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후타바 / 徒然あき
번역자 : 윳쿠리학살마?
번역출처 : 윳쿠리학살마 네이버 블로그
anko6097 지옥교
늣…힉………늣…힉……
전신이 땀범벅인 매우 지친 표정의 꼬마 윳쿠리 한 마리가 몸을 무거운 듯이 이끌며 다리를 건넌다.
때때로 기는 것을 멈추고 원망스러운 듯 하늘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구겨진 모자에 때가 찌든 피부 그리고 쓰레기가 붙은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그것들이 이 꼬마 윳쿠리는 들윳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 꼬마 들윳쿠리는 평소엔 이 다리 바로 옆에 있는 공원에 거주하고있다.
그런데 오늘은 다리를 건너며 건너편으로 향하고있다.
이 꼬마 윳쿠리뿐만이 아니다.
공원이나 다리 밑에 살고있는 들윳쿠리들이 무언가를 목표로 삼고 다리를 건너고 있는 것이다.
요며칠 간은 최고로 더울 때라 비가 내릴 기색 따윈 일체 없다.
비에, 아니 물에 약한 윳쿠리에게 있어서는 고마운 현상이지만 여름엔 그것이 도리어 원수가 된다.
그림자를 만들어 줄 물건이 적은 다리 위에서는 햇빛 그 자체가 그녀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충분한 흉기가 되는 것이다.
윳쿠리 중엔 모자를 쓰고있는 개체도 있다.
하지만 그런 윳쿠리들이 쓰고있는 검은 모자로썬 태양열을 흡수하여 머리만으로 살아가는 윳쿠리의 몸 그 자체에 열기를 전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느………그그……디이……느그디……느그디……디…디……
바짝 말라 제대로 목소리도 낼 수 없게 된 입으로 『느긋히』있을 수 있을 터인 말을 입에 담는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어 행복한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같지만, 그건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말하고싶은 듯이 태양이 내려쬔다.
거기에 더해, 보도로부터 복사되는 열기와 거친 지면 탓에 저부는 달궈지고 깎여져, 그 뜨거움과 고통이 몸 전체에 울려퍼진다.
뛟뚫!…맑…탉핡………꿇헒……쀓삙……
이미 비명이라고 볼 수도 없는 기묘한 소리를 내가며 두눈을 부릅 뜨고 이를 꽉 깨무는 꼬마 윳쿠리.
전신으로부터 떨어지는 땀과 눈물과 침이 지면에 뚝뚝 떨어지곤 말라간다.
무리하게 무거운 몸을 움직여 문득 자기가 기어온 길을 돌아본다.
일렁일렁 왜곡되어 보이는 길 끝에는 자신처럼 괴로운 듯이 얼굴 찌푸린 몇몇 윳쿠리들이 힘 없이 꿈지럭꿈지럭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 기는 것을 멈춘 채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며 지그시 지면을 바라보고있는 윳쿠리도 몇마리인가 보인다.
어느 개체건 모두가 혀를 축 내밀고 힘 없이 터덜터덜 몸을 움직이고 있다.
뽀직! 뽀직!
느?………삐이?!
무언가가 으깨지는 듯한 소리가 난 직후에 꼬마 윳쿠리의 바로 곁을 커다란 바퀴가 두개 지나쳐간다.
윳쿠리의 눈에는 아무래도 『느긋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속도로 떠나버린 그것은 가증스러운 인간의 탈것이었다.
꼬마 윳쿠리의 눈앞을 힘없이 어기적어기적 기고있던 윳쿠리를 뭉갠 그것은 순식간에 다리를 건너 보이지않게 되었다.
느으으………?!…늣삐이이이! 늣쁴이이이이이이이!!
그토록 조그맣고 허약하게 보였던 인간이 지금은 무척이나 커다랗고 터무니없는 위협으로 느껴진다.
두눈을 부릅 뜨고 얼마간 굳어있던 꼬마 윳쿠리는 공포를 느낀 나머지 오줌을 지리며 와들와들 떨곤 다 갈라진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곤 내킬 때까지, 체력과 수분을 소모해가며 울부짖곤 포기한 듯한 얼굴로 다시금 힘없이 건너편을 향해 기기 시작했다.
이 꼬마 윳쿠리에겐 자신을 달래줄 자도 지켜줄 자도 없는 것이다.
허억………헉……헉……헉헉……헉……헉……허억……
뒤지기 직전의 매미처럼 연약하고도 지저분한 소리를 내가며 찔 듯한 더위의 다리 위를 기어나아가는 꼬마 윳쿠리.
공허한 눈에는 이 더위 탓에 말라죽어간 윳쿠리들의, 맛이 가버린 윳쿠리들의 시체가 비친다.
꼬마 윳쿠리는 그 광경에 무심코 구역질이 나지만 몸 전체가 바싹 말라있는 탓에 아무것도 토할 수 없었다.
여기서 죽는 것인가하고 포기할 듯이 될 때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상쾌한 단 바람이 꼬마 윳쿠리의 뺨을 쓰다듬는다.
바…댬…뛰……느그디……달곰달곰…느…디……
바람에게 조금 기운이 북돋아진 꼬마 윳쿠리는 마치 주문처럼 무언가를 중얼거리곤 질질 기어간다.
어…제더………달곰달곰……느그………디……디……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진 못하여 꼬마 윳쿠리는 기는 것을 멈추고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린 채 흰자를 드러내고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부릅 뜬 두눈은 아득히 멀리에 있는 다리의 저편을 응시하고있었다.
결국 이 꼬마 윳쿠리는 다리를 반도 건너지 못한 채 다리 위에서 말라죽어갔다.
누가 이름을 붙인 건진 몰라도 이 다리는 『윳쿠리 지옥교』라고 불리워지고 있다.
화창한 날에는 마치 오늘처럼 무언가에 홀린 듯이 들윳쿠리들이 이 다리를 건너곤 죽어간다.
그러나 이 다리는 들윳쿠리들을 거부하고있는 것처럼 단 한 마리도 다리를 무사히 건너게 해주지는 않는다.
우선 첫째로, 이 다리는 불건강하며 영양부족이고 체력적으로 뒤떨어져있는 들윳쿠리가 건널 수 있을 만한 길이가 아니다.
상당히 건강한 개체라해도 도중에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길의 다리인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두려운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이 다리는 비바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 보도 표면이 거칠게되어있다.
그것이 들윳쿠리들의 저부를 사포처럼 조금씩 깎고깎아가 이윽고 기는 것도 또 방방 뛰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런데다 여름은 태양열로 뎁혀지므로 항상 맨발로 걷고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윳쿠리들에게 있어선 지옥 이외엔 그 무엇도 아니리라.
또한, 겨울이 되면 몸을 찌르는 듯한 확 불어와서 다리를 건너는 들윳쿠리들을 얼려버린다.
그럼에도 그 주변에 사는 들윳쿠리들은 다리 너머의 건너편을 향하려 하고있다.
그 이유는 딱 하나.
강가에 들어서는 공장으로부터 어쩌다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 때문이다.
이 냄새 때문에 강 너머의 저편엔 달콤달콤이 잔뜩 있을 것이라 들윳쿠리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져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장이 딱히 과자공장인 건 아니다.
그저 플라스틱 공장일 뿐인 것이다.
이 공장에서 다루고있는 폴리에틸렌이 가공될 때 풍겨지는 냄새가 들윳쿠리들의 소문 속의 『달콤달콤』이 되고있는 것이다.
그런 것도 모른 채 들윳쿠리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꿈을 꾸며 이 『윳쿠리 지옥교』를 죽기 위해 건너간다.
느부……비비……기기이………지지……기…
오늘도 더위를 참아가며 들윳쿠리들은 다리를 건넌다.
그 건너편엔 달콤달콤이 아니라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란 건 알지도 못한 채.
끝
도연아키
[출처] anko6097 지옥교|작성자 윳쿠리학살마
