의 집 뒤쪽에서, 윳쿠리는 반응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고양이가 뛰어들어, 마리쨔를 그 앞발로 밟아뭉갰다.
[늡뺘아아아아아아! 아프! 아프아아아아! 시져, 마리쨔 즉거십찌안! 그마, 그마안...!]
흔들흔들 움직이는 댕기머리가 재밌었는지, 고양이는 다른쪽 앞발로 할퀴듯이 후려친다.
고작 그것만으로도, 마리쨔의 안면은 포물선을 그리며 벽에 검은 꽃을 피웠다.
죽어서 움직이지 않게 된 마리쨔에는 흥미를 잃었는지, 그 두 눈은 이번엔 아빠마리사를 포착했다.
윳쿠리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완만한 걸음걸이로 고양이가 다가온다.
아빠마리사는 모자에서 가지를 꺼내고, 입에 물며 마리사에게 말했다.
[아가, 마리사의 마지막 교육이다제.]
그 눈은 고양이를 주시한 채, 그저 모든 것을 전하려는 듯 입을 움직인다.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은, 모두 윳쿠리를 느긋하게 해주지는 않는다제. 이걸 팥소에 새기고, 살아가는 거다제.]
아빠마리사가 뒤로 뛰어와서, 마리사를 확 밀쳐냈다.
[얼른 가라제!]
그 말에 떠밀려, 마리사를 달려나갔다. 등뒤에서 느긋할 수 없는 비명이 들려도,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렸다.
달리다 지친 마리사가 도착한 곳은, 하나의 자연공원이었다.
인공물이 난립해 있는 가운데 일부러 남겨놓은 것처럼 초목이 무성한 그곳에는, 많은 윳쿠리가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똑같이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다.
당연했다. 이 공원에는 윳쿠리회수함이 있다.
그것은 즉, 발견되면 곧바로 뭉개져 버린다는 뜻이다.
노래부른다거나 떠든다거나, 그런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런 짓을 했다간, 죽여주세요 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느긋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마리사에겐 문제 없었다. 애초에 느긋하게 있지 않는 교육을 받아왔다.
느긋하지 않게, 그렇다고 해서 느긋할 수 없다는 걸 비관하지도 않고, 숨어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는 중에, 마리사는 아리스와 사이 좋은 친구가 됐다.
생각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 인간은 촌것이라고 씩씩대는 윳쿠리였지만, 어째선지 서로 잘 맞았다.
그러던 어느날, 아리스가 한 남자에게 붙잡혔다.
벤치에 앉아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내놓으라고 한 상대가, 겉으로 보기에는 알아보기 힘든 학대파오빠였다.
입을 비틀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고, 볼펜으로 푹푹 얕은 구멍을 낸다.
천천히 카스타드가 흘러나와 아리스가 죽었을 때 즈음, 숨어서 보고 있던 마리사가 남자 앞으로 뛰어나왔다.
뭉개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느긋한 표정의 남자에게,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오빠, 느긋하게 있냐제?]
그냥 보면 알 만했지만, 그래도 물었다.
[응? 아아, 느긋하게 있어. 마리사는 그건가? 나를 제재라도 하러 온 건가?]
[아니다제. 오빠를 보고 있다가,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다제. 오빠, 느긋함이란 게, 뭐냐제?]
묻고 싶었던 걸 말한다.
[...그건 기분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너네들을 말하는 거?]
[기분 쪽이다제.]
남자가 들고 있던 아리스의 사체를 지면에 내려놓는다.
[그래... 그건 안정돼 있다거나, 행복하다거나 하는 게 아닐까?]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너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너희들이 바라는 거, 그게 느긋함이다.]
남자는 마리사의 눈앞에서 빙글빙글 손가락을 돌린다.
[그럼, 마리사랑 다른 윳쿠리들은, 뭐냐제?]
마리사의 말끝이 악센트가 강해진다.
[윳쿠리는, 느긋하고 싶다제. 그치만! 느긋할 수 없으니까, 그 아리스처럼 느긋함을 추구해서! 그러다 더 느긋할 수 없게 돼서!]
자신도 모른 채,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이 넘친다.
[느긋하고 싶은데, 느긋할 수 없다면! 윳쿠리는, 뭘 위해서, 살아있는 거냐제...? 윳쿠리라는 건, 뭐냐제...?]
겨우 숨만 쉬는 상태가 된 마리사 앞에서, 남자는 턱에 손을 대고 대답한다.
[음... 내 생각인데, 윳쿠리라는 건, 느긋해지기 위해서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살아있어도 느긋할 수 없다, 그러니 이름만이라도 <윳쿠리(느긋함)>이라고 붙이자. 그걸 뭔가 착각한 건지 이름대로 느긋해지려고 하다가 현실에 막힌다. 그게 윳쿠리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벤치에서 일어나, 아리스의 사체를 들었다.
[재밌는 녀석이구나, 너. 살려주마. 부디 오래 살아라.]
공원의 출구까지 걸어가서, 회수함에 아리스의 사체를 넣고 남자는 떠났다.
[...느긋히!]
마리사의 외침이, 공원에 울려퍼진다.
[...느긋히! ...느긋히!]
모든 윳쿠리가 맹신하고 있는 <윳쿠리는 느긋하기 위해 살아 있다.> 라는 것을 근본부터 부정당해서, 마리사의 중추팥소는 비명을 질렸다.
[...느긋히! ...느긋히!]
느긋할 수 없다, 느긋할 수 없다, 하고 이룰 수 없는 소원을 담아 느긋히를 말한다.
[...느긋히!]
하지만 신의 변덕인지 장난인지.
[느, 느긋히!]
느긋할 수 없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던 마리사의 중추팥소는, 기적적으로 비윳쿠리증에서 해방됐다.
[늣... 늣... 마, 마리사는, 살아있는 거냐...제?]
비윳쿠리증으로 달콤함이 사라진 몸은, 마리사의 생각에서도 달콤함을 앗아갔다.
[윳쿠리는, 느긋할 수 없으니까, 윳쿠리인 거냐제...?]
그 말을 입에서 꺼낸 순간, 아빠마리사가 했던 모순된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느긋함 같은 건 포기해라.
그러니까 그런 거였다.
그대로 말해줘도 듣지 않으니까, 일부러 느긋하기 위한 거라고 말해 모순되게 해서, 그렇게 가르쳐 온 것이다.
정답은 처음부터 제시되어 있었다. 마리사가 깨닫지 못했을 뿐.
[아아... 아아...]
훌쩍이는 소리를 내면서, 마리사는 풀잎 사이로 사라졌다.
그 뒤로 마리사는, 공원에서 나와 평범한 윳쿠리처럼 생활하고 있다.
죽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윳쿠리의 생활 이외에, 사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평범한 윳쿠리처럼, 마리사는 짝이 생겼다.
아빠마리사가 그랬던 것처럼, 인간이 슈퍼라고 부르는 건물 뒤에서, 나를 수 있는 사이즈의 골판지를 찾아서, 빌딩 사이, 실외기에 걸쳐 집을 만들었다.
짝의 간청으로, 마치 평범한 윳쿠리인 것처럼 아이를 만들었다.
이마에서 뻗어나온 줄기를 보며 짝은, 마치 이 세상 모든 느긋함을 느끼는 듯한 얼굴이었지만, 마리사에게는 느긋함이란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보름달이 반짝반짝 도시를 비추고 있는 시간, 자고 있는 짝의 이마에서 뻗어나온 줄기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자신의 아이들을, 마리사는 지긋히 바라본다.
셋째레이뮤처럼,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는 아이일지도 모른다.
장녀레이뮤처럼, 윳곰팡이로 죽을 운명일지도 모른다.
누군지 모를 마리쨔처럼, 고양이한테 장난감 취급 당하다 죽을 뿐인 일생일지도 모른다.
사이 좋아졌던 아리스처럼, 뭉개져 죽는 최후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리사처럼, 느긋함과는 거리가 먼, 살아가는 의미가 없는 생을 보낼지도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아이들은, 모친의 몇 안 되는 느긋한 기억을 빨아들이며, 미소 짓는 얼굴로 성장해 간다.
느긋함 같은 건 없는, 이 세상으로의 탄생을 준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